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성 리더십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한 순간!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가 의미하는 것
박근혜가 84%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사실상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다. 대통령 후보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준다. 여성 후보 박근혜를 지지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박근혜 사건’을 통해 여성 최고 권력자와 여성 리더십에 대해 숙고하고 토론할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수많은 정치 의제 속에서 ‘여성성’이라는 프레임은 그리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를 여성의 세기라 말한다. 사회 전반에 있어 여성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정복과 권위의 시대는 끝나고 정직, 이해, 공감, 여유, 용서, 포용의 여성적 가치가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 점에서 『미즈 프레지던트』(김광웅 지음, 21세기북스 펴냄)는 여성형 리더십의 관점에서 대통령 리더십을 다룬 첫 번째 책으로, 『창조!리더십』(생각의나무 펴냄)과 『서울대 리더십 강의』(21세기북스 펴냄)에 이은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의 리더십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리더십의 본질적인 틀 안에서 여성 리더십을 조명하고 있다. 여성 리더십이란 과연 무엇이며 남성 리더십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 시대에 여성 리더십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융합 과학적 맥락에서 다루었다. 과거와 현재의 여성 지도자와 그 리더십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맥락에서 여성 지도자와 여성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발현되어야 할지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여성 리더십’의 시각으로 정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점검하면서 이번 대선에 대한 저자의 제언을 담았다.
세계 곳곳에서 피어나는 여성 리더십
융합과 포용의 여성형 리더십이 한국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
결이 곱고 아름다운 여성 리더십이 세계 곳곳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수많은 여성 리더들이 성공적으로 사회를 이끌고 있다. 경쟁과 대결, 정복, 강함의 속성을 갖는 남성 리더십에 비해 여성 리더십은 부드럽고 포용적이며 융합의 성격을 갖고 있다. 또한 희생과 조화, 공감, 배려로 협력, 포용력, 통합력을 갖췄다. 그래서 이 시대가 여성 리더를 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4년의 가택연금과 교도소 생활 등 억압과 감시 속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고 있는 아웅 산 수 치는 미얀마의 희망을 넘어 세계 민주화의 상징이 되었다. 룰라에 이어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우마 호세프는 사회 고질병인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복지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브라질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메리 로빈스는 내전 지역인 북아일랜드를 네 번이나 방문하여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의 기본 틀을 마련함으로써 외국 투자가들을 불러들였다. 이 자금은 아일랜드 경제개발을 위한 소중한 종자돈이 되었다. 칠레의 미셸 바첼렛은 좌파와 우파의 화합과 존중을 강조했고, 의료보장 서비스와 연금 문제 등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칠레는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부여받는 유일한 남미 국가가 되었다. 핀란드의 타르야 할로넨은 2000년 취임 이후 국가청렴도, 국가경쟁력, 환경지수, 학력평가 등 각 부문에서 핀란드를 세계 1위에 올려놓아, 국민 대통령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 밖에도 추진력의 화신으로 평가받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작은 정부와 감세, 법치와 엄정한 공권력 확립으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정치를 구사해 영국의 중흥기를 이끈 영국의 마거릿 대처, 그리고 후쿠야마의 강한 국가론과 통하는 신국가론을 주창하는 박근혜까지(이들 세 명은 우연히도 각각 물리학, 화학, 전자공학을 전공한 과학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성 리더들의 활약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리더십은 봉사이고 권력은 세상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힘이다. 행복과 미덕에 대한 인식과 감각이 앞선 여성형 리더, 과학을 아는 리더, 생각과 방식이 여성적인 리더여야만 약속과 신뢰의 화신이 되어 잃어버린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여성 리더들은 원칙을 중시하면서 사회 통합을 이룸으로써 자신의 조국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리에게도 이처럼 훌륭한 여성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미즈 프레지던트』는 이런 희망을 풀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