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레 꾼
도서정보 : 김동극 | 2023-09-2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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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수필100년 사파이어문고 13번째 책은 덕촌(德村) 김동극 수필가(2022년 《한국수필》등단)의 알찬 수필집 『저지레 꾼』이다. 지난 삶의 체험과 의미를 “독자의 꾸중도 감수하고” 고백하려 한다는 자칭 ‘저지레꾼’ 작가의 진솔한 작품집으로, 읽을거리 생각거리 풍성한 수필작품집이다.
“집사람이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저지레 꾼’이라고 부른다. 많은 가족에 박봉에 살림살이 어려움은 잘 안다. 건수마다 생각지도 못한 돈을 달라고 하니, 집사람의 기준에는 분명 저지레만 하는 사람이 되었다. 수필을 써서 모으다 보니 분명 저지레한 내용도 많았다. 그래서 이제 3집 수필집 책 제목은 일찌감치 집사람이 ‘저지레 꾼’으로 지어주었다.”(「제목의 탄생」 중에서)
구매가격 : 10,500 원
아나키스트의 비상구 : 100인선집 수필로그리는자화상8 (양미경 수필선집)
도서정보 : 양미경 | 2023-09-2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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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수필과 비평》 등단 이후 수필을 써 온 지 30년, “권위와 기존 질서에 목 졸리다가, 여성으로서 자유를 위한 숨통만이라도 틔우자고 붙든 것이 수필 쓰기였다. … 수필은 내게 자유에 닿는 동아줄이었다. 자유를 향한 비상구였다.” 지금 자신의 행복은 더도 덜도 아닌 수필 쓰기에서 얻어진 것이라는 양미경 수필가의『아나키스트의 비상구』가 한국현대수필 100년 100인 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제8권이다.
“글을 쓴다는 것 그 자체가 희망이다. 어둠 속에서 방황할 때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나름대로의 삶에 평화를 깃들게 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문학이라는 등대였다.”(「영혼이라는 등대」중에서) 그렇게 힘들고 지친 자신의 영혼에 등대가 되어 주었던 문학이 다른 이들의 영혼을 희미하게라도 비춰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작가가 “수평선 너머 그 어디에 있을 자유의 비상구” 찾기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엮은 희망의 평화의 수필선집 『아나키스트의 비상구』.
구매가격 : 8,400 원
귀촌 일기 2 : 고재동 시조집
도서정보 : 고재동 | 2023-09-2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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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동 시인이 『귀촌 일기 1』(<북랜드> 2023년 6월)에 이은 두 번째 시조집 『귀촌 일기 2』를 펴냈다. 1권과 마찬가지로 ‘고재동의 진솔한 정서 시조’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책은 전편에 이어 147번 시조인 「별이야 누가 다녀갔니」에서 246번 시조 「달맞이꽃 소묘」까지 100편의 작품을 담고 있다.
“내 뜰엔 바람도 지나가고 사계절도 숙명처럼 지나간다. 비어 있는 듯도 하지만 그 무엇인가에 의해 비울 새도 없는 곳이 이곳이다.”(책머리에) 시인의 말처럼 선돌길 빈 뜰 그곳에는 언제나 눈 맑은 강아지 별이와, 노란 낙엽 한 장 떨어뜨려 주는 수양벚나무, 바람이 함께 있어, “발가벗기를 작정한 작가”의 순수하고 서정적인 이 두 번째 일기장이 지금까지 계속 쓰이고 있는 셈이다.
“별이의 육아 일기/ 절반은 바람이 썼다/ 100일간의 웃고 울던/ 선돌 언덕의 삶/ 열흘 뒤/ 책으로 나온다지/ 절반은 누가 썼지”(귀촌 일기·173_「시조집」)
구매가격 : 10,500 원
귀여운 거 그려서 20년 살아남았습니다
도서정보 : 정헌재 | 2023-09-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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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포엠툰》, 2003년《완두콩》을 기억하는가?
20년 전 베스트셀러를 기억한다면,
당신은 오래된 사람인가? 살아남은 독자인가?
이 책들을 모른다면,
혹시 얼굴 크고 머리카락 적은 ‘흰둥이’를 본 적 있는가?
단행본 · 다이어리 · 어린이 책 만들어서
100만 부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
웹툰 연재하고 캐릭터 사업도 하는 멀티플레이어,
정헌재(페리테일)가 세상에 외치는 응축된 한마디
"아!! 계속하면 살아남는구나."
이 책은 20여 년 전, “그거(그림) 해서(그려서) 먹고살 수 있겠니?”라고 묻는 주변인들의 걱정에 응답하는 저자(페리테일)의 ‘well-being 생존기’ 같은 것이다.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노래 부르는 소위 ‘베짱이 라이프 패턴’으로 살아왔다는 페리테일의 말이 무색하게 결과물은 탄탄하다. 저자는 2002년 첫 책 《포엠툰》과 2003년 《완두콩》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림 그리고 글 쓰면서 살고 싶다는 열망’을 이루고 ‘귀여운’ 창작의 행보를 20여 년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총 36권(단행본 14권, 어린이 책 5권, ‘시간기록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이어리 17권)의 책 출간/캐릭터 사업/앱 개발/웹툰 연재/사진 찍기 등등 웹툰 작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20여 년간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노래 부르며 살아남은 작가 페리테일의 시간은 어떤 형태일까? 2022년 연말 망막 눈 수술 후 2주를 제외하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하루에 그림 한 장 이상은 그렸다’는 페리테일! 작가의 성실한 창작 루틴은 ‘롱런’의 보편적인 요소일지 모른다. 치트키는 바로 ‘잔잔한 새로움’ 연출에 있다. 극심한 아토피로 2년 동안 외출조차 어려운 최악의 상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전 투고한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만 당했던 낙담의 시간…들. 페리테일은 이러한 절망과 좌절 속에서 만난 ‘무지개’, ‘커피’, ‘음악’, ‘영화’, ‘걷기’, ‘수다’, 그리고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과의 소중한 순간을 ‘귀여운 마음’으로 꾸준히 수집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행복.zip’은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내려 마시고 만화책을 보다가 고양이를 쓰다듬고 글 쓰고 그림을 그리는 루틴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디테일만 다를 뿐 인생의 시련은 누구나 겪을 터인데, 저자 페리테일이 뭉근하게 알려주는 ‘귀여운’ 루틴 수집법을 익히면, ‘나도, 당신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구매가격 : 14,000 원
엄마, 심장 따라서 가!
도서정보 : 강선우 | 2023-09-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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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내성적이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저자는 장애를 가진 딸아이를 낳고 한국의 사회적 편견에 맞서 유학을 떠나 교수로 임용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30대 후반 인생 최고의 친구를 젊은 나이에 병으로 떠나보내고, 이어 사랑하는 아버지마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기존의 삶에 의욕을 잃고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된다. 나의 성공, 성취가 아닌 모두의 성공에 기여하는 길. 그렇게 새로 찾은 길이 정치였고, 그 길을 선택해 국회에 입성했다. 한국에서 장애아를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기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딸아이는 “엄마, 심장 따라서 가!”라는 말로 엄마의 선택을 적극 지지해주었다. 저자는 결코 쉽지 않은 육아의 부담을 감내하면서도 오히려 아이에게서 힘을 얻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장애인 가족들과 연대하며 함께하는 세상을 꿈꾼다. 저자의 의정활동은 더 좋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법안을 개정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안전망을 만드는 일로 귀결된다. 자신을 국민을 섬기는 입법노동자로 칭하는 저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더불어 사는 세상, 모두를 위한 내일을 꿈꾸며 뚜벅뚜벅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
구매가격 : 12,800 원
검색어 : 삶의 의미
도서정보 : 박상우 | 2023-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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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낡고 오래된 가르침을 버려라
당신에게 주어지는 인생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전업작가 33년 차의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박상우가 제시하는 21세기 인생 지침을 수록한 에세이집이다. 디지털 문명과 과학 문명의 진보로 인간과 인생, 우주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도 낡고 오래된 가르침들의 마취와 세뇌로부터 깨어나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25편의 편편에서 새로운 현실, 새로운 현실 자각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소설가로서 이와 같은 책을 집필하게 된 정신적 배경에 대해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작가적 삶의 본질은 인간과 인생에 대한 탐구이다. 이 세상의 모든 소설이 인간을 등장시켜 인생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의문이 상당히 이른 나이부터 눈을 떠 작가가 된 뒤로 더욱 가열차게 심화되었다. 소설을 쓰는 것도 욕망의 두레박질이라는 자각을 얻은 뒤로는 이 탐사와 탐구가 필사적인 상태로 심화되었다. 살아생전 삶과 죽음이라는 생성과 소멸의 문제에 대해 근원적인 답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정신적 배경을 지니고 살아가다가 어느 날 저자는 자신만 인간과 인생의 문제에 골몰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인생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여 ‘삶의 의미’라는 검색어를 너무나도 많이 사용하였다는 걸 알게 된 것이 이 책의 구체적인 집필 동기가 된 것이다.
구글에 ‘삶의 의미’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600만 개가 넘는 검색 자료가 뜬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 알았다. 독서 중에 그런 내용을 읽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구글에 ‘삶의 의미’라는 검색어를 실제로 입력해 보았다. 그랬더니 0.26초 만에 웹문서만 2,250만 개가 떴다. 이미지, 뉴스, 동영상, 도서 분야의 검색 결과까지 합하면 모두 몇 개가 산출될지 모르겠으나 웹문서가 2,000만 개가 넘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깊은 충격을 받디 않을 수 없었다. (「검색어 : 삶의 의미」)
인생에 대한 전복적인 문제의식 제기
책에서 다루고 있는 25편의 내용들은 모두 인생을 살아가며 깊이 있게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기피하는 것들, 아니면 낡고 오래된 가르침과 세뇌들에 파묻혀버린 것들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인생의 길을 찾아가지 못하게 하는 명목들로 다루어진 것들이 평행우주, 자아, 시련, 생명, 기도, 사랑, 집중, 약속, 명상, 인연, 행복, 말(언어), 친절, 돈, 맛, 명작, 교양, 학문, 관상, 청춘, 중년, 인생, 노년 등등의 문제들이다. 이 편편들에서 박상우는 전복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티베트의 승려들은 마음이 평안할 때 액을 부르는 기도를 한다. 평안은 정신적 진동을 일으키지 않아 영적 성장이 멈춘 상태라고 판단해 액을 부르는 기도를 간절하게 한다고 하니 액을 쫓기 위해 돈을 주고 부적을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니는 우리네 풍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게 느껴진다. 한쪽은 액을 불러 영적 성장을 추구하는 부류, 한쪽은 액을 쫓아 영적 진화를 포기하는 부류가 아닌가.
시련을 두려워하는 인생은 스스로 움츠러들어 세상에 쓰임새가 없어진다. 세상에는 시련 프로그램의 자기 단련 과정을 거쳐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부류와 그것을 기피하며 안일하고 나태한 삶의 늪지대로 가라앉아가는 부류가 있다. 우리가 죽은 뒤에도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가치의 덕목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철저히 시련이라는 리트머스 시험지를 거친 것들일 터이다. 시련의 반대편에 어째서 유혹이 도사리고 있겠는가. (「액을 피하고 싶은가, 액을 부르고 싶은가」)
장자는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라는 표현으로 도의 진정한 의미를 설파했다. ‘길은 걸어가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뜻이니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길이 곧 도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하는 말에 휘둘리지 말고 마음이 가는 길을 도의 이정표로 삼으라는 가르침일 터이다. 내가 가야 길이고 내가 닦아야 도가 아니겠는가. (「어디로 가야 할지 머리로 고뇌하는 인간의 형상」)
사랑의 행위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공부이고, 대상에게 투사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고, 나를 갈고 닦음으로써 대상을 비추어내는 평생의 도道라고 해도 괴언이 아니다. 남을 제대로 사랑하는 일은 결국 나 자신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않고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걸 깨쳐야만 진정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눈을 뜨게 된다. 그러니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선 홀로 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이루어져야만 사랑이 외로움의 탈출구가 아니라는 걸 깨치게 된다.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나를 스쳐가지만 내가 집중해서 탐구해야 할 대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사랑은 사랑 그 자체로 완전한 게 아니라 타자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의식적인 학습 도구이다. 사랑은 결국 나에게서 시작헤 나에게서 끝나는 성정과 진화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랑은 나에게서 시작해 나에게서 끝난다」)
모든 문제의 핵심은 ‘나’
박상우 에세이의 편편들은 시종일관 ‘나’의 존재성에 대해 강조한다. 진정한 삶의 의미는 욕망과 에고에 사로잡혀 사는 하위자아로서의 ‘나’가 아니라 그것 너머에 있는 근원적 상위자아로서의 ‘나’라는 걸 깨치고 그것을 체득하라는 말이다. 그것을 체득하게 되면 자기 인생을 소유의 대상으로 인지하지 않고 주어지는 학습과제로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고통이 ‘인생은 나의 것’이라는 소유적 판단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 구체적 설명은 다음과 같다.
나의 인생은 나를 위해 주어진 게 아니다. 인생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더 쉽게 말하면 나는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다. 내가 주인이라면 내 마음대로 그것을 운영하고 내 마음대로 그것을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인생을 제멋대로 가지고 놀지 못한다. 인간은 그저 인생의 도구로 하루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우리는 우리 뜻대로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다. 태어난 이후에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살지 못한다. 심지어 죽는 날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생명, 운명, 수명에는 명령의 의미[命]가 붙어 있다. 프로그램에 입력된 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뜻대로 못 사니 부질없는 욕망을 부리면 부릴수록 인생은 괴로워진다. 그래서 비우라는 말, 내려놓으라는 말들을 한다. 욕망을 내세우지 말고, 그것에 휩쓸리지 말고 주어지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살아가라는 말이다. (「검색어 : 삶의 의미」)
인생도구로서의 ‘나’에 대해 「작가의 말」은 이렇게 기술한다.
세상의 가르침 중에는 위험한 세뇌들이 많다. 무조건적으로 가르침을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것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시작도 끝도 모두 ‘나’와 결부되지만 그 ‘나’라는 것이 헛것, 다시 말해 일종의 망상이라는 게 이제는 확연한 진실이 되었다. 수천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깊은 가르침이 21세기에 이르러 과학과 접목되는 놀라운 진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여러 군데에서 반복적으로 ‘나’를 문제 삼고 있고 그것을 문제 해결의 유일무이한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있다’는 가르침은 사실 석가모니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그것이 21세기의 과학자들에 의해 낱낱이 밝혀지는 장면은 참으로 진경이 아닐 수 없다.
책의 내용을 반영해 말하자면 지구는 학교, 인생은 학습, 인간은 학생이다.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그것이 지구 졸업생의 명패라는 의미에서 이 책은 21세기적 삶의 좌표를 제시하는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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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원창 가는 길
도서정보 : 박순화 | 2023-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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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 짐승 소리를 잘 알아듣는 것을 ‘지음知音’이라 하였듯, 박순화는 그 지음으로 하여 세상살이를 짚어 내며 분粉 바를 줄 안다. 삶의 도처에서 만나는 애환을 시조라는 질그릇에 적절히 나누어 담기도 한다.
다정다한多情多恨인 듯, 때로는 신들린 듯, 즉물적卽物的 형상을 읽어 내는 예리한 시선이 시적詩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뜻을 오롯이 고아 낼 원관념을 위하며 보조관념을 부릴 사유思惟의 여백이 있는가 하면, 관념을 탈피하기 위하여 생명 현상을 새롭게 이입할 줄 안다. 그러나 티가 있어야 옥玉이듯, 듬성듬성 불티가 날아든 그의 분청 같은 시조가 투박하여 매력적일 때가 있다.
- 『취원창 가는 길』 해설 중에서
권혁모(시조시인, 한국문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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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과 일, 그리고 소중한 것들
도서정보 : 안건혁 | 2023-09-2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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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어른들 말씀에 사람의 명은 타고난다고 했지만, 내 나이가 70이 넘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제 내게 남은 삶이 그리 길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남자들도 90세를 넘겨 장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일생 동안 잔병에 시달려 온 나로서는 그저 건강하게 80세만 넘기면 좋겠다는 작은 희망을 갖고 있을 뿐이다.
뒤돌아보면 그동안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온 삶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달려갈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내게 그만하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내 자신이 볼 때, 과연 그런지 확신은 없다. 내가 주변 정리를 시작해야 하겠다고 생각한 것도 과거를 털어 버리면 무언가 새로운 목표가 생겨날지도 모른다는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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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뜻한 이야기
도서정보 : 윤미순 | 2023-09-2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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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컴퍼스로 원을 그리다 만 듯한 마추깡 해변에선 낚시하는 청년들이 노을과 함께 평화롭게 물드는데, 방파제 난간의 물고기 장식물은 빨갛게 파랗게 분칠하고 어디로 헤엄쳐 가고 싶은 건지 명태 꼬리에 걸린 저 달은 알고 있을까.
50년이 다 된 기억들이 지금 보는 현상들과 어우러져 모두 애틋함과 그리움으로 첩첩이 먼 능선처럼 흐릿하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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