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존 버닝햄, 샘 어셔가 전하는 ‘인내’의 가치
인생 철학이 묻어나는 간결한 글과 자유로운 그림체로 전 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림 동화 작가 존 버닝햄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신예 작가 샘 어셔의 수작,
『SNOW : 눈 오는 날의 기적』이 주니어RHK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첫 눈이 내리던 날 밖에 나가 놀고 싶어 안달이 난 아이에게, 참고 기다렸을 때 찾아오는 두 배의 기쁨을 전하고 싶었던 작가 샘 어셔의 훈훈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자유로운 붓 터치, 흰 여백을 아름답게 묘사한 그림과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내’의 가치라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를 재치 있고 유쾌하게, 간결하게 풀어내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할아버지와 손자,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 ‘눈’
눈이 내린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아이는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 안달입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을 빨리 밟고
싶어서지요. 아이는 할아버지를 흔들어 깨우고는 빨리 밖에
나가자고 재촉합니다. 아이와는 달리 할아버지는 느긋하게
외출 준비를 하며 아이가 놓친 외출 준비를 돕습니다.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아이는 자기보다 먼저 눈밭을 밟고 지나가는
친구들, 동물들 그리고 깜짝 놀랄 만한 무언가를 보고 실망을 하지만
결코 혼자 밖으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할아버지에게 바깥의 상황을 일일이 전하며 할아버지와 함께 공원에 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할아버지는 아이의 투정을 일일이 받아주며 흥분되어 있는 아이를 진정 시키고 참을성을 길러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눈’은 할아버지와 손자,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세대간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이에게 선물하는 눈 오는 날의 ‘기적’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첫 눈이 내리는 날은 설렘과 기쁨 그 자체일 것입니다. 놀 거리가 부족한 추운 겨울날, 온 세상에 내려 앉은 새하얀 눈은 아이들에게 기적 같은 선물이겠지요.
외출 준비를 하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바깥 상황을 살피던 아이의 눈앞에서 친구들이, 동네 개와 고양이들이 지나갑니다. 가장 먼저 눈을 밟지 못해 아쉬워하는 아이의 눈에 깜짝 놀랄 만한 무언가가 나타납니다. 동물원에나 있을 법한 동물들 그리고 원숭이가 지나갔지요. 또 공원에서 할아버지, 친구들, 동물들이 한데 어울려 온갖 눈 놀이를 즐기며 기적 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작가 샘 어셔는 눈 내리는 어느 날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판타지 요소를 넣어 더 풍성하고 환상적인 하루를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