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정보 : 유준희 | 2017-06-1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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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희의 창작시집 『오늘』. 이 시집은 유준희의 시 작품을 엮은 책으로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구매가격 : 6,000 원
하늘이 된 윤동주의 詩
도서정보 : 해밀출판사 편집부 | 2017-06-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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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항거하며 죽어간 저항의 시인, 민족의 시인, 서시(序詩)의 시인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윤동주는 1917년 12월에 만주 북간도의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그의 짧았던 삶을 반추하여 우리의 삶에 귀감이 되고자 하는 시도는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 윤동주 시인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는 멀기만 하다. 국회의 청문회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있다.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바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인용하여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용은 하늘을 우러러가 아니라 국민들을 우러러 이미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는 자해행위가 된다. ‘어찌 감히’라는 비난의 화살을 꽂을 수밖에 없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죽어간 해맑은 소년처럼 티 없는 시인의 숭고한 언어를 값 싼 포장지로 치부를 가리고자 하는 정치인의 행태는 곧 신상털기로 난도질을 당하고야 말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이 윤동주의 고뇌를 알 수 있었을까? 그들의 윤동주의 어둠을 알 수 있었을까? 그러기에 관계자들의 값싼 회자는 금방 들통이 나기 마련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내용의 일상은 반복될 것이다.
구매가격 : 4,000 원
송재선생문집(천연색 원문) 하(권5~6)
도서정보 : 나세찬 저; 나종혁 편 | 2017-06-1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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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선생문집 하(권5~6)]는 상(권1~2), 중(권3~4)에 이어서 연속 간행된 상중하 세트본이다. 천연색 영인본이며, 나세찬 연보, 나세찬 시․부․행장, 기정진 후기, 송병순 중간발 등이 수록되었다. 송재 유묵집과 함께 호남의 대표 문인 나세찬 선생에 대한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가격 : 10,000 원
장음정선생문집(흑백 원문)
도서정보 : 나정원 저; 나익 편; 나상일 중편; 나종혁 삼편 | 2017-06-1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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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가격 : 8,100 원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도서정보 : 글 나태주 / 그림 강라은 | 2017-06-0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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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 어떤 세상의 꽃보다도 예쁜 꽃이다’
세상 모든 딸들에게 주고 싶은 사랑과 인생의 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시 <풀꽃>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시인 나태주. 그가 딸에게 주고 싶은 시 100편을 모아 시집을 냈다. 아버지로서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딸을 향한 마음, 삶에 관한 조언을 담았다. 이 시들은 곧 딸을 ‘그 어떤 세상의 꽃보다도 예쁜 꽃’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자 부모의 눈이다. 시를 들여다보면 나 자신도 보이고 내가 태어남으로써 한층 더 새로워진 세상을 맞이한 아버지의 모습 또한 보인다. 태어난 딸을 보며 부모는 생각한다. 가장 예쁜 생각을 주고 싶다고.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는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한 다정하고도 따뜻한 편지다. 읽고 있으면 점점 따뜻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시에 담긴 사랑의 온도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는 작품 <꽃·2>부터 신작 <네가 있어>까지
당신의 행복을 빌어주는 시
나태주 시인의 시는 향기롭다. 아름답고, 곁에 가까이 두고 읽고 싶을 만큼 좋다. 그런데 사람들이 시인의 시에 감탄하는 이유는 시어의 유려함 때문만은 아니다.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감,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사유, 순박하고 맑은 감성이 담담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애정, 세상을 바라보는 따듯하고 온화한 시인의 세계관이 담겼기에 그렇다. 시인의 시는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해서 더 아름답다. 그래서 시를 많이 접하지 않는 편이라 말하는 독자층까지도 시인의 시를 읽은 순간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는 시인의 그 맑고 따뜻한 감성이 더 깊이 담겼다. 시인은 특별히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존재’인 딸(세상의 모든 자식일 것이다)의 행복을 빌며 고이 적어내린 시들을 가려뽑고, 새로이 적어내렸다. 이번 시집에서는 <꽃·2>와 같이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부터 <네가 있어>, <행운> 등 미발표 작품까지 고루 만날 수 있다.
1장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난 건’에서는 딸이 세상에 태어난 기쁨을 말하며 이제 곧 딸이 만나게 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알려주고, 2장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에서는 많이 자란 딸에게 안부를 물으며, 너의 사랑은 안녕한지 묻기도 한다. 3장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그만’에서는 사랑이 때로는 나를 아프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딸이 그리워질 때 쓴 시도 함께 담았다. 4장 ‘오직 한 번뿐인 여행’에서는 삶에 대한 다양한 생각에 대해 말하며, 한 번뿐인 인생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더 좋을지를 이야기한다.
나를 가만히 안아주는 선물 같은 책
이 시집은 100편의 시에 걸쳐 세상의 모든 딸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듬뿍 담겼다. 비단 딸뿐이겠는가, 딸을 내세웠으나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잔잔한 응원의 메시지들이 담겼다. 마치 내 아버지가 손을 꼭 마주잡고 이야기해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여기에 감수성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강라은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더 큰 행복감을 선사해준다.
그래서 이 시집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부모가 딸에게 주고 싶은 마음,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쓰여 있어 읽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마음을 선물받을 수 있다. 날 좋은 날, 마음이 행복해지는 꽃향기 가득한 시집을 만나는 일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운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9,100 원
프랑시스 잠 시집
도서정보 : 프랑시스 잠 저 | 2017-05-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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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인협회 회장 민윤기 시인 추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집 윤동주가 곁에 두고 읽었던 시의 향연
프랑시스 잠의 시는 ‘잠든 꽃을 보살피는 꿀벌’처럼 보드랍고 강건하다
‘무엇을 만나든 평등하게 흘러가는 물결처럼’ 살아 내도록 만들어 주는 시들
내면이 알려 주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찾은 프랑시스 잠
프랑시스 잠은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중의 한 명으로 윤동주는 프랑시스 잠의 시를 ‘구수해서 좋다’고 표현하였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부조리에 따른 고뇌를 이겨 내고, 그 삶을 시로써 승화한 프랑시스 잠의 시를 읽다 보면 윤동주가 말한 느낌을 알 듯도 하다.
한편 프랑시스 잠에게도 ‘글을 쓰며 일어나는 교만’이 있었으나 그는 자신의 재능이 신으로부터 부여된 것임을 받아들이고, 오만으로 흐를 수도 있었던 마음을 ‘세상 사람들 목소리의 메아리’로 승화하였다.
그리하여 프랑시스 잠은 고통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치유해 줄 시, 고통을 넘어서 삶을 덤덤히 받아들이도록 하는 시, 오만과 편견을 넘어 겸손과 온화로 이끌어 주는 시, 지상에서 영원한 욕망을 갈구하는 삶을 살지 않도록 해 주는 시들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드디어는 인간의 ‘가엾은 마음을 가라앉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삶을 인정하고, ‘무엇을 만나든 평등하게 흘러가는 물결처럼’ 살며 각자의 ‘의무’를 다하도록 만들어 주는 시를 완성하였다.
개성이 추앙받고 개인이 가진 재능을 과시하려는 욕망이 넘쳐나는 지금의 시대에, 순수한 본질이 비웃음을 당하는 이 시대에 프랑시스 잠의 시와 삶이 제대로 주목받길 바라본다.
구매가격 : 5,000 원
이상한 식물원 : 이선호 유고 시집
도서정보 : 이선호 | 2017-05-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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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편의 시를 남기고 떠나다
한 시인이 있었다. 짙은 눈망울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노래 한 구절로 청중의 심금을 울리던 사람. 그러나 마음 깊숙이 들어앉은 쓸쓸함을 어쩌지 못해 술과 친구가 되었던 사람. 45세를 일기로 100여 편의 시를 남긴 채 그는 떠났고, 그의 시들은 한 권의 유고 시집으로 남았다.
이 세상은 ‘이상한 식물원’
이 시집에서 그는 이 세상을 ‘이상한 식물원’에 비유한다. ‘유리온실 밖에서 바라보면 항상 안이 갇혀 있’고, ‘유리온실 안에서 바라보면 항상 밖이 갇혀 있’는 이 세상은 참 이상한 곳이다. ‘딱딱한 태양이 허공에 갇혀 있고 / 산과 강이 갇혀 있고 / 젊은 연인들의 저녁과 나팔소리까지 갇혀 있’는 곳. 그래서 시인은 이 이상한 세상을 위해 시를 쓴다.
달도 뜨지 않는 그믐밤
여우가 굴 밖으로 나와 시를 쓴다
백년 묵고 천년 묵고도 완성하지 못한 시
단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여우는 서럽게 곡을 한다
-「시인에게」부분
그러나 시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특히 도시는 비정한 곳이다. 사람들이 오고가는 버스 정거장의 주인은 ‘먼지’이고, ‘사람들은 모두 먼지를 내다’ 팔고, ‘먼지 두부’가 특산물이 되는 곳. 어느 인부가 죽은 채로 발견되어도 사람들은 모두 침묵한다. 시인의 눈은 곧 이 모든 비정함의 원인이 무관심으로 귀결됨을 밝혀낸다.
이곳의 주인은 먼지다
반쯤 부러져 나간 플라스틱 의자에
햇볕이 앉아 조을 무렵
굉음이 버스를 끌고 지나간다
그때마다 정거장은 깨끗이 비워진다
사람들은 모두 먼지를 내다 판다
하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검은 비닐봉지 가득 먼지를 담아 나른다
먼지에 절은 배추와
먼지를 먹고 자란 콩나물
심지어 먼지 두부는 이곳의 특산물이다
날마다 덤프트럭들이 먼지를 실어 나르고
아이들은 먼지를 마시며 학교에 간다
먼지를 팔러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는 저녁
82번 버스 안에서 조는 것은 위험하다
정거장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종점 못 미친 곳 82번 정거장
늦은 밤마다 먼지의 길을 따라
사람들이 먼지의 집으로 돌아온다
언젠가 한 인부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너무 많은 삼겹살과 소주가
그를 먹어 삼켰던 것이다
비 온 뒤
빵처럼 굳어 버린 정거장이
인부의 온기를 빨아들이는 동안
정거장은 무덤처럼 침묵했다
이곳의 주인은 무관심이다
-「82번 정거장」 전문
헛된 먼지만 부려 놓는 현실이 삶을 황폐하게 만들어 버렸고, 재개발 때문에 광분하는 중에 이웃들과 나누던 골목의 공동체 문화가 다 사라졌고, 경쟁의 눈빛들이 깨진 유리조각처럼 날카롭게 빛나는 도시의 한 모퉁이에는 소유 감각만 발달해 있었을 뿐, 이웃들에 대한 관심은 차지할 자리가 없다. 기계적인 삶이 되풀이되는 정거장은 도시 변두리 삶의 비극적인 상황을 표상하며 현실에 옭매인 처지를 극명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의 시선은 비극적인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별들은 아이들과 눈빛으로 대화를 나눈다 심장 박동소리 커질수록 별빛 더욱 빛나고 별빛 빛날수록 아이들 눈망울이 커진다 가가호호 글 읽는 소리가 담장 밖으로 흘러넘칠 때 북극성은 호박꽃 옆에서 고개를 끄덕거리다 간다 날이 밝으면 북극성을 닮은 아이가 책가방을 들고 학교엘 갈 것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별 하나씩을 눈 속에 담고 산다
-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듣는 별 이야기」 부분
아이와 별이 마주 바라보고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는 세계, 산과 어둠이 깊을수록 별들이 뚜렷하고 가까운 세계, 별을 오래 바라보아서 맑아진 눈빛과 심성이 살아 있는 세계야말로 시인이 그리던 것. 시인은 생계를 위해 도시에 살면서도 가슴에는 고향의 다정다감한 세계를 그렸던 것이다.
시인이 남긴 흔적
그러나 시인은 떠났다. 별이 지어 준 이름을 두고, 유고 시집 한 권을 남겨 두고 어딘가로 가 버렸다. 그러나 어머니의 당부를 떠올리며 암흑의 도시 생활을 힘겹게 헤쳐 나온 그의 삶에 대한 의지는 다음의 시 한 편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
식탁 위에 놓여진 밥 한 공기
힘내라 힘
어머니 말씀이다
그 말씀이 나를 살게 했다
밥 먹기를 포기하는 놈은
내 아들이 아니다
배 터지게 먹고 힘내서
살아서 싸워라
싸움도 힘이 있어야 싸운다
그 말씀이 나를 울린다
먹어도 뜨거울 때 먹어라
뜨거운 밥알이 입안을 가득 채울 때
용기는 뜨겁게 온몸을 달구어 낸다
밥이 힘이다
밥 먹기 싫은 놈은
차라리 죽어 버려라
죽지 못해 사는 놈은
진정한 밥을 먹어 보지 못한 것이다
식은 밥도 꼭꼭 씹어 삼키다 보면
달디 단 눈물의 밥이 된다
밥이 사랑이다
밥이 희망이다
- 「밥이 힘이다」 전문
구매가격 : 7,000 원
새를 쏘러 숲에 들다: 윤택수 전집 01-시집
도서정보 : 윤택수 | 2017-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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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결을 아름답게 수놓은 채
110여 편의 시를 남기고 떠나다
마흔을 갓 넘긴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 한 줌 재로 돌아간 시인이 있다. 죽는 날까지 문학과 함께했지만, 문단에 기웃거린 바가 없어 이른바 등단이라는 과정도 거치지 않은 사람. 그럼에도 그는 천생의 시인이었다. 예민한 감수성과 신선한 감각으로 우리말의 결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그가 남긴 110여 편의 아름다운 시는 그의 독특한 문학성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고립과 모험으로 가득 찬 시 쓰기
시를 쓴다는 것은 먹을 수 없는 새를 쏘는 기술이다
『새를 쏘러 숲에 들다』는 윤택수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이다. 그는 이 시집 속에 들어 있는 110여 편의 시를 통해 독특한 시 세계를 창조해 내고 있다. 그 세계는 현실 속에 지어졌지만 현실과는 아주 다른 세상이다. 겨울이면 눈으로 막혀 고립되는 마을, 울새가 광천 근처에서 지저귀고 야생 딸기와 특이 식물들이 우거지는 그 세계에서 시인은 이상주의자이자 영웅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고립된 상태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의 노래는 슬프고 아름다운 동시에 수많은 상징에 둘러싸여 있어 조금은 난해한 경향도 띠고 있다.
구절초 띠풀들을 부러뜨리며 갔다
가슴이 약한 예각의 새가 날아갔다
그는 돌 속에 부주의하게 앉아 있다가
내 이마를 탁 때려 주며 솟아오르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새똥 한 알 발견하지 못했지
총신에 온기가 쌓인다
먹지도 못할 새라며 내심 언짢아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이 쟁쟁해 오고
숲의 끝을 돌면서
무슨 놈의 새가 깃 스침이 그리 눅눅한지
집으로 돌아가서 책이나 볼 것이었다
-「새를 쏘러 숲에 들다」 부분
그의 작품 세계는 매우 이국적인 풍물과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그의 왕성한 지적 호기심과 다양한 독서 체험에 의해 얻어진 것이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타계하기까지 10여 년 동안 중학교 교사, 출판사와 잡지사 편집장, 학원 강사 등의 직업은 물론 인문학도 출신답지 않게 용접공 생활을 하거나 원양 어선 어부로 일한 적도 있다. 그는 그렇듯 다양한 삶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을 모더니즘적인 요소와 버무려 훌륭한 시를 빚어내고 있다.
하느님 당신은 용접공이십니다
찢어진 둑들을 때우시고 비인 가슴들을 때워 주소서
우리의 욕심을 태우소서
아멘 청춘들아
아멘 아멘 용접공들아
선생께서는 어디로 가려시는가
명일의 명일 하늘빛 트인 그날이 오면
그해 여름의 울산은
침몰하라 침몰하라 누구라도 공평하게 소리치며
맑은 빛 하나씩의 작은 우산을 펼쳐 쓰고 일하러 갈거나 그럴거나
-「별곡 3」 부분
그에게 시를 쓰는 일이란 새를 쏘는 일과 같았다. 그런데 그 새는 ‘먹지도 못할 새’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새를 잡는다는 행위는 시인에게 중요한 목표이면서도 세상의 합리적 기준으로는 별 용도가 없는 행위일 수 있다. 마치 별로 돈이 안 되지만 평생 집중해야 하는 목표인 시 쓰기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말하는 일뿐이다. 그런데 ‘정치에 관한 말, 분배에 관한 말, 절망에 관한 말’을 하면 세상을 지배하는 자들이 그 말에 노한다. 그렇다면 말을 다루는 기술이란 시인의 말대로 ‘먹을 수 없는 새를 쏘는 기술’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여기에 시인의 딜레마가 있다.
말을 다루는 기술은 먹을 수 없는 새를 쏘는 기술이다
나는 말과 침묵을 버무린다
나는 불안하고 가냘픈 것들을 노래한다
일에 지친 자와 일이 없어 지루한 자에게 질문한다
나는 입을 다문다
-「재난과 기아」 부분
그렇다면 그는 무엇 때문에 시를 쓴 것일까. 시의 존재 의미는 생명이 짧고 아름다운 것들, 약하고 불안정한 것들에 대한 애정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 삭막하고 복잡한 세상에 태어나 조용하고 겸손하게 살면서 가냘프고 불안정한 것들에 대해 110여 편의 시를 남기고 갔다는 것은 그러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구매가격 : 7,000 원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도서정보 : 윤동주 저 | 2017-05-1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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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고자 했던 시인이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의 절절한 소망을 노래하다!
1917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아버지 윤영석, 어머니 김용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시인 윤동주가 살았던 시대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던 암울한 시기였고, 신문이나 서적 등 출판물에 대한 검열이 강화된 시기였기에 문학사적인 측면에서도 문인들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었던 침체기이자 암흑기였다. 이러한 때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지향했던 시인은 일제 강점기라는 ‘바람’ 앞에서 괴로워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며 ‘별’을 노래하였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문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나라를 잃은 망국인의 설움을 극복하기 위해 ‘주어진 길’을 꿋꿋하게 걸어간 민족시인 윤동주!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시대의 아픔 속에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시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문학적 대표작부터 시인의 맑은 영혼이 투영된 동시까지 오롯이 담겨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윤동주 시인의 주요 작품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자아성찰을 통해 고뇌하는 지식인의 모습이 담긴 작품
<자화상>의 ‘우물’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아성찰의 의미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우물 속에 비친 사나이는 시인 자신의 모습이며, 시인은 그런 자신을 들여다보며 암울한 시대에 무기력한 지식인인 자신을 책망하며 미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내 그런 자신에게 연민을 느낀다. 일제 강점기라는 혹독한 현실에 발이 묶여 방황하는 지식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대변해 주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또 <바람이 불어>에서 시인은 ‘바람’으로 상징되는 일제 치하의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의 고뇌를 담았고, <별 헤는 밤>의 ‘별’은 고향에 계신 어머니, 친구들을 나타내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시인은 별을 바라보며 멀리 있는 사람들을 그리워하지만, 어두운 현실을 바꿀 수 없는 ‘나’는 그저 부끄럽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시인은 절망하지 않고 언젠가는 이 어두운 ‘겨울(일제강점기)’이 가고 희망찬 ‘봄(조국의 광복)’이 올 것임을 믿고 있다. <참회록>에서의 ‘거울’ 또한 자아성찰의 도구이다. 시인은 현실 속에서 고뇌하며 그 무엇도 크게 바꿀 수 없는 자신을 책망하며 참회의 글을 쓴다. 밤마다 ‘거울을 닦으며(자아성찰을 위한 행위)’ 자신을 뒤돌아보면 ‘운석(빛, 희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자아성찰을 통해 현실의 한계를 인식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가 드러난 작품이다.
둘째, ‘나’와 ‘또 다른 나’의 대립을 통해 분열된 자아가 드러나는 작품
<무서운 시간> 속의 ‘나’는 자아의 분열과 대립이 극대화되어 있다. 화자는 ‘나’를 부르는 또 다른 목소리에 불쾌함을 느끼며 강경하게 외면하려 하지만 결국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마지막까지 나를 부르지 말라고 엄포를 놓지만 화자는 이미 부름의 소리를 인식하며 응답하고 있다. 힘겨운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수록 화자가 더욱더 현실을 깊고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낼 뿐이다. <또 다른 고향>은 육신을 상징하는 현실적 자아인 ‘백골’과 정신적 자아인 ‘나’가 대립하고 있다. 시인은 ‘백골’과 ‘나’라는 분열된 자아의 대립을 통해 슬픈 현실을 인식하며 눈물짓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가 도래하기를 염원하고 있다. <쉽게 씌어진 시>에서 시인은 암울한 시대의 지식인으로서의 한계를 느끼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그 당시 시인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글이라는 수단으로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모는 일’뿐이었다. 마지막 연에서는 슬픈 현실 속 자아와 이상을 꿈꾸는 자아가 대립하다가 마침내 화해한다. 어두운 현실을 인식하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시인의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셋째, 자기희생적 의지로 극한의 고통을 통해 얻는 깨달음에 대한 작품
기독교 신자였던 윤동주는 <십자가>를 통해, 고통을 감내하면서 행복했던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신에게도 ‘십자가(순교적, 희생적 의지)’가 허락된다면 암울한 현실의 무게를 짊어지고 극복해 나가겠다는 자기희생적인 숭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간肝>은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한국의 구토지설 설화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간’은 ‘생명’을 상징하는데 ‘간을 지키려는’ 의지와 ‘뜯어먹히려는’ 시인의 의지가 대립하고 있다. 간을 뜯어먹으려는 ‘독수리’는 ‘나’의 또 다른 분신으로 볼 수 있다. 화자는 ‘간(생명)’을 내어주는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통해 극한 고통 속에서도 어떤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염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으로 윤동주의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시인은 시작 활동 초기에는 깊이 있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다만 지식인으로서의 한계를 느끼며 소극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암울한 현실과 상반된 아름답고 서정적인 동시를 다수 창작했던 1936년 후반은, 시인이 현실을 외면했다기보다는 문인으로서, 나라를 잃은 설움에 괴로워하는 망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또 다른 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통해 후반기로 갈수록 현실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더욱 예리해지고 깊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앞서 살펴본 주요 작품들 외에도 <병아리>, <바다>, <참새>, <비둘기>, <나무> 등 생동하는 자연물을 소재로 한 시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 <고향집>, 유년 시절 누이와의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빗자루>, <편지>, 어머니, 아버지,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낸 <오줌싸개 지도>, 산문 <투르게네프의 언덕>, <달을 쏘다> 등의 다양한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으니 윤동주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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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대화
도서정보 : 함기석 | 2017-05-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의, 시에 의한, 시를 위한,
시인 함기석의 시산문(詩散文)이자 산문시(散文詩) 208편!
『고독한 대화』
우리 문단의 중견시인임과 동시에, 우리 동시와 동화에 있어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약 속에 있는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을 펴낸다. 『고독한 대화』라는 이 책의 부제는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으로 시인임과 동시에, 수학전공자인 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 모음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