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되지 않는 위로를 위해
도서정보 : 문해인, 박지원, 권주희 | 2022-12-31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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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아스팔트 속에서 자라는 풀을 보며 생각합니다.
저기에 흙과 양분이 얼마나 있다고. 아스팔트가 얇게 깔리지도 않았을텐데.
틈마다 파고드는 식물을 보면 귀엽다가도 금방 눈을 꼭 감게 됩니다.
꼭 저 모습처럼 생명력을 회복하고 싶어서요.
아스팔트 틈에서 난 풀을 보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니.
그들을 닮고 싶은 우리도 세상 틈에 옹기종기 모여 글을 썼습니다.
두꺼운 벽을 뚫기보다 조금 틈새에서 싹을 틔워 보고 싶어서요.
위로를 받고 자라난 우리의 풀들.
다른 풀들에게 틈새의 우리가 다른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아스팔트 틈에서 풀들을 찾아보세요.
구매가격 : 9,100 원
교감샘, 뭐하세요? 1년차
도서정보 : 초보교감 | 2022-12-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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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선생님은 하루 ' 종일 교무실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궁금증과 함께 교감 선생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학교 밖에서는 알 수 없는 복잡다단한 학교 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발생하는 학교 민원, 교원 인사, 학교폭력, 아동학대 등을 담임 선생님, 교장 선생님, 경찰관, 주민센터 직원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교감 선생님 하루. 글을 읽다 보면 아마 초보교감을 응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초보교감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업무시스템과 나이스 활용 방안도 꼼꼼히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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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샘, 뭐하세요? 2년차
도서정보 : 초보교감 | 2022-12-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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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선생님은 하루 ' 종일 교무실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궁금증과 함께 교감 선생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학교 밖에서는 알 수 없는 복잡다단한 학교 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발생하는 학교 민원, 교원 인사, 학교폭력, 아동학대 등을 담임 선생님, 교장 선생님, 경찰관, 주민센터 직원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교감 선생님 하루. 글을 읽다 보면 아마 초보교감을 응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초보교감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업무시스템과 나이스 활용 방안도 꼼꼼히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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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사계절
도서정보 : 지숙경 | 2022-12-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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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를 뿌리고 물을 주자
그리고, 기다리자!
흐드러진 봄날도 눈 내리던 겨울밤도
정원을 가꾸며 도자기를 빚던 나날
자연 속에서 땀흘려 일하며 발견한 아름다움
부족할수록 넉넉하다. 고단해도 뿌듯하다. 계절의 호흡에 따라 사는 한 해 한 해의 순환은 땅에 단단히 발 딛고 살아가는 실감을 주었다. 스물세 해가 흘렀다. 도예가는 숲속에 작업실을 짓고 땅을 일구며 산다.
『숲속의 사계절』은 도예가 지숙경이 23년 동안 경기도 칠장산 아래에서 도자기를 빚으며 사시사철 정원을 일군 기록을 담은 산문집이다. 그는 흙과 씨름하고 흙을 달래다 흙을 닮아간다. 산속 집을 둘러싼 그의 정원은 1000여 평이 넘어 밭에 가깝다. 양귀비, 작약, 히아신스, 튤립, 벚나무. 철철이 피고 지는 꽃을 돌보고 잡초 뽑고 채소를 가꾸다보면 하루해가 짧다. 운명처럼 이끌려 시작한 도자기 작업도 흙의 일이다. 빚고 굽고 유약을 발라 오묘한 색을 기다리는 일은 거듭할수록 미묘하고 매번 마음 떨리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고집 센 듯해도 결실을 안겨주는 흙의 마음을. 조급해하며 보채지 않아도 싹을 틔워 올리는 땅의 약속을.
그는 조금 고집스레 땅을 일구고 땔감을 패고 손으로 도자기 작업을 하며 자립의 삶을 이어나간다. 스물세 해 동안 그래왔으니 이제 실험이라기보단 지속 가능한 정착이다. 그가 보여주는 삶은 ‘이렇게 살아도 됨’의 작은 증명이다.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바쁘고, 채우기도 전에 보여주고 전시하느라 자꾸 가난해지는 우리에게 시원한 샘물이 된다. 굳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호수로 떠날 필요가 있을까.
계절이 주는 선물,
보채지 않아도
순리대로 산다. 절기를 따르며 계절과 함께 산다. 오지 않은 열매를 보채지 않고 내 할일 하며 기다린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사랑한다.
자연 속에서는 이런 원칙이 미사여구가 아니다. 먹을 것을 얻고 꽃을 피우기 위해선 따를 수밖에 없는 생활의 습관이다. 급한 마음에 씨앗 심고 물 잔뜩 준다고 당장 내일 꽃피는 게 아니지 않은가. 기다려야 한다. 햇살과 온도와 비와 시간을.
저자는 처음, 숲속에 집을 짓고 텃밭을 마련하며 자급자족에 가까운 생활을 꿈꾸었다. 푸성귀를 심고 봄에는 나물을 채집하고 오죽하면 땔감까지 산에서 간벌한 나무를 끌고 올 정도였다. 덜어낼수록 풍요로워지는 삶을 믿었다.
자연에 기대어 살려면 기다림을 배워야 했다.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다 때가 있다”고. 도시인에겐 한낱 수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이 말이 땅을 일구는 그에겐 진실이다. 때가 되면 씨앗 심고 풀 뽑아야 한다. 어느 하나 때를 놓치면 안 되기에 거무튀튀한 촌부의 얼굴이 됐지만 하나 억울하지 않다. 땅은 시간이 지나면 때맞춰 선물을 돌려준다.
흙을 빚다
도자기를 굽다
그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작업에 알맞게 흙이 반죽되는 토련기 대신 직접 흙을 밟아서 꼬막을 밀어서 쓰고, 디지털 설정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전기 가마나 기름 가마 대신 도끼로 장작을 패고 그 장작 하나하나를 집어넣어 작업자의 눈과 경험으로 가마 온도를 결정하는 장작 가마를 땐다.
매년 10월 가을 가마 소성(도자기를 가마에 넣고 불을 때는 일)은 어쩌면 1년 도자기 농사를 마무리하는 의식에 가깝다. 가마 안에 요철이 생기도록 도자기를 하나하나 놓은 다음 패놓은 소나무 장작을 가마 칸에 던져넣으며 서른 시간 동안 뜬눈으로 도자기 곁을 지킨다. 가마를 열어 완성된 도자기를 보면 흡족할 때도 있고 마음에 차지 않을 때도 있지만 모든 게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자연의 이치 아닐까? 대신 작가인 내 마음엔 안 들어도 다른 누군가에겐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점!
토마토 수프를 먹는 밤
자발적 은둔자의 위트 넘치는 숲속 생활
홀로 있지만 적막하지 않다. 숲속 생활엔 어려움도 있지만 대개 생기와 위트가 넘친다. 너푸리, 나비, 짝눈이…… 함께하는 개, 고양이가 나눠주는 온기로 포근하다. 눈 내린 겨울 산비탈에서 썰매도 무엇도 없이 엉덩이로 폭신한 눈을 미끄럼 타고 내려오는 재미는 숲속 생활자만 아는 즐거움 아닐까?
서로 의지하고 도울 수밖에 없는 이웃의 이야기도 정겹다. 나보다 더 풀 매기를 독려하는 지연이 할머니는 내가 잠시 허리라도 펼라치면 “아니, 그래가지고 언제 다 할겨, 사장님! 해 떨어지기 전에 빨리빨리 혀야지” 꾸지람이 호되다. 알고 보면 홀로 자식들 건사하며 쉼없이 일해야 했던 사연 있는 속 깊은 분이다. 손끝 매운 앞집 장금이 김명자 선생도 막역한 이웃사촌. 종종 손 야문 그분의 협찬을 받아 식탁을 차려낸다. 김치에서 떡볶이까지 정말 끝내준다. 고추김치와 초여름 참외장아찌는 그분 레시피다.
때로는 고립이 주는 기쁨을 마음껏 누린다. 눈이 무진 내린 어느 새해에는 폭설을 핑계 삼아 고향 방문도 취소하고 집에서 홀로 따끈한 떡국을 먹었다. 숲에 산다고 인간 보편의 근심이 어찌 없을까. 그러나 눈 치우고 정원 일 하고 하루종일 물레와 씨름하며 육체노동을 하고 나면 맛있게 밥 먹고 이내 잠든다.
처음, 도로가 포장돼 있지 않아 길도 분간하기 힘든 이곳에 집을 지어 홀로 살겠다고 나섰을 때 어머니는 걱정하셨다. 어느 날 해질녘 걸려온 전화. “좋으냐? 행복하니?” 엄마의 나직한 음성이었다. “내가 복이 참 많은가봐요, 이런 곳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유.” 엄마는 전화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됐다. 니가 행복하면 됐다.”
구매가격 : 9,800 원
요가 다녀왔습니다
도서정보 : 신경숙 | 2022-12-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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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내가 소설쓰기 외에 가장 오래 해온 일입니다.
글쓰기를 위해서 시작한 요가는 뜻밖에 나에게 사람과 사물에 대해
친절하고 다정한 태도를 지니게 해주었어요.”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일상을 다정하게 껴안기
신경숙 소설가가 요가를 하면서 지내온 잔물결 같은 순간의 기록
오랜 시간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들 그리고 창작자들에게는 자리잡고 정착된 저마다의 생활 습관이 있다. 널리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처럼, 수많은 창작자들이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 사이사이 서랍처럼 창작의 시간을 둔다. 그 시간에다 근력을 보태기 위해 달리기와 걷기, 수영, 요가 등 오래도록 하고 있는 운동도 있다. 최근 ‘루틴’ 혹은 ‘리추얼’ 등의 개념이 일상에 긍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듯이 일상의 꾸준한 반복은 창작자들에게 에너지를 견인해주고 그들의 창작 욕구를 더욱 창의적으로 북돋워준다. 『엄마를 부탁해』『리진』『외딴방』 등의 작품이 해외에 출간되어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한국 소설의 아름다움을 알리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신경숙 소설가 역시 소설쓰기만큼이나 오래 해온 것이 있다. 바로 ‘요가’다.
마흔이 될 즈음, 가지고 태어난 체력이 다해 가는 것을 느끼며 요가를 시작한 지 어느덧 15년이 넘었다. 그러면서 요가는 이제 한끼 식사처럼, 그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여행을 떠나서도 도시 근처의 요가원을 찾아 나서고, 여행 가방 안에는 항상 요가 매트가 들어 있다. 여행지 숙소에서도 매일같이 태양 경배 자세와 머리 서기 등의 아사나와 교호 호흡 등의 호흡법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렇게 요가를 하면서 지내온 순간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 책 『요가 다녀왔습니다』는 어느 낭독회에서 시작되었다. 그의 소설 『리진』이 미국에서 출판되어 뉴욕을 방문했을 때의 일정 중 하나인 ‘요가원에서의 북 리딩’. 저자는 뉴욕의 요가원에서 요가복을 입고 앉은 사람들 앞에서 『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와 맑아진 정신으로 나무 자세를 해본다. 그즈음이었다. “왜 요가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아요? 요가에 대한 책을 쓰겠다고 약속해요”라는 에이전트의 말을 들으면서, “소설 쓰는 일 외에 가장 오래 해온 일은 요가인데 그동안 요가에 대한 글을 쓸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한 편 한 편씩 글을 쓰기 시작한다. 지난 15년간 요가는 자신에게 무엇이었으며 어떤 의미였을까 궁금해하며.
오랜 시간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쓰는 일에만 매달려 왔던 저자가 요가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새벽 세시에 일어나 아침 아홉시까지 글을 쓴 뒤, “나 요가하러 가요!” 말하고는 아침 아홉시 반에 시작하는 요가하러 가는 것이 일상의 자연스러운 패턴으로 자리잡는다. 집에 누가 있든 없든, “나 요가하러 가요!”라고 외치면 그 말이 자기 자신에게 돌아와, 스스로가 받아들이는 것을 느낀다. 그 생활은 지금껏 굵은 나무가 되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불균형으로 이루어진 몸을 받아들인 후
맑은 아침 공기처럼 스며든 꾸준함에 관하여
책 속에는 요가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설가의 글쓰기 그리고 요가원을 방문하는 그의 다정한 이웃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일상의 면면을 섬세하고 고요하게 응시하면서 저자는 요가를 시작한 후 새삼 자신의 몸의 불균형을 느낀다. 그러면서 여행지에서도 몸에 물을 주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요가원을 찾아 헤매고, 혼자 머리 서기를 연습해보기도 한다. 몸의 불균형은 마음으로도 이어져, 마음이 어수선할 때는 나무 자세 또한 흔들흔들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주 3회 아침 아홉시 반에 모여 함께 요가하는 이웃들은 함께 하다가도 떠나가고 또다시 새롭게 만나기도 한다. 그들과 사바 아사나, 태양 경배 자세, 달 경배 자세 등을 이어가며 한 공간에서 같이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시간을 겹쳐본다. 이 시간을 통해 저자는 이웃의 기쁨과 슬픔을 직간접적으로 느끼며 삶의 구석구석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다. 홍콩에서 열린 맨 아시아 문학상 시상식에서도, 친구들과 떠난 속초의 바닷가에서도, 처음 소설을 쓰던 순간을 되돌아볼 때도 그리고 아쿠아리움에서 가오리의 호흡을 보면서도 요가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요가는 한 자세를 달성하기 위한 성취보다는 다음 동작을 물 흐르듯 이어가는 행위에 가깝다. 하나의 자세는 다음 자세를 이어 부르고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숨을 멈추지 않고 계속 들이마시고 내쉬어야 한다. 무엇이든 ‘멈추지 않고 계속해보는 것’ 그것은 삶 전반에서 우리가 취해야 하는 자세와도 닮아 있다.
오늘은 마음 안쪽의 균형이 손바닥만큼이라도 유지되길 바라며
이 책은 “나 요가하러 가요!” 하고 시작되어 “요가 다녀왔습니다” 하고 마무리된다. 소설가의 삶 한켠에 깊이 자리잡은 요가를 통해 저자는 자신의 글쓰기를 반추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대해서 가늠해본다. 이것은 모두 요가를 통해서 알게 된 삶의 자세이다. “몸의 기별, 몸의 기척에 우리는 얼마나 무심한가.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몸맹盲’이다. 몸을 읽지 못해 마음도 읽지 못하는 지경이다. 자기 몸에 눈뜨지 못하고서 어찌 ‘나는 나’라고 말할 수 있으랴”라는 이문재 시인의 추천사처럼, 몸의 움직임을 통해 ‘나’를 알아갈 수 있다.
어느날, 저자는 서랍 안에 차곡차곡 넣어둔 파일 속에서 요가에 관해 썼던 글들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마지막 글에서, 소설을 써왔던 자신의 단단한 세계와 요가를 하며 몸으로 알게 된 것을 포개어본다. 그리고 한낮의 고요를 뚫고 코로나19로 맞닥뜨린 팬데믹 상황으로 오래 멈추었던 요가원을 다시 방문하며 이렇게 쓴다. “후퇴해도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얻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나는 알고 있다. 다시 시작해도 나는 앞으로 점점 더 요가 실력이 후퇴하리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계속하기로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뒤로 물러나는 것들이 남겨놓을 무늬들을 끌어안기로 한다.”
우리의 삶은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상처를 겪으면 쉬이 회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물러난 것들을 끌어안고 나아가는 용기에 대해서 우리는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가 다녀왔습니다”라고 혼잣말처럼 말하고 집에 들어온 이후에도 다음날 “나 요가하러 가요!” 하고 다시금 문을 열고 집을 나서게 되는 것처럼.
구매가격 : 10,400 원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도서정보 : 권지명 | 2022-12-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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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장애를 가진 사람과 사랑할 수 있나요?
보통의 삶이 어려워도 한 남자와 여자일 뿐입니다
7년 전, 이혼을 갈망하며 부르짖었습니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는 후회의 말이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다시 고백합니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다. 저자는 남자가 유전성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혼한 여성으로, 보통 부부와 다른 출산과 육아, 남편 거들기의 어려움을 겪는다. 흔히 이런 사정은 감추기 십상이지만, 꺼내놓으면 세상은 그만큼 넓어진다. 갖은 곡절을 겪으며 미움과 후회가 고마움으로 익어가는 모습, 비로소 두 사람이 나란해진다.
- 백진앙(전 한벗재단 이사장)
신체 건강한 누군가의 남편을 부러워하던 나에서, 불편한 몸 안에 갇힌 설움과 아픔까지 느끼게 되는 내가 되기까지의 놀라운 변화는 ‘사랑’이 아니고서는 다른 말로 표현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보통의 삶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했고, 마침내 이루어낸 그 사랑에 감히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습니다.
- 김효진(장애여성 인권활동가)
구매가격 : 16,000 원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도서정보 : 차영민 | 2022-12-2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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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이런 편의점은 처음이지?
제주도 바닷가 마을 편의점에선 밤마다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는 제주에 사는 젊은 작가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모은 에세이다. 최소한의 ‘밥벌이’와 ‘글쓰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작한 편의점 아르바이트.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편의점에 이렇게 기기묘묘한 사람들이 찾아올 줄 누가 알았을까? 24시간 편의점에는 물건도 많고, 이야기도 많다. 술을 따르라고 하면서 “내가 왕년에 말이야”로 시작되는 자신의 과거사를 풀어놓는 ‘진상 1호’, 고물 자전거를 싸게 팔겠다며 매일같이 찾아오는 화가 아저씨, 본인의 오해로 고성과 욕설을 퍼붓고도 사과 한 마디 없는 아저씨, 중요 부위에 소시지를 숨겨 도망가려던 청년, 이른 새벽부터 편의점에 찾아와 자신들의 교리를 세뇌시키려던 모 종교 열혈 신자들, 편의점 안에서 격정적인 입맞춤을 하는 커플 등. 작가는 자신의 알바 경험을 녹여내 편의점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그렸다. 제주에서의 삶도 그려지는데, 고기국수와 흑돼지를 먹는 장면은 정말이지 침을 꿀꺽 삼키게 만든다.
작가는 우리가 삭막하게 스쳐 지나갔던 편의점의 순간들에 온기를 채워 넣었다. 도시의 편의점에서는 인간미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곳 제주도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 편의점의 일상은 역동적이면서 따뜻하다. 한 성깔 하지만 열혈 알바생인 ‘차 작가’는 손님들의 친구가 되기도 하며 기발한 방법으로 진상 손님들로부터 편의점을 지켜낸다.
누군가의 눈에는 하찮게 보일 수 있는 편의점 알바. 흔히 편의점 알바생을 ‘편돌이’나 ‘편순이’로 낮춰 부르기도 하지만, ‘차 작가’는 자신의 꿈을 위해 오늘도 편의점에 출근한다. 눈에 띄지 않는 한구석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를 보며 삶의 의욕을 되찾게 되는 건 보너스! 위트 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펼쳐진 ‘사람 냄새, 바다 냄새’ 가득한 이야기는 누구라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유쾌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8,000 원
외씨버선길, 영덕 : 복사꽃 향기길
도서정보 : 경북북부연구원, 정해걸, 권오상, 이근미, 허영숙 | 2022-12-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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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버선길 복사꽃향기길 29.5km
길은 우리의 인생이다. 어제 걸은 길은 내일에는 또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과거에는 항일 의병장 신돌석 장군이 나라를 지키려 걸었고 오늘에는 산과 바다를 만나러 가는 길로 걷는다. 그 길 걸음마다 소복이 쌓여있는 삶의 진한 향기가 이제 ‘복사꽃향기길’의 진한 향으로 이어진다. 영월-봉화-청송-영양을 잇는 외씨버선길이 영덕으로 연결되어, 산이 곧 바다가 되었다.
영덕의 자랑인 블루로드가 외씨버선길과 만났다. 외씨버선길 복사꽃향기길은 29.5km의 팔을 벌려 영덕시장과 오십천변, 송이공원, 그리고 박점고개를 품에 안고 영양의 두들마을과 청송의 주왕산을 향해 내닫는다. 꽃향기 가득한 그 길에는 어릴 때 뛰어놀던 향이 배이고 있고, 청장년 시절을 도시에 나갔다가 돌아온 시니어의 애틋함도 깃들고 있다. 생태공원을 만들고, 캠핑장도 조성하면서 도시와 연결한다. 아름답고 유쾌한 옹기작품이 온 동네를 장식하는 그 동네로 우리를 이끈다.
구매가격 : 10,500 원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
도서정보 : 안소정 | 2022-12-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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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의 꿈은 좋은 어른이 되는 것
비혼, 지방러, 온천 명인, 회사원, 에세이스트……
평범한 듯 비범한 안소정의 적립식 성장기
“나 역시‘지방러’이고 혼자 사는 여성이며,
월세방과 전셋집을 전전하며 베란다를 갖기 위해 헤맨 경험이 있다.
이 책이 또래 혹은 후배들에게 위안이자 롤모델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_곽아람(『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지은이? 기자)
일본 벳푸 ‘온천 명인’ 도전기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2019)를 쓴 안소정의 두번째 에세이집. 지방에서 일하며 독립된 생활을 꾸려가는 30대 비혼 여성으로서 직업, 주거, 취미, 태도에 관해 쓴 글들을 담았다. ‘각자도생’이 사회의 법칙처럼 받들어지는 오늘날, 자립의 의미는 종종 ‘혼자 잘 사는 것’으로 축소되곤 한다. 좋은 어른을 찾기 어려운 각박한 세상에서 안소정은 내가 먼저 ‘좋은 어른’이 되자고 다짐하며 매일의 나를 성실하게 돌본다.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한 비약적인 변화는 아닐지라도, 차곡차곡 쌓아올린 그의 성장기는 오늘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위안과 온기를 선사한다.
구매가격 : 9,800 원
짐승일기
도서정보 : 김지승 | 2022-12-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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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의 여자에게 세상이 바라는 건 단 하나다.
안 보이기. 그리고 그건 너무 쉽다.”
쓸 수 없음으로 시작되는 쓰기
나는 나에 대해 말할 수 없음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난다에서 김지승 작가의 『짐승일기』를 출간한다. 주간 문학동네에 21년 9월부터 22년 1월까지 5개월간 연재되었던 이 작품은 여성, 글쓰기, 엄마, 몸과 질병, 나이듦, 소수자성에 대해 밀도 높은 문장으로 써내려간 실험적인 구조의 텍스트이다. 연재분을 단행본으로 묶는 과정에서 요일별로 문장과 장면을 재조립하고, 쓰여진 과거에 쓰는 지금과 쓰여질 미래를 동시에 기입하면서 연재 당시와는 몇 겹의 다른 질문을 지니게 되었다. 김지승 작가는 전작 『아무튼, 연필』에서 사랑하면 닳아버리고 소모되어버리는 연필을 통해 낡고 병들고 결국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동료 여성 작가들의 목소리와 함께 질문했다. 김지승은 신작 『짐승일기』를 통해 과거에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이라는 하나의 실을 잘라내어 매 편마다 새로운 방향성과 시작점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우리들에게 주어진 존재 조건, 언어의 기반을 질문하고 시작과 끝을 다시 설정하는 128번의 실뜨기/쓰기 실험이기도 하다. 시간의 흐름을 자연적이고 절대적인 것으로 보는 대신 인과를 재구성하고 전유하는 이 쓰기의 스타일은 회복할 길 없는 우리의 상처, 상실, 애도를 쓸쓸하고 우아한 유머로 물들이며 이제껏 보지 못한 김지승이라는 매력적인 장르를 직조해낸다.
이렇게 하루를 끝내기로 하자
누구도 아닌 채로 무엇도 하지 않고
전작보다 더 내밀하게 개인적인 기억과 체험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짐승일기에는 독특한 검은 색채가 감돈다. 이는 가부키 극에서 없음(無)으로 존재하는 쿠로코(黑子)와 같다. 쿠로코는 검은 천으로 온몸을 감싼 채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옷을 벗기거나 입히고 소품을 전달하거나 이동시키는 이들이다. 극의 사건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도 주지 않고 캐릭터도 될 수 없는 존재. 관객은 이들을 보고 있지만 암묵적으로 합의된 무존재이기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다. 짐승일기를 읽는 경험은 우리가 그동안 목격해온 삶이라는 무대에서 보이지 않음으로 존재했던 이들을 다시 읽고 그들의 눈으로 되살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스토리상 한 여자가 자결한다. 여자의 죽은 몸은 여전히 무대 위에 있고, 나머지 배우들이 극을 진행하는 가운데 쿠로코가 홀연히 나타난다. 그는 자신이 두른 것과 꼭 같은 검은 천을 여자의 죽은 몸 앞에 드리워 관객들의 시야를 가린 다음, 여자와 함께 천천히 무대 밖으로 움직인다. 한 여자가 쿠로코, 바로 그처럼 ‘없음’의 세계로 옮겨지는 것을 나는 조금 전율하면서 지켜보았다.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 위장하면서. _「Thursday 4」 중에서
어정쩡하게 피하거나 비스듬히 기대거나 다친, 어색한 존재의 흔적이 멍이나 상처로 남겨진 몸, 못 알아듣는 척, 무지한 척, 의도적으로 오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몸, 규격에서 벗어나 둘 곳 없는 몸, 침묵 혹은 웃음을 종용당하는 몸. 그 몸 둘 곳을 마련하는 쓰기. 나라는 존재와 상관없이 내가 ‘여자’라 명명될 때 작가는 그들의 필요에 따라 조형된 ‘여자’라는 개념에서 탈출할 수 있는 언어를 고심하며 세상에 없던 문장을 써내려간다. 화자가 자기 힘을 믿어야만 세상에서 이야기가 그 존재를 배정받게 됨을 기억하면서. 『짐승일기』는 작가 김지승이 어떤 글을 쓸 수 있고 또 써야 하는지 선언하는 책이기도 하다.
견딘다는 게 종종 후렴구를 만드는 일 같았다
반짝이는 사탕 껍질을 모으는 것처럼
이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염두에 두었던 것은 주어의 자리를 마련해두기였다. ‘나’를 주어에 둘 것, 당당하게 자리를 요구하고 차지할 것. 말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고 잃어도 되고 폭력의 대상이 되어도 되는 짐승. 말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가정된 존재가 입을 열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체험해야 할까.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된 5개월간 SNS상에서 이어진 독자들의 지지와 애정은 이 세상의 주어가 아니었던 짐승‘들’에게, 타자였고 스스로 말해진 적 없던 몸들에게 눈과 귀가 되어주려는 공감이 아니었을까. 자신을 말로 설명하기 너무 어려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글로는 실패조차 실패하는 이들,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에 틀린 존재로 있는 듯한 어떤 인간, 세상 어딘가에 자신을 겨우 감당하고 사는 같은 존재들이 겁을 내면서도 전진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놓지 못해서 작가는 쓴다. 그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해서, 서로를 알아봐줬으면 해서. “누군가를 웃게 할 수 있다는 건 그 사람의 불안을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이들처럼. 짐승일기의 곳곳엔 손바닥만한 볕이 한 조각씩 들어 있다. 누군가 앉았다가 일어난 의자에 떨어지는 빛 같은 온기다. 그 따뜻함은 울고 싶어지게 하는 슬픔을 독자에게 선물로 남긴다. 그게 용기와 닮아 있다는 사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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