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에게 자기는 신을 찾는 탐구의 장소였다
『고백록』과의 60년에 걸친 대화의 결실!
서양고전 깊이 읽기, 함께 읽기의 좋은 본보기
고백과 찬미 속에서 아우구스티누스가 추구한 것은?
오늘에 대한 성찰이 『고백록』 읽기의 출발점이다
이 책은 『고백록』과의 60년에 걸친 대화의 결실이다. 『고백록』은 고대 그리스도교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가 자신의 회심(回心) 과정을 반추하면서 자신을 회심으로 이끈 신의 위대한 은총을 찬미하기 위해 쓴 책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 연구자인 저자 가토 신로는 태평양전쟁 당시의 청춘기에
이 『고백록』과 플라톤의 『파이돈』을 만났는데, 이는 그에게 신앙과 철학으로 향하는 길의 단초이자 반려가 되었다. 이후 60년 넘게 이어진 『고백록』 라틴어 텍스트와의 대화는 저자 자신의 고독한 영위이자 수많은 강의와 세미나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공동의 탐구’이기도 했다.
이 책은 일본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일반 신자들을 상대로 진행된 강좌의 기록이다. 저자는 신앙이란 ‘진정한 이성’을 회복하는 것이어야 하며, 사회에 만연한 고통 속에서 이성적 판단을 형성해 갈 수 있어야 비로소 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신이 아닌 속세로 향하던 마음에서 비롯된 이향(離向) 시기를 부끄러움으로 회상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성’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에 대해 묻는 것’을 『고백록』의 출발점으로 설명하는데, 유한자로서의 인간이 절대적 존재인 신을 인식하며 신을 상대로 자신을 낮추는 것은 곧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점이기도 하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제목 그대로 ‘고백’의 기록이다. 『고백록』은 시류에 편승하여 세속적인 야망을 추구하던 아우구스티누스가 회심의 순간 이후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며, 신으로부터 멀어지려던 마음을 신에게로 되돌리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세상에서 번영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고백록』의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성공과 야망을 추구하던 로마 시대 말기의 세태가 오늘날의 우리 시대와 매우 닮아 있음을 거듭 지적한다. 우리 시대의 모습에 대한 성찰이 곧 『고백록』 읽기의 출발점인 것이다.
저자는 철학을 가리켜 ‘삶의 방식을 얻기 위한 지식 탐구’라고 규정한다. 특정 철학자의 학설을 배우는 ‘철학사’를 곧 철학으로 여기는 인식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세속적인 입신과 출세를 향한 야망을 쉽게 버리지 못했던 아우구스티누스가, ‘진정한 이성’의 회복을 통해 신에게로 ‘회심’하게 되는 『고백록』의 기록은 곧 ‘철학’ 그 자체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의 신이란 중세 가톨릭의 맥락에 한정되기보다는, 유한한 삶을 부여받은 인간에 대비되는, 특정 종교나 시대를 초월한 무한자로서의 절대자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