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브로크
도서정보 : 진저 개프니 | 2021-10-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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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상처받은 동물과 인간이 어떻게 서로를 치유해가는가를 평생 말과 함께해온 여성의 시점에서 그려낸 감동적 실화.
말 조련사인 저자 진저 개프니는 어느 날 대안교도소인 뉴멕시코의 한 목장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는다. 재소자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이 목장에 도착한 저자는 문제행동을 일삼는 말들을 목격하고 깜짝 놀란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사람을 공격하며 내키는대로 목장을 휘젓는 말들...... 그녀는 거칠게 살아온 덩치 큰 남자 재소자들도 어찌하지 못하던 말들을 단번에 제압한다. “말은 자신의 주인을 닮는다.” 목장의 무법자 말들은 그곳 인간들의 내면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다. 개프니는 차분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과 재소자들이 저마다의 문제행동을 고치도록 이끌고, 다시 세상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목장 사람들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면서 저자 역시 소리내어 말을 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만 갇혀 지내던 외롭고 막막하던 어린 시절과 마주한다. 말과의 교감을 통해 비로소 인간을 신뢰하는 법을 배웠던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개프니. 그녀와 더불어 말과 재소자들은 마침내 치유와 회복의 길에 오르고 개프니 자신도 변화한다.
구매가격 : 11,000 원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도서정보 : 호사 | 2021-10-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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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렌즈 한쪽, 먹다 남은 식빵, 한 개도 맞지 않는 로또, 울렁거리는 멀미… 이 중에서 쓸모 있다고 생각되는 게 몇 개나 있을까. 아니, 과연 있기는 할까? 저자는 이러한 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모두가 쓸데없다며 홱 하고 등을 돌리지만, 하찮은 것들이 전하는 말을 찬찬히 들어주고 관찰하다보니 놀랍게도 그 안에는 지금껏 생각지 못한 소중한 쓸모가 담겨 있었다.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는 쓸모없다고 여겼던 것들이 가르쳐주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가르침과 메시지를 발판 삼아 달라진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듯,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것들은 저마다의 의미와 쓸모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단지 그것이 지금 내게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지나치고 그것을 쓸모없다고 단정지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 속에 담긴 뜻밖의 쓸모를 발견하고, 그것들이 가르쳐주는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본다면 조금은 가뿐한 마음과 달라질 삶의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나의 일상을 채워주는 ‘꽤 쓸모 있는’ 것들을 떠올려보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조급해지기보다는 뭉근하고 따듯한 매일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구매가격 : 10,500 원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
도서정보 : 정해심 | 2021-10-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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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그림책이라니』의 작가가 쓴 두번째 에세이!
어른을 위한 그림책 전문 서점 ‘카모메’ 책방지기가 이야기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단단한 일상을 만드는 법
책방지기, 그림책 테라피스트, 작가, 타로 리더
나다운 일을 좇아 떠난 중년의 모험기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전문 서점 ‘카모메 그림책방’을 운영하며 삶과 그림책을 엮어 쓴 책이다. 유년시절과 그림책을 연결한 그림책 에세이 『이 나이에 그림책이라니』를 썼던 저자의 두번째 에세이다. 저자는 책방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그림책 낭독모임, 작품 탄생의 전 과정을 듣는 작가 북토크,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글쓰기 모임, 그림책과 타로를 연결 지어 나를 돌아보는 시간 등을 만들어왔다.
일곱 평 책방에서 그림책을 중심으로 어른들과 소통하며 세상을 마주했고, 매일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글로 남겼다. 손 안의 미술관처럼 예술적인 그림책의 매력과 인생의 정수를 꿰뚫는 그림책의 지혜를 30여 권의 그림책을 소개하며 들려주고 있다. 또한 서점지기, 그림책 테라피스트, 타로 리더, 작가, 양육자로서 무리하지 않는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생활인의 태도를 담았다.
4년여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두려움을 딛고 혼자 꾸려나가는 책방 창업기이자 나다운 일을 좇아 좋아하는 일을 조화롭게 지속하는 중년의 모험기이기도 하다. 자신이 선택한 일에 책임을 지는 삶에서 마음의 소리를 따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어른에게도 용기가 필요하다. 저자는 10년 넘게 그림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돌보게 되고 자신의 약점까지 수용하면서 두려움을 안고 나아가는 힘을 얻었다. 그림책이 어른들 사이에 잔잔하게 퍼져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 성동구 무수막길 오래된 골목에 자리 잡은 ‘카모메 그림책방’은 그림책을 열렬히 좋아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성지’로 통한다. 2017년 12월에 문을 열고, 타로를 통해 그림책을 추천하는 신비로운 서점 ‘카모메’를 5년째 운영하고 있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 대부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SNS에 올릴 짧은 글, 그림책을 소개하는 글, 잡지사에 보낼 원고, 그도 아니면 번잡한 마음이라도 두서없이 적는다. 몰입하는 시간으로 헝클어진 마음에 거리를 두고 새로운 공기를 마신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몸을 움직이고 관계를 보듬는 일.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일들로 하루를 채운다. 그러면 손님 없는 오늘 같은 하루에도 허기가 덜했다. 매일 이 좁은 공간에 홀로 머물고 있지만 나는 책과 사람을 통해 매일 여행을 떠난다. - 187쪽, ‘나는 어떤 사람일까’
구매가격 : 9,800 원
작은 마을 산책 in 유럽
도서정보 : 서준희 | 2021-10-1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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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여행 에세이를 출간하고, 출판사와의 소소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유럽의 소도시 여행을 해 볼 생각이며 그때엔 카메라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진정한 여행을 하고 싶다.”라고 대답했었다.
카메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건 그저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DSLR 카메라는 부담스러운 무게와 촬영에 대한 강박감으로 인해서 여행을 여행답게 즐기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긴 했지만 여행에서 본 것들을 제법 괜찮은 결과물로 담아 주는 물건이었기에 카메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로부터 약 8개월 후, 가지고 있던 카메라와 렌즈들을 처분했다. 그리고… 드디어 남들처럼 스마트폰 하나 들고 취리히 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 소도시 여행의 시작이었다. 이번 여행은 취리히를 시작으로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과 스위스, 알프스에 인접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그리고 독일의 작은 마을로 이어졌다.
카메라의 유혹에서 벗어나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드디어 여행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매가격 : 9,600 원
민주의 공간
도서정보 : 박민주 | 2021-10-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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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쿠데타다!
············
이것은 인간 영의 거룩한 혁명이며, 도전!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확장되길
희망한다.
이것은 쿠데타!
구매가격 : 4,200 원
홀로 4형제를 키워낸 어머니의 90평생 이야기
도서정보 : 류연직 | 2021-10-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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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의 아내로 살면서 아들 넷을 키우던 중에 남편을 잃고 막내가 60이 넘기까지 꿋꿋이 살아온 이 땅의 민초 92세 김향매 할머니의 살아온 일대기. 4명 아들의 기억을 통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어머니에 대한 사모곡이자 형제들의 우애가 오롯이 피어나는 가슴 뭉클하고 따뜻한 감동을 주는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구매가격 : 2,000 원
37번 집사의 예수님 친구되기
도서정보 : 천성호 | 2021-10-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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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다니는 교회의 홈페이지 개설에 따라, 다른 분들과 생각을 나누고자 일주일에 한 편 정도 게시하였던 것인데, 쌓이다 보니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는 어떤 큰 지식이나, 깨달음이나, 신뢰할만한 해석이 없으며, 단지 초보 교인이 새벽기도에 참석하면서 떠오른 생각과 성경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기록하여 스스로 믿음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오래전에 같은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책을 일부 수정하여 전자책으로 재출간하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처음 책이 출간되고 며칠은 기뻤는데, 그다음부터는 부담감으로 다가왔고,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다시 읽어보니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출간했을 당시, 친한 동료의 “누구나 다 아는 이런 글을 왜 썼냐”는 말과 “재미없다”는 후배의 지적이 생각나며 부족한 자질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글 쓸 당시의 호기는 사라지고 부끄러운 마음에 이 글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리고 또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글 쓸 당시의 어린아이들이 청년이 되었고, 저 또한 호기도 사라지고 정열도 사라지고 말없이 깊이 침잠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글을 쓰기는 했으나, 그냥 컴퓨터에 저장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출간을 도와주며 제 글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어차피, 내가 살아온 삶이고, 그 당시의 나를 나타내는 것이고, 지금의 나의 기반이기에 부끄러워하거나 자괴감을 가질 일이 아니고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기 넘치고 엉뚱하기도 하지만 순수하다는 생각도 들어,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 재출간 하게 되었습니다.
전자책으로 출간하면서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손 볼 곳이 많지만, 과거를 부정하고 속인다는 생각도 들어 ‘예수님 찬양하기’의 일부를 삭제하고 추가하였습니다. 다시 또 시간이 많이 흘러 이 글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단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쁜 마음입니다.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 ‘37번 집사’가 무슨 의미냐고 묻기도 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교회에서 받은 ‘집사증’이 37번이기에 그렇게 이름 붙인 것입니다. 저는 37번 집사입니다.
구매가격 : 5,000 원
책 도서 수집가. The Book of The Book Collector, by Charles Nodier
도서정보 : Charles Nodier | 2021-10-1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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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 > 에세이 > 영미에세이
책 도서 수집가. The Book of The Book Collector, by Charles Nodier
프랑스의 도서관인인 저자가 낭만주의의 운동으로서 1800년도경에 책의 수집가에 대해서 쓴 것을 영어로 번역한 에세이 소책자.
The accompanying essay by Charles Nodier, 1780?1844, Librarian of the Arsenal in Paris, bibliographer, bibliophile, and a literary leader of the Romantic Movement, originally appeared in French
Title: The Book Collector Author: Charles Nodier Translator: Barbara Sessions Contributor: Philip Hofer Language: English
구매가격 : 3,000 원
미각의 번역
도서정보 : 도리스 되리 | 2021-10-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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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영화 〈파니 핑크〉 감독이자 작가
도리스 되리가 사랑하는 재료의 말들
“맛있겠다! 도리스 되리 정도의 유명한 영화감독이 된다는 것은
각국의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지의 음식과 교류한다는 뜻이다. 도리스 되리의 추억 속 식탁(들)에 앉고 싶다.
음식 이야기인 줄 알고 읽다가 신기하고 웃긴 글솜씨에 홀딱 빠졌다.
맛있게 읽었습니다. ” ― 이다혜, 작가
나는 음식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감각을 배우고,
개인의 책임을 깨달았다
삶의 풍미를 발견하는 맛의 산책
독일 영화계의 거장으로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며 문학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도리스 되리. 그녀의 첫 에세이가 드디어 국내에 선보인다. “도리스 되리 정도의 감독이 된다는 것은 세계의 음식과 교류한다는 것”이라는 이다혜 작가의 말처럼 그녀가 내놓는 첫 번째 에세이가 음식 에세이라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도리스 되리에게 요리와 음식은 그야말로 삶의 원형이자 절대적인 기쁨이다. 이 책에서 도리스 되리는 어린 시절 경험한 신기하고 다채로운 추억을 맛깔나게 꺼내놓는다. 방과 후 마구간에서 훔쳐 먹었던 딱딱한 빵 조각들, 행복한 닭이 낳은 달걀,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송아지 뇌 요리, 한여름에 먹던 붉은 과즙이 가득했던 수박……. 우리가 누군가의 음식에 얽힌 추억에 매혹되는 이유는, 그 경험 어딘가에 자신의 추억 또한 포개둘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인이 감자에 대한 추억 하나쯤 있듯, 멕시코인이 아보카도에 대한 추억 하나쯤 있듯, 우리에게도 자신을 위로하고 일상을 돌봐주었던 음식 하나쯤 있을 테니 말이다.
또한 도리스 되리는 단순히 식도락의 경험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먹는 행위’가 단순히 쾌락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이며 날것의 생을 감각하는 일임을, 더불어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책임과 생존의 무게를 실감하는 일임을 환기한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가 곧 누구인지 말해준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요리하는지가 인간을 규정한다. 인간은 여전히, 변함없이 먹는 자로서 남아 있다.”
“효모가 우리 일상에 거는 주문처럼”
일상을 지켜주는 위로의 맛에 관하여
음식에 대한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한 편의 유쾌한 소동극을 보는 것 같다. 갑각류 알레르기로 인해 욕실 바닥을 나뒹굴면서도 스페인에 가서는 완벽한 ‘파에야’를 찾고, 채식주의자가 된 이후로 간헐적 단식을 이어가다 못해 푸드 매거진의 고광택 사진을 핥는 지경에 이른다. 영국식 오트밀인 ‘포리지’가 지금처럼 ‘핫’하지 않았던 시절 어느 성탄절 날, 피아노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피아노 뚜껑을 열었더니 그 안에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은 거대한 포리지가 나왔다는 이야기, 재봉틀 혹은 녹슨 열쇠 따위나 부드럽게 만들 호박씨기름을 식사 내내 먹는 남편 식구들 틈에서 곤혹스러웠던 이야기 등 음식을 둘러싼 흥미로운 모험에 동참하게 한다. 그래서인지 도리스 되리가 펼쳐두는 음식의 실타래를 따라가다 보면, 음식이 얼마나 문화의 산물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는지는, 그러니까 순전히 문화적인 것이다. 그래서 음식은 수많은 이야기 속에 모험과 도전의 메타포로 등장한다. “담력을 시험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마법에 걸리게 하는 마녀의 음식이나 마법을 푸는 기적의 음식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익히 알고 있는 세계를 떠나 미지의 것에 눈을 뜨게 하는 표식”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낯선 여행지에서 도리스 되리의 네 자매 앞에 나타난 송아지 뇌 요리도 그들의 모험심을 시험하기는 충분했을 것이다.
반대로 친숙한 음식이 주는 위로는 또 얼마나 대단한가. 방안을 휘돌던 달큰한 효모 냄새, 마음을 안정시키던 엄마의 자두 케이크, 따뜻한 우유에 담가 먹던 꽈배기 식빵, 건포도 브뢰첸, 막 빚어낸 반죽을 집어 먹고 나면 바이스비어의 기포처럼 가볍게 올라오던 트림까지. 도리스 되리는 팬데믹 선언 이후 전례 없이 효모가 동나는 이유는, 전후 사회에 효모가 다시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달콤하고 따뜻한 케이크가 나오리라는 약속, 그 아늑한 희열” 때문에. “사람들이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공황기’를 맞아 효모에 몰려드는 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효모는 살아 있고, 이토록 멋지게 우리에게 위안을 주니까.”
“누구도 이 모든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맛을 느끼는 감각은, 곧 세계를 감각하는 일
아침이면 우유 배달부의 소리에 조그맣게 돌아누우며 자신이 우유 배달부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했다는 되리스 되리. 이웃집 아주머니가 기르던, ‘로지’, ‘베르타’, ‘플로라’라고 불리던 젖소들, 쉼 없이 풀을 되새김질하며 뽀얀 우유를 만들던, 무척이나 건강했던 그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우리가 더는 소의 환경에 관심을 두지 않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삶이 얼마나 처절해졌는지, 단돈 9유로면 살 수 있는 송아지 한 마리의 가치는 무엇인지 반문한다. 한편 전 세계 힙스터들의 차세대 웰빙 푸드로 떠오른 아보카도 열풍으로 인해 아보카도 생산국인 멕시코에서는 납치가 횡행하고, 마약 거래상에 의해 아보카도가 거래될 만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도리스 되리는 그 한복판에서 이렇게 되뇐다. “베를린의 힙스터들, 아보카도 토스트, 과카몰레에 대한 나의 열정, 아보카도 전쟁, 물 부족. 누구도 이 모든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그녀는 음식이 주는 쾌락만을 좇지 않는다.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맛을 감각하는 일은 곧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는 일이다. 도리스 되리의 글을 읽다 보면 맛을 느끼는 감각이란 짠맛, 단맛, 매운맛 같은 물리적 감각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음식과 생명을 대하는 태도, 즉 내가 다른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타인과 더불어 생태계에 연결되어 있는 존재로서 자신을 감각하는 일이다. 그래서 맛을 ‘번역’해내는 일은 그 윤리적 핵심에 가닿는 일이다. 도리스 되리의 글이 한없이 유쾌하면서도 가벼운 웃음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폐부를 찌르기 때문이다. “자기 앞에 놓인 그릇 위에 음식이 담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고와 협력 그리고 동물, 식물의 희생이 있었는지 식사 때마다 들려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과 단절되어 뿔뿔이 흩어지게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도리스 되리의 맛있는 글이, 지금 우리의 식탁에 도착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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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도서정보 : 가랑비메이커 | 2021-10-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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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허공에 흩어졌을 기나긴 독백의 끝, 당신으로부터.”
스물여섯과 일곱을 지나는 길목에서 만났던, 우물처럼 깊은 고민과 종잇장처럼 가벼운 나날의 고백들이 모인 소란스럽고도 고요한 세계. 그저 허공에 흩어졌을 기나긴 독백의 끝, 당신으로부터. 페이지와 함께 시작되는 깊은 대화로 당신을 초대한다.
수많은 이야기가 역류하는 세계. 진심이 없는 노이즈를 줄이면 세계는 다시 고요해진다. 삶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숱한 사람들과 끊임없는 대화, 그 가운데 거짓 아닌 진실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됐다. 전작들은 모두 팩션(Fact+Fiction)으로, 진실과 허구의 세계, 그 중간을 담았다. 이번에는 주변에서 내면으로 집중하며 집필했다. 고요한 세계에 영원처럼 남겨질 고백, 논픽션의 글을 모아, 고백집이 되었다.
구매가격 : 8,4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