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흑역사
도서정보 : 권성욱 | 2023-07-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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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12명의 패장 이야기
성공에 가린 별들의 패전사
“진정한 명장의 자질이란 특출난 천재성이 아니라
자신의 어깨에 놓인 책임의 무게를 얼마나 깨닫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_「서문」에서
그들은 왜 ‘똥별’이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적보다 더 무서운 무능한 지휘관’
이 책은 유럽, 북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등지에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추축국과 프랑스, 미국, 소련,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 사이에 벌어진 제2차세계대전을 비롯한 제1차세계대전, 스당 전투, 한국전쟁 등에서 진두지휘한 12명의 무능한 패장 이야기를 전한다. 무솔리니의 정치군인이었던 로돌포 그라치아니, 일본군 최악의 싸움이었던 임팔작전의 주인공 무다구치 렌야, 명장에서 범장으로 전락한 모리스 가믈랭, 중국을 위기에 빠뜨린 조지프 스틸웰, 한국전쟁 역사상 가장 큰 패전을 기록한 국군 제3군단 군단장 유재흥 등이 똥별로 전락하게 된 과정을 톺아본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일은 다반사다. 하지만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 강한 리더십과 군사적 통찰력으로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춘 장군은 얼마나 될까. 흔히 ‘무능한 지휘관은 적보다 무섭다’고 할 만큼 지휘관의 능력은 수많은 생명은 물론 한 나라의 국운을 좌우한다. 이 책은 역량이 부족한 지휘관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를 믿고 따르는 수많은 병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위대한 승장과 무능한 패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들의 처참한 실패의 역사를 살펴보며 진정한 명장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리더의 유형
똥별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한 조직의 명운이 바뀔 수 있다. 특히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전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판단하여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하여 최소의 인원으로 적군을 절멸하고 승리로 이끄는 자가 훌륭한 리더일 것이다. 전쟁의 승패는 차치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은 물론 수많은 병사, 나아가 한 나라의 국운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에는 자기만의 이익을 꾀하고 실패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무능한 자가 요직에 앉았던 경우가 허다하다.
독일 바이마르공화국군의 수장 쿠르트 폰 하머슈타인-에쿠오르트는 다음의 네 가지 유형으로 장교를 구분했다.
“내가 생각하는 장교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 똑똑하고, 부지런하고, 멍청하고, 게으른 장교다. 대다수 장교는 두 가지 특성이 결합되어 있다. 몇몇은 영리하고 부지런하다. 그들은 참모본부에 적합하다. 다음은 어리석고 게으른 자들이다. 군대의 90퍼센트를 차지하고 일상적인 업무에 걸맞다. 현명함과 게으름 두 가지 모두 갖추고 있다면 최고의 지도자를 맡을 자격이 있다. 왜냐하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신력과 배짱이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람은 멍청하면서 부지런함을 갖춘 자다. 그는 무엇을 하건 간에 조직에 해를 끼칠 뿐이므로 어떤 책무도 맡아서는 안 된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유형은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이다. 자신의 전적에만 눈이 멀어 자신의 부하들은 물론 조직을 와해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무다구치 렌야다. 자신의 공명심을 위해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루거우차오사건을 일으켰고 병사들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일본군을 위험에 빠뜨리는 임팔작전을 펼쳤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위기 때마다 여실히 드러나는 자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오르게 되면 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수많은 전투 경험이 있는 백전노장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 이탈리아군의 피에트로 바돌리오나 프랑스군의 모리스 가믈랭처럼 나이와 경험이 많다고 해서 직위와 본분에 맞게 언제나 유능하다고 할 수 없다. 이른바 똥별 노장들은 권위적이고 아집이 강하며 새로운 방식보다는 기존의 익숙한 낡은 방식을 고수하며 군의 변화와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패배를 초래하기 일쑤다.
탁월한 처세술 하나로 무솔리니의 충견이 되어 나라와 군대를 위기로 몰아넣은 피에트로 바돌리오, 체면을 중시하고 자기 과시에 도취되어 프랑스군에게 재앙을 안겨준 로베르 니벨, 분수에 맞지 않은 직책을 맡아 군단 해체를 불러온 유재흥 등과 같은 똥별들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병사들을 사지로 몰아넣어 군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거나 하나같이 리더십 부족, 우유부단, 무능한 면모 등 최악의 졸장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구매가격 : 22,000 원
대한민국 도슨트 10 정선
도서정보 : 강기희 | 2023-07-1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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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토박이 소설가가 쓴 정선 인문여행서!
정선을 가봤던 사람도, 아직 가지 못한 사람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정선 이야기
정선5일장, 정선약초시장은 기본이고
한국의 네팔 덕산기 계곡, 바다가 산이 된 동강,
구절리 레일바이크, 화암8경, 강원랜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까지
25곳 정선 기행을 떠나보자!
“산첩첩 물첩첩 정선 아리랑이 흐르는 곳. 절경 굽이굽이마다 역사가 서려 있고
정선에는 잃어버린 우리의 고향이 있다.”
◎ 도서 소개
정선이 궁금하다
그림이나 유물유적을 설명해 주는 것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역사와 문화, 그곳에 사는 사람과 땅에 대해 알려주는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 이번에는 열 번째로 『대한민국 도슨트10_정선』이 출간되었다. 1군(정선군), 4읍(고한읍, 사북읍, 신동읍, 정선읍), 4면(남면, 여량면, 임계면, 화암면)으로 이루어진 정선. 정선5일장이 유명하니 그곳을 다녀온 사람도 있겠지만 동해안 가는 길에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은 넘나들면서 그 안쪽에 있는 정선은 가보지 못했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대한민국 도슨트10 : 정선』은 이런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무릇 나흘 동안 길을 걸었는데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정선을 여행한 이후 자신의 저서 『택리지』에서 정선을 이렇게 표현했다. 백두대간이 만든 정선의 산은 가파르기가 이를 데 없고 빽빽한 나무로 인해 하늘 또한 손바닥만 하여 어떤 계절은 북두칠성이 절반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선은 행정구역상 서울의 두 배 반이나 되는 너른 면적을 가졌지만 70%가 험준한 산지로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작정하고 정선으로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면 정선을 스쳐 지나면서도 정선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한다. 동강
작가 강기희가 들려주는 정선의 역사와 사람과 절경 이야기
소설가로 여러 권의 작품집도 출간한 작가 강기희가 쓴 『대한민국 도슨트10_정선』은 태곳적부터 오늘에 이르는 정선의 역사와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을 소설처럼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정선을 가본 사람에게는 다시 한 번 그곳을 떠올리게 해주고, 아직 다녀오지 못한 사람에게는 새 친구를 한 명 사귄 듯이 정선이라는 매력적인 고장을 더 알고 싶고,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만든다.
저자는 아우라지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정선아리랑〉의 가사를 읊어주고, 녹도, 무은담, 적조암에서는 동학 재건의 역사를 설명하고, 정암사와 5대 적명보궁을 지은 자장율사가 걸었던 길을 함께 걷기도 한다. 한국의 네팔로 알려진 덕산기 계곡과 연산군의 아들 폐세자 이황이 유배되었던 마을이자 〈삼시세끼 정선편〉, 〈닥터 차정숙〉을 찍었던 덕우리 대촌마을로도 안내해 준다. 일제강점기 전국 각지에서 금을 캐러 화암면으로 몰려온 일이며 그 반대편 산자락 사북에는 무연탄이 매장되어 있어 1980년대에 전개된 석탄산업 호황, 그리고 이어진 ‘사북항쟁’,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폐광이 되고, 강원랜드가 들어서기까지의 사북과 고한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저자는 정선을 보려는 여행자들을 인솔했던 경험을 살려 정선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듣고, 즐기면 좋을지 25곳을 선택해 우리에게 제시해 준다. 정선5일장, 정선약초시장은 기본이고 양반전의 배경이 된 아우라지촌, 한국의 네팔 덕산기 계곡, 연산군의 아들 이황의 유배지 취적봉, 덕우리 대촌마을, 바다가 산이 된 동강, 절경을 품은 구절리 레일바이크, 화암8경, 강원랜드와 하이원 리조트, 사북탄광, 동원탄좌 건물,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까지, 〈정선아라리〉를 부르며 정선 기행을 떠나 보자!
◎ 책 속으로
“무릇 나흘 동안 길을 걸었는데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었다. 백두대간이 만든 정선의 산은 가파르기가 이를 데 없고 빽빽한 나무로 인해 하늘 또한 손바닥만 하여 어떤 계절은 북두칠성이 절반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선은 행정구역상 서울의 두 배 반이나 되는 너른 면적을 가졌지만 70%가 험준한 산지로 이루어졌으니 자연스러운 표현일 것이다.”-「정선의 짧은 역사」 15쪽 중에서
“군부대 아래엔 정선여자중고등학교가 생겨났는데, 당시만 해도 여학교는 읍내 일대에서 가장 멀고 한적한 장소였다. 밤이 되면 어둠뿐인 마을이라 야간 자율학습을 끝낸 여고생들은 늘 불안했다. 군부대가 있다곤 하나 그것이 더 불안하여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 당국은 급기야 1980년 무렵 시내에 있던 남학생들만이 모여 있는 정선중고등학교와 북실리에 있는 여자중고등학교를 서로 바꾸기로 했고, 그 결정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병방치 고개」 64쪽 중에서
“덕산기는 사계절이 다 아름답다. 그런 이유로 봄바람에 실려 온 사람은 여름 옥빛 물이 궁금해서 찾아오고, 여름에 걸음한 이는 가을 덕산기가 궁금해서 찾아오고, 가을 단풍에 매료된 이는 폭설이 내린 덕산기의 풍경은 어떨까 하며 찾아온다.” -「덕산기 계곡」 73쪽 중에서
“폐세자 이황의 유배지는 취적봉 아래이며 구 정덕분교 개울 건너편 밭이었다. 지금도 물길을 건너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섬 같은 땅에서 왕이 되지 못한 세자 이황은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덕우리 대촌마을」 82쪽 중에서
“그 시절 갈금마을엔 서울로 가기 위한 목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목재 운반은 육로가 아니라 물길을 이용한 뗏목이었다. 떼는 큰 장마든 작은 장마든 강에 물이 그득하게 흘러야 띄울 수 있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떼를 띄울 수 있는 횟수는 많아야 열 번 정도였다.”-「아우라지 마을」 104쪽 중에서
“해월 최시형 선생이 무은담에 머물게 됨으로써 정선은 동학 재건의 고장이 되었고, 그 장소들은 이제 동학 유적지로 남았다. 유적지로는 해월 최시형 선생 유허지인 남면 무은담을 비롯해 고한 적조암, 화암면 싸내마을, 정선읍 동학농민군 녹도전투 현장, 남면 수령마을, 남면 방시학의 집, 사북 운탄고도 등이다.”-「무은담」 203쪽 중에서
“시골 작은 면 동네에 산자락 하나를 두고 금과 무연탄이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었다는 거다. 대체 이게 무슨 복이란 말인가. 일제강점기 화암리가 금광이 호황이던 시절 전국에서 노다지를 캐기 위해 팔도 사나이들이 모여들었다면, 해방 후엔 무연탄을 캐기 위해 사북 땅으로 모였다.” -「강원랜드와 카지노」 235쪽 중에서
>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1983)은 시대별로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들이다. 이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까지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고 발전시켜올 수 있었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19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새로운 인문지리지를 지향한다.
각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독립된 시군 단위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하였다. 오래된 문화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나 역동적으로 태동 중인 곳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과 깊은 연고가 있는 분들을 도슨트로 삼았다. 이 시리즈가 지역의 거주민들과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새로운 발견과 탐구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구매가격 : 17,600 원
가족의 역사를 씁니다
도서정보 : 박사라 | 2023-07-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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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에서 살아남은 어느 재일코리안 가족의 생애. 이 책에서는 제주도를 떠나 일본에서 삶의 터전을 일군 네 명의 생애가 소개된다. 일제 강점기에 교사였다가 해방 후 남로당원으로 활동했으며 4·3 사건 직전 살아남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한 둘째 고모부(2장), 일본으로 밀항하다 붙잡혀 오무라 수용소에서 생활하던 시절을 ‘재미있었다’고 회상하는 둘째 고모(3장), 어린 시절 목격한 4·3 사건을 똑똑히 기억하지만 제일 괴로웠던 일은 일본에서 식구들이 허구한 날 치고받고 다투던 일이라고 말하는 셋째 큰아버지(4장), 문맹의 괴로움 때문에 아이를 낳은 뒤 야간중학교에 다니며 공부한 뒤, 진작에 글을 알았더라면 무조건 이혼했을 거라 말하는 넷째 고모(5장)가 그들이다.
저자는 이들의 조카이자 사회학자라는 독특한 자리에 서서 가족의 생활사를 썼다. 사회학자로서의 통찰이 곳곳에서 번뜩이면서도 시종일관 가족을 향한 사랑이 넘치는 이 책은, 제주 4·3 사건과 재일코리안의 역사에 대한 소중한 자료이자 생활사 쓰기에 관한 탁월한 안내서이다.
구매가격 : 13,860 원
일본 문화란 무엇인가
도서정보 : 나이토 코난(内藤湖南)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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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본: 『日本文化史研究』(日本文化とは何ぞや) 홍문당(弘文堂)(1930년)
문화는 국민 전체의 지식, 도덕, 취미 등을 기초로 하여 구축되는 것인데, 그 기초가 되는 지식, 도덕, 취미가 현대 일본에 있어서 어느 정도인가. 정치, 경제 등 삶의 요구에서 비롯된 모든 사상은 모두 민중적이어야 하며 민중적 방식에 맞지 않는 것은 시대착오로 배척되지만, 문화의 기초가 되는 지식, 도덕, 취미 등은 과연 민중적이어야 하는 것일까?
삼한의 제국이 처음으로 나라를 형성한 것은 아마 후한의 중엽부터라고 생각되므로 그 당시 한나라에서는 조선 전체를 군현(郡縣)으로 하여 그 행정구역 내에 포괄하고 있었으나, 후한 중엽 이후 통치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이때 처음으로 삼한의 70여 국이라고 하는 다수의 소부락이 형성된 것이다. <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00 원
일본 문화의 특수성
도서정보 : 토사카준(戸坂潤)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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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본: 『토사카준전집(戶阪潤全集)』(日本文化の特殊性) 별권 경초서방(勁草書房)(1979년)
일본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문화 계통의 요소가 서로 충돌하거나 공존하는 독특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문화 계통은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입니다. 동양 문화는 유교, 불교, 도교를 중심으로 발전한 문화입니다. 서양 문화는 기독교,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중심으로 발전한 문화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정이 어느덧 정치적 관념적 대립으로까지 확대 강화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날 일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근세의 문화적 조건이 도쿠가(徳川)와 시대 봉건제에 의해 크게 좌우되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쇼쿠호 시대(織豊時代)의 상업자본 발달에 기반한 일시적인 근대문화화(이를 속칭 서구화라고 부른다)는 비록 그것이 천주교적 한계를 가졌을지라도 일본을 근대화로 해방시키는 방향이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00 원
사상사로 본 중국 왕조사
도서정보 : 이동연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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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왕조의 특징은 정치와 사상이 같이 간다는 것!
그 어떤 소설보다 역동적이라 알면 알수록 묘미가 새로운 책!
《사상사思想史로 본 중국왕조사中國王朝史》는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형 글쓰기를 천착해 온 이동연 작가가 2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노작勞作이다. 제목에서 보듯 중국의 역사를 한 권으로 조망해 본다. 특히 중국, 중국의 사상은 어디에서 기인하고, 또 그 저변에는 어떤 흐름이 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공자와 노자가 유가儒家와 도가道家를 창시할 때 무엇을 근거로 했을까. 5,000년 전 중원의 황토 고원을 근거지로 활동한 삼황오제였다. 삼황오제의 선두에 ‘복희와 여와’가 있다. 그중 복희의 ‘음陰(--) 양陽(—)’론이 바로 동양 문화의 뿌리다. 이 뿌리에서 싹이 나며 춘추시대 초기, 즉 주나라의 문왕이 《주역》을 집대성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춘추 말기에 노자와 공자를 필두로 제자백가가 나왔다. 고대 사회에서 중국 왕조의 정치는 물론 사상까지 특히 동아시아에 그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중국 왕조의 특징은 정치와 사상이 같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도 왕의 승계를 도통道統의 계승이라 보고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公’이라 했다”고 말한다.
구매가격 : 20,000 원
나주 인물 연보
도서정보 : 나종혁 | 2023-07-1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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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인물 연보]는 나주의 대표적인 성 씨인 나주 나 씨의 주요 인물 8인에 대한 연보를 수록했다. 고려 말기 절신 나계종, 조선 전기 문신 나득강, 조선 중기 학자 나식, 조선 중기 관료 나세찬, 조선 중기 관료 나위소, 조선 중기 시인 나해봉, 대한민국의 정치인 나용균, 대한민국의 관료 나웅배가 그들이다.
구매가격 : 10,000 원
여왕이 사랑한 사람들
도서정보 : 리턴 스트레이치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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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권위 있고 가장 로맨틱한
빅토리아 여왕 전기!
영국 역사상 제일 위대한 여왕 빅토리아,
전기문학의 거장이 유쾌하게 되살려낸
사랑스러운 여왕과 그의 시대를 만든 사람들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 수상작
리턴 스트레이치 이후로 전기문학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_『가디언』
감옥에서 스트레이치의 전기를 읽다가 너무 크게 웃는 바람에 간수에게 경고를 받았다.
_버트런드 러셀
20세기의 거장이 다시 쓴
19세기의 아이콘 빅토리아 여왕
영국의 한 시대를 대변하는 불굴의 아이콘 빅토리아 여왕을 전기문학의 거장 리턴 스트레이치(Lytton strachey)의 글로 만나본다. 리턴 스트레이치는 전기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거장으로 찬양 일색의 전기를 거부하고 그간 부각되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의 새로운 면모를 발굴해냈다. 그가 부활시킨 여왕은 거대한 영연방을 호령하던 군주,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 영국 그 자체였던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역사적 대변혁의 중심에 있었으나 그 자신은 매우 보수적이었고, 여제라는 칭호까지 얻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존경받았으면서도 사실은 권력이 매우 빈약했으며, 왕좌에 앉아 근엄한 표정을 짓기보다는 시시때때로 종종거리고 감정을 폭발시켰다. 또한 여성 참정권이라는 굉장히 혁명적인 화두가 떠오른 시대의 ‘여성’ 군주였으나 여성들의 새로운 목소리를 혐오했고 스스로 평생 여인이길 자처했다.
그렇다면 빅토리아 여왕을 여왕이도록 만든 것은 무엇인가? 스트레이치는 이를 밝히기 위해 여왕과 여왕이 열렬히 사랑하고 혹은 지독히 증오했던 일곱 명의 인물을 불러낸다. 이들은 여왕의 어머니 켄트 공작부인, 가정교사 레첸, 남편 앨버트 공, 그리고 정치적 동반자 혹은 숙적이었던 멜버른, 파머스턴, 글래드스턴, 베컨즈필드 경이다. 켄트 공작부인과 레첸은 공주 시절 왕의 후계자로서 빅토리아의 제왕적 가치관을 형성했고, 앨버트 공은 밤새워 춤추기를 즐기던 빅토리아를 책상과 독서등, 서류 더미 앞으로 불러냈으며, 멜버른, 파머스턴, 글래드스턴, 베컨즈필드는 고집불통에 제 멋대로인 여왕과 때로 힘 겨루기를 하고 때로는 힘을 합치며 국가적 난관을 돌파해냈다. 이들이 공적으로, 또 사적으로 여왕과 맺은 은밀하고 절절한 관계가 역사, 정치, 로맨스의 장르를 넘나들며 펼쳐지고, 이들은 결국 빅토리아 자신과 함께 영국 국민이 사랑해 마지않은 ‘빅토리아 여왕’을 만들어내고 결국에는 ‘빅토리아 시대’라고 불리게 된 시대를 일구어내는 데 이른다.
하지만 빅토리아가 단순히 만들어진 여왕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스트레이치는 한편에서 빅토리아 여왕의 ‘진실성’을 조명한다. 어린 시절 유별날 정도로 정직한 아이였던 빅토리아는 죽을 때까지 그 진실성을 간직했으며,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가족과 정치인, 국민 앞에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런 면에서 빅토리아는 아주 보기 어려운 정치인, 나아가 드문 미덕을 지닌 인간이었다. 빅토리아의 사랑도, 증오도, 애달픔도, 그리고 군주로서의 자부와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집까지도 모두에게 낱낱이 드러났으며, 이는 재위 기간 몇 번이나 위기와 갈등을 불러왔으면서도 결국 대중이 그녀에게 공감하고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했다. 스트레이치의 가감 없는 서술로 여왕의 우스꽝스러운 면모와 한계점, 즉 툭 튀어나온 입과 거기에 고인 아집, 군주답지 않게 촐싹거리는 걸음걸이와 지나치게 감정적인 태도, 뛰어나지 않은 지적 능력과 제국주의적인 사고방식 등이 나열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글 속에서 우리는 영국이 왜 그렇게 빅토리아 여왕을 사랑하고 존경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새로운 역사적 글쓰기―
‘리턴 스트레이치’라는 이름
『여왕이 사랑한 사람들』의 저자 리턴 스트레이치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초의 런던을 거닐며 버지니아 울프, E. M. 포스터, 존 케인스 등과 철학, 예술을 논했고, 이들은 런던의 지식인 모임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며 이후 예술과 학문에 빼놓을 수 없는 영향을 끼쳤다. 스트레이치 또한 20세기 전반의 새로운 예술사적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전기(傳記) 스타일을 창조하며 이후 전기문학의 향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디언』에서는 “리턴 스트레이치 이후로 전기문학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는 말로 그를 평하기도 했다.
스트레이치는 훌륭한 인물의 업적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위인전식의 전기 대신 인물 심리에 대한 통찰과 연민이 돋보이는 압축적이면서도 대단히 신랄하고 유머러스한 전기를 창조했다. 결과적으로 스트레이치의 전기 속 인물들은 이전과 다르게 빛과 그림자가 뚜렷한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띠게 되었다. 또한 스트레이치 특유의 유머가 글 전반에 스며 있어 버트런드 러셀은 “감옥에서 스트레이치의 전기를 읽다가 너무 크게 웃는 바람에 간수에게 경고를 받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역설, 아이러니, 과장 등이 버무려진 스트레이치의 전기 서술은 지금의 관점으로 보아도 파격적이며, 역사적 진실과 소설적 상상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듯 보인다. 전기문학, 더 광범위하게는 역사적 글쓰기의 규범을 가볍게 비웃고 불손함을 거름 삼고 위트를 벗 삼아 써 내려간 그의 익살스러운 작법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구매가격 : 15,000 원
일본의 미신과 종교
도서정보 : 이노우에 엔료(井上円了) | 2023-07-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저본 『迷信と宗教』(1916)(至誠堂書店)
우리 일본이 오늘날에도 미신이 성행하고 종교도 그 구름에 싸여 정신세계가 어두워졌다. 나는 인문(人文)이나 국가를 위하여 미신과 종교를 구분하여 해로운 미신을 배제하고 올바른 신앙 아래서 종교의 빛을 발휘할 필요를 느껴 일편단심 보국(報國)의 미덕으로 본서를 강술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의 목적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등 이하의 사회, 혹은 초등학교 졸업 정도의 사람, 미신의 바다에 빠진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고상한 학설을 첨가하지 않고 복잡한 논리를 피하여 평이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것을 주체로 삼았다.
본서는 가정교육의 교훈자료나 사회교육의 강의자료로 공급될 것을 예상하여 가능한 한 예를 들었고 사실담을 많이 인용하거나 가능한 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을 선정하였다.
그러나 그 담화는 옛사람들의 책에서 발췌하는 것보다 내가 국내외 각국의 실지를 답사하여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많이 기재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자와 종교인은 물론이고 가정의 부모님들은 어느 사회든 이 책을 읽고 가르침과 강연의 자료로 채택하여 사용하시길 바랍니다.<서문에서>
구매가격 : 8,000 원
부역자
도서정보 : 이안 부루마 | 2023-07-1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제2차 세계대전, 권력을 도운 부역자들의 생을 추적!
이 책은 역사가 가진 힘과 신빙성에 대한 검증이다
하인리히 힘러에게 없어서는 안 됐던 개인 마사지사 케르스텐
중국에서 일본 비밀경찰을 위해 스파이가 된 만주족 공주 요시코
동료 유대인들을 독일 비밀경찰에 팔아넘긴 네덜란드의 하시드 유대인 바인레프
선악의 비중을 따져보고 도덕의 질량을 측정할 것
여기 범상치 않은 세 명의 인물이 있다.
체격이 좋은 데다 늘 사는 게 즐거운 마사지사 펠릭스 케르스텐.
자그마한 체구에 남장을 하고 다닌 청나라 공주 아이신줴뤄 셴위(가와시마 요시코).
절멸수용소로 갈 유대인들에게 목숨 값으로 돈을 뜯어낸 유대인 바인레프.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남다르게 관통한 세 사람의 삶을 추적하는 일종의 전기다. 세 사람은 독일어로 ‘호흐슈타플러Hochstapler’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사기꾼, 허풍쟁이, 협잡꾼쯤으로 번역되는 호흐슈타플러는 부역자나 저항자에 딱 들어맞지 않고 강한 도덕적 질타를 불러일으키면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모순투성이 삶을 산 이들이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역사를 다시 읽어보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더욱 도덕의 질량을 세밀히 측정할 수 있고, 사람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선악의 비중을 각각 따져보게 되며, 역사에서 사실만큼 허구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왜 이 셋을 선택했을까? 전쟁 시기에 일어나는 부역과 저항의 행위들은 선악이라는 도덕적 서사에 딱 부합하지 않는다. 악한 일이 선한 의도로 행해질 수 있고, 악한 사람이 간혹 선한 일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케르스텐은 유대인 살해 계획을 세운 힘러의 몸과 마음을 보살폈지만, 훗날 유대인 구출을 돕는 일도 했다. 셋 중 누구도 완전히 타락한 존재는 아니었고, 이런 특징은 오늘날 공공 영역에서 활약하는 이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을 성인보다는 죄인으로 상상하는 게 더 쉽지 않냐며, 이 세 명에 대입해봄으로써 부역의 문제를 반추해보자고 말한다.
역사는 단순하지 않다. 이 책은 삶의 복잡성을, 윤리의 다면성을 최대한 넓게 펼쳐서 보여준다. 거기엔 변곡점들이 있다. 도덕적 인물이 되거나 혹은 체제에 순응하거나. 이 책의 전개 방식은 독일과 네덜란드,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세 사람의 행로를 동시간대로 나란히 펼치는 식이다. 부역자, 협잡꾼, 스파이, 증언자 이 모두가 혼합된 인물들은 국경을 넘나들며 역사를 꽤나 흔들었다. 독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가짜 뉴스나 증언에 휘둘리지 않고, 역사관과 사실 분별 능력을 발휘해 믿을 만한 증언을 가려내기, 절박함에서 나온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인간적인 이해심은 갖되 윤리적 느슨함으로 일관하지 않기 등이다.
케르스텐: 나치 수장을 도운 그는 나치주의자였을까
펠릭스 케르스텐. 그는 나치 친위대 SS의 수장 힘러의 개인 마사지사였다. 즉 인종 학살을 자행한 힘러의 몸과 마음을 양손을 사용해 돌봤다. 이발사나 궁중의 광대처럼 마사지사도 권력자의 심복이 될 수 있다. 권력자들은 흔히 만성 두통, 불면증, 위경련 등 심리적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질환을 겪는데, 마사지사는 그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케르스텐 스스로 “시술하면서 나는 지도자급에 있는 이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치 체제에 기꺼이 적응하면서 “행복을 폭식”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전쟁 말기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케르스텐은 살길을 도모해 진영을 바꿨다. 즉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는 수천 명의 유대인을 수용소에서 구해내는 일을 해냈다. 일각에서는 그가 돈벌이 목적으로 이런 일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저자는 그럴지언정 그에게 일말의 인간적 품위도 없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한다. 전쟁이 끝나면 힘러의 마사지사란 타이틀이 위협이 될 줄 알았던 그는 유대인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움직였고, 심지어 힘러를 설득해 다른 수감자들을 석방시키려는 위험한 시도까지 했던 것이다. 즉 케르스텐은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끔찍한 조건에서 죽어가도록 놔두는 부류의 인간은 아니었다.
이런 양면성을 가진 케르스텐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저자는 “나치 수장을 마사지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전쟁범죄는 아니지만, 그는 틀림없는 나치 부역자였다”고 본다. 그는 나치주의자가 아니었다(그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계층의 인간들을 섬기는 신하였다. 그 계층이 전부 나치주의자는 아니었다 해도 히틀러의 제국에 잘 적응했던 사람들이다. 기업인과 사업가, 교수와 의사, 외교관과 관료들. 이들이 전후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효율적으로 복무하곤 했던 것처럼 케르스텐은 전후에 입장을 뒤집으면서도 결코 히틀러 시절 동료들과의 인연은 끊지 않았다. 그들에게 여전히 마사지를 제공하고 그들의 돈이나 힘에 기대곤 했다. 따라서 그의 선과 악은 우리의 세밀한 도덕적 의식과 평가에 따라 그 무게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요시코: 조각조각 분열된 스파이
나치 아래서 연줄을 이용해 케르스텐이 안락한 삶을 누리던 시기에, 동양에서는 요시코라는 인물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요시코는 이 책이 다루는 인물들 가운데 가장 극적인 삶을 보여준다. 그건 가장 굴곡진 삶을 살았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연극배우처럼 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주족 공주였던 그녀는 아버지가 일본인에게 수양딸로 보내자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삶을 살게 된다. 요시코는 남장 복장을 하는 크로스 드레서였고, 남자/여자와 모두 연인관계를 맺으면서 이 사실로 신문지상을 달구었다. 일본 육군 장교 다나카 류키치와 변태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지즈코라는 일본 여성에게 “내 아름다운 아내”라고 부르며 자신을 시중들게 했다. 게다가 그녀는 일본인들이 무뢰배라면서 그들의 실패한 정책을 입에 올리다가 입장을 바꿔 새로운 아시아를 건설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영웅적 행동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양극단을 오가는 버릇이 있었다. 중국 남성용 장삼이나 혹은 일본 여성용 기모노 차림으로 만주국의 인종 화합을 설파하는 것은 그녀가 보인 퍼포먼스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퍼포먼스는 중일 우호라는 명분 아래 펼쳐진 일본의 호전적인 전략들을 홍보했다.
요시코에게는 이질적인 면들이 혼재했다. 만주족 귀족, 아버지와 양아버지 주위에 모여 있던 극우 인사들, 권력자 위치에 있던 여러 일본인 연인, 자신의 풍부한 상상력이 조합됐던 그녀의 인격은 쪼개진 조각들의 혼합물이나 다름없었다.
1947년 10월 5일 법정. 5000명의 눈이 요시코를 주시하는 가운데 그녀의 범죄 혐의 목록이 나열되었다. 만주의 중국 영토를 정복하기 위해 사적으로 군대를 조직한 죄, 푸이를 괴뢰국 황제 자리에 앉히도록 도운 죄, 중국 침략을 모의한 죄, 상하이사변을 일으키도록 도운 죄, 중국의 군사기밀을 빼돌린 죄, 일본의 선전 선동 내용을 퍼뜨린 죄, 청나라를 수복하려고 한 죄, 중국인 부역자들을 지원함으로써 조국을 배신한 죄,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사무라이 정신’에 오염돼 남자 군사 영웅처럼 행동한 죄…….
하지만 놀라운 것은 이런 혐의보다 그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였다. 그녀는 나라를 배신한 스파이였지만 동시에 근거 없는 혐의를 뒤집어쓴 희생자이기도 했다. 요란한 인물 요시코는 허언증이 있었고, 그녀의 삶은 소설이나 영화로 많이 각색됐는데, 법정은 바로 그런 창작물에 등장한 요시코의 행위를 현실의 범죄 목록에 포함시킨 것이다.
즉 생애 마지막에 내뱉었던 거짓들이 요시코 자신을 삼켰다. 감옥 독방에 갇힌 서른세 살의 그녀는 머리가 깎이고 윗니는 다 빠진 상태였다.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도 몇 가지 이야기를 입으로 꾸며대고 있었다.
바인레프: 유대인을 팔아넘기면서 아우슈비츠행 열차를 멈춰 세우다
바인레프는 유대인이었다. 하지만 유대인 사회에서 그의 위치는 분류하기가 애매했는데, 가난한 유대인 이민자에 속하지만 스스로는 문화적 소양이 높다고 여겼고, 여타 유대인과 달리 독일계 유대인에 더 동질감을 느꼈으며 우월의식을 가졌다. 그는 돈 받고 유대인들을 나치에 팔아넘긴 존재다. 돈 많은 유대인들은 절박하게 바인레프만 믿고 구출 명단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살아남으려 애썼다. 실제로 그는 베스터보르크의 수용소장 게메커를 조종해 아우슈비츠로 가는 열차를 멈춰 세운 적이 있고, 이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뿐이었다. 바인레프는 존재 자체가 기나긴 거짓말의 목록이기도 했다. 그가 돈만 호주머니에 챙긴 뒤 팔아넘긴 유대인은 너무 많아 전후 그에 대한 증언 기록을 정리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들었다. 6년간 바인레프에 대한 증언 기록을 철저히 검토하며 600명이 넘는 증인을 인터뷰한 결과 추려진 보고서는 총 1683쪽에 달했다.
저자는 네덜란드 국립 전시 문서 연구소의 자료들을 면밀히 분석하며 묻는다. “바인레프의 설명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바인레프를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의 설명을 믿을 것인가.” 즉 이 책은 역사에서 누구의 증언을 얼마만큼 신뢰할지 그 판단을 독자가 내리도록 종용한다. 바인레프는 틀림없이 유대인을 구했지만,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고 돈을 챙겼으며, 결국 그 유대인들은 수용소로 보내졌다. 하지만 저자는 그가 “자기 마음 상태에 대해 날카로운 관찰을 할 줄 알았고, 거기엔 일말의 진실이 있었다”는 평도 남긴다.
전후 조사관들이 바인레프에 대해 내린 결론은 치명적이었다. ‘바인레프는 유대인들을 밀고했고, 나치 친위대의 보안 기구인 SD에 협력했다.’ 그는 책도 여러 권 써서 자신을 한껏 변호했다. 1988년 스위스에서 죽은 그는 숨이 멈출 때까지 일군의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는데, 이들은 그에게서 영적 위안을 구했다고 한다.
우리 삶의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꾸며진다
사기, 신분 위조, 거짓은 전쟁의 와중에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산물이다. 피점령국에서 사람들은 본명을 숨기고 속임수를 써야 활동할 수 있으며, 점령국에서도 각종 음모론과 상상은 넘쳐날 수밖에 없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 외에도 많은 사람이 저마다의 이유로 부역 행위를 했다. 하지만 저자는 전후 가장 덜 심각한 부역 행위를 한 일부 사람에게 가장 가혹한 보복이 가해졌다고 말한다. 바로 적군과 동침한 여성들이다. 이들 여성은 편안함, 욕망, 외로움, (어쩌면) 사랑 등의 이유로 적군과 관계를 맺었지 심오한 이념적 헌신 때문에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군중은 이 여성들의 머리를 박박 깎고 오물을 뒤집어씌우고 침 뱉고 강간까지 했다. 부패한 관료, 문제 많은 과거를 지닌 의사나 정치인들은 별문제 없이 신흥 엘리트나 고위층이 됐던 것과 달리.
이 책의 부역자 셋은 진실 속에서 삶을 살지 않았고 허구 속에서 생을 연장했다. 그랬던 이유는 두려움, 오만함 같은 감정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별 이유 없이 그랬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 부역자는 결이 조금 달랐다. 바인레프와 요시코는 삶에 주어진 거짓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꿰뚫어봤고,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케르스텐 또한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도 그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앞의 두 사람에게 조금 더 이해심과 관대함을 보인다. 케르스텐은 체제에 더 순응하는 쪽이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정밀 과학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실제로 발생했던 일인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지만 그 나머지는 전부 해석의 영역이다. 사람의 기억은 변하고, 쉽게 조작되고, 언제든 틀릴 수 있다. 지난 우리 삶의 이야기의 많은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꾸며지고, 우리의 생각은 바뀐다. 저자는 진실을 아주 잠깐이라도 들여다보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생각부터 의심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직 하나의 진실만이 있을 뿐이라고 독단적으로 주장하는 태도는 억압적일 뿐 아니라 아예 틀렸다. 우리가 믿는 그 어떤 이데올로기라도, 의심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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