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굴지의 로펌을 대표하는 변호인이자
기업 분쟁 분야에서는 이름 자체가 곧 명함인 여자, 임유주.
그녀에게 패소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눈앞에서 얄밉게 웃고 있는 이 남자만 아니라면 말이다.
“조심해. 한 번만 더 이상한 수 쓰다 걸리면 가만 안 둬.
선 넘기 직전이야, 너.”
해인은 그녀의 손이 닿았던 자신의 가슴팍을 조심스레 쓸었다.
“곤란한데…….”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는 유주의 뒷모습을 좇으며
그가 중얼거렸다.
실력뿐만 아니라 매력까지 느는 건 반칙이라고.
“워밍업 끝났으니까, 본격적으로 해 봐야지.”
재판도, 그녀를 잡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