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흘린 눈물

도서정보 : 김성회 | 2022-11-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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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 위해 60년 전으로 돌아갔다. 지금과는 딴 세상이었던 그 시절로. 헐벗고 배고팠던 시절…….
어느 산골 마을에 몹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빈손으로 시작한 부모는 소작으로 얻은 조그마한 땅에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남의 집에 품을 팔아 겨우 생계를 이어 갔다. 어린 그는 자기네가 다른 집보다 못 산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기네는 농사를 지을 땅이 없고 다른 집은 땅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자기 마을 사람들처럼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 어느 봄날, 그가 생각하고 보아 왔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그날 자기도 꼭 그 사람들처럼 살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그 꿈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오롯이 혼자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멀고 험난한 길이라도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의지로 힘든 고난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이루었다.
여기에 그 아이의 소박한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려 보았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북평 재건 중학교 교장 선생님과 책을 내는 데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2년 9월 1일
창가에서 김성회

구매가격 : 9,000 원

쓰러지지마

도서정보 : 박종익 | 2022-11-0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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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씨앗이 사방팔방 튄다.
저 하늘에 몸 던져 순장하는 팝콘 같다.
구슬은 왜 둥글어야 하고
저녁 하늘의 별은 왜 떠 있어야 하고
내 말은 어쩌자고 마구 튀어 오르려고 몸부림하는가
죽어도 악쓰며 살아 돌아오는 말, 그리고 말
원고지에 알을 까고 있는 하얀 팝콘이
윙윙 귀지를 후벼 파고 있다.
수양버들 호숫가에 앉아 시를 쓰면서
물거울에 마음을 비추고 싶었으나
생은 늘 폭풍우 속이었다.
바람을 원망하며
"비쯤은 맞아 줄 수 있다" 소리쳤지만
우리는 폭풍우 중간쯤에서 만났고
바람이 멈추기 전에 이별을 고해야 했다.
이제는 안다. 바람은 쉬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미안하다는 말도 못 한 채
이 시집을 파피루스를 쓰던 시절로 돌려보낸다.

구매가격 : 2,000 원

푸르게 푸르게 서 있고 싶다

도서정보 : 고양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 2022-11-0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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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집에는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웃과 일상의 이야기들이
신선한 감동과 감흥을 안겨준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이웃들에게도
아름다운 자극과 깊은 위안을 안겨주고
치유가 되는 작품들이 실려있다.
작품집을 펼치면 마음이 움직이고
겉으로만 보이는 세계가 아니라,
진솔한 삶의 내면과 성찰, 그리고 반성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아름다운 글 모음집이다.

구매가격 : 2,000 원

내 영혼의 조각보

도서정보 : 이정옥 | 2022-11-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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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익어 갈 때쯤이면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골목길을 걸어오고
차곡차곡 쌓였던 세월의 강가에서
호루라기 소리 들리는 것 같아 달려가 보니
첨벙첨벙 헤엄치던 어릴 적 소꿉동무 친구들
봄을 타고 노는 햇살처럼 반긴다.
타박타박 걷던 여름날의 발자국 소리
어머니의 목소리 같아 반갑고,
소낙비 후다닥 휘몰아치고 천둥번개 고함치면
달려와 그 품에 꼭 안아 주시는
어머니의 따스한 숨결 느껴져
안도의 숨을 쉬었던 날들이 한 페이지씩 넘겨진다.
울창한 숲들이 제 임무를 마치는 때가 왔나 보다.
하늘 향해 끝없이 달려가던 숲속 친구들 소리 잦아들고
푸른 이파리들의 얼굴에 기미가 생기기 시작하니
생의 끝자락이 보이는 것일까 여기저기서 길 떠날 채비를 한다.
살며시 눈을 감아 본다.
빠르게 달리기만 하면 골인 지점에 다다를 것이고
원하는 것이면 다 얻을 것이라 생각하며
대문이 열리고, 마을이 열리며, 하늘이 열릴 것이라 힘차게 달렸다.
누군가 인생이란 롤러코스터 같다고 했다.
저마다의 삶에 수를 놓는다면 어떤 수를 놓을까 생각하며 지금까지 걸어온 발걸음을 잠시 멈추어 본다. 영혼의 깃발 앞세우며 누구나 건너야 할 삶의 크고 작은 징검다리, 그때마다 발견한 보석들을 버리지 않고 여기저기 모아 두었다. 모아진 크고 작은 이야기들로 영혼의 집 한 채 지어 본다. 처음이라 둥글둥글 원만한 집이 되지 못하고 모난 곳이 많으리라 믿는다. 그러하더라도 누군가의 가슴속에 희망 하나, 소망 한 바구니 담아갈 수 있는 쉬어 가는 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작은 집 하나 지을 수 있도록 온갖 정성 다 바쳐 이끌어 주신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와 가족들, 격려와 성원으로 함께 하신 문우님들, 신앙의 길로 인도해 주신 모든 분들의 사랑에 감사를 보낸다.

2022년 8월
저자 이정옥

구매가격 : 7,800 원

제목만큼은 재미있고 싶었어

도서정보 : 세종시 해밀중학교 | 2022-11-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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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밀 중학교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낸 책입니다.
해밀 중학교의 ‘행복 읽고 쓰고’동아리는 선생님 한 분과 학생 17명으로 이루어진 동아리 입니다.
인문학 독서를 하면서 학생들의 풋풋함을 담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독서 활동과 글쓰기 활동을 합니다.
생생한 경험담을 나누면서 글을 씁니다.
놀랍게도 이 책 속에는 동아리 학생들의 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동아리 이름처럼 행복이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행복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2022년 3학년 김래은이 씁니다 -

구매가격 : 7,800 원

하루 힐링

도서정보 : 정용훈 | 2022-11-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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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봤자 안 될 텐데 뭐.’라고 하며 시작을 겁내지 않기로 해요.
중요한 것은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냈다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불확실한 하루를 잘 살아 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구매가격 : 8,900 원

눈물로 쓴 이야기, 들어주실래요?

도서정보 : 고우리 | 2022-11-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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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고난은 곧 축복이었다”

하나님은 지금의 나를 살게 하는 큰 원동력이자 가치이고, 전부가 되었다.

삶의 어두운 골짜기를 지날 때에 사람들은 이제 네 인생은 끝이라고 했지만, 그때부터 하나님의 계획하신 진짜 이야기가 시작됐다.

구매가격 : 8,400 원

남산 걷다

도서정보 : 계명 | 2022-11-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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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위한 선시의 섬돌
이렇게 깃발을 걸고
첫 시집을 냅니다.
목멱산(서울 남산)을 걸으면서
쓴 시들을 모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시에 나오는 매봉, 응봉, 금호산 등은 남산 자락이고
낙산, 안산, 인왕산, 북악산, 관악산은 남산의 동무들이니
이 시집에서는 한 묶음이 되었습니다.

여기 시 한 줄이
선(禪)의 기쁨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구매가격 : 7,200 원

이제 그것을 보았어

도서정보 : 박혜진 | 2022-1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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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독자에게로 넘어오는 사이에 끝이 있다.”

편집자 12년 차 평론가 8년 차
박혜진 작가의 노트에 담긴 불멸의 엔딩 52편!

난다에서 ‘끝’에 관한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소설, 영화, 시, 그림…… 우리 곁에는 항상 이야기가, 작품이 있고 모두 저마다의 끝을 품고 있지요. 편집자이면서 평론가, 독자이자 저자, 그리하여 문학‘하는’ 사람 박혜진 작가가 만나고, 보고, 겪은 52편의 엔딩을 담았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마지막이지만 번번이 처음이기도 할 ‘끝’의 순간들. 박혜진 작가의 노트에 담긴 인생 수업의 끝내기 기술. 이야기의 끝, 끝의 이야기를 엿보는 첫 산문집 『이제 그것을 보았어』입니다.

“마지막 문장은 끝까지 읽은 사람만 그 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광활한 세계다. 작품을 정직하게 완주한 사람만이 마지막 한마디의 무게를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그 점이 인생을 닮았다.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가본 사람만이 마지막이라는 순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끝은 ‘와버린’ 게 아니다. 그들은 끝을 맞이한다. 이 책에서 내가 그러모은 마지막 문장들은 맞이한 끝, 환대받은 끝, 끝나지 않는 끝, 부활하는 끝이다. 끝은 변화의 일부이고 변화는 끝을 통해서만 자신을 드러낸다. 끝의 미학을 찾아 헤맸지만 끝이라는 미학에 도달했을 뿐이다. 출발할 땐 상상하지 못했던 이 도착지가 마음에 든다. 끝이라는 순간에 매료된 나는 때로 끝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다 가끔 두려워지면 주문처럼 되뇌는 한 문장. 이제 그것을 보았어. 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빛나는 마지막이자 마지막이라는 빛이다.”_본문 중에서

▣ 마지막 문장에 이르면 나는 어김없이 상상한다
저자 박혜진 작가는 12년 차 문학편집자이면서 8년 차 문학평론가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작품을 접하고 편집하고 읽고 쓰는 일, 요컨대 문학을 ‘영혼의 평생 직장’으로 삼은 그에게 끝과의 만남이야말로 끝없는 일일 테지요. 책을 갈무리하며 스스로 밝힌바 이 끝 모를 여정에서 저자가 마주한 것은 “맞이한 끝, 환대받은 끝, 끝나지 않는 끝, 부활하는 끝” 들입니다. 어쩐지 ‘끝’에서 우리가 쉬이 떠올리는 수사와는 거리가 있음에, 이 엔딩노트의 엔딩에 그 힌트가 있는 듯도 합니다. 끝의 미학을 찾아 헤맨 끝에 도달한 곳이 바로 ‘끝이라는 미학’이란 사실 말이지요.
저자와 독자의 사이에 편집자가 있다, 그렇게 말하면 일리가 있다 싶습니다. 저자와 독자의 사이를 잇는 것이 비평이다, 이렇게 말해도 일단 끄덕이게 됩니다. ‘끝을 본’ 사람으로서는 독자일 테고 ‘끝을 말하는’ 이 책에서 그는 저자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두고 문학의 이편과 저편, 그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끝을 연습하고 배우고 다듬어온 기록이라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작품이 독자에게로 넘어오는 사이에 ‘끝’이 있다”는 작가의 말, 그렇다면 이 노트가 바로 문학의 사이로 난, 그 끝없는 길 자체이기도 하지 않으려나요.

“길 위에 서면 종착점에 도착할 때까지 앞으로 걸어나가야 한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막다른 곳에 섰을 때 인간은 한번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알 수 없는 길 위에서의 모험을 감행할 것을 요구받는다. 주저앉을 때도 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길을 걸어내는 것. 하나의 끝이 새로운 시작이 되기 위해서는 끝과 시작을 연결하는 길을 계속해서 걸어야 한다는 것.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계속되고 새로운 인생은 내일이 오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다가올 것이다.”_본문 중에서

▣ 유종의 미가 아니라 오늘의 미
편마다 달린 엔딩노트를 엿보면 구성이 이렇습니다. ‘오늘의 책, 지은이 그리고 옮긴이, 출판사, 발행일, 오늘의 엔딩, 오늘의 노트’. 그 나란함과 세심함으로 이 책이 충실한 독자의 메모이자 유심한 편집자의 기록임을 일러주지요. 글의 머리에 노트를 달아두었으니 한 작품의 마지막 순간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출발하는 셈입니다. 그러니 혹여 이것이 ‘스포일러’ 모음집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라면 잠시 접어두어도 좋겠습니다. 다시 강조하기를, 엔딩으로 끝맺는 글이 아니라 엔딩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임에요.
『스토너』 속 주인공의 손에 마지막까지 들려 있던 책이 툭 떨어지는 순간, 『고도에서』 스콧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두둥실 떠오르는 순간, 『등대로』의 릴리가 캔버스 한가운데 확신의 선을 긋는 순간…… 많은 소설의 엔딩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에서 닿은 끝들이 소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엄마 걱정」 등 시도 있고 <와일드> <프라미싱 영 우먼>과 같은 영화도 있습니다. <라스트 레터>나 『노마드랜드』를 다룰 때는 책과 영화를 나란히 놓아보기도 하고요. 「3월의 눈」은 희곡 작품이고 <또다른 빛을 향하여>는 샤갈의 그림이지요. 이쯤에서 생각해보면 응당하기도 합니다. 엔딩, 곧 ‘끝’이 소설에만 있지는 않으리라는 것. 작품이란 결국 인간의 이야기이고,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임에요. 우리의 삶이 필연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진정으로 환희로운 끝, 다가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끝은 과거의 결과도 아니고 미래의 원인도 아니다. 그 자체로 완전한 순간일 뿐이다. 유종의 미가 아니라 오늘의 미가 있을 뿐이다. 행복한 끝이 아니라 행복한 지금이 있을 뿐이다.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이야말로 끝을 결말과 종착지라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제도 잊고 내일도 잊자. 그것이 샤갈의 끝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진실이다. 평생에 걸쳐 사랑을 믿었던 샤갈의 마지막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지혜다.”_본문 중에서

▣ 잠자는 내 용기를 깨워줄 백마 탄 문장들
『이제 그것을 보았어』에 담긴 엔딩은 총 52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1년 52주, 그 한 바퀴에 걸리는 걸음의 수이지요. 한 주에 한 편씩 보폭 맞춰 읽어나가면 훌륭한 독서의 길잡이가 되지 않겠나 합니다. 다가올 연말 어느 날, 지난 주말들을, 지나온 끝들을 돌이키며 읽어본다면 마침맞은 마무리이자 갈무리가 될 테지요. 우리 모두의 인생 배움, ‘끝의 연습’에 참고서라면 더없이 맞춤하리라 믿음이고요.
표지에는 이현우 작가의 <초록 문>을 담았습니다. 짙은 그림자로 쨍한 빛을 일깨우듯이, 어떤 끝이 사라지지 않는 삶을 돌이키듯이, 문과 문의 틈, 열림과 닫힘의 ‘사이’에 이 책을 두어봅니다. 조금은 수상하고 대단히 기꺼운 초대입니다. 박혜진 작가를 따라 걷다 문득 함께 멈춰보는 어느 때, 틈 너머로 만나게 될 테지요. 그리고 마침내 우리도 말할 수 있지 않으려나요. 이제 그것을 보았어, 하고요.

“끝은 소리 없이 다가온다. 하지만 소리 없이 다가와 벨을 울려대는 그 끝을 마주한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우리 자신의 손에 달렸다. 주어진 끝이 가져다주는 슬픔에 압도당할지, 미지의 어둠 속으로 한발 더 걸어나갈지. 끝에서 끝맺을지, 끝에서 시작할지.”_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1,200 원

이제 그것을 보았어

도서정보 : 박혜진 | 2022-1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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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독자에게로 넘어오는 사이에 끝이 있다.”

편집자 12년 차 평론가 8년 차
박혜진 작가의 노트에 담긴 불멸의 엔딩 52편!

난다에서 ‘끝’에 관한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소설, 영화, 시, 그림…… 우리 곁에는 항상 이야기가, 작품이 있고 모두 저마다의 끝을 품고 있지요. 편집자이면서 평론가, 독자이자 저자, 그리하여 문학‘하는’ 사람 박혜진 작가가 만나고, 보고, 겪은 52편의 엔딩을 담았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마지막이지만 번번이 처음이기도 할 ‘끝’의 순간들. 박혜진 작가의 노트에 담긴 인생 수업의 끝내기 기술. 이야기의 끝, 끝의 이야기를 엿보는 첫 산문집 『이제 그것을 보았어』입니다.

“마지막 문장은 끝까지 읽은 사람만 그 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광활한 세계다. 작품을 정직하게 완주한 사람만이 마지막 한마디의 무게를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그 점이 인생을 닮았다.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가본 사람만이 마지막이라는 순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끝은 ‘와버린’ 게 아니다. 그들은 끝을 맞이한다. 이 책에서 내가 그러모은 마지막 문장들은 맞이한 끝, 환대받은 끝, 끝나지 않는 끝, 부활하는 끝이다. 끝은 변화의 일부이고 변화는 끝을 통해서만 자신을 드러낸다. 끝의 미학을 찾아 헤맸지만 끝이라는 미학에 도달했을 뿐이다. 출발할 땐 상상하지 못했던 이 도착지가 마음에 든다. 끝이라는 순간에 매료된 나는 때로 끝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다 가끔 두려워지면 주문처럼 되뇌는 한 문장. 이제 그것을 보았어. 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빛나는 마지막이자 마지막이라는 빛이다.”_본문 중에서

▣ 마지막 문장에 이르면 나는 어김없이 상상한다
저자 박혜진 작가는 12년 차 문학편집자이면서 8년 차 문학평론가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작품을 접하고 편집하고 읽고 쓰는 일, 요컨대 문학을 ‘영혼의 평생 직장’으로 삼은 그에게 끝과의 만남이야말로 끝없는 일일 테지요. 책을 갈무리하며 스스로 밝힌바 이 끝 모를 여정에서 저자가 마주한 것은 “맞이한 끝, 환대받은 끝, 끝나지 않는 끝, 부활하는 끝” 들입니다. 어쩐지 ‘끝’에서 우리가 쉬이 떠올리는 수사와는 거리가 있음에, 이 엔딩노트의 엔딩에 그 힌트가 있는 듯도 합니다. 끝의 미학을 찾아 헤맨 끝에 도달한 곳이 바로 ‘끝이라는 미학’이란 사실 말이지요.
저자와 독자의 사이에 편집자가 있다, 그렇게 말하면 일리가 있다 싶습니다. 저자와 독자의 사이를 잇는 것이 비평이다, 이렇게 말해도 일단 끄덕이게 됩니다. ‘끝을 본’ 사람으로서는 독자일 테고 ‘끝을 말하는’ 이 책에서 그는 저자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두고 문학의 이편과 저편, 그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끝을 연습하고 배우고 다듬어온 기록이라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작품이 독자에게로 넘어오는 사이에 ‘끝’이 있다”는 작가의 말, 그렇다면 이 노트가 바로 문학의 사이로 난, 그 끝없는 길 자체이기도 하지 않으려나요.

“길 위에 서면 종착점에 도착할 때까지 앞으로 걸어나가야 한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막다른 곳에 섰을 때 인간은 한번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알 수 없는 길 위에서의 모험을 감행할 것을 요구받는다. 주저앉을 때도 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길을 걸어내는 것. 하나의 끝이 새로운 시작이 되기 위해서는 끝과 시작을 연결하는 길을 계속해서 걸어야 한다는 것.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계속되고 새로운 인생은 내일이 오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다가올 것이다.”_본문 중에서

▣ 유종의 미가 아니라 오늘의 미
편마다 달린 엔딩노트를 엿보면 구성이 이렇습니다. ‘오늘의 책, 지은이 그리고 옮긴이, 출판사, 발행일, 오늘의 엔딩, 오늘의 노트’. 그 나란함과 세심함으로 이 책이 충실한 독자의 메모이자 유심한 편집자의 기록임을 일러주지요. 글의 머리에 노트를 달아두었으니 한 작품의 마지막 순간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출발하는 셈입니다. 그러니 혹여 이것이 ‘스포일러’ 모음집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라면 잠시 접어두어도 좋겠습니다. 다시 강조하기를, 엔딩으로 끝맺는 글이 아니라 엔딩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임에요.
『스토너』 속 주인공의 손에 마지막까지 들려 있던 책이 툭 떨어지는 순간, 『고도에서』 스콧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두둥실 떠오르는 순간, 『등대로』의 릴리가 캔버스 한가운데 확신의 선을 긋는 순간…… 많은 소설의 엔딩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에서 닿은 끝들이 소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엄마 걱정」 등 시도 있고 <와일드> <프라미싱 영 우먼>과 같은 영화도 있습니다. <라스트 레터>나 『노마드랜드』를 다룰 때는 책과 영화를 나란히 놓아보기도 하고요. 「3월의 눈」은 희곡 작품이고 <또다른 빛을 향하여>는 샤갈의 그림이지요. 이쯤에서 생각해보면 응당하기도 합니다. 엔딩, 곧 ‘끝’이 소설에만 있지는 않으리라는 것. 작품이란 결국 인간의 이야기이고,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임에요. 우리의 삶이 필연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진정으로 환희로운 끝, 다가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끝은 과거의 결과도 아니고 미래의 원인도 아니다. 그 자체로 완전한 순간일 뿐이다. 유종의 미가 아니라 오늘의 미가 있을 뿐이다. 행복한 끝이 아니라 행복한 지금이 있을 뿐이다.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이야말로 끝을 결말과 종착지라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제도 잊고 내일도 잊자. 그것이 샤갈의 끝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진실이다. 평생에 걸쳐 사랑을 믿었던 샤갈의 마지막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지혜다.”_본문 중에서

▣ 잠자는 내 용기를 깨워줄 백마 탄 문장들
『이제 그것을 보았어』에 담긴 엔딩은 총 52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1년 52주, 그 한 바퀴에 걸리는 걸음의 수이지요. 한 주에 한 편씩 보폭 맞춰 읽어나가면 훌륭한 독서의 길잡이가 되지 않겠나 합니다. 다가올 연말 어느 날, 지난 주말들을, 지나온 끝들을 돌이키며 읽어본다면 마침맞은 마무리이자 갈무리가 될 테지요. 우리 모두의 인생 배움, ‘끝의 연습’에 참고서라면 더없이 맞춤하리라 믿음이고요.
표지에는 이현우 작가의 <초록 문>을 담았습니다. 짙은 그림자로 쨍한 빛을 일깨우듯이, 어떤 끝이 사라지지 않는 삶을 돌이키듯이, 문과 문의 틈, 열림과 닫힘의 ‘사이’에 이 책을 두어봅니다. 조금은 수상하고 대단히 기꺼운 초대입니다. 박혜진 작가를 따라 걷다 문득 함께 멈춰보는 어느 때, 틈 너머로 만나게 될 테지요. 그리고 마침내 우리도 말할 수 있지 않으려나요. 이제 그것을 보았어, 하고요.

“끝은 소리 없이 다가온다. 하지만 소리 없이 다가와 벨을 울려대는 그 끝을 마주한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우리 자신의 손에 달렸다. 주어진 끝이 가져다주는 슬픔에 압도당할지, 미지의 어둠 속으로 한발 더 걸어나갈지. 끝에서 끝맺을지, 끝에서 시작할지.”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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