전직 피아니스트이자, 통역사 고선휘.
그녀가 그에게 말한다.
“이야기를 들어서 짐작하겠지만, 난 보통의 사랑이나 연애를 하지 못해요.”
뮤지컬계의 스타 기획자, 윤승우.
그가 그녀에게 말한다.
“보통의 사랑이나 연애를 못 하면, 특별한 사랑이나 연애를 하면 되죠.”
낮게 속살거리는 다정한 고백.
그 고백은 그녀의 마음에 솜털처럼 내려앉았다.
“그 상처가 이별로 인한 거라면, 안 헤어지면 되는 거잖아요?
나 아무한테나 자상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남자 아니에요.”
선휘는 가만히 그의 까만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눈동자 속에 일렁이는 촛불이 반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죠.
일종의 독신주의자였던 내가 사랑을 결심했다는 건,
내 전부를 다 걸고 그 사랑에 충실하겠다는 의미와 같아요.
충실히 온 마음을 다할 거예요.
나랑 마지막 연애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