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언

도서정보 : G.D.H. 콜 | 2017-06-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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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의 창시자이자 세계 최초의 유치원 설립자이며 ‘사회 혁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로버트 오언의 국내 첫 평전. 영국 사회주의 사상사 및 운동사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G. D. H. 콜이 저술한 로버트 오언의 전기를 우리말로 옮겼다.

사회운동사에서뿐만 아니라 인류 정신사에서 불멸의 위치를 점하는 인물인 로버트 오언은 오늘날 노동조합 운동, 산업 합리화 운동, 아동 교육 운동, 공동체 운동, 협동조합 운동, 세속적 합리주의 운동, 사회주의 운동 등의 창시자 혹은 결정적인 영감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콜은 이 책에 한 개인의 업적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오언의 다양하고 정력적인 실천 활동과 실험들을 담았다.

구매가격 : 11,760 원

두번째 서른살

도서정보 : 마리 드 에느젤 | 2017-06-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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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드 에느젤, 억압받던 여성과 시니어의 사랑을 이야기하다

사랑을 갈구하는 욕망과 성의 즐거움. 육체적인 내밀한 소통에서 비롯한 친밀한 관계 맺기는 성별이나 나이 제한이 없다. 성에 대한 욕구는 근원적으로 행복한 삶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사랑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젊은이든, 문화적 편견과 억압에 의해 욕구를 누르고 있는 여성들이든, 육신의 노화를 조금씩 경험하고 있는 시니어들이든, 이제 우리는 누구나 ‘내 삶의 주체’로서 사랑과 성을 추구해야 한다.

시니어들의 경우, 육체의 성적 노화가 성생활의 장애로 다가온다. 아름답던 몸이 처지고 탄력을 잃어 볼품없어지며 성기능의 장애까지 나타난다. 성적 매력이 없어지는 자신을 들여다본 시니어들은 성에 관한 흥미를 스스로 억제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사회적 편견에 자신을 견주었기 때문이다. 성에 관한 시니어의 자학적 자기검열은 ‘젊음 위주’의 섹슈앨러티를 벗어나 노년에게 적합한, 아니 모두에게 더 행복한 새로운 섹슈앨러티의 존재를 찾을 수 없게 만든다.

저자는 시니어의 에로틱한 성생활에 대한 아이디얼리즘을 경계하면서도 여러 연구와 인터뷰, 대담 등을 통해 인생에서 맞이할 수 있는 두 번째 사춘기인 시니어의 에로스에 대해 확신을 얻었다. 그리고 이것은 더 이상 젊은 시절의 성과 같을 수 없다는 인정과 함께 사랑에 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동의에서부터 시작한다. 생식기 위주의 정력적인 섹스의 환상을 떨치고 진정한 사랑에 몸을 맡기자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상대방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인생의 활력을 얻었다.

구매가격 : 9,660 원

토인비 교수와 함께 미래를 열다

도서정보 : 해밀출판사 편집부 | 2017-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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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격랑 속에 예측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0세기의 지성들은 당시의 현재, 혹은 다가올 미래에 대해 많은 수식어를 남겼지요.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말로 수많은 지성인들의 공감을 산 바 있습니다. ‘에릭 홉스봅’은 「폭력의 시대」라는 다소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요.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아놀드 토인비’는 창조의 시대를 열어갈 지성들에게 사뭇 진지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사랑」과 「예지(叡智)」와 「창조(創造)」입니다. 내용이야 본문에 들어가면 설명이 되어 있을 것이고요. 아무튼 ‘창조경제’니 ‘미래창조’니 창조라는 말이 넘치는 21세기를 살면서 토인비 교수의 『창조 메커니즘』은 삶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구매가격 : 4,500 원

결혼 시장

도서정보 : 준 카르본, 나오미 칸 | 2017-05-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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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해도 될까?
초혼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결혼율은 갈수록 낮아진다. 덩달아 출산율도 감소했다. 한국은 이미 초저출산 국가가 된 지 오래다. 이는 ‘가족’의 변화로 이어진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미국의 법학자 준 카르본과 나오미 칸은 소득과 결혼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심화된 경제적 불평등에서 찾는다. 저자들은 각종 통계 자료와 국가, 시기, 지역별로 남녀가 짝을 찾는 방식을 다룬 여러 문헌을 참고해 최근 수십 년간 가족이 왜 그토록 많이 변화했는지 상세하고 통찰력 있게 설명한다. 아울러 앞으로 그러한 변화가 몰고 올 문제들을 해결할 매우 중요한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 세대’ 청년들에게 무책임한 훈계를 남발하며 헛발질만 하는 무력한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다.

결혼 시장에 내던져진 우리들
미국의 경우 ‘가족’ 하면 밖에서 돈 벌어오는 아버지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어머니 그리고 자녀 두세 명으로 구성된, 교외에서 안락한 생활을 향유하는 중산층 가족을 떠올리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이미지는 산산조각 났다. 결혼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결혼한 부부의 절반은 이혼하며 한부모 가정과 혼외 출산이 늘어나고 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재편된 경제적 계급은 가족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계급마다 변화하는 요인은 달라지고 있다.
저자들은 가족에게 닥친 변화를 온전하게 설명하려면 우리 삶에서 ‘계급’이 차지하는 역할과 커져만 가는 경제적 불평등이 결혼, 이혼, 육아의 조건을 재정립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가장 가난한 집단은 결혼하지 않는지, 왜 엘리트 여성은 역사적 흐름을 거슬러 가장 많이 결혼하게 되었는지, 어째서 수십 년 동안 모든 집단에서 꾸준히 증가해온 이혼율이 교육과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에서는 떨어지는 반면 다른 집단에서는 증가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안정적인 결혼 생활, 평화롭고 행복한 가족은 이제 상위 계급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의 상징이 되었다. 어째서 가족이 계급의 표식이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사회 변화가 가족의 변화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살펴야 한다. 경제 구조의 변화가 각 계급의 행동 양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려면 결혼 및 그 밖의 친밀한 관계가 시장에 나온 상품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결혼을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달라지는 하나의 시장임을 염두에 두고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분석했다.
결혼의 변화와 대물림되는 불평등 그리고 가족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여성의 경제적인 자유는 남녀가 짝을 찾는 방식을 바꾸었고 결혼관 또한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간 계급 남성의 수가 줄어들었으며 상위 계급과 하위 계급 남성은 모두 사회적 지위가 높은 여성과 결혼하길 원하게 되었다. 이러한 원인들은 남녀가 관계를 지속하고 싶게끔 하는 조건을 변화시켰으며 경제적 계급에 따라 다르게 작용했다. 상위 계급은 다시 결혼의 가치를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결혼과 자녀 양육에 나서지만, 하위 계급의 결혼율은 줄어들고 있다.
불평등이 초래한 가족의 변화는 더욱 큰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수한 교육을 받는 상위 계급은 자신의 계급을 더욱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 반면, 근면하게 일하는 노동자 계급을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하던 계급 이동 사다리는 아예 사라져버렸다. 자녀에게 투입되는 자원의 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계급 장벽은 더욱 공고해진다. 이에 저자들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를 재건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안정적인 가족을 회복하는 일은 경제 활동 기회를 보다 평등하고 확실하게 보장하는 데 달려 있으며, 따라서 더 많은 이들에게 교육과 안정적인 직업, 계급 이동의 기회를 보장하는 정책을 통해 불평등을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인 아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양육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속으로

한때는 보편적이었고 한때는 저항의 대상이었던 결혼은 이제 미국 사회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계급 구분의 표식이 되었다. 안정적인 결혼 생활은 이제 특권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결혼으로부터 벗어나는 비행기 안에 엘리트는 없다. 반면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안정적인 결혼 생활은 점점 더 이루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 _44쪽.

보수와 진보 모두 사람들이 더 이상 임신 때문에 결혼하지는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두 진영이 설명해내지 못하는 부분은 ‘왜 어떤 사람은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도 굳이 결혼을 하려고 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중산층이 사랑을 얻고 승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안한 새로운 전략의 기초를 이룬다. _72~73쪽.

자신의 능력에 투자하고, 결혼과 출산을 미루며,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고, 괜찮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남녀에게는 결혼이 여전히 할 만한 것이며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자녀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전략을 취할 수 없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가족을 이룰 가능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_92쪽.

예기치 않게 임신할 가능성은 대졸 여성 집단에서 상당히 낮아진 반면, 소득이 가장 적은 여성 집단에서는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초산 연령이 대졸 여성 집단에서는 점점 더 높아지고 이보다 교육을 덜 받은 여성 집단에서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임신하고 출산하지 않는 것은 중산층의 삶을 규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그 요소를 잘 지켜내어 각자 억대 연봉을 받게 된 커플은 그들보다 덜 성공한 커플에 비해 멀찌감치 앞서게 된 것이다. _118~119쪽.

남성 노동 시장이 건강할 경우 학력에 상관없이 남성 전체의 결혼율이 증가했으며, 고용 기회라는 변수를 통제하자 학력이 다른 남성 간의 결혼율 차이가 상당히 소거되었다. 그러나 반대로 여성 노동 시장이 건강할 경우 학력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여성은 결혼을 미뤘으나 학력이 높은 여성의 결혼율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_136쪽.

우리는 결혼을 “탈제도화”하는 특성이 사실은 결혼을 “재제도화”한다고 본다. 물론 남성이 여성만큼 새로운 결혼 모델에 동의하고 이를 따를 수 있는 한에서만 그렇다. 새로운 모델은 오늘날 여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벌어오는 돈으로 가족들이 먹고산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 상황에 대응하려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모델에는 자기 계발을 위한 수단, 유동적이고 협상 가능한 역할, 솔직하고 효과적인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_174쪽.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많이 벌 경우 집안일을 덜 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여성이 가족 소득에 기여하는 비율이 51퍼센트 이내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여성이 그 이상 돈을 벌면 남편의 허약한 자존감을 채워주기 위해서 집안일을 더 많이 하기 시작한다. 평등이라는 이념과 성 역할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통계학자들에 따르면, 남편이 고소득 일자리를 잃었을 때 집안을 돌보던 아내가 남편 대신 경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이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_183~184쪽.

미국 가족의 새로운 중간층에 놓인 커플들은 서로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다. 이들을 위해 가족법을 개혁하려면 다음과 같이 의견 대립이 극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성이 남성과 섹스를 하고, 임신하고, 아이를 낳으면 무조건 그 남성에게 부모로서의 동등한 지위를 부여해야 하는가? 남성이 여성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자녀의 복리에 동등하게 기여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_209~210쪽.

새로운 모델은 전적으로 새로운 사회적 대본을 따르는데, 그 대본이란 (남편에 대한 아내의 의존처럼) 결혼 내에서의 역할을 철저하게 나누는 대신 부부가 서로 의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대본은 부부가 비슷한 수준으로 결혼 생활에 기여해야 한다고 보지만, 경제적 기여와 집안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_210~211쪽.

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결혼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부부가 서로 동등하고, 상호 의존적이며, 아이를 함께 키워야 한다고 보는 새로운 결혼 모델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에딘이 아이의 엄마와 아빠에게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가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들은 아이가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들에게는 자신이 실현할 수도 없는 이상을 기다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_233쪽.

오늘날 가족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젊은 남성의 소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젊은 엄마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언은 바로 결혼이 ‘나 자신에 대한 투자’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젊은 남성들은 일자리가 없으면 가족을 꾸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제 이들은 어떻게 하면 월급이 아닌 다른 것으로 자신이 원하는 여성을 설득해 아이를 낳고 살 수 있을지를 배워야 한다. _347쪽.

권력의 재분배는 가정과 시장의 관계가 재정립되면서 시작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여성은 노동 시장에 성공적으로 편입했고, 대부분이 사회에서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섰다.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자 여성은 프러포즈를 거절할 능력, 불행한 관계를 끝낼 능력, 결은 파트너를 찾아낼 수 있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상층 여성은 좋은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엘리트가 아닌 여성에게는 좋은 파트너를 찾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남성에게 발생한 변화 때문이다. _372~373쪽.

구매가격 : 11,000 원

페미니즘의 도전

도서정보 : 정희진 | 2017-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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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낸 획기적인 저작,
더 냉철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8년 만에 돌아오다!
‘남성 언어’로 길들여진 세상에 던지는 도발적 문제 제기!

‘페미니즘 교과서’라 평가받으며,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 《페미니즘의 도전》이 출간 8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페미니즘의 도전》은, ‘페미니즘’이라는 논쟁적 주제를 다룬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14쇄(총 18,000부)를 찍으며 오랜 시간 독자들이 찾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담론을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 《페미니즘의 도전》은 한겨레가 뽑은 ‘2005 올해의 책’, 출판인들이 직접 뽑은 ‘함께 읽고 싶은 백 권의 책(백책백강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새로운 대안적 인식론으로서 페미니즘이 지식의 형성 과정, 권력의 작동 지형과 역사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대학의 글쓰기 수업이나 토론 수업의 교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인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온 문제작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여성학자 정희진은 ‘여성의 눈’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새롭게 들여다볼 것을 요청한다. 이 책에서 정희진은 박근혜 당선인의 젠더 정체성,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 성판매 여성 문제, 스와핑, 동성애 등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여러 이슈와 사건들을 여성의 시각에서 재해석한다. 찬성 아니면 반대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시각을 뛰어넘는 정희진의 새로운 재해석은 언제나 새로운 발견, 새로운 각성을 낳는다. 나아가, 저자는 여성과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성판매 여성 등 오랫동안 소외당해 온 우리 사회의 ‘다른 목소리’들이 서로 경쟁하고 소통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꿈꾼다. 페미니즘은 투쟁과 쟁취가 아닌 협상과 사유, 공존과 상생의 길인 것이다.

기존 여성주의 책들이 여성주의 사유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들에겐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이론적인 책들이었다면, 이 책은 기초부터 시작한다. 여성주의가 무엇인지, 그 개념에서부터 그것이 필요한 이유와 여성주의를 통해 달라질 나와 세상의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써내려간다. 그녀의 주장은 때로 도발적이고 상식을 벗어난 듯 보여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일반적인 상식이라는 것이 결코 상식이 될 수 없다는 걸 이 책은 알게 해준다. 그것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가부장제 사회의 남성 지배 이데올로기가 주입한 또 다른 ‘편견’이었을 뿐이다. 이 책은 보편이라 믿었던, 객관이라 믿었던 세계가 편견과 왜곡에 의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명쾌한 도전이며, 인식의 밑바닥을 균열시키는 위험한 글이다.

성별을 ‘초월’하여 새로운 대안적 인식론으로…

개정증보판에서는 기존의 내용을 다소 첨삭하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박근혜의 젠더 정체성 논란과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와 같은 최근의 이슈들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재구성한 3편의 글과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젠더’를 주제로 한 글, 그리고 ‘개정증보판 머리말’을 추가했다. 한층 단단해진 정희진은 더 냉철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재해석한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박근혜의 젠더 정체성이 “권능 있는 아버지의 딸, 공주”에 불과하다는 문제 제기는 무척이나 전복적이다. 또한, 숱한 논란 속에서 2011년 7월부터 시행된 성폭력범죄자 성충동 약물치료법, 이른바 ‘화학적 거세’에 숨겨진 가부장적 의식과 ‘화학적 거세’의 진짜 배경이 무엇인지 밝혀낸다. 특히 3부에 추가된 새 원고 ‘글로벌 자본주의와 남성성, 폭력의 시장화’는 “급격하고도 본질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는 작금의 자본주의와 국민국가의 변형을 고용의 종말, 폭력과 남성성을 중심으로 쓴 글이다.”(17쪽)

“앞으로 우리 사회의 페미니즘이 성차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사회 현상 자체를 파악하는 주요한 장치로서, ‘절망 사회’의 대안적 인식론으로서 상상력의 마르지 않는 수원(水源)으로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여성주의는 ‘흘러간 사상’, ‘한때 유행’이 될 수 없는 사유다. 여성주의는 고갈되지 않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유유한 수원이다. 현실이 바로 그 수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녀노소 인류 모두를 괴롭히는 자본의 고속 질주나 환경 파괴, 경쟁 중심의 세계관, 장애인과 노인과 건강 약자에 대한 비하, 기아와 질병에 대해 다른 관점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페미니즘을 남녀에 관한 이슈에 국한하지 않고 삼라만상(인식의 모든 대상)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 접근 방식, 논의 방식이라는 인식의 방법으로 이해한다면,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현실에서 도피하거나 현실에 ‘반대하지 않고’, 현실을 인정하고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현실을 살 수 있다. 혁명은 사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재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개정증보판 머리말>에서

구매가격 : 10,500 원

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

도서정보 : 후루이치 노리토시 | 2017-05-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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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없는 사회'의 시대, 그러니까 사회학이 필요하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을 썼고 여러 매체에 출연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사회학자라고 불리고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았음에도 사회학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사회학은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인데 사회는 무엇이고 사회를 연구한다는 것은 도대체 뭐지?’ 그래서 그는 일본 사회학의 거장들을 직접 만나 묻기로 한다. ‘사회학이 뭔가요?’ 《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는 저자가 12명의 사회학자를 만나, 사회학이 무엇인지 새로이 공부해가는 과정을 대담으로 엮은 책이다.

구매가격 : 9,500 원

각방 예찬

도서정보 : 장클로드 카우프만 | 2017-05-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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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부 침대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침대는 부부관계의 핵심이면서 부부관계를 구축해 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모순적인 상징물이다. 이 모순은, 사람은 저마다 사랑을 꿈꾸고 곁에서 자신에게 신경 써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자율적인 인간으로서 자기 존재가 사라지지 않기도 바란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각방 예찬>은 ‘혼자’와 ‘함께’ 사이에서 고민하는 150여 커플(부부)의 목소리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냈다. 화제로 좀처럼 꺼내는 않는 ‘침대’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저자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30년 넘게 부부관계를 연구해 온 ‘부부관계 전문가’다. 일상에서 예리하게 포착해 낸 것들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한 사회 작동 원리를 밝혀내는 사회학자로도 유명하다. 이 책에서 그는 “더 잘 사랑하려면 떨어져서 자야 한다”고 말한다. “같이 자는 한 침대는 사랑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그건 혐오예요

도서정보 : 홍재희 | 2017-05-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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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주 표적인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등 사회적 소수자를 중심으로 어떤 말과 행동들이 혐오인지 집고, 혐오가 어떤 배경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그 뿌리와 메커니즘도 추적한다. 아울러 혐오를 끊을 방법도 모색한다. 저자 홍재희는 자신의 아버지 삶을 통해 아버지 세대 가부장을 성찰한 장편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이메일>을 만들었고 같은 제목으로 책도 낸 작가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이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 가는 불안정 노동자이기도 하다. 저자 역시 사회적 약자다. 《그건 혐오예요》는 사회적 약자로서 저자 자신이 겪은 일들을 토대로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문제에 오래 천착해 온 독립영화 감독 6인을 만나 쓴 책이다. 이 책은 혐오를 이론, 학문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르포에 더 가깝다. 저자가 만난 감독 대부분은 감독이기 전에 각 현장에서 활발하게 발언하고 실천하는 활동가들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문제의식과 감독들의 문제의식이 부딪쳐 혐오 문제에 관해 더 깊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그건 혐오예요》는 혐오에 관한 기존 논의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책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도서정보 : 우석훈 | 2017-05-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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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추천도서. <88만원 세대>, <불황 10년> 등 한국 사회 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통찰해온 경제학자 우석훈은 신간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더 가난해지지 않기 위한 희망의 경제학>에서 바로 지금과 같은 불황의 시기에 사회적 경제가 새롭게 고민되고 시작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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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지성주의

도서정보 : 리처드 호프스태터 | 2017-04-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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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황폐화에 대한 지적 도전
민주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세력을 이루는 지성이란 무엇이며 무엇일 수 있는가?

정치의 타락은 지성이 타락한 결과다!
‘트럼프 현상’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인 미국의 반지성주의
미국의 반지성주의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 1964년 퓰리처상 넌픽션 부문 수상작
◆ 미국의 지적 전통이란 무엇인가, 지식인은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가?
◆ 정치, 종교, 기업, 교육, 문학을 소재로 한 400년의 미국 지성사
◆ 미국인의 정신문화와 가치관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 이 책은 미국의 지성이 건재함을 역설적으로 시사한다

“정치의 타락은 지성이 타락한 결과다. 미국의 반지성주의 역사는 오늘의 세계 문명을
성찰하게 해주는 휼륭한 교과서다.“ _김동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현대 지성사의 고전인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원서 출간 후 반세기 만에 국내 초역되었다. 1964년도 퓰리처상 넌픽션 부문 수상작이다. 이 감동적인 넌픽션에서 호프스태터는 미국의 반지식인 전통의 저류에는 복음주의 신앙에 입각한 민중의 반권위주의적 심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핵심에는 지식을 독점하는 엘리트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이 자리잡고 있음을 지적한다. 1952년, 매카시즘의 광풍 속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지성’과 ‘속물’이 대립하는 구도였다. 결국 아이젠하워가 압승했고, 이로써 미국 사회가 지식인을 거부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반지성적’이라는 말은 미국인들이 자기평가에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형용어가 되었다.
저명한 역사가 리처드 호프스태터는 이런 정치적·지적 상황에 촉발되어 ‘반지성주의’라는 개념을 축으로 미국사를 되짚는다. 청교도주의와 건국의 정신을 재검토하고 18세기 중반 식민지 아메리카에 확산된 신앙부흥운동에서 20세기 후반의 빌리 그레이엄에 이르는 계보, ‘전문가’의 등용을 둘러싼 지식인과 정치의 갈등, 경제계에 스며든 실용주의, 존 듀이의 교육사상, 마크 트웨인이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문학 등을 자세히 살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의 이런 정신 풍토를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이란 무엇이고 지식인은 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할 힘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미국의 지적 전통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미국의 역사를 ‘반지성주의’라는 개념으로 분석한 현대 지성사의 고전이다. 미국의 건국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종교, 경제, 교육, 문학 등을 소재로 삼는다. 이 책의 목표는 미국인의 삶에서 지성에 대한 멸시를 묘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세력인 지성이란 과연 무엇이며 무엇일 수 있는가에 관해 발언하는 것이다. “내가 ‘반지성적’이라고 일컫는 태도나 사고에 공통되는 감정은 정신적 삶과 그것을 대표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의심이며, 또한 그러한 삶의 가치를 언제나 얕보려는 경향이다.”

반지성주의란?
이 책에 등장하는 ‘Anti-intellectualism’이라는 말은 ‘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 혹은 ‘반주지주의(反主知主義)’로 번역되는데, 지성 일반(intellect)에 대한 회의, 또는 엘리트로서의 지식인(인텔리, intellectuals)에 대한 일반 대중의 적대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적 권위나 엘리트주의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취하는 주의나 사상을 가리킨다. ‘반지성주의’라는 말은 본서 『미국의 반지성주의』에서의 관련 논의를 계기로 일반적으로 통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저자는 미국에서 반지성주의적 현상은 이미 식민지시대부터 나타났고 1950년대에 두드러졌다고 본다. 대개는 “데이터나 증거보다 육감이나 원시적인 감정을 기준으로 사안을 판단하는 태도나 그런 사람”을 가리키는 반지성주의는 실제로는 좀더 다의적인 관점을 내포한다. 또한 저자는 이 말이 반드시 부정적인 뉘앙스만 가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지적 권위나 엘리트의 문제를 생각하는 경우에는 반지성주의적 관점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성과 권력이 결합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반지성주의의 원동력이며, 반지성주의가 부정하는 것은 ‘지성’ 자체가 아니라 ‘지성주의’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반지성주의는 ‘반-지성’의 사상이 아니라 ‘반-지성주의’의 사상인 것이다. 반지성주의의 출발은 신 앞의 평등이라는 종교적 확신에 근거하여 지상의 권위에 이의를 제기하는 정신이다. 종래의 지성을 거부하고 새로운 지성을 낳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런 힘은 사회의 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매카시즘과 1952년 대통령 선거가 논의의 출발선
저자에게 1950년대의 매카시즘 광풍은 참담한 경험이면서도 그 역사적 연원을 추적하고 이론적으로 해명해야 하는 지적 도전의 소재였다. 이 책 초반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계란머리 지식인 애들라이 스티븐슨과 2차대전의 전장을 누빈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대결한 1952년 대통령 선거에서 대중은 스티븐슨에게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다. 호프스태터는 같은 시기에 벌어진 매카시즘과 이 선거의 밑바탕에 흐르는 대중의 정서를 반지성주의라는 개념으로 포착했다. 반공산주의를 표방한 매카시즘은 반지성주의에 가까운 운동이었다. 미국식 평등주의를 기반으로 한 잭슨 민주주의 이래 대중은 어쨌든 주체로 인정을 받았는데, 이제 권력과 대중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반면에 권력과 지식인은 가까워졌고, 대중의 눈에 둘은 동일시되었다. 한편 2차대전 이후 냉전이 시작되면서 전문가로서의 지식인과 대조되는 이데올로그로서의 지식인은 체제를 전복하려는 위협 세력으로 느껴졌다. 호프스태터가 보기에, 매카시즘은 이 두 부류의 지식인에 대한 원한과 분노가 폭발한 운동이었다.

1960년대의 지식인과 권력의 관계
이 책이 출간된 때는 1960년대에 케네디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지식인과 권력의 관계가 다시 화두가 된 시점이다. 저자가 보기에, 미국은 건국 초기에 지식인과 보통사람의 거리가 멀지 않았고, 지식인과 권력도 독특하게 결합되었다. 무엇보다 초기 청교도 목사들은 지성주의자였다. 하버드와 예일, 프린스턴 등 뉴잉글랜드에 처음 세워진 대학들은 원래 청교도 목사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었다. 청교도 성직자들과 건국의 아버지들은 지성을 발휘해서 사회와 국가의 기풍을 만들어낸 최초이자 최후의 지식인 집단이었다. 청교도 목사들은 일상적으로 대중과 접촉하면서 지적 자극을 주었고, 토머스 제퍼슨이나 제임스 매디슨 같은 건국의 아버지들에게 국가 행정과 철학적 논쟁은 분리된 게 아니었다. 미국의 독특한 철학인 실용주의는 지성과 실용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18세기 미국의 세속화 물결
18세기에 들어 미국에서는 세속화의 물결이 번져나갔다. 아메리카로 밀려드는 유럽의 근대에 대한 반발이 복음주의의 신앙부흥운동이었다. 서부의 거친 황야에서 고되고 외로운 개척 생활에 지친 농민들은 열광적인 대각성운동에서 위안을 얻었다. 사실 부흥운동은 학식 있는 종교 지도자만이 아니라 지식인 일반에 대한 반발이었다. “복음주의자들이 마음의 지혜나 하느님과의 직접 교섭을 중시하고 학문으로서의 종교나 형식적으로 제도화된 성직자 집단을 거부한 것처럼, 평등주의 정치를 주창하는 이들도 보통사람의 타고난 현실적 감각과 진리와의 직접 대면을 중시하고 훈련된 지도자들을 배제시키자고 제안했다. 보통사람의 지혜를 중시하는 이런 경향은 민주주의적 신조를 과격하게 선언하는 가운데 서민들에 의한 일종의 호전적인 반지성주의로서 꽃을 피웠던 것이다.” 이런 복음주의적 반지성주의는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1925년의 스코프스 재판 등 과학과 복음주의가 떠들썩하게 맞붙은 대결이 몇 차례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과학의 승리였지만, 반지성주의는 저류처럼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지성주의와 극우 보수주의 정치의 결합
2차대전 이후에 반지성주의가 반공산주의의 모습으로 드러났다면, 오늘날에는 반지성주의가 극우 보수주의 정치와 단단하게 결합되어 나타난다. 최근에도 미국의 유권자 대중은 반지성주의에 열광하면서 부시와 트럼프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는 이 책에서 호프스태터가 미국의 반지성주의의 특징으로 꼽는 원시주의, 지성에 대한 경멸, 성공 일변도의 사업가 정신을 체현한 인물이다. 남부의 백인 하층 노동자들과 중서부의 농민들만이 아니라 자신은 엘리트와 거리가 멀다고 여기는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1960년대 민주주의와 경제가 번성할 때 지식인과 잠시 좋은 관계를 이루었던 대중은 신자유주의가 득세한 결과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다시 분노의 화살을 지식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반지성주의는 이 나라의 민주적 제도나 평등주의적 정서에 바탕을 둔다. 그러나 지식인 계급은 엘리트로서의 특권을 많이 누리든 어떻든 간에, 생각하고 기능하는 방식에서 엘리트일 수밖에 없다. 1890년 무렵까지 미국의 지식인 대다수는 유한 귀족 계급 출신이었다.…… 다만 1890년 이후에는 정체성 문제가 지식인들을 또다시 괴롭히게 되었다. 그들의 감수성이나 관심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어느 때보다도 떨어져 있던 바로 그 시기에 그들은 특수 이익에 반대하는 민중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정치적 대의를 지지하려고 특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평등주의와 엘리트주의의 이분법
호프스태터는 또 미국 문화에서 평등주의와 엘리트주의의 이분법이 두드러지게 전개된 과정을 돌아보면서 대중과 엘리트의 분리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지식인에 대해서는 지식인과 권력의 관계를 다시 성찰할 필요가 있음을 호소한다. 그러면서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기술자·전문가 집단과, 사회를 위해 지성을 활용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소외를 자처하는 지식인 집단으로 갈라져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평등주의의 정념과 민주주의의 열정이 지식인 공격이라는 손쉬운 출구를 찾을 때 오히려 대중에게 불리한 결과를 자초했음을 상기시킨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복음주의 부흥운동을 이끈 인물들에서부터 존 듀이의 혁신주의 교육 철학의 모호한 양면성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서술, 미국의 독특한 교육 풍토와 ‘생활적응 운동’에 대한 비판, 나아가 미국 문학과 문화의 갖가지 흐름과 그에 대한 통렬한 비평 등도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추천사

모든 사람이 지성적이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성은 문명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아주는 제동장치가 될 수는 있다. 특히 정치의 타락은 반드시 지성이 타락한 결과이다. 1950년대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결국 레이건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는 미국의 금권정치와 ‘전쟁 중독’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지구 패권국가인 미국의 반지성주의와 미국 정치의 타락은 국제사회를 고통과 혼돈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미국의 반지성주의의 역사는 오늘의 세계 문명을 성찰하게 해주는 휼륭한 교과서이다. 오늘의 미국과 세계, 그리고 한국을 알기 위해서는 미국 사회의 정신 풍토, 특히 미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번영하던 시기에 왜 반지성주의가 판을 치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_김동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이 책은 미국의 반지성주의의 역사적 흐름과 그 이면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비판한다. 정치, 종교, 경제, 사회, 교육 등 다방면의 반지성주의의 속살을 읽으면서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반지성주의를 냉철하게 성찰해야 하는 역사적 당위를 일깨운다. _김경집(인문학자, 전 가톨릭대 인간학교육원 교수)

호프스태터가 펼쳐 보이는 매혹적인 역사는 계란머리(egghead)와 멍텅구리(fathead)가 노골적으로 드잡이하는 싸움이 아니다. 현실적 성공이라는 이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정신이 어떤 삶을 영위하는지를 풍부하고도 변화무쌍하게 포착한 그림이다. _로버트 필(Robert Peel),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존 듀이에서 빌리 선데이까지, 데이비 크로켓에서 헨리 애덤스까지, 조너선 에드워즈에서 우드로 윌슨까지 여러 인물들을 다루는 믿음직한 서술을 따라 역사를 훑어보는 그랜드투어는 아찔한 경험이다. 호프스태터는 분명 반지성주의를 미국이라는 에덴 동산을 타락시킨 뱀으로 보지 않는다. 그가 보여주는 것처럼, 오히려 반지성주의는 애초부터 미국의 국민 문화에 깊이 박혀 있었다. _니컬러스 레먼(Nicholas Lemann), 컬럼비아 대학 퓰리처-무어 언론학 특훈교수


♣ 책 속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은 근본주의자를 극우로 이끄는 것은 단순한 기회주의가 아니다. 근본주의자들도 다른 이들 못지않게 자신들이 폭넓은 세계관을 지녔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며, 종교적 반감과 정치적 반감을 결합할 수 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그들은 언뜻 보기에 서로 무관한 적의를 하나로 결합해서 상승작용을 하게 만드는 능력을 발전시켰다. (191∼192쪽)

숙련과 지성은 결정을 내리거나 관리하는 권한에서 완전하게 소외되었던 것이다. 공공생활에서 지성의 지위는 유감스럽게도 교육이나 훈련에 대한 젠틀맨의 시각에 의존하게 되었고, 따라서 그들의 정치적 명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왔다. 19세기 미국에서 지성은 결국 존재 가치를 잃어버렸다. (240쪽)

과거에는 사업이 종교적 훈련의 수단이고 하느님을 섬기는 다양한 수단의 하나였던 반면, 이제는 종교적 훈련이 사업의 수단이고 하느님을 세속적인 목적에 활용하는 방편이 된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사업에 성공하면 그것을 구원의 징표로 여기던 사람들이 이제는 구원을 현세에서 의지의 힘으로 이뤄내는 것, 즉 세속의 목표를 추구함으로써 성공과 동시에 얻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종교는 활용해야 하는 것이 된 셈이다. (366쪽)

미국 교육 개혁가들의 역사는 대체로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역사처럼 보인다. 미국 문학에서 교육을 둘러싼 슬픈 이야기는 청교도의 설교에 등장하는 그것만큼이나 특징적이다. 문학이 비판의 한 수단이었다는 것 자체는 놀라울 게 없다. 비판은 개혁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져야 할 짐이기 때문이다. (414쪽)

지식인과 민중의 동맹은 불완전한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주적인 지식인 계급은 때로 심한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5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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