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다루는 습관
도서정보 : 카리쓰마 | 2017-10-1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오늘 하루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들로 생각의 습관을 바꿔 보세요!
새로운 통찰력과 영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성공을 향한 생각과 감정을 다룰 수 있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구매가격 : 5,000 원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상)
도서정보 : 박연선 | 2017-10-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여성 연대의 서사. ‘청년 담론’에서조차 배제당한 20대 여성들의 내밀한 상처를 어루만진다-김선영 TV평론가
성매매 스폰서와 데이트 폭력, 안락사 등 묵직한 이슈를 설득력 있게 다뤘다-이준범 기자
겪어보지 못한 일까지 공감하게 만드는 박연선 작가의 힘-정석희 칼럼니스트
여성이 주체가 되는 드라마가 나와서 너무 고맙다-한예리 배우
내 청춘의 단편이 오롯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박은빈 배우
2017년 8월 시즌2 방영!
이 시대의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동갑내기 과외하기〉 〈연애시대〉 〈화이트 크리스마스〉 박연선 작가 대본집!
◎ 도서 소개
다섯 명 중 한 명은 반드시, 아니 다섯 명 모두가 당신과 닮아 있을 것이다!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출간
2016년 전혀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삼각관계도, 신데렐라 코드도 없이 다섯 명의 여대생들이 한 집에서 살아간다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청춘시대1〉은 ‘현재의 20대를 가장 훌륭히 대변했다’, ‘인생작’,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젊은 층의 막강한 지지를 딛고 2017년 8월 시즌2를 방영하며 시즌제 드라마의 대열에 합류한 〈청춘시대〉 대본집이 아르테팝에서 출간된다. 〈청춘시대〉는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로, 여성들끼리 공생하며 생기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과 서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첫 방송 0.4%로 시작해 최종화 2.1%로 종편 사상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완성도가 뛰어나면 자극적 코드 없이도 시청률이 역주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청춘시대1 대본집』은 드라마, 영화, 소설까지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잘 쓰는’ 베테랑 박연선 작가의 첫 대본집이기도 하다. 박연선 작가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한 뒤 남녀노소가 감정이입했던 명품 멜로드라마 〈연애시대〉를 비롯, 드라마스페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8부작 〈화이트 크리스마스〉, 수많은 폐인을 양산한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 〈백야행〉 등을 집필했다.
“남자 출입금지, 남친 출입금지, 남사친 출입금지”
남자보다 뜨거운 여자들의 우정이 온다!
당신이 상상했던 그 이상의 극사실주의 셰어하우스
리얼심리 상처 치유 드라마 〈청춘시대〉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 같고 그래도… 이럴 필욘 없잖아!” -소심이 유은재
“뭐… 이놈이든 저놈이든 명심해? 섹스할 땐 콘돔 장착!” -모태솔로 음담패설러 송지원
“그 사람을 좋아해도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좋아하니까. 너무 너무 좋아하니까….” -연애 호구 정예은
“쉽게 사는 게 나쁜 걸까? 힘들 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 걸까?" -외모 센터 강이나
“넌… 내가 싫은 거냐? 내 가난이 싫은 거냐?”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
〈청춘시대1〉은 연남동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에 성격도, 사연도, 남자 취향도 다른 20대 여성들이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심하고 순박하지만 의외의 강단과 비밀을 간직한 스무 살 새내기 유은재(박혜수 배우), 자기 몫만 챙기는 깍쟁이 같지만 실은 연애 호구인 헛똑똑이 정예은(한승연 배우), 화끈하고 털털한 데다 섹시한 외모까지 갖춘 가짜 여대생 강이나(류화영 배우), 생활비, 등록금에 동생의 병원비까지 대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흙수저 윤진명(한예리 배우), 예쁜 외모에 학보사 기자로 일하며 쌓은 지성까지, 완벽한데 왜 ‘모태 솔로’인지 입만 열면 바로 알겠는 송지원(박은빈 배우), 이들은 각자 비밀을 숨기고 있다. 바로 신발장 귀신이 누구인지 짐작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 ‘신발장에 귀신이 산다’는 한 마디는 다섯 여자의 삶에 돌이킬 수 없는 파문을 몰고 오는데….
살아 숨 쉬는 캐릭터, 심금을 울린 명대사, 한 편의 시와 같은 에피소드
‘보는 맛’과는 또 다른 ‘읽는 맛’을 극대화하다!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은 ‘읽는 맛’이 남다른 박연선 작가의 대본을 지면에 맛깔나게 살려냈다. 각 회의 타이틀에 맞춰 영상으로 표현되었던 오프닝 시퀀스를 눈앞에 되살아날 듯 유려한 지문으로 읽을 수 있다. 심금을 울린 명대사와 내레이션뿐 아니라, 드라마에 나타나지 않았던 인물의 속마음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배경음악, 날씨, 인물의 옷차림과 화장, 벨 에포크의 공간 디자인까지 다방면에 걸쳐 섬세하고 치밀하게 창조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대본으로, 영상의 ‘보는 맛’을 넘어 글로 ‘읽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 책 속에서
유은재 내가 우스워?
정예은 (화난 유은재는 좀 무섭다) 야아… 왜 그래?
유은재 (폭발한다) 너야말로 왜 그래? 니들이야말로 왜 그래?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 같고 그래도… 이럴 필욘 없잖아! 그렇게 못되게 굴 것까진 없잖아! 아무리 친구가 아니라도… 비웃을 필욘 없잖아!! (눈물이 고이는 줄도 모르고 필사적으로 화낸다) 조금은 친절해도 되잖아!!! 다들 니들처럼 익숙한 건 아니니까!!! 나는 죽을 것같이 힘든데!!!! (결국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고개를 숙인다. 소진됐다) 그냥 좀… 친절하게 대해줄 수도 있잖아. 조금만 잘해주면…. (방으로 들어간다) …다들 정말 너무해… 너무해….
-1회 출발선상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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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나 말해봐.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유은재 (죽을 바라볼 뿐) ….
강이나 말 안 해도 알 거 같지? 절대 모른다, 너.
유은재 (그래도 말 못 하는데) ….
정예은 없어? 그럼 나 먼저 한다. 너 워드 칠 때 너무 세게 쳐. 우리 방까지 들려.
유은재 (몰랐다) 아, 그래요? 주의할게요. 근데요….
정예은 (말하라는 듯) 응.
유은재 선배님, 남자 친구랑 통화하는 소리도 다 들려요.
정예은 (몰랐다) 진짜? (윤진명에게) 진짜야?
윤진명 (고개를 끄덕이고 콧소리 흉내 낸다) ‘으으응, 예은이 만두 먹고 시포’
정예은 내가 언제?
윤진명 ‘오빠야가 사다 주라, 으응?’
정예은 (소리 지른다) 하지마아!! (투덜댄다) 집을 날림으로 지어 갖고는…. 벽이야, 종잇장이야.
윤진명 너 오줌 눌 때 물 틀어놓는 거 하지 마. 물세 많이 나와.
유은재 …예.
강이나 맞다, 너 똥 너무 오래 싸.
유은재 (반론하려고) 그건… (생각을 고친다) 강 언니도 나 샤워할 때 들어오는 거, 그거 하지 마세요.
강이나 어쭈….
유은재 (소리 없이 웃는다) ….
정예은 너 웃을 때 소리 좀 내. 음침해 보여.
유은재 (어이없다. 하지만 농담이란 걸 알고 웃는다)
-1회 출발선상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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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명 (그들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이제까지 어떤 비밀이 밝혀졌는데?
정예은 (유은재에게) 막내야, 브리핑해라!
유은재 강 언니는 현재 양다리구요, 가슴 수술은 안 했고, 눈 수술만 했대요. 정 선배는 63킬로까지 나간 적 있대요.
(유은재) 비밀에는 두 가지가 있다. 말할 수 있는 비밀과 말할 수 없는 비밀.
유은재 송 선배는… 이제껏 소개팅에서 애프터를 받아본 적이 없구요. 나는 중3때부터 술을 마셨어요.
(유은재) 어차피 이런 자리에서 털어놓을 수 있는 비밀이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그저 그런 이야기.
송지원 (부시시 일어난다) 내 진짜 비밀을 말해줄까?
(유은재) 나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다.
윤진명 얜 왜 이렇게 취했냐?
송지원 나 사실은… (스윽 둘러보고는) 귀신 본다.
(유은재) (술 취하면 그렇듯 희미하게 웃으며 거의 동시에) 나는 사람을 죽였다.
정예은 뭐 본다구?
송지원 귀신.
정예은 에, 진짜? 언제부터?
송지원 옛날부터.
정예은 근데 왜 그걸 지금 얘기해?
송지원 그게 사실은… (신발장을 가리킨다) 지금 저기도 하나 있어.
(유은재) (신발장을 본다. 술이 깨는 느낌이다) 나는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
강이나 (술에 취한 눈으로 신발장 보며) 아, 그럼 그때 내가 죽인 게 맞나 부다….
유은재 (놀라 강이나를 본다) ….
윤진명 (신발장 보며 혼잣말한다) 난 죽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유은재) (윤진명을 본다. 사람들을 둘러본다) 이 사람들… 이상해.
-1회 출발선상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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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은이 걸어온다. 유명 브랜드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들었다. 막 입구에 도착한다.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 카톡 온다. 발신자 ‘오빠’다. ‘앗, 지금 일어났다. 어떡하지’ 정예은,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신 났던 기분이 푸시식 빠져나간다. 짜증 난다. 다시 카톡… 사죄의 이모티콘이다. 정예은, 문자. ‘그래서 얼마나 늦을 건데…’라고 쓰는 동안 다시 카톡 온다. ‘어디야? 나 30분쯤 늦을 거 같은데’ 정예은, 잠깐 생각하다가 입력된 문자 지우고, ‘아, 다행이다. 나도 늦을 것 같았는데…. 대충 비슷하게 갈 것 같아’ 문자 보낸다. 정예은이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에서 돌아선다. 짜증 나서 몸을 흔든다.
씬38. 편의점(낮)
편의점 파라솔 의자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는 정예은.
(정예은) 또 거짓말을 해버렸다. 일찍 왔는데도 늦은 척, 보고 싶어 죽겠으면서도 안 보고 싶은 척, 공들여 화장하고도 막 나온 척, 이런 척, 저런 척. 뭔가 바보 같아. 강 언니라면 안 그럴 텐데….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 〉〉
강이나가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좀 늦을 것 같아’
강이나, ‘미친…’ 그대로 가버린다.
(정예은) (슬쩍 웃는다) 윤 선배라면….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 〉〉
윤진명이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미안, 늦을 것 같아’
윤진명, 답장… ‘정확히 10분만 기다린다’ 답장 보내고 안으로 들어간다.
(정예은) (음료수를 마신다) ….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 〉〉
송지원이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송지원, 답장… ‘늦고 지랄이야. 밥 네가 사. 술도 네가 사. 비싼 거 먹을 테다!!!’
(정예은) (그럴듯한 상상에 웃음이 난다) ….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문 앞 〉〉
유은재가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유은재 답장… ‘괜찮아요. 천천히 오세요’
유은재, 레스토랑 문 앞에서 기다린다.
(정예은) 나만 이상한 건가?
(고두영) 여기서 뭐 해?
고개를 들면 고두영이 서 있다.
고두영 늦는다며? 왜 여깄어?
정예은 (당황했다) 아… 아… 지금 막 왔는데… 잠깐 목이 말라서….
-2회 이 팬티가 네 팬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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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친다. 안에서 나온 정예은이 손을 닦다가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본다. 눈 밑의 다크서클을 확인한다. 화장을 안 한 얼굴이 낯설다. 가방에서 알 없는 안경과 모자를 꺼내 쓴다.
(정예은) 거짓말은 화장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씬67. 버스(저녁)
정예은이 서 있다. 쓰지도 않은 여행 가방이 무겁다. 시선을 내리자 바로 앞에 앉은 여자의 카톡이 보인다. ‘뭐 하고 있어?’라는 질문에 ‘책 읽고 있었어’ ‘무슨 책?’ ‘『정의란 무엇인가』?’ ‘어얼(감탄의 이모티콘)’ 정작 여자의 무릎 위에 있는 책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정예은이 버스 안을 둘러본다. 모두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각자의 머리 위로 자막이 뜬다. 술 취한 아저씨 머리 위의 말풍선은 오타가 난다. ‘술ㅎ 안 머것어’ 20대 남자는 ‘나도 사랑해’라고 쓰며 하품한다. 양복쟁이 회사원 ‘어머님 상태는 어떠신가?’라는 카톡에 ‘지금 검사 중입니다’라고 답장 쓴다. 옆자리 여자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정예은) (버스 안의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차창에 비친 자신을 본다) 맨 얼굴을 가리기 위해 화장을 하는 것처럼, 진심을 들킬까 봐 거짓말을 한다. 화장은 점점 진해지고 거짓말은 점점 늘어간다. 씬68. 골목, 벨 에포크 앞(저녁)
정예은이 타박타박 걸어온다.
(정예은) 언제부터 맨 얼굴이 부끄러워진 걸까? 언제부터 진심이 창피해진 걸까?
벨 에포크 앞, 길 건너편에 남자가 서 있다. 강이나를 쫓아다니는 그 남자다.
(정예은) 그래, 진심은 저렇게 찌질하고, 슬프고, 약하니까… 진심이 거절당하면 진짜 아프니까…. 쿨한 척, 덜 좋아하는 척, 농담인 척. (안으로 들어간다)
-2회 이 팬티가 네 팬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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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 프롤로그(강이나 몽타주)
— 미용실
강이나가 모발 케어를 받는다. 동시에 손톱 관리를 받는다.
— 계산대
강이나가 세 개의 카드 중 하나를 내놓는다.
(강이나) 나는 쉽게 살아간다.
— 거리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이 거울처럼 거리를 반사한다. 강이나가 걸어온다.
(강이나) 젊음과 외모 덕분이다.
앞에서는 안 보는 척, 시야에서 벗어나면 대놓고 돌아보는 남자들, 신호를 기다리는 차 안의 남자도 쳐다본다. 신호가 바뀌고 뒤차의 여자 운전자가 빵! 경적을 울린다.
(강이나) 사람들은 쉽게 사는 걸 경멸한다. 모르겠다. 쉽게 사는 게 나쁜 걸까? 힘들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 걸까?
유리창 안, 커피숍의 여자들이 강이나를 바라본다. 질투와 선망!! (그렇다고 강이나가 옷을 대단히 섹시하게 입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청바지에 면 티를 입었을 수도 있다. 강이나는 무엇보다도 몸매가 훌륭하다)
(강이나) 인생, 두 번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뭐가 옳은지는 모르는 거다. 그것도 인생. 이것도 인생. 그저 그럴 뿐이다.
커피숍 여자들의 시선이 재빨리 흩어진다. 강이나가 커피숍 안으로 들어왔다.
-3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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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은이 머리를 잡힌 채 비명을 지르다가 강이나의 머리채를 맞잡는다. 강이나는 머리가 뽑히든 말든 상관없이 정예은을 바닥에 쓰러트린다. 정예은이 꼬집고 할퀸다. 강이나가 무릎으로 정예은의 팔을 누른다.
정예은 (비명을 지르며) 아아악!!!! 뭐 하는 거야?
강이나 더러워? 내 입이 더러워?
정예은 그래, 더러워. 그 입으로 온갖 것을 물고 빨고 했을 거 아냐.
강이나 그래?
송지원과 유은재가 말리려고 달려들다가 멈칫한다. 강이나가 정예은에게 입을 맞춘 것이다.
강이나 (정예은을 뿌리치듯 놔주며) 썩나 안 썩나 잘 살펴봐!! 아침저녁으로 꼼꼼하게….
마침 들어오던 윤진명이 뭔가 싶어 현관에 서 있다.
강이나 (어쩐지 윤진명을 슬쩍 보며) 뭣도 아닌 게 까불고 있어.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
정예은 (충격에서 벗어나자마자 비명을 지른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미쳤어. 저 미친년, 죽여버릴라. 아아… 그지 같은 년. (싱크대의 물로 입술을 박박 닦는다. 다시 비명을 지르며 발을 동동 구른다) 으아아아악!! (마침내 주저앉아 운다)
-3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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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가 다가오자, 윤진명이 한쪽으로 비켜선다. 택시가 멈춘다. 윤진명이 바라본다.
강이나 (차창을 내리고) 타. 윤진명 됐어.
잠시 후,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린다. 택시가 그들을 지나쳐 골목을 빠져나간다. 강이나가 윤진명 옆에서 걷는다.
강이나 이게 라일락 냄샌가? (심호흡한다) ….
윤진명 (그제야 고개를 든다. 꽃이 피어 있는 걸 발견한다) ….
강이나 한 학기 남았다고 그랬나?
윤진명 어.
강이나 고생 끝나겠네.
윤진명 ….
강이나 제일 가고 싶은 회사가 어디야? 삼성? 현대?
윤진명 ….
강이나 그런 덴 연봉이 얼마야? 5천 넘어?
윤진명 ….
강이나 아침부터 밤중까지 일하고. 주말도 일하고, 죽어라 일해도 마흔 넘으면 대부분 명퇴라며?
윤진명 ….
강이나 상사한테 아부하고, 먹기 싫어도 술 마시고… 그게 좋아? 그렇게 살고 싶어?
윤진명 (그제야 멈춰 서서 강이나를 본다) ….
강이나 윤 선배 보면 정말 열심히 사는데, 어떻게 저렇게 사나 싶을 정돈데… 그렇게까지 열심히 해서 되고 싶은 게 겨우 회사원인가 궁금해서….
윤진명 (다시 걸으며) 그치? 나도 가끔 쪽팔려. 내 꿈이 우주비행사나 유엔 사무총장쯤이면 좋을 텐데….
강이나 (포커페이스인 윤진명이 밉다. 쳐다보다가 쫓아온다) 아, 참, 팁 받았어?
윤진명 응, 너무 많이 놨더라. 잘못 놓은 거 아니지?
강이나 으응, 그 정도는 암것도 아니야. 그 사람들한테는…. 윤 선배 얘기했더니 등록금 내줄까 그러던데…. 어때? 말해볼까?
윤진명 왜?
강이나 뭐가 왜야? 윤 선배 고생하는 게 마음 아파서지.
윤진명 됐어.
강이나 애인 되라는 것도 아닌데? 그냥 장학금이라고 생각해.
윤진명 그럼 정식으로 절차 밟아서 줘.
강이나 윤 선배 참 답답하다.
윤진명 답답해도 할 수 없어.
강이나 (픽 웃는다) 윤 선밴 내가 싫지?
윤진명 (그 순간 멈춰 강이나를 본다) 그러는 넌? 넌 내가 왜 싫은 거냐?
강이나 (윤진명을 빤히 본다) ….
윤진명 (심호흡 한 번에 흥분을 가라앉힌다. 지치고 슬퍼 보인다) 넌… 내가 싫은 거냐? 내 가난이 싫은 거냐?
강이나 ….
윤진명 (돌아서 걸어간다) ….
(강이나) (멀어지는 윤진명을 바라본다) 부러워서 싫어. 가난하고 괴팍하고 깡마르고 볼품도 없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질투 나게 만들어서 싫어. (멀어지는 윤진명의 뒷모습을 보면서) 너처럼 되고 싶은데 너처럼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하는 수밖에 없어. (천천히 따라 걷는다) 그래서 냄새가 나는 거야. 나의 질투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
-3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구매가격 : 11,200 원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하)
도서정보 : 박연선 | 2017-10-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여성 연대의 서사. ‘청년 담론’에서조차 배제당한 20대 여성들의 내밀한 상처를 어루만진다-김선영 TV평론가
성매매 스폰서와 데이트 폭력, 안락사 등 묵직한 이슈를 설득력 있게 다뤘다-이준범 기자
겪어보지 못한 일까지 공감하게 만드는 박연선 작가의 힘-정석희 칼럼니스트
여성이 주체가 되는 드라마가 나와서 너무 고맙다-한예리 배우
내 청춘의 단편이 오롯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박은빈 배우
2017년 8월 시즌2 방영!
이 시대의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동갑내기 과외하기〉 〈연애시대〉 〈화이트 크리스마스〉 박연선 작가 대본집!
◎ 도서 소개
다섯 명 중 한 명은 반드시, 아니 다섯 명 모두가 당신과 닮아 있을 것이다!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출간
2016년 전혀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삼각관계도, 신데렐라 코드도 없이 다섯 명의 여대생들이 한 집에서 살아간다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청춘시대1〉은 ‘현재의 20대를 가장 훌륭히 대변했다’, ‘인생작’,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젊은 층의 막강한 지지를 딛고 2017년 8월 시즌2를 방영하며 시즌제 드라마의 대열에 합류한 〈청춘시대〉 대본집이 아르테팝에서 출간된다. 〈청춘시대〉는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로, 여성들끼리 공생하며 생기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과 서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첫 방송 0.4%로 시작해 최종화 2.1%로 종편 사상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완성도가 뛰어나면 자극적 코드 없이도 시청률이 역주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청춘시대1 대본집』은 드라마, 영화, 소설까지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잘 쓰는’ 베테랑 박연선 작가의 첫 대본집이기도 하다. 박연선 작가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한 뒤 남녀노소가 감정이입했던 명품 멜로드라마 〈연애시대〉를 비롯, 드라마스페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8부작 〈화이트 크리스마스〉, 수많은 폐인을 양산한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 〈백야행〉 등을 집필했다.
“남자 출입금지, 남친 출입금지, 남사친 출입금지”
남자보다 뜨거운 여자들의 우정이 온다!
당신이 상상했던 그 이상의 극사실주의 셰어하우스
리얼심리 상처 치유 드라마 〈청춘시대〉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 같고 그래도… 이럴 필욘 없잖아!” -소심이 유은재
“뭐… 이놈이든 저놈이든 명심해? 섹스할 땐 콘돔 장착!” -모태솔로 음담패설러 송지원
“그 사람을 좋아해도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좋아하니까. 너무 너무 좋아하니까….” -연애 호구 정예은
“쉽게 사는 게 나쁜 걸까? 힘들 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 걸까?" -외모 센터 강이나
“넌… 내가 싫은 거냐? 내 가난이 싫은 거냐?”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
벨 에포크에 사는 다섯 여자는 ‘죽음’이라는 화두와 함께 다시없을 청춘을 보낸다. 강이나 곁을 맴돌던 중년 남자 오종규의 정체는 강이나와 함께 사고를 당했다가 호수에 빠져 죽은 아이의 아버지였다. 강이나는 오종규와의 일을 통해 자신이 스폰서 생활을 하며 삶을 스스로 망가트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윤진명은 레스토랑 매니저의 성적인 거래를 거부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도둑 누명을 쓰고, 식물인간 동생의 병원비 때문에 진 빚까지 갚고 나서는 자살할 마음을 먹는다. 한편 정예은은 나쁜 남자 고두영과 헤어지고 암 환자의 심리와 유사하다는 실연의 5단계, 거부, 분노, 우울, 타협, 수용을 차례차례 밟아나가지만 왜인지 고두영은 여전히 정예은 주변을 얼쩡거린다. 평온하던 유은재조차 보험조사관이 아버지 시신을 부검하겠다고 말한 뒤로 안절부절못하자, 송지원은 이 모든 사건이 ‘신발장에 귀신이 산다’는 자신의 거짓말 때문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드는데….
살아 숨 쉬는 캐릭터, 심금을 울린 명대사, 한 편의 시와 같은 에피소드
‘보는 맛’과는 또 다른 ‘읽는 맛’을 극대화하다!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은 ‘읽는 맛’이 남다른 박연선 작가의 대본을 지면에 맛깔나게 살려냈다. 각 회의 타이틀에 맞춰 영상으로 표현되었던 오프닝 시퀀스를 눈앞에 되살아날 듯 유려한 지문으로 읽을 수 있다. 심금을 울린 명대사와 내레이션뿐 아니라, 드라마에 나타나지 않았던 인물의 속마음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배경음악, 날씨, 인물의 옷차림과 화장, 벨 에포크의 공간 디자인까지 다방면에 걸쳐 섬세하고 치밀하게 창조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대본으로, 영상의 ‘보는 맛’을 넘어 글로 ‘읽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 책 속에서
강이나 (깔깔 웃으며) 남자들은 진짜 단순해요. 꼬실 땐 정식, 코스 막 사주면서, 헤어질 땐 꼭 짜장, 짬뽕. 횟집 가면 동태탕이야. (다시 한 번 깔깔 웃는다) ….
오종규 (맞은편에 앉아 술을 홀짝인다) ….
강이나 하긴. 비즈니스니까. 그게 더 깔끔하긴 해요.
오종규 그럼 이제 애인이 두 명인가?
강이나 응, 한 명 더 구해야 돼요. (말을 돌린다) 근데 아저씬 왜 나한테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 안 해요?
오종규 나? (피식)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만큼 잘난 인생도 아니구….
강이나 (턱을 괴고 물끄러미 오종규를 바라본다) ….
오종규 (강이나의 시선을 모르는 척 술을 마신다) ….
강이나 아저씨 뭐 하는 사람이에요?
오종규 ….
강이나 나이가 나이니까 결혼은 했을 텐데 왠지 홀애비 냄새가 나는 거 같고… 주말 부부? (손뼉을 딱 치며) 이런 거 어때요? 서로 궁금한 거 하나씩 물어보기.
오종규 (순간 매서워진 눈빛을 숨긴다) ….
강이나 나부터! 애인이나 부인 있어요?
오종규 (고개를 흔든다) ….
강이나 에, 왜요?
오종규 내 차례 아닌가?
강이나 (맞다. 어서 하라고 손짓한다) ….
오종규 (뭐부터 물어봐야 할까…. 지나치게 신중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가씨는 왜 그렇게 살어?
강이나 (휴지를 툭 던진다) 뭐야? 좀 전하고 말이 다르잖아요.
오종규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냥…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싶어서….
강이나 흐음… 뭐 설명하기는 좀 힘든데…. (생각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넌다고 쳐봐요. 초록 불에 건너죠. 손까지 들구, 조심조심. 그치만 음주운전하는 놈이랑 부딪치면 끝장나요. 안 그래요? 내 얘기는 그러니까… 인생 어느 골목에서 뭔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뭐 하러 열심히 사냐는 거예요. 막 사는 게 최고예요. 난요. 10년 만기 적금 붓는 사람이 제일 신기해요. 10년 후에도 자기가 살아 있을지 어떻게 안대요? 안 그래요? 이제 내 차례죠? (별거 아닌 것처럼) 아저씨, 그날 왜 울었어요? (그림자놀이 흉내 내며) 이거 하면서….
오종규 (들킨 줄 몰랐다. 당황스럽다) …아… 울었다기보다… 어, 그냥… 창피하게…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강이나 옛날 생각 뭐요?
오종규 딸하고 놀던… (강이나가 묻기 전에) 죽었어.
강이나 (잠깐 할 말을 잃는다) 어…… 아저씨 차례예요.
오종규 (술을 한 모금 마신다) 아까 같은 생각… 인생 언제 어떻게 잘못될지 모른다던 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지? 아직 한참 젊은데….
강이나 (생각해본다) 어…. (가볍게) 사실은요. 나 텔레비전 나온 적 있어요. 신문에도 나고…. 고등학교 때 놀러갔다가 죽을 뻔했거든요. 남들은 죽다 살아나면 인생이 소중해진다는데… 난 아니더라구요. 뭘 해도 현실감이 안 생기고. 미래니 장래 희망이니 웃기지도 않고, 공부도 하기 싫고…. 뭐, 공부는 그전부터 하기 싫었지만. (웃는다) ….
-7회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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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30. 별장 거실(밤)
불이 켜진다. 매니저가 슬리퍼를 신는다. 윤진명에게도 슬리퍼를 건네준다. 신발장에 어린이용 슬리퍼가 보인다. 뽀로로다. 윤진명이 현관에 우두커니 서 있다.
매니저 (와인을 따다가) 뭐 해? 들어와?
윤진명 (뽀로로 슬리퍼를 보고 있다) ….
매니저 (직접 와서 윤진명의 손을 잡아끈다) 왜 이래? 여기까지 와서 촌스럽게….
윤진명 뽀로로네요.
매니저 (윤진명이 뭘 말하는 건지 본다) 아….
윤진명 (손을 뺀다) 저거 우리 집에도 있었어요.
매니저 그래? 흔한 거잖아.
윤진명 그러니까요. 흔한 거죠. 별것도 아닌 거…. 생각해보면 나랑 그렇게 다른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게 어렵고, 겁먹고…. (매니저를 똑바로 본다) 마치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사람한테도 가위가 눌리나 봐요.
매니저 (윤진명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윤진명 가위 눌렸었다구요. 매니저님한테….
매니저 무슨 소린지…. 서서 이럴 거야?
윤진명 할 얘기 있으면 여기서 듣겠습니다.
매니저 (강압적으로) 중요한 얘기를 어떻게 서서 하나? 이제껏 내 얘기 뭐 들었어? 네가 내 사람인지 아닌지 허심탄회하게….
윤진명 (말 끊는다) 매니저님의 사람이란 게 뭔데요? 이런 데서 단둘이 술 마시는 거요? 그런 거라면 저는 매니저님의 사람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
매니저 너 아직… 덜 절박하구나.
윤진명 아뇨, 절박합니다. 절박하니까 가위에 눌리고, 절박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겠죠.
매니저 ….
윤진명 하실 말씀 없으면 돌아가겠습니다.
-7회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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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재 예은 선배는 왜 그런 연애를 하나 몰라요.
송지원 (흘깃 본다) ….
유은재 얼굴도 예쁘고 애교 많고 잘 웃고… 더 좋은 남자 만나면 좋을 텐데….
송지원 예은이 언니 얘기 모르지?
유은재 예은 선배, 언니 있어요?
송지원 어, 지금 독일에 유학 가 있는데 엄청난 수재래. 어려서부터 뭐… 장난 아니었대. 올해 박사 따면 우리나라 최연소라는데….
유은재 (감탄한다) 아… 몇 살인데요?
송지원 예은이랑 동갑. 쌍동이야.
유은재 에, 진짜요? 예은 선배 쌍둥이였어요?
송지원 이란성인데 얼굴도 그쪽이 훨씬 이쁘대. 키도 크고. 얼굴도 예뻐. 공부도 잘해. 쌍둥이가 그래버리니까 뭐, 어려서부터 좀 치였겠냐? 모든 관심이 그쪽으로 쏠린 거지. 예은이가 죽을 둥 살 둥 해봐야 넘사벽인 거구. 그런 상황에서 자존감이 싹트겠냐?
유은재 (고개까지 끄덕인다) 그렇죠….
송지원 자존감 없는 애들이 연애 잘못하면 그렇게 되는 거야.
유은재 아… 예은 선배는 되게 좋은 집에서 되게 행복하게 자란 줄 알았는데….
송지원 (한숨 쉰다) 그러니까 말이다….
유은재 안됐다…. (하다가) 이상하다. 예은 선배 외동딸이랬는데…
송지원 (어쩔까 하다가 씨익 웃는다) ….
유은재 뭐예요? 거짓말한 거예요? 선배 진짜… 왜 그런 거짓말을 해요?
송지원 (진지한 얼굴로 쓰윽 보며) 너 방금 내 얘기 듣고 예은이가 그럴 만도 하다 싶었지?
유은재 ….
송지원 그러니까 내말은…. 내 얘기가 정답은 아니라도 사람마다 죄다 사정이란 게 있다는 거야. 그 사정 알기 전까진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안 된다는 거구… 예은이뿐만 아니라 강 언니도 그렇구, 윤 선배도 그렇구, 너만 해도 그런 거 하나쯤은 있을 거 아니야. 남들은 도저히 이해 못 해도 너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어떤 거.
-8회 희망, 그 빌어먹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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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76. 화단 턱(밤)
저 멀리 토사물이 보인다. 정예은이 혼자 앉아 있다. 강이나가 물과 물티슈를 사 가지고 왔다. 정예은이 입을 헹군다. 강이나가 물티슈로 오물을 닦아준다.
강이나 그 새끼들 질 나쁜 걸로 유명하대. 분명히 술에 뭐 탔을 거야. 그러니까 너 같은 범순이가 발정이 났지.
정예은 상관없어.
강이나 상관없어? 진짜? 너 진짜 원나잇할라 그랬어?
정예은 응.
강이나 (어이없다) ….
정예은 넌 그러고 다니잖어.
강이나 ….
정예은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그런 네가 좋다는데… 나는 그러면 안 돼? (눈물이 차오른다)
강이나 (외면한다) 바보야. 그 새끼들이 원나잇 정도로 끝내는 줄 알어? 네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돈단 말야. 문란도 좀 봐가면서 하는 거지….
정예은 뭔 상관이야? 이미 다 망가졌는데….
강이나 웃기시네. 넌 기스도 안 났어. 나에 비하면.
정예은 (울먹인다) 난 네가 싫어.
강이나 (한숨 쉬며) 나도 너 싫다.
정예은 네가 젤 나뻐.
강이나 니예니예. 그런 걸로 합시다.
정예은 차라리 네가 잘못한 거였으면 좋겠어. 네가 꼬리 친 거면 좋겠어. 그럼 너만 미워하면 되잖아. 그럼 덜 비참하겠어. 내가 좋아한 남자가 그것밖에 안 되는 놈인 것보다는….
강이나 (마음이 짠하다) 아, 병신… 널 어떡하면 좋냐?
-8회 희망, 그 빌어먹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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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재 (결국) 저기… 무슨 일로….
보험조사관 아… 저기… 그게… 저희 회사가 이번에 자체 조사를 했는데…. (숫자가 나올 때마다 움찔움찔 손가락을 펴 보이며) 그게 한 사람이 10년 동안 세 번 이상 보험금을 받았을 때… 그걸 다시 조사하라고 그래서… 안정희 씨… 그러니까 유은재 씨 어머니가 그 경우에 해당돼서…. (땀을 닦는다) 죄송합니다.
유은재 예? 뭐가요?
보험조사관 아뇨, 그게… 그냥 이 상황이…. 금방 끝내겠습니다. (수첩을 찾는데 긴장해서 원하는 페이지가 안 나온다)
유은재 (상대적으로 느긋해진다. 물을 천천히 마신다) ….
보험조사관 그러니까 7년 전 유동범 씨… 아니 씨는 빼고 유동범 군… 그러니까 오빠 되시는 분이 돌아 가셨을 때는 가게가 잘 안됐을 때구… 4년 전에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는 거액의 채무 관계가…. (유은재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다) 그래서… 그게… 그러니까…. (차를 마셨다가 뜨거워서 혼자 소란을 피운다) ….
유은재 (휴지를 집어준다) ….
보험조사관 이번에 조사하다가 새로 알게 된 건데… 17년 전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유은재 시어머니요?
보험조사관 아, 그러니까 엄마의 시어머니, 유은재 씨 할머니죠. 할머니…. 유은재 씨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보험금을 수령했더라구요.
유은재 저는 잘….
보험조사관 그렇죠. 모르시죠. 두 살 때니까… 세 살 땐가…. (혼자 손가락을 꼽아보는데) …
유은재 저기….
보험조사관 예.
유은재 그래서 저한테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 건지….
보험조사관 잘 모르시겠죠? 그런 말 많이 들어요. 하하… 제가 말이 두서가 없어서…. 그러니까 그게… 이번에 새아버지가 교통사고 났잖아요.
유은재 얼마 안 다치셨는데요.
보험조사관 아, 그렇죠. 천만다행으로… 천만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도 교통사고였죠?
유은재 (테이블 위에 놓았던 손을 밑으로 숨긴다) ….
보험조사관 사고 장소가… 어떻게 이런 데서 사고가 났나 싶게… 커브길이긴 했지만 탁 트인 데다가…. 사고가 날 만한 데가 아닌데…. 혹시 가보셨어요?
유은재 …아뇨.
보험조사관 아, 안 가보셨구나…………. (불쑥)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
유은재 예?
보험조사관 (또 혼자 당황해 횡설수설한다) 아니… 그게… 엄마를 따르자니 아빠를 배신하는 거 같고… 엄마를 믿자니 아빠가 억울할 거 같고…….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인 것처럼………. 근데요. 유은재 씨 앞으로도 거액의 보험이 들어 있던데… 그거 알고 있었어요?
유은재 (몰랐다. 표정을 숨기면서 차를 마신다) ….
-9회 제자리에 서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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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영 (정예은 입꼬리의 물을 닦아주고, 김밥을 입에 넣어주려 한다)
정예은 (고개를 홱 돌려 피하며 단호히) 뭐 하는 거야?
고두영 배 안 고파? ‘아’ 해.
정예은 누가 김밥 먹고 싶대? 이 상황에서 김밥이 넘어가?
고두영 싫어? 그럼 먹지 마. (혼자 먹는다) ….
정예은 (혼자 김밥을 먹는 고두영을 본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
고두영 (그러든 말든 맛있게 김밥을 먹는다. 가끔 정예은과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 ….
정예은 내가 헤어지자고 해서 그래? 솔직히 오빠 나랑 헤어지고 싶어 했잖아. 나랑 사귀면서도 한눈팔았잖아. 강이나한테 집적거린 거… (말하다 보니 자존심 상한다) 나 그거 알고 있었어. 내가 알고 있다는 거 오빠도 알고 있었지?
고두영 (정예은을 빤히 보며 김밥을 먹는다. 이 상황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김밥 씹는 소리가 경쾌하다) ….
정예은 잘 생각해봐. 오빠 솔직히 나 안 좋아했어. 이럴 만큼 나 안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이러지 마. 응?
고두영 (단무지를 씹는다. 단무지 씹는 소리는 더 경쾌하다) ….
정예은 (대꾸 없는 고두영에게 화가 난다) 그럼 따져봐. 오빠는 이제까지 나한테 몇 번 헤어지자고 했어? 세 번? 네 번? 잠수 탄 거까지 하면 수십 번이야. 오빠는 헤어지자고 해도 되고. 난 안 돼? 왜 안 돼?
고두영 (물을 마신다)
정예은 (냉정하게) 오빠, 이러지 마. 그래도 우리 한때는 좋아했잖아. 서로 사랑했잖아. 이런 식으로 끝내진 말자. 오빠, 이거 풀어줘.
고두영 (혀로 이빨사이에 낀 것을 빼낸다) ….
정예은 (짜증 난다) 이거 풀어줘!! 풀으라구!! 이래서 뭘 어떡할 건데? 뭐가 어떻게 되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진짜? 내 얘기 듣고 있어? (소리 지른다) 뭐냐고, 이게!!!!!!!!
고두영 (접착테이프를 붙인다. 정예은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왜 비웃었어?
정예은 ….
고두영 (먹은 자리를 치우며) 저번 날에 너네 학교 앞에서… 내 옆을 지나가면서 너 나 비웃었지?
정예은 (말은 못 하게 됐고 고개를 흔든다) ….
고두영 (조근조근 말한다) 그래. 사귀다가 헤어질 수도 있어. 결혼했다가 이혼도 하는데 뭐….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라는 게 있는 거야. 안 그래? 그래. 우리 한때는 좋아했던 사람인데 사람을 그런 눈으로 보면 안 되지. 하긴, 너 나랑 사귈 때도 속으로 나 비웃었잖아. 너보다 후진 대학 다닌다고. (정예은을 향해 서서히 얼굴을 들이댄다) 내가 아무리 뭣 같애도 그럼 안 되지. 네가 뭔데 날 비웃어? (귀에 대고 갑자기 버럭) 어?
정예은 (튀어오를 듯 놀란다) !!!
-11회 알고 보면 모두가 특별한 사연들
구매가격 : 11,200 원
더 테이블
도서정보 : 김종관 | 2017-10-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영화〈더 테이블〉의 모든 것을 담았다!
오리지널 시나리오,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영화의 또 다른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기쁨
대화와 침묵 속에 담아낸 삶과 사랑의 가장 섬세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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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지나간 텅 빈 공간에 이야기들이 남았다.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 그들이 앉아 있는 카페는 사실 내 기호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카페에 흘러들고 대화를 시작한 사람들은 내가 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비록 나약하고 좋은 판단을 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람들뿐이지만 그런 어리석음을 들여다보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서로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얼굴을 한 사람들에게, 스쳐 지나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나와 어딘지 모르게 닮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_김종관
◎ 도서 소개
영화 〈더 테이블〉의 모든 것을 담았다!
오리지널 시나리오,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영화의 또 다른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기쁨
모든 것이 지나간 텅 빈 공간에 이야기들이 남았다.
대화와 침묵 속에 담아낸
삶과 사랑의 가장 섬세한 모습
일상의 미학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김종관 감독과 한국 영화계가 사랑하는 네 명의 배우들(정유미, 정은채, 한예리, 임수정)의 만남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더 테이블〉이 책으로 나왔다. 〈더 테이블〉은 하루 동안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 위에서 벌어지는 네 가지 이야기에 관한 영화다.
상업영화의 관점에서도 다양성 영화의 관점에서도 발자국이 드문 낯선 방식의 영화지만, 좋은 배우와 스태프가 조금씩 소중한 시간을 내어 단 7일의 촬영 기간으로 프로덕션을 마쳤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대화를 시작한다. 그 대화 속에는 추억이 되어버린 사랑을 바라보는 씁쓸함이 있고, 하룻밤의 사랑 이후 용기 내지 못한 마음, 뜻밖의 교감, 인생의 갈림길에 마주한 애틋함이 있다.
네 가지 에피소드의 단면 속에 드러난 그들의 대화와 표정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그들의 과거와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태어났다. 네 명의 그녀들이 시나리오의 상황이 아닌, 다른 사정에 놓였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콘셉트로 잡아 스핀오프한 단편소설 네 편이 들어 있다. 그들 삶의 경험과 감정을 교감할 수 있는 또 다른 축이 김종관 특유의 감성과 문체로 녹아 있어 〈더 테이블〉을 깊고 풍성하게, 다층적으로 볼 수 있는 텍스트가 된다.
텍스트의 주된 정서는 ‘클로즈업’된 이야기와 ‘바깥’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만들어진다. 결함과 모순을 가진 한 인간의 내면, 얄팍한 인간사에 상처 받고 무너지는 감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정교하게 보여준다. 이는 텍스트 자체가 이야기 ‘바깥’으로 유연하게 확장하여 해석될 수 있는 김종관식 ‘클로즈업’의 힘이며, 그의 문체와 은유, 여백이 가진 힘이다.
각본집의 새로운 시도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설로 읽는 즐거움!
이 책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더 테이블’ 장에는 촬영 전 최종고인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담겨 있다. 영화의 에피소드와 순서가 다르며, 영화에서 삭제된 분량이 포함되어 있어 영화와 시나리오를 비교하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영화에서 보여준 시간선상의 느슨하지만 긴밀한 연계, 주인공의 감정을 텍스트로 읽어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줄 것이다.
‘언더 더 테이블’ 장은 단편소설로 구성된 그녀들의 후일담이다. 여백과 은유로 만들어진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여기서 독자는 그녀들의 깊은 곳에 있는 마음들, 모순과 결함, 지나간 시간들의 사정을 좀더 밀착하여 대면하게 된다.
‘비하인드 더 테이블’ 장에는 영화를 만들며 느낀 창작자의 고뇌가 담겼다. 희미한 공상이 선명한 그림으로 완성되는 과정, 작가의 취향, 취향이 가져오는 결과물, 그에 따르는 책임까지 긴장과 기대라는 이름으로 수식되는 창작자의 정서가 여실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더 테이블: 지나가는 마음들』은 영화를 보고 읽어도 영화를 보지 않고 읽어도 상관없다. 읽는 것과 보는 것의 즐거움은 다르다. 텍스트를 통해 우리는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우리가 겪어내는 삶과 사랑의 모습을 가장 섬세한 모습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모습과 닮은 그녀들의 후일담, 영화의 탄생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해석되는 바깥의 이야기들까지, 〈더 테이블〉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고 관객이 아닌 독자를 기다리는 마음을 작가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옷을 입고 분장을 한 배우들이 무대에 들어선 순간 땅과 볕의 영양을 먹고 움트고 꽃을 피우는 식물들처럼 스스로의 생명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만들어진 시간을 지나 나는 다시 글을 썼습니다. 지나간 인물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인물들이 다른 사정에 놓이고, 나는 그들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들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이 책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얼굴을 한 사람들에게, 모순과 결함을 안고 그럼에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아마도 그것은 나약하고 좋은 판단을 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가진 힘일지도 모른다.
◎ 책 속에서
작가의 말_막연하게 떠오른 이미지로 인물을 그렸습니다.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쓰면서 조금씩 그 인물들을 알아갔습니다. 배역이 캐스팅되었고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배우가 그 인물을 연기하는 순간 비로소 유진, 경진, 은희, 혜경 그리고 그 외의 인물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투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완성되고 머릿속에 떠돌던 인물들을 눈으로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그들은 나의 구상에서 시작되었지만 나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옷을 입고 분장을 한 배우들이 무대에 들어선 순간 땅과 볕의 영양을 먹고 움트고 꽃을 피우는 식물들처럼 스스로의 생명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만들어진 시간을 지나 나는 다시 글을 썼습니다. 지나간 인물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인물들이 다른 사정에 놓이고, 나는 그들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들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대부분 그들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지만 영화의 속편이 책으로 나온 셈입니다. 아무래도 흔치 않은 일이지 싶습니다.
이 책에는 배우와 공간이 생기기 전의 극본이 담겼고, 짧은 소설의 형식으로 극본 안의 인물들이 겪은 다른 사연들이 담겼습니다. 영화를 보고 읽어도 영화를 보지 않고 읽어도 상관없을 듯합니다. 각자의 감상은 다르겠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읽는 것과 보는 것의 재미는 다르니까요. 그녀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고 관객이 아닌 독자를 기다려봅니다. (6쪽)
스쳐 간 기억들을 떠올려보았으나 기억나지 않는다. 은희의 진짜 삶과 가짜 삶 어디에도 그녀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있었을까? 어딘가에? 은희는 잠시의 혼란을 견뎠다. 그리고 그녀가 지나온 가짜 삶들을 기억해보았다. 그녀의 삶 어딘가에 그 소녀의 얼굴이, 미소가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미소는 그녀의 기억 어디에도 없다. (154쪽)
흉터를 지니고 살던 K는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던 중 들른 타투샵에서 그 길게 난 상처들을 따라 꽃과 꽃의 줄기를 그렸다. 상처는 그럭저럭 멋진 역사가 된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경진은 남은 술을 비웠다. 빈 잔에 얼음들만 떠돌아다녔다. 경진은 자신의 왼쪽 팔과 두 다리, 그리고 등과 왼쪽 가슴께를 타고 배꼽까지 내려온 화상 자국을 생각했다. (161쪽)
경진은 K가 여행했던 먼 곳의 겨울은 어떨까 그려보았다. 두꺼운 옷을 벗지 않아도 되는 곳, 여름이 오지 않는 곳, 빽빽하게 들어선 자작나무 숲과, 아무도 없는 바람 부는 먼 곳으로의 여행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상상했다. 세상에 혼자뿐인 감추어진 그녀만의 숲속에서 옷을 벗고 바람에 알몸을 대어보는 것을. (164쪽)
어느 밤, 아카시아 향에 출렁거렸던 혜화동의 조용한 주택가에서 혜경과 운철은 이내 슬픔을 느꼈다. 향은 혀끝에 닿는 듯 달콤했다. 아무도 없었고 그들은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운철의 손이 혜경의 손등에 닿을 때가 있었다. 둘은 멈추는 길을 몰라 계속 걷기만 했다. 놀이터에 앉아 밤을 보았고 행복과 동시에 서글픔이 있었다. 그들은 섹스를 하지 않았고 만나면 그저 취하고 걷는 것이 다였음에도 그들은 이미 성적인 관계에 엮여 있었다. (172쪽)
극이 끝나면 저는 다시 갈피를 잃어버려요. 저는 다시 누구인지 모르는 내가 되어요. 가진 게 없는 사람. 전에 있던 나라는 사람이 빠져나가고 두려움을 느끼는 누군가가 되어버립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저는 다시 그 역할놀이로 빠져들기 위해 살아요. 노력을 하지만 좋은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아요. 기회를 다시 찾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저는 다시 가면을 써요. 진짜 가면이요. 저는 저를 모르는 채 정말 제가 모르겠는 사람을 연기해요. (191쪽)
후회하기도 늦었지만 나는 닫는 삶을 살아왔다. 사람들 사이를 걷지 못했고 나를 찾지 못했다. 나는 텅 빈 곳을 좇았다. 텅 빈 거리와 살아 있던 것들의 흔적들을 카메라로 담으며 그저 견디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다. 관찰이라는 것으로 즐거움을 찾았지만 나 외에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사실 잘 알지 못했다. (193쪽)
안톤 체호프와 레이먼드 카버, 제임스 설터, 엘리스 먼로, 헨리 제임스, 줌파 라히리, 마쓰모토 세이초 등의 작가들이 쓴 단편소설들은 내가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적잖은 토양이 되었다. 요란한 수식 없이 함축적으로 내용과 정서를 전달하고, 단 하나의 장면으로도 인간의 삶이 드러난다. 한 사람이 느낀 긴 삶의 슬픔도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단지 하나의 사건으로도 혹은 짧은 시간의 토막으로도 보이지 않는 삶의 이면을 이야기한다. (201쪽)
생생하고 깊이 있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들이 각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렇게 하나의 사연을 끝내면 다음 날 같은 테이블 같은 의자에 다음의 배우들이 앉았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또다시 배우들은 대화를 시작했다. 대화를 하거나 대화를 듣거나 눈길이 오가고 엇갈리며 배우들은 나의 글에 생명을 덧대어주었다. 나와 스태프들은 숨죽인 채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았고 배우들이 떠나면 빈 공간을 찍었다. 긴장의 시간들이 지나고 모든 촬영이 끝난 후, 나는 배우들이 떠난 의자에 앉아본 적이 있다. 모든 것이 지나간 텅 빈 공간에 이야기들이 남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도, 창밖 거리에도, 내가 보았던 것들이 그곳에 남아 있었다. (203쪽)
구매가격 : 10,800 원
나의 안부를 나에게 물었다
도서정보 : 강남구 | 2017-10-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그래서 지금 행복하니? 그 말에 난 다시 흔들렸다.”
KBS <인간극장>과 감동의 에세이 《지금 꼭 안아줄 것》의 주인공,
그가 인생의 모퉁이를 돌아 발견한 꿈, 희망 그리고 ‘나’
아이와 단둘이서 일상을 꾸려가다 이제는 아빠로서의 삶에만 머물지 않고 새롭게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 전직 방송기자 강남구의 자전적 에세이.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절망과 상실감에서 벗어나 아이와 함께 아픔을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전작 《지금 꼭 안아줄 것》 그 후의 이야기이다.
진짜로 원하는 삶을 찾아서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익숙해질 때쯤 아빠의 눈에 아이가 들어온다. 그동안 가정에 소홀한 채 일만 좇아 살아왔던 지난 시간을 아쉬워하며 아이에게 못다 한 사랑을 쏟기 시작한다. 육아에 적응해가면서 아이와 함께 살아갈 미래와 자신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기도 한다.
그렇게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득 돌아본 삶은 의심스럽기만 하다. 나는 잘살고 있는 걸까, 누구를 위한 삶일까, 마치 ‘나’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 ‘나’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주부로 살던 아빠는 ‘진짜 원하는 삶’을 고민하며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나이에 상담심리대학원에 진학한다. 자신과 아이가 상처를 치유 받았던 것처럼 심리상담가가 되어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싶다는 꿈을 꾸며 이제 자신만의 길을 찾아서 걸어간다.
어른이 되어 다시 꿈을 찾아가는 저자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평범하고 지난한 생활 속에서 위로와 행복을 길어올리는 특별한 글의 힘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이 순간을 사랑할 것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담은 1부는 엄마를 떠나보낸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아빠와 아이는 슬픔은 숨기지 않고 드러낼 때, 그 크기만큼 온전히 슬퍼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치유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 깨달음 후에 KBS <인간극장>에 출연을 결심하고 사람들에게 일상을 공개한다. 그렇게 아빠와 아이는 서로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사랑을 배워간다. 아이는 자라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아빠는 늦잠을 자서 정신없는 아침을 보내기도 하고,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 마음에 공감해주기도 하며, 아빠와 아이는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함께 자라간다.
주부이자 아빠로서의 생활에만 머물지 않고 심리상담대학원에 진학해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인 2부는 ‘나’라는 존재로서 행복을 찾고자 하는 한 남자의 고민을 그리고 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을 찾아 시작한 심리학 공부를 통해 타인의 삶을 공감하고 인정해주어야 할 이유를 이해하고, ‘내 인생을 찾고 싶어’라고 말하며 안정적인 울타리에서 스스로 나온 동생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삶을 꿈꾼다. 그리고 이제는 고집스럽게 행복만을 좇는 대신 오늘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살기로 다짐한다.
아빠와 아이의 소소한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머릿속에 따뜻한 풍경이 그려지고 입가에는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에게 좋은 아빠이고 싶은, 그리고 자신의 꿈을 따라 살고 싶은 한 남자의 이야기는 책을 덮는 순간 우리에게 한마디 말을 건넨다. 오늘 이 순간을 사랑하자고.
본문 발췌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마주하면 ‘부정’하며 자신을 보호한다. 그 부정을 통해 마음은 잠시 위안을 받지만 마주해야 할 현실은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남는다. 삶이 아름다운 건 끝이 있기 때문이라는 카프카의 말처럼, 내 삶을 잘 가꾸기 위해선 내 삶이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야 했다. 삶의 끝을 바라보니 존경받는 기자로 살기보다 사랑받는 아빠로 살고 싶었다.
ㅡ <퇴사> 중에서
슬픔은 감추지 않고 드러낼 때 사람들이 다가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그 격려와 위로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ㅡ <인간 극장> 중에서
충분히 슬퍼했을 때만 비로소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 슬픔을 마주하지 못한 채 피하거나 억누르면 그 슬픔은 그 사람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ㅡ <은하철도 999> 중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기란 여전히 어려웠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진짜인 나를 먼저 찾고 이해해야 했으니까. 남들의 시선과 평가를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ㅡ <진짜로 원하는 삶> 중에서
이제 특별한 계획이라는 건 없다. 그냥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그런 오늘이 모여 내일을 만들 테니. 부처님이 했던 말이던가. 내일을 알고 싶으면 오늘을 보라고. 하루하루 하고 싶은 걸 하다보면 내일은 오늘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있을 거란 상상을 한다. 다만 하나는 분명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것. 내 삶이 끝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오늘 이 순간을 사랑하기로 했다. 흐르는 강물처럼.
ㅡ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구매가격 : 9,100 원
따라쟁이의 반란
도서정보 : 정윤이 | 2017-09-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어렸을 때는 누구나 엄마나 언니들을 따라한다. 하지만 유니는 유독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하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유니는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게 때문이다. 그저 언니가 하는 것이 좋아보여서, 친구가 하는 것이 재미있어 보이고 멋져 보여서 따라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다 보니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기고, 잘 하는 것이 생기게 되었다.
구매가격 : 2,000 원
남불 앵커 힘내라 얍!!
도서정보 : 남불 | 2017-09-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일상 속에서의 웃음과 감동, 그 속의 깨달음!
진정한 행복은 평범한 삶 그 자체에 있다!
현대 사회는 쉼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오늘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내일은 틀린 것이 될 정도로 계속해서 변화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을 꿈꾸지만 끊임없이 급변하는 세상 속에 진정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단어의 본질조차 잊어버린 채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가기 위해 허둥지둥한다.
이 책 『남불 앵커 힘내라, 얍!!』은 이러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감동으로 보듬으며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행복의 본질을 삶에서 알 수 있도록 깊은 깨달음을 전달한다. 웃음과 감동이 담긴 가족, 친지와의 진솔한 이야기에서 일상의 깨달음을 얻고, 불가(佛家)의 선문답(禪問答)을 가득 담은 칼럼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진리를 사색하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또한 저자가 BBS청주불교방송의 시사앵커로서 근무하며 했던 방송 멘트 속에서는 2010년~2012년 연간의 사회적 이슈들을 되짚으며 지금 우리 시대를 비판하는 냉철한 시선 역시 느낄 수 있다.
저자 남불 대변인은 삼성 근무, 입시학원 운영, BBS청주불교방송 시사앵커 활동, 충북 ‘하얀민들레 생태마을’ 사무장 등 독특한 이력을 거쳐 온 바 있다. 또한 현재는 국민의당 충북도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한편 힘겨운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돌려주는 강사로서 맹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생활의 고백 속에서 문득 던지는 불교적 깨달음과 자연 속에서의 소박한 삶에 대한 깊은 열망, 농촌공동체와 농민들에 대한 크나큰 애정 등 저자의 독특한 이력 하나하나가 책 속에서 드러나는 지점을 찾는 것도 즐거운 독서의 과정이 될 것이다.
“먼저 간 이는 우리들 스승,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삶은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아니라 누려야 할 향연이다.” 등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말은 궁극적으로 무엇이 행복의 본질인지 우리에게 명확히 전달해 준다. 누구나 행복을 좇지만 무엇이 행복인지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에 이러한 메시지는 더욱 우리의 가슴속에 깊이 다가온다고 할 수 있다.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럽고 어디서부터 희망을 찾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사회 풍경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단순히 상황을 지켜보게 되면, 넓은 바다에 잠시 파도가 일렁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을 되새겨 본다면 우리에게 행복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그렇기에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 『남불 앵커 힘내라, 얍!!』을 읽고 ‘삶의 향연’을 누리며 즐길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구매가격 : 9,750 원
늦게 핀 미로에서
도서정보 : 김미정 | 2017-09-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조금 늦은 시작은 더 많은 가능성으로”
음악치료사, 하모니 코치 김미정이 들려주는 소통과 치유의 이야기
바야흐로 ‘인생 100세’ 시대의 막이 올랐다. 올해 2017년은 60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천만 명을 넘어서는 한 해이며 고령화 사회를 넘어선 초고령화 사회로 들어서고 있다는 예측과 함께 사회의 변화가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빨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사회 변화의 속도에 비해 노년층과 중·장년층의 대비는 아직까지 미약하다. “인생 2막은 물론 3막까지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도 새로운 세상으로 뛰쳐나갈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책 『늦게 핀 미로에서』는 학위도, 전공도 없지만 음악에 대한 넘치는 열정과 사회에 기여하는 인생이 되고 싶다는 소명감으로 음악치료사의 길에 발 디딘 저자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재활시설의 장애아동들, 폐쇄정신병동의 환자들, 요양병원의 치매노인들, 한센인 마을의 한센인들, 다문화교육시설의 다문화 여성들 등 사회 곳곳의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하나 되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가슴이 절로 뭉클해지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중·장년 교육, 농촌교육, 퇴직자 전직 지원 교육, 학부모 교육, 공무원 교육, 기업 교육, 교도소 인성교육 등 다양한 강의에서 변화와 발전을 외치고 마음까지 치유하는 모습 또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미정 강사는 51세의 평범한 주부를 음악치료사, 하모니 코치의 길로 이끈 것은 ‘변화와 기여에 대한 욕구’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가족만이 아니라 경계를 넘어서는 나를 상상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무조건 믿었다”라는 저자의 말은 그녀가 가진 강사로서의 소명의식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전공도, 학위도 없어 인정받지 못했을 때는 “신문지가 구겨지는 듯 초라함의 극치를 느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늦은 나이에 시작한 새로운 도전의 벽은 자연스럽게 고난이 되고 역경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고독하지 않고 사색하지 않고 눈물 흘리지 않고 어떻게 성장하리오.”라고 하며 노래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더더욱 우리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그저 ‘희망사항’이었던 ‘100세 인생’이 성큼 우리의 눈앞까지 다가와 있다. 하지만 늘어난 인생을 살아갈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채 그저 ‘살아 있어야’하는 인생은 그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 이 책 『늦게 핀 미로에서』가 인생 2막, 3막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의 가능성에 변화와 도전에 대한 열망, 그리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리라 기대해 본다.
구매가격 : 9,750 원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도서정보 : 오풍연 | 2017-09-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30년 기자 생활의 끝? 또 다른 시작이다!”
휴넷 사회행복실 오풍연 이사가 들려주는 ‘행복한 일상, 그 즐거운 일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기’에 얽힌 한두 개의 기억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그림과 함께 삐뚤빼뚤한 글씨로 서투르게 쓰던 그림일기의 기억부터, 방학이면 실컷 놀다가 개학 전날이 되어서야 밀린 일기를 쓰던 기억, 멋진 한 해를 만들어보고자 다짐하며 쓰기 시작한 다이어리가 삼 일을 채 넘기지 못하고 서랍 속에 자리하게 된 기억 등등. 가끔은 어린 시절 쓰던 일기를 차곡차곡 모아 두어 어른이 된 지금에 와서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보곤 한다. 그럴 때면 ‘오늘부터라도 다시 일기를 써 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매일을 기록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렇듯 ‘일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모두가 어떤 이유로든 일기를 한 번 이상은 써 봤기 때문이다.
책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는 저자가 2016년 한 해 동안 새벽마다 꾸준히 썼던 일기를 차곡차곡 모아 펴낸 독특한 형식의 에세이집이다. 보통 우리가 쓰는 일기처럼 날짜와 제목, 그날 있었던 일이나 문득 든 스친 생각들을 정리한 것으로, 문장을 특별히 어렵게 꾸며 쓰려고 하지 않아서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이 일기에 어떤 이야기를 썼는지 궁금해하며 몰래 보는 것처럼, 이 책 또한 꼭 저자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라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이런 독특한 개성을 가진 글을, 저자 본인은 ‘오풍연 문학’이라고 칭하고 있다. 매일 쓰는 몇 줄의 일기도 문학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셈이다.
현재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저자는 2016년 10월에 30년간의 기자 생활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 동안 해 왔던 일을 그만두고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1막보다 못한 2막을 살게 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현재 한 회사의 이사로, 또 매일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하며 글을 쓰는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누구보다도 가장 일찍 새벽을 열고 글로 하루를 시작하는 저자는 일기를 통해 행복한 인생 2막의 초석을 다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하지 않은 기억들은 쉽게 망각하지만, 기록을 통해 반성하고 되새기면 좋은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새해가 돌아올 때마다 우리는 이런저런 목표를 세우고 다짐을 하며 조금 더 나은 하루,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꾼다. 운동이나 금연 또한 훌륭한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올해는 매일 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 전혀 어렵지 않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글을 치장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받아들이고 진솔한 이야기를 적어보는 것이다. 올해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우리도 우리만의 ‘행복일기’를 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구매가격 : 9,750 원
무일푼 노숙사 100억 ceo 되다
도서정보 : 최인규 | 2017-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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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능력을 이기고 원대한 꿈을 이끈다!”
이 시대 N포세대에게 꼭 전하고픈,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한마디!
청년실업, 과연 해결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고 어두운 사회문제로서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그리 가볍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그러나 건국 이래 대한민국이 이러한 어려움을 한 번도 겪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60~70년대 극도의 빈곤, IMF, 미국발 부동산 금융위기 등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지혜로 스스로 블루오션을 찾아 결국 성공에 이른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책『무일푼 노숙자 100억 CEO 되다』의 저자 최인규 (주)다다오피스 대표도 아주 흔하디흔한 사회의 ‘흙수저’에 불과했다. 한때 종교에 심취해 나락으로 추락한 경험도 겪기도 했으나 그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에 인정받는 성공한 사업가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결국 창조적 아이디어를 뿜어내는 열정이었다.
책을 통해 저자는 본인의 사업 노하우를 아낌없이 소개해 놓고 있다. 고객에게 더욱 싸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자체적인 계산 프로그램을 갖추기도 하고, 다른 사업장에서 흔히 쓰이는 벨을 이용해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으며, 업계에 고정관념처럼 퍼져 있는 매장 구조를 과감하게 뜯어고쳐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결국 그가 결코 실패하지 않는, 성공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갖고 고민하고 연구한 찬란한 결과물들인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담이 본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본인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가족,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때 실수로 겪은 실패담을 비롯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지고자 하는 열정과 도전의 메세지를 본인의 경험담과 함께 녹여내어 담백하고 편안하게 전하고 있다.
“나는 한계 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계라는 것은 고정관념일 수 있고, 편견일 수도 있으며 도전해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막는 장해물이 된다. 많이 배울수록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것들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저자에게서 우리는 ‘도전’이라고 하는 단어를 다시 되새김해보게 된다. 과연 우리가 생각한 도전이 우리 안에 있는 한계 안에서 맴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계를 뛰어넘는 ‘진짜’ 도전이야말로 추상적 개념의 도전에 벗어나 실질적 역경을 극복하는 비결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9,75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