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숭배의 심리
도서정보 : 와츠지 테츠로(和辻哲郎) | 2023-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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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우상 재조명・얼굴과 페르소나(偶像再興・面とペルソナ) 和辻哲郎感想集』(2007) (講談社文藝文庫,講談社)
우리 조상들은 옛날의 산야와 왜소한 집들을 보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그들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웅장한 사찰 앞에 섰을 때 놀라움과 감동으로 가득했던 심정을 상상해 본다.
사찰(伽藍)은 단순히 큰 것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의 불꽃처럼 푸른 하늘을 가리키는 높은 탑이 있다. 그 높은 탑은 사람들의 마음을 높이 타오르게 하면서도 영원한 고요와 안정을 가져다준다. 지붕의 선은 완만하게 흐르며 대지의 힘과 푸른 하늘의 동경 사이에서 경쾌하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장엄하고 고귀한 조화를 이룬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500 원
고대인의 사고와 기초
도서정보 : 오리쿠치 시노부(折口信夫) | 2023-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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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折口信夫全集3』(1995) 中央公論社
헤이안시대 말기에는 무관도 그저 소인(召人)에 불과했지만 후지와라노키요스케(藤原清輔)(歌人)의 『오쿠이초(奥義抄)』 첫머리에 이 사실이 진지하게 기록되어 있다. 헤이안 시대 말기의 기록에서는 경시되었지만, 실제로는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초봄 아침 조가(朝賀)의식을 거행할 때 천황이 축사하면 신하들이 이에 화답하며 수사를 봉헌한다. 이는 천황의 나이를 축하하는 동시에 복종의 맹세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연희식 축사에서는 축사(祝詞)와 수사(壽詞)의 의미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5,000 원
우상숭배의 심리
도서정보 : 와츠지 테츠로(和辻哲郎) | 2023-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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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우상 재조명・얼굴과 페르소나(偶像再興・面とペルソナ) 和辻哲郎感想集』(2007) (講談社文藝文庫,講談社)
우리 조상들은 옛날의 산야와 왜소한 집들을 보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그들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웅장한 사찰 앞에 섰을 때 놀라움과 감동으로 가득했던 심정을 상상해 본다.
사찰(伽藍)은 단순히 큰 것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의 불꽃처럼 푸른 하늘을 가리키는 높은 탑이 있다. 그 높은 탑은 사람들의 마음을 높이 타오르게 하면서도 영원한 고요와 안정을 가져다준다. 지붕의 선은 완만하게 흐르며 대지의 힘과 푸른 하늘의 동경 사이에서 경쾌하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장엄하고 고귀한 조화를 이룬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500 원
고대인의 사고와 기초
도서정보 : 오리쿠치 시노부(折口信夫) | 2023-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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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折口信夫全集3』(1995) 中央公論社
헤이안시대 말기에는 무관도 그저 소인(召人)에 불과했지만 후지와라노키요스케(藤原清輔)(歌人)의 『오쿠이초(奥義抄)』 첫머리에 이 사실이 진지하게 기록되어 있다. 헤이안 시대 말기의 기록에서는 경시되었지만, 실제로는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초봄 아침 조가(朝賀)의식을 거행할 때 천황이 축사하면 신하들이 이에 화답하며 수사를 봉헌한다. 이는 천황의 나이를 축하하는 동시에 복종의 맹세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연희식 축사에서는 축사(祝詞)와 수사(壽詞)의 의미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5,000 원
한국의 유교화 과정
도서정보 : 마르티나 도이힐러 | 2023-12-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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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중시, 종손의 가계계승, 장자우대상속, 제사의 관행들은 17세기에 형성되어 20세기까지 존속한 한국 사회의 특징이다. 우리는 소위 ‘전통’이 되어버린 이것이 아주 특별한 발달 과정을 거친 최종 결과물이라는 사실에 대해 아예 모르거나 종종 잊는다. 한국의 유교화 과정은 정말로 획기적인 것이었으며 거대한 변화였다.
마르티나 도이힐러는 조선왕조의 건국을 단순한 왕조 교체로서가 아니라, 신유학의 이념에 입각한 사대부들의 이상사회 건설을 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있는데, 여기에 바로 『한국의 유교화 과정』의 독특한 점이 있다. 조준과 정도전을 비롯한 조선 건국의 주역들이 의식적으로 과거의 전통과 단절되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 했다는 점에서, 저자는 조선왕조의 등장을 중요한 역사적 분기점의 하나로 파악하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 초기의 일련의 입법에 대해 중국에서 11세기 왕안석의 개혁이 실패한 이후 동아시아세계에서 가장 야심차고 창조적인 개혁 시도였다고 평가한다.
이 책은 15~16세기 당시 사회에 신유학(성리학)의 도입과 정착이 지속적으로 강력히 추진된 동기는 무엇이었으며, 신유학이 사회 구조에 미친 영향은 어떠했는가에 대한 공백을 메운 최초의 본격 시도였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사회인류학과 교류하면서 친족, 조상 숭배, 가계계승, 상속, 결혼, 상장례 등 6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려 초기에서 조선 후기까지 한국의 역사를 통찰하여 유교 사상이 한국에 미친 영향들을 두루 살펴본다.
구매가격 : 21,000 원
물류로 읽는 세계사
도서정보 : 다마키 도시아키 | 2023-12-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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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 책은 물류를 통해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역사관을 제시한다. ‘과거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물류 시스템 안에 세계사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열쇠가 숨어 있는 게 아닐까?’라는 질문을 통해 역사를 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가 형성되는 데 물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과거 역사 연구의 주류였던 국가 형성, 국가 간 경쟁, 제품 개발의 역사와는 상당히 다른 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1,900 원
남과 북, 좌와 우의 경계에서
도서정보 : 김경일 | 2023-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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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자 경계인 주성하가 들려주는 ‘진짜’ 북한 이야기
그리고 분리할 수 없는 샴쌍둥이 같은 남한 이야기
“여전히 나는 한국에서 탈북 기자로 불린다.
해외에서 태어나 현지 대학까지 마치고 한국에서 기자가 돼도
미국 출신 기자, 중국 출신 기자라고 부르진 않는다.
하지만 내게 붙은 출신의 꼬리표는 죽을 때까지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왜 목숨 걸고 여기에 왔는지 잊지 말라’며
불쑥불쑥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인가가
내 몸에 남아 있는 한 기꺼이 경계선에 서 있을 것이다.
_「탈북해 한국에서 20년을 살아보니」에서
이 책은 북한 출신 언론인이자 경계인 주성하가 들려주는 북한의 진짜 이야기들이다. 남과 북의 관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비화, 발굴하고 취재한 사건들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최근 남북 관계의 흐름과 북한의 사정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책에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동아일보〉에 격주로 써왔던 150편에 가까운 칼럼을 실었다. 저자가 10년 동안 써왔던 글은 분량도 상당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북한에 대한 다양하고도 풍부한 지식이 가득하다.
책을 펼치기 전에 우리가 저자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언론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접하는 정보로는 북한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에게는 그럴 만한 신뢰를 갖기에 충분하다. 그는 김일성대학을 나와 세 번 탈북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북송되어 6개 수감 시설을 옮겨 다니며 북한의 인권 유린을 직접 경험했다. 그러다 2002년 한국에 입국했고 동아일보 공채에 합격한 뒤 꾸준하게 남과 북의 권력을 비판하고, 좌와 우 모두에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댔다.
주성하가 쓰는 북한 관련 글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가 단지 그의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또한 그의 글이 한국은 물론 해외, 심지어 북한에서도 관심을 두고 살펴보고 있기 때문만도 아니다. 그만큼 심여를 기울여 쓰는 글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가 경계인의 관점으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와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동시에 북에서 태어나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거기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곳과 저곳을 똑같이 애정할 수밖에 없고 똑같이 비판할 수밖에 없다.
“저는 대한민국과 적대관계인 북한도 사랑합니다. 북한은 저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가족과 형제, 친구들이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 그래서 그 사랑하는 마음에 비례해 전대미문의 연좌제와 독재로 인민을 노예화하고, 그들의 행복과 번영을 막고 있는 북한 김정은 독재 정권에 분노를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머리말」에서
알려진 북한 소식을 더 깊고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은 북한 소식을 새롭고 다양하게
저자는 우리가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하는 북한 관련 소식을 다시 읽어주며 그 이면의 실상을 더 자세히 들려주기도 한다. 때로는 그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한 새로운 사실을 경험을 통해, 그리고 최근 탈북민이나 정보원의 취재를 통해 드러낸다.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사회성분이라는 제도 때문에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정해진 운명을 살아가야 하는지, 왜 북한이 계속 공사판을 벌여놓는지, 그 속에서 북한 주민들은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 들려준다. 2010년 우리 사회를 불행에 빠뜨렸던 천암함 피격 사건 당시 1번 어뢰의 비밀에 대해서도 국내에 들어온 전문가의 입을 통해 증언을 풀어내기도 한다. 북한이 매번 펼쳐 보이는 열병식이 얼마나 허세에 가득한 것인지, 왜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지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책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군사,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면을 최근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사실, 현상을 통해 세목 세목 들여다볼 수 있다. 북한 관련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뿐만이 아니다. 남북 관계와 대북 정책, 북한이탈주민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저자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 인도적 지원에만 한정하는 한국의 정책 기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어떻게 하면 조회 수만 노리고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가짜 북한 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지 말한다. 탈북자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선교해온 단체의 목사 억류 사건을 통해서는 묵한 주민의 생명도 고귀한 것이라는 시각을 담았고, 한 탈북자의 삶을 다룬 영화 〈크로싱〉의 실제 인물을 통해서는 감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남북 문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관심으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전해질 때나 잠깐 관심이 쏠리는 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남북 문제는 언제나 현안이지 않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현안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주성하는 경계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다. 여전히 안온하지 않은 삶일 것이고,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사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계에 서서 남과 북을 가르고 좌와 우를 아우르는 그의 존재가 소중하고 고마울 뿐이다.
“서울에선 탈북 기자, 평양에선 한국 기자로 불릴 삶이 내키지는 않다. 그러나 ‘왜 목숨 걸고 여기에 왔는지 잊지 말라’며 불쑥불쑥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인가가 내 몸에 남아 있는 한 기꺼이 경계선에 서 있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바뀔 수 없는 내 운명인 듯싶다.”
―「탈북해 한국에서 20년을 살아보니」에서
구매가격 : 16,500 원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
도서정보 : 이디스 워턴 | 2023-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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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턴의 숨어 있는 걸작
이탈리아 정원은 물론 서양 정원에 관한 최고의 고전
출간 120년 만에 국내 최초 완역!
영국이나 프랑스 정원과는 완전히 다른 ‘이탈리아 정원의 영혼과 형식’
『기쁨의 집』(1905), 『순수의 시대』(1920)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 이디스 워턴이 잡지사의 의뢰를 받아
이탈리아 현지 취재여행을 다녀와 쓴 고품격 정원 안내서.
여행기이자 에세이, 정원 해설서이자 조경 분석서인 이 책은
우리를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로 되돌려놓고,
이탈리아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정원으로 옮겨놓는다.
“유럽의 정원을 볼 때 그냥 ‘좋다, 아름답다’는 말만으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거기에 들어간 엄청난 정성과 역사적·이론적 바탕까지 조금 알고 봐주면 좋겠습니다.
그 아름다운 공간을 설계하고 만들어간 과정에 투영된 정원에 대한
철학을 엿보고 싶어집니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이 훌륭한 고전을
우리말로 옮겨준 점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_ 한동일, 『라틴어 수업』 저자
이디스 워턴의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Italian Villas and Their Gardens』(1904)이 출간된지 12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디스 워턴은 소설 『순수의 시대』의 작가이자 최초의 여성 퓰리처상 수상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직접 정원을 설계하고 가꾼 정원가이기도 했다. 워턴은 19세기 후반 미국 뉴욕의 부유한 명문가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이탈리아에 살았던 적이 있다. 수시로 미국과 유럽을 오갔으며, 이탈리아어에 능통했다. 이 책을 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던 그가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던 41세가 되던 해, 한 잡지사로부터 이탈리아 정원에 관한 글을 의뢰받는다. 그렇게 떠난 수개월에 걸친 현지 취재여행의 산물이 바로 이 책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이다. 이 책은 이탈리아 정원뿐 아니라 서양 정원에 관한 최고의 고전 중 하나로 손꼽히며, 출간된 지 1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현직 판사이자 정원 마니아인 역자가 혼신의 힘으로 번역
이 책을 번역하는 이는 헌법재판소의 현직 판사다. 헌재 공보관직을 맡고 있는 김동훈 역자는 2015~2016년 이탈리아 로마 유학 시절 이 책을 만났다. 이후로 빌라와 정원 공부를 하는 한편, 틈틈이 방문하고 구석구석 사진도 찍었는데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대부분 그가 직접 찍은 것들이다. 서울 근교와 시골 옛 할머니 댁에서 텃밭과 정원을 오랫동안 가꾸어오고 있는 그는 종일 농사와 정원 일을 하고, ‘어디에 무슨 나무를 심을까, 그 수종은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까, 이 꽃나무의 높이와 색은 옆 나무와 어울릴까’ 등을 고민하면서 정원을 만드는 일이 엄청난 지적·감성적 소양을 요구하는 하나의 종합 예술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번 책은 3년 전에 초역을 마쳤고, 계속 다듬으면서 저자의 원주 5개를 제외한 모든 각주를 직접 달고 꽤 상세한 해제를 쓸 만큼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는 역자 서문에서 “이 책은 무미건조한 설명서도 아니고 감상에 치우친 여행기도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종합 인문 교양서라고 하겠습니다.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묘사와 설명,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간간이 드러나는 감상과 평가가 적절히 어우러져 우리를 이탈리아의 정원 속을 거닐도록 만듭니다”라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1904년에 나온 이 책엔 맥스필드 패리시가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이번 번역본에서는 원서의 체제를 존중해 본문에는 패리시의 원래 그림을 실어주고, 좀더 생생한 현장 사진을 원하는 독자를 위해 역자가 찍은 사진은 각 장의 말미에 따로 모아서 실어두었다. 원전의 향기를 보존하면서도 이탈리아 정원을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책의 정보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꽃이 없는 이탈리아 정원
이탈리아 정원에는 꽃이 없다고 하면 과장이지만 이탈리아 정원 예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것이 꽃을 가꾼다는 요소와는 별개의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탈리아 정원은 꽃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꽃이 정원을 위해 있다. 꽃은 필요할 때 추가되는 부속물로서 부차적인 위상을 갖는다. 워턴의 말에 따르면 “마법 같은 정원에 가해진 우아한 터치 하나” 정도다. 왜일까? 이것은 자연적인 환경과 관계가 깊다. 너무 뜨겁고 건조한 이탈리아의 기후에서는 봄꽃을 제외한 어떤 꽃도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그 덕분에 멋진 발전이 가능했다. 대리석, 물, 다년생 식물이라는 정원의 3요소로 이탈리아는 계절과 관계없는 더 영구적인 효과들을 얻어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막 돌아온 이의 눈과 가슴은 형언할 수 없는 정원 마법으로 가득 차 있다. 마법의 주문에 걸린 어떤 사람들은 이탈리아 정원의 마법을 긴 시간의 효과 덕분으로 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많은 아름다움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답을 찾기 위해서는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정원은 집과 연관해서 연구되어야 하고, 또 그 둘은 풍경과 관련지어 탐구되어야 한다. 오래된 채색 기도서와 초기 목판화에서 알 수 있듯, 중세의 정원은 성안의 한 구획일 뿐이었다. ‘단순한 것들’이 성 가운데 우물 주위에서 길러졌고 과일나무는 벽에 붙여 키워졌다. 그러나 이탈리아 문명이 급속히 개화하면서 성벽은 허물어졌고, 정원은 확장되어 연못, 잔디밭, 장미 덤불 및 가지치기된 길을 흡수하게 되었다.
이탈리아의 빌라villa는 특히 중부와 남부에서는 거의 언제나 언덕 면에 기대어 지어졌다. 어느 날 건축가는 테라스에서 밖을 내다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둘러싼 주변 경관이 빌라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빌라와 경관이 단일한 구성의 한 부분을 형성했던 것이다.
3요소-건축선과의 조화, 집주인의 요구, 주변 경관과의 어울림
이 사실에 대한 인식이 르네상스 시대 위대한 정원 예술의 발전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그다음 걸음은 건축가가 자신의 그림 속에 자연과 인공을 융합시킬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는 세 가지 문제를 다루어야 했다. 우선, 정원은 집의 건축선에 어울려야 한다. 그다음으로 집주인의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 그늘이 있는 길, 볕이 잘 드는 잔디밭, 그리고 화단과 과수원을 구비하는 한편, 그 모두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원은 주변 경관에 어울려야 한다. 그 어떤 시대와 나라에서도 이 삼중의 문제가 16세기 초부터 18세기 말까지의 이탈리아 빌라에서만큼 성공적으로 처리된 경우는 없었다. 그런 옛 정원 마법의 근본 비밀은 다양한 요소들의 혼합, 인공의 고정되고 정형적인 선으로부터 자연의 변화무쌍하고 불규칙한 선으로의 미묘한 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정원의 본질적 편리함과 살기 좋음에 있다.
수많은 요소가 매력적인 전체 인상에 기여한다. 그렇지만 본질을 캐치하기 위해선 이 모든 걸 지워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뒤에야 어떤 우연한 효과에서 독립된, 디자인의 깊은 조화가 그 아래에 있음을 알게 된다. 이는 이탈리아 정원의 설계가 정원 자체만큼 아름답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원을 만드는 재료인 석조물, 상록의 나무, 흐르거나 고인 물의 효과,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경관의 모든 선이 다 함께 예술가의 디자인 중 한 부분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어떤 계절에서나 똑같이 아름다운 것이며, 그조차 기본 설계의 보조물일 뿐이다. 정원에 내재하는 아름다움은 다음과 같은 부분을 모아놓은 데 있다. 긴 감탕나무 산책로가 수렴하는 선, 볕이 잘 드는 열린 공간과 시원한 숲그늘의 교차, 테라스와 잔디밭 사이 혹은 벽 높이와 길 너비 사이의 비율 등. 이러한 디테일 중 르네상스 시대의 조경가landscape architect가 간과할 만한 것은 전혀 없었다. 그는 그늘과 햇볕의 배분, 그리고 석조물의 곧은 선과 초목의 물결치는 선의 배분을, 주변 경관에 대한 전체 정원 구성의 관계에 무게를 둔 것만큼이나 주의 깊게 고려했던 것이다.
북부로 갈수록 정교하고, 남부로 갈수록 폭넓고 단순
옛 이탈리아 정원의 연구자는 웅장한 경관을 마주한 건축가가 그 설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단순화하는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 넓고 길게 펼쳐진 경관이 없는 곳에서는 테라스, 분수, 미로, 포르티코의 복합적 구성, 그리고 디테일의 복잡성이 발견된다. 이탈리아는 북부로 갈수록 경관이 덜 장엄해지고 정원은 더 정교해진다. 반면, 캄파냐 평원을 내려다보는 로마의 거대한 정원 부지는 진중하고 장엄한 라인으로 설계되며, 자질구레한 부분은 많지 않다. 그리하여 그 총체적 효과는 폭넓음과 단순함이다.
정원 가꾸기가 이 시대에 부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본 원칙들에는 별로 주의가 기울여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원 애호가는 옛 이탈리아 정원을 막연히 즐기는 데 만족하지 말고, 그 정원들로부터 자신의 집에 적용할 만한 원칙들을 추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옛 이탈리아 정원은 살기 위한 곳이었다는 점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현대의 정원들, 특히 적어도 미국에서는 정원의 이런 용도가 좀처럼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 목적을 위해 집만큼이나 부지 역시 신중하고 편리하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두 사람 혹은 그 이상이 나란히 걸어갈 수 있는 넓은 길이
있어야 하며, 그 길은 부지의 한 구획에서 다른 구획으로 잘 이어져야 한다. 집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늘은 물론, 겨울에는 볕이 잘 드는 길도 있어야 한다. 또 나무가 우거진 어스름한 길에서 꽃이 피는 열린 공간으로, 혹은 평평하고 잘 깎은 잔디밭으로 편하고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테라스와 정형식 정원은 집 옆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 감탕나무 길이나 월계수 길은 직선의 석조물과 생장하는 수목 사이의 전환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형태로 다듬어져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 길을 통해 건축물에서 한 걸음씩 멀어질 때마다 자연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번역이 불가능한 이탈리아 정원
이탈리아 정원에 대한 숭배는 영국부터 미국까지 널리 퍼져왔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여기에 대리석 벤치를, 저기에 해시계를 배치함으로써 이탈리아의 ‘효과들’을 달성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하지만 많은 돈을 들이고 깊은 고민을 해 만들어낸 결과물조차 별로 신통치 않다. 그리하여 일부 비평가는, 이탈리아 정원은 말하자면 ‘번역 불가능’하다고, 그것은 다른 풍경과 다른 시대에서는 적절하게 만들어질 수 없다고 추론해왔던 것이다.
건축의 웅장함, 그리고 색변色變이나 오랜 세월에 기대는 특정한 효과들은 분명히 얻어내기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옛 이탈리아 정원에서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정원이 진정한 영감이 되려면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정신으로 복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대리석 석관과 꼬인 돌기둥이 이탈리아 정원을 만드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대신 옛 정원 예술의 원칙에 따라 설계되고 식재된 부지는, 비록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는 이탈리아 정원이 아닐지라도 그보다 더 멋진, ‘영감이 된 모델만큼이나 자신의 주변 환경에 잘 어울리는 정원’이 될 것이다.
이것야말로 이탈리아 빌라에서 배울 수 있는 비밀이리라. 그리고 그런 목적으로 빌라와 정원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이탈리아 정원의 사랑스러움에 대한 막연한 감탄에만 그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구매가격 : 24,800 원
세계사와 포개 읽는 한국 100년 동안의 역사 7 : 조선 왕비 시해되다
도서정보 : 김용삼 | 2023-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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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와 포개 읽는 한국 100년 동안의 역사’ 일곱 번째 책이다. 이번 책은 청일전쟁이 마무리되고 조선 내부적으로 일본이 등을 떠민 갑오개혁이 진행되는 시기부터 일본의 민 왕후 시해와 그에 따른 고종의 아관파천까지의 이야기다. 청일전쟁은 늙은 대국 청나라의 허약함을 드러내며 일방적으로 끝났고, 일본은 이제 청이라는 배후의 존재를 떨어버린 조선을 손아귀에 넣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한다. 그들은 친일 관료들을 이용해 국왕을 제끼고 자기네 입맛에 맞는 조선의 내정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권을 빼앗긴 고종과 민 왕후는 러시아에 접근해 일본을 배제하려 하고, 이를 용인할 수 없었던 일본은 남의 나라 왕비를 궁궐로 쳐들어가 살해한다는 기상천외한 일을 벌인다. 그들의 엄청난 음모는 무기력한 조선을 상대로 성공할 수밖에 없었고, 굴욕을 당한 고종은 자기 나라 안에서 다른 나라 공사관으로 망명한다는 역시 기상천외한 반격으로 맞선다.
구매가격 : 10,500 원
사마천 사기 100문 100답
도서정보 : 김영수 | 2023-11-2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번에 펴낸 《사마천 사기 100문 100답》은 사마천과 《사기(史記)》 관련 최고의 전문가가인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이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쉽게 편집했다.
100가지 항목(실제로는 150개가 넘는)을 선정해서 저자가 자문자답히는 형식으로 꾸몄다.
《사기》는 130권 52만 6,500자라는 방대한 분량에 압도되어 쉽게 접하기가 어려운 책이다. 이런 점을 착안해서 《사기》는 어떤 책이며, 어떻게 읽어야 하고, 또 사마천은 누구인가를 최대한 쉽고 편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편집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잘 몰랐던 <조선열전>도 소개하고 있어 그 의의를 더한다.
구매가격 : 20,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