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금환일식 때문에 비틀린 공간. 맛 기행 프로를 제작하러 촬영을 떠난 다래는 숲에서 몰래 라면을 끓여 먹다 그를 만나게 된다. “뭐지, 그건?” 후룩. 면을 마저 삼킨 다래가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대답해. 아니면…… 이걸 꺼내 먹을 수도 있어.” 놈의 기려한 손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다래의 왼쪽 가슴에 내려앉았다. 지금 내 심장을 꺼내 드시겠단 말이십니까? 설마, 기껏 라면 하나 때문에? “해.” “넵.”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대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개떡 같은 상황이냐고. 젠장. 심혈을 기울여 끓인 라면을 놈의 면전에 내밀었다. 그것도 아주 공손히 두 손으로 받들어서. 꽤 유혹적인 맛이야. 난생처음 맛보는 신기한 음식에 매료되었다. 루의 입가에 머문 미소가 더 잔악스러워졌다. “내가 원할 때마다 그것을 내놔야 이게 계속 여기서 뛸 수 있을 거란 말이다. 이제 제대로 알아들었느냐?” 루의 날카로운 손톱이 섬뜩한 빛을 뿜어내며 다래의 왼쪽 가슴을 짓눌렀다. 넋 나간 얼굴로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다래를 두고 루가 몸을 일으켰다. “살고 싶으면 명심해. 내가 원할 때마다야.” 섬뜩한 안광을 뿜어내는 붉은 눈,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목소리. 그는 진심이었다. 화연 윤희수의 로맨스 장편 소설 『루의 디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