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람하는 기존의 역서를 뒤엎는 현대인을 향한 맹자의 가르침
맹자는 사상가이자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하고자 한 실천가, 정치가의 면모가 돋보이는 인물이다. 맹자가 활약했던 시대는 공자로부터 약 200년 후, 전국 시대가 한창일 때이다. 당시는 각 나라가 모두 영토 확장에 몰두하는 등 생존경쟁이 치열했다. 맹자는 이러한 시류에 맞서 싸우며 혼란한 세상을 바로잡고자 ‘왕도 정치(王道政治)’를 주장했다. 왕도 정치란 군자가 인의의 덕을 몸에 익히고 그것을 백성들에게 널리 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왕도 정치 사상은 ‘성선설(性善說)’을 전제로 하는데, 곧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본질적으로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볼 때 《맹자》 전편에 걸쳐 흘러넘치고 있는 것은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이다.
저서로서의 《맹자》는 공자의 사상을 보완하여 당대와 후세의 사람들에게 전해 줄 목적으로 지어졌다. 여러 제후나 제자들과 주고받은 문답의 형식을 띄고 있으며, 여기서 맹자는 단편적이고 관념적인 논리 전개에 그치지 않는 현실감 넘치는 비유와 치열한 논변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 보였다. 《맹자》는 한때 주목받지 못하는 금서(禁書)이기도 했으나 이후 《논어》와 더불어 사서(四書)의 하나로서 유교의 주요한 경전으로 자리 잡았다.
■ 큰 뜻 짧은 말로 심금을 울리다
이 책은 맹자가 추구했던 것이 무엇이며 어떤 것을 말하고자 했는지 알 수 있을 만한 명언, 명구들을 선별해 그 내용을 나름대로 해설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수많은 번역본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큰 특징은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맹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세 가지로 나누어 새롭게 엮은 점이다. 첫째, 인간의 본성은 어떤 것인가? 둘째,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셋째, 어떻게 살 것인가?가 그것이다. 그리고 각각 주제에 맞춰 분류한《맹자》의 번역문이 나오고, 그 뒤에 원문과 함께 음독을 달았으며 평역자의 해설을 삽입했다.
조금은 파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이러한 방식의 번역을 삼은 이유는 목표로 삼고 있는 독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고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위한 것이 아닌 일반 독자인 현대인을 위한 것으로, 원문을 번역 할 때도 자세한 주석의 인용이나 글자에 대한 고증은 최대한 배제하고, 해당 글귀가 담고 있는 뜻을 전달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또한 지나치게 당대의 현실에 머물고 있는 내용은 가급적이면 배제했다.
청아출판사의 <현대인을 위한 고전 다시 읽기> 시리즈 중 《논어》에 이은 《맹자》는 맹자의 거침없고 비유가 뛰어난 언변에서 공자의《논어》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공자와 맹자가 같은 유가 사상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설파했는지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 또한 읽는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맹자》가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는 맹자가 보여 준 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시대를 뛰어넘는 맹자의 통찰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해 준다. 맹자의 이념과 정의감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인격수양의 양식이 되었으면 한다.
★ 청아출판사의 <현대인을 위한 고전 다시 읽기> 시리즈 ★
동양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기획했다. 총 10권으로 구성된 동양 고전 시리즈는《논어》와 《맹자》를 시작으로 《손자병법》, 《한비자》, 《장자》, 《노자》, 《명심보감》, 《대학·중용》, 《시경》, 《서경》이 출간될 예정이다. 원문에 음독을 달아 가독성을 높였으며, 평역자의 해설을 삽입해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범람하고 있는 역서들 속에서 <현대인을 위한 고전 다시 읽기> 시리즈는 인생의 다채로운 고민들을 해결할 지혜를 알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