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평등한 말
도서정보 : 김보미(글), 구정인(그림) | 2023-0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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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이 아니라 권리! 새롭고 평등한 말을 만들다
『나와 평등한 말』은 일상과 몸, 관계와 호칭, 폭력 등 여러 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담은 말 대신 평등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말을 제안하며 그 말을 만들고 널리 알리기 위해 싸워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여러 해 동안 기자로 일하며 여성 서사 아카이빙 플랫폼 ‘플랫(@flatflat38)’을 만들고 운영해 온 저자는 풍부한 사례와 간결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구정인 작가의 직관적이고 풍자적인 만화 일러스트는 책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준다.
최근 등장하는 새로운 말이 종류와 의미,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 너무나 다를뿐더러, 서로 혐오라며 공격하는 일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전환기에 있음이 깊이 실감 된다. 그나마 소통의 가능성은 서로의 말을 배워 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 『나와 평등한 말』은 특히 여성과 젠더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을 드러낸 말들을 새롭게 바꾸자는 움직임이 ‘정조’를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호적’을 ‘가족관계등록부’로,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 등을 ‘불법 촬영’과 ‘디지털 성범죄’로 바꾸는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여전히, 안경 쓴 여성 아나운서를 별나게 본다거나, 여배우가 아니라 배우라고 불러 달라고 하면 조롱하거나 짧은 머리라는 이유로 ‘페미’라고 공격하기도 하는 현상의 배경을 차근차근 생각해 보며, ‘미소 거부’, ‘정혈’, ‘재생산권’ 등 더 바뀌어야 할 새로운 말들을 제안하기도 한다. 또 ‘Q&A’ 코너를 두어, 미소지니(여성혐오), 미러링, 탈코르셋, 성소수자, 백래시, 페미사이드, 미투 운동의 개념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구매가격 : 10,500 원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
도서정보 : 다케우치 요우 | 2023-02-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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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의 주요 흐름과 핵심 개념을 한눈에 읽는
동서양의 사회학 필독서 30권을 한 권에!
‘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 사회학은 언뜻 보면 쉽게 알 것 같은데도 의외로 까다로운 분야이다. 하지만 사회학은 그 어떤 학문보다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매력적인 학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양질의 입문서, 재미있는 해설서의 도움을 받으면 이미 익숙하게 여겼던 것들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면서 짜릿한 지적 흥분을 맛볼 수 있다. 이 책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저자가 재미있게 읽은 사회학 필독서 30권을 엄선하여 해설과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사회학 입문자들은 이 책을 통해 즐거운 지식을 얻고 사회학의 매력 속으로 인도될 것이며, 원서를 읽어봤거나 사회학에 능통한 사람이라도 ‘이런 식의 해석도 가능하구나’라며 새로운 시각에 눈을 뜨거나 미처 몰랐던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1,500 원
애덤 스미스 함께 읽기
도서정보 : 장경덕 | 2023-02-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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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는 누구보다 널리 알려졌으나
그만큼 잘못 알려져 있다”
300년이 지나 신화가 된 사상가, 애덤 스미스
자유의 반석을 다진 조용한 혁명을 다시 읽다
어떻게 그의 사상은 사회?경제 이론의 각축장이 되어버렸나
올해는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이 되는 해다. 『국부론』으로 대표되는 그의 사상은 자유와 경쟁을 세계의 지고한 이상으로 자리매김시켜 현대 자본주의의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가 오늘날의 세계를 본다면 “후세가 만들어낸 낯선 자신”을 보고 한탄할지도 모른다. 그가 그린 이상은 반쪽짜리로, 그마저 어설프게 실현돼버린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왜곡된 채 살아남은 반쪽은 그의 『국부론』이며 시간 속에서 유실된 반쪽은 『도덕감정론』이다. 그의 사상은 진보?보수, 좌파?우파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진영 논리로 덧칠한 신화가 됐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그에 대한 재조명이 유독 더뎌, 그를 극단적인 자유지상주의자나 시장 만능주의자로 여기고 있다.
이 책은 스미스에 관한 오래된 신화를 탈색시킨다. 각기 다른 자유를 말하는 진영들이 이념의 전투를 벌일 때, 애덤 스미스는 양날의 칼이 된다. 그의 가장 유명한 은유인 ‘보이지 않는 손’만 해도 그렇다. 정작 스미스가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단 세 번뿐이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시장에 전부 맡기라는 자유방임의 철학이라 믿고, 다른 이는 특권과 독점을 폐기하고 시민의 자유를 확대하라는 혁명 구호로 풀이한다. 이렇게 해석이 엇갈리는 와중에, 이 책은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려 하기보다 되도록 애덤 스미스의 본래 모습을 되찾으려 한다. 『국부론』의 빛에 가려 있었던 도덕철학자 애덤 스미스를 다시 보고, 놀라울 만큼 평등주의적인 그의 생각을 바로 읽자는 것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경제지 기자로서 한국의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해서 비판적 탐색을 해왔다. 세계의 저명한 경제학자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을 만나왔고, 그들의 책을 꾸준히 번역했으며, 애덤 스미스 문제와 번역에도 천착해왔다. 그런 이력을 살려, 저자는 두 원전 텍스트를 재번역하여 상투적인 해석과 오랜 편견을 걷어낸다.
이 책은 스미스 탄생 3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사상이 수용되는 바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보려는 의도에서 쓰였지만, 이야기의 서두는 강진의 바닷가에서 스미스와 정약용이 대화를 나누며 시작된다. 유럽은 청어잡이로 부를 쌓았는데, 조선은 왜 그러지 못했을까? 이렇게 스미스를 통해 300년 전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는 것을 넘어, 이 책엔 저자가 토마 피케티, 아마르티아 센과 같은 경제학자들과 진행한 인터뷰도 녹아들어가 있다. 올가 토카르추크와 같은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본주의와 자유, 공감의 문제를 짚기도 한다. 국내에서 스미스를 편파적으로 해석하는 사례를 모아 부록에 담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애덤 스미스 문제
애덤 스미스에 대한 해석은 특정 시간과 장소의 산물이다. 이를테면 마르크스는 스미스를 계승하면서도 그를 “엉터리 부르주아 경제학자”로 몰아가며, 그의 이론이 자본가계급을 보호하는 무기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반면 20세기 중반 미국 자본주의 이론의 병참기지였던 시카고에서 애덤 스미스는 시장경제의 놀라운 비밀을 밝힌 영웅으로 격상된다. 인간의 행동을 분석할 때 합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성향을 유일하게 타당한 전제로 삼았으며, 정부의 ‘무거운 손’이 아닌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만이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준다는 식이었다.
애덤 스미스는 한 사람인데, 상반되는 두 주장의 근거로 그의 사상이 활용된 적도 있다. 1795년 영국에서 식량 가격이 급등하자 농업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법이 발의되었다. 이때 찬성 측은 ‘인구 전체를 먹이는 노동자는 그 생산물 중에서 몫을 갖는 것이 공평하다’는 스미스의 주장을 인용했다. 동시에 반대 측에서도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관한 원칙들이 제한 없이 작동’해야 한다며, 스미스의 말대로 거주 이동의 제한을 철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스미스의 사상은 일관성이 결여된 것일까?
‘애덤 스미스 문제’라는 말이 있다. 그의 사상에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두 면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가령 『도덕감정론』에서 그는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행복에 즐거워하는 것이야말로 인간 본성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부론』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기 이익만을 실현하기 위해 애쓴다고 했다.
저자는 스미스의 ‘공감하는 인간’과 ‘자기 이익을 좇는 인간’을 대립항으로 놓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시장이 자유롭고 공정하다면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적으로 유익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런데 시장이 공정하려면 신뢰와 공감과 정의가 있어야 한다. 결국 ‘보이지 않는 손’은 ‘도와주는 손’의 존재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스미스의 한쪽 얼굴만 바라봤던 것이다.
스미스가 비판한 자유방임주의
이 책은 애덤 스미스를 편파적인 오해에서 구해내기 위해 ‘자유’라는 개념부터 다시 파헤친다. 그가 말한 자유는 기본적으로 ‘자연적 자유’다. 특혜나 제한을 주는 모든 체제가 완전히 제거되면 자연적 자유가 확립된다. 이때 자기 처지를 개선하려는 개인의 노력은 강한 원동력이 되어, 권력이나 법률의 개입 없이도 사회에 부와 번영을 가져다준다. 다만 스미스는 여기에 “정의의 법률을 어기지 않는 한”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자연적 자유를 침해하는 법률은 철폐돼야 하지만, 모든 규제와 제도가 사라지면 사회는 개인들의 이익이 부딪치면서 붕괴될 것이다.
스미스 시대에 영국에서 지역 간 자유로운 이동을 금했던 것이 자연적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의 대표적인 예다. 마음에 드는 곳에서 일할 자유가 없다면 노동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경제의 비효율성이 커지며 국가는 부유해질 수 없다. 농업인이 중간상의 역할을 겸하게 하거나 제조업자가 소매업을 겸하지 못하게 한 제도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자유로운 상거래를 막으면 상품이 원활히 흐를 수 없으며, 어리석은 법률과 행정이 특정 계층에게만 이익을 안겨줄 뿐이다.
하지만 스미스는 신뢰와 질서, 정의를 유지하기 위해 도입해야 하는 법률도 있다고 주장했다. 더 큰 자유를 위해 어떤 자유는 제한할 수 있다. 서민들이 마시는 맥주보다는 증류주에 세금을 더 많이 물려야 한다. 노동자보다 지주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건축물에 방화벽을 세우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낭비벽이 심한 사람과 투기꾼만 대출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이자율 상한을 정해야 한다. 공공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공립학교를 세워야 한다. 이렇듯 그가 주창한 자유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니었다. 오히려 야경국가 체제로는 수행할 수 없는, 부정의를 막고 이익의 충돌을 중재하는 적극적 개입에 기반한 자유였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맹신은 오해의 극단을 보여준다. 자연적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랜 고민과 갈등과 조정을 거쳐 추구해나가야 하는 이상이다.
빈자의 편에 선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가 이기심의 옹호자라는 해석은 또 하나의 단편적인 오해다. 오히려 그는 일생 동안 『도덕감정론』의 개정을 거듭하며 공감하는 인간상, 이타적인 인간상을 정립하려 애썼다. 이 책은 스미스의 도덕론을 세심하게 살피며 평등의 길을 모색한 도덕철학자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는 노예해방선언보다 한 세기 앞서서 노예제를 비판했고, 분배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해가 부딪칠 때면 거의 예외 없이 못 가진 자 편에 섰다.
그는 『도덕감정론』 첫머리에서 공감이 무엇인지를 먼저 설명한다. 아무리 이기적이라 해도, 인간에게는 다른 이의 처지를 상상하고 거기에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다만 그 상상의 과정에서 내면의 ‘가장 공정한 재판관’이 법정을 세운다. 이 재판관은 상황에 따라 타인이나 내 감정이 적정한지 그렇지 않은지 도덕적으로 승인한다. 이때 승인의 기준은 ‘효용’이나 ‘이득’이 아님을 애덤 스미스는 분명히 한다. 자기 이익을 좇는 마음은 경제활동을 추동하는 힘이지만, 그것이 도덕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이 공정한 재판관의 판단 능력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한다. 절대자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거부하는 과정을 거치며 점점 다듬어지는 것이다. 스미스의 이런 시각은 빈곤과 불평등 문제에 유용한 통찰을 던진다. 우리는 마음속의 재판관과 대화함으로써 더 정의롭게 행동할 수 있다. 더 낮은 목소리, 더 먼 곳의 목소리까지 듣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 판관의 눈, 즉 우리 내면의 눈을 통하여, 내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부정의가 왜 흉측한지 알 수 있다. 애덤 스미스가 꿈꾼 것은 분명 지금의 약육강식, 각자도생의 정글 자본주의 세계가 아니었을 것이다.
애덤 스미스, 현대 자본주의의 열쇠
저자는 스미스를 충실히 재해석한 이후, 지금을 사는 우리 곁으로 그를 데려온다. 지구의 부는 어디로 이동하고 있나?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까? 대한민국은 지난 세기의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앞으로는 어떤 사람들이 변화를 선도하고 부를 창출할까? 스미스가 명쾌한 답을 내줄 수는 없다. 새로운 기술이 낡은 체제를 뒤엎고, 초국가적 거대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며, 극심한 양극화가 사람들을 갈라놓는 오늘날의 사회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본성에 관한 그의 통찰은 지금도 깊은 시사점을 준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다면성을 이해하려 시도함으로써 오늘날의 경제와 사회를 다시 바라볼 단초를 제공한다.
이 책의 부제처럼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재해석함으로써 우리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다시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3,500 원
죽음의 키보드
도서정보 : 미하엘 초코스 | 2023-02-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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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말하지만, 죽음에는 아주 특수한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다.”
법의학의 성지, 독일 최고의 법의학자 미하엘 초코스가 들려주는 강력범죄의 세계
‘법의학’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인상은 대개 엇비슷하다. 차가운 부검대, 안경을 쓴 전문의들,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번득거리는 각종 수술 도구…… 『죽음의 키보드』의 저자 미하엘 초코스는 서문에서부터 그보다 더 넓은 법의학의 세계를 보여주겠노라 선언한다. 이 세계에서 법의학자들은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를 오가며 감춰진 진실을 밝히고 엇갈린 상황을 바로잡는다.
미하엘 초코스는 법의학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에서 가장 명망 있는 법의학자 중 한 사람으로, 과학수사 분야의 전문가로서 활동 중이다. 논픽션부터 소설 집필 등 여러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글감은 주로 자신의 직업생활에서 나온다. 저자의 기록에는 법의학에 관한 대중적인 인상처럼 ‘차가운 부검대’나 ‘각종 수술 도구’도 들어 있지만, 그보다 훨씬 방대하고 풍성한 이야기들도 함께 담겨 있다. 거짓과 진실, 범죄와 폭력, 또 구원과 해명에 관한 이야기들 말이다.
미하엘 초코스는 법의학자들이 지닌 전문 지식과 능력을 “죽음의 키보드”라고 일컫는다. 본문에 따르면 모든 죽음에는 아주 특수한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다. 법의학자들은 이 키보드를 두드려가며 진실을 찾아낸다. 그들이 밝혀내는 사실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주로 ‘범죄 사건’ 속에 숨겨진 진실이다. 특히 범죄의 피해자가 사망했을 때, 법의학자의 키보드는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고 전달하는 주요한 매개가 된다.
『죽음의 키보드』는 바로 그러한 전달과 매개의 과정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갖가지 얼굴과, 이를 둘러싼 복잡하기 그지없는 상황”을 제대로 보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조금 더 들어가보자.
“개개인은 저마다 독특하며, 개별적인 죽음 하나하나도 마찬가지로 독특하기 마련이다.”
원인 모를 죽음, 조작된 단서, 사라진 범인…… 법의학으로 풀어가는 사건의 미스터리들
저자가 몸담은 강력범죄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자주 자극적이며 종종 잔혹하다. 죽음이 끼어든 사건이라면 그 충격과 잔인함의 밀도는 더 짙어진다.
미하엘 초코스를 포함한 법의학자들이 다루는 죽음은 ‘비자연사’ 혹은 ‘사인불명’의 죽음이다. 칼이나 총에 의한 폭력 범죄나,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벌어진 죽음이 이 부류에 속한다. 이처럼 ‘외부’ 요인이 죽음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될 때 법의학자들은 사건 속으로 발을 디딘다. 그들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명료하다. 사건의 진실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객관적인 사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의학자들은 과학 기술을 이용한 조사나 물리적인 부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범죄의 이면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 들여다본다. 물리적인 폭력이 개입된 사건이라면, 가해자의 증언이 실제 벌어진 상황(부상)과 알맞은지 대조하기도 한다. 그러한 면에서 보았을 떄 법의학자들의 역할은 우리가 잘 아는 고전적인 탐정과도 가깝다. 다만 이들에게 필요한 건 돋보기가 아닌 조사용 도구 그리고 법과 신체에 대한 지식이다.
매스 미디어에서 주로 비치는 모습과는 달리, 법의학자들은 죽은 자들만 조사하지 않는다. 범행 용의자나 범죄의 생존자 역시도 법의학자의 조사를 받는다. 이때 조사 결과는 사건의 판결을 좌우할 만큼 전체 국면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수사 당국이 법의학자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실제로 사건 해결에 필요한 핵심을 담고 있다. 가령 피해자라고 주장한 이가 말한 대로 실제 범죄가 발생했는가? 스스로 진술하기 어려운 상태의 피해자는 어떻게 부상을 입었으며, 그 원인은 무엇인가? 가해자의 진술과 피해자의 부상 형태는 일치하고 있나? 법의학자들은 현장에 머물던 신체와 사물들을 조사하며 왜곡 혹은 망각과 싸워나간다. 저자가 말하듯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법의학을 통한 조사는 어딘가 위안을 준다. ‘설사 사망자가 평소에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해도, 그가 피해를 당했는지 아닌지 검증하는 마지막 단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법의학자로 근무하면서 맞닥뜨린 사건들은 대부분 충격적인 것들이다. 서문에서 말하듯 그 안에는 인간이 지닌 타락과 비극의 구체적인 면모가 곳곳에 배어 있다. 베를린 곳곳에 조각낸 시신을 유기한 범인이나, 경찰 또는 국가를 속이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 범죄들, 화학물질을 이용한 ‘침묵’의 죽음, 의료적 조작을 통해 아이를 사지로 몰고 간 부모…….
책 속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간혹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극적이라 눈을 돌리고 싶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저자가 말하는 ‘법의학의 존재 이유’에 동조하게도 만든다. 개인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고 시스템적으로 원활하게 작동하는 ‘객관적인 법의학’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일부나마 해소하고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법의학자들은 사체 조사를 통해서 그가 겪었을 죽음의 과정을 재구성한다. 피해자의 몸에 남은 상처에서 가해자의 진술과 대치되는 부분을 확인하여 범인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도록 돕기도 한다. 범인이 국가 또는 타인을 위협하기 위해 조작한 단서들에서 어떤 요소가 과학적으로 어긋나는지 확인해서, 경찰 수사만으로 알기 어려운 사건의 이면들을 밝혀낸다.
이처럼 무거운 책임을 지닌 직업이기에 법의학자들이 가져야 하는 직업적 태도 역시 한결 엄격하다. 미하엘 초코스는 법의학자는 타인과 상황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며, 누구의 의견에 기대지 않은 채 사실을 탐구하려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태도야말로 법의학자가 ‘의사이자 자연과학자이며 동시에 탐정’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일 테다.
구매가격 : 12,800 원
관계의 말들
도서정보 : 홍승은 | 2023-02-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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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비생명, 나아가 세계와 조화롭게 공생하기 위한 관계 안내서.
홍승은 작가는 다채로운 삶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존재와 관계를 ‘납작하게’ 만드는 세상의 시선을 거부해 왔다. 다양한 개인의 다채로운 삶을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쓰고 말해 온 저자는 N개의 존재에게는 N개의 삶과 N개의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관계의 말들』에는 이렇게 세상에는 ‘정답’이라 일컬어지는 관계는 없음을, 그래서 각각의 존재를 더욱 치열하게 감각해야 함을 깨달은 저자가 더 나은 관계를 맺기 위해 고민하며 수집한 문장이 담겨 있다. 친구, 가족, 연인뿐만 아니라 나의 몸, 동식물 그리고 사회가 만든 시스템까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모든 존재와의 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 나타나는 갈등과 혼란을 톺아본다. 나와 너를 넘어, 세계와 어떤 자세와 태도로 관계 맺어야 하는지 고민해 온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이 책은 우리에게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좋은 ‘관계 안내서’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공감한다는 것
도서정보 : 이주언(글), 이현수(글), 키미앤일이(그림) | 2023-0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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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속 거울에는 무엇이 비칠까
누구나 공감해 주는 한 마디에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그런데 공감하고 공감받는 것이 왜 어려울까? 왜 어떤 공감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까? 『공감한다는 것』은 공익변호사 이주언 선생과 신경과학자 이현수 선생이 전문 분야와 경험을 넘나들며 나눈 공감의 원리와 의미를 새롭고 다채롭게 들려주는 책이다. 몸이 바뀐 왕자와 거지 이야기, 할머니로 변신해서 생활한 경험으로 보편적 디자인을 창시한 패트리샤 무어 이야기, 신경과학의 여러 실험과 원리,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과 몇 해 전 의사 파업 등까지 생생한 사례들이 이해를 돕고 생각을 자극해 준다. 키미앤일이 작가의 화사하고 따스한 일러스트는 책 읽기를 즐겁게 해 준다.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것이 공감일까? 『공감한다는 것』은 정서적 공감도 공감이지만, 사회적 존재인 우리 뇌 속 거울신경세포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상상하는 인지적 공감을 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알려 준다. “공감은 마치 마음의 거울에 다른 사람의 모습을 비추는 것과 같다.”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해 주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나의 모습으로 여기고, 그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공감이라며 새롭게 정의한다. 공감하면 다 좋은 걸까? 클릭 한 번으로 쉽게 공감하고 공감받는다고 느끼게 되는 소셜 미디어의 특성상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고, 왜곡된 정보나 편향된 의견을 듣고 점점 극단화되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현실 세계에서 충돌까지 일으킨다는 지적은 깊이 곱씹어 봐야 할 문제이다.
저자들은 공감을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하기 위해서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기 어려운 조건이나 환경에 놓여 있는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 프리 영화’, 탈시설 운동, ‘1층이 있는 삶 프로젝트’, 미등록 이주민과 난민, 청소년 소수자 등 흔히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따스하게 들려준다.
이 책은 십대를 위한 새로운 인문학, 너머학교 열린교실 시리즈의 스물한 번째 책이다. 2009년 고병권 선생의 『생각한다는 것』을 첫 책으로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단어의 의미를 찾아온 열린교실 시리즈는 학교 교실에서 도서관에서 호평을 받으며 독자들을 만나 왔다. 앞으로도 ‘존엄하다’, ‘묻는다’, ‘연결된다’ 등의 책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 : 주의 뺏기 경쟁 시대, 디지털 디오게네스의 경고
도서정보 : 제임스 윌리엄스 | 2023-01-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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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전략가 출신 옥스퍼드 철학자의
설득 기술에 빼앗긴 주의력 되찾기
“주의 뺏기 경쟁이 우리 삶을 파편화한다”
프린스턴대학 총장 선정 ‘신입생 필독서’
“이정표에 해당하는 책” -《옵서버》
“단번에 기술윤리학 분야 고전 반열에 올랐다” -《테크크런치》
빼앗긴 주의력 되찾기는 이 시대 최대 도덕적·정치적 과제
디지털 기술이 생각과 행동의 중심이 되면서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거대 기술 기업이 개발한 지능적 설득 시스템이 비즈니스의 기본 모델이자 인터넷의 설계 논리로 자리 잡으면서, 주의 뺏기 경쟁과 사용자 설득 기술은 궁극적으로 의지의 조작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구글 전략가 출신 철학자 제임스 윌리엄스는 이 책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에서 디지털 기술이 생각과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개인과 사회를 자동반사적이고 파편화된 삶으로 내몬다고 지적한다. 그는 정보와 자극이 넘쳐나는 시대에 최대 희소 자원이 사람의 주의인 이상, 그것을 완전히 포획할 때까지 기술의 침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거대 기술 기업의 주의 뺏기 경쟁에 대응하여 자기통제력을 지키고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를 재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주의는 당장 눈앞의 문제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삶 전체를 항해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등의 영향으로 목표한 바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의가 분산되는 문제를 단순히 사소한 짜증 정도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개인적 차원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능력을 위축시키고, 집단적 차원에서 공동의 목적을 세우고 이를 추구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저자는 주의력 경제를 개념화할 수 있는 용어가 부족해 사회적·정치적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의 주의를 빼앗고 반응을 조종하는 지능적 설득의 힘으로부터 주의의 자유를 주장하고 지키는 것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최대 도덕적·정치적 과제다. 개인 차원의 저항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저자는 빼앗긴 주의력을 되찾기 위해 기술 기업의 개발자는 물론 경영자, 정책결정자, 시민 등 다양한 주체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열거하고, 주의력 경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사회적 개입의 유형을 제시한다. 여기에 철학과 고대 문헌에서 현대 과학까지 다양하게 동원하고, 참신하고 사려 깊은 분석을 덧붙여 우리 시대 가장 급박한 질문에 대한 빛나는 통찰을 준다.
책 서두에서 저자는 거리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일화를 소개한다. 디오게네스가 코린트 거리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데 알렉산드로스가 찾아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드로스를 올려다보며 이렇게 일갈한다. “햇빛을 가리지 마시오.” 저자는 우리도 이 시대 선의를 가진 디지털 알렉산드로스를 올려다보며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고 외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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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무지개집입니다
도서정보 : 김현경 나영정 정현희 김순남 박서연 성정숙 유화정 이종걸 가족구성권연구소 | 2023-01-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 나중에 꼭 모여 살자,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바람을 대지 삼아 지어 올린 무지개집. 이곳에서 퀴어 대가족을 이룬 무지개집 사람들은 혐오와 주거불안이라는 복합적인 난관을 ‘문란한’ 돌봄과 협동조합 주택으로 마주해낸다. 그 과정에서 터져 나온, 집과 가족의 의미를 확장하는 목소리들로 이 책은 시끌시끌하다. 무지개집 탄생을 가까이서 지켜본 가족구성권연구소가 왁자지껄한 그들의 발자취를 기록했다. 가족은 법적 규정이 아니라 실천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나의 존재와 관계가 오롯이 존중받는 장소로서의 집이 실현 가능하다는 걸 이보다 생생하게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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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국가 체제 분석
도서정보 : 김장민 | 2023-01-2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 책은 소련, 중국, 조선, 베트남, 쿠바, 베네수엘라 등 사회주의 국가체제를 소개하고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가 모범답안이라고 여겼던 적이 있었지만 소련이 붕괴되고 이제는 잊어진 모델이 되었다. 소련 이후 대표적인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사유재산 제도를 확대하고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자본주의로 가고 있는지 혹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사회주의모델을 실험 중인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논란 중이다. 베트남도 중국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
조선은 미국과 서방의 고립정책에 저항하면서 경직된 사회주의 체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북의 모델이 서방의 각종 제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 자신의 주장대로 이상적인 사회주의 모델인지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카스트로와 차베스 사후 서방의 적대정책으로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과연 지속가능한 사회주의 모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책은 제2장에서 사회주의 헌법의 기초 이론으로서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법률, 국가, 주권론, 권력분립, 근대 기본권, 선거제도, 정당제도를 살펴본다. 특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포함한 공화주의에 영향을 미친 루소 등 사회계약론의 정치이론들을 비교해 본다. 나아가 루소, 프랑스혁명기의 로베스피에르와 바뵈프, 블랑키,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자동맹으로 이어지는 사회주의혁명 이론의 형성과정을 살펴본다.
사회주의는 혁명 전까지 자본주의 국가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법률과 각종 정치제도를 자본주의 국가와 함께 사라질 역사적 유물로 치부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국가를 수립한 이후에는 법률과 정치제도에 대한 자신들의 관점을 점차 수정해 왔다. 그래서 사회주의 혁명 이전의 마르크스의 주장과 혁명 직후의 레닌의 주장, 나아가 사회주의 국가 건설 시기의 스탈린 등의 주장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제3장에서 오늘날 사회주의헌법의 내용을 역사적으로 살피기 위해 먼저 사회주의 혁명 직후, 그리고 사회주의 건설 과정, 나아가 사회주의 국가가 안정화되는 시기별로 사회주의헌법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아본다.
이어 사회주의 체제의 두 기둥인 국가와 공산당의 관계를 사회주의헌법과 공산당 강령을 통해 분석한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의 헌법을 실질적으로 제정하고 개정하는 헌법권력으로서 당의 역할을 알아본다. 당의 국가에 대한 지도라는 사회주의 국가의 보편적인 원리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살핀다.
이 책은 사회주의헌법의 기본원리로서 인민주권과 민주주의, 인민주주의, 민주주의 집중제, 사회주의법치주의의 내용을 검토한다. 사회주의헌법의 최고원리인 인민주권이 직접민주주의제도와 참정권, 정부형태, 개인 기본권 등에 미치는 내용을 검토하고 이를 국민주권과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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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공상 혹은 환상
도서정보 : 김공회 저 | 2023-01-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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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 인기다. 인기를 넘어 자본주의 경제의 불안정성을 이겨낼 하나의 진보적인 대안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기본소득론자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불안정해지는 현실에서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꼭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치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자본주의의 모순이 거의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은 진정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을까? 경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무기가 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이 완수되는 미래에 인류를 위한 새로운 소득보장 정책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기본소득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일까?
『기본소득, 공상 혹은 환상』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기본소득론을 전면 비판하는 책이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저자 김공회는 기본소득의 역사와 자본주의 발달사를 함께 재점검하면서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그동안 기본소득론자들은 무엇을 주장했고 그 모순은 무엇인지를 밝힌다. 그러면서 저자는 단호하게 결론 내린다. 기본소득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기에는 구태의연하고 허술한 무기”라고. 즉 기본소득은 책의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공상 혹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본소득론의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특히 자본주의 경제의 내적 메커니즘이 어떠하고 그것이 체계적으로 일으키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자본주의 스스로 어떻게 변모하면서 자신이 일으킨 문제에 대한 그 나름의 해결책을 내놓는지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몰이해 위에서 제시되는 대안이 얼마나 효력을 가질까?”(9쪽)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순하고 보수적인 기본소득론은 지난 역사에서 계속해서 실패했고, 또 앞으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큰 정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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