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비긴스
도서정보 : 이은하 | 2020-12-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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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페미니스트입니다”
: 페미니스트들의 삶으로 그리는 우리 페미니즘 운동의 계보, 그리고 지형
기울어진 운동장에 균열을 내온 사람들은 언제나 있었다
“옛날보다 남성 권력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투쟁적으로 바뀐 측면도 있어요. 그래도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나는 지금의 내가 좋습니다.”_이효린
“페미니즘은 배우면 실천할 수밖에 없어. 내 얘기니까. 자기 생활에 직접 연결시키지 않으면 못 견딜 거야. 그 자체가 그러니까.”_유숙열
“여성운동이 왜 필요해?”라고 말할 때 가장 화가 난다는 그는, “여성혐오가 극심한 한국사회에서 너무나 필요한 운동 아니냐”며 자신이 그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스스로가 거부당하는 것 같은 말이라 싫다고 했다._박이경수
2010년대 중반의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한국사회에서는 페미니즘 도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도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영역에 페미니즘이라는 프레임이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편 페미니즘 진영 내에서도 다양한 입장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각축을 벌이기도 한다. 조용했던 판이 시끄러워졌다. 운동장은 여전히 기울어져 있지만 세상은 분명 바뀌고 있다. 페미니즘을 ‘서양 물 먹은 여자들의 부르주아적 취미’쯤으로 여기던 시절, 페미니스트이면서도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호명하는 것조차 ‘검열’해야 했던 시절,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으로 말을 꺼내야 했던 시절에서 수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호명하는 시절을 지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 틈을 만들고 균열을 내온 페미니스트들이 있었다. 이 책은 지금 여기를 살아내고 있는 일곱 명의 페미니스트들의 생애를 기록했다.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떤 순간들이 모이고 겹쳐 페미니스트가 ‘직업’인 사람들이 ‘탄생’했는지, 지난 30여 년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중요한 여성 이슈들이 무엇이었는지, 나와 타인의 고통에 침묵하지 않고 몸으로 부딪혀 연대와 투쟁을 이어온 ‘우리’의 역사가 늘 있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당신의 불행을 선택하세요
도서정보 : 데이나 슈워츠 | 2020-12-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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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s can do anything”이라고?
한 밀레니얼 여성의 솔직한 성장담이자 자신을 찾기 위해 시도하는 (그리고 뜯어말리고 싶은) 끔찍하고 중요한 삶의 선택지를 따라가보자!
기울어진 운동장에 도사리는 수많은 함정들을 그녀는 과연 피할 수 있을까?
당신의 불행을 선택하세요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의 프로젝트에서 주목을 받었던 보드게임 [이지혜 게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젊은 여성의 생애주기를 좇아 주인공인 이지혜의 인생에서 선택지를 고르게 해 이지혜를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이 책은 [이지혜 게임]과 같은 ‘인생 게임’, 즉 선택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게임의 형식을 차용한 자전적 소설이자 동시대 젊은 여성의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에세이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젊은 여성 주인공인 저자의 인생을 함께하며, 선택에 따라 몇 가지 다른 경로를 거쳐 다른 결말에 도달할 수 있다. ‘93년생 데이나’의 결말은 무엇일까?
구매가격 : 11,900 원
나의 가련한 지배자
도서정보 : 이현주 | 2020-12-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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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련한 지배자』는 40대 후반 여성인 저자가 자신의 엄마, ‘엄마’라는 존재,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에 대해 쓴 책이다. 엄마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아버지가 시시때때로 가하는 폭력을 피해 네 자녀도 엄마와 도망쳐야 했다. 딸은 피해자이면서 엄마의 목격자였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엄마와 딸은 단단히 엮였다. 딸은 영원히 엄마의 보호자로 남고자 했다. 그러나 저자는 몇 년 전 미국으로 떠났다. 엄마 때문이었다. 엄마는 긴긴 시간 지나치게 삶에 개입했다. 엄마에게서 거리를 두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엄마와의 관계도, 저자 자신도 무너질 지경이 되었을 때, 상처와 원망을 동력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엄마의 삶을 헤아리게 된 이야기로 이 책을 완성했다. 이제 칠순을 넘긴 엄마와 1970년생인 딸, 두 사람에게서 오래도록 이어지고 끊어진 관계를 담은 이 사적인 역사는 같은 시절을 통과한 이들이 공통분모로서 어떤 상처가 남았을지, 이들에게 엄마, 딸, 여성이란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했는지 살펴볼 계기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1,000 원
탄소 사회의 종말
도서정보 : 조효제 | 2020-12-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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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재난의 얼굴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 기후위기를 인권과 사회의 관점에서 설명한 최초의 입문서
- UN 세계인권선언 70주년 학술대회 기조강연자
인권학자 조효제가 제시하는 정의로운 전환과 미래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 지구 종말 시계(The Doomsday Clock)가 종말을 뜻하는 자정까지 겨우 100초 남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계를 당긴 핵심 위협은 기후위기다. 《네이처》에 따르면 과학자의 99퍼센트가 기후위기를 명명백백한 팩트로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상 최악의 산불, 쓰레기 대란과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물결 등을 경험한 우리 역시 기후위기가 더 이상 정치적 선전이나 음모가 아닌 과학적으로 명백한 사실임을 안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사실성을 인정하고 그 심각성에 동의한다고 해도 놓쳐선 안 될 지점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과학적 설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는 이글대는 아스팔트,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옥탑방, 천식이 심해진 아이의 기침 소리, 이상 냉해로 망친 과수 농사, 재고가 쌓여가는 계절 상품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폭염에 냉방기를 마음대로 틀 수 있는 이와 생계를 위해 땡볕에서 일해야 하는 이가 인지하는 기후변화의 모습은 다르다. 즉 하나의 기후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불평등하게 구성된 수많은 기후위기‘들’이 있다.
『탄소 사회의 종말』의 저자 조효제는 통계나 수치, 과학적 설명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여타 도서들과는 달리, 인간의 구체적인 경험과 인식, 사회·정치적 차원을 중심에 두고 기후위기를 새롭게 조명한다. 한국인권학회장, 국제앰네스티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중견 인권학자인 그가 기후-환경 문제에 진입하기 위해 활용하는 두 가지 렌즈는 ‘인권 담론’과 ‘사회학적 상상력’이다. 인권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기후위기가 누구의 책임이며 누가 불평등하게 그 피해를 받고 있는지, 그런 불평등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성되고 유지되는지, 근본적인 ‘전환’을 위해 개인·사회·정치적 차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게 된다.
책에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국내외 주요 연구 및 발표, 기후운동의 최전선에 있는 기후/인권 단체의 성명과 활동가들의 기록, 현재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구체적인 기후문제와 기후소송 사례 등이 풍부하게 담겼다. 그 자체로 기후/인권 분야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레퍼런스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방대한 각주와 참고문헌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회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기후위기를 더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우며, 팬데믹이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세상에 필요한 ‘새로운 인권담론’에 관한 통찰을 제시해줄 것이다.
“기후위기에 응답하십시오.
지구의 울부짖음과 낮은 이들의 부르짖음이 계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 출판사 리뷰
기후위기를 관통하는 다섯 개의 질문
사회와 인권의 관점에서 구성된 새로운 기후 내러티브
인권사회학자 조효제는 두 가지 차원에서 ‘탄소 사회’를 규정한다. 한편으로, 탄소 사회란 탄소 자본주의의 논리와 작동방식을 깊이 내면화한 고탄소 사회체제를 뜻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탄소 사회는 생산, 소비, 그리고 인간의 내밀한 의식까지 지배하는 달콤한 중독의 체제다. 다른 한편으로, 탄소 사회란 탄소 자본주의에서 파생된 불평등이 전 지구적으로 깊이 뿌리내린 사회 현실을 뜻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탄소 사회는 팍팍한 고통의 체제다.
달콤한 중독과 팍팍한 고통의 이중적 탄소 사회와 단절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기후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탄소 사회의 종말』은 각 부를 일련의 질문으로 구성했다
▶1부_ 불편한 진실과 더 불편한 현실: 어떤 성격의 위기인가
1부는 기후위기의 성격을 묻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기후위기는 인류세(人類世)를 초래한 인간에게 궁극적인 도전을 가하는 전무후무한 위기이며, 과학의 인간화와 사회학적 상상력을 요구하는 위기다. ‘감축과 적응’이라는 기후대응의 양대 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격렬한 논쟁을 특징으로 하며, 그것의 방대한 규모만큼이나 역설로 가득 찬 현상이다. 따라서 기후위기로 인해 초래된 문제는 맥락적으로 파악해야 할 때가 많으며, ‘인권’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2부_ 재난은 약자의 몫이 될 수 없다: 누구 책임이며 왜 풀기 어려운가
2부에서는 기후위기가 어떻게 구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역사·정치·경제·사회·심리적으로 분석해 책임소재를 따진다.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탄소 자본주의에서 시작해, 그 배경을 형성한 식민 지배와 제국주의라는 역사적 차원, 국익 경쟁 및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정치적 차원 및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라는 경제적 차원에 주목한다. 나아가 기후행동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과 위축을 개인적·심리적 차원과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설명한다.
▶3부_ 권리를 방패 삼아 위기에 맞서다: 어째서 인권문제로 봐야 하는가
3부에서는 기후위기에 인권으로 대응하면 좋은 이유를 묻는다. 기후위기는 ‘천재’가 아니라 ‘인재’이므로 인권유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문제다. 이를 위해 기후위기로 침해되는 다양한 인권의 종별과 집단을 소개하며, 인권에 기반한 접근이 무엇인지, 기후정의가 왜 기후행동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기후환경과 인권 분야가 기후위기를 계기로 서로 만나게 된 과정을 분석한다.
▶4부_ 각자도생 사회를 넘어: 사회적 차원에서 무엇이 필요한가
4부는 기후대응에 반드시 필요한 네 가지 사회적 차원에 대해 묻는다. 기후대응을 위해선 ‘사회적 응집력’을 유지하고 사회 불평등을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선 과정상의 정의, 즉 ‘정의로운 전환’이 기후행동의 목적 자체가 되어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가 초래하는 갈등과 범죄 극복의 필요성,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5부_ 전환을 위한 여섯 가지 제언: 어떻게 할 것인가
5부에서는 전체 문제의식을 정리하며 ‘무엇을 해야할지’를 묻는다. 기후행동의 목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환’을 통한 ‘지속불가능성의 해체’다. 저자는 전환의 구체적인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모든 논의를 마무리한다. 전환의 관점을 바로 세우고, 언론·미디어의 역할을 정립하고, 사회적 동력을 확보하고, 젠더 주류화를 실행하고, 새로운 인권담론을 설정하며,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재발견하자는 주장이 그것이다.
기후변화는 21세기 인권이 마주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다!
보편적 재난과 차별적 피해
기후위기라는 ‘실존의 세기’를 건너는 법
오랫동안 기후문제는 ‘북극곰의 문제’ 같은 환경적인 서사로 여겨지거나, 경제적·과학적 분석을 통해 탄소 감축 수치를 제시하는 목표 달성 논리로 다루어졌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인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 없이 탄소 배출을 수치상 줄이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면, ‘대중은 어째서 기후행동에 나서지 않는가’와 ‘왜 탄소를 배출해야 하는가’ 같은 근본적인 문제는 잊히기 쉽다.
『탄소 사회의 종말』은 과학적 패러다임이나 기술관료적 목표 달성 논리를 넘어, 모든 시민의 민주적 참여를 통한 탈탄소 사회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역설한다. 이때 인권 담론과 사회학적 상상력이 전환을 위한 렌즈를 제공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기후변화를 인권문제로 본다는 말은 기후위기 피해를 더 이상 천재에 의한 불운으로 보지 않고 인재에 의한 불의로 보겠다는 뜻이다. 보통의 인권침해 사건에서 우리는 불의한 가해자에 분노하고 그에게 책임을 묻는다.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이 생명권·생계권·건강권·주거권 등 개인의 실질적인 권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인권유린 행위임을 인식한다면, 그리고 기후변화에 책임이 적은 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불평등을 마주한다면, 국가와 기업에 적극적으로 분노하고 행동하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정치적 의지와 공동체의 합의만 있으면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실행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난지원금 등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조처들을 우리는 이제 상식선에서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당장은 아득해 보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녹색 전환 역시 대중적 합의와 행동이 있다면 가능하다.
변화의 한편에 과학의 시각이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인권과 사회의 시각이 있다. 양쪽 끝을 민주시민의 행동으로 잇는다면 기후위기라는 ‘실존의 세기’를 건너는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이 책은 두 가지 차원에서 ‘탄소 사회’를 규정한다. 한편으로, 탄소 사회란 탄소 자본주의의 논리와 작동방식을 깊이 내면화한 고탄소 사회체제를 뜻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탄소 사회는 생산, 소비, 그리고 인간의 내밀한 의식까지 지배하는 달콤한 중독의 체제다.
다른 한편으로, 탄소 사회란 탄소 자본주의에서 파생된 불평등이 전 지구적으로 그리고 한 나라 내에서 깊이 뿌리내린 사회 현실을 뜻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탄소 사회는 팍팍한 고통의 체제다. 달콤한 중독과 팍팍한 고통, 이러한 이중적 탄소 사회와 단절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기후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인권은 그런 길을 찾을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한다.
_〈들어가며〉 중에서
여론조사에서 기후행동에 대해 일반적인 평가를 물으면 높은 지지도가 나오곤 한다. 그러나 비용을 부담하고 불편을 감수하면서라도 온실가스를 줄일 의향이 있는지를 물으면 그때부터 답변이 달라진다. 기후변화를 환경과 생태를 살리는 문제라기보다 자신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문제로 보는 경우도 많다. ‘내가 경제적, 물질적 손실을 입을지’ ‘나와 가족이 건강할지’ ‘내 자식의 미래가 괜찮을지’에 관한 문제로 기후변화를 바라본다.
_1부. 〈불편한 진실과 더 불편한 현실: 어떤 성격의 위기인가〉 중에서 pp.36~37
이런 사례들로부터 기후변화라는 ‘자연적’ 현상조차 사회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 즉 기후변화가 젠더, 인종, 계급, 지역 등의 차별 구조를 개별적으로 그리고/또는 교차적으로 악화, 재생산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자연과학적으로 정의된 하나의 기후변화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수많은 ‘기후변화들’이 있다. 보편적으로 설명되는 기후위기가 아니라 사회적 배태성에 따른 다양한 ‘기후위기들’이 있다. 그러므로 공통된 기후대책이 아니라 개별적이고 특유한 ‘기후대책들’이 있어야 한다.
_1부. 〈불편한 진실과 더 불편한 현실: 어떤 성격의 위기인가〉 중에서 pp.46~47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면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기후위기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이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장애물 때문에 기후행동이 제한되는지를 찾으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_2부. 〈재난은 약자의 몫이 될 수 없다〉 중에서 p.92
개도국 중에는 이처럼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유산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애초부터 불리하게 구조화된 경우가 많다. 모든 인류가 그 안에서 생존과 생활을 해나가는 지구의 대기는 인류의 ‘공통 관심 사안’이다. 그런데 인류의 16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인구를 가진 북반구 선진국들이 ‘대기의 식민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함부로 배출하면서 개도국들도 함께 사용해야 할 대기환경을 미리 선점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세계 모든 지역의 사회적 대비 상태, 재난 취약성, 회복력, 인프라 설비 등은 식민 지배 유산의 정도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그런데 1.5도니 2도니 하는 하나의 전 세계적 단일 목표를 정해놓고 그 수치가 초과되면 ‘전 세계’가 위험에 빠진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기술관료적 보편주의에 입각한 목표 달성 논리다.
_2부. 〈재난은 약자의 몫이 될 수 없다〉 중에서 p.99
기후변화에 대해 사람들은 흔히 ‘냉담과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것보다 냉담과 무관심이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기후변화? 난 상관 안 해”). 그런 것을 자신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다고 여기는 ‘소극적 무관심’이 있고, 기후변화를 ‘웃기고 황당한 주제’로 간주하여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막아버리는 ‘공격적 무관심’도 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기후변화를 공개적 논의의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하게끔 만드는 어떤 문화적 장벽에다 냉담/무관심이 합해지면 기후행동의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_2부. 〈재난은 약자의 몫이 될 수 없다〉 중에서 p.140
기후변화는 과거 및 현재 세대가 지속불가능할 정도로 자원을 남용하고 온실가스를 과다 배출한 결과로 미래세대의 권리가 박탈당한 사태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후위기와 인권을 논할 때에 미래세대의 인권을 위한 현재세대의 의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세대 간 형평성’이라고 부른다. 미래세대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먼 훗날의 인간만이 아니라 이미 태어난 자식, 손주들이 모두 포함된다.
_3부. 〈권리를 방패 삼아 위기에 맞서다〉 중에서 p.184
한국의 청소년들도 2020년 봄, 정부의 소극적인 온실가스 정책 때문에 청소년들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주말 행동, 결석 시위, 관련 부서에 대한 요청과 서한 발송 등 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변화가 없음을 깨닫고 정부에 책임을 묻게 되었다고 한다. 정부와 정책결정권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청소년기후행동의 원고 19명은 한국 정부가 정한 감축목표와 실제 행동이 워낙 부실하여 헌법에서 보장한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정상적인 환경에서 살아갈 환경권 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헌법소송은 전 세계 기후운동에서 주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후위기의 헌법적 기본권 침해, 국가의 책무성, 미래세대에 속하는 청소년들이 원고가 된 점, 정책을 변화시킬 목표 등 전략적 기후소송의 특성이 모두 들어 있는 소송이기 때문이다.
_3부. 〈권리를 방패 삼아 위기에 맞서다〉 중에서 p.220
경제사회적 조건이 나빠져 사람들의 삶이 팍팍해질수록 정치적 선동, 메시아적 약속, 음모론, 가짜 뉴스, 혐오와 차별이 횡행할 수 있는 풍토가 늘어난다. 여성혐오, 외국인 혐오, 소수자 혐오, 특정 집단 혐오 등이 그럴듯한 ‘설명’의 외피를 걸치고 등장하여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차별 확산된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런 현상들이 국내외에서 표출되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극우 포퓰리즘과 유사 권위주의, 그리고 백인우월주의를 비롯한 극단주의 세력이 발호하기 시작하여 파시즘의 재등장을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증오의 불길은 세 요소로 이루어진다. ‘땔감’과 같은 증오 지지자들, ‘불꽃’을 지피는 선동형 지도자, ‘산소’ 역할을 하는 사회경제적 악조건, 이 세 요소가 만나 증오의 불길을 타오르게 한다. 사회적 응집력이 약해질수록 공기 중 산소가 많아진다. 폭력적 증오의 화염이 옮겨붙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_4부. 〈각자도생 사회를 넘어〉 중에서 p.240
오늘 공정하지 않은 전환은 내일의 불공정한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그런 세상을 위해 사람들에게 기후행동에 나서자고 설득할 수는 없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환은, ‘지금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덜 불평등하고 덜 부조리한 세계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과 결부될 때에만 정의로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_4부. 〈각자도생 사회를 넘어〉 중에서 p.262
기후위기가 진정으로 ‘위기’가 되려면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그것을 ‘위기’로 간주해야만 한다. 하나의 기후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기후위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이미 생살여탈권을 지닌 현실인 반면, 위기의 후방에서 안락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후위기란 뉴스에 나오는 먼 나라 이야기?자신은 약간 불편한 정도에 그치는?에 불과하다.
_5부. 〈전환을 위한 여섯 가지 제언〉 중에서 p.303
이제 인간만의 인권, 인간 중심적인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를 쓰기 어렵게 되었다. 비인간 자연계에 대한 침해와 인간에 대한 침해가 함께 일어나는 ‘이익 침해의 융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순수한 의미에서 ‘인간’만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즉, 인간과 자연환경의 이익 침해가 하나로 수렴되었고, 반대로 인간과 자연환경이 ‘권리’를 보유함으로써 파생되는 효과를 공동으로 향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은 인간이고, 인간과 자연환경의 공존을 실천해야 할 책임과 행위 주체성을 가진 것도 결국 인간이다. 인류세 시대에 인간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연결성을 직시해야 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_5부. 〈전환을 위한 여섯 가지 제언〉 중에서 pp.347~348
마지막 질문으로 마무리하자. 기후위기 상황에서 희망을 말할 수 있는가? 기후과학의 계측치는 어두운 전망 쪽을 가리킨다. 탄소 농도와 비관의 눈금은 정비례한다. 그러나 희망은 객관적 조건의 산물이 아니라 실천적 행동의 창조물임을 기억하자. 한편에 과학의 법칙이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인간의 연대심, 정의감 그리고 창의적인 적응력이 있다. 양쪽 끝을 민주시민의 행동으로 잇는다면 실존의 세기를 건너는 희망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_〈나오며〉 중에서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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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승려 열전
도서정보 : 문일평 | 2020-1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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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유배불(崇儒拜佛)은 조선의 국시(國是)인 만큼 태조께서 불교의 신자이나 유교 숭배의 정책을 취하였다. 태종에 이르러는 극단으로 불교 숭배를 힘써 행하였고 세종께서도 태종의 뜻을 이에 역시 불교 숭배를 단행하였지만, 만년에 가서 신불로 기울었다.
보우(普雨)라는 종교가와 문정후라는 여자 정치가가 서로 기다려 수절하게 되어 불법(佛法)을 부활시켰다.
문정(文定)은 중종(中宗)왕비로 중종께서 숭유(崇儒)주의임에 반하여 문정께서 숭불(崇佛)주의이었고 중종께서 유명한 유학자 정암(靜庵)을 등용한 것처럼 왕비께서 이름난 승려 보우를 기용하였음은 좋은 대조가 된다.
유정(惟政) 즉 사명당(四溟堂)으로 말하면 휴정(休靜)(서산대사西山大師)의 입실(入室) 제자 중에도 가장 거인(巨人)인 만큼 흔히 서산대사(西山大師), 사명당(泗溟堂)은 아울러 부르는 이름이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2,500 원
윤리와 논리
도서정보 : 김오성 | 2020-12-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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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것 가운데서 객관적인 한계를 밝히며 객관세계의 구조를 인간적 사실에서 파악하려는 것이 현대 사유(思惟)의 새로운 경향인 것이다. 금일의 문학이 윤리적인 것을 요구하게 된 것은 합리주의, 즉 이성주의에 대안 반항에서라고 나는 생각된다. 그것은 이성주의가 본래 비윤리적인 까닭이 아니요 종래의 윤리가 오히려 이성주의에 입각하였으며 이 이성주의 윤리가 지금 세인에게 있어는 용인할 수 없는 반윤리성을 보여주고 있는 까닭인 것이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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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RAGE)
도서정보 : 밥 우드워드 | 2020-1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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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우드워드의 새 책 『분노』는 세계적 역병과 경제적 위기 그리고 인종 갈등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시기를 탁월한 능력으로 전례없이 밀착 취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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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산 이야기
도서정보 : 문일평 | 2020-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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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景福宮) 뒤에 아직 피지 않은 모란(牡丹) 꽃송이 모양으로 1,300척(尺)의 창공에 빼어난 북악(北岳)은 그 본명이 백악(白岳)이다.
이 백악(白岳)은 삼각산(三角山)의 제일봉인 만경대(萬景臺)로부터 뻗어 나온 남쪽 줄기이다. 삼각산이란 가장 높은 백운대(白雲臺)를 중심으로 하여 그 북쪽의 인수봉(仁壽峰)과 그 동쪽의 만경대(萬景臺)를 이르는 것이다. 한양조 초기에 지을 때부터 문루(門樓)는 없이 지었다고 한다. 세종대왕의 셋째 아드님으로 천하명필의 호칭을 받던 안평대군(安平大君)은 이 북문 밖에 무계정사지(武溪精舍)라는 별장(別莊)을 두었는데 거기 다닐 때는 아마도 이 북문을 통행하였으리라.
홍엽정(紅葉亭)은 현 남미창정(現南米倉町) 202번지 일본인 와다(和田) 모 씨의 집에 들어가고 말았다. 옛날은 오성(鰲城) 이항복(李恒福)이 여기서 살았던 일도 있었다.?신대(申垈)우물의?북쪽은 강릉김씨(江陵金氏)가 살던 백동(栢洞)이다. 정·순년간(正純年) 사이에 한창 번영할 때 그 문 안에 살던 판서(判書) 8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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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다 배달합니다
도서정보 : 김하영 | 2020-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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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 시대, 인간다운 삶과 노동의 가치를 생각한다
사회비평을 하는 미디어 매체의 편집장이었던 저자는, 뜻한 바가 있어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현장을 체험하기 위해 배달과 물류센터, 대리운전 등 이른바 ‘플랫폼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저자가 200여 일에 걸쳐 체험한 플랫폼 노동 현장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직접 그린 정교한 삽화는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생생함을 자아낸다. 저자는 플랫폼 노동의 현실이 어떠한지, 노동자에게 플랫폼 노동은 어떠한 의미인지, 왜 플랫폼 노동에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고 있는지 관찰하고 분석한다. 또한 쿠팡, 배민, 카카오대리와 타다로 대표되는 IT 기술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 경제 속에서 기업과 노동자의 역할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개선되어야 할 지점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사회비판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 책에는 따뜻함과 유머가 가득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긍정적인 태도와 인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 읽다 보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또한 체험한 사람만이 그려낼 수 있는 정교한 묘사와 현장에서 얻어낸 통찰은 읽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추천한 이의 말처럼 우리 시대에 태동한 노동 현실에 대한 발 빠른 보고서이자 현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좋은 가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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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궁도와 풍습
도서정보 : 신정언 | 2020-12-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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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궁(弓)은 단궁(檀弓)이다. 단궁(檀弓)은 조선 목궁(木弓)의 원조로 단본(檀本)(박달나무로 만든 활)으로 제작한 까닭에 단궁(檀弓)이라 하였다. 길이(長)가 약 3척(尺) 5촌(寸)이다. 단궁시대(檀弓時代)의 궁(弓)은 그 제작 방법이 유치하였던 것은 물론이다.
조선 궁시(弓矢)가 해외에 진출하기는 벌써 지나(支那) 제요(帝堯) 25년에 숙신(肅愼)의 궁시(弓矢)로써 시작이 되었다. 그 뒤 주무왕(周武王) 당시에도 수출이 되었다는 것은 먼저 기술한 바와 같다. 신라에서는 원성왕(元聖王) 때부터로 즉 비류왕(沸流王)은 즉위 제 17년에 궁성동장(宮城東墻) 내에 ‘동사대(東射臺)’라는 사대(射臺)들 짓고 왕으로부터 조신(朝臣)과 서민까지 매월 1일과 15일에 궁술을 연습하도록 하였다. 이것을 삭망시(朔望試)라고 하였다. 그 뒤 아신왕(阿莘王) 때에 이르러서는 다시 궁성서장(宮城西墻) 내에 서사대(西射臺)를 새로 짓고 군신이 회합하여 그 삭망시(朔望試)를 힘써 장려하였다.
도시(都試)는 매년 춘추(春秋) 두 계절에 거행하였는데 세조(世祖) 2년에는 130(斤)의 궁력(弓力)을 만(彎)(활을 당김)하는 자로만 시재(試才)에 응시하였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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