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의 월, 과거를 돌아 그 날에 서다. “가문이라는 것은 살아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쓸데없는 걸로 목숨을 버리지 마라. 살아라! 나를 위한 최선은 살아……!” 아비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살인귀와 같았던 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칼날 앞에 뛰어들었던 나의 아비. “죄를 지은 이가 어찌 누군가의 꽃이 된단 말입니까?” 어차피 바꿀 수 없는 과거. 그리고 그 과거를 만들어 낸 사내의 손을 잡은 것은 바로 여인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 역시, “누군가의 삶 대신으로 사는 죄인은 그 어느 것도 될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전 그렇게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이다. 그 말이, 그의 가슴에 칼날처럼 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