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대표 디벨로퍼 16인의
부동산 흐름을 읽고 미래를 대비하는 노하우
“부동산시장도 융복합시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라!”
부동산 개발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한국 대표 디벨로퍼들의 생생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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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디벨로퍼, 그들은 누구인가
최근 들어 전 세계는 도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메가시티를 넘어 콤팩트시티(압축도시)가 등장하고, 첨단 정보기술, 문화, 위락, 국제 업무, 금융, 마이스(MICE) 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형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도시는 누가 바꾸는 것일까. 바로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들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형 건설사들이 디벨로퍼 위에 군림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동산 개발 주도권은 시공사에서 디벨로퍼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디벨로퍼가 금융 시스템을 갖추면서 사실상 부동산 개발의 전 과정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또한 부동산 개발 시장이 건설사 주도형 개발 시장에서 수요자의 니즈와 트렌드에 부합한 상품기획력을 갖춘 디벨로퍼 주도형 개발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디벨로퍼의 개발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맨해튼의 트럼프월드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중국 상하이 신텐디 등은 디벨로퍼가 개발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오늘날 디벨로퍼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을 넘어 도시 재생 등 여러 분야에서 그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토지를 보는 혜안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 추진력은 물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1인 다역’의 종합예술가적 자질까지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디벨로퍼에 대한 국내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처럼 도시 경쟁력이 절실한 시대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도시를 발전시킬 뿐 아니라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세계적 수준의 대형 디벨로퍼 육성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간 《디벨로퍼들》은 부동산 디벨로퍼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담고 있는 기록물로서, 이 시대 최고 디벨로퍼들의 부동산 흐름을 읽고 미래를 대비하는 노하우를 공개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을 꾀하고 성공했는지를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들이 꿈꾸는 도시 디자인을 소개한다.
부동산 개발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한국 대표 디벨로퍼들의 생생한 스토리
디벨로퍼들은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당연히 현재의 디벨로퍼는 저절로 탄생하지 않았다.
‘미다스의 손’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 디벨로퍼 문주현 엠디엠 회장은 창업 19년 만에 회사를 국내 최고 디벨로퍼 업체로 키워낸 인물이다. 그의 성공 비결의 핵심은 ‘땅을 비싸게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들이 외면한 땅 가운데 가격이 저렴하지만 미래 가치가 있는 부지를 매입해 사람들의 생활 패턴과 동선 등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지금은 버려진 땅이지만 여러 여건 변화로 미래 가치가 있는 땅을 만들기 위해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도 부동산을 선택할 때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에 주목한다. 도시는 계속 바뀌고 교통의 축도 변하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이 정체된다 해도 그 안에서 ‘뜨는 지역’과 ‘지는 지역’이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공공 택지 개발의 달인 정일천 진양건설 대표는 부동산 개발의 핵심은 첫째도 둘째도 ‘위치’라고 말한다. 땅이 있으면 먼저 그 땅의 수요를 파악한 뒤 수요자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하는 것이 디벨로퍼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직관으로 땅의 가치를 알아보는 진정한 실력가 심태형 빌더스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빠른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력’이다. 그는 평소 성격은 급하지 않은데 토지 매입이나 주택 사업을 할 때는 굉장히 급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고 과감하게 투자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먼저 좋은 땅을 사고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결국 이들 디벨로퍼의 공통점은 일반인들은 미처 보지 못하는 땅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 위에 창의적 사고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는 데 있다. 디벨로퍼가 말하는 디벨로퍼는 무엇일까. 한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들은 한결같이 ‘아이디어로 도시 가치를 높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각자가 주력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이 점에서는 궤를 같이한다.
이 책은 이들 외에도 박만일 서린건설 회장, 박진순 한림건축 대표, 김동신 다우케이아이디 대표, 윤세한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안재홍 안강건설 대표, 김완식 더랜드 회장, 안태일 KD건설 회장, 류영찬 서울디앤씨 대표, 박영광 동우개발 대표, 김동기 하이랜드 대표, 박영순 소린 회장 등의 인터뷰를 실었다. 독자들은 한국 최고의 디벨로퍼가 들려주는 실패와 좌절, 성공 등에 얽힌 드라마틱하면서도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가장 성공한 디벨로퍼다!
28세에 디벨로퍼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는 1970년대 뉴욕 코모도어호텔 재개발 사업으로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았다. 당시 그는 어렵게 사들인 호텔을 단돈 1달러에 뉴욕 시에 넘긴 뒤 99년간 장기임차권을 받아 건물을 재개발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그의 예측은 적중했다. 신축한 ‘그랜드하얏트호텔’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트럼프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또 다른 일화가 있다. 급속하게 슬럼화가 진행되던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계약금으로 단돈 1달러를 받고 자니 카슨이라는 대스타를 무상으로 입주시킴으로서 유명 연예인, 문화계 인사들이 뒤따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으로 유입되도록 한 것이다. 이 일로 트럼프는 세계적인 부자가 됐고, 오늘날 미국 대통령 후보로까지 선출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만화가 ‘월트 디즈니’가 그 주인공이다. 월트 디즈니는 사실 부동산 디벨로퍼에 가깝다. 그가 개발한 디즈니월드는 디벨로퍼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월트 디즈니는 샌프란시스코 시 규모와 맞먹는 인구 3300만 명의 플로리다 주 북부 늪지대에 현재의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낙후 도시였던 올랜도 시는 이후 경제력이 급팽창하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한 디벨로퍼의 아이디어가 도시를 바꾸고 지역 경제를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유명 도시들도 이 같은 부동산 디벨로퍼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디벨로퍼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관(官)이 나서서 이 같은 부동산 개발을 일궈낼 수 있었을까. 관이라는 보이지 않는 제약에 사로잡혀 원대한 구상도, 사업 실행도 제대로 못했을 것이 뻔하다. 지금도 뉴욕은 부동산 디벨로퍼에 의해 새롭게 바뀌고 있다.
디벨로퍼 제2도약을 꿈꾸다!
새로 쓰는 한국 디벨로퍼 발전사
국내에서 디벨로퍼가 처음 활동한 시기는 1970년대로 추정된다. 하지만 1990년대 초?중반까지 국내 디벨로퍼에 대한 인식은 거의 없었고,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무렵부터다. 이때 몇몇 업체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그 대표적인 업체들은 거평, 나산종합건설, 프라임산업 등이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한 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시작해 거대 프로젝트를 거치며 한국에 디벨로퍼 신화를 창조했다. 거평은 1988년 서울 서초동에 ‘센츄리오피스텔’을 분양한 데 이어 거평프레야, 낙산콘도를 짓는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사업을 선보였다. 나산도 1990년 준공된 대치동 ‘샹제리제빌딩’으로 테헤란로에서 오피스텔 붐을 일으키는 등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 대중화에 기여했다. 프라임개발은 서울 강변과 신도림에 들어선 ‘테크노마트’를 개발하며 존재를 각인시켰다. 서초동에 위치한 국제전자센터도 신원종합개발이라는 디벨로퍼에 의해 만들어졌다. 지금은 의미 없는 이름이 됐지만 명성그룹은 과거에 양평 올림픽레저타운, 설악레저타운 등 전국에 콘도를 짓고 레저타운 부지를 확보했다. 오늘날의 한화콘도가 명성 레저타운의 후신이다.
하지만 한때 국내 디벨로퍼 업계를 이끈 이들 회사가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각종 인허가 비리가 이들 회사 성장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디벨로퍼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지만 또다시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디벨로퍼 업계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나마 대형 건설사들은 자본력이 있어 버텨냈지만 소규모 자본 등 상대적으로 영세한 디벨로퍼 업체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참여한 디벨로퍼의 상당수는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처럼 국내 디벨로퍼 업계는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 과정이 오히려 디벨로퍼 업계에 득이 된 측면도 적지 않다. 중흥기와 침체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업계가 재편된 것이다. 시장으로부터 검증받은 현재의 디벨로퍼들은 부동산 개발과 금융을 결합시키고, 개발과 연구개발을 결합시키는 등 부동산 기획에서부터 자금 조달까지 모든 것을 갖추면서 국내 디벨로퍼 업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조만간 금융과 기획, 브랜드에 투명성까지 완벽하게 갖춘 국내 디벨로퍼가 세계시장에서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땅의 가치를 바꾸는 사람들,
부동산 디벨로퍼의 미래
이제 디벨로퍼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업자가 아니다.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가고 이를 통해 도시를 바꾸는 자들이다. 이제 도시는 ‘국가의 대표선수’이며 국가 경쟁력은 도시 경쟁력에 달려 있다. 이런 의미에서 건축물을 만들고 공간을 만드는 디벨로퍼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벨로퍼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어떤 건물을 어떻게 지을까를 결정해야 한다.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다. 창의적 사고를 위해서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 현재의 정보와 경험은 모두 과거의 산물이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현상을 분석하고 계획해야 한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미래에 있을 잠재적 수요를 예측해야 하는 사람이 디벨로퍼다.
뉴욕의 ‘타임워너센터’나 도쿄의 ‘미드타운’ 등은 24시간 살아 움직이는 건물이다. 이들의 특징은 주거와 상업, 문화 기능이 결합돼 있는 복합공간이라는 점이다. 복합 공간은 그 지역에서 하나의 소도시 역할을 하며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개발도 촉진시킨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들이 최근 주목하는 곳도 이 같은 복합 공간인 대형 쇼핑몰이다. 과거 한국의 쇼핑몰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쇼핑몰은 일종의 테마파크가 됐다. 쇼핑몰에서 물건 구입은 물론 오락, 여가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지면서 24시간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일이 부동산 개발이다. 따라서 미래의 문명, 문화의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건축가와 디벨로퍼들은 마땅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은 디벨로퍼들의 활약과 성공담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록물이다. 디벨로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지침서, 디벨로퍼들에게는 더 큰 미래를 볼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