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종호의 전작인 『뒤늦말』에 두 번째로 수록된 & lt;신이 된 남자와 신을 만난 남자의 승부 & gt;와 궤를 같이하는 SF소설이다. 인공지능을 소재로 아름다운 문장과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선보였던 전작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로봇, 가상현실, 인간복제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
주인공 민성과 은희의 현재와 과거가 얽히고설키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에필로그 끝까지 읽은 후 퍼즐의 아귀가 교묘히 맞아떨어지는 데서 오는 쾌감을 선사한다. 각 등장인물에게 각각 부여하는 에필로그를 통해 글을 종합적으로 매조지는 방식은 오종호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은 인간과 생명을 배제한 채 목적 없이 돈과 미래사회의 패권을 향한 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사회의 공포스런 자화상에 대한 우화다. 기술발전을 통해 인간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사람과 사랑에 대한 각성의 계기를 선사한다. 글은 속도감 있게 내달리고 이야기는 끝까지 읽어내지 않을 수 없게 재미있다.
신자유주의의 해악이 거의 발악 수준으로 지구 사회를 해체시키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류의 또 다른 해체를 불러 올 것이라는 공포가 열리고 있다. 또한 유전공학과 복제기술의 발달이 우리 인간을 영생의 행복으로 데려갈지 아니면 일부 가진 자들만이 누리는 괴물 세상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오종호 작가의 천재성은 바로 이 시점에서 발한다. 뉴홈은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인류와 오히려 기술이 그것을 망치는 현실을 기묘하고도 재미있게 그려 냈다. 본인의 자서전 같기도 하면서 인류의 자서전이기도 한 이 소설은 SF라는 포장을 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현실적으로 당장 부딪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상하고도 기묘한 여행, 그러나 지금의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어 그 재미가 더욱 배가 되는 소설이 뉴홈이다.
- 감정노동연구소장 김태흥
작가의 상상력은 인간을 사랑하는데 있다. 근원적 질문을 하는 수도사요, 삶의 의미를 찾는 철학자요, 현실을 사는 이상주의자다. 뉴홈은 잃어 버린 나를 찾는 탐사선이다. 내밀한 내 안의 세계를 밝히는 탐조등이다. 인간의 진화가 불의 발견이라면 작가의 진화는 글쓰기의 발견이다. “뉴홈, 왜 이리 짧지?”라는 아쉬움 속에 긴 여운의 질문을 남긴다. 짧은 호흡이지만 잃어버린 나를 찾는 홀로그램이다. 오작가, 당신 거기서 나오길 잘했어. 우린 가상이 아닌 현실을 살도록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니까.
- 북커뮤니케이터 개그맨 최형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