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로 그린 시 시로 쓴 수채화

송승호 | 좋은땅 | 2016년 02월 26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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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원시인이 달을 보고 동굴 벽에 동그라미 표시를 했다면 그것은 글일까 그림일까, 그들이 과거의 기억을 그려 놓은 것은 글이고 눈앞의 것을 그려 놓으면 그림일까. 글과 그림의 구분이 없다가 상형문자가 생긴 때부터 그 구분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내 의식과 감정의 밑바닥 저 아래 어디선가 바다 밑의 열공熱孔처럼 뿜어져 나오면, 시도 아닌 것이 그림도 아닌 것이 어떤 한 가지의 생각이나 느낌인 것이 건데기처럼 만져질 때가 있다. 나는 그 덩어리를 원재료로 삼아 그때그때 그림으로 그리거나 또는 시로 적거나 했겠지만 어느 쪽이든 나를 표현하는 적극적인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이 책의 이름도 정하게 되었다. 우리들은 왜 자기를 표현하는 데 이토록 목이 마른 것일까? 그것은 생리적이고 본능적인 욕구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자기 생존 수단이리라. 그리하여 예술적인 감각의 능력과 결합하여 본래의 능력 이상으로 발전, 승화되고 그 수준이 높을수록 방청객이나 독자들 각각의 숨겨진 이성적 내지 감성적 배고픔을 가까이서 또 높은 단계에서 만족시켜줌으로써 박수를 받게 되는 까닭이리라.
이 책에 실린 수채화와 시는 어느 작품도 서로의 연관은 없다. 단지 어떤 맥이 통하는 것이 느껴지면 그 느낌에 따라 가능한 한 서로 가까이 위치하도록 편집했고 독자들의 시감詩感이 방해받지 않도록 수채화를 시와 같은 시야에 배치하지 않았다. 시의 옆에 여백이 남으면 드로잉drawing을 넣었는데 이는 지니고 다니는 스케치북에 연필, 펜 등으로 그린 메모, 일기, 여행수첩 등으로서 작은 크기로 빠르게 그린 그림이지만 사실 큰 작품보다 더 잔정과 애착이 가고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출판 계획을 듣자 무척 반가워하시며 축하와 뜻깊은 격려의 말씀을 보내주신 우리 박철교 고문과 신영복 대학선배 두 분께 깊이 감사합니다. 특히 신 선배는 기쁘게 책의 제호를 써 보내주셨음에 거듭 감사 드립니다.
모든 독자들께서 이 책을 보시는 동안 편안한 즐거움과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공감을 느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목차소개


수채화 속으로 10
조약돌 14
가장 행복한 시간 18
그녀의 어깨 너머 22
눈 눈 눈 26
사과 나라 축제 30
시간 34
나무야 38
밤 예불 禮佛/가을에 잃어 버린것들 42
가을비 46
누구였더라 50
엄마 사랑해 54
미니 좀비 58
경사가 없다 62
겨울의 강 66
하루 차이 한 달 차이 70
이사 안 가는 의견을 힘껏 주장한다 74
얘들아 비가 온다 78
느낌과 생각의 자투리라도 82
비 86
그때 도와주세요 90
남포동 다음에서 내리면 94
너희가 풀빵 맛을 아느냐 98
수채화 찬가 102
잊는 것이 헤어짐이라면 106
지하철의 새벽 첫차는/세월은 가지 않는다 110
안개 114
색 色 118
도서관 옆 어묵집 122
새벽에 떠나야 해 126
손자가 못 믿을 일들이 130
소녀의 혼백은 노란색이었다네 134
우리의 사랑 138
이런 시간들이 나는 참 좋다 142
눈은 흰색 음표처럼 146
딸림 화음 나직하게 150
달무리가 가득 걸린 154
고드름 158
뿔테 안경 162
새 생명의 노래 166
어느 한쪽으로 흐르는 시간을 170
여기는 서울읍이다 174
전화벨 소리 178
전동차가 지나간다 182
저 위대한 혼돈 속에도 없는 186
독야청청 獨也靑靑 190
나이 열일곱을 번쩍하니 194
수채화로 날아다니는 아이들 198
새벽 논 202
나비의 춤 206
이 엄청난 낭만을 접으리라 210
빛덩어리/하모니카는 214
한밤의 소나기는 218
“사랑합니다!” 222
이번 점포는 잘될 거예요 226

수채화
낙엽 지는 소리에/함께 걸었던 길 12
파도를 넘어/저쪽 끝 어딘가에 16
밝아 오는 구름/떠오르는 태양 20
수많은 기다림은/을숙도의 갈대밭에서 24
눈이 녹는 소리와/겨울 노래28
별들이 반짝이듯/황금색 가을이32
저무는 석양에/또 하나의 황혼 36
나무 한 그루-여름/나무 한 그루-가을 40
불자의 길(내소사에서)/서산 개심사에서 44
여우비가 지나고/불어 가는 가을바람 48
백담사를 지나고/봉정암 가는 길 52
아무도 없고/여운만 남은 56
조그만 고향에는/동화가 들리는 해변 60
흐름은 동래산성 너머/직지사 입구에서 64
상륙/상륙-8 68
야영지에서/녹아내리는 한낮 72
겨울 안개/트럭 세 대/울주 명승도/섭지코지에서 76
비 온 뒤의 산/세 가지 색의 지붕이 보이는 강가 80
해미읍성에서/산장으로 84
을숙도에 소나기가 지나고/냇물에는 가을이 남고 88
조그만 가을은/갈대밭이 보이는 언덕에 92
부산대교에서/어선들의 상륙-5 96
가족/추수 100
설악산에서/태백으로 104
한가한 산책길에/낙엽을 밟으며 108
빨간 지붕이 보이는 골목 안에/녹슨 대문이 있는 집112
섬진강을 지나고/땅끝마을 가는 길 116
세월 건너 저쪽/겨울 속에 남은 가을 120
개울이 있는 마을 1/개울이 있는 마을 2 124
이야기가 들리는 배/사이판의 해변에서 128
벼룩신문을 읽는 남자/피로 132
빛을 주옵소서/황혼에서 그믐밤으로 136
처마 밑의 웃음소리/먼 곳까지 합창 소리 140
현장 가까이/세월의 한 모퉁이 144
돌다리를 건너/전주 가는 길 148
밝아 오는 산책로에서/강변의 아침으로 152
따뜻하던 그해 겨울에/세월과 세월은 156
눈보라 치던 날/경주에서 160
한낮의 농가에/다가오는 오후 164
봄이 옵니다/겨울이 갑니다 168
두 그루의 나무/ⅠⅠⅠ 172
세월이 드나든 문/계단 골목 176
가을이 지나는 길에/청도의 한 마을 180
얼음골의 추억은/숲 속 길에서 184
여수의 두 섬/모어톤 섬의 등대 188
여수 근해/골드코스트의 저무는 석양 192
흐름을 따라/고추를 고르며 196
섬진강에서/울산바위 앞의 방앗간 200
여름은 가득히/도자기 상점 앞에서 204
패랭이꽃/코스모스들의 화음 208
호수 위를 흐르는 가을에/ 하늘은 물속으로 212
골드코스트의 산책로에서/황혼은 바다에도 216
월출산 도갑사/가을비와 낙엽 220
돌과 모래와 물과/바람과 파도와 224
산청에서/마을 입구의 옛집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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