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색들로 가득한 무지갯빛 문장들의 향연.
글을 읽는 내내 문장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환상을 보았다. 그것들은 마치 보석처럼, 때로는 파도에 부딪혀가며 오랜 세월 정성들여 깎아온 원형의 돌처럼 예쁘다. 대충 툭툭 던지는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몇 번이나 문장들을 섬세히 만진 흔적이 가득하다. 이런 식의 글을 쓰려면 많은 량의 독서도 필수 이지만 그만큼 많은 글들을 써왔어야 하며, 그보다 수많은 퇴고를 거쳐야 할 것이다. 작가의 고생은 결국 독자의 만족을 배가 시키지만, 작가의 입장에 서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젓고 말 것이다. 그만큼 힘들고 지치는 일이 퇴고일 텐데, 작가는 이 부분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복잡하지 않은 내용은 번뜩이는 문장의 독특함을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한다. 스토리를 파악한답시고 여러 번 읽지 않아도 되고, 읽는 순간 입에서 톡톡 터지는 감귤의 촉촉한 주황빛 과육처럼 번지는 달콤함이 일품이다. 어쩌면 그저 귀여운 소녀들의 한바탕 사랑소동을 그린 이야기는 귀엽고 깜찍하기만 하다. 순수하게 그려낸 작고 여린 감성적 로맨스들은 판타지 속 유니콘처럼 지면을 뛰어올라 창공으로 그 날개를 편다. 첫사랑, 혹은 사랑이 뭔지 고민했던 철없지만 아름다운 시절들. 아스라한 것들을 잊지 말라는 듯, 이 글은 기묘한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