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들에게 씌어진 이단의 혐의! 비뚤어진 욕망이 만든 고통의 궤적을 더듬는 고감도 중세 미스터리! 위니프레드 성녀 축일 준비로 활기에 넘치는 수도원. 이곳에 주인의 시체를 모시고 한 젊은이가 나타난다. 그는 주인을 유언에 따라 수도원 묘지에 묻기를 원한다. 그러나 신앙 문제에 엄격한 성직자들의 반대로 사건이 발생하는데... 해결의 열쇠는 고인의 유품인 아름다운 상자에 있다. 그 상자에 담긴 비밀과 인간들의 빗나간 열정. 그리고 오래 인내한 사랑은...
캐드펠 시리즈는 엘리스 피터스가 1977년부터 1994년에 걸쳐 쓴 20권의 시리즈와 1권의 단편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배경은 12세기 영국의 시루즈베리.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왕권 분쟁으로 인한 내전이 진행되던 때이다. 중심인물은 십자군 전쟁에 참전했다가 베네딕트 수도사가 된 캐드펠 수사. 지금까지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전세계 22개국에서 번역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며 영국 BBC 방송에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시리즈의 중요 무대인 시루즈베리는 현재까지도 각광받는 관광명소이다.
엘리스 피터스는 역사적인 고증을 철저히 거친 중세의 공간 속에 '의혹의 탐구'라는 서구적 과학 정신의 돋보기를 든 캐드펠 수사를 등장시켜 무궁무진한 인간 내면의 욕망들을 탐색케 한다. 그러나 우리 현대의 독자들이 캐드펠을 사랑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합리적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라 심장이 살이 있는 따뜻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수도사가 되기 전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여 세상을 두루 돌아다닌 사람이라는 설정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탐구는 언제나 결과보다는 사람을 중시해서 그 속에서 결정적인 단서들을 찾아낸다는 데 있다. 움베르토 에코가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 작가'라고 격찬해 마지 않았던 엘리스 피터스의 역동적인 소설 미학은 16권 『이단자의 상속녀』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