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툰 위로가 너에게 닿기를
도서정보 : 선미화 | 2020-0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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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그리고 너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사람은 누구나 위로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에게, 책에서, 반려동물에게, 여행에서 위로를 받는다. 또 자신에게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친근한 글과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서툴지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저자가 삶에서 받았던, 깨달았던 위로를 마음이 편해지는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이 책이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한 쉼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구매가격 : 9,100 원
문 뒤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도서정보 : 김미희 | 2020-0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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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을 삼키며 밤마다 써내려간 기록
10년의 연애 끝에 결혼해 아이를 낳은 지 1년. 남편이 신장암 3기 진단을 받는다. 항암치료를 거듭했지만 결국 남편은 네 살배기 아들을 남겨놓고 세상을 뜬다. 그림을 그리는 동료이자 애인이며 가족이었던 사람을 잃고 저자는 이렇게 쓴다. “그에게 기댄 15년의 시간 동안 내 몸이 기울어졌다. 이제 그가 없으니 바로 서야 하는데, 자꾸 몸이 기울고 비틀거린다.” 이후 저자의 홀로서기 과정이 시작되는데, 그것은 남편과의 기억을 되새김질하고 두 명의 엄마에 대한 기억을 불러내야 가능한 일이었다. 날 버렸던 친엄마, 열 살 이후 날 길러준 새엄마, 그리고 폭력적이었던 아버지……. 이야기는 유년기의 그늘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가 그곳을 돌아 나와 생에 빛이란 게 있다는 걸 일깨워준 남편에게로 이어진다. 그 어둠과 빛에 관한 글들이 모여 이 책이 되었다. 글쓰기는 남편의 죽음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해주었고, 현실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책을 마무리할 즈음에는 “일기를 울지 않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유년의 기억을 딛고 일어서다
엄마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잘해낼 수 있을까? 남편이 떠나고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되자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 친엄마는 곁을 떠났고, 새엄마가 그 자리를 채워 남매를 먹고 입혔지만 사랑은 잘 모르고 자랐다. 게다가 새엄마와의 연결점인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데다 술에만 점점 의존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엄마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그 폭력이 엄마가 유일하게 정을 주던 강아지에게까지 이어지자, 새엄마는 아버지와 연을 끊고 얼마 안 있어 아버지는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가족으로부터 안정감보다는 불안을 느낀 시간이 더 많았던 유년기. 그 불안이 나와 내 아이에게로 옮아가지 않도록 저자는 온 힘을 다한다. 그렇게 이어진 가족,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의 끝자락에 저자가 발견하는 것은 30년간 미싱을 돌려 자기를 먹여 살린 새엄마의 힘이다. 마음 놓고 응석부리거나 사랑받지는 못했지만, 대학에까지 진학하도록 도운 사람도, 지금처럼 그림을 그리는 삶을 지지하는 사람도 결국은 새엄마였다. “나는 두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나는 엄마의 미싱으로 컸다”고 말하는 그는, 새엄마의 ‘미싱’이 가족을 지키는 힘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담담한 필치로 그려내는 날것의 삶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에 직접 그림 작업을 더했다. 색을 쓰지 않고 오로지 잿빛 선으로 이뤄진 그의 그림은 소박하고 다정하다. 그림처럼 문장 또한 담백하다. 슬픔을 과장하지 않고, 자기연민에 빠지지도 않는다. 스스로를 속이지도 않는다. “나도 당신처럼 죽게 될 테니, 지금의 삶이 두렵지 않아. 언젠가 모든 것이 끝날 테니까. 아니 사실 두려워. 삶에 질질 끌려다니다 죽게 될까봐.” 이런 문장을 읽을 때면 살벌하게 따라붙는 삶의 공포가 내 어깨에도 턱하니 손을 올리는 것 같다. 그 두려움을 모른 척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려는 저자의 결연함은 글 전체에 깔려 있다. 직시하는 힘은 간병생활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스스로의 부끄러운 감정을 꿰뚫고, 미움과 원망을 꿰뚫고, 죽음과 죽음 이후의 삶을 향한다. 그리고 “이젠 이해할 수 없는 일 중에 어떤 것은 그대로 놔둔다”라며 불가해한 것들은 흘려보낸다.
헤어짐 뒤에 다다른 풍경
어린 아들과 단둘이 남은 저자는 “감상적인 생각은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무너지는 마음을 여러 번 다잡는다. 하지만 그것이 곧 생계에만 집중하는 생활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미뤄두었던 꿈을 지금으로 가지고 온다. 그 용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 도무지 버텨낼 수 없을 것만 같은 날, 고인에게 편지를 쓰며 저자는 고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미희야,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한 사람이야.” 15년간 곁에서 함께했던 사람이 마음속 깊이 새겨넣은 믿음과 사랑이다. 그 목소리에 힘입어 저자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홀로서기에 다다른다. 이 책의 미덕은 저자가 홀로서기에 다다랐다는 사실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믿음을 발견했고, 그것을 짚고 일어섰다는 데 있다. 그는 “체력이 좋아야 아이와 뛸 수 있고 세상의 편견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다”며 아이와 김치를 만들어 먹고, 가족과 친구가 지어준 보약을 들이켜고 발걸음을 내딛는다. “즐거운 장례식을 위해서라도”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제는 “사람 사이에 섞여 흐름이 되고 싶다”고 말하면서.
구매가격 : 9,100 원
세월이 남기고 간 이야기 1
도서정보 : 오성민 | 2020-0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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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부모와 떨어져서 살고 있는 장성한 자식들과의 대화 부족이 늘 아쉬웠던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그들이 나중에라도 자신의 아버지가 살아생전 도대체 무슨 생각과 어떤 감정으로 만년晩年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났는가를 알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돌아가신 부모를 그리워하는 자식으로, 사랑하는 두 자식을 둔 가장으로 그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필자가 기억하고 기록했던 세월이 남긴 이야기들을 이제 조심스럽게 세상에내놓는다.
구매가격 : 8,400 원
솔기
도서정보 : 박점복 | 2020-0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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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戰場)의 장수가 무겁게 걸쳐 입은 철갑옷에는 조각들을 이어 주는 눈에 띄지 않는 솔기들이 있다. 적군이 발사하는 불화살과 무기들도 끄떡없이 튕겨 낼 수 있지만 불행히도 솔기에 박힌 화살촉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다.
낮은 울타리 옆 키 작은 채송화처럼 주인공에게만 쏠리는 스포트라이트는 비록 받지 못할지라도 묵묵히 몫을 서러워하지 않고 감당하는 솔기, 그 솔기 같은 글들을 삶의 중요한 마디를 채우는 음표(音標)로 삼으려 한다.
삶의 교향곡은 저마다 독특함과 멋들어짐을 담고 있기에 감히 비교라는 괴물이 끼어들 틈이 없어야 한다. 오르지 내가 살아 낸 삶의 굴곡을 내 실력으로 표현한 천연기념물 같은 세상 하나뿐인 연주이다.
구매가격 : 7,200 원
아무도 만들지 않았던 행복한 길로의 산책
도서정보 : 박창수 | 2020-0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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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과 고통이 있어도 참고 견뎌야 성숙한 인간이 된다고 하지만,
성숙한 인간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보석처럼 그대를 빛나게 할지라도 그것이 행복한 인생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진심으로 당신이 원한다면 상상보다 훨씬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행복!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이 책이 군더더기 없는 명확한 행복지침서이다. _ 손상진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누구나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_ 박이용
읽는 즉시 빠져들어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스토리가 있다. 소설처럼 재미있다.
활자와 눈이 어깨동무를 하고 뛰어가는 느낌이다. _ 정병제
다시 산다면 꼭 이렇게 살 것이다. _ 김광호
직장인의 정곡을 이토록 찌르는 책을 보지 못했다. 내 말 행동 하나 하나를 지켜
보는 것 같은 짜릿함을 느꼈다. _ 류승현
아무런 생각이 필요 없다. 읽고 이대로 하면 된다. _ 장승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_ 박달하
모든 연령을 초월하여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인생도서」 다. _ 정일섭
구매가격 : 7,200 원
기억 한 조각
도서정보 : 한남숙 | 2020-0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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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라는 이유로 70세의 적잖은 나이에 등단한 수필가의 처녀작품이다. 이 책은 작가가 오랜 세월 덮어두었던 삶의 조각 같은 기억들을 풀어쓴 글이다. 영혼의 갈증과 고뇌 그리고 가슴속 응어리가 부서지기 시작하며 70연륜이 말해주듯 잔잔한 여운이 남는 글이 특징이다.
구매가격 : 1,500 원
나의 소원
도서정보 : 김구 | 2020-0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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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그 시절에도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대립이 있었다. 주자학에 매여 사대사상과 당파싸움에 매였던 이조 오백년과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레닌을 ?는 독립운동가들을 신랄히 비판했던 목소리가 여기 있다. 프롤로그를 백범일지에 나오는 김구의 글로 대신한다. 나는 생각하였다. 우리 선인들은 한 당 송 원 명 청 시대에 끊임없이 사절이 내왕하면서 왜 이 나라의 좋은 것은 못 배워 오고 궂은 것만 들여왔는고. 의관 문물 실준중화(衣冠 文物 實遵中和 의관과 문물은 모두 중국의 것을 좇는다)라는 것이 이조 오백 년의 당책이라 하건마는 머리 아픈 망건과 기타 망하기 좋은 것뿐이요 이용후생에 관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민족의 머리에 틀어박힌 것은 원수의 사대사상뿐이 아니냐. 주자학을 주자 이상으로 발달시킨 결과는 공수위좌(拱手爲座)하여 손가락 하나 안 놀리고 주둥이만 까게 하여서 민족의 원기를 소진하여 버리니 남는 것은 편협한 당파싸움과 의뢰심뿐이다. 오늘날로 보아서 요새 일부 청년들이 제정신을 잃고 러시아로 조국을 삼고 레닌을 국부로 삼아서 이제까지의 민족혁명은 두 번 피 흘릴 운동이니 대번에 사회주의 혁명을 한다고 떠들던 자들이 레닌의 말 한 마디에 돌연히 민족혁명이야말로 그들의 진면목인 것처럼 들고 나오지 않는가. 주자님의 방구까지 향기롭게 여기던 부류들 모양으로 레닌의 똥까지 달다고 하는 청년들을 보게 되니 한심한 일이다. 나는 반드시 주자를 옳다고도 아니하고 마르크스를 그르다고도 아니한다. 내가 청년 제군에게 바라는 것은 자기를 잃지 말란 말이다. 우리의 역사적 이상 우리의 민족성 우리의 환경에 맞는 나라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밤낮 저를 잃고 남만 높여서 남의 발뒤꿈치를 따르는 것으로 장한 체를 말라는 것이다. 제 뇌로 제 정신으로 생각하란 말이다. 나는 어떠한 의미로든지 독재정치를 배격한다. 나는 우리 동포를 향하여서 부르짖는다. 결코 독재정치가 아니되도록 조심하라고 우리 동포 각 개인이 십분의 언론 자유를 누려서 국민 전체의 의견대로 되는 정치를 하는 나라를 건설하자고 일부 당파나 어떤 한 계급의 철학으로 다른 다수를 강제함이 없고 또 현재의 우리들의 이론으로 우리 자손의 사상과 신앙의 자유를 속박함이 없는 나라 천지와 같이 넓고 자유로운 나라 그러면서도 사랑의 덕과 법의 질서가 우주 자연의 법칙과 같이 준수되는 나라가 되도록 우리나라를 건설하자고. 김구 백범일지 중
구매가격 : 2,000 원
아무튼, 순정만화
도서정보 : 이마루 | 2020-0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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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를 만든
칸으로 지어진 세계, 순정만화
아무튼 시리즈 스물일곱 번째는 순정만화 이야기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아무튼 시리즈에 걸맞게, 사랑하는 연인과의 결정적 순간에조차 순정만화 속 대사가 자동 재생되는 저자는 지금까지 이십 년 넘게 차곡차곡 쌓아오고 있는 순정만화에 대한 애정을 이 책에 쏟아냈다.
지방 소도시, 여중-여고라는 공간에서 성장한 저자는 아직 겪어보지 못한 세계, 더 넓고 전혀 다른 세계를 순정만화 속에서 접하고 점점 더 그 세계로 빠져들었다. 마침 「나나」, 「윙크」, 「밍크」 같은 순정만화잡지들이 속속 창간되고 동네 곳곳에 책 대여점이 생긴 시절이었다.
저자는 유시진 작가의 『쿨핫』은 만화 속 대사 한두 마디를 외울 정도가 아니라 이 만화가 자신의 대인관계와 세계관을 결정 지었다고 말한다. 또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 신일숙의 『에시리쟈르』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세계를 배웠다고도 말한다.
작품만이 아니라 칸칸이 세계를 지어 이야기를 전한 작가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세계였고 동경의 대상이었다. “순정만화 작가들은 독립적으로 자기 일을 하는 프로페셔널한 여성으로서, 확고한 취향을 가진 흥미로운 인간으로서 내 안에 존재했다.”
권교정, 김혜린, 박은아, 신일숙, 천계영, 한승원…, 『불의 검』, 『아르미안의 네 딸들』, 『오디션』, 『다정다감』, 『내 남자친구 이야기』…, 긍하와 강이, 하치와 나나, 부옥과 명자, 루다와 동경, 소서노와 카라…. ‘순정만화의 시대’를 통과한 이들이라면 저자가 소환한 작가들, 작품들, 주인공들 이름만으로도 그때 그 마음들을 다시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반짝이던 세계가 아직 나에게 남아 존재한다는 것
순정만화 속 세계를 한껏 돌아다니던 저자는 이제 책장 한쪽을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우리지만 결혼, 할 수 있을까?』, 『결혼, 안 해도 좋아』 같은 만화로 채운 30대가 되었다. 그사이 그 많았던 대여점도, 만화잡지도 그리고 몇몇 작가들도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그러나 이 책은 반짝이던 한 시절을 추억하며 연발하는 감탄사나 그 세계를 빚은 작가들에게 보내는 헌사가 아니다. 저자의 순정만화 사랑은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계의 폭도 깊이도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지금까지도, 또 그만큼 변한 세상에서도 순정만화를 가득 채운 그 어떤 마음들이 자신에게 조각조각 남아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여성이 만들고 여성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이 황홀하게 넘쳤던 ‘순정만화의 시대’, 저자는 그런 시간을 관통해왔음이, 그 이야기의 조각들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음이 지금까지도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한다.
구매가격 : 7,700 원
요한, 씨돌, 용현
도서정보 : SBS 스페셜 제작팀, 이큰별, 이승미 | 2020-02-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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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잔뿌리들이 있기에 꽃이 핀다!
“남을 위해서 아무 대가가 없는데
자기 몸을 다쳐가면서까지 저렇게 일하는 사람.
제가 가까이 본 사람 중에 요한 씨 같은 분이 없었어요.”
_윤순녀(노동 운동가)
김용현이라는 한 남자의 삶을 따라왔을 뿐인데, 취재를 마치고 나니 한국 현대사라는 긴 터널을 훑고 지나온 것 같다. 제작진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그의 인생 한 장면, 한 장면이 진지하고 무거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내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숨 가쁘고 때론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한다. 이큰별 피디는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다큐멘터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이분을 취재하며 제가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있어요. '민주주의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인데, 우리는 그 꽃을 피운 사람에게만 주목했다. 그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가 되고 줄기가 된 수많은 사람은 주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어요. '요한, 씨돌, 용현'을 통해 단순히 이 아저씨의 대단한 인생만을 담으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민주화 운동을 하며 구속되고, 끌려가 맞아서 몸은 피폐해지고, 범죄경력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고, 그런 분들이 많아요. 이름도 명예도 없이 잊혀간 분들이죠. 그중에 하나가 '용현'인 거고, 세상에는 또 다른 용현들이 많아요. 우리가 '용현'을 주목한 건, 그분의 희생적인 인생의 가치도 가치지만, 나아가 또 다른 용현을 찾아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취지였어요.”
‘우리’보다 ‘나’라는 말이 당연시되고 더욱 중요해진 요즘의 일상에서 ‘나’도 ‘우리’도 아닌 ‘너’를 위해 청춘을 바친 용현의 이야기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했다. 우리 현대사 속에는 용현과 같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싸웠던 수많은 사람이 있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잔뿌리가 되어 오늘날과 같은 꽃을 피웠다. 부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빛나지도 않고 이름도 없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수많은 용현들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방송이 끝나고 눈물이 터져 나왔다.
마지막의 충격에 정신이 멍했다.”
-시청 후기 중에서
맨발로 산속을 누비며 자연의 친구로 지내고 삼풍백화점 참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려 애썼던 씨돌과 독재정권과 민주화 움직임 속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의 가족을 돌보며 진실을 밝히려 했던 청년 요한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제작진은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이곳저곳 연락을 많이 돌렸는데, “김용현을 아느냐” 물으면 모른다는 분이, 사진을 보면 “이 사람은 요한인데?”라고 말하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한다.
용현은 철저히 세 가지의 이름으로 살았다. 용현을 요한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씨돌, 용현이란 이름을 모르고, 용현을 씨돌로 아는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을 했던 과거 요한의 모습을 몰랐다. 한 사람이 세 가지 이름으로 살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건 자신의 이야기를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않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빛나는 별만 기억하는 우리 사회에서, 작은 일이라도 크게 부풀려 자기 성과로 내세우고 일등만 쫓는 경쟁주의 사회에서, 용현은 자기가 겪었던 일들을 얼마든지 과시하고 돋보이게 할 수 있었지만,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산골 마을에 사는 괴짜 자연인 씨돌이 자연을 지키며 이웃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2장과 3장은 군사 독재 정권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한 청년들의 부모들과 함께 싸우며 굵직굵직한 한국의 현대사마다 모습을 드러냈던 요한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4장은 과거 민주화 운동하던 때의 후유증으로 쓰러져 요양병원에 있는 용현의 모습을 조망하며 그가 어떻게 요한이 되고, 씨돌이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를 되짚어본다. 마지막 5장에서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싸웠던 이 땅의 수많은 용현들을 찾아보고 그들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구매가격 : 10,850 원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도서정보 : 지이 | 2020-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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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을러서 인생이 망할 것 같다는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저는 태생적으로 불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유치원 땐 피아노학원 연습시간에 동그라미만 먼저 칠해두고 그 시간에 <맹꽁이 서당>을 읽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네요. 게으른 저는 2년간의 학원생활을 바이엘 하권으로 씁쓸히 끝내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땐 학습지 영어가 듣기 싫어 테이프만 빨리 감고 답을 베껴 쓰고, 중학교 땐 학습지 숙제를 미루다 못해 선생님이 와도 집에 없는 척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새벽까지 컴퓨터를 하다가 매일 학교에 지각했습니다. 대학교 땐 스마트폰을 보다 새벽에 잠들어 오후 수업을 자체 휴강한 적도 여러 번, 시험 전날엔 그 전의 불성실을 만회하느라 동아리방에서 밤을 꼴딱 새야 했습니다.
물론 바뀌려고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바뀌고픈 마음만은 누구보다 더 절실했습니다.
예쁜 플래너를 마련해서 번듯한 계획을 짜고, 다양한 자기계발서를 읽고, 메모하고, 뒤쳐진 것을 만회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무리한 목표를 스스로에게 부과했습니다. 그 결과는 예상하다시피 작심삼일. 말 그대로 새로운 결심들은 삼 일 이상을 간 적이 없었습니다. 속은 상했지만 대학교 졸업 전까지는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은 하나도 하지 않고, 엉망진창으로 살아도 유일한 결과물인 성적만은 괜찮게 나왔으니까요.
졸업 이후 백수가 되자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가야 할 수업도, 의무도 없이 24시간을 오로지 내가 주관해야 하는 하루. 고정 일과가 있을 때도 엉망진창으로 살던 제가 갑작스레 주어진 완전한 자유를 잘 활용할 리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새벽 4시까지 야식을 먹고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덧없는 글을 읽고, 24시간이 통으로 주어졌는데도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하지 않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뒤바뀐 수면패턴으로 늘 피곤해하고 주변 사람에게 짜증내는 제 모습과, 쓸모없는 물건들이 엉망진창으로 널려있는 제 방이 보였습니다. 미래에 대해 상상하면 두려움 마음뿐이고, 이젠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해하는 제 마음이 보였습니다. 게을러서 인생이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은 꽤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까지 절실하게 들었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지금 나를 일으켜 세우지 않으면, 내 인생은 계속 이 모양 이대로 흘러갈 것 같다는 두려움이 뒤따랐습니다.
유치원생을 키우는 마음으로 나 자신 구워삶기
대학교 때 겪었던 시행착오와 어렴풋이 느낀 개선점을 종합해 하나하나 바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쓸모없는 물건들을 대대적으로 버렸습니다. 이왕 늦은 거 더 이상 남들과 비교하며 자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유치원생을 키우는 마음으로 잘 달래고 구워삶기로 했습니다. 무리한 계획을 짜는 대신, 이불 개기 같은 작은 일을 기록했습니다. 큰 일 앞에서 부담을 느끼며 미루기보다, 잘게 쪼개서 일단 시작부터 했습니다.
그래서 새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게으른 사람이 어떻게 게을러지는지, 하루를 어떤 식으로 보내면서 생활 패턴이 망가지는지, 성실하게 살려는 시도를 하다가 왜 실패하는지, 실패했을 때 얼마나 진득거리는 감정을 느끼는지, 주변의 성실한 사람들과 비교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에 대해서는 잘 압니다. 그런 주제에 관해서라면 몇 십 년간 게을렀던 제 삶을 참고로 해 남들보다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습관화된 게으름에서 벗어나 첫발을 떼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를 게으르지 않은 사람보다는 더 잘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느리고 덜컹거려도,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이 책을 통해 예전의 저처럼 스스로의 게으름을, 쉽게 변화하지 않는 자신을 자책하고 있을 독자들에게 이 책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우리는 절대 고쳐질 수 없을 만큼 천성적으로 게으른 게 아니라, 그저 잘못된 습관과 패턴이 너무 오래 몸에 쌓여왔을 뿐이라고, 그 오랜 세월 단단히 굳어진 껍질이 한 번에 걷어 내지지 않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하룻밤 만에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을 지우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서 과도기의 자신을 받아들일 여유를 가지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게으름 때문에 스스로를 싫어하지 않을 상태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에 관련된 구체적인 방법론과 제가 겪어왔던 자세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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