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많은 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해 온 최승호 시인의 신작 시집.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동식물에서부터 희귀 생물, 무생물까지, 우리 주변의 수많은 생물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그린 노래가 담겨있다. “두꺼비의 느린 걸음”, “멍청해 보이는 왜가리”, “모자를 뒤집어쓴 게”처럼 동물의 외양을 해학적으로 표현하거나, “꿈속을 날아가는 잠자리 한 쌍”, “토끼를 입에 문 구렁이”, “징검다리를 건너는 다람쥐”, “동굴 속의 하얀 지네”같이 일상에서 눈에 띄는 동물들의 야생적이고 재기 넘치는 장면을 사진 한 컷에 담듯 포착하였다. 또한 “날개 펴는 돌멩이”처럼 상상 속에서 번뜩 떠오른 순간을 ‘살아 있는’ 돌멩이로 탄생시켰다.
140여 편의 시를 3부로 나누어 묶은 『반딧불 보호구역』은 한국의 생태와 환경을 담아낸 시인 최승호의 핍진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사소한 사물들을 바라보는 부드러운 시선, 여린 듯 강직하게 꿰뚫는 시선으로 사계절마다 변화하는 우리나라 생태계의 현장을 시인만의 눈으로 생생하게 펼쳐 보이면서 따뜻한 빛의 언어로 노래한다. 여기에 자연을 벗 삼아 내면의 추억과 깨달음을 노래하는 시인의 맑은 시정 속에서 헤엄치다보면 혼탁한 우리의 마음이 정화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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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최승호
1954년 춘천에서 출생했다. 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대설주의보』, 『고슴도치의 마을』,『진흙소를 타고』, 『세속도시의 즐거움』, 『회저의 밤』, 『그로테스크』,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 『고비』 등이 있고, 시선집 『얼음의 자서전』, 『자코메티와 늙은 마네킹』이 있다.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