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 (문학동네시인선 158)
도서정보 : 신용목 | 2021-09-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순간이 있지/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일들이 있어서”
존재하던 것이 사라져버리는 필연적 운명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시인의 특별한 시간운용법
백석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노작문학상 수상 시인 신용목 신작 시집
2000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신용목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 문학동네시인선 158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소시집으로 묶은 다섯번째 시집 『나의 끝 거창』(현대문학, 2019)에 나고 자란 곳이자 떠나온 곳, 지키고 싶은 시절이자 지우고 싶은 시절을 품은 곳 ‘거창’을 전면에 드러낸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면, 그 전후에 쓰인 시 53편이 일곱 개의 부로 나뉘어 이번 시집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에 묶였다.
시인은 시간을 새로이 운용하는 자다. 지나버린 시간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천착이 빚는 슬픈 아름다움이 시인을 그리 만들었다. 존재하던 것이 사라져버리는 필연적 운명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시인 특유의 시간운용법이 이 시집 전반에 드리워 있다. 있었던/있는 것을 끝까지 포착하기, 그것에 대해 말하기, 지켜내기. 시간을 멈추어서라도. 덕분에 우리는 이 간절한 지연의 세계 속에서 “하나의 빗방울과 다른 빗방울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서” “영혼의 핀셋을 나무의 긴 손가락에 쥐여주고, 계절의 톱니바퀴에 감긴 울음과 울음의 결들을 다 뽑아 한낮의 푸른 잎으로 달아놓을”(「시간은 취한 듯 느리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서 사라지는 것이 있다 물 끓는 소리에서 피어나는 물방울처럼
창문 너머 공터에는 단독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책장으로 가 시집을 펼치고 ‘라일락’이라는 글자 속에서 라일락 향기를 찾는다
지금 사라지는 것이 있다
텔레비전을 켜면
사랑해요, 고백은 영원히 죽지 않아서 사람이라는 숙주를 갈아타고 갈아타고
사랑해요, 지금쯤 저 배우는 퇴근했겠지
고백으로부터
여기서 사라지는 것이 있다 수없이 지나간 일요일이 덩그렇게 남겨놓은 오후
아파트에 살면서 갖다놓은 화분
17층 공중의 작은 땅
_「생활사」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일들이 있어서”(「예술영화」) 시인은 말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어느 비 오는 날, “가로등은 그대로 멈춰버린 거대한 빗방울 바닥에 부딪쳐 흩어지기 직전의 시간을 매달고 있는 단 하나의 순간”,이라고 씀으로써 그 순간을 봉인하고자 한다. “그러면 보인다”. “내가 늘 끌고 다녔던 마음 아니/ 묶어놓았던” “개라는 빗방울”이(「유령 비」).
있었던/있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집 곳곳에 무언가 ‘끓고’ 있다. 가령 주전자 속에서 물이 끓고 있다. 물이 졸아들고 주전자는 텅 비겠으나 그 수증기는 조용히 구름이 되고, “구름의 발”로써 지상에 닿는 비. 그렇게 “주전자를 새까맣게 태우며 오는/ 비”를 떠올려보자. 주전자 속 물은 사라져버린 것인가. 하늘과 땅을 잇고 스미는 비와 무관한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는 없고 “어떤 이별도 남아 있지 않은 인연에게/ 남은 것”(「구름 제조법」)이 더는 없다 단정할 수 없다. “‘형태 없는’ 가능성에 형식을 입히는 작업에 복무하는 사람, 그가 곧 시인인 셈이다. 이 시인 파수꾼은 단지 과거의 어느 영광된 시간을 지켜내는 데 관심을 두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존재가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가능성을 지켜내고자 성실하게 움직인다. (…) 신용목의 시는 몇몇 글자에 욱여넣을 수 없는 삶, 그것을 짊어지고 있는 세상의 숱한 존재에 대해 ‘영영 모른다’고 고개 돌리지 않고 그 존재 자체가 여러 시간성을 복합적으로 품으면서 ‘있는’ 순간을 드러내고자 한다. 시는 그런 것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양경언, 해설에서)
1부 ‘비’를 시작으로 ‘배’ ‘밤’ ‘새’ ‘끝’ ‘꿈’ 그리고 다시 7부의 ‘비’로 이어지는 일곱 개의 부 나눔. 신중히 나뉜 각 부의 열쇳말인 듯, 진실이 응축된 결정적인 한 음절인 듯, 그것을 가만히 입안에 머금고 신용목 시인이 파수꾼처럼 지켜낸 세계를 가만히 거닐어보기를. 그러다 만난 이가 건넨 우산을 펼쳐 가만히 머리 위로 써보았을 때, 비로소 쏟아지는 비를, 그 비가 적시는 것을 새로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도서정보 : 림태주 | 2021-09-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나와 당신의 언어들이 우리 사이를 채웠으면 좋겠다”
진심을 담은 가장 단순한 삶의 문장들과
마음의 사이를 잇는 보통의 언어에 대하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정한 온도로 배어드는 관계의 언어가 있다. 수십만 수백만 개의 말들 중 바로 그 언어가 우리 사이를 채운다. 시인은 말한다. 인생이란 결국 어떤 사람에게 선을 잇고 어떤 언어에 줄을 그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세상의 많고 많은 말들 중에 내가 밑줄을 그은 말들이 나의 언어가 된다고. 그리고 끊임없이 묻는다. 당신이 어떤 언어를 사랑했는지, 어떤 환상을 좇았는지, 어떤 빛이 되고 싶어 했는지. 시인의 언어를 따라다가 보면, 나의 언어로 누군가의 어두운 마음을 어떻게 비출 수 있을지 헤아리게 된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상대의 말을 온 마음으로 들을 때 비로소 ‘우리’라는 관계가 피어난다는 사실을.
결국 이 책은 언어로 이룬 관계에 대한 에세이다. 오늘 당신이 밑줄을 그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고 싶은 언어는 무엇인가? 그 언어가 마음의 사이를 이어줄 것이다. 시인의 진심을 담은 삶의 문장으로 채워진 페이지를 넘기며 밑줄을 그어도 좋다. 지금 떠오르는 바로 그 사람에게 밑줄 가득한 이 책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우리’가 시작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고려 가요집—나종혁 고려 가요 완역 시집 <제3판>
도서정보 : 나종혁 | 2021-09-25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2019년 발행 [고려 가요집] 제1판에서 향가계, 속요계, 경기체가계, 실전 고려 가요 총 65편을 수록했고, 2021년 제2판에서는 잡가계 고려 가요 8편을 더하고, 속요계 고려 가요 29편을 수록해 고려 가요 총 93편으로 확대했다. 이번 제3판에서는 경기체가계 고려 가요 ‘유림가’ 1편, 당악계 고려 가요 3편, 여말 나옹화상 고려 가요 4편, 그 밖의 조선 시대 속요계 고려 가요와 고려 가요계 조선 가사를 더해 총 13편이 추가되어 고려 가요 총 106편으로 확대되었다. 본 고려 가요집은 속요계와 경기체가계 고려 가요를 근본으로 하는 게 통례이지만, 향가계, 잡가계, 실전 고려 가요를 덧붙여 우리나라 고려 가요의 유산을 더욱 풍부하게 함으로써 고려 가요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 가요 애호가들과 연구자들에게 참조가 될 만하다.
구매가격 : 10,000 원
회색 하늘도 색색 빛깔 하늘로 바뀔 수 있어
도서정보 : 홍기자 | 2021-09-2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작가이면서 유방암 환우이고 여러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정 씨.
언론매체에서 일하며 누구보다 빠릿빠릿한 ‘정보의 안테나’를 세우고 살았던 ‘멀티 형 인간’이었다.
하지만 유방암 항호르몬 치료제의 부작용 중 하나인 극심한 불면증으로 ‘타과 의사가 먼저 처방해 준 수면제’를 복용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수면제를 단약하면서 ‘산 채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오는 엄청난 금단증상을 경험했다. 그 부작용으로 건강이 크게 상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먼저 진단하고 처방해 준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먹게 되었다.
기저질환들에도, 암에도, 생활에도 씩씩하게 버티던 멀티 형 안테나가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위험한 때 불가피하게 약의 도움을 받았지만 강철 멘탈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 수면제, 항불안제, 항우울제를 모두 단약했다.
정신과 약물이 어느 진료과에서나 너무 쉽게 처방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이 시대.
정신과 약으로 치료를 끝까지 꼭 해야만 하는 환우가 아닌, 이제는 약을 끊고 싶은 환우 모두가 어떻게 해야 정신과 약을 안전하게 먹고 안전하게 끊어야 하는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돕고 싶은 가족의 마음으로 알려준다.
구매가격 : 9,800 원
어른을 위한 수면 동화
도서정보 : 이타르 아델 | 2021-09-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명상 앱 ‘마보’ 유정은 대표 강력 추천
읽다 보면 잠이 스르르…
“하루 종일 긴장한 우리의 몸을 달콤한 잠으로 이끄는 책!”
당신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선물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깊은 잠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불면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명상 및 수면 전문가들이 숙면에 도움이 되는 명상 기술을 적용해 창작한 열 편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어른을 위한 수면 동화』라는 제목의 이 책은 독일 최고의 명상 앱 ‘세븐마인드(7Mind)’에서 이용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면 동화들을 엄선해 담아낸 것으로, 잠자기 전 편안한 자세로 앉아 읽는 것만으로도 명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더 놀고 싶어서 잠을 자려 하지 않는 아이들을 재우는데 베드타임 스토리를 읽어주는 것이 효과적인 것처럼, 잠들지 못해 뒤척이는 어른들이 건강한 수면 습관을 갖게 되는 데에도 잠자리 동화가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수면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몸과 마음을 이완시킴으로써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해주는 수면 동화 열 편이 담겨 있다. 열 편의 이야기에서 각각의 주인공들은 때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때론 조화로운 일상 속에서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보낸다.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또는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주인공들이 모든 감각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묘사한 문장에는 호흡과 바디스캔 같은 명상의 방법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켜주는 수면 동화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침에 더없이 개운하게 눈을 뜨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이 수면 보조제 없이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구매가격 : 10,150 원
경자야
도서정보 : 고재동 | 2021-09-17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24절기를 2년 꼬박 쉬지 않고 따라다니며 그렸다. ‘농가월령가’도 아닌 것이, 사랑월령가도 아닌 것이 내 뜰에 들어와서 가을비에 젖으며 수채화를 쓴다. 가을장마가 아무리 정체전선을 두텁게 형성하여도 계절에 떠밀려 물러나고야 만다.…”
한국수필문학상 수상자인 우초 고재동 수필가가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강아지와 아기염소가 쓰는 서사시』(북랜드 2021)에 연이어 수필집 『경자야』를 펴냈다. 책에는 춘하추동 계절의 길잡이가 되는 24절기를 두 해에 걸친 따라가며 바라본 귀촌 풍경을 동화를 쓰듯, 수채화를 그리듯 천진하고 투명하게 담았다. 시인이기도 한 고재동 표 산문 형식이라 할 만한, 자작시 한 편이 편마다 수록되어 언제나처럼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작가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정했다는 책 제목 『경자야』 가 참 정감이 간다.
벽 하나 사이 두고/ 허한 밤 가슴 앓던/촌뜨기 소나무는/ 한마디 말 못 하고/뒷모습/ 애잔하게 보낸/ 옆집 누나 경자야// 반세기 건너와서/ 다시금 가슴앓이/ 젖은 맘 달래려다/ 타는 놀 뚫린 저녁/ 내 고향/ 산마루터기에/ 긴 목 빼고 서 있다 -「소나무」-
강아지와 아기염소, 돋을별 찬란한 아침, 경자야, 입추에서 대한까지 4부, 48편의 작품이 실렸는데 입춘부터 대한까지 어김없는 24절기와 함께 흘러가는 소박한 시골에서의 일상과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소재이다, 사람, 동식물, 자연 심지어 우주가 별개가 아닌, 소통 상생하는 일체 합일의 세상을 그리기 위해 작가는 서정과 서사, 대화체나 산문체, 시와 동화 등 다양한 글쓰기 방식으로 독창적인 수필을 선사한다. 담백한 듯하면서 시적인 문장과 문체가 편마다 일품이다. 편안하게 읽히면서도 깊이 있는 교훈을 주는 수필가의 개성 있는 글에 감탄하게 된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탓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몸을 튼실하게 보존한 냉이는 제 몸 불살라 아낌없이 60대 우리 부부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종족 번식하기 위해 악착같이 겨울을 났지만, 밭 한가운데 냉이는 어차피 자리를 비워줘야겠기에 아낌없이 우리에게 봄을 지폈다. 밭 가장자리나 밭둑에 우뚝 서서 자랄 동료에게 훗일을 부탁하고. -경칩 「강아지와 아기 염소·2」-
…나는 달이 대낮에 어느 하늘에 떴는지 뭇 사물들이 감지조차 할 수 없을 때의 낮달이고 싶었다. 아니 진작부터 그런 낮달이었다. 해와 인간, 모든 생물과 무생물체가 깨어 있으니 달의 존재 가치가 하늘에도 그 어디에도 없을 때 나는 숨죽이며 늘 등 뒤에 있었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후미진 곳에 무지렁이로 살고 있다. 해가 지고 사물이 잠들 때 노랗게 빛을 내는 달은 너무나 먼 곳에 있었다.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우주의 끝 간 데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평생 동경하는 나의 애장품이었다. 그의 마음을 훔친 뒤부터. -입하 「두 개의 아기별」-
네가 떠날래?/ 내가 떠날까?/ 우주 밖 나무집 한 채 지어줄 테니/ 코로나와 곳간 비운 생쥐는/ 거기 가서 살건 말건/ 지구의 빈 곳간은/ 황소바람 맞으며 내가 지킬게. -소한「생쥐와 황소」-
은종일 수필가 ((사)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이 말한 바와 같이 『경자야』에는 “한 편 한 편에 사랑으로 점철된 자연이 있고, 꿈을 보듬는 우주가 있다. 동식물, 심지어 무생물에까지 생명력을 불어넣어 교감하는, 상상력의 세계”가 있다. 그 세계가 참 아름답다.
구매가격 : 10,500 원
내 마음의 바지랑대
도서정보 : 류경자 | 2021-09-17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글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으니 나이 들어 이보다 더 좋은 친구는 없다. 나의 민낯이 숨김없이 드러나도 아직은 작은 알갱이라도 잡으려는 잠재력이 있어 행복하다.”
전시회를 몇 차례 한 바 있는 이름난 민화 작가이자 서예 작가인 류경자 수필가가 두 번째 수필집 『내 마음의 바지랑대』를 펴냈다.
“…걸음걸이가 좀 흔들리면 어떻고 귀가 안 들리면 어떠리. 마음속에 따뜻한 사랑을 간직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기쁨의 인생을 짓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그런들 어떠리」)
그렇다. “아무런들 어떠리.” 책에 실린 48편의 작품에서 류경자 수필가는 있는 그대로 우리의 일상을 진실하게 보여준다. 하루하루 되풀이되는 평범한 삶의 갖가지 에피소드를 수다를 떨 듯 푸근하게 풀어놓으면서도 사금처럼 반짝이는 감동이 있는 글로 만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아무런들 어떠리’라는 무한긍정의 그 마음, 따뜻한 사랑의 그 마음이 작가의 손끝에서 배어 나와 글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엄연히 재봉틀은 기계지만 외관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반짝반짝 빛을 내는 세련된 까만 몸통에 유려한 곡선의 허리를 자랑하고, 금속 머리 판에는 당초무늬로 장식하고 멋을 냈다. 노루발의 교체로 온갖 변신을 할 수 있는 이 기계는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다.
실 끝도, 바늘귀도 보이지 않는 나의 눈 상태이지만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으로 요행히 실을 꿰어 바지통 줄이고 늘리는 재미는 아직도 이어간다.-「재봉틀과 좀 놀아본 사람」
일명 “쪽보”라고 불렸던 이 유품은 외조모가 혼인하기 전에 만든 것이다. 내가 결혼할 때 선물로 받은 하얗던 보자기는 세월의 두께만큼 누렇게 변했다. “류경자 외조모”라고 초록색 “구뎡실”로 사인까지 수놓은 잠자리 날개 같은 이것을… 중략 …요즈음 너도나도 “예술가”가 흔해 빠진 세상이지만 옛날이라고 해도 어찌 신사임당만 예술가였겠는가, 우리에게 그 아름다운 것을 승화 전수시킨 할머니도 예술가였던 것을! 다만 후손이 아둔하여 눈을 못 뜨고 온전히 간직하지 못했으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예술가」-
‘곰삭은’ 글맛 있는 관록의 작가가 그려 보여주는 ‘민낯’의 솔직한 생활 이야기가 손에 잡힐 듯 경쾌하고 선명하다.
아니 저놈이 좀 미친놈이라고 치자. 그래도 뭔가 볼 게 있으니 나한테 딴죽을 걸었을 거 아닌가 말이다. 음 내 다리가 괜찮아 보였나? 아니 내가 지 또래로 보였나! 히히히… 하여간 미친놈이야. … 아이고 맙소사 내 착각에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 그러니까 아까 그 트럭의 운전수가 빵빵거렸던 것은, 내 다리가 예뻐서도 아니고 내 제 또래로 보여서도 아닌, 다만… -「착각」-
특히, 사별, 병환, 늙음 등 황혼의 일상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작품을 통해서 “진정한 어른의 기준은 쇠약해가는 육신이 아니라 성숙한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라는 인생 경험에서 우러난 생생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안간힘으로 버티는 삶의 시간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랑과 평안함을 찾아라.”라는 지혜로운 충고가 담긴 『내 마음의 바지랑대』 한 편 한 편이 각박한 우리 일상에 바지랑대가 되어줄 만하다.
구매가격 : 9,000 원
지우는 마음도 푸른 물든다
도서정보 : 유영서 | 2021-09-16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음사 시선 325, 유영서 제2시집
<<시인의 말 중>>
서녘 하늘에
붉은
노을이 되고 싶었습니다
일기처럼
마음으로써 내려간 글
지우는 마음에
푸르름을
닮고 싶었습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치카를 찾아서
도서정보 : 미치 앨봄 | 2021-09-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핏줄로 이어지지 않아도
사랑으로 가족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독자서평 3,400여 개!
『치카를 찾아서』는 아이티 지진에서 살아남은 다섯 살 시한부 소녀 치카와 미치 앨봄이 만나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휴머니스트인 미치 앨봄이 다시 한번 우리 삶의 고통과 행복을 어루만진다.
아이티 지진을 계기로 마주하게 된 다섯 살 소녀 치카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과 조건 없는 사랑을 통해 비로소 찾은 ‘가족의 진정한 의미’, 상실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사랑스럽고 빛나는 가슴 아픈 찬사” “소망, 믿음, 그리고 무조건적 사랑을 바탕으로 한 비극적이고도 희망적인 이야기” “의심할 여지없이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이 될 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치카가 세상을 떠난 지 일 년이 되는 해 쓰기 시작한 이 책은, 너(치카), 나(미치 앨봄), 우리(가족)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반복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슬픔에 빠진 미치 앨봄 앞에 죽은 치카가 나타나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줄 것을 제안한다. 그는 치카가 영원히 자신의 곁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치카가 가르쳐준 교훈들을 글로 쓰기로 한다. 고통의 시간을 극복하기 위한 치유의 글쓰기보다는 어린 소녀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고 되돌아보는 회고록에 가깝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모리가 14번의 만남을 통해 삶의 비밀과 기적을 가르쳐준 것처럼 치카가 알려준 7개의 빛나는 삶의 교훈을 오롯이 담았다.
‘나’와 ‘너’에서 시작되는 ‘우리’의
일곱 가지 빛나는 삶의 기적!
20년 전에 시작된 모리와의 여행이 마치 치카의 죽음에 대처하기 위한 신의 계획처럼 느껴질 정도로 닮아 있다는 것을 저자는 깨닫는다. 앞으로 닥쳐올 암울하고 절망적인 소식에 대비해 견고한 철학과 강인한 심장으로 무장하게 하려는 뜻일지도 모른다고 담담하게 읊조리는 미치 앨봄 특유의 문체가 빛난다. 이미 죽어간다는 건 수많은 슬픈 일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 모리 교수를 통해 배웠지만, 저자에게 치카의 죽음은 아직까지도 극복될 수 없는 큰 슬픔으로 남아 있다. 모리와의 경험이 세속의 욕망을 떠나 자선의 삶으로 바꿔놓았다면 치카는 아이가 없었던 저자에게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고 남은 시간을 기적으로 바꾸어놓았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고백한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썼거나 앞으로 쓰게 될 책들 중 가장 힘들게 쓴 책이자 가장 중요한 책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우리 삶의 어떤 국면보다도 더 많은 것을 치카로부터 배웠다.”라고. 『치카를 찾아서』는『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시작된 ‘삶과 죽음’의 화두를, 한층 더 깊어진 사유를 통해 더욱 풍부하고 확장된 차원으로 이끌어낸 미치 앨봄의 또 하나의 걸작이다.
구매가격 : 9,600 원
신라 향가집―나종혁 향가 완역 시집 <제4판>
도서정보 : 나종혁 | 2021-09-15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신라 향가집 <제4판>]은 2021년 발행 [신라 향가집 제3판]의 개정판이며, 1판의 향가 36편, 제2판의 향가 51편, 제3판의 향가 70편을 확대해서 제4판에서 73편의 향가와 향가계 가요를 수록했다. 신라부터 조선까지 총 73편의 향가의 원본 이두문을 한글 현대어본으로 완역했고, 서문에 향가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다. 수록된 향가는 [삼국유사] 총 14편, [균여전] 총 11편, [화랑세기] 2편, 실전 향가 25편 등 총 73편이다. 한글 현대어본, 이두본 그리고 [균여전] 향가 한역본이 수록되었다. [이두 어휘 편]과 [향가 시인 소개] 그리고 이두문이 부록으로 첨부되었다. [이두 어휘 편]에는 [유서필지]에 수록된 이두 어휘들이 소개되었다. 덧붙여, 신라 참요 2편이 추가되었다.
구매가격 : 10,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