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어? 푸웁. 크하하하.”
그의 얘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경민이 미친 듯이 배꼽잡고 웃기 시작했다. 당사자인 휘겸은 몹시 괴로워하는 심각한 표정이었지만, 정작 이야기를 듣는 입장의 그는 그 말이 우스워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웃겨? 이게 웃겨? 나는 심각하다고. 이거 의사가 막 환자 비웃어도 되는거야?”
“푸흡. 아, 미안미안.”
급기야 휘겸은 더욱 심각한 표정으로 대꾸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웃음이 조금 멈춘 경민이 마음을 다독이며 그를 진정시켰다.
“어떡하지?”
“흐음, 그러니까……. 네가 남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거지?”
“남자가 아닌 거 같다니깐?”
“…….”
“남자긴 남잔데, 남자로 안 느껴져. 여자 같아!”
“자식, 왜 이렇게 횡설수설이야. 그러니까 네가 보고 심장이 쿵덕쿵덕 뛰는 사람이 남자라는 거야, 여자라는 거야.”
“아 그러니까 남잔데, 여자 같다니깐?”
휘겸은 도저히 지금 자신의 심정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어 답답해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그의 말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건 경민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람이 게이라는거야?”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그럼 뭔데.”
“남자.”
“여자 같다며.”
“응.”
“남자고, 여자 같긴 한데, 게이는 아니라고?”
“응!”
그제야 뭔가 좀 정리가 되어가자 휘겸이 부러져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넌?”
“나, 뭐?”
“넌 게이야, 아니야?”
“미쳤어? 난 완전한 스트레이트라고! 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