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 창(唱) : 한국현대수필100년 사파이어문고6 (선정수 수필집)
도서정보 : 선정수 | 2022-12-0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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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窓)을 활짝 열고, 바라본 우리네 삶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온 세상살이에서 건진 사금파리 같은 이야기와 꽃같이 참한 삶의 진리가 나지막하고 다정한 노랫가락(唱) 같기도 하다. 선정수 수필가의 수필집 『창窓 창唱』.
사파이어 문고 여섯 번째 책으로 그간 작가가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포함, 47편의 작품을 5부에 나누어 실었다. 변화무쌍한 일상의 모습에서 담백한 의미를 우려내는 작가의, 섬세하고 진실한 문장이 산뜻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안겨준다.
구매가격 : 9,000 원
어딘 듯 한편에
도서정보 : 이인규 | 2022-12-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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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 듯 한편에’ 간직해 두었던 젊은 날의 서투른 속삭임과
기억의 강물에 무심코 흘려보냈던 마음의 파편들을 자근자근 건져 올리다
조금 전에 내가 본 것은 정말로 절대미의 풍경이었을까요.
대체 어떤 비상한 인연이길래 이 먼 나라에서 내가 이런 잊지 못할 순간을 당신과 함께 축복처럼 맞은 걸까요. 과연 언제까지 이 생생한 경이와 감격은 흐릿한 기억으로나마 내 마음에 지워지지 않고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 나는 대체 어떤 기도를 올려야 할까요. 오늘 아침 이 찬란한 보석 같은 선물을 나에게 허락해 준 당신에게 과연 어떤 감사를 드려야 하나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나에게 가장 가깝고 가장 먼 존재로 남아 있겠지요.
아, 당신은 지금, 거기 어딘가 하염없이 계실 뿐인가요. 아니, 당신은 거기 과연 계시기나 한가요.
─ 「저만치 오솔길은 이어지고」에서
구매가격 : 6,600 원
아카시아 향기
도서정보 : 조시연 | 2022-12-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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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의 ‘쉼’이 생겼다.
그러면서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로부터 시작되었기에
예전의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구매가격 : 9,600 원
시간의 다락
도서정보 : 송인자 | 2022-12-0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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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글은 봄날의 햇살처럼 따사롭고, 연못 위의 수련처럼 우아하다.”
-『나의 어린 왕자』의 정여울 작가-
“저자의 글은 깊고 다정하다. 위로하고 위로받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시절, 이 책 자체가 커다란 위로로 다가온다.”
-최인아 대표(최인아책방)-
“한 사람이라는 책을 온전히 읽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너무 평범하거나 재미없어서, 사느라 바쁘고 언제라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세상에서 주목받는 눈부신 책들을 읽느라 등등 책을 읽지 못하는 이유를 얼마든지 댈 수 있습니다.
읽히지 않는 책들이라고 해서 읽을 가치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 사람만이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고유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나는 읽히지 않는 책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듣고 싶습니다. 되도록 찬찬히, 제대로 읽어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나의 이야기를 꺼내 놓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구매가격 : 11,200 원
하필 코로나 시대에, 어쩌다 고3
도서정보 : 김태광 | 2022-12-0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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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전하는
혼란과 긴장이 극심했던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
학교 현장의 생생한 기록
코로나로 인해 우리 사회 전 분야와 계층 모두는 위기와 변화를 겪었다. 사실상 코로나 원년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범정부적, 전 사회적 사투를 벌여야 했던 2020년. 사회 모든 역량이 질병 확산 방지에 집중되는 가운데 학교 역시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의도치 않은 변화에 내몰려야 했다. 『하필 코로나 시대에, 어쩌다 고3』은 코로나 시대 학교와 고3 교실의 모습, 학생들의 생활, 현장 교사의 고민을 솔직하게 다루었다.
또한, 밀려오는 수험생활 일정에 수동적으로 쫓기지 않고, 먼저 준비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시기마다 수험생으로서 해야 할 것들과 가져야 할 마음가짐, 수능 팁, 공동체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함께 생각해봤으면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수험생에게 희망과 좌절, 성공과 실패는 늘 동전의 양면이다. 무엇보다 『하필 코로나 시대에, 어쩌다 고3』에서는 희망을 놓치지 않고, 작은 성공에 오래 취하지 않으며, 실패를 더 큰 전진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구매가격 : 12,000 원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도서정보 : 캐서린 메이 | 2022-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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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를 탄생시킨 화제의 책!
“생애 내내 위태로운 갓길을 걸어온 사람의,
자폐라서 특이할 것도 없는, 그저 그 자신의 이야기”
_정지음 작가(『젊은 ADHD의 슬픔』저자)
서른아홉에 진단받은 아스퍼거 증후군,
인생의 겨울 속에서 써내려간 눈부시게 빛나는 기록!
인생의 힘겨운 시간을 지나는 이들에게 회복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며 출간 두 달 만에 미국에서만 10만 부 이상 팔리고,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은 베스트셀러『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캐서린 메이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일과 육아, 인간관계로 인해 매일이 혼란스럽던 서른아홉, 자폐 스펙트럼 장애(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신간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는 진단을 받기 전, 장애 징후를 어렴풋이 느낀 작가가 험준하고 가파른 영국의 해안길을 걸으며 그동안의 상처와 인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여정을 기록한 회고록이다.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생생하고 진심 어린 목소리”(포치라이트), “경이로운 자기 발견을 기록한 우아한 회고록”(커커스리뷰)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숭고한 시선과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그럴 듯하게 포장해온 엄마, 아내, 작가로서의 삶에서 벗어나 마음속 울음을 들여다보려는 의지, 인생의 불행과 정면으로 맞서는 결연함, 녹초가 될 때까지 걸으며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는 작가의 여정은 큰 울림을 선사한다. 고통 속에서 빚어낸 작가의 깊은 통찰은 휘청거리는 일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금 인생의 의미와 자기 발견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구매가격 : 12,500 원
투르게네프 산문시
도서정보 : 이반 투르게네프(김억) | 2022-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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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Versa?oj en prozo / 이반 투르게네프 (Ivan Turgenev)(1818~1883)
‘투르게네프 산문시’
투르게네프가 우리의 청을 들어 최근 5년 동안의 개인적 또는 사회적 생활에서 얻은바 여러 가지 인상을 그대로 기록한 곳에 따라 관찰(觀察), 사념(思念), 심상(心像)을 지금 본지 독자에게 나누어 주게 되었습니다. 이것들은 그 어느 것을 물론하고 다른 여러 단편(斷片)과 마찬가지로 이미 공개된 완성작품 중에는 하나도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따로 한 권의 책이 될 만한 분량이나, 작자는 그중에서 우선 50편을 선택해 주었습니다.<권두(卷頭)일언에서>
구매가격 : 7,000 원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도서정보 : 황시운 | 2022-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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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기특한 안간힘’으로 꾸준히 읽고 쓰는 사람,
소설가 황시운이 그만의 속도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들려주려 찾아왔다.
“나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을 누군가에게 당신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니라고,
당신과 같은 내가 여기에 있다고 손을 흔들어주”기 위해.
★ 제4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가 황시운 첫 산문집
★ 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그전까지는 소설이 세상을 관찰하는 눈이었다면, 이제 내게 소설은 세상에 ‘우리’를 알리는 입이 된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쓰는 일이든, 그리는 일이든, 달리는 일이든 간에 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그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내야만 하는 그런 일이. _〈손을 흔들다〉
세상 곳곳에 포진한 수많은 턱들 앞에서 자주 좌절하고 분노하지만 결국엔 극복하면서, 삶을 긍정하게 하는 신호들이 넘쳐나는 글을 써줘서 고맙다. ‘세상을 관찰하는 눈’만이 아니라 ‘세상에 우리를 알리는 입’이기를 선택한 그를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_이승우(소설가)
“길을 잃었다면 다시 길이 보일 때까지 질기게 버티는 수밖에. 세상이 동강나기 전부터, 그것 말고 내가 아는 다른 방법 같은 건 없었다.” 황시운 작가의 ‘첫 산문집’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11년 ‘제4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세상에 ‘첫 책’을 내보인 작가는, 등단 후 15년 동안 한 권의 장편소설(『컴백홈』)과 두 권의 소설집(『홈HOME』, 『그래도, 아직은 봄밤』)과 몇 권의 공저자 작품집을 펴냈을 뿐이어서 말하자면 ‘과작의 소설가’인데, 뜻하지 않은 그 과작의 세월이 이 산문집에 오롯이 담겨 있다. 긴 공백을 거치면서도 ‘소설가였던 사람’으로 남지 않고, ‘쓰는 사람 황시운’으로 ‘안간힘’을 써서 그 세월을 건너오기까지, 어쩌면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들려준다. 실은 작가 자신도 몰랐던 이야기를, 서른여섯 해의 그 봄밤, 미처 다 건너지 못한 다리를 경계로 새롭게 펼쳐진 이야기를.
“거짓말처럼 빛나던 봄밤이었다.
그 순간 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느꼈다.
살아오면서 겪은 날들 중 가장 빛나는 날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한껏 흥이 오른 합창이 잦아들 무렵,
나는 꿈결을 걷듯 자박자박 걷던 숲길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이 책은 그런 ‘안간힘’의 기록이자, 어디선가 같은 고통을 겪고 있을 이들에게 다정히 흔들어주는 손인사이자, “세상에 ‘우리’를 알리는 입”이다. 그러기 위해서 작가는 “사실을, 가능하면 사실 그대로 기록하”고자 한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철저히 짓밟혔다고 느꼈던 순간들도, 누구에게도 내보이고 싶지 않은 치부도, 그런 순간들에 찾아온 좌절과 절망들도. 그 이야기들을 이토록 생생한 선홍빛으로 전달하는 이유는, 종내 이루어내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 있어서가 아닐까. “어째서 나를 아끼는 사람들은 항상 나와 함께 턱을 넘어야만 하는 것일까. 나도 그들도 턱을 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면 안 되는 것일까.“(84쪽) 그렇기에 이 책은 이제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알아야 하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누구도 턱을 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함께 그려나갈 수 있다면.
‘어차피’가 아니라 ‘그래도’의 마음으로 오늘도 조금씩 이어지는 삶.
황시운 작가의 글들을 읽노라면 ‘그래도’라는 접속 부사가 유난히 많이 떠오른다. 작가는 그 봄밤의 사고로 ‘나의 세상이 부러져버렸다’고 적었는데, 그 부러진 세상을 계속해서 이어붙이며 끊임없이 한 발 한 발 나아가게 만든 힘이 ‘그래도’의 마음 아니었을까. 두 다리로 땅을 딛지 못한다 해도 예쁜 양털부츠를 포기할 수 없는 마음, 작심삼일로 끝날지 모를 다이어트라도 일단 닭 가슴살을 사고 보는 마음, 달빛 아래 세상이 부러져버렸어도 여전히 달을 올려다보면 부푸는 마음, 사고 전과 같은 형태의 사랑은 어려워졌어도 사람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 마음, 세상이 내게 등을 돌리는 듯한 기분에 좌절을 느껴도 다시 한번 세상으로 들어가려 노력하는 마음. “어차피…”라고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라고 다시 한번 힘을 끌어모으는 작가의 그런 마음들이 작가의 부러진 세상뿐 아니라, 무언가에 좌절하고 무릎 꺾고 있는 누군가의 지금도 다시 한번 이어붙여줄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할 수만 있다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며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이다. 비록 내 세상은 부러져버렸지만, 나는 부러진 세상에서나마 앞으로 나아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나의 안간힘이 퍽 기특하다. _〈통증과 친구가 되어보세요〉
이야기는 총 4부로 진행된다. 1부 ‘어쨌든 다시 봄’에는 사고 이후 하반신 완전마비 판정을 받고 흉수 손상의 후유증으로 신경병증성 통증을 앓게 되면서, 사고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낯선 세상에서 ‘신생아’처럼 새롭게 태어나 겪게 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2부 ‘그간에 밀린 이야기들’에서는 작가가 사랑하는 조카 1, 2, 3호를 비롯한 가족 이야기와 ‘제2의 고향’인 탄광 마을 이야기 등이 펼쳐지며, 3부 ‘움직여라, 발가락’에서는 아무것도 되고 싶은 것이 없던 사람에서 어느 날 갑자기 ‘마녀’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쓰는 사람’의 길을 걷게 된 날부터 지금까지, 소설가 황시운으로서의 자아가 짙게 녹아나는 글들이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4부 ‘다시 시작할 산책’에서는 사랑, 다이어트, 여행 등 잔잔한 일상 이야기들에 이어 다시 시작할 ‘산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책을 마무리 짓는다.
사는 게 비명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온통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삶에도 온기가 돌고 웃음이 깃들거든요. _「작가의 말」에서
구매가격 : 11,200 원
나는 바다를 닮아서
도서정보 : 반수연 | 2022-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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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게 너무 익숙해진 이국의 시간과
손님처럼 어색한 고향의 시간이 서걱거리며 부딪혔다.”
간절히 닿길 바랐지만 어쩔 수 없이 멀어졌던,
파도처럼 떠밀려 온 시절의 내음
폭풍 속 춤의 시간을, 이토록 원숙하고 정갈한 인생의 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축복이다.
_정홍수(문학평론가)
나는 그의 떠남이 실은 표류였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 책에 실린 모든 기록도 한 편 한 편 생의 표류기이자 여행기로 읽힌다.
_한지혜(소설가)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지 16년 만인 2021년, 소설집 『통영』을 펴내며 큰 사랑을 받은 반수연 작가의 첫번째 산문집을 펴낸다.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쓰며 “동그라미의 가장자리를 밟고 것는 것처럼 끊임없이 계속되는”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했던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운명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영에서 나고 자라 그곳의 바다를 사랑했던 작가는 캐나다의 해안 도시 밴쿠버로 이민을 갔다. 바다가 있어 행복했지만, 통영에서도 밴쿠버에서도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훌쩍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읽는 내내 철썩이는 파도가 떠오르는 스물일곱 편의 산문을 엮었다.
통영과 밴쿠버, 유년과 중년을 가로지르는 지점에는 항상 바다가 있다. 때로는 사람들로 가득한 여름 바다가, 한편으로는 세상에 나 홀로 존재하는 듯 쓸쓸한 겨울 바다가 떠오른다. 그것은 작가의 인생에 새겨진 굴곡과 포개놓은 듯 닮았다. 작가의 삶에는 끊임없이 파도가 치고, 그 파도에는 “서걱거리며 부딪”히는 것들이 있다. 남들이 웃을 때 따라 웃을 수 없는 이방인의 처지, 고향이 싫어 떠나온 곳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이것들에 부딪힐 때면 작가는 누군가 밀어주기라도 한 듯 떠난다. 그리고 힘껏 돌아온다.
매일 밤, 인과도 서사도 없는 곳에서 완벽한 익명으로 살아가는 달콤한 상상을 했다. 그런 곳에 닿을 수만 있다면 생은 저절로 리셋이 될 것 같았다. 내 운명조차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이 필요했다. _〈고메생약주〉
슬픈 세상에서
아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
1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는 고향을 떠나 작가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 밴쿠버에 정착하는 이야기이다. 작가가 식물을 “뿌리 내리게 하는 것이 바람이고 자라게 하는 것이 비”라고 말했듯 바람과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밴쿠버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미숙한 영어 능력과 근본 없고 가난한 이민자라는 인식에 부딪혀 좌절한다. 2부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에는 작가의 유년 시절이 등장한다. 서호시장의 딱정집에서 보낸 가난한 어린 시절에는 과부의 막내딸로 낙인찍혀 이미 어떤 운명이 정해져 있기라도 한 듯 숨죽이고 살았다. 그곳에서 작가는 모두가 모두를 안다고 생각하는 동네에서 벗어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의 달콤한 익명의 삶을 꿈꾼다.
3부 ‘우리가 했던 말이 우리의 위안이 된다’에서는 고향에서도 타국에서도 이방인인 작가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제각각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음을 알지만,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일의 어려움도 깨닫는다. 4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길’에서는 어중간한 이해와 오해의 상태에서 벗어나 새 힘을 얻고자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금 떠나는 것은 다시 돌아오기 위함이라고, 일상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듯한 작가의 여행은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바다가 또렷이 보일 만큼 날이 밝아 있었다”는 문장으로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하며 끝난다.
마지막 장까지 읽었을 때 우리는 알게 된다. “두려움에 짓눌리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소소하고 다정한 것들이 모여 바위를 들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걸”, “걱정과 두려움이 때론 우리를 보호하고 어두운 골목을 힘껏 뛰게도 했을 거라”는 사실을. 요컨대 이번 산문집은 끊임없이 어딘가에 닿고 싶어했던 이야기이다. 파도가 해변의 모래를 한 번 두 번 덮치듯, 닿으려고 계속해서 두드려보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내 다정한 슬픔에 대한 이야기”라고 썼고, 정홍수 평론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라 했으며, 한지혜 작가는 “생의 표류기이자 여행기”라고 했다. 반수연 작가는 지금도 농담과 슬픔으로 적절히 뒤섞인 파도를 타고 여행하고 있다.
툭툭 불거진 내 생의 옹이들이 나와 조금 거리를 두고 떨어져나간 것도 같다. 타국의 카페에서 여태 낯선 말들에 둘러싸여 썼다 지우고 또 썼다 지웠던 시간은 어쩌면 내 생의 마디를 단단한 매듭으로 만드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마디에 어둠을 가두고 멀건 얼굴로 다시 생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마디의 안쪽에 야무지게 앙다문 내벽 덕분이라는 걸 쓰면서 알게 되었다. _「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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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아
도서정보 : 김해영 | 2022-12-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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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수록 별은 더 빛나듯, 절망과 좌절 속에서 오히려 꿈과 희망을 찾은
134센티미터 국제사회복지사 김해영의 인생 스토리가 지금부터 펼쳐진다!”
척추장애, 부모의 방치, 엄마의 학대, 아버지의 죽음, 초졸, 가출, 식모살이, 공장 노동자 등 온갖 장애와 한계를 뛰어넘어 빛나는 보석이 되기까지… 안개 속에서 빛을 발견하고, 미로 속에서 길을 발견하고, 방황 속에서 희망을 품었던 김해영. 절망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그녀의 삶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온갖 장애와 한계를 뛰어넘어 빛나는 보석이 되기까지 절망 속에서 꿈을 찾은 김해영의 희망 스토리
딸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발길질로 한순간에 척추장애인이 되었고, 정신병을 앓고 있는 엄마는 거의 매일 칼을 들이대며 ‘모든 불행의 씨앗’을 딸에게 돌렸다. 그 딸은 죽지 않으려고 엄마의 학대와 칼을 피해 매일 도망쳐 집 밖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종종 주인집에 몰래 숨어 지내면서 엄마의 증세가 약해질 때까지 며칠을 보내기도 했다. 집안 살림이 어려운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는 일도 그녀의 몫이었다. 척추장애로 온몸이 무너질 듯 아팠지만, 마음은 더 견디기 힘들었던 매일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한밤중에 잠이 깼는데, 컴컴한 방 한가운데 아버지가 서 있었다. “아버지, 이 밤에 왜 서 계세요?” 아버지는 서 있던 게 아니라 목숨을 끊은 거였다. 눈앞에서 아버지가 목메어 자살한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엄마의 학대를 묵인했고, 단 한 번도 딸에게 사랑을 준 적이 없었지만 아버지의 죽음은 충격이었다. 이후 엄마의 증세는 더 악화되었고, 그럴수록 도망쳐야 하는 날들이 더 잦았다.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일이었다. 누구나 배우는 중학교 지식을 자신만 알지 못한다는 상실감이 그녀를 더 고통스럽게 했다. 겨우 열세 살의 나이로 학교 대신 월급 3만 원을 받고 한의원집 식모로 들어가게 되었다.
다행히 한의사 부부는 그녀를 친절하게 보살펴주었다. 식모 일을 하면서 방 안에 있던 온갖 한문으로 쓰여진 한약재 이름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3년간 그곳에서 지내면서 식모 일만 한 것이 아니라 천자문을 모두 익혔다. 안정된 생활이었지만, 배움이 그리웠다. 평생 식모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식모 일을 그만두고 직업학교로 들어가 편물을 배우기 시작했다. 기술을 익히고 배우며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세계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이 분야의 최고가 되었다. 그런데 그럴수록 더 배우고 싶었다. 공부하고 싶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며, 밤에는 검정고시를 위해 학원을 다녔다.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일이 별것 아니지만, 척추장애인에게는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조금만 앉아 있어도 무리가 와 통증과 고통으로 온몸이 무너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배움을 향한 그녀의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없이 푹 쓰러져 죽을 고비를 넘겼다. 내가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이대로 살 수는 없었다. 결국 그녀는 꿈과 용기, 비전을 찾아 멀고 먼 아프리카 케냐로 날아가 편물 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무려 14년간이다. 하지만 그곳은 정말 그녀에게 천국이었다. 물론 그곳에서 겪었던 시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케냐인들이 그녀에게 대해주었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은 그녀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었구나.”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그들에게 더 큰 보답을 하고 싶었다. 빈약한 영어 실력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했다. 뉴욕에서 학사를 마치고,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석사학위(현재는 박사학위 소지자다)를 받았다. 인내와 끈기, 그리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공부는 이렇게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다. 학업을 마친 뒤, 그녀는 한국이 아니라 다시 케냐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여전히 그들과 함께하면서 다양한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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