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관한 모든것,제2권.All About Coffee,VOLUME2 by William H. Ukers
도서정보 : William H. Ukers | 2019-12-2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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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공학 > 생물학
커피에관한 모든것,제2권.All About Coffee,VOLUME2 by William H. Ukers
커피의 중요부분인, 커피의 식물학, 화학성분,약리작용, 재배,전세계에 판매등 그리고 연대기,출처문헌,색인등. 기록한 가장중요한 부분인 제2권책.
구매가격 : 30,000 원
커피에관한 모든것,제3권.AllAbout Coffee,VOLUME3 by William H.Ukers
도서정보 : William H. Ukers | 2019-12-2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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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공학 > 생물학
커피에관한 모든것,제3권.AllAbout Coffee,VOLUME3 by William H.Ukers
커피제3권은, 그린커피와 로스티드 커피에 대해서 쓰고, 커피의 판매및 소비에 대해서도 쓴책. 마지막으로 커피연대기와 커피참고문헌및 섹인에 대해서도 쓴책.
구매가격 : 25,000 원
커피에관한 모든것,제4권.All About Coffee, VOLUME4 by William H. Ukers
도서정보 : William H. Ukers | 2019-12-23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자연과학/공학 > 생물학
커피제4권은, 미국에서 커피 광고의 역사, 미국에서 커피 거래, 커피로 유명한 사람들, 커피의 매너와 문화, 커피 문학과 예술, 커피 잔등의 커피를 담는 도구들, 미국에서 그린커피와 로스티드 커피의 발달., 또한 커피연대기 커피문헌 색인. 등에대해 제4권에 수록.
구매가격 : 25,000 원
커피에관한 모든것, 제5권.All About Coffee,VOLUME5. by William H. Ukers
도서정보 : William H. Ukers | 2019-12-2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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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공학 > 생물학
커피에관한 모든것, 제5권.All About Coffee,VOLUME5. by William H. Ukers
커피책의 처음과 끝부분만 수록한책 제5권. 커피의 동의어및 커피잔의 커피의 진화. 커피의 연대기및 커피의 문헌과 색인. 등을 제5권에 수록.
구매가격 : 5,000 원
꽃은 알고 있다
도서정보 : 퍼트리샤 월트셔 | 2019-12-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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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법을 부리는 게 아니에요.
이건 과학이랍니다.”
“드디어 〈미스 마플〉의 실사판을 만났다!” _ 〈월스트리트저널〉‘법의학의 여왕’ 퍼트리샤 윌트셔 첫 회고록
조용한 시골길을 훑고 지나간 타이어의 진흙에서부터 신발 밑창에 박힌 꽃가루까지, 자연이 남긴 아주 작은 실마리를 포착해 정의를 구해온 법의생태학자 퍼트리샤 윌트셔. 이 책은 주부이자 교수로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다 우연히 범죄 수사의 세계로 뛰어들어 마침내 ‘법의학의 여왕’이라는 칭호까지 얻게 된, 한 여성의 다이내믹한 인생 여정을 다룬다.
울창한 숲에서부터 음습한 도랑과 어두침침한 낡은 아파트 거실, 그리고 유년 시절 처음으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깨우친 웨일스의 좁다란 골짜기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생생한 기억의 현장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러고는 농장 울타리나 자동차 페달, 구두의 바닥과 카펫, 사체의 머리카락에서 찾아낸 생명과 죽음, 그리고 자연과의 지울 수 없는 연결 고리에 관한 매혹적이고 독특하며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독자들은 현미경으로 포착해낸 작은 알갱이 하나가 어떻게 수많은 억측과 가설을 부수고 보이지 않던 흔적을 거짓말처럼 끄집어내는지, 그 신비롭고 매혹적인 서사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너무나 가깝지만 눈에 닿지 않았던 미세한 세계가 우리와 얼마나 깊이 얽혀 들어갈 수 있는지 그 경이로움과 함께, 같은 불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미래를 위해 한 여성이 발휘한 집요함과 끈기의 증거가 오롯이 담겨 있는 책이다.
구매가격 : 11,600 원
서양난. 난초.Orchids, by James O"Brien
도서정보 : James O"Brien | 2019-12-1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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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공학 > 생물학
서양난. 난초.Orchids, by James O'Brien
서양난의 종류 재배법 기타 모든 것에 대해서 쓴책.
Title; Orchids
Author: James O'Brien
구매가격 : 22,000 원
자연물 박물학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노트.Notes on Collecting and Preserving Natural-History Objects, b
도서정보 : J. E. Taylor | 2019-12-1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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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공학 > 생물학
자연물 박물학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노트.Notes on Collecting and Preserving Natural-History Objects, by J. E. Taylor
새알 곤충등 자연물을 채집하고 보존하는 것에 대해서 쓴 책임.
by J. E. Taylor and E. F. Elwin and Thos. Southwell and Dr.
Knaggs and E. C. Rye and J. B. Bridgman. and Professor Ralph
Tate and Jas. Britten and Professor Buckman and Dr. Braithwaite
and Worthington G. Smith and Rev. Jas. Crombie and W. H.
Grattann
Notes on Collecting and Preserving Natural-History Objects
Author: J. E. Taylor
E. F. Elwin
Thos. Southwell
Dr. Knaggs
E. C. Rye
J. B. Bridgman.
Professor Ralph Tate
Jas. Britten
Professor Buckman
Dr. Braithwaite
Worthington G. Smith
Rev. Jas. Crombie
W. H. Grattann
구매가격 : 25,000 원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도서정보 :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 2019-1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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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 ‘브라게상’ 과학 부문 후보작
★ 전 세계 24개국 판권 계약
매 페이지마다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 《타임스》
여섯 다리 친구들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이 매혹적이다. - 《사이언스》
곤충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다채로운 이로움이 사실적이고 정확하게 기술됐다. - 《네이처》
120여 종의 곤충이 펼쳐 보이는
99가지 놀랍고 신기한 이야기
2018년 중국에 희한한 공장이 하나 들어섰다. 이름 하여 ‘바퀴벌레 공장’이다. 지구상에 이런 공장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진절머리를 치겠지만 진짜 놀라운 건 이 바퀴벌레들이 하는 일에 있다. 바퀴벌레는 맵든 짜든 음식이라면 가리지 않는 왕성한 식욕을 가졌다. 그 공장은 이 점을 이용해 바퀴벌레 10억여 마리로 하루에 55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중소도시에서 발생하는 일일 음식물 쓰레기 양과 맞먹는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속담이 있다. 무능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쓸 만한 재주 하나는 있다는 뜻인데, 곤충 세계에서 이 말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사실이다. 비단 바퀴벌레만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피크닉을 방해하는 개미 군단은 맨해튼에서만 한 해에 핫도그 6만 개 분량의 쓰레기를 처리한다. 성가시게 날아다니는 초파리는 실험동물로 과학의 발전을 이끈다. 그 밖에 곤충 식량부터 곤충 로봇까지 산업 분야에서 곤충의 남다른 ‘재주’가 주목받는다.
곤충은 하찮고 귀찮고 징그럽고 위험하고 쓸모없다는 통념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는 그런 생각의 전환을 도울 책이다. 노르웨이생명과학대학교 교수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은 밀리미터 단위에서 펼쳐지는 곤충의 독특한 생활사와 다방면에서의 놀라운 활약상을 생생하게 담아 독자에게 선사한다. 곤충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공생의 세계를 다각도로 서술하며 곤충의 존재 이유를 납득시키는 이 책은 곤충 애호가는 물론이고 평소 곤충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던 청소년이나 성인 독자도 매료시킬 것이다.
지구는 ‘곤충 행성’이다
: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
인간은 덩치가 더 크고 힘이 더 세다는 이유만으로 곤충의 생사를 쉽게 결정한다. 하지만 연공서열로 생태 피라미드를 재구성한다면 인간은 곤충 앞에서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한다.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한 지는 20만 년. 이에 반해 곤충은 무려 4억 7900만 년이나 된다. 곤충은 공룡도 피해가지 못한 대멸종을 무려 다섯 번이나 겪고 살아남았으며 현재 지구 생물 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인구 한 명당 2억 마리가 넘는 곤충이 있고 최대 1경 마리의 곤충이 우리 주변에서 날아다니고 기어 다닌다. 좋든 싫든 곤충은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이다.
“앞으로 곤충이 성가시다는 생각이 들면 이 동물은 공룡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지구에 살아왔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그 사실만으로도 최소한 존경을 받을 자격은 있으니까.” (22쪽)
이 책에서 언급하는 엄청난 숫자도 숫자지만, 곤충의 특이한 생김새와 놀라운 능력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고도 6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나 섭씨 50도가 넘는 온천에서도 살아남아야 했던 곤충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 색을 갖도록 진화했다. 그 결과 눈은 엉덩이에, 귀는 다리에, 혀는 발에 달린 희한한 것들이 등장했다. 자기 똥으로 우산을 만들어 다가오는 적에게 휘두르거나 이동식 똥 주택을 만들어 사는 벌레도 있다. 다른 개미를 가르치는 개미의 사회적 능력, 숫자를 세고 춤 언어를 구사하며 얼굴을 기억하는 벌의 인식 능력, 1초에 300개까지 이미지를 분리시켜 보는 잠자리의 탁월한 시각 능력 등도 대단하다.
좀비 베이비시터부터 스토킹까지
: ‘사랑과 전쟁’ 곤충 편
자연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막장 드라마’가 존재한다. 곤충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한 예로 다정하게 하트 모양을 만들며 푸른 실잠자리가 쌍으로 날아다니는 건 사실 로맨틱한 장면이 아니다. 수컷이 암컷의 목덜미를 붙들고 암컷이 알을 낳을 때까지 다른 경쟁자와 짝짓기를 못 하게 쫓아다니는 과정인데 좋게 말하면 경호고, 나쁘게 말하면 스토킹이라 할 수 있다. 충격적인 진실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식을 위한 곤충의 모성은 극단적이고 야만적이기까지 하다. 궁금하다면 무당벌레를 좀비 베이비시터로 만들어 자기 새끼가 장기를 파먹게 하거나, 바퀴벌레를 독으로 마비시킨 뒤 개처럼 끌고 가서 자기 새끼한테 던져버리는 말벌 이야기를 추천한다.
“답은 말벌의 어미가 무당벌레에 알과 함께 주입한 바이러스에 있다. 이 바이러스는 무당벌레의 뇌에 잠복해 있다가 말벌 유충이 비집고 나오는 시점에 무당벌레를 마비시킨다. 뇌를 바이러스에 빼앗긴 무당벌레는 이유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베이비시터 노릇까지 한다. 이 상황에서 말할 수 있는 유일하게 좋은 일은, 믿을 수 없게도 어떤 무당벌레는 이 모든 시련을 겪고도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79쪽)
곤충의 세계에서는 어리다고 봐주는 것도 없다. 애벌레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거짓말과 사기를 일삼는다. 가뢰 유충은 암벌 형상을 만들어 수벌을 속인 뒤 그 몸에 올라타 벌집에 가서 꽃가루를 흡입하고 유충으로 입가심을 한 후 번데기가 되어 봄을 기다린다. 중점박이푸른부전나비 유충은 영악하게 뿔개미 냄새를 흉내 낸다. 그럼 개미들은 제 집에서 나온 새끼라고 생각하고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그렇게 개미집에 들어간 나비 유충은 여왕개미의 딸깍거리는 노래를 흉내 내며 집 안을 한차례 휘젓고 나서 몸집을 잔뜩 불린 뒤 성충이 될 준비를 한다.
똥밭에 생명을 불어넣는 쇠똥구리
: 우리를 먹이고 살리는 작고 고마운 존재들
곤충이 인간에게 주는 전통적인 혜택이라고 하면 식물의 수분을 매개하고 종자를 퍼뜨리며 토양의 재생과 유기물의 분해를 돕는다는 것이다. 실제 전 세계 꽃가루받이 곤충의 기여 가치는 677조 원으로 추정되며, 토양 형성과 분해 가치는 그 네 배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인상적인 사례가 오스트레일리아의 딱정벌레다. 오늘날 우리가 호주산 소고기를 즐길 수 있는 건 바로 이 쇠똥구리 덕분일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자생 딱정벌레는 마르고 단단한 유대류의 똥만 먹고 자랐기 때문에 1788년 오스트레일리아에 처음 상륙해 급속도로 퍼져나간 소들의 똥을 치울 수가 없었다. 소똥은 땅에 단단하게 말라붙었고, 집파리는 엄청나게 늘어나 사람과 동물을 괴롭혔다. 이 심각한 ‘똥밭’ 문제를 해결해줄 구원 투수로 스카우트된 것은 다름 아닌 쇠똥구리였다.
“문제의 심각성 이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 1년에 최대 2000제곱킬로미터의 초지가 못 쓰게 되었다. 최초의 소가 도착한 지 약 200년 후인 1960년에는 땅의 대부분이 놀았다. 똥이 썩지 않아서였다. (중략) 정부와 축산업계의 후원을 받아 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15년에 걸쳐 오스트레일리아 곤충학자들은 수많은 종을 실험하고 신중한 시험을 거쳐 총 43종, 170만 마리의 쇠똥구리를 문제의 지역에 풀어놓았다. 프로젝트는 성공이었다. 종의 절반 이상이 자리를 잡았다. 똥이 사라지고 파리 떼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전에는 소똥에서 불과 15퍼센트의 질소만이 토양으로 되돌아갔지만, 딱정벌레가 관리를 시작 한 이후로 수치는 75퍼센트로 증가했다.” (173-174쪽)
곤충의 무대는 숲이나 초원이 다가 아니다. 이 작은 관리인들은 도시에도 있다. 맨해튼의 개미가 1년에 처리하는 정크 푸드 쓰레기는 핫도그 6만 개 분량에 달한다. 아메리카동애등에 구더기는 자기 몸무게의 네 배나 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하루 만에 없앤다. 갈색거저리 유충인 밀웜이나 꿀벌부채명나방은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을 빠르게 먹어 치운다. 도시 종으로서의 인간이 누려온 복지와 안녕은 사실 도시 재생과 환경 미화에 힘쓰고 있는 곤충에 의존한다.
곤충을 보면 차세대 유망 산업이,
그리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보인다!
최근 곤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가치에 관심이 크다. 그 결과 애완, 산업, 식량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곤충의 무궁한 잠재력이 재평가받고 있다. 수억 년의 시간 동안 진화를 통해 흰개미가 만들어낸 영리한 구조물은 친환경 고층 건물에 응용되고 습도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는 하늘소는 위조 불가능한 수표를 만드는 데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검정파리 유충은 상처 주변의 죽은 조직과 고름을 먹어치우며 치유를 촉진하고 귀뚜라미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노인 정신 건강을 개선시킨다.
곤충은 로봇 산업이나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서도 환영받는다. 바퀴벌레에 마이크로칩, 송신기, 수신기, 제어기 등의 기계 장치를 달아 원격 조종하는 탐사체로 만들어 재난 상황에 활용하는 건 사이보그 곤충 개발의 대표적 사례다. 노화 과정을 제어하는 수시렁이나 꿀벌은 치매 예방 연구에 새로운 단초를 제공하며 ‘회춘 약’ 연구에 기여한다. 아프리카깔따구는 건조 상태에서 최대 17년을 견디다 약간의 물만으로 다시 정상적인 생명 활동을 이어나가는데, 이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성간 여행 중 장시간 동면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곤충들이 문제를 해결해온 영리한 방법들은 인간에게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새로운 영감을 준다. 곤충은 이 세계가 돌아가게 해주는 자연의 작은 톱니바퀴다.” (10쪽)
인류의 미래는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문명을 재조직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는 곤충에 대한 감정적이고 단편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지구 생태계의 거주자들을 동반자적 관계로 바라보는 균형 감각을 제공하며 우리의 생태 지능을 한 단계 높여준다.
구매가격 : 11,200 원
이상할지 모르지만 과학자입니다 - 곤충의 교미
도서정보 : 가미무라 요시타카 | 2019-12-11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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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에게 페니스가?! 생식기가 두 개?!
놀랍고도 심오한 곤충 교미기의 세계!
이그노벨상 수상작
*****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정재승 뇌과학자 추천!
각양각색 곤충 교미기로 만나는 생명과 진화의 신비!
◎ 도서 소개
〈시리즈 소개〉
‘너드’ 아니고 ‘긱시크’ 라고요
아.시.겠.어.요?
상상치도 못한, 상상 속에만 있던 것을 현실로!
누구나 가슴속엔 ‘과학 하는 마음’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과학자입니다
“쓸데없는 일을 잔뜩 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는다.” 201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샐러리맨’ 과학자 요시노 아키라의 수상 소감이다. 매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노벨상 수상 소식이 들려오면 “왜 한국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가?”라는 질문이 곳곳을 유령처럼 떠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든 말든 반복되는 후렴구를 생각해 보면 그 원인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피씨방에는 그만 좀 가고, 프로그래머가 되어야지!” “휴대폰만 보고 있지 말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야지!”
‘샐러리맨’이 노벨상을 타는 시대, 바야흐로 과학기술 본위인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평범한 우리에게도 ‘과학적 사고’는 필수 아이템이라 하겠다. 과학에 ‘ㄱ’자만 봐도 벌써부터 피곤하고 울컥하는 마음이 솟구친다고? 하지만 여기 당신 가슴속에도 도사린 ‘과학 하는 마음’을 깨워 내고, 재미와 지성을 투플러스원으로 안겨 줄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과학 하는 마음’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방학마다 잠자리와 매미를 잡고 목적도 없이 화초를 빻던 그 시절 모두가 품었던 바로 그 마음이라 답하겠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와 당신, 이과와 문과로 갈라져 살아가지만 결국은 치킨집 사업설명회에서 만날 우리를 하나로 품을 바로 그 마음!
묵직한 돌 아래서 정성스레 알을 품던 집게벌레를 만나 사랑에 빠진 고등학생은 기상천외한 모양을 가진 곤충 교미기에 매료되어 곤충 교미 박사가 되었다. 고분자화학을 전공하던 대학원생은 갑자기 거미줄에 ‘덕통사고’를 당해 40년간 거미줄 덕질을 이어 간다. 주변 사람들이 말리는 데 아랑곳 않았던 교미 박사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하고, 거미줄 박사는 덕질기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고 학회에서 거미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성덕’이 된다.
유튜브 못지않은 신박한 주제! 최신형 휴대폰보다 가벼운 무게! 안목도 취향도 남다른 당신을 만족시킬 4차 산업혁명시대 맞춤형 콘텐츠! 기발하고 엉뚱해 보이는 과학자들의 덕질 속에 빛나는 전문성으로 지력 상승을 부르는 마법 같은 책! 이제부터 차례로 상상치도 못한, 상상 속에만 있던 것들을 현실로 불러 올 환상적인 시리즈! 〈곤충의 교미〉와 〈거미줄 바이올린〉으로 문을 여는 ‘이상할지 모르지만 과학자입니다’ 시리즈는 줄여서 ‘이과’로 부르고 이과가 쓰지만 이과만을 위한 책들은 아니다. 남들이 말리는 무언가에 빠져들고 알아 가는 희열을 아는 모두를 위한 책이다. ‘괴짜’라는 조소에 ‘긱시크’라고 받아칠 준비가 된 당신과 공명할 지적 덕질의 기록이다.
〈책 소개〉
“연구 주제는 곤충의 성생활입니다만…”
이그노벨상을 탄 ‘곤충 성덕’의 기상천외 곤충 교미 탐구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어른들도 몰랐던 ‘성’과 ‘생식’의 최전선을
경이롭고 다채로운 곤충의 성생활로 배운다!
“어려서부터 곤충과 물고기를 좋아했던 아이가 커서 곤충 박사가 되었다.” 어쩐지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성공한 덕후’의 이야기다. 하지만 “곤충의 성교를 연구합니다”라고 하면 다들 ‘아…’ 하는 탄식과 함께 표정이 바뀌고 만다. 〈곤충의 교미〉라는 제목을 앞에서 둔 당신의 얼굴에 떠오른 그 표정도 다르지 않을 거다. “다른 것도 아니고 벌레들 ‘성생활’이라니…. 그런 걸 왜?” 떨떠름한 표정과 함께 머릿속에 드리운 그 의문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왠지 비호감인 ‘곤충’과 어딘가 민망한 ‘교미’라는 단어의 조합이라니. 그러나 곧장 인정하기는 꺼려지지만 처음 떠오른 의문이 조금이라도 호기심으로 옮아간다면, 당신은 지금껏 몰랐던 경이롭고 신비한 세계로 입문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성性’은 어른이 되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성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학에서 문과생들에게 생물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첫 수업 시간마다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왜 스스로 남자 혹은 여자라고 생각합니까?” 간단한 이야기 같지만 한 번에 적절한 답을 해낼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가장 쉽게 생각할 만한 답은 서로 다른 성기의 모양이다. 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고? 이 질문을 던지는 곤충 박사가 ‘네오트로글라’라는 ‘페니스’ 달린 암컷 동굴 곤충을 발견해 이그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한 가지 힌트다.
1. 이 곤충 교미 박사는 〈곤충의 교미〉를 통해 네오트로글라 말고도 생식기가 두 개씩 달린 집게벌레와 빈대, 선물 교환식으로 교미를 대신하는 좀류 곤충들, 절반은 수컷, 절반은 암컷으로 태어난 사슴벌레까지 상식을 뒤흔들 ‘곤충의 성생활’과 교미기를 가진 곤충들을 소개한다. 처음에는 책 앞쪽에 실린 사진에서 보이듯 기이한 곤충 교미기들 모양 때문에 연구에 빠져들게 되었지만, 이 과학자는 호기심과 질문을 점차 키워 나간다. 생물에게 성이란 무엇일까? 진화란 무엇일까? 그리고 살아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이 고민은 아직도 이 과학자를 계속 연구하게 하는 동력이다.
그럼에도 왜 하필 ‘곤충’인가 하는 의문이 그치지 않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발견해 이름을 붙인 곤충만 100만 종이 넘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을 합하면 1000만 종이나 된다고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종의 절반을 곤충이 차지하는 셈이다. 거기다 곤충은 사육과 실험이 다른 생물 종보다 용이해 생물학 전반에서 ‘모델 생물’로 이용되고 있다. 다시 그중에도 왜 ‘성’과 ‘교미’인가 하면, 성기를 통해 교미하는 생물은 생식기의 진화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그래서 겉모습이 비슷하더라도 생식기 형태를 보면 종을 구분할 수 있다). 각양각색인 생식기 모양과 기상천외해 보이는 생식 형태들은 모두 생물이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다채로운 해법인 것이다.
다시 질문을 던져 본다. 우리는 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곤충의 교미〉는 지금까지 과학이 알아낸 성과 생식의 최전선을 가볍지만 단단하게, 유쾌하지만 충실히 담고서 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고리를 잡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추천의 글
교미 중인 집게벌레 여러 쌍을 액체질소로 급속 냉동해 해부하는 곤충학자! 엽기적이지 않은가요? 이상할지 모르지만, 과학자입니다. 저자는 “졸업논문은 너무 힘들어”라고 하지만, 민벌레의 교미와 교미기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제게 졸업논문은 너무 재미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주삿바늘 같은 교미기로 암컷의 배를 찔러 정자를 전달하는 빈대부터 페니스까지 갖춘 다듬이벌레 암컷까지, 곤충의 사랑을 엿보는 일은 흥미진진할 겁니다.
최재천 생명다앙성재단 대표, 이화여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과학자들은 왜 곤충의 교미를 탐구하는 걸까요? 왜 변태처럼 그들의 짝짓기를 민망하리만치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암컷과 수컷이 교미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화면에 담는 걸까요? 도대체 과학자들은 왜 ‘곤충들의 포르노’를 찍는 걸까요? 아마도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 때문일 겁니다! 그게 바로 우리 과학자들이니까요. 이상하게 보이시겠지만, 집요하리만치 사실적으로 곤충의 교미기를 연구하고, 우리와는 전혀 다른 그들의 성기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세상이 얼마나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들의 ‘변태적인 호기심’이 오늘날의 과학 발전을 이렇게 이끌어 온 것이니까요. 그들의 이상한 호기심을 맘껏 즐겨 주시길. 당신도 곧 과학자들의 독특한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겁니다.
정재승 뇌과학자, 『과학콘서트』, 『열두 발자국』 저자
◎ 책 속에서
나는 철이 들면서부터 곤충과 물고기를 좋아했다. “저는 곤충을 연구합니다”라고 하면 사람들은 어릴 적 꿈을 실현한 것이 부럽다는 듯이 “꿈을 이루셨네요”, “멋집니다”라며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다. “곤충에 대해서는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곤충의 교미를 연구합니다.” (…) ‘곤충 박사’가 ‘곤충 교미 박사’가 되는 순간 사람들의 반응은 달라진다. ‘뭐야, 이 사람. 좀 이상한데?’
_시작하며 가운데
곤충류 조상은 어떤 성생활을 했을까? 가장 원시적인 형태로 남아 있는 곤충류는 이끼 낀 숲의 주인 돌좀목Archaeognatha이며, 그다음으로 원시적인 것은 고서를 비롯한 책을 먹어 치우는 해충인 좀류Thysanura이다. 이들 대부분은 교미를 하지 않는다. 수컷은 실을 뿜어낸 뒤 그 위에 정자가 들어 있는 정포精包라는 꾸러미를 내려놓는다. 그리고 열심히 구애의 춤을 추며 암컷을 정포 쪽으로 유인한다. 다가온 암컷에게 정포를 집어넣으면 정포 속의 정자가 암컷의 정자낭으로 이동한다. 이처럼 간접적으로 정자를 전달하는 방식이 곤충의 가장 오래된 교미법이다. 당신의 방 안 책장 한 구석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_‘암컷에 얹혀사는 정자-옛 곤충의 성생활’ 가운데
곤충에는 종류가 많다. 학명이 붙은 것만도 100만 종 이상이며 발견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1000만 종으로 추정된다. 지구에 있는 모든 생물 종의 절반을 곤충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갑충류Coleoptera는 엄청난 대가족을 이루고 있으며 겉모습이 비슷한 종류도 많다. 그렇다면 분류학자들은 어떻게 종을 구별하는 걸까? 생물 전반에 걸쳐 교미기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형태 면에서 보면 교미기의 변화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교미기를 보지 않으면 종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교미기를 조사해 보면 곤충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분류할 때 꼭 필요한 작업이다. 1000만 종에 달하는 곤충들이 저마다 다른 교미기를 가지고 있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놀랍다.
_‘1000만 종류 곤충, 1000만 가지 교미기’ 가운데
최근에 삽입기와 연결된 부분에 공기와 바셀린을 주사기로 넣거나 연구자의 입(!)으로 불어 넣어 내낭을 풍선처럼 부풀린 후 관찰하는 기법이 갑충류 분류학자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내낭을 조사해 보니 지금까지 한 종류라고 생각했던 갑충류가 사실은 두 종류였다’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곤충을 분류하는 많은 연구자들은 교미기를 꼼꼼하게 관찰하는 ‘교미 전문가’인데 그런 연구자들이 직접 입으로 불어서 벌레의 삽입기를 부풀리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분명 충격을 받을 것이다.
_‘연구자들이 이런 일까지 한다고?’ 가운데
독자들에게 나비 사육과 번식 마니아에게 전해 들은 인위적 교미 비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한 손에 수컷 나비, 반대편 손에 암컷 나비를 들고 양쪽 복부 끝을 꽉 눌러서 교미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운이 좋으면 수컷의 교미기가 암컷의 배 끝에 순조롭게 끼워 넣어져 교미가 성립된다.여기서 새로운 의문이 떠오를 것이다. 수컷은 교미가 성립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수컷 호랑나비는 ‘엉덩이에도 눈이 있기 때문’에 이를 알 수 있다. 수컷의 교미기에는 빛을 감지하는 세포가 있어서 암수의 교미기가 완전히 맞물리면서 어두워지는 변화를 엉덩이로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와 같은 메커니즘과 감각모가 다른 곤충의 교미에도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_‘코르크 마개를 뽑듯이-긁어내기에 맞서는 사향제비나비’ 가운데
문자 그대로 ‘필사적인’ 교미를 하는 곤충이 있다. 바로 꿀벌이다. (…) 양봉꿀벌 수컷은 교미를 할 때 가지고 있는 모든 정자를 새 여왕에게 건네주는 동시에 교미기의 부드러운 부분이 찢어지면서 그에 따른 쇼크로 죽어 버린다. 수컷 꿀벌의 교미기는 어리호박벌Xylocopa appendiculata처럼 여러 번 교미할 수 있는 유형에 비해 아주 연약하다. 서양꿀벌 수컷의 교미기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으로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_‘죽어도 좋아!-꿀벌의 교미’ 가운데
남편이 아내보다 키가 작다는 뜻의 ‘벼룩 부부’라는 말이 있다. 벼룩목 곤충 다수는 암컷에 비해 수컷이 훨씬 작다. 하지만 수컷의 교미기가 체구에 비해 상당히 길어서 암수 체격 차이 때문에 교미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동성 간에 몸집 차이가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는 유충기의 먹이 조건에 따라 성충의 체격이 엄청나게 달라진다. 그런데도 교미기의 크기는 별로 차이가 없다. 몸길이가 두 배나 차이 나기도 하지만 교미기의 크기 차이는 그보다 작다. ‘몸집이 큰 수컷은 몸집에 비해 교미기가 작다.’ 이 규칙을 ‘음의 상대성장negative allometry’이라고 하며, 많은 곤충에게서 확인된다. (…) ‘다른 종끼리는 교미기의 모양과 크기가 현저하게 다른데 동종끼리는 별로 차이가 없다.’ 이것이 교미기 형태의 진화에서 흥미로운 점인 동시에 곤충(그리고 교미를 하는 그 외 많은 동물)을 분류하는 데 교미기가 중요시되는 이유다.
_‘역시 크기가 문제야’ 가운데
나를 곤충의 교미와 교미기라는 비주류 연구로 이끈 것은 집게벌레라는 지극히 인기 없는 곤충이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복부 끝에 집게발이 있는 벌레다. “집게벌레는 집게발을 어디에 사용합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한마디로 답하자면 집게발은 우리 인간의 손과 같다. 외부 적의 공격을 방어할 때, 포식을 할 때, 그리고 날개로 날아다니는 종류는 날개를 개폐하는 데 사용한다. 등이 가려울 때 등을 긁는 용도로도 쓰인다. 수컷이 암컷보다 멋진 집게발을 가진 종류가 많아서 암컷을 둘러싸고 수컷끼리 경쟁할 때나 암컷에게 구애 행동을 할 때에도 집게발이 쓰인다. 이 집게발에는 독이 전혀 없다. 큰 집게발에 물리면 조금 아플 수도 있지만 피가 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철이 들기 전부터 벌레와 놀았던 나도 집게벌레는 유독 무서워했다. 그런 집게벌레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_‘새끼를 끔찍이 사랑하는 곤충, 집게벌레’ 가운데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대만에서 종종 해안을 배회하며 큰집게벌레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밤이 되면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 곤충도 낮에는 유목流木 밑으로 기어 들어가 따가운 햇살을 피한다. 그런데 유목에 서퍼들의 비치 샌들이 죽 늘어서 있는 광경을 보면 곤충만 찾아다니는 내 모습과 비교되어 “아, 부럽다!”라고 투덜거리며 울고 싶어질 때도 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국경 인근의 인적이 없는 모래사장을 하루 종일 걸어도 곤충이라고는 한 마리도 보지 못할 때도 있다. 직감에 의존해서 걷다가 “그때 북쪽으로 가지 말고 남쪽으로 걸어갔더라면 곤충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며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일희일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았던 길을 걸었을 때 어떤 결과를 얻을지는 그저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나는 늘 곤충채집이 인생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을 한다.
_‘왼쪽을 쓸까, 오른쪽을 쓸까?’ 가운데
리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최근 열대에서 맹위를 떨치는 반날개빈대Cimex hemipterus가 사육되고 있었다. (…) 사육용 먹이는 다름 아닌 사육 담당 학생의 ‘피’였다. 마침 사육 담당이었던 학생이 취업 때문에 연구실을 떠나 있던 때여서 빈대는 흡혈원을 잃고 연구실에서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나는 솔직히 이 빈대 사육을 이어받아야 할지 망설여졌다. 내가 ‘먹이’가 되어 빈대에게 피를 내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단신 부임지에서 정체 모를 벌레에게 흡혈당하는 것을 알면 가족들이 뭐라고 할까? 또 선배들이 이미 다 연구했다는 이 곤충으로 성과를 남길 수 있을지도 상당히 의문이었다. 하지만 빈대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_‘발견! 수수께끼 같은 더블 암컷’ 가운데
‘암수의 교미기는 왜 잘 맞물릴까?’라는 의문은 오래전부터 많은 자연 관찰자에게 관심거리였다. 가장 고전적인 설명은 ‘열쇠와 열쇠 구멍 가설’이다. 교미할 수 없거나, 교미해도 번식능력이 있는 자손을 얻지 못할 때 일반적으로 이를 별종으로 취급한다. 즉 종간 교미로는 교미를 해도 자손이 태어나지 않거나, 혹시 잡종이 태어나더라도 생존력이 낮거나 불임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야쿠바초파리와 산토메아초파리 잡종으로 태어난 수컷은 불임이다. 이런 무의미한 종간 교미 비용(‘번식 간섭reproductive interference’이라고 한다)을 만들지 않기 위해 종마다 다른 교미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암컷 교미기(열쇠 구멍)에 잘 맞물리는 수컷 교미기(열쇠)를 가진개체를 동종으로 인식한다. 이것이 열쇠와 열쇠 구멍 가설의 개념이다. 그런데 야쿠바초파리의 경우는 어떨까?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도 종간 교미가 일어나고 오히려 잘못 맞물리는 바람에 교미 비용을 더 지불했다. 즉 열쇠와 열쇠 구멍 가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_‘심오한 ‘맞물리기’의 수수께끼’ 가운데
암컷 입장에서 교미를 바라보는 것은 교미기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 암컷 교미기는 부드러워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분히 연구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에 논문의 경향을 분석한 보고에서도 암컷 교미기를 다룬 연구는 여전히 적고 수컷에 대한 편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했다. (…) 다듬이벌레의 일종인 ‘네오트로글라Neotrogla’는 놀랍게도 암컷이 수컷 교미기인 페니스를 가지고 있다! ‘페니스를 가진 암컷’을 발견했다는 소식은 SNS나 뉴스로 퍼져 나가며 많은 혼란을 불러왔다. ‘페니스를 가지고 있는 쪽을 수컷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여기까지 읽은 독자 여러분은 알 것이다.
_‘암컷에게 페니스가?’ 가운데
구매가격 : 10,400 원
이상할지 모르지만 과학자입니다 - 거미줄 바이올린
도서정보 : 오사키 시게요시 | 2019-12-11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필요보다 재미로,
엉뚱한 상상력이 과학자를 만든다!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정재승 뇌과학자 추천!
거미줄에 빠진 괴짜?
쓸모없는 도전에 열정이 끓는 과학자!
◎ 도서 소개
〈시리즈 소개〉
‘너드’ 아니고 ‘긱시크’ 라고요
아.시.겠.어.요?
상상치도 못한, 상상 속에만 있던 것을 현실로!
누구나 가슴속엔 ‘과학 하는 마음’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과학자입니다
“쓸데없는 일을 잔뜩 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는다.” 201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샐러리맨’ 과학자 요시노 아키라의 수상 소감이다. 매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노벨상 수상 소식이 들려오면 “왜 한국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가?”라는 질문이 곳곳을 유령처럼 떠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든 말든 반복되는 후렴구를 생각해 보면 그 원인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피씨방에는 그만 좀 가고, 프로그래머가 되어야지!” “휴대폰만 보고 있지 말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야지!”
‘샐러리맨’이 노벨상을 타는 시대, 바야흐로 과학기술 본위인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평범한 우리에게도 ‘과학적 사고’는 필수 아이템이라 하겠다. 과학에 ‘ㄱ’자만 봐도 벌써부터 피곤하고 울컥하는 마음이 솟구친다고? 하지만 여기 당신 가슴속에도 도사린 ‘과학 하는 마음’을 깨워 내고, 재미와 지성을 투플러스원으로 안겨 줄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과학 하는 마음’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방학마다 잠자리와 매미를 잡고 목적도 없이 화초를 빻던 그 시절 모두가 품었던 바로 그 마음이라 답하겠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와 당신, 이과와 문과로 갈라져 살아가지만 결국은 치킨집 사업설명회에서 만날 우리를 하나로 품을 바로 그 마음!
묵직한 돌 아래서 정성스레 알을 품던 집게벌레를 만나 사랑에 빠진 고등학생은 기상천외한 모양을 가진 곤충 교미기에 매료되어 곤충 교미 박사가 되었다. 고분자화학을 전공하던 대학원생은 갑자기 거미줄에 ‘덕통사고’를 당해 40년간 거미줄 덕질을 이어 간다. 주변 사람들이 말리는 데 아랑곳 않았던 교미 박사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하고, 거미줄 박사는 덕질기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고 학회에서 거미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성덕’이 된다.
유튜브 못지않은 신박한 주제! 최신형 휴대폰보다 가벼운 무게! 안목도 취향도 남다른 당신을 만족시킬 4차 산업혁명시대 맞춤형 콘텐츠! 기발하고 엉뚱해 보이는 과학자들의 덕질 속에 빛나는 전문성으로 지력 상승을 부르는 마법 같은 책! 이제부터 차례로 상상치도 못한, 상상 속에만 있던 것들을 현실로 불러 올 환상적인 시리즈! 〈곤충의 교미〉와 〈거미줄 바이올린〉으로 문을 여는 ‘이상할지 모르지만 과학자입니다’ 시리즈는 줄여서 ‘이과’로 부르고 이과가 쓰지만 이과만을 위한 책들은 아니다. 남들이 말리는 무언가에 빠져들고 알아 가는 희열을 아는 모두를 위한 책이다. ‘괴짜’라는 조소에 ‘긱시크’라고 받아칠 준비가 된 당신과 공명할 지적 덕질의 기록이다.
〈책 소개〉
거미줄로 100킬로그램짜리 사람을 매달고 2톤 트럭을 끌 수 있다고?
거미줄에 빠진 괴짜? 모두가 말리는 일에 호기심과 열정이 끓는 과학자!
멀쩡히 점착 성분으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고분자화학과 대학원생은 어느 날 갑자기 거미줄에 걸리듯 거미에게 사로잡혔다. 그 이후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논문 주제를 바꾸고 5년간 거미 채집과 거미줄 수집에 열을 올리더니 결국 거미줄로 해먹을 만들어 사람을 태우고 2톤이 넘는 트럭을 끄는 데 성공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6년간 바이올린 레슨을 받고 바이올린 현을 연구한 끝에 거미줄 현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거미줄 현 바이올린의 음색을 세상에 소개한다. 언뜻 이해가 안 되는 전개일지 모르지만, ‘덕통사고’란 원래 그렇게 찾아오고 ‘성덕’으로 가는 길은 ‘노이해’로 포장되어 있는 것이다.
길을 걷다, 아니면 집 어두운 구석 어딘가에서 거미줄을 발견한다면 그다지 반갑지 않겠지만, 스크린을 누비는 스파이더맨이 손목에서 쏘아 내는 거미줄에는 눈을 반짝이게 된다. 사실 스파이더맨이 빌딩 숲을 유유히 날아다닐 수 있는 것도, 한순간에 적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도 모두 거미줄 덕이다. 그런데 이런 놀라운 능력은 스파이더맨에게만 있는 초능력이 아니다. 애초에 스파이더맨을 물었던 거미가 뽑아낸 실에는 모두 갖춰진 성질이다. “부드럽고 강하다.” 〈거미줄 바이올린〉의 저자를 매료시킨 거미줄의 특징이다. 저자의 말을 빌려 보면 세상에 부드러운 물질도 강한 물질도 많지만, 거미줄처럼 언뜻 보기에 상반된 이 두 특징을 애초부터 갖춘 물질은 드물다.
현실에서 마주치는 거미줄을 떠올려 보면 여린 바람에도 하늘거리고 이슬이라도 맺히면 겨우겨우 물방울을 머금고 버티는 듯 그저 약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소위 ‘배운 덕후’인 저자는 거미줄의 가녀린 외형 아래 숨겨진 놀라운 능력을 먼저 알아보고 연구하기 시작한다. ‘실험은 연구실에서, 연구는 확실한 목적 아래서’라는 동료 연구자들의 상식 바깥에서 시작한 연구에는 어려움도 따랐다.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거미를 채집하고, 이사 온 거미들을 무사히 적응시키는 일에 익숙해지는 데만도 5년이 걸렸다. 똑똑하지만 심술궂은 그늘왕거미가 실을 뽑다가 죽은 척을 하거나 실을 끊고 달아나는 데 재미를 붙이면 배를 쓰다듬어 주고 온갖 방법으로 구슬려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 이상한 과학자는 연구를 거듭할수록 거미줄의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보통 사람 눈에는 모두 같아 보이는 거미줄은 사실 일곱 가지나 되는 쓰임과 종류를 가진 데다 빛을 쬐면 더욱 강해지고, 물에 젖어도 끄떡없는, 정말로 스파이더맨이 타고 다니는 거미줄만큼이나 다재다능한 실이었기 때문이다.
이 마법의 실은 생전 해 본 적 없는 바이올린 연주로 과학자를 이끈다. 전자현미경으로 바이올린 현의 섬유구조를 관찰하고, 보통 금속 현으로는 낼 수 없는 풍부한 음색으로 세계를 감동시킨다. 이 거미줄 덕후의 결론은 ‘거미줄 바이올린’과 ‘거미줄 오케스트라’로 향하고 있지만, 거미가 만드는 이 마법의 실은 또 언제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모른다. 거미줄의 능력과 특색을 갖춘 인공 거미줄 개발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만날 이상한 과학자는 정말로 스파이더맨 수트를 만들어 낼지도….
◎ 추천의 글
재미로 하는 연구가 종종 필요로 하는 연구를 능가한다. 의과대학 교수가 취미로 시작한 거미 관찰이 끝내 거미줄로 트럭을 끌고 바이올린 현을 만들어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2장」을 연주해 세계를 감동시키는 데까지 이른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하지 않는가? 과학자에게 쓸데없는 연구를 허하라!
최재천 생명다앙성재단 대표, 이화여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오래된 집 처마 끝이나 앙상한 나뭇가지에 거미줄을 치고 살아가는 거미들을 보면, 도대체 이 녀석들은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살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가늘면서도 질긴 거미줄에 매달려 보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거미줄로 트럭을 끌어 보려 시도했던 방송국도 있었다. 지난 100년간, 거미줄을 공학적으로 이용하려는 엔지니어들도 숱하게 등장했다.
그런데 여기 거미줄을 다발로 묶어 바이올린 현으로 만들어 연주를 하려는 과학자가 있다. 거미줄에 대한 물리학적 연구와 공학적 응용, 그리고 바이올린 음향에 대한 연구와 심지어 연주 레슨까지. 무엇보다 이 둘의 행복한 결합! 흥미롭게도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얻게 된 과학적 성과물을 세계적인 물리학 저널에 투고해 심사위원들과 100일 동안 논쟁하고, 결국 저널에 논문을 싣게 된다.
집요하다 못해 이상하게까지 보이는 한 과학자의 눈물겨운 거미줄 탐구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담담하게 써 내려갔지만, 우리는 이 책에서 자연에 대한 깊은 탐구 정신과 포기할 줄 모르는 불굴의 공학 정신에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 과학자들이다.
정재승 뇌과학자, 『과학콘서트』, 『열두 발자국』 저자
◎ 책 속에서
채집한 거미를 무사히 데리고 와서 드디어 거미줄을 뽑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꽤 성가신 일이었다. 거미는 애완동물처럼 훈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 거미의 배에서 실을 뽑아내려고 하면 거미는 바로 거부반응을 보이며 거미줄을 끊어 버린다. 거미줄을 채집하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것이다. 모처럼 거미줄을 뽑아냈다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우리가 뽑아내려는 거미줄이 아닌 다른 종류의 거미줄에 농락당하기도 한다. 거미가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거미가 기분 좋게 거미줄을 뽑아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거미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포인트를 파악하는 데 약 5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_‘거미와의 커뮤니케이션’ 가운데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는 거미줄, 특히 방사실과 견인실은 ‘부드럽고 강하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부드러운 물질은 많고 강한 물질 역시 많지만, 언뜻 보기에 상반된 부드러우면서 강한 성질을 애초부터 갖춘 물질은 드물다. 가을밤 길을 걷다가 종종 긴 거미줄이 피부에 달라붙는 경험을 해 보았다면 그것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알고 있을 것이다. (…) 반면에 거미줄의 ‘강함’을 실감하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거미의 이동 수단이자 생명줄인 견인실에 강도가 필요하다는 건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는 생명줄은 거미가 신뢰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물론 이 ‘강도’를 실제로 측정해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견인실을 당겨서 끊어졌을 때 단면적당 힘의 강도, 즉 파단강도를 측정해 보면 나일론의 몇 배나 된다. 또한 물체를 조금 늘리거나 압축할 때 잘 변형되지 않음을 나타내는 지표를 ‘탄성률’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합성섬유는 탄성률이 기껏해야 몇 기가파스칼(GPa. 예를 들면 나일론은 4GPa)이지만 거미 견인실은 탄성률이 13기가파스칼로 합성섬유 탄성률을 훨씬 웃돈다.
_‘부드럽고 강하다’ 가운데
거미줄은 얼마나 높은 온도까지 견딜 수 있을까? 이전에는 아무도 측정한 사람이 없었을 테니 짐작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견인실이 어느 정도나 고온을 견딜 수 있을지 시험해 보기 위해 섭씨 600도까지 온도를 높여 상태를 지켜보았다. 그 결과, 거미의 견인실은 섭씨 250도를 넘어서면서부터 분해되기 시작하며 섭씨 300도에서는 중량이 20퍼센트 정도 줄어들고, 섭씨 350도 정도에서는 색이 변하며 섭씨 600도에서는 완전히 분해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적어도 섭씨 250도까지는 거미줄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했다. 참고로 폴리에틸렌은 녹는점이 약 섭씨 120도이다. 이 정도의 고온을 견디는 것이 생태적으로 의미가 있을까? 이것은 어려운 질문이다. 다만 거미가 거미집을 만들 때는 거미줄 끝을 어딘가에 고정해야 하는데, 바위에 고정하는 경우도 있다. 직사광선이 닿으면 바위는 표면온도가 섭씨 150도 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 뜨거운 태양 빛에 거미집이 녹는다면 거미는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거미줄이 내열성을 가진 이유는 이러한 사정 때문일지도 모른다.
_‘고온을 견뎌라’ 가운데
명주실은 자외선을 받으면 누렇게 변한다. 그러므로 자외선이 강한 여름에 명주옷을 입고 외출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단백질로 이루어진 거미줄도 자외선에 노출되면 성질이 변할까? 나선실은 그렇다 치고, 방사실이 자외선으로 인해 약해지면 거미집이 쉽게 무너져서 걸려드는 사냥감을 잡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거미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걱정이 된다. (…) 무당거미는 매일 밤 절반씩 집을 새로 만든다. 즉, 한 번 만든 부분은 이틀 후에 교체한다. 자외선을 쬐어 무당거미에게서 채취한 거미줄 파단강도 최댓값이 되면 그 후에는점차 파단강도가 초깃값으로 내려간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마침 거미가 거미줄을 교체하는 주기(2일)와 같다. 자외선을 쬐면 거미줄의 성질이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주행성인 무당거미가 매우 합리적인 주기에 맞추어 거미줄을 관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_‘자외선으로 강해진다’ 가운데
이슬에 젖은 채로 햇볕을 받아 빛나는 거미집을 보면 많은 사람이 그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말 것이다. 사람들은 비를 맞고도 이 기하학적인 형태가 유지되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주로 보는 거미줄은 마른 상태이기 때문에 거미줄 자체의 흡습성을 거의 알 수 없는 까닭이다. 실험을 통해 흡습성을 알아보려고 거미줄을 물에 담가 보았더니 길이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거미집은 이슬이나 비에 젖어도 줄어들지 않는다. 모순된 상황이다. 어째서 이런 걸까?
_‘물을 머금다’ 가운데
오랜만에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던 3월의 어느 날이었다. “휴일은 정말 좋구나!” 하고 감동하면서 차를 타고 여유롭게 오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었다. 정겨운 러시아 민요 「산의 로자리아」가 바이올린 연주로 흘러나왔다. 그 차분한 음색이 마음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20년 전에 유럽의 오래된 교회에서 느낀 바이올린 음색을 듣고 느꼈던 강렬한 인상이 떠올랐다. ‘거미줄로 바이올린을 연주해 보면 어떨까?’ 바이올린 선율의 여운을 즐기면서 나는 꿈같은 상상을 했다. (…) 꿈같은 이야기라고는 해도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40년 동안 거미줄 연구하면서 거미줄이 역학적으로 강하며 탄성과 유연성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거미줄은 바이올린 현으로도 적합할 거라고 생각했다.
_‘무모한 결심’ 가운데
거미와 어울린 지 40년 정도 되었다. 그동안 거미줄은 부드럽고 강하며 내열성과 자외선 내성, 위기 관리에 적합한 구조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4억 년이라는 거미 진화사의 깊이는 놀라울 뿐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거미줄을 악기 현으로 만든다면?’이라는 꿈을 실현하게 된 것이다. 설마 실현할 수 있을 거라고는 나 역시도 생각하지 못했다.
_‘맺으며’ 가운데
거미를 상대하니 이웃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또 이미 노벨상을 받은 학자인 라만 박사가 악기에 대한 물리학적인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악기를 다루는 것을 놀이로 취급받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거미줄의 매력에 끌려 계속 꿈을 좇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생활 속에서 배워 온 상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신이 모르는 것은 비상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은 이와 반대로 생각할 때 가능하다.
_‘맺으며’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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