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의 저자 목수정이 연애불능의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한국남자들은 왜 더 이상 거리에서 그녀들을 쫓지 않나?" 책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더 이상 한국남자들은 여자들에게 무작정 다가가 당신과 얘기하고 싶다고, 차 한 잔 하고 싶다고 고백하지 않는다. 왜 한국의 젊은이들은 생물학적 연애충동마저 손상 입은 채 이토록 방전되어 버린 것일까?
`프랑스인과 결혼하지 않고 살아보기`라는 새로운 삶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뼛속까지 자유로운` 목수정. 대안적 삶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편견을 뛰어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설파했던 그녀가 새롭게 던지는 화두는 `야성`이다.
이 책은 연애지침서도, 사랑학개론도 아니다. 이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서이자 사랑을 방해하는 사회에 던지는 따끔한 일침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예리한 통찰력으로 문제점을 지적한다. 인간이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전방위적인 사회적 조건들, 가부장적 권위주의, 위선적 도덕주의, 영혼을 갉아먹는 경쟁주의, 일등 제일주의 등 억압적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젊은 남녀간 사랑 뿐 아니라, 엄친아, 엄친딸에 갇히고 입시에 유예당한 10대들의 성과 사랑, 거세된 채 제 3의 성으로 살아가는 노인의 이야기, 흔히 사랑이라고 `학습당한` 효라는 이름의 부모-자식간의 사랑, 가장 기본적인 사랑의 단위인 부부간의 사랑, 생명의 근원이자 사랑의 원천인 어머니 대지에 대한 착취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사랑`을 통해 한국 사회를 뒤집어보는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