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생각보다 잘해주었네. 보통은 1~2명 정도만 남는데 말이야." 하윤을 비롯한 생존자들을 향해 다가오는 일련의 무리. 선두의 여자. 기괴하게 찢어진 입과 반달형의 눈이 그려진 가면이 인상적이다. 그녀의 손짓에 따라온 나머지 사람들이 오크들의 사체를 회수하고 있다. "아 나는 회색정원 의 정원사다. 6번 정원사지. 당신들을 이 게임 에 부른 것도 나다." 정원사라고 소개한 자가 일동을 둘러본다.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곳. 우수에 도를 쥔 하윤이 서있다. 정원사가 하윤을 보고 일말 웃음을 지어 보인다. 가면으로도 가려지지 못한 그녀의 웃음. 다들 감정이 날카롭게 서있는 상황에서 결코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 생존자 중 하나가 참지 못하고 달려들어 그녀의 멱살을 움켜잡는다. "이게 게임 이라고?" 떨리는 음성과 대조적으로 그의 손은 거칠기 짝이 없다. 그리고 그의 말은 생존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녹색의 괴물들. 방금 전까지 살아 뛰던 심장 잘려나간 인간의 사지(四肢). 누구의 것인지도 확인이 어려운 피로 범벅 된 손. 편하게 오크라고 생각하지만...현대에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오크라니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들이 선사한 비정상에서 방금 해방 된 참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