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 작품입니다. 죽음을 이해하고 있는 소년이지만 자신에게 특별했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산타클로스처럼 자신의 곁에 잠시 머물면서 많은 것을 베풀어준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이제 소년은 할아버지의 빈 자리에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놓습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이야기들, 할아버지와 자주 갔던 공간들,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었던 많은 지식들, 그 밖에 많은 것들을 공책에 기록하며 소년은 할아버지와 작별하는 경건한 의식을 치릅니다. 햇살에 따뜻하게 데워진 조약돌을 손에 꼭 쥐었을 때처럼 할아버지는 소년의 머릿속에 단단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자리잡습니다. 이제 죽음은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며, 좀더 깊이 있는 삶을 위한 하나의 계기가 됩니다. 아이들에게 삶과 죽음이 무엇이고, 사랑과 이별이 무엇인지 찬찬히 생각해 볼 수 있는 따뜻한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또 소년이 할아버지를 기억하고 추억하며 조금씩 자라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 역시 마음의 키가 훌쩍 자라나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