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rrenmatt, 1921~1990)
스위스 베른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베른과 취리히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문학과 자연과학 강의를 즐겨 들었다. 졸업 후에는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다가 극작가로 방향을 바꾸어 희곡·소설·라디오 드라마 등을 다수 발표했다. 전후 독일 문학이 배출한 천재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스위스에서는 국민 작가로 추앙받는다. 특히 《약속》에 수록되어 있는 그의 소설 〈사고(事故)〉는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다.
뒤렌마트는 고정 관념을 거부하고 기존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기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스위스 출신인 또 한 사람의 세계적 극작가 막스 프리슈에 비견되며, 감정이입을 철저히 배제한 우의극(寓意劇)을 썼다는 점에서 브레히트의 후계자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브레히트가 관객들에게 사회 개혁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보여준 데 반해 뒤렌마트는 괴상한 과장과 통렬한 풍자로 절망적인 사회의 모습을 제시해 보였다.
스물다섯 살 때 최초의 희곡 〈그렇게 쓰여져 있나니〉를 발표한 후 희곡 〈로물루스 대제〉, 〈미시시피 씨의 결혼〉, 〈천사 바빌론에 오다〉 등 작품마다 호평을 받았으며, 희곡 〈노부인의 방문〉 으로 전 세계에 문명(文名)을 떨쳤다. 또한 〈연극의 제 문제〉로 독자적인 연극론을 전개하기도 했으며, 〈물리학자들〉에서는 과학자들의 윤리에 관한 문제를 신랄한 희극으로 묘사했다. 추리소설로는 〈판사와 형리〉, 〈혐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