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아직은 어린 그 나이에 예린은 부모님을 잃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열두 살, 지호를 가족으로 만난 날이기도 했다.
“오빠가 잘해 줄게.
너 괴롭히는 친구들 있으면 오빠가 다 혼내 줄 수도 있어.
정말이야. 오빠 힘세.”
울음을 터뜨리는 예린에게 지호가 말했다.
널 지켜 줄게. 내가 널 지켜 줄게, 라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묘하게 이어져 온 감정은 예린이 성인이 되자마자
‘사랑’으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여물지 못했던 사랑은 결국 이별을 낳고
긴 이별이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그럼에도, 너다.
다시 만나도, 너다.
역시, 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