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건은 한밤중에 찾아온
살인청부업자에 의해 시작되었다!”
혈혈단신으로 거대 폭력조직 아웃핏에 도전장을 던진
악당 파커의 예측을 불허하는 대담하고 화끈한 복수전
1968년, 1990년, 1991년 에드거 상 3회 수상, 1993년 전미 추리작가협회에서 작가 최고의 영예인 ‘그랜드 마스터’ 칭호를 헌정하며 명실공히 영미 미스터리 문학의 대부로 군림했던 리처드 스타크(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대표적 필명)의 ‘악당 파커’ 시리즈 3권 《갱단 아웃핏》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1권 《사냥꾼》에서 아내에게 배신당한 악당 파커가 무일푼의 행색으로 나타나 자신을 배신한 자들을 차례로 처단하고 원래 자신의 돈이었던 4만5천 달러를 갱단 아웃핏으로부터 거침없이 되찾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2권 《얼굴 없는 남자》에서 성형수술을 한 파커가 갱단 아웃핏을 따돌리고 은행 현금수송차량을 멋지게 강탈하는 천부적인 범죄 실력을 선보였다면, 3권 《갱단 아웃핏》에서는 한밤중에 찾아온 살인청부업자로 인해 갱단 아웃핏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파커가 본격적으로 갱단과의 정면 대결에 나서 대대적인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자신을 죽이려는 자는 반드시 죽인다는 게 악당 파커의 원칙. 냉혹한 범죄 세계를 살며 세상물정에 통달한 처세와 원초적 생존 본능으로 무장한 악당 파커에게 거대 폭력조직 아웃핏을 상대하는 일 따윈 사실상 아무것도 아니다. 날마다 편지 여섯 통을 쓰고 지인 한두 명을 만나 탐스러운 먹잇감을 던져주고 범행에 대한 확실한 명분만 만들어주면 만사형통이다. 추적 불가능한 돈이 넘쳐나고 경찰에 신고도 할 수 없는 갱단 아웃핏은 악당 파커의 동료들에게 최고의 먹잇감이자 기회가 될 테니까.
갱단 아웃핏은 파커가 죽기를 바랐다
한밤중의 살인청부업자가 이를 증명해주었다
이제 파커는 복수를 계획한다
새로운 얼굴과 강철 같은 의지로……
모텔 방에서 잠을 청하던 악당 파커는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듣고 본능적으로 몸을 날린다. 순간 머리를 눕혔던 베개 위로 총알이 날아와 꽂히고, 한밤중의 불청객이 갱단 아웃핏에서 보낸 살인청부업자라는 걸 알게 된 파커는 혈혈단신으로 거대 폭력조직 아웃핏에 도전장을 던진다. 자신만의 철저하고 확고한 원칙과 투철한 직업의식을 지닌 이 시대의 악당 파커는 무슨 일이든 그냥 저지르는 법이 없다. 철저한 사전 계획과 거듭된 시행착오를 거쳐 일의 성사에 대한 확신이 서야만 실행에 나선다. 하지만 이번 일만은 다르다. 돈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 개인적 복수를 위해 행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복수라 해도 프로 의식을 발휘하여 작전 해치우듯 제대로 처리하는 게 악당 파커의 원칙. 이제 갱단 아웃핏과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다는 걸 직감한 파커는 복수를 위해 길을 나선다. 가는 길마다 동료에게 연락해 내부 공모를 하는 것도 작전의 일부다.
“자네에게도 기회가 될 거야. 아웃핏에는 현찰이 넘쳐나. 전부 추적 불가능한 돈이지. 게다가 그 돈을 다 털려버린다고 해도 놈들은 절대 경찰을 부를 수가 없어. 그동안 우린 놈들을 건들지 않았고, 놈들도 우리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잖아. 그런데 이제는 놈들이 날 성가시게 하고 있다고. 자네가 아웃핏을 털면, 놈들은 날 탓할 거야.” ?본문 중에서
그럴듯한 명분이 주어진 데다 배당금까지 포기한 파커의 제안에 따라, 이제 연안에서 연안에 이르는 갱단 아웃핏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누군가는 아웃핏이 운영하는 클럽 카커투를 털고, 누군가는 복권 회사 금고를 습격하며, 누군가는 무역회사 현금 운송책의 돈을 탈취하고, 누군가는 경마 베팅회사의 자본금을 강탈한다. 평소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자들이 선호하던 은행이나 현금수송차량, 무장차량 따윈 손대지 않고, 대신 갱단 아웃핏이 운영하는 영업장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갱단 아웃핏의 일인자 브론슨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물려받을 이인자와 협상도 원활하게 끝낸 파커의 복수 여정은 늘 그렇듯 대담하고 통쾌하며 거침없다.
열두 건. 닷새 만에 열두 건의 강도 사건이 일어났다. 1백만 달러 이상이 아예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다는 듯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작전은 방해받았고, 고객들은 분노했으며, 아웃핏 직원 세 명이 살해당했다.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빌어먹을 1백만 달러. 그런 금액을 털리고도 참고만 있을 인간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본문 중에서
“악당 파커 vs 갱단 아웃핏의 본격 한판 대결!”
‘괴도 뤼팽’에 비견되는 매력적인 천재 악당 ‘파커’ 시리즈 제3권
영미 범죄소설의 거장이 선보이는 전설적인 하드보일드 누아르 걸작
‘악당 파커’ 시리즈는 1962년 시작되어 작가가 작고한 2008년까지 반세기에 걸쳐 미국 문화를 선도했던 기념비적인 시리즈다. 흑인 인권 및 여권 신장을 위한 시민 운동으로 혼란과 동요의 시기를 살았던 당시의 대중은 ‘악당 중의 악당 파커’에게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보냈다. 소외 집단이 사회의 불평등과 억압에 눈뜨고, 개개인은 조직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체제 순응을 위해 끊임없이 좌절감과 무기력함에 시달렸던 시기이기에, 대중은 악당 파커의 등장을 환호하며 반겼다. 조직 밑에서 일하는 걸 단호하게 거부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원칙에 따라 폭력과 범죄를 일삼고, 겁먹거나 주저하는 일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해내는 대담하고 무모한 악당 파커에게 어찌 매혹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군더더기 없는 직선적 이야기 구성, 거장의 강렬하고 절제된 문장, 그리고 무엇보다 시대가 원했던 매력적인 반영웅 ‘파커’가 그 중심에 놓여 있던 ‘악당 파커’ 시리즈는 지난 50년이란 오랜 세월 동안 24권에 걸쳐 이어지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늘날 영미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스티븐 킹, 댄 시먼스 등 유수의 작가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이다. 스티븐 킹은 작가 ‘리처드 스타크’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했고, 1989년 《The Dark Half》라는 작품으로 작가에게 오마주를 헌정했다. 휴고 상 수상작가 댄 시먼스는 ‘조 커츠 시리즈’에서 리처드 스타크에게 헌사를 바치며 ‘악당 파커’를 주인공의 아버지로 소개했다. 맥스 알란 콜린스는 ‘프랭크 놀란’ 시리즈에서 은퇴를 앞둔 파커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악당 파커’ 시리즈를 오마주했다. 또한 미국 드라마 <레버리지>에서는 ‘파커’라 불리는 전문 절도범을 주연으로 등장시켰을 정도로, ‘악당 파커’는 오늘날에도 수많은 대중의 마음속에 전설적인 인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