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재명
냉전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도 이념 대립에 몸살을 앓는 한반도 상황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 문제의식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는 동안 해방정국에서 극좌나 극우라는 이념적 편향에 치우치지 않고 민족분단을 막으려 했던 중간파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고, 『한국현대사의 비극, 중간파의 이상과 좌절』(선인, 2003년)이라는 책으로 빛을 보았다.
한반도 분단극복에 대한 관심은 국제분쟁에 대한 관심으로 넓혀졌고, 마흔을 넘어 국제정치학이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신문사를 그만 두고 미국으로 떠나 뉴욕시립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어 귀국 뒤 국민대학교에서 「정의의 전쟁이론에 대한 비판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의 기획위원으로 일하면서 성공회대학교(겸임교수)와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울러 지난 10여 년 동안 국제분쟁전문가로 지구촌 여러 분쟁지역을 찾아다녔다.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보스니아와 코소보), 중동지역(이스라엘·팔레스타인·레바논·시리아·요르단), 이란·이라크·아프가니스탄·카슈미르·동티모르·캄보디아·베트남·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쿠바·볼리비아·페루 등지의 유혈분쟁을 취재 보도해왔다. 분쟁지역 취재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나는 평화를 기원하지 않는다』(지형, 2005년)을 냈고, 지난 전쟁들의 원인과 결과를 헤아려보자는 뜻에서 『20세기 전쟁영화가 남긴 메시지』(프로네시스, 2006년), 『석유, 욕망의 샘』(프로네시스, 2007년)을 냈다.
저자는 지난 2000년부터 거듭된 중동 현지취재를 통해, 유혈분쟁으로 몸과 마음을 다친 어린이들과 여인들, 집과 농토를 잃은 난민들, 중동평화의 암초로 꼽히는 유대인 정착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치군사 지도자와 지식인들을 비롯해 분쟁의 한가운데 놓인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을 글로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