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자리가 예쁜 나이테
도서정보 : 민은숙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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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밑동에 꼭꼭 숨겨놓은 밀알이
어둠을 뚫어 책을 마주하고
낮에는 현장에서
캄캄한 터널에서 울지 않고
돌고 돌아서 이제야
앉을 자리에 활착했다.
앞이 깜깜할 때마다 토닥여준 글,
멀리했던 날
참 오래 기다려주었다.
2023년 초여름, 민은숙
구매가격 : 9,000 원
산책
도서정보 : 박영대 | 2023-06-2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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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하고 싶은 날 한권의 시집을 읽는 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숲속을 흥얼거리며 걷고 있는 시인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모두는 지구별의 디아스포라인지도 모른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걸으며 고독한 영혼을 달래려
여행자는 끝없는 여행을 꿈꾸고 시인은 시를 쓰는지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삶의 길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물어보고 싶은 시인의 시를 통해서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흩어져 가는 바람처럼, 때론 바람속의 먼지처럼 ..
구매가격 : 7,000 원
그래서 그것은 나의 '격려'가 되었다
도서정보 : 카이 마유미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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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의 생일에 아마 나의 생일 따위 기억하고 있을 리도 없는 어머니가 한 장의 사진을 건네주었다.
나와 남동생의 어릴 적 둘의 사진이었다.
천진난만하고 쾌활하게 웃고 있었다.
그때의 일은 전혀 기억에 없지만, 그런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이 있었다.
하늘나라에 있는 동생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 둘, 이런 천진난만했던 적이 있었지”
“이때처럼 더 웃어줘…”
그 사진이 동생이 주는 생일 선물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격려’가 되었다.
구매가격 : 7,800 원
그러면, 다시 한 번
도서정보 : 곽태경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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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모든 의견은
공개시장에서 자유롭게 조정되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 의견이 사실이라면 오류를 진리로 대체할 것이고, 만약 거짓이라면 사실이 더욱 분명하게 인식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사상의 자유시장이고 민주주의 정치체제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은 자신이 오류가 없고, 잘못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이 틀렸다며 탄압하고 막으려 한다. 하지만, 100% 틀린 의견일지라도 의견 표현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기본권을 빼앗는 일이다. 아무리 우겨도 바이든은 바이든이다.
구매가격 : 7,800 원
맘스 인디펜던스
도서정보 : 강원주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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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도 처음이라.”
엄마는 나도 처음이라 모든 게 서툴기만 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새롭게 공부한다. 분유 온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이유식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은지, 훈육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런데 아이는 키우면서 정작 엄마인 ‘나’는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쑥쑥 커 가는데 엄마인 나는 그 자리다. 아이가 품 안을 떠나면 그제야 허둥지둥 나를 찾는다.
엄마이기 이전에 ‘나’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인 나도 함께 키워나가자. 성장하는 엄마가 성장하는 아이를 만든다. 엄마의 가치를 높이자. 엄마가 바뀌면 엄마가 행복해지고, 엄마가 행복해지면, 가족의 일상이 바뀌고, 가족이 행복해진다.
이 책은 아이와 자기 자신을 키우며 오늘도 성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를 위한 자기계발서다. 엄마로서, 오롯한 ‘나’로서 스스로를 끌어 올려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엄마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숨겨두었던 꿈을 꺼내어 키우자.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
세상에 못난 엄마는 없다. 처음 겪는 엄마라는 함정에서 빠져나와 나 자신을 키우자. ‘나는 할 수 없어.’라는 생각은 벗어던지자. 나도 찌질했던 시간이 있었다. 교육욕심, 명품욕심 등 물욕에 빠져 진짜 내 꿈은 시궁창에 던져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 나도 해냈다. 그러니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당신이라면 무조건 해낼 수 있다.
아이를 키우며 엄마인 나도 잘 키우자. 엄마 독립. 맘스 인디펜던스
구매가격 : 16,000 원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문학동네시인선194)
도서정보 : 황인찬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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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도 사랑도 그렇게 근거 없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명명됨에서 비롯되는 마음들
불합리한 세계 속에서도 근거 없이 지속되는 사랑
황인찬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서정
제66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 수록
“예술적인 다양한 방법론을 지워버리는 방법론을 지닌 희귀한 시인”(김행숙)이라는 평과 함께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첫 시집 『구관조 씻기기』로 한국 시단에 새로운 언어를 선물한 황인찬. 이후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을 통해 그 누구와도 다른 감각으로 한국 시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된 황인찬의 신작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시들이 전부 미쳤구나 싶게 근사하다”(황인숙)라는 평을 이끌어낼 만큼 탁월한 감각으로 빛나는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을 포함해 6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일상적 제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화詩化하는 황인찬은 우리 주변에 놓인 사물이나 사건들을 보고 섣불리 안다고 말하지 않고, 쉽사리 단정하지 않은 채, 그 모르겠는 것들에 신중하게 하나둘 이름을 부여하(기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시를 써나간다. 그는 ‘이게 내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라고 말한다. ‘사랑이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는 “그걸 사랑이라 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없는 저녁」)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빛의 언어로 충만한 황인찬의 시에는 명백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지 않은 역설적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그의 시는 전승민 평론가의 말처럼 “사실상 그것이 품고 있는 서정을 내파하는 시인의 메타적인 자의식과 재현이 침투된 ‘새로운 서정시’”(해설에서)라 할 만하다. 시를 읽는 우리는 황인찬이 그려 보이는 세계의 모습을 보며 자주 혼란에 빠질 것이다. 마치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놀라는 순간에도// 그 여름은 뭐였을까, 자꾸 생각하게 되”(「인화」)는 시인처럼, 우리 또한 그의 시에서 느낀 아름다움은, 그리고 마음들은 무엇이었을지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황인찬에게 시를 쓰는 일은 결국 커다란 의미에서의 이름 붙이기일지도 모르겠다. 현상과 사물을 바라보며 그것에 시라는 언어로 이름을 붙이는 일. 세계는 그에게 해석하는 곳이 아니라 인식하는 곳, 명명하는 곳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말하게 되는 순간에”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재인식을 통해 우리의 경험은 실체로서 재생성되는 것이다.
그의 시에는 빛과 사진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것도 그러한 재인식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그의 시에서 빛과 초록, 여름과 기쁨 등 찬란한 것들은 대부분 과거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이 시집의 문을 여는 첫 시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을 보자.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하자/ 학교에서 봐”가 전문인 이 짧은 시는 이 시집 전체의 정서를 예고하고 있다. 그의 시에서 ‘학교’는 주로 공간이 아니라 시간으로서 존재하는데, 그래서 그는 ‘학교’라는 단어를 통해 한순간에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과거 속 ‘내일’ 이전의 어떤 시간으로 우리를 소환한다. 이 시의 전문을 우리도 한 번쯤은, 어쩌면 무수히 많이 발화했을 것이므로,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그 시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시집을 읽다보면 우리는 황인찬의 시에서 학교란 단지 아스라한 빛으로 감싸인 노스탤지어의 공간이 아니라 기쁨과 아픔이 모두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시인은 그러한 공간을 그 모습 그대로 그리는 대신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일련의 시들을 통해 폭력과 사랑이 공존하는 그 공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인식한다. “당신의 시에는 현실이 없군요/ 현실에는 당신이 없는데요//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흰 빛뿐이지만/ 그 이상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지만”(「왼쪽은 창문 오른쪽은 문」)과 같은 부분에서 느껴지는 전환의 노력을 통해 ‘폭력 (그리고) 사랑’은 ‘폭력 (그럼에도) 사랑’에 가깝게 실체화된다.
그렇다면 시인은 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대신 그것을 재실체화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의 개별적 의지가 아니라 그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는 곳이어서가 아닐까. 그것은 그의 재인식 작업의 대상이 학교에서 세계로 확장되는 것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황인찬의 시 속에서 화자의 경험은 여러 방식으로 재인식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 실체화되는 것은 주로 기쁨, 사랑, 아름다움 등이다. 그의 그러한 재인식은 인간에게 친절하지 않은 세계를 그럼에도 사랑하기 위한 ‘능동적 체념’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나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라는 화자의 말은 기쁨과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일종의 다짐이 된다. 세계가 아름답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닌,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 또는 사랑하기로 해서 사랑하는 것. 자신이 속한 세계에 자신의 방식으로 이름을 붙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서의 다짐.
어쩌면 우리가 시를 읽는 이유는, 황인찬의 시를 읽는 이유는 그것일 것이다. 우리가 직면한 세계를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인식하고 실체화하기 위해. 그리고 아름다운 것들에서 서정을 발견해내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부조리 속에서도 서정을 발견해내는 황인찬이라는 필터를 통해 세계를 한 번쯤 바라보기 위해. 시인은 이 시집에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라는 제목을 붙임으로써 시 속에 그러한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이 시집을 집어들기로 하는 것도 일종의 다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다짐을 통해 우리의 세계는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
도서정보 : 탄허 | 2023-06-2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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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40년이 지나도 법향 가득한 탄허 스님의 가르침,다시금 우리를 깨우쳐줄 명문장으로 탄생하다!함석헌, 양주동 박사 등 당대 쟁쟁한 학자들이 수강할 만큼 명강의로 유명한 시대의 선각자 탄허 스님의 강설을 열반 40년 만에 문자로 복원한 책이다. 근 40년간 수백 개의 테이프에 채록된 생생한 육성 법문 가운데 『주역』은 물론 『논어』, 『맹자』, 『도덕경』 등 여러 고전과 『치문』, 『서장』, 『선요』, 『도서』의 핵심을 가르는 강설만 녹취해 수록했다. 유불선의 깊은 지혜를 삼켜 하나로 꿰뚫어 설명하는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은 막힘없이 명쾌하다. 책 곳곳에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일러줄 명문장과 명료한 가르침이 보석처럼 빛난다. 그래서 이 책은 탄신 110주기 열반 40주기에 문자로 들려오는 탄허 스님의 생생한 육성 법문 그 자체다.
구매가격 : 24,500 원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
도서정보 : 김건형 | 2023-06-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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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될 것이다.
더 재미있고 즐거운 언어로.”
한국문학 비평장의 게임 체인저, 김건형 첫 평론집!
문학평론가 김건형의 첫 평론집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한 지 5년 만의 첫 책이다. “이 글에는,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 이 글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역사적인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기로 한 필자만이 내뿜는 에너지가 가득”(문학평론가 권희철)하다는 심사평에 값하듯,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에는 왕성한 에너지와 파괴력 있는 문제작들로 넘실거린다. 그의 등단작 「2018, 퀴어 전사-前史・戰史・戰士」의 첫 문장, “한국문학은 어떤 결절점을 맞고 있는 것 같다”는 당시 한국문학장의 정확한 진단이자, 돌이켜보면 한국문학 비평장에 결절점을 창출하는 전회의 예언으로도 작용했다.
시대의 한 응답으로 당도한 ‘작품’에 정교하면서도 방대하고, 유연하면서도 힘있는 ‘비평’으로 화답하는 것은 물론, 비평 그 자체를 재정의하고 창안하는 김건형. 나아가, 차라리 사랑과 비평을 발명하는 이러한 김건형의 수행(遂行/修行)은 한국문학의 위기(로 운위되는 어떤 증상)를 매번 활기로 되돌려준다. 퀴어 페미니즘 비평으로 하여금, 때로는 준엄한 법정(court)을 열고, 때로는 역동적인 경기장(court)을 만들어 보이는 김건형의 글쓰기는 “‘문학평론’이라는, 이미 글자 생김새부터 고리타분한 모종의 글쓰기가 때로는 꽤 흥미롭고 역동적인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문학평론가 오혜진)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우리’가 정치적인 주권 권력을 담고 있다면 정확히 바로 그 때문에 다른 권력을 생산하도록 (재)배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다른 당위와 다른 소속감을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위해 우리라는 주체를 재배치하지 않고는 읽을 수 없는 문장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라는 이 책의 제목은 여기에서 시작했다. 누가 우리인지, 발명해야 할 사랑은 무엇인지, 우리가 사랑할 대상과 방법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저 분석하고 해명하기보다는 수행하고 선언하고 싶었다. _「책머리에」에서
“이제 우리 차례다. 그가 멈춘 곳에서 우리는 시작하고,
우리가 놓친 곳에서 그는 출발한다.” _오혜진(문학평론가)
곤혹을 매혹으로 전유하는 퀴어링(queering)의 쓰기
퀴어 페미니즘 비평이 선보이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랑법과 해석의 도구”
『우리는 사랑을 발명한다』는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페미니즘 독자와 퀴어 비평이 지금’은 퀴어 문학사와 페미니즘 문학장/담론장에 대한 논의를 다룬 글들을 모아두었다. 「2018, 퀴어 전사-前史・戰史・戰士」는 1990년대 초부터 201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한국 퀴어 문학이 어떤 식으로 쓰이고, 해석되고, 유통되고, 변화되는지를 면밀히 분석한 한국 퀴어 문학의 ‘작은 역사’이자 ‘지도’를 그려낸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한국 퀴어 문학과 비평의 한 이정표가 된 이 글은 “퀴어와 여성의 정치적 역학이 필연적인 독해의 지평이 되었음”을 “퀴어 서사가 재현을 문제삼을 때 자신의 언어 역시 문제적임을 고려해야 할 국면”(52쪽)이 왔음을 미리감치 예고하기도 했다. 「소설의 젠더와 그 비평 도구들이 지금」은 작금의 패권적 문학(성)을 심문하고 “누구에게 무용/유용한지 의심하는 문학, 재현(비평)하는 자의 위치/권력을 다시 문제삼는 문학, 교양을 교양하는 문학”(62쪽)을 함께 도모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2부 ‘퀴어 서사의 미학과 테크놀로지’에는 작가론과 작품론을 통해 동시대 한국 퀴어 소설의 서사적, 장르적 고유성을 담아낼 독해 도구들을 개발하고자 하는 글을 담았다. 「‘퀴어 신파’는 왜 안 돼?」에서는 박상영의 소설을 경유하여 ‘이성애 규범적 리얼리즘 미학의 목표’의 허위를 낱낱이 버르집으며 특정한 문학성이 감춰온 젠더적 인식틀을 폭로한다. 「한국 퀴어 소설에 나타난 자기 반영적 서술 전략」에서는 자기 반영적 텍스트들의 미학적 기획을 분석하며 소설가 화자-‘나’의 수행성에 대해 모색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퀴어 미학과 새로운 독해 도구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어떤 경험/재현을 선택하여 역사화하거나 미학화하는 일 자체는 비평의 과업이지만, 그러한 기획이 당대 문학/인간에게 미치는 정치적 수행성은 언제나 고려되고 갱신되어야 한다. ‘완벽한 여성성’이나 ‘완전한 퀴어성’이라는 것을 상정할 수 없다면, 문학이 어떤 경험을 미학적 원리로 세우는 일 역시 항상 임의적이고 임시적이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퀴어의 유동적인 ‘되기’를 본래적 문학성이나 시적 언어 본연의 기능과 유비하는 최근의 비평 역시 같은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문학성을 세우기 위해서 여성적/퀴어적 범주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텍스트와 현실의 존재들을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비평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지금 비평이 처한 곤혹이자 비평을 쓰는 매혹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_「비평의 젠더와 그 사적 패턴들이 지금」(본문 중에서)
3부 ‘혐오의 공간학과 사랑의 정치학’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정동이 되어버린 혐오의 현황을 짚고, 여성혐오와 계급적 불화를 다룬 소설에 담긴 감정 정치를 읽어낸다. 특히 「우리는 어디서든 길을 열지. 집게 손의 나라에서」는 ‘올바르고 중립적인 페미니즘’의 요구, 유독 퀴어 페미니즘 작품에 한해 “사상・사조 자체의 실패로 신속히 추상화하여 연대책임을 묻는” 현상에 대해 다루며 “초대장을 하필이면 어떤 퀴어에게 즐겨 발송하는 어떤 문학장에게 문제를 반송”(「지금, 인간에 대해 말할 때 일어나는 일」)하는 작업을 기민하게 수행한다. 더불어 독자들은 한국사회와 문학 속에서 무시로 발견되는 각종 혐오의 정동과 백래시가 재생산과 돌봄의 문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을 3부의 글을 통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4부 ‘한국적 남성성의 감성 형식과 퀴어한 상상력’은 한국적 남성성이 구축하려는 자기 동일시의 윤리와 서사 미학을 퀴어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젠더적, 퀴어적으로 전유하려는 시도를 모아두었다. 문학작품에서뿐만 아니라 영화 <기생충>을 통해 “스스로 박해받는 위치에 두려는 근래의 남성적 담론”(「혐오스러운 남성 신체라는 새로운 가부장의 등장과 계급 재현의 젠더 정치」)의 흔적을 읽어내고, 새로운 전략을 선취하려는 남성 주체에 대해 비평적으로 접근한다. 「한국 게이 로맨스 장르의 서사 구조」 역시 김건형의 집요함과 야심을 엿볼 수 있는 글이다. BL 드라마 속에서 발견되는 ‘돌보는 게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이성애 가족 중심적 관계성과 그에 기초한 남성 젠더 모델을 해체하기 위한 정동”의 밑절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구매가격 : 17,500 원
논알콜 마음파티
도서정보 : 이한님 | 2023-06-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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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주정만 있는 줄 알았더니 감정에도 주정이 있더라.
'난 우울한 사람이야.', '난 예민한 사람이야.', '항상 무기력해.'
'지금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구나.'가 아니라 그 감정 자체에 취해있는 나날이었다.
당연히 그런 줄로 알았기 때문에 밤을 꼬박 새며 뒹굴다가도 조금 나아지면 금세 까먹고 살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우리 마음의 디폴트가 고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깨어있기로 결심했다.
나만큼은 내 마음에 깨어있을테다. 그러다 이제 함께 할 파티원을 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논알콜마음파티는 이미 시작됐다.
구매가격 : 1,500 원
너랑 나랑
도서정보 : 류동열 | 2023-06-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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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사 시선 394, 류동열 제2시집
<<시인의 말 중에서>>
가을은 영혼을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향기를 뿜어내던 여름이 떠나려고 한다.
따라가고 싶지도 않고
보낼 수는 더더욱 없는데
나는 가을의 덫에 걸려 잠시 멈칫거린다.
나도 이제 뜨거움을 느끼는 때가 지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
푸릇한 젊음은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마는
아직은 마음이라도 여름을 보내기가 싫다
여름이 지금도 내게는 알맞은 계절이 아닌가 싶다
구매가격 : 7,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