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합본)
도서정보 : 김세중 | 2024-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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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열반 30주기 스페셜 에디션
30만 부 돌파 기념 합본판 고급 양장본
“멈추면 보이고, 비우면 열린다!”
표지사진은 ‘우영우’ 고래 사진작가의 성철 스님 최초 사진
움켜쥔 것을 놓으면 오히려 행복과 부와 기쁨이 배가 된다
이 책은 성철 스님의 열반 30주년을 기리며 두 분 스님의 삶에 녹아있는 무소유의 정신과 철학을 정리한 책으로 저자의 ‘무소유’ 출간 30만 부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 ‘무소유 향기’를 합본하여 고급 양장본으로 새로 편집하여 펴내게 되었다.
표지사진을 찍은 장남원 작가는 드라마 ‘우영우’에 나오는 고래의 사진작가로 화제를 모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작가다. 그가 3000배를 하고 성철 스님을 만나러 간 자리에 스님과 중생들과의 사이에 다리가 되어 주시겠다고 오신 법정 스님이 계셨다. 그래서 두 분 스님의 사진을 먼저 찍고 나가서 성철 스님의 사진을 찍었다면서 장남원 작가는 두 분 사진이 성철 스님의 최초 사진이라 했다. 당시 작가가 성철 스님의 사진을 독점적으로 찍게 된 에피소드는 본문 마지막 에필로그에 소개되어 있다.
무소유의 화두를 던지시고 실제 그러한 삶을 살면서 불교계를 떠나 모든 이들에게 끊임없이 가르침을 주신 이 시대의 스승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 우리도 이분들의 삶의 철학인 무소유의 삶을 좇아서 정신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맑고 향기로운 인생의 행복을 찾을 것이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비움은 어쩌면 삶의 틈새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공고한 삶의 형태를 지탱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한구석 빈틈없이 꽉 막혀 채우기만 한다면 그 삶의 형태는 지속적이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삶의 틈새로부터 얻고 비우며 정화된다. 가을이 되어 맛있게 익은 감나무의 감 몇 개를 까치 몫으로 남겨 두던 우리 옛 선조들의 마음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삶의 여유였을 것이다.
삶에서 진하게 우러나온 지혜와 무소유. 두 스님의 진리가 담겨 있는 이 책이 이 혼탁한 세상을 비집고 빠져나갈 수 있는 틈새이자 지름길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의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향기로 두 스님이 오랫동안 곁에 남아계시길 진심으로 바라며 아름다운 말씀들을 친절하고 간결한 문체의 잔향(殘香)을 담아 독자들에게 전한다.
구매가격 : 10,800 원
나는 너를 원한다
도서정보 : 김홍봉 | 2024-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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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하는 것(doing)에 관심을 갖고 있을 때
하나님은 무엇이 되는 것(being)에 관심을 갖고 계셨다
구매가격 : 10,000 원
결혼을 쉽게 선택했다
도서정보 : 이은희 | 2024-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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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선택한 결혼이 아닌, 결혼을 선택한 결혼이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여성이 겪은 삶의 이야기
구매가격 : 10,000 원
유럽 학교 산책
도서정보 : 김제우 | 2024-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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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만큼이나 국경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넘나드는 일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앞만 보고 성실하게 열심히 달리기만 하라는 우리 사회의 기만적 가르침과 그로 인한 결핍의 폐해는 잠시 멈춰 서서 자기를 돌아보고 옆을 둘러볼 때 생기는 통찰과 상상력이 아니고서는 극복될 수 없다.
구매가격 : 10,200 원
지는 해 속에는 내일이 있다
도서정보 : 원경환 | 2024-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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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1호였던 대한석탄공사 사장이었으나 한 자연인으로서 남기는 이야기
대한석탄공사는 6.25 전쟁 중인 1950년 11월에 9개의 광업소를 기반으로 공기업 1호로 발족했다. 그리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발맞추어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국가 부흥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그 눈부신 업적을 어찌 잊겠는가. 석탄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 이래 산업화의 눈부신 문명의 원동력이었다.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리던 것이 그 증거다.
- 본문 〈또 다른 길 위에서〉 중에서
2023년 전남 화순광업소, 내년 2024년 태백 장성광업소, 후년 2025년 삼척 도계광업소를 차례로 폐광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이다. 1903년 석탄 생산 시작 후 120년이 지났고, 1950년 석탄공사 출범 70년 만이다.
- 본문 〈노사협의회〉 중에서
구매가격 : 10,200 원
여행으로 자란다
도서정보 : 고현아 | 2024-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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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길을 오르지 못한 것에 평생을 후회할까?
아니면 포기하고 다시 내려가서 숙소에 가서 짐을 찾아
도시로 돌아간다면 내가 싫어질까?’
(토레스 델 파이네의 어느 한 구절)
이같은 수많은 고민 후에 오로지 나 혼자만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여행을 하면서 나는 성장했다.
책을 읽음으로 그 안에서 우리가 만나는 끝없는 고민들은
우리를 생각하게 하고 함께 성장하게 한다.
그렇기에 당신도 나의 경험을 통해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기를
구매가격 : 8,400 원
나는 동물
도서정보 : 홍은전 | 2024-0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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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람』의 저자 홍은전의 두 번째 산문집!
“살뜰한 마음, 사려 깊은 문장들로 이뤄진 애틋한 산문”(인터넷서점 송진경 엠디)이라는 평을 받았던 전작 『그냥, 사람』의 미덕을 그대로 간직한 채, 탈시설-자립운동, 싸우는 장애인운동활동가, 동물권(및 동물권활동가) 등을 중심에 놓고 편편의 글을 풀어갑니다. 고통받는 존재들, 슬픔에 잠긴 존재들이 있는 첫 번째 자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성실히 기록한 ‘두 번째 사람’이자 ‘두 번째 동물’인 홍은전의 글들입니다.
구매가격 : 10,000 원
존 치버의 편지
도서정보 : 존 치버 | 2024-0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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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들로 인해 다시 살아난 한 인간은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내가 알고서 사랑했던 그 사람보다 더 완전하다”
“놀랍도록 재미있는 이 비범한 편지 컬렉션에서
존 치버라는 대가의 존재감을 여실히 느꼈다.”
_워싱턴포스트 북월드
20세기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존 치버가 일생 동안 써온 편지들을 한데 엮은 서간집 『존 치버의 편지』가 출간되었다. 1930년대 청년 시절부터, 강렬한 단편소설을 쏟아내던 시기를 거쳐 『왑샷 가문 연대기』 『팔코너』 등의 장편소설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후, 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써온 편지들에는 작가의 인간적 초상과 삶의 자취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 책은 작가의 사후에 아들 벤저민 치버가 엮어 출간한 것이다. 벤저민은 아버지 존이 전 생애에 걸쳐 쓴 방대한 분량의 편지를 정리해서 엮었을 뿐 아니라, 존과 편지를 주고받았던 지인 40여 명의 증언과 대학 도서관의 소장 자료들을 바탕으로 탁월한 설명을 더함으로써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편지들은 존 치버가 작가로서 후대의 출간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솔직하면서도 유머 넘치는 이 편지들은 어떤 글보다도 작가를 우리 곁에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존 치버의 삶에서 중요한 일들은
전부 편지 안에 있다
존은 10대 후반부터 70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일주일에 10~30통에 이르는 편지를 썼다. 젊은 시절에 전전한 월세방, 자원입대한 군부대, 1년간 체류했던 로마, 알코올중독 치료실 등 머물렀던 모든 곳에서 편지를 썼고, 수신인은 아내, 자식들, 작가들, 애인들, 편집자들, 육체관계를 맺던 남자들로 다양했다. 그의 삶에서 일어난 중요한 일 중에 편지에 언급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벤저민 치버는 말한다. 소설을 쓰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교외에 살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의 여정에서 느낀 사랑과 우정, 행복과 고통, 원망과 좌절이 그의 아름답고 힘 있는 문장으로 되살아난다.
존의 편지 중에는 안부인사나 용건을 전하는 글도 있지만 가상의 인물을 표현하거나 주변을 관찰해 상세하게 묘사한, 마치 소설의 습작 같은 글도 있다. 자신의 삶과 경험을 자주 소설의 소재로 삼았던 것처럼 편지에 드러난 일상들 역시 자연스레 그의 작품과 연결된다. 존 치버의 편지를 읽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읽는 일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더불어 E. E. 커밍스, 솔 벨로, 존 업다이크, 필립 로스를 비롯한 작가들, 편집자들과 주고받은 서신에서는 당대 문학에 관한 그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뉴요커』에서 존 치버의 담당 편집자로 40년 이상 서신을 주고받은 윌리엄 맥스웰은 말한다. “존 치버는 형편없는 편지를 쓴 적이 없다. 내게 쓴 편지에서 그는 항상 고공 줄타기를 하는 사람 같은 느낌을 주었다.”
독자를 존중한 작가이자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인간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생애
존 치버는 20세기 후반 미국사회 중산층의 생활상을 배경으로 풍요로움 속의 고독, 속박, 모순을 포착한 작가였고, 지독한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기도 했다. 하지만 편지에서 드러난 그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농담을 즐겨 하는 익살꾼이자,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은’ 충동으로 글을 쓰는 작가였다. 그가 세상을 단순화시켜 그저 유쾌한 곳으로만 바라봤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존에게 이는 독자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였다. 삶을 사랑했기에 삶의 야수성을 더욱 냉철하게 인식하려 했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철저히 헌신했다. 존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자신을 능숙하게 희화화할 줄 알았고, 친한 동료 작가에게 짓궂은 농담을 하거나, 자신이 키우는 개의 입장에서 편지를 쓰기도 했다. 작가다운 예리한 관찰력과 타고난 유머감각이 빛나는 편지들에서 그의 유쾌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시간순으로 엮은 편지를 통해 존 치버의 생애를 따라가면서 그가 작가와 인간으로서 농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평생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지옥과 같은 절망을 경험한 동시에 해맑게 행복해할 줄도 알았던 그의 편지에서는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살아낸 인간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힘든 시절이었다. 아버지의 알코올중독은 더욱 심해졌고 그로 인한 병세도 더욱 뚜렷해졌으며 가족의 불화는 깊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는 예외적일 뿐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요즘은 예술가를 고통받는 영혼으로 그리는 상투적인 경향이 있다. 내 아버지가 깊은 불행과 불안을 경험한 사람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넋 놓고 행복해할 수 있는, 그리고 자주 그런 행복을 느꼈던 사람이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언젠가 빌 맥스웰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아버지를 불행한 사람으로 보는 것은 정확한 시각이 아니라고 말했다. “정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빌이 말했다. “무례하기도 하지.”_본문 27쪽,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서
우리도 자네를 만나면 아주 즐거울 것 같네. 우리는 거의 항상 이곳에 있어. 클레어를 만나면 정말 신나겠군. 문학계 소식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네. 존 업다이크의 소설이 내가 보기엔 일류급 같더군. 내 메달은 금이 아니야. 내 소설이 그렇게 좋았다는 생각도 안 들어. 나는 암이라는 성가신 병에 걸렸네. 아드리아 해수를 증류한 나폴리제 카펫세제를 일주일에 한 번씩 내 혈관에 채워넣고 있고, 머리카락이 다 빠져서 머리가 꼭 달걀 같다네. 하지만 난 아직도 돌아다니며 고양이들을 구박하고 있어. 자네를 어서 만나고 싶군. _본문 774쪽, 필립 로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최악의 기질은 최고의 기질과 이어져 있다”
아들이 아버지의 인간적인 맨 얼굴을 본다는 것
존 치버는 양성애자였다. 하지만 이 책을 엮은 아들 벤저민은 이를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엮으며 아들로서 아버지의 동성애 성향이 드러난 대목을 마주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그는 말한다. 존은 불륜을 저지르면서도 일부일처제를 열렬히 옹호했고, 양성애자이면서도 성적 지향의 모호함을 싫어했다. 또한 편지를 쓸 때는 재미를 위해 이야기를 왜곡했고, 음란하고 뻔뻔하고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기만을 마주할 때마다 그는 아버지 존의 작품을 다시 펼쳐 읽거나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혼란한 마음을 봉합해나가고 아버지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말년에 암으로 고통받는 와중에 자신의 양성애를 아들에게 힘겹게 털어놓는 존과, 작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벤저민의 모습은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진정으로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아버지가 때로 얼마나 냉정하게 위선을 행할 수 있었는지를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아버지가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것, 그리고 같은 이야기를 때에 따라 마음대로 바꾸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건 항상 이야기 자체를 위한 것이라고, 그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나는 아직도 대개는 정말로 그랬을 거라고 짐작하지만, 이따금 어떤 작가를 한껏 치켜세워놓고, 그와 알고 지내는 다른 동료에게 편지를 쓸 때는 그를 깔아뭉개는 아버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불만들, 그리고 알코올중독자의 자식이 갖게 마련인 보다 흔한 불평들은 이 책의 주제가 아니다. 이 편지들은 비범한 사람의 글이며, 아버지가 비범했던 것은 그의 냉혹함이나 결함 때문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비범함은 그가 느낀 기쁨과 그 기쁨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재능에서 비롯되었다. _본문 14쪽,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서
구매가격 : 17,500 원
존 치버의 일기
도서정보 : 존 치버 | 2024-0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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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울리는 경이로운 작가노트, 한 가족의 연대기,
잔인할 정도로 솔직한 자서전, 존 치버의 미완성 소설……
이 책을 그 무엇으로 읽어도 좋다.
바로 이것이 미국 현대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혁신적인 문장이다.”
_뉴욕 타임스
‘교외의 체호프’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미국 소설가 존 치버의 이야기이다. 세계문학사를 통틀어도 매우 희귀하고 유의미한 기록으로 꼽히는 『존 치버의 일기』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어판 924쪽, 방대한 분량의 이 일기는 존 치버가 1940년대 말부터 1982년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불과 며칠 전까지 35년간 써내려간 일기 중 일부이다. 존 치버는 평생 29권의 일기장을 남겼고, 그중 그의 삶을 대표할 만한 20분의 1가량의 일기들만이 선별되어 이 책에 실렸다.
존 치버는 노년에 이르러, 평생 가족들에게조차 신경증적으로 보여주길 꺼렸던 이 일기들을 도서관 사서에게 가져다주기도 하고 아들에게 꺼내 보이며, 누군가로부터의 이해와 인정을 애타게 갈구하는 듯했다. 그는 이 일기를 통해 무엇을 남기고 싶었을까. 이미 세인들로부터 충분히 기억할 만한 작가로 인정받은 그가 죽기 전, 무엇을 그토록 이해받고 싶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의 아들이 비로소 이 일기를 읽어나가기 시작했을 때, 존 치버는 왜 조용히 눈물을 흘렸을까.
여기 아주 가끔 구원받고 대부분의 시간을 절망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견뎌내야 했던 매일을 처절할 정도로 생생하고 집요하게 기록한 한 작가가 있다.
완벽한 작품에 이르기 위한 한 소설가의 투쟁의 기록,
한 남자의 상처투성이 인생을 위한 연습장
일기 속의 아버지는 (…) 그렇게 재치 있고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일기의 내용은 침울한데다 자주 천박했다. 일기엔 동성애에 관한 내용이 아주 많았다.
(…) 아버지가 지니고 있었던 양성애적인 면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아버지가 지녔던 그와 같은 배반의 범위를 알고 있었을 뿐이다. 아버지 내면의 인생에 깃들어 있던 분명한 절망을, 아버지의 통찰력에 담겨 있던 냉소적인 본성을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콘플레이크가 되는 일에 큰 관심을 가졌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아침식사 메뉴인 콘플레이크이기 이전에 작가였다. 아버지는 또 한 남자이기 이전에 작가였다. _벤저민 치버의 서문에서
존 치버의 아들 벤저민 치버는 아버지의 일기를 읽어내려가며 크게 놀라게 된다. 그 일기는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고도 의외의 내용들로 가득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소설가 존 치버는 교외에서 개를 키우며 가족들과 단란하게 살아가고, 일부일처제를 열렬히 옹호하며 중산층의 평범한 삶을 누리면서 자신과 비슷한 이웃들의 삶을 예리하게 응시하는 ‘영국 신사’와도 같은 이미지의 작가였다. 그러나 일기장 속의 남자는 여기저기 망가져 있었고 위태로워 보였다.
동성애라는 단어를 듣게 될 때마다 나의 세계는 둘로 쪼개지는 듯하다.
_1966년의 일기에서
존 치버는 양성애자였다. 그는 자신의 양성애 성향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깊은 회의감에 빠지면서도, 끊임없이 남자들과 육체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 앞에서는 일부일처제를 지지한다고 밝히곤 했다. 그는 아들이 자신의 양성애 성향을 선천적으로 물려받았을까봐 두려워하고 경계했다. 자신의 ‘힘든 성향’이 아들에게 물려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때는 모든 미국인들이 동성애를 걱정하던 해였다. 물론 다른 것들도 걱정하긴 했지만 그들의 그 다른 걱정은 출판되고, 논의되고, 또 사람들에게 환기되었던 반면, 동성애에 대한 우려는 말해지지 않고 어둠 속에만 잠겨 있었다. 그 사람이? 그가 그랬을까? 그들이? 내가? 내가 그럴 수 있을까? _1959년의 일기에서
그가 아내 메리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아내는 존 치버가 “인생에서 알게 된 모든 것”이었다. 그는 아내와의 평화로운 결혼생활과 아이들에게 제공할 안정적인 환경이 계속 유지되길 꿈꿨지만, 결혼생활은 매일 서로를 조금씩 허물어뜨리는 전쟁과도 같았다.
최근 며칠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적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으랴. 화요일에 우리는 연인이었고 수요일에는 전사(戰士)였다. 난 미친놈이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심지어 애정 어린 행동을 할 때도 그랬다. 메리는 집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이번주에만 두번째다. 오늘 저녁식사를 하던 중 앞으로 내가 잊어야 하고 또 다시는 언급하게 되지 않을 말을 메리로부터 들었다. “여자에게 더 나쁜 일은 뭘까? 전립선에 문제가 있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 아니면 동성애자와 결혼하는 것?”
_1970년의 일기에서
그의 단편소설에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부부가 등장해 고요한 파국에 이르는 장면들이 유난히 많은 것은 이러한 존 치버의 실제 결혼생활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1975년 지독한 알코올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요양소에 머물렀던 시간들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가 스스로 요양소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제불능의 알코올중독자였다는 사실은, 교도소라는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인간성의 극치를 보여준 걸작 『팔코너』를 낳았지만, 그의 인생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그는 요양소에서 갇혀서도 일기를 쓴다. 금단증상과 이 요양소를 벗어나는 순간 다시 술을 마시게 될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과 환멸에 사로잡힌 채로.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치버는 계속 썼다.
그러니, “인생이란 얼마나 불가해한가”
어둠 속에 벌거벗은 채 앉아 있는 한 작가의 초상
존 치버는 ‘교외의 체호프’라는 낭만적인 별칭으로 불려왔지만, 이웃들의 삶을 저 높은 곳에서 조망하고 관조하는 작가는 아니었다. 자기분열과 갈등의 한복판에서, 치버는 너무나 많은 고통을 받고 그 속에서 몸부림치며 살아간 작가였다. 외로움에 뼈가 저리고 그래서 남녀불문 끝없이 사랑을 찾아다니며, 다른 작가들을 질투하기도 하고 원고료와 출판사들의 관심을 갈구하던 작은 인간이었다.
그는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간 존 업다이크, 헤밍웨이 등을 동경하면서도 강렬한 경쟁심을 느꼈다. 심지어 소설가 필립 로스가 치버의 장편소설 『팔코너』를 잘 읽었다고 지나가는 말로 칭찬하고는, 그에게 곧바로 업다이크의 전화번호를 좀 알려달라고 말하자, 그는 묘한 감정을 느끼며 이렇게 쓴다.
소설가들 사이의 경쟁의식은 소프라노들 사이의 그것만큼 강하다. _1977년의 일기에서
그러나 존 업다이크가 사망했다는 부고를 받자 그는 자신의 일기장에 통렬한 추도문을 쓴다. 알고 보니 그 부고는 장난전화로 밝혀졌지만, 이렇게 존 치버의 일기장에는 그의 하루에 일어난 자잘한 사건들과 감정의 파고가 그대로 포착되어 있다.
이런 것들은 사소하지만, 그야말로 사소하기 이를 데 없지만 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전에 수백 번이나 그랬듯이 나는 벌거벗은 채 식당으로 가서 어둠 속에 앉아 있었다.
_1969년의 일기에서
존 치버의 일기는 어둠 속에 벌거벗은 채 앉아 있는 한 남자의 독백이다.
온갖 사소한 아픔과 불행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생의 국면들과 한 작가가 완벽에 이르기 위해 거쳐간 35년간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흔치 않은 기록물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오늘날의 작가지망생에게는 가난과 중독, 우울 속에서도 매일 빈 종이를 메우는 일만은 멈추지 않았던 한 대가의 지독한 성실성에 대한 자극과 창작의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이 불가해한 인생의 문제들을 끝내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려 했던 한 인간의 집요함과 위대함에 감탄하게 한다.
이미 문학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작가마저도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토록 고뇌하고 몸부림치며 자기 스스로를 증명할 한줄기 빛을 찾아 헤맸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희망일까, 절망일까.
이제, 당신이 이 일기장을 열어 확인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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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킹의 문장 1 브런치 스토리
도서정보 : 남킹 | 2024-01-1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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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문장.
브런치스토리에 이미지로 소개된 글 모음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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