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에 몸을 데인 시인들

도서정보 : 우대식 | 2020-09-0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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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생의 환희이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다.”
짧은 생, 불꽃같은 열정, 천재 예술가의 광기… 그리고 여기 빛나는 시

“시인에게 시는 운명이다. 시인은 죽어서도 시를 쓴다. 천국의 새벽까지 등불을 밝히고 시를 쓰고 시집을 내고 맑고 따뜻한 목소리로 시를 낭송한다. 이 책은 일찍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삶 자체가 한 편의 위대한 시가 된 시인들의 이야기다.”

천재는 요절한다고 했던가. 천재성을 인정받았으나 끝내 요절한 시인들이 있다. 이연주, 신기섭, 기형도, 여림, 이경록, 김민부, 김용직, 원희석, 임홍재, 송유하, 박석수, 이현우.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기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시인들의 이름은 생소하다. 정호승 시인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일찍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삶 자체가 한 편의 위대한 시가 된 시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우대식 시인은 요절 시인들의 고향이나 그들이 거쳐 간 곳들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유족과 지인들을 인터뷰하며 이 책을 썼다. 파주의 통일동산에서 땅끝 완도까지 거의 만 킬로미터에 가까운 여정이었다. 요절 시인들의 삶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고 분투했던 모습들이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요절 시인들의 ‘무엇’이 그를 그토록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문득 요절 시인들이 우리에게 남긴 어떤 메시지를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물음에 발걸음이 멈춰 선다.

구매가격 : 9,800 원

말의 선물

도서정보 : 와카마쓰 에이스케 | 2020-09-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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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의 씨앗을 혼자 키워가는 일”

어려움을 안은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스물네 가지 말의 선물

말은 살아 있다.
그래서 그것에 닿았을 때 우리 마음의 현(弦)이 울린다.
심금(心琴)이라는 말도 그런 ‘말’에 감동한 이가 발견한 표현이리라.


와카마쓰 에이스케는 현재 일본 문단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비평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글쓰기는 문학 평론이나 이론, 연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평가로서 그의 유려한 문장은 에세이에서도 빛을 발한다. 따뜻한 감성과 예리한 지성이 어우러진 그의 에세이들은 출간될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많은 독자의 주목을 받았다.

한 편 한 편이 말의 풍경화 같은 에세이
『말의 선물』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말’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평소에는 거의 의식하지 않는 말의 본질과 의미, 말이 우리의 삶에 던지는 화두에 관한 고백적이며 성찰적인 글 스물네 편을 담았다. 말과 관련하여 동서고금의 고전과 명저에서 고른 글들과 저자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이 어울린 에세이는 한 편 한 편이 마치 말의 풍경화 같다. 얼핏 건조하고 사변적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을 저자는 눈앞의 독자에게 ‘말’을 하듯 자상하고 조용한 어조로 풀어나간다. 때로는 잠언 같고, 때로는 묵상을 글로 옮겨놓은 듯한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말보다 ‘침묵’의 의미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어’와 ‘말’을 구분하여 쓰는 것도 ‘말’에는 ‘침묵’이나 ‘무언의 시선’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서다. 어지럽게 범람하는 말들의 홍수 속에서 ‘말 없는 말’에 대해 숙고하게 되는 것은 저자의 글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울림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말은 작고, 때로는 무력하게 비친다. 하지만 인간이 일단 그것을 믿고 사랑하면 말 안에 불이 깃든다. 사람의 마음에 있으며 사라지지 않는 생명의 불꽃과, 말에 숨어 있는 불이 반향(反響)하는 것이다. 그럴 때 말은 헤매고 괴로워하며 걷는 우리의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말이 시련의 어둠을 빛의 길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_22-23쪽, 「타는 돌」에서

구매가격 : 9,500 원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도서정보 : 일그람 | 2020-09-0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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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음 속엔 기린이 살고 있어요.
하지만 막상 그 이야기를 터놓긴 힘들어요.
우린 늘 비교하고 부러워하며 살지만, 막상 제 기린을 꺼내어 보여주기엔 남들의 시선이 너무 부끄러운 걸요.
그래서 저부터 시작하기로 했어요.

구매가격 : 1,000 원

서른춘기(春氣)

도서정보 : 김리밍 | 2020-09-0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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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춘기>는 저자가 서른 세대에 접어들 무렵 갑자기 찾아온 노잼시기와 우울증 경험 이야기로 접힌 부위마다 땀이 흥건히 고이는 무더운 여름날이었지만 홀로 발가벗겨진 채로 추운 시베리아 한복판에 내동댕이쳐져 몸과 마음이 차디차게 얼어붙은 순간. “죽어버려, 죽어, 죽어 .... 죽고싶어.” 죽음을 종용하는 악마의 소리에 영혼이 탈탈 털린 우울증 환자가 따뜻한 봄 기운, 春氣(춘기)를 기원하며 헤쳐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노잼시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서른춘기>를 읽으면 노잼시기와 우울증 함께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봄 기운, 춘기(春氣)가 오길 기원합니다.

구매가격 : 8,400 원

내일을 기대하는 독백

도서정보 : 최옥영 | 2020-09-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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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영 수필집 『내일을 기대하는 독백』은 크게 5부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으며 〈찬란한 태양〉,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나〉, 〈가슴으로 읽어 주세요〉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구매가격 : 7,500 원

작가의 뜰 소설가 전상국이 들려주는 꽃과 나무, 문학 이야기

도서정보 : 전상국 | 2020-09-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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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문학의 진원 그 울림이라고 말하는
자연에 대한 경외의 기록

“그 나무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동행」,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등의 소설을 집필한 문학계의 거장 전상국 교수는 춘천 금병산 자락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상국 문학의 뜰’을 조성하여 가꾸고 있다. 그는 줄곧 주변의 꽃과 나무들의 사계를 카메라에 담아왔는데, 그 이유는 지금 보고 있는 꽃과 나무가 생애 마지막 보는 풍경이라는 자연의 신비에 대한 경이감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그들의 역사 혹은 생태적 진실이나 불가사의함을 그냥 스쳐 갈 수 없어 『작가의 뜰』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작가 전상국과 함께 살고 있는 풀과 나무들이 보여주던 신기와, 그리하여 자연이 그의 문학의 진원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자잘한 개인사까지 들어 있다. 그의 일생의 중대한 전환점에는 언제나 꽃과 나무, 즉 자연이 얽혀 있었다. 문학가를 꿈꾸던 어린 시절 「산에 오른 아이」를 쓸 때, 경희고등학교 교사에서 강원대학교 교수가 될 때, 작가로서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김유정을 기리는 일에 헌신할 때, 그의 작품과 동시대 시인·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할 기념관과 건립할 때, 그는 언제나 자연의 목소리를 들었다. 『작가의 뜰』을 통해 우리 곁에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꽃과 나무들에 대해 배울 수 있을뿐더러, 작가 전상국의 작품 세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소설 같은,
자연과 함께해온 삶에 대한 회고

첫 번째 글의 제목은 ‘움직이는 나무’이다. 작가 전상국의 아내가 잣나무 숲속 ‘문학의 뜰’에서 쑥부쟁이나 개미취, 둥굴레, 은방울꽃, 금낭화 등을 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움직이는 나무라고 일컬은 것이다. 전상국은 그 모습을 보고 꽃 가꾸기를 좋아했던 할머니를 떠올린다. 할머니의 영향으로 자연과 가까이했던 어린 시절, 꽃을 좋아하는 아내와의 만남, 오랜 세월 마을을 든든히 지켜온 밤나무와 느티나무에 얽힌 추억 등 자연과 함께해온 한평생을 돌아본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 어휘력과 문장이 젬병이라는 평을 들으며 백일장에 참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그가 학교를 빠져나와 마주친 소양강 가의 미루나무와 뱀산의 진달래꽃, 그곳에서 바라본 움막 속 나환자 부자에 대한 묘사가 마치 아름다운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 전상국은 경희고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동행」으로 등단한 지 10년 만에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매사에 허망한 기분을 떨치지 못했다. 서울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위기의 순간, 다행스럽게도 그는 강원대학교 교수가 되어 고향, 자연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자연으로 회귀한 1985년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강원도 춘천에 자리 잡은 그는 한동안 작가로서의 삶보다 김유정 소설을 널리 알리는 일에 미쳐 있었다. 실레마을 신남역을 김유정역으로, 신남우체국을 김유정우체국으로 개명했으며, ‘봄·봄길’, ‘산골나그네길’, ‘동백꽃길’, ‘만무방길’ 등 김유정의 소설 제목이 들어간 ‘금병산김유정등산로’와 16마당 실레이야기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금병산예술촌에 삶의 터를 잡아 ‘문학의 집 동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문학의 뜰’에 꽃과 나무를 가꾸기 시작한다.

동백꽃, 해오라비난초, 이팝나무 등
수십 종의 꽃과 나무, 그리고 문학 이야기

이 책에는 갈대나 사탕수수 뿌리에 기생하는 야고,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가 된 귀화식물, 수술만 있고 암술이 없어 생식 능력이 없는 불두화, 흰 꽃이 아닌 붉은 꽃 아까시나무 등 식물들의 생태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한 작가 전상국이 직접 촬영한 꽃과 나무 사진으로 가득하다. 알싸하고 향깃한 김유정의 동백꽃, 『아흔두 살 할머니의 하얀 집』이란 시집을 냈던 오금자 할머니로부터 받아 온 옥잠화, 단편소설 「물매화 사랑」의 배경이 되었던 물매화 등 각자 나름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 꽃과 나무의 사진들이 우리의 지친 마음을 밝고 화사하게 바꿔준다.

작가 전상국은 예술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금병산예술촌에 ‘문학의 집 동행’을 짓고 살면서 ‘문학의 뜰’ 안에 서재 ‘아베의 가족’과 문학전시관을 지었다. 집과 뜰, 서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작가 전상국과 문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꽃과 나무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책에서도 문학에 대한 그의 생각을 틈틈이 엿볼 수 있다. 작품에 들꽃이나 나무 등 자연을 그려 넣는 이유, 독자를 사로잡기 위한 글쓰기 전략, 문학의 위기에 대한 생각, 문학을 함께한 스승과 글벗들에 대한 소개 등이 담겨 있다. 작가 전상국은 『작가의 뜰』을 통해 한평생 자신과 함께한 꽃과 나무, 그리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구매가격 : 10,150 원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도서정보 : 성석제 | 2020-09-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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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그때 반장은 단맛과 향이 사라진 껌을 남모르게 씹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부름에 반장은 암행어사 출두 시의 육방관속처럼 “니에이!” 하고 대답을 하며 앞으로 뛰어나가느라 미처 껌을 뱉을 새가 없었다. 반장이 앞에 나와서 서는 동안 펠레는 몽둥이를 놓고 양복을 벗어 교탁 위에 팽개쳤다. 그는 와이셔츠 소매를 걷기 위해 단추를 하나씩 풀 때마다 한마디씩 끊어가며 반장에게 소리를 질렀다.
“니가 반장이야? 네가, 바로, 2학년 1반 반장이냐, 말이다! 네가, 이, 반의, 뭐야, 도대체? 넌, 이, 반, 에, 뭐, 야?”
이어서 주먹과 발, 몽둥이가 조합된 춤판이 벌어질 것임은 불문가지였다. 펠레가 소매를 다 걷고 나서 본격적으로 “니, 이, 반, 에, 뭐, 냐, 고, 오!” 하고 방울뱀의 방울소리 같은 최후의 질문을 던졌을 때 반장은 잽싸게 대답했다.
“껌인데요.”
의자가 우르르 자빠지고 책상이 뒤집어졌다. 책과 공책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몇몇 아이들은 갑자기 영장류가 된 듯이 복도로 나 있는 창문에 올라붙기까지 했다. 그것이 뒷날 ‘주번과 껌, 그리고 펠레’로 알려진 전설의 시작이라고 한다.
*** 수록작 <펠레의 전설> 중에서

소설가 성석제의 짧은 소설 모음집이 샘터에서 출간되었다. 신작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문화교양지 월간 샘터에 ‘만남’을 주제로 연재했던 원고 중 40편의 글을 선정해 다시 다듬어 내놓은 초단편 소설집이다.
흔히 엽편(葉篇)소설이라 불리는 초단편소설은 ‘나뭇잎 넓이 정도에 완결된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뜻으로 단편소설보다 짧은 소설 형식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손바닥 크기 분량의 소설을 뜻하는 장편(掌篇) 혹은 미니픽션(minifiction)이라고도 불리며 꽁트(conte)라는 용어로 번역되기도 한다.

『내 생애 가장 큰 축복』는 이렇듯 가볍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기존 단편소설 문법의 틀을 벗어나 한 편 한 편의 글들이 예상을 벗어나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형식의 제한이 덜한 초단편소설을 통해 삶의 다채로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며, 일상의 길목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간군상을 특유의 해학과 풍자의 문장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로는 익살맞고 의뭉스럽기까지 한 인물의 행동 하나, 짧은 대화 한 마디만으로도 ‘언어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성석제 작가 특유의 해학과 익살, 풍자와 과장의 문장이 살아 숨 쉬는 걸 느낄 수 있다.

풍자와 해학, 익살과 과장으로 담아낸 삶의 단면들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작가 성석제는 비극과 희극이 뒤섞인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기본 재료로 펼쳐 놓고 특유의 해학과 풍자라는 양념을 조물조물 버무려 독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맛과 영양을 보장해 왔다.
총 40편의 짧은 소설(초단편, 엽편)로 구성된 신간 『내 생애 최고의 축복』 역시 작가 특유의 ‘말 맛’이 진한 사골처럼 우러나 소설읽기의 재미와 지적 포만감을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작가 자신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특별히 선하거나 악한 의도를 갖지 않은 평범한 이들이 매일 같이 마주하는 일상의 감동과 의미가 작가의 농익은 문장을 통해 생생히 되살아난다.

구매가격 : 9,100 원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도서정보 : 솜숨씀 | 2020-09-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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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은 역시 인맥보단 치맥이지!”

착하고 쿨한 사람인 척은 그만,

이제 관계에도 편집이 필요합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방에게 중요한 문제는 간단하게 무시해버리고는 “내가 뭐?”를 시전하는, 세상 편한 사람들. 여기서 불편해지는 건 대개 착하고 소심한 사람들이다. 할 말 따박따박 하면서도 미움받지 않는 사람들을 내심 부러워하면서도 그럴 용기는 없어서, 욕 먹기 두려워서, 모질게 맺고 끊지를 못해서 혼자 떠안는다. 그런 그들에게 주변에서는 말한다. “이해해, 알고 보면 좋은 애야.” “그래도, 친해지면 괜찮은 애야.” 왜 상처를 준 쪽은 늘 어디론가 사라지고, 참고 알아가야 하는 노력은 매번 상처받은 쪽의 몫으로 남는 걸까.

본업은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 온라인에서는 ‘솜숨씀’이라는 부캐로 활동하며 관계에 대한 재기발랄한 글로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저자. 스스로에 대해 ‘별로 착하지 않다’고 말하는 그이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늘 착하면서도 쿨한 사람이 되려는 엉뚱한 노력을 해왔다. 아흔아홉 번 못해주다 한 번 잘해주는 사람에게 감동받아서 관계를 유지했고, 거절당하고 상처받을까 봐 작은 것에 신경 쓰지 않는 양 평소부터 스스로를 포장해온 것. 그러다 보니 어느새 진짜 모습은 희미해지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는 자신만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글을 다듬을 때 따르는 편집 규칙처럼, 마음을 가다듬고 관계를 정리하는 데도 룰이 있다. 저자는 인간관계에 있어 더하거나 빼거나 혹은 그대로 두어도 좋을 것들, 지금껏 관계를 하나씩 편집해가며 세워둔 그만의 원칙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아 나누고자 한다. 때로는 독하게, 때로는 다정한 어투로 나에게 편안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 설파하며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솜숨씀 작가로부터, 뺄 건 쳐내고 둘 건 두는 인간관계 편집의 기술과 태도를 읽어내보자.

이제 나를 나답게 만드는 관계에 집중하고 싶다.

나에게서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해 잘라내는 일,

이건 어쩌면 편집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_ 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300 원

웰컴 홈

도서정보 : 루시아 벌린 | 2020-09-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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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11년 만에 재발견된 문학 천재의 마지막 작품!

정교하고 찬란한 루시아 월드의 기원을 만난다

“우리가 잃어버린 천재” 루시아 벌린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이 자전 에세이를 쓰고 있었다. 1936년 알래스카에서 시작해 1965년 멕시코 남부의 어느 마을에서 끝나는 이 원고에서, 저자는 자신이 살았던 장소와 거기서 만난 사람들을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필치로 그려낸다. 세 번의 결혼, 알코올중독, 싱글맘으로서 겪어낸 수많은 직 업들, 롤러코스터 같지만 로맨틱했던 삶의 편린들을 프리즘처럼 펼쳐놓는다. 가족과 친구에게 보낸 애틋한 편지와 사진이 담겨 있는 이 책은 루시아 월드의 종착지이자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보기 드문 에세이다.

구매가격 : 11,200 원

세상이 멈추자 일기장을 열었다

도서정보 : 정상필 | 2020-08-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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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브레이크 다이어리, 블루아에서의 56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프랑스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다. 이 책은 루아르 강변 블루아에 사는 한 가족이 2020년 3월 16일부터 5월 10일까지 56일 동안 집안에 갇혀 지낸 일상의 기록이다. 한국에서 일간지 기자였던 한국인 아빠와 초등학교 교사인 프랑스인 엄마, 그리고 네 아이와 함께 보낸 하루하루가 콩트처럼 펼쳐진다.
5일도 아니고 무려 56일을 집 안에서만 지내는데도 이 가족은 심각하게 힘들지 않다. 이 집에는 텔레비전도 없고 인터넷이 자유롭지도 않다. 열한 살 큰딸도 스마트폰이 없다. 아이들은 필요할 때 아빠나 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아이패드를 쓴다. 그런데 별 문제가 없다.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으로 매일 지치지도 않고 너무 잘 논다. 물론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인 아빠는 <땡땡의 모험>에 나오는 아독 선장을 몰라서 ‘프랑스인 가족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프랑스식 육아에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 온전히 집안에서만 함께하다보니 당연히 예민해져서 충돌도 생긴다. 그런데도 별 문제는 없다.
그렇게 지내는 날들의 기록이 뭔가 위안이 된다. 이렇게도 사는구나 싶다. 우리 사회보다 더 힘들게 코로나 상황을 겪고 있는 프랑스인들의 일상인데 심각하기보다는 오히려 단순해진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게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저자는 격리해제를 앞두고 스스로 묻는다. ‘우리는 행복한 가족일까’ 가족 구성원 모두가 불행하지 않을 거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가족을 보는 일이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동의 자유는 없지만 마음의 오고감은 아무 문제가 없는 56일의 기록은 꽤 따뜻하고 즐겁다. 이대로 ‘인간극장’을 찍어서 오래오래 보고 싶어지는 가족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