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다혜

도서정보 : 김다혜 | 2021-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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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수파들은 친북적 성향의 세력들을 종북좌파라고 부르고 있어. 그런데 한국의 보수파들이 착각하고 있는 거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간부의 딸로 태어나서 뼛속까지 진짜 좌파였던 내가 가만히 살펴보니, 한국에 진짜 좌파는 거의 드물어. 단지 보수 세력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좌파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그냥 기회주의자들에 불과하더라고.

언니, 우리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을까? 난 있다고 봐. 국가의 장래를 알려면, 앞으로 그 나라를 짊어질 청년세대를 보면 알 수 있는 법이거든. 작금의 현실에 분노하는 청년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희망의 불꽃들이야. 이들은 합리와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된 디지털세대들이거든. 이들이 세상을 바꿀 거야. 빼앗겨 봤기 때문에 뺏긴 자의 심정을 너무도 잘 아는 이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기회는 공평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로 반드시 바꿔 나갈 거야. 난 그렇게 믿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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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도 빛나고 싶은 꽃 그리고 별

도서정보 : 노귀곤 | 2021-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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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야 할 확실한 이유를 찾게 되었고

2012년 직장암 3기 말 진단을 받고 9년 차 치병 생활을 하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와 항암치료의 고통, 좌절감, 그리고 스스로 택한 주변과의 단절로부터 오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내야만 한다고 절감하였다.
은둔 같은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삶의 이유에 대한 끊임없는 문답으로 얻게 된 결론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고 내가 찾는 길이 바로 이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사랑, 삶, 일상, 계절에 대한 문답의 조각들을 모아 문장으로 만든 것이 83편의 시가 되었다. 시는 나에게 삶의 이유이고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었기에 고마운 마음을 오롯이 담으려 애썼다.
노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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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연이의 스물, 하나, 둘

도서정보 : 권혜연 | 2021-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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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 공감, 설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으로 만들어보았어요!

시집을 읽는다는 마음보다는
‘권혜연’이라는 사람의 스물, 하나, 둘을
몰래(?) 엿본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셨으면 해요!
중간중간 제 사진들과 추천곡들도 있답니다!!

구매가격 : 13,200 원

하늘빛 마시며

도서정보 : 길순암 | 2021-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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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에는 반전이 있다

치명적인 상실에 절절히 외로워하지만, 그들이 남겨준 따스한 추억을 반추하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녹록지 않은 인생길, 그중에도 사람에 대한 넉넉한 품을 잊지 않는다. 인생의 내리막길, 고요한 빈 둥지의 덧없음 속에서도 더 큰 나됨으로 채움을 입고 자신의 종착역을 계수하며 영혼의 옷매무새를 조용히 가다듬는다. 이는 시인의 기도가 되고 향기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공명을 남긴다.

-<추천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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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

도서정보 : 정현우 | 2021-1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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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없이 찾아온 슬픔을 앓는 이에게 건네는 따스한 온기!
“움켜쥔 사랑을 잃고 자주 울컥하더라도
사람으로 온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약속은 사랑이다”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로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시인, 정현우의 첫 번째 산문집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그는 이번 에세이에서 인간을 뭉클하게 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과거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식물의 시간을 헤매는 아픈 아버지, 그 옆에서 억척스럽게 모든 슬픔을 감당하는 엄마,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 친구 수, 고양이 묘묘….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자신보다 오래 살 수는 없고, 모든 사랑에는 유통 기한이 있기에 그는 쉬이 외롭고 슬퍼졌다. 상실이 계속되는 날들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물으며 그저 슬픔을 천천히 헤적일 뿐이다.
소년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 사랑과 상실의 에세이는 때로는 한 편의 시처럼, 때로는 소설처럼 읽힌다. 그 리듬 속에서 시인은 슬픔이 무엇인지 섣불리 정의 내리거나 조언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삶의 찰나에서 느낀 진실들을 자기 안의 심해 속에서 끌어올려 우리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넬 뿐. 우리는 그의 글을 각자의 삶에 비추며 자신의 사랑과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과 사랑을 향한 온기 가득한 정현우의 산문집은 우리가 슬픔 속에서도 마침내 사랑으로 설 수 있도록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구매가격 : 11,200 원

나는 6.25의 학도병, 그리고 과학자 송창원입니다

도서정보 : 송창원 | 2021-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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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또다시 과학자의 길을 택할 것이다”

세계가 인정한 방사선생물학자 송창원
암 치료 정복에 매진해온 90년 평생의 회고록

한국인 최초 [네이처Nature] 지 논문 게재, 미국국립보건원 Merit Award 수상, 국제온열학회 스가하라상 수상, 북미온열학회 유진 로빈슨상 수상을 비롯하여 국제원자력기구IAEA 고문(11년간)을 역임하고 대한민국 호국영웅기장을 수여받은 송창원 박사. 60여 년간 암의 방사선 치료 효과 증진을 위한 방사선생물학 연구에 매진했고, 최근에 주목받는 방사선 수술 치료 효과의 과학적 기전을 규명하는 등, 이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한 그는 세계가 인정하는 방사선생물학자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18세 어린 나이에 학도병으로 6.25에 참전했고, 과학자의 꿈을 키워 국비 원자력 유학장학생으로 미국에 유학, 이후 세계적인 학자로 자리하기까지의 여정을 돌아본다. 이 책은 목숨을 걸고 조국을 수호했고 일생을 과학 연구에 바친 과학자 송창원이 90 평생의 삶을 돌아보는 회고록이다.

▶ 『나는 6.25의 학도병, 그리고 과학자 송창원입니다』 북트레일러
https://youtu.be/EDa_dy7tLx0

구매가격 : 11,200 원

씩씩한 항암녀의 속엣말

도서정보 : 이경미 | 2021-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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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으로 ‘말’ 전문가인 이경미 저자는 에세이집 『씩씩한 항암녀의 속·엣·말』에서 삶에서 마주하는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누구나 상처가 있다. 사람과 말, 관계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 저자는 삶의 일부분인 상처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아픔에 매몰되지 않고 용기 있게 맞서는 지혜를 전한다. 남들처럼 보통으로 살고 싶었지만, 암 환자가 되어버린 그녀는 혼자서 세 명의 자녀를 키우며 자신과 가족의 삶을 책임진다. SNS에서 보이는 그녀의 씩씩하고 치열한 겉모습과 달리, 마음속에는 생채기투성이다. 삶의 비탈길에 넘어졌고, 주변이 무심코 던진 말에 많이 다쳤다. 그런 상처를 인정하고, 치유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 글을 썼다. 많이 아팠고, 지금도 아프고 더 아플지도 모르는 그녀의 글로 몸과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기 바란다.

▶ 『 씩씩한 항암녀의 속.엣.말 』 북트레일러
https://youtu.be/Qo8L_zxFm_M

구매가격 : 10,500 원

인생삼모작

도서정보 : 안병영 | 2021-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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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정부의 교육부장관, 노무현 정부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저자가 말하는 삶의 지혜

정년 무렵 귀촌하여 ‘인생 삼모작’을 실험하다!



◎ 도서 소개

격조 높은 인문주의적 지성과 휴머니즘,
그리고 중도주의적 삶의 철학

이 책은 오랜 학자 생활을 거쳐 김영삼, 노무현 두 정부에서 교육부 수장을 지내고, 15년 전에 세 번째 못자리인 강원도 고성에 귀촌하여, 여름에 농사를 짓고, 겨울에 글을 쓰며 인생 삼모작을 실험하고 있는 안병영 연세대 명예교수의 자전적 에세이다.
한국의 대표적 사회과학자 중 한 사람인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는, 이 책에서 그간 살아 온 80년간의 격동의 한국 현대사의 여울 속에서 그가 직접 체험하고 터득한 통찰력과 다양한 지혜의 편린들을 55편의 에세이 속에 담백하고 진지한 필치로 정성스레 펼치고 있다. 주제를 보면, 삶의 주변의 소소한 작은 이야기부터, 비교적 무거운 정치, 사회적 주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시간상으로도 어린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있다. 글 전편에 저자 특유의 격조 높은 인문주의적 지성과 휴머니즘, 그리고 중도주의적 삶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
한국의 대표적 사회과학자 중 한 사람인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는, 이 책에서 그간 살아 온 80년간의 격동의 한국 현대사의 여울 속에서 그가 직접 체험하고 터득한 통찰력과 다양한 지혜의 편린들을 55편의 에세이 속에 담백하고 진지한 필치로 정성스레 펼치고 있다. 주제를 보면, 삶의 주변의 소소한 작은 이야기부터, 비교적 무거운 정치, 사회적 주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시간상으로도 어린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있다.

극단을 싫어하는 중도주의적 삶의 철학 묻어나
책 속에서 전쟁을 겪은 청소년기, 유학기를 거쳐 학자, 장관, 귀촌으로 이어지는 긴 삶의 여정에서 그가 느끼고 터득했던 생활철학이 진정성 있게, 때로는 얼마간 유머러스한 터치로 기술된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역사, 정치, 사회에 대한 보다 무게감 있는 주제들이 다뤄지는데, 여기서 그 특유의 중도주의적 정치적 관점이 두드러진다. 마지막 글인 ‘나의 삶, 나의 길’은 그의 축약된 자서전인데, 여기서 그의 마음의 눈에 새겨진 생활관(觀), 역사관, 정치관이 오롯이 드러난다.
저자는 이 책의 글머리에서, “모든 글이 데드라인의 압박 없이, 마음에 내켜 쓰고 싶을 때, 머리와 가슴에 와닿는 주제에 대해, 마치 창공을 나르는 종달새처럼 자유롭게, 그리고 먼 들판을 바라보는 허허로운 심경으로 부담 없이 쓴 글들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 속에 부지불식간에 내 평소의 생각과 관점, 내 세계관, 그리고 내 전 생애가 고스란히 녹아들었다”라고 술회하고 있다.

‘나의 삶, 나의 길’ 중의 그의 삶의 철학을 담은 두 구절을 아래에 소개한다.
“나는 원래 정석(定石)적 사고에 대해 회의적인 편이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하거나 공인된 해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열심히 미지의 블루오션을 향해 ‘대안찾기’를 해온 편이다. 거기에는 주류가 되기보다는 비주류에 속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행동경로의 탐색과 숨어있는 보물찾기를 즐기는 내 성격 탓도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또한 극단적인 것을 혐오한다. 그래서 나는 진리독점을 공언하고, ‘적과 동지’를 칼날처럼 가르는 좌와 우의 교조주의자들을 경멸한다. 그래서 늘 중도에서 외롭게 길을 찾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요즘은 사라진 ‘아호’에 관한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다. 언제부턴가 아호라는 것이 사라져 버린 이 나라에서 자신의 아호가 생기게 된 연유를 밝히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생경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옛 어른들은 아호를 통해 훨씬 부드러운 대인관계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자신의 아호인 ‘현강’ 이외에도 다른 선배들의 아호에 얽힌 이야기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 있다.

에세이의 새로운 전형
우리나라에서 에세이스트로 손꼽히는 이는 피천득이다. 그는 깔끔한 문체로 우리에게 수필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이후 수필이란 대개 ‘신변잡기식의 소소한 이야기’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에세이와 미셀러니의 주변에서 머문 경향이 있다.
저자의 이번 에세이집은 문학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수필의 새로운 전범을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글의 문체는 부드럽고, 그 내용은 일상의 미세한 감정부터 전 세계적 사고의 분석까지 거칠 것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필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찬탄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저자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 것이나, 수필을 업으로 삼는 분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처럼 극단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중도주의자’로 살아가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부총리와 교수라는, 우리 사회의 리더로 살아온 저자가 느끼는 압박감은 집작이 가고도 남는다. 어쩌면 그가 정년을 맞자마자 시골로 내려가 호미와 곡괭이를 든 삶을 시작한 것은 이런 압박감이 작용한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그는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극단주의를 경계하며 중도실용주의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인생 삼모작을 외치지만,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하는 삶이야말로 그가 주창하는 중도주의적 첫 번째 삶의 실현단계일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그날 그 사건은 나, 열한 살 소년에게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안겨 주었다. 무엇보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양심의 가책에 견딜 수가 없었다. 시간상으로 따져 볼 때, 그가 나와 몇 마디 대화를 마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지프차가 덮쳤으니, 애초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아니 설혹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더라도 그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당장 내려갈게.” 하며 급히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면 아마도 별일이 없었을 것 같았다. 그러니 내가 그 참혹한 사고의 유발자였다.
“나 어제 형을 만났어.”라고 작약)하던 그의 밝은 모습과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 그의 흐트러진 모습이 계속 오버랩되면서, 가슴이 쥐어짜듯 저리고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나는 그가 죽었을까 걱정이 되었다. 사고 현장을 물들였던 핏자국으로 보아 중상이 확실하고, 그것이 자칫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면 나는 미칠 것 같았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부정적인 상상이 증폭되어 급기야 나는 그가 죽었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이 이르게 되었다. 그러면서 급기야 ‘내가 그를 죽였다’라는 망령된 생각이 계속 엄습했다.
그날 이후, 나는 하루 한순간도 이 처절한 고뇌의 심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말수가 적어지고 밤잠을 설치는가 하면 끼니마저 자주 걸렀다. 그러니 옆에서 내 심경을 헤아리는 어머니의 걱정은 태산 같았다. 어머니는, “네 잘못이 아니야. 번잡한 길에서 빨리 차를 몰았던 그 군인들이 잘못한 거야. 그리고 세영이는 좀 다쳤겠지, 죽었을 리 없어.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대신 하느님께 기도해.” 하시며 나를 달래셨다. _18~19쪽

인간은 누구나 운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으나, 그 운명의 영향 아래서 가능한 한 자기 영역을 확대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운명을 부정하고 거부하지는 않지만, 너무 그것을 의식하고 그에 매달리든가, 만사를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미리 염탐해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역술가나 도사 등을 찾고 혹은 스스로 예지력을 키우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쁜 일은 미리 피하고 조심하며, 좋은 일은 더 열심히 노력하기 위해, 혹은 재미 삼아 그런다고 그럴싸한 이유를 댄다.
그러나 나는 자신의 내일을 미리 내다보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운명과 자유의지의 합작품이기 때문에, 그것을 사전에 탐지하고 대처하기보다는, 미래의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그 안에서 자유의 몫을 키우고 그 영역을 확장하는 데 더 진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운명이라는 어휘 자체가 이미 초월성과 신비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거기에는 얼마간 신의 영역이 깃들어 있다고 본다. 따라서 미래 세계에 미리 가보려 하는 일은 우리 인간이 신의 비원을 기웃거리는 행위이다. 그것은 주제넘은 일이며, 자칫 신의 노여움을 살 수도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_45~46쪽

뽑고 돌아서면 다시 고개를 내미는 것이 잡초다. 한쪽 구석에 손대다 보면 저쪽 구석이 무성하다. 한나절 일해야 겨우 한 고랑을 마친다. 그래서 잡초와의 전쟁은 영원한 전쟁, 승산 없는 싸움이라는 절망감이 밀려올 때가 많다.
세계 여러 나라 대통령이나 수상들이 ‘빈곤과의 전쟁’,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남미의 대통령들도 자주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왔다. ‘조폭과의 전쟁’을 공언한 검사장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세상이 떠들썩댔지만 실제로 크게 성공한 예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아마 이 온갖 ‘전쟁’들을 주도했던 주역들도 내가 비 온 후 마치 불사조처럼 기세등등 새파랗게 다시 솟아오르는 잡초 앞에서 느꼈던 진한 열패감을 맛보았을 것 같다. 암 수술에 임한 집도의가 개복 후, 암세포가 원발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크게 전이된 것을 발견하고 느끼는 좌절감도 이와 비슷할 듯하다. _92쪽

‘진영’은 수렁과 같은 것이라서, 한번 거기에 발을 디디면, 한없이 깊숙이 빠져들어 좀처럼 헤어나기가 어렵다. 그곳에는 같은 색깔의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있고, 자신의 글과 말에 열광, 환호하는 ‘동지’와 ‘우군’이 있다. 그리고 차가운 이성을 녹여주는 강렬하고, 따듯한 이념의 ‘품’이 있다. 그뿐인가. 그러다가 그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정치적 기회도 있다. 하지만 거기서 발을 빼는 순간, 그는 그 모든 것을 잃고, 배신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그 때문에 한번 루비콘강을 건너면, 되돌아오기란 생각하기 어렵다.
진영은 한마디로 ‘적과 동지’의 세계관이다. 흑백논리와 독선이 판치고, 이성을 마비시키는 저들만의 차단된 생활세계이다. 따라서 진영에 속한 지식인은 시간과 더불어 점차 진영의 포로가 되어, 진영의 이익에 복무하는 전사가 된다. ‘수렁에 빠진 지식인’은 이미 지식인이 아니다. _286쪽

매사에 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식인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사에 대해 많은 이가 공유하는 적절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고, 상황을 편견 없이 인지할 수 있는 건강하고 신중한 판단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체로 그런 사람은 합리성과 균형감각을 갖추고 얼마간의 상생 의지가 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은 그에 이르기에 몇 %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심이 없다는 것도 말이 쉽지, 실제로 그런 사람이 그리 흔치 않다. 자신의 입신이나 눈앞의 작은 이익에 급급한 사람은 많아도 국리민복이나 공공성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더욱이 정치 주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권력욕이 남달리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나라 전체와 큰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정권과 당리당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처럼 막상 찾자면 사심 없는 상식인도 흔치 않은데, 그런 사람을 대통령이 제대로 찾아내서 지근에 두고,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교감, 소통, 자문한다는 일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대통령 주변에는 사람이 많아도 그런 사람은 드물다. 내가 ‘현인 한 사람’이라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국왕이나, 대통령 혹은 수상의 배우자가 그 ‘현인’ 구실을 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집안의 야당’ 운운하는 것도 거기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우리 대통령 당선자는 싱글이니 그런 배우자도 없다. _290~291쪽

나는 젊은 시절부터 언젠가 노후에 시골에 가서 ‘다른 삶’을 살아 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가능하면 서울서 멀리 떨어진 변방, 주변부로 가서 한가로이 중심부를 바라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래서 정년퇴직하자마자 이곳 속초/고성으로 내려온 지 12년이 되었다. 처음 1년여 동안 소도시 속초에 살다가, 좀 더 위쪽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로 옮겨와서 본격적으로 세 번째 못자리를 실험하고 있다. 여기서 느끼는 것인데, 자연은 사람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그것도 깊게, 그리고 치열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신비의 힘이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여름에 농사짓고, 겨울에 글 쓰는 비교적 단순한 생활 리듬에 따라 사는데, 농한기 몇 달 집중적으로 작업하면서도 대체로 2, 3년에 책 한 권씩 내고 있다. 내가 서울에서 세상을 마주하며 부대끼고 살았다면 이게 가능했을까. 변변치 못하지만 내 저작들은 한여름 땀 흘리며 농사할 때 문뜩문뜩 떠올랐던 숱한 영감들이 가을빛에 영글어 만들어 낸 수확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세 번째 못자리도 앞의 못자리들에 못지않게 다분히 생산적이라고 믿는다.
인생 삼모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앞선 못자리에서 터득한 지식과 사유 방식, 온갖 삶의 체험들, 그리고 그것들이 빚어낸 빛과 그림자를 최대한으로 동원해서 한껏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역시 대학과 정부에서 쌓은 다양한 학습들, 거기서 움텄던 숱한 통찰들, 그리고 함께 얽힌 회한들과 성찰이 이 세 번째 못자리의 기름진 토양이라고 생각한다. _361쪽

구매가격 : 19,200 원

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문학동네시인선 161)

도서정보 : 김유태 | 2021-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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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수록 선명해지는 검음, 나의 그림자를 너라 부를까”
고유의 욕망과 한계를 지닌 죽음을 모르는 말들
생의 원초적 활력이 그려내는 압도적인 이미지
관념의 영역을 넘어 실체를 가진 존재로서 물질세계에 들끓고 있는 언어의 박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문학동네 시인선 161번, 김유태의 첫 시집 『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고유의 욕망과 육체를 지닌, 죽음을 모르는 말들이 도사리고 있는 소요의 장이다. 그의 시들을 일러 ‘림보로의 초대’라고 한 문학평론가 이철주의 표현을 빌리면 김유태의 시는 “정신의 투명한 거울인 줄 알았던 문자가 어느 날 문득 낯설고 생경한 눈빛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순간을, 읽을 수 없는 몸을 지닌 관념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경악스러운 순간들을 매개하고 촉발한다”. 이 시집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목소리인 ‘시인의 말’에서 시인이 “나의 사랑은 불안이다. 내 눈동자에 짓는 공화국의 율서는 불온한 잠언으로 읽히기를 희망한다. 읽을수록 의지를 상실하는 위험한 외경 한 권이 나의 온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그대로, 『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에는 우리의 존재를 저 기저에서부터 뒤흔들 준비가 되어 있는, 위태로운 활력과 에너지로 끓어넘치는 44개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구매가격 : 7,000 원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문학동네시인선 162)

도서정보 : 김현 | 2021-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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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그토록 허술한 것이라면
우리에게 왜 용기가 필요하겠어요”
일상 언어와 시적 언어의 경계를 무화하는 문법으로 자아내는 지독한 위트와 페이소스
김준성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수상 시인 김현 신작 시집
문학동네시인선 162번 시집으로 김현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을 펴낸다. 2009년 시단에 등장해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호시절』 『낮의 해변에서 혼자』 등 네 권의 시집을 발표하고 김준성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시세계를 구축해온 김현. 첫 시집 『글로리홀』에서는 서브컬처와 혼합장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소수자의 욕망을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입술을 열면』에서는 장면전환기법 등 영상문법을 활용해 독자들에게 낯선 시적 감각을 전달한 그는 『호시절』을 통해서는 지속되는 혐오와 차별에도 커다란 사랑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소수자의 기쁘고 슬픈 삶을 서정적 언어로 그려냈다. 소시집 『낮의 해변에서 혼자』를 지나 펴내는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는 그런 그가 구축해온 시세계의 방점을 찍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 언어와 시적 언어의 경계를 무화하는 독창적인 문법으로 구사하는 서늘한 풍자와 지독한 위트는 읽는 이에게 신선한 문학적 충격과 함께 짙은 페이소스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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