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

도서정보 : 에드워드 H. 셰이퍼 | 2021-05-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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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제국은 어떻게 이국적 수입 문화로 세계의 중심이 되었는가
당나라 시대의 수입품과 제국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인문학적 분석

사람과 가축, 목재와 음식, 향료와 옷감, 안료와 광물, 종교 용품과 서적까지
전 세계에서 당나라 장안에 모여든 이국적 수입 문화는
제국을 어떻게 바꿨나

<추천사>
“우리 시대에 나온 가장 유익하고, 가장 학구적이며, 가장 재미있게 쓰인 중국에 관한 책!”
_『아시아학 저널』

“드디어 번역이 되었다! 놀랍게 아름답고 황홀하고 또 참혹한 문명의 이야기들!”
_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문화인류학자

“예나 지금이나 중국은 거대한 땅, 막대한 소비시장이다. 1200여 년 전 수입품으로 들여다보는 중국의 속내가 방대한 자료 수집과 분석을 통해 훤히 드러난다. 오늘의 중국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이 외국의 거작巨作이 이제야 한국어로 옮겨진다는 점이 그저 만시지탄晩時之歎일 뿐이다.” _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대당제국의 외래 문물이라는 백과사전적 주제를 박식하고 세련되게 기술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중국 문명의 과거를 감상하며 나아가 그 미래가 개방성과 다양성에 있음을 예감할 것이다.” _이동철,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동아시아 고전학자

<책 소개>
샹다向達의 『당대 장안과 서역 문명』, 이시다 미키노스케의 『장안의 봄』과 함께 중국 당나라 문명 연구의 3대 명저로 꼽히는 에드워드 셰이퍼 교수의 『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가 국내에 초역됐다. 난해하기로 소문난 이 책은 원저가 1963년에 미국에서 출판됐으니 무려 50년 만에 한국어판이 나온 것이다. 육로와 해로를 통해 전 세계에서 대당제국으로 집산된 이국 문물을 백과전서적으로 다뤄 당唐의 물질문명의 실체를 해명할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세계 무역의 문화적 교류의 양상과 당 제국의 개방적 성격이 어디까지 뻗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독특하게도 이 책은 다양한 문학작품의 분석을 통해 동양의 지식인들이 서양을 향해 투사한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의 만화경을 펼쳐 보인다. 엑조틱exotic(이국풍, 이국문물)을 다룸에 있어, 자료는 별로 없이 분위기만 풍기는 책들과는 달리, 그야말로 자료의 바다에서 헤엄쳐 다니면서 실물을 양껏 맛보는 육중한 박물지라는 점에서 이 분야 관심 독자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준다. 저자는 중국이 해금정책을 펴기 훨씬 전, 해로와 육로가 모두 활짝 열린 대교역의 시대에 지구 문명의 모든 예술적 완성품들이 몰려든 당의 수도 장안, 낙양, 광주, 양주 등 주요 도시들의 풍광을 이 책에서 유감없이 그려냈다.
이 책을 지은 에드워드 H. 셰이퍼(1913~1991) 교수는 “당시唐詩의 대가”로 알려진 중국학자로 과학적 이론과 문제틀을 중시하던 주류 중국학계와는 거리를 두었던 인물이다. 어린 시절 지독히 가난했던 그는 도서관에서 이집트를 독학한 이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원전 문헌과 노는 데 익숙한 인물이었고, 먹향도 적당히 풍기면서 개인적인 생각도 자유롭게 발설하는 독특한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도 보여준다. 고풍적인 스타일로 고전 텍스트를 인용하고 또 그것에 심취한 난해하고 시적인 저자의 문체는 책이 다루는 소재인 당나라의 이국 취향과 완벽하게 어울려서 딜레탕트한 박물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당나라는 이국에서 어떤 물건들을 들여왔을까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당나라 시대 이국 문물을 대표하는 물건은 바로 ‘사마르칸트에서 온 황금 복숭아’다.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당나라인들에게 이국적인 상품은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당 제국은 이웃 나라에 예술품과 행동 양식을 전파했다. 오늘날까지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투르키스탄, 티베트, 베트남 등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당나라가 외국에 수출한 물품은 비단, 와인, 도자기 등의 고급품에서부터 복숭아, 꿀, 잣 등의 음식과 책과 그림도 있었다. 동시에 당나라는 서쪽 나라에서 도래한 예술품을 동쪽 나라에 전해주는 등 문화적 중개자 역할도 했다.
반면 당이 이국에서 들여온 물건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그 지점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다. 당나라는 북방에서는 말, 가죽 제품, 모피, 무기를 들여왔고 남방에서는 상아, 희귀 나무, 약재, 향료 등을 수입했다. 서쪽에서는 직물, 보석, 공업용 광물과 무희舞姬까지 수입해왔다. 이 책에서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하나씩 아주 세밀하게 다룬다. 예를 들어 옷감이라도 다 같은 옷감이 아니라 금의, 모직물, 융단, 석면, 펠트 등 종류별로 이것들이 어디에서 들어와 당나라에서 어떻게 쓰이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까지 다룬다.
이 책은 중세 무역의 유용한 통계를 제공하거나 조공 제도에 대한 멋진 이론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무역품을 주제로 다루지만 어디까지나 인문학적 관점을 견지하고, 구체적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들을 제시한다. 술라웨시섬의 앵무새, 사마르칸트의 강아지, 고대 마가다국의 기이한 책, 인도 라자스탄 지역 짬파푸라의 강력한 약. 이런 물건들은 당나라인들의 상상력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자극했고, 그들의 생활 자체를 바꾸기도 했다. 앵무새는 지혜의 상징이 되고, 소설 속 강아지는 아이들을 즐겁게 하는 역할을 했으며, 약초는 까다로운 애주가를 위한 고급 술의 재료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런 문화적인 영향은 시, 포고령, 소설, 왕에게 올리는 상주문에까지 스며들었다.


당나라로 들어온 대표적인 수입품들

이민족 노예
당나라가 주변 이민족을 정복해간 7세기에 많은 전쟁 포로가 당으로 끌려왔다. 돌궐족이 가장 많았고, 만주족과 고구려, 백제인도 있었다. 극소수는 귀족 집안의 사노비가 되어 출세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당 왕조의 노예가 되어 고역을 감수해야 했다. 이렇게 들어온 노예들은 노예 상인에 의해 팔려나갔다. 이민족 노예는 안전한 돈벌이 수단이었다. 또한 고구려나 신라의 젊은 여성은 시녀나 첩, 기생으로서 인기가 높았다. 9세기 중반, 선종은 영남 지방의 노예 매매를 금지하는 칙령을 내리며 “무소의 뿔이나 상아처럼 남녀도 물품이나 사치품이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인도에서 온 곤륜노, 아프리카인 노예 장지 등이 당나라에 들어왔다.

이국에서 들어온 음악
이국에서 공물로 보낸 사람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이 있었던 사람들은 음악가였다. 악사, 가수, 무용수와 그들이 가져온 악기, 음악은 당나라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서역 국가들이 한족의 지배 아래 있게 되면서 당 제국은 약탈에 가까운 형태로 음악을 조공하도록 강요했다. 이는 단순히 음악만이 아니라 연주자와 악기, 악곡까지 함께 전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국 음악은 궁전에서 귀족으로, 일반 시민들에게로 퍼져나갔다. 재능이 넘치는 이들은 관기官妓의 지위를 얻기 위해 기회를 노렸고, 음악은 점점 고급 기녀들에서 거리의 청년들에게 퍼지면서 당나라 문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 흡수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서역 음악 중에서 당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구자(쿠처)의 음악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쿠처 악단의 「고무곡」에 열광했다.

다양한 동물
또한 당나라의 수입품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물이다. 가축, 야생 동물에서부터 새, 모피와 깃털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수입품이 전해졌다. 짬파에서는 코끼리, 코뿔소 등의 동물이 전쟁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당에서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진귀한 구경거리로 남는 데 그치고 말았다. 또한 사자, 표범, 치타, 흑담비, 흰족제비, 영양, 마제양, 마멋, 몽구스 등이 들어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이 동물들이 오늘날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판단하기는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종교 용품
인도와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은 여러 나라로부터 종교적인 신성한 물건들이 당나라로 들어왔다. 성물들이 잘 팔리자 불상, 불사리, 경문 등도 들어왔으며, 이 외국 물건들은 당나라의 종교적인 분위기를 다채롭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불교 성인이나 고승의 유물인 불사리佛舍利의 인기가 높아지자 시인 한유韓愈는 유물 숭배를 비난하기도 했다. 당나라에서 인도로 여행을 떠난 순례자들은 불상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러다 845년 불교 탄압으로 모든 불상을 몰수해 농기구로 다시 주조하거나 동전으로 녹여서 국고로 사용하게 되면서 당나라의 종교 예술에 대한 외국의 영향은 종말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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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의 관기

도서정보 : 요시카와 헤이스이 | 2021-05-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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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뒤에서 엿본 조선 ‘기생이야기’ !!
기생은 경성 단가(短歌)이다. 서도잡가(西道雜歌)라면 매사에 모두 예술을 중시한다. 진주가 가장 좋고 평양이 가장 정통적이다.
아니 경성은…모두 자기의 나라를 자랑스러워하며 큰 연회에서 음식점은 각 권번(券番)의 기생들을 동석시키고, 곧 당을 만들어 양당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노골적으로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일도 드물지 않다. 기생! 확실히 조선의 명물로서 그것은 백미(白眉) 같은 존재이다. 조선 사람들은 일본 벚꽃과 마찬가지로 궁중의 자랑거리로 일본 게이샤라고 생각했다. “현재 기생은 사람들 무리의 기생으로 몇 사람의 연회석상에서 초대를 받는데, 그 목적은 근소한 돈을 받고 시중을 드는 일이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왕후 귀인들만 섬겼으나 이미 내외적으로는 관기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생양성소 규칙의 요령 사항 중에 ‘행실이 불량하여 발전의 희망이 없다고 판단되는 자는 퇴장을 명령한다’라는 조항이 있다. 행실 불량을 엄격히 금지하는 것으로 수업 연한은 보통학교(소학교)에서 4년 수업 이상이므로 12세, 3세의 여자아이가 1학년 학생이 된다.<‘妓生物語’(1932) 중에서 일부만 소개하였음>

구매가격 : 2,500 원

국경일기

도서정보 : 정문태 | 2021-05-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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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국제분쟁 최전선을 뛰어온 베테랑 독립 기자 정문태. 그가 숱한 국제뉴스의 현장을 다니면서 늘 ‘다음’으로 미뤄두었던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는 타이, 버마, 라오스, 캄보디아 국경마을. 국제분쟁 전문기자로 살아오며 늘 마음 한구석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때 묻지 않은 자연에 권력이 임의로 그어놓은 경계, 그리고 그 경계 밖에서 오늘도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 가진 자들이 써 내려가는 역사와는 다른,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저자는 다짐한다. ‘그 밖’들의 역사를 차곡차곡 기록해서 이 세상에 되돌려주겠노라고. 여전히 군부와 맞서고 있는 버마 소수민족 반군, 타이로 건너온 버마 이주노동자, 타이공산당 게릴라 출신 농부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숱한 이름 없는 이들의 목소리와 국경지역 천혜의 절경 여행기가 저자 특유의 문체로 한데 어우러져 있는 이 매력적인 책은 수시로 독자들의 마음을 따갑게 할퀴고 또 뜨겁게 만들 것이다.

구매가격 : 15,400 원

토인비의 투르크족의 사람도 죽일 폭군 전제국가.The Book of The Murderous Tyranny of the Turks , by A

도서정보 : Arnold J. Toynbee | 2021-05-0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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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풍속/신화 > 역사일반
토인비의 투르크족의 사람도 죽일 폭군 전제국가.The Book of "The Murderous Tyranny of the Turks", by Arnold J. Toynbee

터키지방의 국가는 사람도 죽일 악한 폭군 전제국가 라고하는 토인비의 저술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로 유명한 영국의 학자. 터키지방은 서양과 아시아의 접경지역으로 서양의 동로마제국인 콘스탄티로플과 오스만 터키의 전쟁으로
천년역사의 콘스탄티로플이 함락했고 일차세계대전 전후에도 터키와 영국이 전쟁하였음. 책의 내용은 목차및 본문에서 알아보고 우리는 전제정치와 투르크족에 대해서 아래에서 더 알아봄.
전제정치. despotism , tyranny , 專制政治 .독재 정치, 독재 국가 .
국민의 정치참여와 자유권이 없고 지배자가 국가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여 초월적ㆍ강권적으로 지배하는 것.
전제정치는 데스포티즘 despotism 과 티러니 tyranny .
티러니는 원래 고전 고대의 정체유형의 하나이다. 왕으로서의 자격이나 적격성이 결여된 자가 권력을 장악ㆍ찬탈하는 사태를 나타내고 그것은 참주정 ?主政. 통치의 정통성 결여를 문제로 한다는 함의 含意 는 서구에 계승되어 17세기의 영국에서는 사회계약설과도 연계되어 정통한 권한이 없는 지배 일반을 티러니라고 하는 용어가 됨.
하지만 18세기 후반 이후 데스포티즘이라는 개념과 믹스됨.
투르크족 . Turks . 이 민족의 본래 사는 근거지는 중국 천산 天山, Tien Shan 산맥 의 알타이 Altai 산으로 추정. 투르크 족은 중앙아시아의 여러 지역으로 이주하여, 한때 대초원과 러시아 북부 멀리까지 지배. 일부는 칭기스 칸Jenghiz Kh?n 의 대원정단과 함께 서쪽으로 진출. 이슬람에 개종하기 전에 그들은 샤머니즘을 믿음.
투르크계 제국 중에 가장 위대한 나라는 종족 지도자 오스만 Osman , ‘Uth-m?n 의 이름으로 알려진 오스만 제국.
투르크계 민족들은 터키에서 신강성에 이르는 지역에 거주. 요즘은 환단고기가 한국에서 책으로 나오고 , 고대에 중앙아시아의 서쪽으로간 사람들은 터키민족으로 동로마의 콘스탄티로플과 오스만터키와 전쟁함. 중앙아시아의 동쪽으로 간 사람들은 흉노족으로 돼서 한반도의 아래로 내려와서 신라등을 건국함. 백년간의 지금은 한국에서 러일전쟁 세계1차대전 2차대전 그리고 육이오 전쟁후에 이천백년간 이어온 김씨 이씨 박씨 최씨 정씨 등의 휴달리즘 봉건주의가 무너지고 서양에서 들어온 크리스탄니티의 기독교 교회를 중심으로하는 지역공동체가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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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메이슨 비밀의 역사

도서정보 : 진형준 | 2021-05-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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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프리메이슨은 ‘악마 추종 집단’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비밀 결사 단체인 프리메이슨. 베스트셀러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와 『로스트 심벌』에 언급되면서 국내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픽션에서의 프리메이슨은 세계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나 ‘악마를 추종하는 무리’라는 식으로 독자들이 오해하기 쉽게 묘사되어 있을 뿐, 제대로 된 설명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홍익대학교 진형준 교수는 문학 속에 등장하는 프리메이슨의 자료를 수집하다가, 서구 문화사에서 프리메이슨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추적하고자 『프리메이슨 : 비밀의 역사』를 썼다. 실제 프리메이슨은 중세 고딕 성당부터 낭만주의에 이르기까지 서구의 문화 및 정신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지만, 미디어의 왜곡된 묘사와 수 세기에 걸쳐 혹독하게 이루어진 탄압 때문에 그 진면목이 간과되어 왔다. 진 교수는 이 책에서 보다 사실적으로 프리메이슨 관련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그들의 역사와 신화, 상징 등을 다방면에 걸쳐 기술하는 한편 그동안 일반인들이 프리메이슨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했던 갖가지 논란들을 흥미롭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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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풍속

도서정보 : 나무라 나오지 | 2021-05-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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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경 일본인의 한국방문기!!
그들은 마치 오리(鴨)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큰 대륙식 치마를 입은 여자의 모습은 매우 흥미로웠다. 오늘날까지도 나는 조선 사람들 남녀가 모두 흰색 옷을 입는다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 이 옷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흰색 정도가 내가 말한 것 이상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풍요롭고 풍성한 땅은 실로 그 어떤 것에도 대륙적인 한적함이 은근히 드러나 있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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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굴레

도서정보 : R. 태가트 머피 | 2021-04-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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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복잡한 나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놀라운 통찰력
“지난 20년간 외국인 저자가 일본에 대해 쓴 가장 중요한 책!”
오늘날 일본만큼 우리 국민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2019년의 “노 재팬” 이후 어느 정도 격앙된 감정은 가라앉았다 해도 그 어느 때보다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올라가 있는 지금이다. 당분간 이 분위기는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다. 최악이었던 아베 내각이 물러났다지만 그 연장선에서 스가 내각이 들어서 있고,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익 분위기, 과거사 부정,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에 대한 공격, 은근한 무시 등이 적대적 감정의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또한 일본에 대해서는 전혀 전향적이지 않다. 일본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흥미 위주의 문화적 접근 외에 자신 있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양국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진지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피상적·적대적으로 상대방을 손가락질하는 상태에 멈춰 있다. 그런 상황에서 출판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 적대감정을 부추겨야 할 것인가, 아니면 곪아 있는 상태를 외면한 채 문화적·실용적 교류에만 충실할 것인가. 이번에 출간된 『일본의 굴레』에는 이도저도 못 하는 답답한 상황을 풀어보고자 하는 복잡한 심리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여기 태가트 머피라는 미국인이 쓴 『일본의 굴레』라는 두툼한 인문서가 있다. 부제가 독특하다.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이란 말은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이 책의 저자는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미국인으로 열다섯 살에 처음 일본 땅에 발을 내디딘 이후로 40년 이상 일본에서 생활해온 일본통이다. 그는 서양인으로서 일본의 낯설고 이질적이며 표면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모습에 흠뻑 빠졌다가 이내 거리두기를 하면서 내부자이자 동시에 외부자로서 이 사회의 모순적인 측면들을 하나둘씩 파악해간다. 그가 보기에 일본 사람들은 이상했다. 굴욕적일 만큼 친절한 서비스에, 뭔가 불평할 만한 일이 생겨도 침묵으로 일관할 때가 많았고, 권력에 도전하는 일은 좀체 하지 않는 체념적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였다. 다른 한편 그들의 섹스 산업은 서양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방식으로 꽃을 피웠다. 또 일본인들은 작은 일에서 쾌락을 찾는다. 일본인들의 가장 독특한 면모는 모순을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신이 일본을 좋아하면 할수록 그들의 삶에는 어떤 비극적 요소가 덧입혀져 있음을 깨닫는다. 일본 근대사의 대부분은 비극인데, 이 비극은 내외부적 요인이 결합해 일어났다기보단 일본인들 내부의 ‘무언가’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 통찰해낸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태가트 씨가 평생 일본에서 살며 일본에 대해 보고 배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나라와 교토의 설립부터 시작해서, 전국시대의 혼란, 에도 시대 사회의 얼개, 쇄국 정책과 메이지 유신, 제2차 세계대전의 광기, 전후의 경제 기적과 샐러리맨 문화, 1980년대 버블의 형성과 붕괴, 최근의 아베 정권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경제와 정치와 문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일본 사회에 대한 저자의 전방위적인 통찰을 보여줍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며 오래 생활하고 있는 역자들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책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책을 번역했다. 역사의 긴 흐름 위에서 일본의 정치, 경제, 문화를 하나로 꿰어서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종합적인 교양과 통찰력을 제시한 책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관한 생각을 역사 및 문화와 결합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을 때 태가트 머피 교수는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관한 생각을 역사 및 문화와 결합시켜 다른 종류의 글쓰기를 통해서는 불가능한 작업을 해보리라” 결심했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지금의 세계 금융시장의 틀을 형성하는 데 일본의 여신與信 창조가 수행해온 중심적인 역할 같은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슈들을 하나하나 떼어놓고서는 일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저자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일본 경험의 총합을 다루지 않고서는 일본 현실의 그 어느 측면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달리 말해, 일본 은행의 통화 정책, 일본 기업의 인사 관행, 도쿄의 기묘한 스트리트 패션, 일본 정치의 끊임없는 의자 뺏기 놀이, 수 세기에 걸친 일본의 쇄국, 이런 문제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저자는 “내가 열다섯 살 때 낡고 북적이는 하네다 공항에 내려서, 장거리 버스를 타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회색의 약동하는 도시의 풍경을 봤을 때부터 나를 사로잡았던 주제들을 정리하고, 내 평생의 사유에 질서를 부여할 기회를 줄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라고 밝힌다.
『일본의 굴레』는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를 모두 다루고 있다. 책 서문에서 말했듯이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대해 갖고 있는 머피 교수의 생각을 역사 및 문화에 대한 그의 생각과 결합시킨 것이다. 외부자적인 시각과 내부자적인 이해를 겸비한 저자가 제공하는 다면적인 일본 사회 분석은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통찰을 제공한다.

책임감으로 가득한 나라, 무책임의 극치를 달리는 나라

일본인 대부분은 본인들의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서양에서는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잘해내야 한다고들 말한다. 일본에서는 할 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라도(그리고 모두 그렇다는 사실을 안다) 잘해내야 한다. 일본에서 마주치는 예의 바름과 서비스의 수준은 아주 하찮거나 사실은 지저분한 일에서조차 다른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높아서, 가끔 이 세상이 나의 쾌락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환상에 빠져들게 할 정도다. 조금만 무언가를 하면 ‘오쓰카레사마데시타!お疲れ樣でした!’(과장된 감사의 톤으로 당신의 커다란 희생에 대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는 것)라는 외침이 되돌아온다. 누군가에게 차 한 잔과 디저트를 대접하면 진수성찬을 대접했다는 감사를 받는다(고치소사마데시타御馳走さまでした). 반대로, 성대한 식사 자리에 초대받아 갔는데 너무 차린 게 없어서 부끄럽다는 인사를 받는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형식이다. 하지만 이것이 형식이고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 형식에 자발적인 감정이 가득한 것처럼 행동해야만 한다. 모두가 그런 기대에 부응해 행동하고 있고 그게 또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에, 가장 공허하고 형식적인 행위들이 오히려 의미를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이런 형식성은 대인관계에도 적용된다. 상대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당신의 노력에 걸맞은 금전적인 보상을 할 의사가 눈곱만큼도 없는 까다롭고 형편없는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지루한 일을 하고 있더라도, 절친한 벗이나 열정적인 동료를 대하듯 한다. 하지만 타인의 안위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처럼, 최고의 동료를 가진 것처럼, 누가 됐든 지금 상대하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양 행동하다보면, 애정이나 존경 그리고 주어진 일을 최대한으로 잘해내려는 의지 같은 감정을 실제로 내면화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주변은 내가 깊이 아끼는 사람들로 둘러싸이고, 또 그들이 나를 아껴주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한번 약속한 일은 꼭 할 것이라고, 그것도 잘해낼 것이라고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사회에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음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한편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모든 일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모순을 애써 부정하려는 이러한 태도에는 치명적인 정치적 차원의 문제가 있다는 점은 흔히 간과된다. 그런 태도가 일본을 매력적이고 성공적으로 만드는 원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일본 근대사의 비극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대중을 착취하기 좋은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매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성숙함이라 여기고, 어쩌면 가치 없는 목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추구하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는 마음가짐을 대중이 내면화하는 것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본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이런 유동적 가치관의 영향이 사회 지도층 레벨로 가면, 권력자들이 자신이 하는 일과 그 동기에 대해 스스로를 기만하는 이중적 사고를 하도록 만든다.

일본인들의 피해자 의식과 체념의 사고 습관

일본은 더 이상 자국과 이웃 나라들을 불바다로 만들 만큼 위협이 되는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딱히 원인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이유로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의식, 그 안에서 개인은 자기 본분을 다하며 최선을 다해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의식은 여전히 만연해 있다. 일본인들이 이런 의식을 부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피해자 의식(히가이샤 이시키被害者意識)이다.
피해자 의식이 현실 세계에서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은 여러 가지로, 다음과 같은 예들이 있다. 가령 일본은 무시무시한 재정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한때 전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거의 달성토록 했던 사회적 규약을 내다 버렸다. 또 세금과 물가를 올려서 가계의 구매력을 망가뜨리고, 국민연금이 지켜야 할 약속을 파기하기도 했다. 과거 기업들이 직원들 삶의 질을 보장하던 세계는 안정과 미래라고는 없는 저소득 계약직의 세계로 대체되었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자산을 망가뜨리고 직원들을 해고하는 월가의 은행가들처럼 자신들이 한 일을 생각하며 기분 좋아 낄낄거리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는, 자신들도 선택의 여지 없이 희생의 대열에 참여한다고 생각한다. 그 희생을 통해 본인들이 개인적인 이득을 챙기는 경우에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백만의 일본 국민이 어깨를 으쓱하며 한숨을 쉬고는 “시카타가 나이仕方がない(할 수 없군)”라고 한마디 하고는 말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대안이 있다는 사실(강한 노조, 노동자를 대변하는 건강한 정당, 확실한 사회 안전망, 일본 산업의 부활을 위해 가계의 실질소득을 늘려서 내수를 진작시키는 각종 정책)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고려한다고 해도 성숙하지 못한 포퓰리즘으로 비난받는다. 어찌어찌해서 그런 대안에 시동을 건다 해도, ‘일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공격받고는, 기득권 세력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묵살하도록 발전되어온 시스템에 의해 폄하될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헤이안 시대부터 에도를 거쳐 근현대로 올라오며 이런 시스템의 일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마지막 두 장은 최근 수십 년간 일본을 딜레마로부터 구해낼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세력이, 미국의 직접적인 공모와 개입으로 인해 붕괴되었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국민에게 사람답고 안전한 삶을 제공하는 데 존재 목적이 있는 기업, 은행, 정부, 군대, 경찰과 같은 조직이, 그 조직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사람들, 가상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전 국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시도하는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오염되고 장악되어왔는지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사람들은 조직을 그런 식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해나가면서도, 실제의 동기는 스스로에게 감추는 묘한 심리 상태를 필요로 하는데 조지 오웰은 이런 관념적 곡예에 ‘이중 사고doublethink’라는 유명한 이름을 붙였다. 일본의 권력자들은 모순에 대한 관용이 비단 허락되었을 뿐 아니라 필수적이었던 정치적·문화적 전통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일본 정치 구조의 기원: 메이지 이후 100년이라는 굴레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도 시대가 막부의 강력한 권위를 기반으로 수백 년간 평화를 유지해서 상상 이상의 눈부신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뤘다는 부분은 되새겨볼 만하다. 부의 축적은 맨 아래 계층인 상인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사무라이가 지배하는 신분제도가 집요하리만큼 철저하게 유지되면서 생겨난 거대한 모순의 에너지는 오늘날까지도 일본 사회의 여러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 아시아에서 벗어나 서구 열강의 대열에 합류하려던 불과 한 세대의 압축적인 노력이 어떻게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바꿔놓았고 어떻게 여전히 일본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굴레로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분석은 뛰어나다. 그리고 메이지 유신이 천황제도와 의회제도라는 두 가지 ‘허구’를 앞에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그 뒤에서 유신의 주역들이 과두정치를 펼쳤다는 지적, 그들이 나이가 들어 죽으면서 남긴 커다란 권력의 공백으로 인해 최종 책임이 없는 관료에게 휘둘리는 현재 일본 정치의 구조가 탄생했으며, 일본의 조직에서 근본적인 개혁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 최종 책임의 소재가 없는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통찰력 있다.
저자는 또한 국제정치경제학 연구자답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와 경제에 대한 이야기에도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저자는 분명 기존 미일 관계의 수호를 위해 행동하는 미국의 ‘신일본통’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 일본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칼을 들이대는 것은 물론, 현재 일본의 문제들에 원죄를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한다.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 그토록 어려운 것에는, 미군정이 전후 처리과정에서 일본인들이 스스로 과오를 돌아볼 기회를 원천봉쇄해버린 데 큰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미국인이라면 아프게 들어야 할 내용이다. 1990년대부터 미일 관계의 뜨거운 감자가 돼버린 오키나와의 후텐마 해군 기지 문제도 미국 내 관료 조직 간의 경쟁과 이기주의로 인해 불필요하게 장기화되고 복잡해졌다는 지적 또한 그렇다.
환율 정책이나 버블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깊이 들어가 일본 경제가 그려온 극적인 궤적이 머릿속에 정리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일본이 패전 이후 미국에 국방과 외교를 맡긴 대신 미국을 지렛대 삼아 경제를 일으키고, 나중에는 거꾸로 미국이 일본의 경제력에 의존하여 달러 중심의 세계 경제를 유지한다는 얘기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게 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수많은 면모가 전후 일본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모델이 일본의 그것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니 비슷할 수밖에 없다 해도, 주어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문장이 가득하다. 그렇게 일본을 따라가던 한국은 20세기 말을 분기로 점점 궤적을 달리하고 있지만, 일본이 고민하고 있는 만성적 저성장이나 언론의 독립성, 사법 개혁, 저출산 고령화 사회 등이 우리에게도 숙제인 까닭은 그래서이지 않을까 한다.


책 속에서

대신 진정한 사랑이 그렇듯, 그 매혹에는 비극에 대한 깨달음이 덧입혀졌다. 불완전한 생명체와 그들이 만든 것을 사랑하는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깨달음이다. 이제 나는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일본 근대사의 대부분이 비극이고, 그 비극이 흔히 그렇듯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결점이 결합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내가 이 나라와 이 사람들을 사랑하게끔 만든 바로 ‘그 무언가’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모두를 끌어들인 것은 섹스였다. 섹스는 에도 시대에 화려하게 꽃핀 대중문화를 움직이는 공공연한 뿌리이자 원동력이었다. 나중에 일본인들이 서양인들의 도덕관념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부키나 우키요에 같은 정통 일본 예술의 뿌리는 의도적으로 숨겨졌다. 특히 그때까지 일본의 지도층에게 쓰레기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던 에도 대중문화인 목판화나 예술품들에 서양인들이 열광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랬다.

젊은이가 군주가 당한 모욕을 복수하고는 기꺼이 스스로의 배를 가른다는 생각은 대부분의 농민에게 기괴하고 불효스럽게 느껴졌다. 젊은이는 모름지기 쓰러질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아들을 낳아 대를 이어 아버지에게 효도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무라이 정신 자체도 에도 시대에 이미 풍자의 대상이 될 정도로 화석화되었다. 사무라이들은 그런 정신이 실질적으로 무의미해진 사회에 대해 시위라도 하듯 좀더 과장된 자기희생과 지독한 금욕주의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일본이 갑자기 외부로부터의 군사 위협과 국내의 격화된 자유민권운동에 직면하자, 사무라이의 가치는 에도 시대 박물관으로부터 꺼내져서 단지 근대화된 군대에 필요한 것이 아닌 군국주의 사회 전체에 필요한 가치로 재포장되었다.

메이지 시절 종교가 겪었던 운명은 이후 일본이 걸었던 길을 여러 면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일본적이지 않다’고 낙인찍어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사실상의 신흥 종교를 ‘순수하고’ 자생적인 전통으로 포장하여 만들어내며, 한편으로는 서양 문물에 열광한 소수의 엘리트들이 그 제도적 유산을 오래도록 일본에 남기게 된다. 또 ‘일본적인 것’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데 집착했던 메이지 일본은, 일본의 참모습을 이해하는 데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대륙의 영향을 애써 지우고자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많은 서양 문화를 허겁지겁 받아들여 미숙하게 소화시켰다. 그 결과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서양에 대한 일종의 정신분열 상태에 빠졌고, 이러한 모순은 이후 비참한 정치적 결말을 가져온다.

일본 비즈니스의 정신이 앞으로 어떤 상황을 맞아 어떻게 발현되건, 일본 기업들이 과거에 가지고 있던 활력을 이런저런 개혁을 통해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본의 유한책임회사들이 진정 기적에 가까운 일들을 성취해냈던 그 특별한 수십 년은 반복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본 기업들의 문제는, 문화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표류하고 있는 일본이라는 국가가 마주하고 있는 더 광범위한 과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비즈니스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지정학적·경제적 요소뿐 아니라, 일본 비즈니스가 몸담고 있는 문화와 정치의 미래도 가늠해보아야 한다.

구매가격 : 24,000 원

삼국사기 바로알기 1

도서정보 : 김기홍 | 2021-04-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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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삼국사기]는 우리 고대사를 기록한 정사로서 비록 기전체의 사서형태를 갖추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누락된 해가 많고 또한 한 해의 기록도 불과 몇 줄에 그치는 사례가 많아 이를 토대로 과거를 재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심지어 고구려의 최전성기라고 하는 장수왕 시절의 기록에서는 온통 북위 등에게 조공을 했다는 역사로 점철되어 있어서 과연 그 시절이 고구려의 전성기였는지 조차 헛갈릴 정도입니다.

이와 같이 [삼국사기]를 통해서는 우리 고대사를 제대로 알 수 없기에, 부족하나마 그 내용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여 우리 고대사의 진실을 최대한 전해보고자 함이 이 글을 쓰는 목적입니다.

하지만 우리 고대사를 전하는 책은 그 수가 매우 제한적이고 또한 그 내용 또한 왜곡되고 부실하여 고대사의 진실을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하여 이 책에서는 박창화 선생이 전한 필사본들을 다수 참고하여 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합니다. 그 필사본들을 앞으로 [박창화 필사본]이라 부르겠습니다.

[박창화 필사본]이란 일본 왕실도서관인 궁내성 서릉부에서 근무하던 박창화 선생(朴昌和, 1889~1962)이 그곳에 보관된 우리 고대사에 관한 서적들을 발견하고 이들을 필사한 것입니다. 통상 그의 호를 따서 [남당유고]라고 알려졌으나, 그 중에서 직접 저술한 강역고 등을 제외한 순수 필사본만을 구별하고자 [박창화 필사본]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비록 필사본이라는 한계로 인하여 학계의 인정은 받고 있지 못하지만, 그 풍부하고 사실적인 내용은 [삼국사기]의 빈 곳을 채우기에 차고도 넘칩니다. 사서의 진위여부는 그 내용에 의해 판단될 것이지 그 형식에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삼국사기]와는 달리 [박창화 필사본]들은 매년 매월의 기록을 상세히 기록하는 등 [삼국사기]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는 참으로 귀중한 책입니다.

학계가 굳이 이를 위서(僞書)로 판단하는 근거에 대하여 일일이 반박하기 보다는 이 책에서 그 내용을 [삼국사기]와 비교하여 설명함으로서 과연 [박창화 필사본]들이 허황된 소설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사라지고 왜곡된 우리 고대사를 바로잡을 귀중한 사서인지를 판단 받고자 합니다.

앞으로 [삼국사기]의 호칭에 따라 시조 동명성왕부터 차례로 발간할 계획입니다. 또한 신라편과 백제편 역시 그와 같을 것입니다. 우선 [삼국사기]의 본문을 중심으로 해설할 것입니다. 부족한 글이 되겠지만 적어도 알에서 태어난 조류가 아닌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 위대한 역사를 만든 우리 조상님들의 진정한 면모를 밝혀 최대한 상식적인 역사를 알리고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일부 원문의 구결(口訣)은 현대식으로 고쳐 달았으며, 필사본 중 박창화 선생의 가필로 보이는 부분은 삭제하였습니다. 또한 필사본의 속자나 간자는 정자로 바꾸었습니다. [삼국사기] 역시 정덕본을 기본으로 하였으나 일부 문제가 되는 글자는 수정을 가하였습니다. 그리고 본문은 편의상 평어체로 작성되었으니 양해바랍니다.

구매가격 : 2,000 원

피에 젖은 땅

도서정보 : 티머시 스나이더 | 2021-04-2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절대적 필독서! 그 어떤 역사가도 이런 책을 써내지 못했다”

연대기적·지리학적으로 새롭게 구축해낸 연구서
10개 언어로 된 16개 기록보관소를 샅샅이 뒤지다
대단한 학술적 연구이자 여러 신화의 파괴, 유럽 역사를 다시 보는 시작점
막대한 자료, 소름 끼칠 만한 묘사. 세세하고 완전하며 힘이 넘치는 서술
동정심과 공정성, 통찰력이 빛나는 설명
대담하고, 탁월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책
믿을 수 없을 만큼 독창성이 넘치는 책


파이베타카파 랠프월도에머슨상, 라이프치히 도서상, 컨딜상, 웨인 S. 부시니치 도서상, 구스타프 라니스 국제도서상 수상! 영국 더프쿠퍼상, 슬라브·동유럽·유라시아 연구회, 북부독일방송 도서상, 오스트리아 학술도서상 결선 진출작! 『텔레그래프』 『이코노미스트』 『인디펜던트』 『뉴스테이츠먼』 올해의 책! 『뉴리퍼블릭』 편집자가 뽑은 2010년 최고의 책, 『주이시 포워드』 2010년의 5대 논픽션, 『리즌』 최고의 책, 『커커스리뷰』 주목할 만한 책!

10개 언어, 16개 기록보관소의 자료로 획을 그은 연구

티머시 스나이더의 『피에 젖은 땅』은 이차대전사 연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출간된 해에 다섯 개 상을 수여했고, 또 다른 네 개 상의 결선작에 진출했다. 각 나라의 유력 매체 여덟 군데서 ‘올해의 책’으로 꼽았을 뿐 아니라, 앤터니 비버, 새뮤얼 모인, 앤 애플바움 등이 최고의 연구이자 글쓰기라고 상찬했다. 스나이더는 영어, 독일어, 이디시어, 체코어, 슬로바키아어, 폴란드어, 벨라루스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프랑스어로 쓰인 자료를 섭렵하며 16개 기록보관소를 뒤져 이차대전사의 전모를 그려냈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국제적인 집단 기억이 1970~1980년대에 등장했을 때 초점은 독일과 서유럽 유대인들의 경험에 두어졌고, 희생자 중에서도 소규모인 아우슈비츠(학살 유대인 6명 중 1명만 관련됨)에만 관심이 집중됐다. 서구와 미국의 역사가 및 기념운동가들은 아우슈비츠 동쪽에서 희생된 500만 명의 유대인과 나치에게 죽은 500만 명의 비유대인 희생자는 간단히 넘겨버렸다. 또 전쟁이 끝날 무렵 미국과 영국군은 블러드랜드에 전혀 이르지 못해 주요 살육 현장을 하나도 목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방에서 특히 유대인이 많이 죽어간 사실과 서방에서의 지리적 조건을 계산에 넣지 않는다면, 홀로코스트는 유럽사에서 제자리를 찾았다고 볼 수 없다. 그동안 서구인들이 수집한 자료는 블러드랜드에서 일어난 일을 일부조차 밝히지 못했다.
스탈린과 히틀러의 잔학 행위는 하나의 땅에서 하나의 시대에 치러졌다. 1933~1945년 ‘블러드랜드’에서. 블러드랜드는 폴란드 중부에서 러시아 서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연안국들에 이르는데, 당시 여기서 1400만 명이 죽었다. 블러드랜드는 나치와 소련의 힘 그리고 악의가 얽히고설킨 땅이었다. 이곳이 중요한 이유는 희생자의 대부분이 그 땅 출신일 뿐 아니라 다른 곳 출신들의 살육 정책에도 그 땅이 중심지가 됐기 때문이다. 가령 독일은 540만 명의 유대인을 죽였는데, 400만 명 이상이 블러드랜드 출신이었다. 비유대인 희생자들도 블러드랜드 태생이거나 혹은 그곳에 끌려가 죽었다. 독일은 전쟁포로수용소와 레닌그라드 및 다른 도시에서 끌고 와 400만 명 이상을 굶겨 죽였는데, 고의적 기근으로 죽게 된 사람 대부분은 블러드랜드 태생이었다. 스탈린의 대량학살 정책의 희생자들은 소련 전역에서 모든 땅을 훑으며 나왔지만 그럼에도 결정적 철퇴가 내리쳐진 곳은 소련의 서쪽 변경지대인 블러드랜드였다.
이 책은 각 나라의 자료들을 섭렵해 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지성사를 포괄하면서 정치적 대량학살의 ‘진실’에 가장 근접하는 방식으로 전체상을 드러내려 시도한다. 특히 ‘심층적인 어둠의 상징’과 같은 한나 아렌트의 말이 담지 못한 실체들, 프리모 레비와 같은 생존자들의 기록 너머에 있는 진실, 히틀러와 스탈린을 떨어뜨려놓고 다뤘을 때 놓치게 되는 허점 등을 보충하며 확실한 ‘팩트체크’를 한다. 연구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과거의 어떤 사건도 역사적 이해를 초월할 수 없으니 그 틀 내에서 살펴볼 것. 둘째, 당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확실히 있었는지에 대해 숙고할 것. 셋째, 수많은 민간인과 전쟁포로를 학살한 스탈린과 나치의 정책을 시기순으로 정연히 따져볼 것. 특히 세 번째는 희생자의 지리학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문제다.

죽어가는 자들의 목소리를 수집하다

“(어떤 낯선 이가) 전에 가지고 있던 배낭이 사라졌다.
걸치고 있던 누더기가 사라졌다.
속옷만 입은 모습이 되었다.
알몸뚱이가 되었다.
내장이 쏟아져 나온 해골이 된 채 ‘앉아’ 있었다.”
- 베라 코스트라비츠카야의 일기 중에서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는 역사적 통계와 수치들을 정확히 산출하는 가운데, 전체주의에 희생된 수많은 사람에게서 인간의 얼굴을 보려 한 점이다. 책 전체에 죽어가는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뼈다귀나 유령들이 무덤 속에서 걸어나온 듯, 죽음에 가닿는 순간의 흐느낌이 책을 적신다. 스탈린의 정책 아래서 죽어간 자들의 최후 모습 몇몇을 살펴보자.
한 학교의 남학생들이 연못 낚시를 하던 중 건진 것은 학급 친구의 잘린 머리였다. 가족들이 아이를 잡아먹었을까, 아니면 동네 사람들의 식인 행위에 목숨을 잃은 걸까. 이런 의문은 1933년 우크라이나에서 흔해빠진 것이었다. 한 어머니는 자신과 딸이 먹으려고 아들을 잡아 요리했다. 또 친척들에 의해 6세 여아가 구출됐는데, 아이가 마지막으로 목격한 건 자기를 죽이려고 칼을 갈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었다. 어떤 가족은 며느리를 먹잇감으로 삼았다. 시댁 가족들은 그녀의 몸뚱이를 구워 잔치를 벌인 뒤 머리통은 돼지밥으로 던져주었다.
죽음에는 순서가 있었는데, 착한 사람부터 먼저 죽어갔다. 이들은 타인의 것을 훔치지 않거나 자기 몸을 팔지 않았던 탓에 죽었다. 또 남의 시체를 먹길 거부한 이들도 먼저 죽어야 했다. 가족 간의 식인 행위를 끝내 거부한 부모는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죽어갔다. 거적때기에 싸인 소년 소녀들의 널브러진 몸뚱이들이 사방이 깔렸는데, 그들은 자기 배설물을 죽음 직전의 식사로 삼고 있었다.
“하루는 갑자기 그 애들이 조용해지는 거예요. 나가봤더니 그중 제일 어린 아이를, 가엾은 페트루스를 잡아먹고 있었답니다. 그 아이의 살조각을 찢어내서 씹고들 있었답니다. 페트루스는? 그 애도 마찬가지였어요. 스스로의 몸에서 살조각을 뜯어내 우물거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다른 아이들은 페트루스의 찢긴 몸에 입을 대고 피를 쭉쭉 빨아 마셨고요.” 우크라이의 도시 하르키우에서 아이들을 돌봤던 한 여성의 증언이다.
인육을 사고파는 블랙마켓도 열렸다. 심지어 인육은 공식 경제 시스템 안으로 편입됐는데, 경찰은 인육 판매자를 사찰했고, 국가 기구는 사람을 죽여서 고기를 잘라 파는 장사치들을 밀착 감시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식인은 강력한 터부였기에 당시나 지금이나 우크라이나에서는 스스로의 명예에 먹칠하지 않으려고 식인 이야기를 감추는 데 급급하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기근이 절정에 달했을 때조차 식인 행위가 발각되면 극도로 분노했고, 혐의자들을 마구 때리며 불더미에 던졌다. 수많은 사람은 식인의 유혹에 지지 않으려 발버둥 쳤는데, 그 당시 고아가 된 아이들은 자기 자식을 먹길 거부한 부모들이 남긴 것이었다(한편 어떤 아이들은 고아가 되면 식량 배급을 받을 수 있기에 자기 부모가 죽기를 바라기도 했다). 엄마가 자신을 먹도록 아이에게 강권한 사례도 있었다. “엄마가 그랬어. 돌아가시면 엄마를 먹어야만 한다고.”
스탈린의 집단화 정책은 시민 수만 명을 총살하고, 수십만 명을 추방하며, 수백만 명을 아사 직전으로 몰아넣었다. 1930년대 후반 스탈린의 사살 정책은 1930년대 히틀러의 역량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 같은 스탈린의 정책은 분명 히틀러에게 득이 되었다. 정치적으로 비슷한 진영 논리를 펼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집단화와 인위적 기근을 밀어붙이던 스탈린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히틀러의 권력 강화에 여러모로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스탈린식 사회주의의 잔혹사, 굴절된 상의 본모습

이차대전사에서 핵심적으로 볼 것 중 하나는 스탈린의 사회주의 제국 치하에서의 참상이다. 히틀러는 바로 스탈린으로부터 힌트를 얻고 스탈린과 각축을 벌이면서 살인 기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히틀러와 스탈린 사이를 봐야만 유럽의 참된 역사를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1932년의 마지막 몇 주 동안, 외부의 안보 위협이나 내부의 도전 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스탈린은 소련령 우크라이나 주민 수백만 명을 죽이기로 결정한다. 스탈린은 계급투쟁이자 민족주의 투쟁의 일환으로 접근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농민이 가해자이며, 자신은 피해자라는 태도를 택했다. 1932년 후반에서 1933년 초반에 실행된 7대 중대 정책은 소련령 우크라이나에만 적용됐는데, 모든 조치는 살인을 필수로 했다. (한편 당시 곡물 징수를 담당한 공산당 활동가들은 죽음과도 같은 침묵을 남겼다.) 누구 못지않게 정치를 사적으로 풀었던 스탈린은 우크라이나 기근 또한 사적인 차원에서 접근했는데, 그가 고수했던 방침은 ‘우크라이나 농민의 굶주림은 우크라이나 공산당 당원의 배신’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1932년 여름 소련령 카자흐스탄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1933년의 대규모 기아는 스탈린의 첫 5개년 계획(1928~1932)의 산물이었다. 이 기간에 스탈린은 공산당 최상부를 장악했고, 산업화와 집단화 정책을 강행했으며, 패배한 국민을 이끌 무서운 아버지로 부상했다. 그는 시장을 계획경제로, 농민을 노예로, 시베리아와 카자흐스탄의 불모지를 강제수용소 단지로 바꿔버렸다. 그의 정책은 수만 명을 처형으로, 수십만 명을 탈진으로 죽게 했고, 수백만 명을 굶주림에 빠뜨렸다. 주목할 것 중 하나는 ‘명령 00447호’다. 이것은 1930년대 초반 소련 교외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3인 위원회(트로이카)인 지방 내무인민위원회 대표, 지역 공산당 대표, 지방 검사가 시행했다. 트로이카가 맡은 역할은 자신들이 받은 할당량을 실제 시체로 바꾸는 것으로, 그들은 시민의 처형을 결정하는 데 1명당 1분씩 썼다. 이때 가장 많이 희생된 건 우크라이나인과 폴란드인이었다. 폴란드는 부농계급(쿨라크) 때문에 특히 죽음의 골짜기로 수많은 시체가 떠내려가는 결과를 맞았다.
당시 소비에트 체제의 강제수용소는 독일 강제수용소의 25배에 달했으며, 규모뿐 아니라 치명성에서도 독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서는 명령 00447호 때문에 소련에서 18개월간 40만 명이 처형당하는 일에 견줄 만한 사건이 없었다. 1937~1938년 독일에서는 267명이 처형됐지만, 소련에서는 (폴란드) 부농 박멸 작전에서만 37만8326명이 처형당했다. 인구 규모의 차이를 고려하면, 소련 국민이 부농 박멸 작전에서 처형당할 확률은 나치 치하에서 독일 국민이 범죄자로 몰려 사형당할 확률의 700배에 달했다. 또한 1930년대 후반에 가장 박해받은 유럽 소수민족은 400만 명의 독일계 유대인이 아니라, 600만 명에 달하는 폴란드계 소련인이었다. 스탈린은 민족 대학살의 선구자였고, 그중 폴란드계는 가장 처참한 피해자였다. 보수적인 추정에 따르면 1937~1938년 폴란드계 소련인은 다른 소련인보다 체포될 확률이 34배나 높았다.
1938년 말까지 소련이 출신 민족을 이유로 처형한 사람은 나치 독일이 처형한 사람의 1000배가 넘었다. 이 과정에서 소련인들은 나치가 죽인 유대인보다 훨씬 많은 유대인을 죽였다. 정작 유대인은 민족 박멸 작전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대공포 시대와 우크라이나 기근 사태 때 수천 명이 사망했다. 그들은 유대인이라서가 아니라, 가장 잔학했던 정권의 시민이어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런데 소련에서 자행된 이 같은 살육과 강제추방은 서유럽에서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다. 대공포 자체가 주목받지 못했고, 이 모든 일은 정치 재판과 정당·군부의 숙청일 뿐이라 여겨졌다.

히틀러의 살육을 제대로 보기

저자는 “국가사회주의의 최악의 요소로 독일의 집단수용소를 보는 것은 환상”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1945년 초 몇 달 동안에는 독일이 무너지면서 나치 친위대가 운영하던 집단수용소의 비유대 재소자들이 대규모로 죽었다. 일부 굶주림의 희생자가 영미권 기록영화에도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런 이미지는 독일 체제에 대해 잘못된 견해를 갖게끔 했다. 집단수용소는 전쟁 말기에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긴 했어도 의도적인 대량학살 프로그램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비록 일부 유대인이 정치범이나 노동자로서 수용소에 보내졌지만, 집단수용소는 기본적으로 유대인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집단수용소로 보내진 유대인들은 살아남은, 엄청나게 운이 좋았던 자들인데, 이들이 오랫동안 일하다가 끝내 숨진 수용소 사람들을 대신해 증언하게 된 것일 뿐이다. 유럽 유대인을 말살하려던 독일의 정책은 집단수용소가 아니라 헤움노, 베우제츠, 소비보르, 트레블린카, 마이다네크, 아우슈비츠 등지의 구덩이, 가스차량, 살인 공장 등에서 실행되었다.
소련과 독일 두 국가의 살육 담당 기관은 제3의 영토, 즉 블러드랜드에 집중됐는데, 히틀러가 수상으로 집권한 1933년 당시 독일의 유대인 인구는 1퍼센트도 되지 않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시점에도 4분의 1 이하였다. 히틀러가 집권하고 첫 6년 동안 독일의 유대인들은 이민을 허락받아 대부분 천수를 누렸다. 물론 16만5000명이 학살되긴 했지만, 홀로코스트 전체 희생자의 3퍼센트에도 못 미치므로 유럽 전체의 비극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나치 독일이 1939년 폴란드를, 1941년 소련을 침공했을 때에야 ‘유럽에서 유대인을 몰아낸다’는 히틀러의 비전이 유럽 유대인의 가장 큰 두 분파와 연결되었다. 그의 유럽 유대인 박멸의 꿈은 유대인이 살고 있는 유럽 땅에서만 실현될 수 있었다. 소련과 독일 두 동맹국은 어마어마한 수의 잘 교육받은 폴란드인들을 말살함으로써 폴란드에 피었던 유럽 계몽주의의 과실을 뿌리째 뽑았다. 이는 소련에게는 자기식 ‘평등의 확장’을 가능케 했고, 나치 독일에게는 인종주의적 도안을 그릴 수 있게 해주었다.
1941년 6월 22일은 유럽사를 통틀어 가장 중대한 의미를 지닌 날 중 하나다. 이날 ‘바바로사 작전’이 개시돼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는데, 이는 독소 동맹관계의 변화 따위를 뛰어넘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커다란 재앙의 시작점이었다. 독일 국방군과 붉은 군대의 교전은 1000만 명이 넘는 군인의 목숨을 앗아갔다(민간인 사망자는 포함되지 않음). 또한 독일은 이 기간에 1000만 명 이상의 사람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 그렇다면 독일은 왜 동맹을 깨고 소련의 뒤통수를 쳤을까?
저자가 보기에, 히틀러와 스탈린은 모두 19세기 영국을 뒤이어 제국주의와 해상지배권을 차지하려고 했는데, 히틀러에게 있어 동부 유럽은 제국을 현실화시켜줄 땅이었다. 따라서 거기에 있는 소련을 완전히 쓸어버려야 자기만의 ‘에덴동산’이 될 것이기에, 마침내 히틀러는 동맹국 소련을 청소하려 하면서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살인기계로 변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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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이 책의 끝에서 저자는 블러드랜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 의미심장한 관점을 제기한다. ‘독자인 당신은 블러드랜드의 희생자와 스스로를 동일시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블러드랜드의 범죄자나 방관자들처럼 될 위험이 있다. 살인 엔진을 시동한 그곳의 직원들이 나와 다른 인간이었다고 본다면, 그것은 윤리적으로 타당한 태도일까? 불행히도, 스스로 희생자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 건 그 자체로 윤리적인 선택이 못 된다.’
그 시대에는 모두가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생각했다. 20세기의 중요한 전쟁이나 대량학살치고 침략자나 범죄자들이 처음에 자신들은 무죄다, 희생자다라고 주장하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개인마다 피해자 의식은 한도가 없어 보이기에, 스스로 희생자라 믿는 사람은 굉장히 폭력적으로 행동할 동기가 부여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말한다. ‘희생자와 진정으로 동일시되고 싶다면, 그들의 죽음만 볼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봐야 한다’고. 또한 범죄자들이 저지른 행동을 이해하는 일은 별로 매력이 없지만 도덕적으로는 더 중요하기에 여기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도덕적 위험은 누군가가 희생자가 될 때보다 범죄자나 방관자가 될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치 학살자들은 이해 불가능한 인간들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유혹적이다. 하지만 인간에게서 인간성을 부인해버리면 윤리란 불가능해진다. 그런 유혹에 굴복해 다른 사람들을 인간 이하로 규정하는 일은 나치의 입장으로 한발 다가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역사를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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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로 읽는 세계사

도서정보 : 엘리너 허먼 | 2021-04-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재미있다.” _워싱턴포스트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독살 스캔들의 전모를 밝히다
재미와 지식을 한 권에 담은 알짜배기 역사책!

식탁 가득 산해진미가 차려졌다. 하지만 왕은 마음 편히 수저를 들 수 없었다. 음식에 독이 들어 있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독살은 자연사로 위장할 수 있고 진범을 찾기가 어려워서 권력을 탐하거나 누군가에게 앙심을 품은 이들이 널리 사용하던 수법이었다. 그래서 군주제가 성립된 뒤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왕족이나 귀족, 유명 인사의 석연치 않은 죽음 뒤에는 어김없이 독살 의혹이 뒤따랐다.
이 책은 철저한 고증과 최신 법의학 지식을 토대로 당대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독살 사건의 진상을 추적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독을 감별하고 해독제를 만든다며 야단법석을 떨던 사람들이 도리어 지저분한 생활환경, 사람 잡는 화장품, 어처구니없는 치료법 때문에 병들고 죽어갔다는 사실을 밝히며, 욕망과 음모와 살인이 들끓었던 유럽 왕실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김정남 암살 사건처럼 더욱 정교하고 악랄해진 오늘날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구시대의 유물인 줄 알았던 정치적 독살이 지금도 진행 중임을 일깨운다.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충격적인 내용, 소설처럼 흥미로운 전개로 권력의 속성과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이 책을 통해서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과 예리한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역사광과 이야기광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역작!” _퍼블리셔스 위클리
“독살이라는 끔찍한 주제를 이토록 매혹적으로 풀어내다니!” _워싱턴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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