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가 버린 사람들

도서정보 : 데이비드 굿하트 | 2019-12-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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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한국형 트럼프가 나올 수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의 진짜 이유를 파헤친 역작
대중의 분노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진보 엘리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2016년에 있었던 두 사건을 두고 많은 이들이 유권자의 다수가 시대에 뒤떨어진 선택을 했다며 당혹해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을 한 지지자들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못 배운 이들’ 심지어 ‘인종주의자’라는 비난과 조롱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의 지지를 얻는 정치 세력은 손쉽게 ‘극우 정당’이나 부정적 의미에서 ‘포퓰리즘 정당’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오랫동안 중도 좌파 성향의 언론인으로 활약해 온 저자는 이런 현상이 엘리트 중심의 정치 영역에서 소외되어 왔던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분출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섬웨어(지역에 기반한 중하층 노동자)’라 불리는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나아가 이들에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부여하지 못하면) 사회가 더 큰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비단 영국과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현상은 서유럽 전반에 퍼지고 있으며, 한국 사회도 비슷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진보적인 의제에 반대하거나 그와 반대되는 성향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시대에 뒤떨어진 이들’로 몰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지한 상호 이해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더 큰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는 게 이 책의 교훈이다. 영국 사회를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데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5,400 원

리벤지 포르노

도서정보 : 매튜 홀, 제프 헌 | 2019-12-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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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어서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비겁하고 비정한 행위를 하고 있지 않은가

“리벤지 포르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행위, 포르노그래피의 형식을 띠며 가해자는 주로 전 남성 파트너이고, 피해자는 여성이 압도적이다. 연인관계가 끝난 후 복수할 목적으로 발생하지만 해킹을 통해 일어날 수도 있고, 상업적 용도의 포르노도 포함될 수 있다. 주로 오프라인에서 실행되어 온라인에서 배포 행위가 이뤄진다. 동기는 복수를 하기 위해, 재미 삼아 또는 정치적 이유 등을 들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인터넷 보안회사 맥아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5명 이상이 휴대용 전자기기를 이용해 성적 이미지나 동영상을 공유하거나 저장했으며, 전혀 모르는 사람과 공유한 경우도 1.6명에 이른다고 한다. 헤어진 연인 10명 중 1명은 상대방의 성적 이미지를 온라인에 공개하겠다고 협박을 한 적이 있고, 그들 중 60퍼센트가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젠더와 섹슈얼리티 간의 차이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회적 현상을 연구하는 매튜 홀과 제프 헌은, 현대지성에서 번역출간한 『리벤지 포르노』를 통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급부상한 불법 촬영과 상대방의 동의 없는 사생활 노출 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오늘날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사회적 문제가 불거진 원인은 세계 각국에서 상호 간의 동의를 얻지 않은 성적 이미지나 동영상을 제지할 만한 법률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영국 특허청과 미국 헌법과 연방 저작권법에서는 이미지 생산자(사진을 찍은 사람)가 저작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에 찍힌 사람이 동의하지 않아도 생산자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미국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서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의 80퍼센트가 문제의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료에 대한 법적 권리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개인의 은밀한 비밀을 온 세상에 공유하고
모욕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다
매튜 홀과 제프 헌은 현존하는 최대 리벤지 포르노 사이트인 마이엑스닷컴을 비롯해, 각종 포르노 사이트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에서 리벤지 포르노 콘텐츠와 함께 게시글을 탐색했다. 5천여 건이 넘는 사례를 수집, 게시자가 피해자의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올린 텍스트를 분석해 젠더 폭력과 학대를 묘사하는 특정 단어를 코드화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가해자의 심리를 읽어낼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게시자들이 자신의 신상을 은연중에 노출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 저자는 리벤지 포르노를 공유하는 가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피해자를 벌 받아 마땅한 인물로 취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또,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상관없이 모든 게시글 사례들이 다양한 예상 열람자들을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성적 노출 이미지에 담긴 여성들(또는 남성들), 그들과 친한 사람들 또는 동료, 피해자의(그리고 가해자의) 친구들, 그리고 불확실한 ‘대중’들이 이해관계에 모두 얽혀 있었다.
수많은 게시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경고의 메시지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도 연구조사를 통해 밝혀냈다고 말한다. 게시자들은 안전하지 않은 성적 관행, 위생, 성적문란함 등에 대해 고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이롭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입장을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리함으로써 관계가 끝난 데 대한 보복이라는 비난을 피해 나갈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입법과 교육, 피해자 지원,
가해자 재교육에 대한 조언들,
그리고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일들
리벤지 포르노 콘텐츠의 또 다른 문제점은 한번 인터넷에 게시되면 불특정 다수의 타인에 의해 유포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철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두 저자가 사례로 들고 있는 마이엑스닷컴 사이트의 경우, 매일 7,400명의 순 방문자와 일간 15만 3,180건의 페이지 열람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방문자 1인당 20.7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에 따른 피해자의 수치심, 한 개인의 평판이 파괴되는 것을 넘어 피해자가 자살을 하는 등의 후유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남성과 여성이라는 전통적 가해자-피해자 관계를 넘어 이성애 남성, 이성애 여성, 게이, 레즈비언을 아우르는 새로운 가해자-피해자 관계가 등장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리벤지 포르노가 가장 친밀한 사람, 가장 개방적이며, 취약성을 드러낸 파트너를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대방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이 곧 폭력을 행사하는 힘의 일부인 셈이다. 또한, 두 저자는 오늘날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정부와 법조계에서 리벤지 포르노 불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황을 소개한다.

구매가격 : 10,500 원

미래 공부

도서정보 : 박성원 | 2019-12-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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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남는 이들은 어떤 유형의 인간일까

확신을 갖기보다 중립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미래를 더 정확히 예측한다. 이들은 성실성, 신중함, 성찰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질적인 시각들을 아우르는 통합성, 상세한 정보에 근거한 판단, 지속적 정보 갱신의 특성을 나타냈다. 이들 부류는 어느 예측 정보도 한 번에 신뢰하지 않고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으며,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질문을 내놓거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나갔다.

예측의 정확도가 높은 개인이나 미래지향적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학습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학습이 아니다. 모르게 하는 것을 밝혀내는 학습이다. 이들은 관심이 없어서, 논리적으로 해명되지 않아서, 경험하지 않아서, 기존 관념을 벗어나서, 알고 싶지 않아서, 내 생각과 달라서, 너무 엉뚱해서 간과되는 정보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자신의 눈을 가린 인식의 장벽을 하나씩 허물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예측했다.

또 한 가지, 자아효능감이 높은 개인은 그렇지 못한 개인보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자기회복력이 높다. 미래 자아효능감을 가지려면 미래 예측이라는 일종의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미래 예측은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를 확장하는 활동이어서 때로는 고통이 뒤따른다. 자신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잘못 이해한 것에 대한 반성이 따라야 하고, 새로운 시각에 적응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변화를 수용하지만, 변화에 매몰되어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 그 중심을 잡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점, 그 자신은 끊임없이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이 포인트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 자아효능감이 있는 개인은 변화와 더불어 성장하고 생존한다고 볼 수 있다. 변화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관계와 네트워크를 만들고, 새로운 관계와 네트워크를 통해 생존력을 높이고 성장하는 것이다.

청년들은 사회가 ‘붕괴’되기를 원한다

오스트리아의 미래학자 로버트 융크는 공동의 이해를 추구하고 지혜를 모아 미래의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미래워크숍’을 개발한다. 그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모아 미래워크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했는데, 일반인도 전문가 못지않게 미래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적 상황과 접목시켜 미래워크숍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미래의 모습과 가능성을 탐색하며 격론을 벌인다. 저자는 사람들이 인지한 미래상을 네 가지로 압축한다. 사회가 경제적으로 계속 성장한다고 가정하는 ‘계속 성장’, 사회가 경제적 위기와 자원 고갈, 환경 재앙, 전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무너질 거라는 ‘붕괴’, 사회는 결국 붕괴할 테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고 믿는 ‘보존사회’, 사회의 변화가 빠르고 엉뚱해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 ‘변형사회’가 그것이다. 이 네 가지 미래의 이미지는 각각 가정이 다르고 그에 따라 추구되는 사회적 가치와 규범, 전략이 다른데 미래워크숍 참석자들은 이런 미래상을 일상에 적용하고 배우며 미래 예측의 의미를 깨닫는다. 이 워크숍의 목적은 참여자들이 미래의 모습에 대해 다채롭게 토론하고 그들 스스로를 미래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있다.

지난 몇 년간 미래워크숍을 진행해온 저자는 시민들이 특정 미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참여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미래 시나리오는 ‘붕괴’다. 특히 청년 세대가 ‘붕괴와 새로운 시작’이라는 미래상을 ‘선호 미래’로 꼽았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을 안겨준다.

저자는 『미래 공부』에서 젊은층의 이런 요구는 사회 진보의 대가라고 말한다. 한국 사회는 지난 20세기를 근대화에 바쳤고, 물질적 풍요와 경제성장이 과거의 최우선 목표였으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가 발전할수록 치러야 할 희생과 대가도 커지며 우리가 물질적 풍요를 원하면 원할수록 혁신을 요구하는 문제들은 딜레마에 빠진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여러 사례와 이론을 근거로 청년들의 호소와 현 사회의 문제점, 그리고 미래상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괜찮고 무슨 일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할까? 저자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지향성과 미래지향성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를 고르겠다고 한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실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미래지향성이 인류의 보존과 진보를 위해 견지해야 할 중요한 태도라고 말한다.

미국 미드웨스턴에 거주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참조하자면, 자신의 미래 모습을 자주 상상하는 청소년일수록 상대에게 폭력을 가하는 행동을 훨씬 덜하다. 반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은 감옥에 가거나 마약과 술에 탐닉하며 낮은 학업 성적을 보인다고 한다. 미래지향성이 높은 청소년은 행동의 결과와 주변의 환경 변화를 예측하므로 충동적인 행동을 삼가며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더 보호한다는 것이다.

미래지향성은 회복탄력성과도 연결된다. 불확실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 미래를 견디려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회복탄력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기르기 위해서 다양한 미래를 자주 상상하고 그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래학 1세대 학자인 짐 데이터에게 배운 저자는 ‘참여하는 미래학’에 방점을 찍고 독자들을 미래의 세계로 이끈다. 청년 시절의 불안과 좌절은 그를 미래학으로 안내했고, 이는 다양한 시민과 함께 미래상을 이야기하고 시나리오를 확장하는 독특한 이론을 탄생시켰다. 그리하여 여러 저명한 단체에서 우수논문상을, 2017년에는 세계미래학연맹으로부터 ‘탁월한 젊은미래학자상’을 수상했다. [미래 공부]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불안한 미래를 당당하게 맞이하려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미래 예측은 변화를 앞서 이해해 그에 대응할 뿐 아니라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며 변화를 일으키려면 지배적인 시각에 저항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은 오늘의 반복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2,000 원

보수의 영혼

도서정보 : 전성철 | 2019-12-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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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는 왜 영원히 대립하는 숙명적 경쟁 관계가 되었나? 진보를 이겨내는 자유의 힘,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살펴본 책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게 된 이래로 늘 있어왔으나, 최근 들어 그 양상은 세대 간 극심한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본래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은 선악으로 구분될 수 없는 것이지만, 사회 갈등의 한 요소가 되면서 이념에 따라 서로를 혐오하는 세태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보수’와 ‘진보’라는 역사의 양대 수레바퀴가 함께 굴러갈 때 국가의 진정한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제하며,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를 이념의 불균형이라는 문제에서 찾는다.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근원적인 개념은 무엇이며, 이들 이념이 오늘날 숙명적인 대립의 두 축이 된 역사적인 계기가 무엇인지를 세계 정치·경제 발전사의 흐름과 함께 살펴본다.

구매가격 : 10,700 원

남자의 뇌

도서정보 : 루안 브리젠딘 | 2019-11-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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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의 맛으로 사랑이 결정된다.”
뇌와 호르몬으로 꿰뚫어 보는 남자의 본심
뇌과학으로 이해하는 남자를 향한 오해들

그는 그녀의 체취를 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앉아 있었다. 그의 코는 무의식적으로 뇌에 즉각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냄새만 좋을 뿐 아니라 유전적으로도 잘 어울릴 여자야.’ 무취의 냄새인 페로몬은 유전 정보를 전달한다. 스위스 연구진이 페로몬이 배어 있는 땀에 젖은 티셔츠를 두고 연구한 결과, 유전적으로 잘 어울리는 남녀가 서로에게서 가장 좋은 냄새를 맡았다. 만약 당신이 호감 있는 남자에게 ‘나쁜’ 냄새를 풍겼다면 그는 이유도 모른 채 당신에게 흥미를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잘 씻고 안 씻고의 문제나 당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유전자의 문제다. 우리는 과거 왕실에서 근친혼으로 출생된 아이들을 통해 유전적으로 너무 비슷한 사람들이 결혼하면 병약한 후손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키스의 맛으로도 사랑은 결정된다. 사랑에 빠진 남녀의 혀가 닿자마자 서로의 건강과 유전자 정보가 곧바로 수집되어 각자의 뇌로 보내진다. 만약 키스할 때 시큼한 맛이 났다면 관계는 거기서 끝날 것이다. 둘은 너무 비슷한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침에는 인체의 모든 분비선과 기관에서 나온 분자가 포함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남자의 침 속에 포함되어 있는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여자 뇌의 성적 중추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양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가슴이 풍만한 그 여자는 라이언의 뇌에 마치 화사하고 색깔이 화려한 벌새 한 마리와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몇 초 동안 주의를 끌고는 날아가버렸고 그의 머릿속에서도 지워졌다. 나는 니콜에게 남자 뇌의 욕망 중추가 매력적인 여자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알아채고 눈여겨보게 만든다고 알려주었다.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라이언은 그 여자의 가슴을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뇌에서 거의 자동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 남자들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행동에 여자들이 왜 그리 위기감을 느끼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상황이 역전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_본문 중에서

사랑하는 남녀의 관계가 좋을 땐 한없이 좋다가도 종종 복잡해지는 이유는 심리적인 이유 이전에 서로의 신체가, 그리고 뇌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존재하는 분쟁의 상당 부분은 서로의 선천적인 차이를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발생한다. 이 책에서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유전적, 구조적, 화학적 그리고 호르몬과 뇌의 작동절차에 관한 차이점과 남자들이 생각하고 느끼고 대화하는 방식의 구조와 자연스러운 욕구에 대해 제대로 알려준다. 남자들은 마침내 자신이 이해를 받았다는 안도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자의 뇌』 출간 이후 언론에서는 “남자에게 갖는 모든 고정관념을 풀어줄 열쇠가 되는 책. 남자가 자주 하는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뇌과학적 근거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퍼블리셔스 위클리》)”,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부터 사랑하는 남자를 둔 사람, 징글징글한 남편 때문에 골머리 썩는 배우자까지 다양한 독자들을 사로잡을 책”(《타임》)”이라고 극찬했다.


하루 7리터씩 테스토스테론을 마시는 소년의 뇌
남자의 뇌를 제대로 알면
우리는 남자에게 더욱 현실적인 기대를 품을 수 있다

남자아이가 아동기 동안 부모와 얼마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했는지는 관계없이 사춘기는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자신이 알던 아이가 사라져버린 것 같다는 말이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인 셈이다. 확신하건대 당신의 아들은 그 나이 또래의 다른 남자아이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테스토스테론을 맥주라고 치면 9세 남자아이는 매일 한 컵 정도를 마시는 셈이다. 하지만 15세에 이르면 하루에 7리터에 달하는 양을 마시는 꼴이 된다. 아이는 담배나 술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에 취해 있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은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한지를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아차릴까? 몸집이 큰 아이들이 대개 높은 지위를 차지하긴 하지만, 가장 덩치 큰 아이가 항상 리더가 되는 건 아니다. 우두머리 자리를 차지하는 아이는 싸울 때 물러서지 않는 아이였다. 이 아이들은 도전자들을 위협하고 괴롭히고 두들겨 패면서 자기 힘을 과시했다. 무리의 모든 남자아이를 대상으로 호르몬 검사를 해보니, 우두머리가 되는 남자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게 나왔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일곱 살이 될 무렵 무리에서 차지한 순위로 그 아이가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남자아이들 위계질서에서 차지할 위치를 예측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_본문 중에서

남자 세포에는 Y염색체가 있고, 여자 세포에는 없다. 이 작지만 중요한 차이는 유전자가 처음 뇌 속에 무대를 마련하는 순간 펼쳐지기 시작하여 후에 호르몬에 의해 더욱 확대된다. 임신 8주가 되면 남자의 작은 고환이 뇌를 흠뻑 적시고 뇌의 구조 자체를 바꿔놓기에 충분한 양의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25년간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통해 남자와 여자 모두 상대를 움직이는 생물학적, 사회적 본능에 대해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여자로서 우리는 남자를 사랑하고, 남자와 함께 살고, 아들을 키우기도 하지만 아직도 남자와 남자아이에 대해 이해할 점이 많이 남아 있다. 뇌 구조는 한때 생각했던 것처럼 출생 시나 아동기 말기에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 계속 변한다. 만약 남자와 여자, 부모와 스승이 남자의 뇌가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소년기에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중년과 노년기에 어떻게 현실을 바라보게 되는지를 깊이 이해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남자에 대해 더욱 현실적인 기대를 품을 수 있다. 이 책은 남자의 뇌에 관한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을 가장 쉽게 알려주는 입문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자기 영역 보호에 몰두한다.”
점차 숨을 조여오는 수많은 위기,
생존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중년 남자의 뇌

“조지가 부사장 승진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잠이 오질 않아요.” 서열 다툼에 반응하는 닐의 뇌 속을 들여다보면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바소프레신이 분비되어 뇌 회로를 적시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닐이 침대 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조지가 자신의 상관이 되는 끔찍한 상황을 상상할 때면, 그의 시상하부와 편도에서는 영역 상실에 대한 공포의 뇌 회로가 활성화된다. 그날 밤만 벌써 열 번이나 일어나 베개를 팡팡 두드린 뒤 다시 자리에 누운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조지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방법들만이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시신경교차상핵에 있는 수면 세포를 더욱 자극하게 된다. 직장에서의 위계질서를 곰곰이 생각하는 닐의 두 눈은 점점 더 말똥말똥해진다.

안정적인 위계질서 안에 있는 남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수치가 떨어지면서 분노와 공격성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남자의 폭력 성향은 사회적 조건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안정적인 사회 위계 질서와 평온한 가정생활이 남자의 폭력성향을 감소시키는 두 가지 요소임을 발견했다. _본문 중에서

평범한 상황이었다면 닐은 차분하고 편안하게 지내는 걸 더 좋아했을 테지만, 지금은 직장에서 자신의 것이 되어야만 하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더러운 감정도 기꺼이 견뎌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닐에게 있어서 그 싸움은 신임 부사장이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침입자 조지를 물리치고 위계질서 안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문제였던 것이다. 진화생물학자들은 허세와 가식, 투쟁 등이 같은 종의 수컷 경쟁자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발달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남성 대 남성의 본능적인 경쟁과 위계질서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투쟁은 호르몬과 뇌 회로 양쪽의 지배를 받는다. 이는 습관이나 문화적 전통을 넘어서는 남자 뇌의 구조적 특징이다. 닐의 뇌는 본능적으로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나이가 좀 들어야 현명해지나 봅니다.”
우리는 남성갱년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애정과 이해를 갈구하는 노년 남자의 뇌

저자는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60세 이상의 남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과 유사한 남성호르몬 DHEA 보충 그룹과 위약 사용 그룹을 비교, 연구했다. 1년 동안 진행된 마라톤 연구에 참여한 남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스파처럼 꾸며진 쾌적한 연구 시설에서 꼬박 하루를 머물러야 했다. 다정한 여자 간호사와 심리학자들이 인지 실험을 시행하고,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그들의 성생활에 대해 자세히 논의하면서 하루를 함께 보냈다. 1년이 지나고 나서 실험 결과를 보니 DHEA를 투여한 그룹의 남자들은 인지 능력, 삶의 질, 성 기능 등이 무려 40퍼센트나 향상되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위약을 투여한 그룹의 남자들도 그 기능들이 무려 41퍼센트나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이 연구는 매달 다정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여자 간호사와의 사교적 상호작용이 갱년기 남자들에게 DHEA 호르몬만큼, 아니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했다는 결론을 내려야만 했다.

남자를 남자로 만드는 것은 뇌와 페니스에 있는 호르몬이다. 그 호르몬들이 남자의 전형적인 사고와 행동에 필요한 성적 특성을 가진 뇌 회로를 활성화한다. 뇌와 몸에서 이 호르몬의 생산량이 줄어들면 남자는 소위 남성갱년기로 들어선다. 100년 전에는 남성갱년기가 상대적으로 드물었는데, 이는 남자의 수명이 갱년기를 맞을 만큼 길지 못했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까지도 미국 남자의 평균 수명은 45세 정도였다. 오늘날은 감사하게도 갱년기 이후에도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아 있다. _본문 중에서

저자는 남성갱년기를 맞이한 남편을 둔 아내들에게 약간의 이해를 구한다. 가령 사사건건 부딪치는 부부가 서로에게 비판적인 말을 1회 하고 나면 꼭 5회의 칭찬을 해주라고 권하면서 말이다. 책에서 소개된 톰과 다이앤에게도 필요한 방법이었다. 다이앤은 지난 몇 년 동안 톰이 더욱 다정해지기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은 톰에게 비판적이었음을 인정했다. 다이앤처럼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해온 여자들은 배우자의 모든 약점과 결점을 알고 있다. 여자 뇌는 실망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돌려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남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모두 돌리게 된다. 끊임없는 비판은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배우자를 둔 남자의 뇌는 방어적으로 변한다.
남자와 여자는 사회와 가족의 구성원으로, 서로의 반려자로, 자녀의 공동 양육자로 평생을 함께할 운명을 타고난다. 하지만 서로의 생물학적 특징과 심리적인 차이 등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해의 부족이 오해를 낳고 갈등을 유발하고 서로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 책을 통해 남자의 독특한 행동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확인하며 남자의 일생을 따라가다 보면, 오랫동안 종과 개체의 생존을 위한 최적의 상태로 진화해온 ‘남자’라는 존재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해는 어느덧 진실한 공감으로 이어지고, 이런 공감은 주위의 남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씩 변화시킬 것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도서정보 : 에릭 클라이넨버그 | 2019-11-1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살기 좋은 도시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2019년 6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92%가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이 인구 1,000만 명을 넘긴 것이 1988년의 일이다. 오로지 성장이 정답이었던 당시 도시 계획의 결과는 치솟는 임대료에 작은 가게들이 사라지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집단이 어울릴 만한 장소도 없으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체라 할 만한 것도 마땅치 않다. 지금 우리는 개인의 고립과 집단의 분열, 계층의 양극화로 상징되는 현대 도시를 살고 있다. 로버트 퍼트넘이 『나 홀로 볼링』에서 지적했던 1990년대의 문제점들을 이제 우리가 고스란히 겪고 있는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도시에 대한 올바른 비전과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이 책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게 해준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현재 미국에서 학계와 출판계, 미디어의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는 학자다. 그의 전작 『폭염 사회』는 7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카고 폭염 사태를 자연재해가 아닌 사회 비극의 측면에서 들여다보며 재해를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 전미출판협회 사회학 · 인류학 분야 최고의 책, 영국사회학회 건강·질병 분야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어 그는 특정 재난 상황이 아닌 평상시에 지역적 자원이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로 문제의식을 확장했으며, 불평등과 고립, 분열과 양극화와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의 관계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이 책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로 펴내기에 이르렀다.

방글라데시 수상학교에서 시카고의 아트 인큐베이터까지
삶을 변화시키는 보이지 않는 설계자들

현대 도시가 안은 문제들은 경제, 문화, 개발과 보존, 환경과 재난, 인구, 교통, 치안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모든 변수가 어떻게 얽혀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는지 고려하지 않고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보기가 어렵다. 투명한 막으로 단절된 공간이자 닫힌 커뮤니티의 상징, 도시는 과연 탈출해야 할 곳일까.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브루클린의 어느 도서관을 방문한다. 그리고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말한 ‘제3의 장소’와 에밀 뒤르켐이 말한 ‘집합적 열광’의 개념이 교차한 희망의 순간을 목도한다. ‘사회는 건물처럼 설계될 수 있다’고 믿게 된 그는 앞으로 민주사회가 이처럼 작은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동의 장소나 필수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공간들을 기반으로 건설될 것이라 말한다. 나아가 가상의 온라인 공간이 아닌 실재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학적 · 철학적 · 건축학적 전망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버려진 건물들의 관리 여부와 주변 폭력 사건 증감과의 관계, 카페나 녹지의 수가 범죄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 소규모 학습 공동체 형성으로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학생 범죄를 감소시킨 사례, 공동체 텃밭과 농장을 지어 지역민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관광자원으로도 발전시킨 사례, 평시에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공원과 광장이 재해 시 어떻게 주민 보호시설의 역할을 수행하는지 등 독자의 이해를 도울 전 세계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담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총 여섯 장에 걸쳐 우리 사회를 둘러싼 쟁점들을 다루며 도시의 가치와 미래를 조명하고, 나와 다른 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사람을 잇는 느슨한 연결이 삶의 품격을 바꾼다
고독한 이들이 어울려 사는 희망의 도시사회학

2017년 2월,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우리 공동체 일원들에게”로 시작되는 공개서한에서 20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유저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나요?” 저자의 답변은 회의적이다. 분열한 사회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페이스북에 있지 않으며,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바뀌든 우리가 신뢰를 구축하고 사회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좋아요’를 누르기보다 물리적인 장소에서의 반복적인 사회적 교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사회적 인프라의 효용들은 사람들이 적절한 기회만 있다면 스스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도시의 실패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계획의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에 ‘불편함’을 느끼고, 저마다의 장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연결되고자 하는 이들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개선과 설계보다는 장벽 세우기와 처벌에 몰두하며 분열의 소용돌이에 빠진 트럼프 당선 이후의 미국뿐 아니라, 우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 물려주고 싶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학자의 답변이 담긴 이 책은 2019 앤드루 카네기 메달 논픽션 부문 후보, 미국공영라디오(NPR)가 선정한 2018 최고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책의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도시를 연구하고 정책을 만드는 이들은 물론 시민 활동이나 사회 문제에 관심 많은 독자들 모두에게 우리가 사는 도시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줄 것이다. 나아가 독자로 하여금 고립과 분열, 양극화라는 전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엇이 시급하고 중요한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던져줄 것이다.

구매가격 : 12,300 원

자살론

도서정보 : 천정환 | 2019-11-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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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당잡힌 삶, 타인에게 잔인하고 죽음에 둔감한 삶을 양산하는 사회

인간다움과 친밀성의 구조는 복원될 수 있을까


자살은 다기한 원인에 의해 선택되거나 또한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다. 삶의 불완전성을 채우는 실존적 선택이기에 숭고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독한 단자로서의 벼랑 끝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이기에 외로운 죽음이기도 하다. 또한 자살은 존중받아야 할 선택일 수 있지만, 경제적 생존의 모든 수단이 박탈되어 어쩔 수 없이 남은 한 가지 선택이라면 그것은 자살자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그렇기에 “자살이야말로 우리 사회와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살아 있는’ 비판”일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저성장사회일수록 자살률이 높다는 상반된 연구도 상존한다. 중요한 건 그런 통계적 연구결과라기보다도 경제적 파탄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좀먹는지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그에 따른 제도적 구제가 아닐까. 생계형 자살, 취약계층의 자살에 관한 기사가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까닭은 그런 데 있는 것 아닐까. 경제 규모 10위권이라는 국가의 경제 성장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빚에 몰려, 고리대와 신체포기각서에 시달리다 끝내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이 지금 대한민국에 수도 없이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생명존중 사상’을 고무한다고 해서 자살률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 또한 분명하다. 신자유주의의 무자비한 경제 논리와 스노비즘적이며 불의한 통치, 그로 인한 친밀성의 실종을 경고하는 이들이야말로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들 아닐까. 더이상 자녀의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어 목숨을 끊은 기러기아빠, 회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아무리 생계와 목숨을 걸고 싸워도 아무런 해결책도 얻어내지 못한 채 사회의 무관심 속에 자살하는 노동자들, 가난과 고독 속에 농약을 먹는 노인들, 입시지옥에서 허우적대다 창밖으로 몸을 날리는 청소년들이 상존하는 곳이 지금 이곳 대한민국 사회다.

구매가격 : 12,000 원

에누리론

도서정보 : 서춘 | 2019-11-0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에누리 역사적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지식 경험의 결핍이다. 둘째는 물품 교환의 불편이다. 셋째는 경제 단위의 빈곤이다. 넷째는 단순한 이기 욕심이다. 다섯째는 시간의 여유 등이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00 원

에누리론

도서정보 : 서춘 | 2019-11-08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에누리 역사적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지식 경험의 결핍이다. 둘째는 물품 교환의 불편이다. 셋째는 경제 단위의 빈곤이다. 넷째는 단순한 이기 욕심이다. 다섯째는 시간의 여유 등이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00 원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

도서정보 : 로버트 파우저 | 2019-11-0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도시란 무엇인가’, ‘도시는 무엇을 향해 움직이는가’를 되묻게 하는
도시 생활자, 로버트 파우저의 매우 복합적인 시선과 태도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는 그러나 도시에서의 삶을 반추하는 개인의 추억담이 아니다. 도시를 소개하거나 분석하는 책도 아니며, 여행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의 전달이 이 책의 목적도 아니다. 로버트 파우저에게 도시는 생활의 공간이자, 일종의 탐구의 대상이었다. 어떤 도시에 발을 내딛거나 살게 될 때 그는 이 도시에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볼까보다 이 도시를 구성하는 역사적 배경은 무엇이며, 이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살필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눈에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관심사는 더욱 더 깊고 넓게 펼쳐졌다. 그에게 도시에서의 삶이란 삶의 이력과 족적이 동반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평생 관심사의 대상이기도 하다.

어떤 도시에서는 고교 시절 보았던 그 도시와 50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의 달라진 모습을 통해 그곳의 변화상을 좇기도 하고, 어떤 도시에서는 사람들과의 깊은 소통을 통해 도시가 품고 있는 문제의 해법을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도시에서는 한 발 떨어져 그야말로 관찰자의 시선으로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객관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또 어떤 도시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나의 도시에 대한 그의 태도와 시선은 매우 복합적이다. 오로지 애정의 대상이거나 서늘한 판단의 대상으로 하나의 도시를 규정하지 않는다. 하나의 도시일지언정 애정과 추억과 아쉬움과 비판, 이후의 제언이 개별 도시마다 빼곡하다. 이러한 특징은 도시를 바라보지 않고 도시와 함께 섞여 보낸 두터운 시간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는 1983년 서울과의 첫 만남 이후 2014년에 걸쳐 서울에서 약 13여 년을 살았고, 도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무려 40여 년 전부터다. 교토에서는 6~7여 년을 살았고, 대전과 구마모토, 가고시마 등에서도 몇 해를 살았다. 뉴욕과 런던은 숱하게 다녀온 터라 골목골목이 모두 익숙하고, 한국에 사는 동안 틈날 때마다 찾은 전주와 대구에는 언제나 찾아가면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책에 실린 고향 앤아버와 현재 거주지인 프로비던스, 유학생으로 머문 더블린, 어머니가 살고 있던 라스베이거스 외에도 전 세계 숱한 도시들을 때로 주유하며 때로 거주하며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도시의 특징과 특성이 고스란히 몸과 마음에 축적되어 있다. 그런 그였기에 도시는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분석의 대상일 수도 없었고, 동시에 단지 환상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꿈과 추억의 공간일 수는 없었다.

도시에서의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 보통의 도시인들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미래를 꿈꾸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의 이동을 거듭하며 살았던 그의 삶의 족적은 쉽게 볼 수 없는 유형이어서 어쩔 수 없이 매우 독특하다. 그런 그 덕분에 우리는 ‘도시란 무엇인지’, ‘도시는 무엇을 향해 움직이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되묻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질문은 우리 스스로 ‘삶의 터전으로서의 도시’뿐만 아니라 여행지로 꿈꾸던 막연한 어떤 ‘도시의 이미지’를 다시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를 획득하게 하는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한다.

[외국어 전파담]에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로 쓴 도시 탐구기
서울, 도쿄, 마드리드, 시드니, 프로비던스, 교토 그리고 다시 서울을 거쳐 완성한 한 권의 책
2018년 ‘외국어는 어디에서 어디로,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졌는가’를 주제 삼은 [외국어 전파담]을 통해 많은 독자의 관심과 주목을 받은 로버트 파우저는 이 책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로 집필했다. [외국어 전파담] 출간 이후 수많은 독자에게 ‘어떻게 하면 외국어로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이번 책에서 집필의 과정을 일부 밝히기도 했다. 여러 언어의 섭렵자인 그 역시 외국어로 글을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약 1년여 전부터 이 책의 집필을 구상한 그는 수록할 도시의 목록을 정리하고, 각 도시마다 어떤 내용을 담을까에 대해 주제를 생각한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생각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만,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외국어로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그는 매우 세부적이고 일목요연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와 해야 할 이야기를 정리한 뒤에 집필을 시작했고, 그 덕분에 오히려 이 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주제에 집중할 수 있었노라 이야기한다.

또한 이 책의 구상부터 마지막 저자 교정에 이르기까지 서울, 도쿄, 마드리드, 시드니, 프로비던스, 교토 등을 오가며 지낸 그의 지난 1년여의 족적은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도시를 거쳐온 삶의 과정을 압축한 것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며,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동시에 이 도시에서 저 도시를 떠올리고, 다시 저 도시에서 이 도시를 바라보며 여러 도시에 관한 한 권의 책을 완성한 셈이다.

이렇듯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도시를 섭렵하며 도시의 생활자이자 탐구자, 관찰자로 살면서 수많은 언어를 순례해온 그였기에 풀어놓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새로우면서 생생한, 그러면서도 본격적이면서 위트 넘치는 제대로 된 도시담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구매가격 : 11,9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