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계의 눈빛을 가진 여자, 차바하. 그것이 남자에게 그 어떤 유혹보다 더 유혹적이라는 걸 이 여자는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호기심에 멍청한 오기까지 발동한 그는 저도 모르게 패를 던졌다. “애인 있어?” “왜? 우리 그이한테 할 말 있어?” 얄미우리만치 도도한 말투로 ‘여기까지’라며 선을 그어 버리는 바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눈빛은 아이러니하게도 성적 매력이 물씬 풍겨 났다. “차바하, 너도 한주립 갖고 싶지 않아?” “한주립? 훗. 전혀. 너란 남자, 그림자도 밟고 싶지 않아.” “내가 널 갖고 싶은 이상…….” “그 이상의 이상이라고 해도 너, 내 남자하고 비교 안 돼.” 그녀의 반격에 주립의 암갈색 눈동자가 검게 그늘졌다. “네 남자하고 나, 비교도 안 돼?” 눈에 힘을 주는 그녀의 목울대가 울컥거렸다. “차바하. 나 어디까지 아는데? 한주립이 차바하한테 무얼, 얼마나, 어디까지 안겨 줄지, 알아? 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