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주은재.”
그것이 첫 고백이자, 슬픈 짝사랑의 시작이었다.
봐 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마음을 열어 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 그 돈이면 충분히 생활할 수 있을 거야.”
사랑은 갈기갈기 찢겨졌고, 버려졌다.
결국 그에게서 도망쳤다.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그리고 5년 뒤, 그가 다시 돌아왔다.
“이젠 절대 안 가. 네 옆에 있을 거야.”
그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었다.
“서연수, 널 좋아하니까.”
마치 열일곱, 그녀가 그에게 했던 고백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