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윤선도 시조집 <제3판>

도서정보 : 나종혁 편역, 윤선도 원작 | 2022-10-0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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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 시조집]은 윤선도가 지은 한글 시조 75수를 그의 시문집 [고산유고] 권6 별집 하권 가사의 원문과 편역자 나종혁의 현대어 역을 추가해서 수록했다. 원문의 한글 고어를 그대로 되살리는 방식으로 현대어로 국역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시조 시인 고산 윤선도의 시조를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저술이다. 덧붙여, 제2판에서 김수장 편 윤선도 작 ‘어부가 52장’과 이형상 편 윤선도 시조 50수가 추가되었고, 제3판에서는 김태준 편 윤선도 시조 3수가 추가되었다.

구매가격 : 10,000 원

시 읽는 청소부

도서정보 : 신상조 | 2022-10-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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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파산의 문턱에서 쓰기와 강의, 그리고 육체노동을 겸했던 중에 주로 청소부로서의 일상을 일기처럼 남긴 진솔한 기록이다.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나를 두둔하기 위한 글은 아니지만, 혹자는 반면교사 삼아 자본의 축적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내가 기대하는 바와 거리가 멀다. 나는 자본을 숭배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자본은 소박하게 말해 많으면 편리하겠으나 없다고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과거 한때’의 궁핍함을 자랑하는 글이 많다. 그건 뒤집어 말해 현재의 궁핍함이 부끄럽다는 의미가 된다. 내가 노동자로서의 일상을 전시하듯 인터넷 신문에 연재하고, 또 그걸 묶어서 이렇게 출간하는 이유란, 이러한 세간의 부끄러움에 대한 나름의 저항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힘들땐 잠깐 쉬었다가도 괜찮아

도서정보 : 김옥림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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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상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것들의 행복을 말하다

‘행복은 강도强度가 아니라 빈도頻度’라고 한다. 일상에서 얼마나 ‘큰’ 행복을 누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느끼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진리의 말도 삶에서 연습이 되지 않으면 그저 허울 좋은 철학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김옥림 작가의 신작 《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는 ‘행복 연습’의 아주 좋은 교본이다.
일상을 둘러싼 모든 것에서 감사와 행복을 느끼는 작가의 글을 읽노라면 그저 막연했던 일상의 행복 찾기가 그리 어렵거나 거창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사람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는 김옥림 작가의 이번 신작 역시 조용히, 힘 있는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해준다.

구매가격 : 9,800 원

타클라마칸, 혹은 쥐똥나무를 위하여 : 형상시인선 36 (서교현 시집)

도서정보 : 서교현 | 2022-09-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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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인정신》으로 등단한 서교현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형상시인선 서른여섯 번째 시집이다.
총 59편의 시에서 서교현 시인은 “질펀한 봇도랑 같은” 이승의 삶, “없어진 것, 있지만 낯선” 과거의 기억과 “축 늘어진 오늘의 이 상황”으로 표명되는 우리의 현실 삶의 “슬픔의 안과 밖”의 무게와 대면하면서도 거기에 함몰되지 않는 의지와 서정성으로 깊고 따뜻한 ‘생명성’이라는 정서를 그려내고 있다.

“과수원에 발을 들여놓은 건, 해가 설핏해지고 나서였다// 각기 다른 빛과 색, 흠결까지도 사과는 봉분처럼 쌓여있었다// 처음부터 쪼그라든 것/ 새들에게 쪼인 것/ 제 살점을 벌레에게 내어준 것// 흠결 없는 사물과 영혼이 어디 있을까마는/ 칠성판처럼 한번 누우면 끝장인 네모난 상자는/ 가을의 비극이다// 사과가 차례로 상자에 담겨진다// 그러나 흠, 흠이 있는 사과가 맛이 있는 법/ 오래 그늘을 서성거려 본 이는 안다// 덧대고 덧댄 나의 상처도, 그렇다// 흠이 흠을 움켜쥐었을 때 느껴지는 전율/ 저녁놀이 만져준 상처 안쪽이/ 먼저 다녀간 새의 혀처럼 따뜻하다 ” (「네모난 상자」 전문)

바다, 붕어빵, 그림, 어머니, 마당, 섬, 산, 나무, 실직, 독거 등 시인이 바라보는 대상은 현실의 일상적 대상이지만, 시인의 강렬한 시적 열망이 가져온 새로운 발상과 상상력으로 생명력 넘치는 시가 되고 있다.
표제 시 「타클라마칸, 혹은 쥐똥나무를 위하여」에서 “…어둠과 빛이 한 몸이 되는 시간, 쥐똥나무에 꽃이 핀다/ 가늘고 슬픈 꽃향기에 마음까지, 깊어진다// 살아 돌아올 수 없는 사막 타클라마칸에 도마뱀이 나타났다는/ 그리고 산란하는 앵치도 돌아왔다는/ 풍문이 잎처럼 돋아나고 있었다”라고 선명하게 기록하였듯 시인은 삶의 ‘무상함과 낭패감’을 넘어서는 ’재생, 소생‘의 마음자리를 시편 속에 지향함으로써 전편의 시가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고 있다.

“울음이란 슬플 때만 나는 게 아닐 테니. 바람이 분다는 건 바람이 익어간다는 거. 바람이 없다는 건 지겟작대기가 아직도 땅바닥에 꽂혀 있다는 거. 그리고 드러누웠다 일어났다 그리고 꺼졌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거. 삶이란 바람 부는 억새밭에서 흔들리며 노래하는 거. 그런 거…” (「풍경, 흔들리지 않는」 중에서)

이처럼 “타래타래 얽힌 생을 풀 실마리”, “마른 잎 잔뜩 매달고도/ 가장 품고 싶은 건/ 시려서 오히려 따스하게 느껴지는 첫눈”과 같은 구절이나 “깜박깜박 불 켜지는 등대 스위치”와 “밤새 삼킨 등나무가/ 주렁주렁 걸어놓은 등경燈?”처럼, 또 “행복하게 탈출할 수 있는 길”, “썩음으로써 새롭게 발아되는 게 씨앗”과 같은 표현 등에서 알 수 있듯 삶의 희망을 찾아 앞으로 나아갈 길을 살핀다는 시인의 깨달음이 강렬하게 형상화된 『타클라마칸, 혹은 쥐똥나무를 위하여』이다..

“가야지, 멈추고 싶다고 멈추어지는 게 아니니까. 나방은 쉴 때도 날개 접을 수 없는, 말 못 할 이유가 아마 있을 거야. 다림질로도 다시 펼 수 없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거든, 라면을 똑바로 편다고 생각해 봐! 마음을 반듯하게 세운다고 생각해 봐! 바람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파도 넘듯 타야 하는 것인 줄 맘은 알아. ……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북극성을 찾아본 적이 있어. 타래타래 얽힌 생을 풀 실마리라도 찾을까 하는 마음으로, 파고다 주변을 합장하고 돌고 돌아도 마냥 그 자리가 그 자리. 하지만, 하지만은 그러나와 함께 그다음 말을 찾고 싶어” (「요요」 중에서)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미시적인 데서 거시적으로 확대되고 확산하는 그의 시적 상상력은 상투성을 벗어나 대상을 내면 內面으로 끌어들여 주관화된 정서(서정 抒情)를 빚어내면서도 거의 예외 없이 보편성과 연계되고, 근본적으로는 삶을 들여다보는 시선과 가슴이 너그럽고 깊다.”라고 평한 이태수 시인의 해설과 시의 미덕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7,000 원

MZ세대와 라떼 사장님이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

도서정보 : 이철원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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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팀 없는 회사라면 주목해야 할 중요 키워드, 밑(MEET)!
Motivation(동기), Emotion(감성), Environment(환경), Trust(신뢰)
밑(MEET) 빠진 회사에 열정 붓기를 멈춰라!

‘조직문화가 경쟁력의 전부’라는 루 거스너의 말은 일말의 과장도 없는 진실에 가깝다. 회사는 전쟁통이 아니고 일은 재밌어야 한다. 얼마든지 심리적 안정감 속에 공통의 가치와 규율을 지키면서도 자율성을 발휘해 재미있게 일하고 고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 개인과 회사가 함께 합을 맞추는 일이다. 언제까지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라며 해야 하는 일만 강제로 주입시킬 것인가? 조직문화는 이 중대한 일을 해내는 열쇠다.

그 본질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단서는 바로 밑MEET에 있다. 어려운 개념도 아니고 일하면서 누구나 한 번씩은 되새겨봤을 요소들이다. 현실이라는 두 발이 내디딘 밑 바닥에 관한 이야기다. 이 밑이 빠져버리면 ‘먹고 살려고’라는 1차원적 답에서 그다음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MEET 빠진 회사에 열정 붓기를 강요하지 말자. 그래봤자 아무 소용없다. 알잖는가? 지금부터 탄탄한 MEET부터 다져보자.

구매가격 : 15,000 원

태양시집

도서정보 : 루미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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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사랑의 노래, 루미의 『태양시집』 페르시아 원본 국내 초역

“루미, 내게는 루비처럼 붉은빛을 띠는 단단한 보석 같은 이름.” _김민정(시인)
13세기 페르시아 신비주의자이자 시인인 루미는 영적인 탐구를 중시하는 수피 사상의 중요 인물 이다. 또한 그는 이슬람 이전 시대부터 내려오던 페르시아 문화권의 명상법인 회전 명상춤 ‘세마’로 유명한 메블레비 종파의 선구자다. 서구권에서는 시성(詩聖)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그는 랠프 월도 에머슨과 월트 휘트먼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파울로 코엘료, 류시화, 김민정 시인 등 많은 현대작가 역시 루미의 작품세계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김민정 시인은 루미를 보석 루비에 비유 하며 “어디선가 그가 빛나고 있다 하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 그 앞에 서기 일쑤”였다고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었다.
연인에게 말을 거는 형식을 종종 취하는 루미의 시는 신과의 사랑과 합일을 통한 깨달음의 길을 추구한다.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루미의 『태양시집』 역시 신성한 사랑의 노래로 가득하며, 페르시아 원전을 최초로 한국어로 번역하여 그 가치가 더욱 높다. 원전에 수록된 3229편의 가잘(소 네트) 중 정수(精髓)에 해당하는 40편을 엄선하여 주제별로 엮었다.
번역자 박은경은 루미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현지로 건너가 페르시아어를 배우고 회전 명상춤 을 전수받았다. 수년간 인도, 파키스탄, 이란, 터키를 오가며 배운 남아시아의 전통무용 및 서아시 아의 수피 전통 가르침과 춤명상을 융합해 독자적인 공연, 교육 및 치유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촉망받는 젊은 예술가다. 2021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수피 명상을 응용하여 <흙 물 불 바람과 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2021년 경기시나위 오케스트라 콘서트 ‘반향’에서 수피 댄스 독무를 공연했다.

루미가 지핀 사랑의 불씨
루미가 살았던 13세기는 살벌한 시대였다. 당시 칭기즈칸이 이끄는 몽골이 서아시아와 동유럽까 지 정복하면서, 수많은 도시들이 풀 한 포기 남김없이 파괴되고 대량학살이 일어났다. 이슬람 세계 의 기둥이었던 아바스왕조는 멸족을 당했고, 바그다드와 에스파한에는 수십만 개의 해골로 만든 탑 이 세워졌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의 영향으로 루미는 안락한 삶을 노래하지 않았다. 슬픔과 피와 고통의 시를 끊임없이 읊었다. 님의 장미꽃 같은 아름다운 얼굴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먼저 피로 짠 베일을 걷어야 한다고 그는 썼다. 그것은 장미의 가시를 인내하는 일이기도 하다.

혼란스러운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루미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중요한 사건은 바로 떠돌이 수행 자 샴스를 만난 일이다.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이자 법관이기도 했던 루미는 37세가 되던 해에 평생 의 스승이자 소울메이트인 샴스를 만나 영혼의 교류를 나눴다. 어느 날 샴스가 자취를 감추어버리 자 그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실패했다. 샴스에게 헌정한 『태양시집』 및 『영지의 마스나 비』 등 모든 시는 루미가 샴스를 잃은 후에 나온 작품이다. 샴스와의 이별이 없었다면 루미는 결코 우리가 아는 시인 루미로 기억되지 못했을 것이다.
『태양시집』은 ‘샴스’와 동음이의어인 ‘태양’을 호명하며, 샴스를 그리워하는 루미의 마음을 절절 하게 담은 작품이다. 그러나 이 그리움은 샴스라는 개인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깨달음에 대한 염원, 신과의 합일, 진리를 향한 희구를 통칭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삶의 극심한 고통이 자아의 껍데 기를 벗어나 천상의 연인과 하나되길 바라는 숭고함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를 주기 때 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의 심장에 신성한 사랑의 불길을 일으킨 이 집은 무려 팔백 년이라는 시간 과 문화적 언어적 장벽을 초월하여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구매가격 : 9,100 원

바람 불고 고요한(문학동네시인선 179)

도서정보 : 김명리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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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죽음이
삶을 배웅 나와도 좋겠구나 싶은”

정련된 시적 세공으로 빚어낸 생의 아름다움
시력 40년, 김명리 시의 정수

문학동네시인선 179번으로 김명리 시인의 신작 시집을 펴낸다. 1983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정갈하게 다듬은 시어로 존재의 쓸쓸함과 비극적 아름다움을 노래해온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다. “서정적이고 예민하고 아주 부드럽게 속삭이는”(문태준 시인) 시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오랜 기간 독자들과 호흡해온 김명리는 이번 시집을 통해 죽은 줄 알았던 모과나무에서 어른거리는 “연둣빛”(「바람 불고 고요한」)으로 표상되는 소생의 기운을 느끼고, 그러한 모든 살아 있는 존재의 깊이를 “풀의 무게란/ 잠시 번성했던 초록의 무게”(「풀의 무게」)라고 성찰한다.
문학평론가 정과리는 해설에서 이 시집을 “한국시사에서 가장 굵은 줄기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적인 한국적 서정시형을 넘어서 가려는 실천”이라고 말한다. 시적 대상을 향한 기다림과 한(恨)의 정서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처방전이 없는 삶”(「삶이라는 극약」)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시인의 “뜨겁게 생동”하는 시편들은 “기다림”이라는 태도를 “발견의 기쁨으로 만드는 현장”인 동시에 독자들에게 전하는 시인의 진실한 편지이며, 시력 40년에 다다른 한 예술가가 길어올린 예술세계 그 자체이다.

“김명리의 시에서 느껴지는 가장 직접적인 풍미는 고급스러움이다. 돌로 치면 세공된 ‘보석’이고, 옷으로 치면 ‘오트 쿠튀르’이며, 나무로 치면 ‘사군자’이다. 일제강점기의 미술평론가 김용준의 명명을 빌리자면 ‘고아미(高雅美)’라고 부름직한, 절도와 우아함으로 이루어진 품격이라 할 것이다.” _정과리, 해설에서

시집은 총 네 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자연물을 통해 느끼는 생명의 작은 기미들과 인간 삶의 본질적인 쓸쓸함을, 2부는 어머니라는 소중한 대상을, 3부는 우리 주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연약한 몸을 지닌 동물들을 바라본다. 4부는 이 모든 시상을 아우르는 작품들로 존재를 향한 연민어린 시선을 보여준다.

죽은 줄 알고 베어내려던
마당의 모과나무에
어느 날인가부터 연둣빛 어른거린다
얼마나 먼 곳에서 걸어왔는지
잎새들 초록으로 건너가는 동안
꽃 한 송이 내보이지 않는다

모과나무 아래 서 있을 때면
아픈 사람의 머리맡에 앉아 있는 것 같아요
적막이 또 한 채 늘었어요

이대로 죽음이
삶을 배웅 나와도 좋겠구나 싶은

바람 불고 고요한 봄 마당
_「바람 불고 고요한」 전문

시집의 핵심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표제시 「바람 불고 고요한」은 스러져가는 삶에 집착하지 않고 그 무상성을 온전한 자연스러움으로 받아들여 마침내는 “죽음”이 “삶을 배웅 나와도 좋겠구나”라고 노래하는 시이다. 김명리의 이러한 시적 태도는 다른 시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저녁해의 불꽃 이내 흩어지고
서둘러 잎 내고 꽃 피우던 여름꽃 진다
체로금풍의 시절이 머지않았으니
여름의 핏자국들 이내 희미해지리
우리도 끝내 자욱이 돌아서리라
_「파위교」 부분


애도가 종잇장처럼
가벼워지는 봄날 오후

만곡처럼 휩쓸리는
새의 영원을

햇빛은 지나가기만 할 뿐
바람은 스쳐지나가기만 할 뿐
_「꽃잎 너머」 부분


한편, 「김치박국 끓이는 봄 저녁」은 시집 가운데 오감을 가장 강렬하게 자극하는 시로, 발표 당시 눈 밝은 시인들과 독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회자된 작품이다.

기억에도 분명
맛의 꽃봉오리, 미뢰가 있다
건멸치 서너 마리로 어림밑간 잡아
신김치 쑹덩쑹덩 썰어 넣고 김칫국물 넉넉히 붓고
식은밥 한 덩이로 뭉근히 끓여내는
어머니 생시 좋아하시던 김치박국
신산하지만 서럽지는 않지
이 골목 저 골목 퍼져나가던 가난의 맛,
기억의 피댓줄 비릿하게 단단히 휘감아들이는 맛
반공(半空)의 어머니도 한술 드셔보시라
뜰채로 건져올리는 삼월 봄하늘
봄 나뭇가지 연둣빛 우듬지마다
천둥처럼 퍼부어지는 저 붉은 꽃물 한 삽!
_「김치박국 끓이는 봄 저녁」 전문

생전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김치박국을 끓이며, “봄 나뭇가지 연둣빛 우듬지”처럼 푸르고 “천둥처럼” 활달하며 “붉은 꽃물”처럼 찬란했던 옛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야기. “신산하지만 서럽지는” 않았던 가난의 시절, 어떤 음식보다 감각을 자극하는 김치박국은 그 자체로 육박해오는 살아 있음의 생생한 증언과도 같다. 김치박국을 통해 존재의 근원으로 내려가 생의 “피댓줄”을 “휘감아들이는” 이 시는 독자들에게 울림 있는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구매가격 : 7,000 원

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

도서정보 : 김이랑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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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이랑의
고양이 있는 생활

어느 날 문득 작업실로 찾아온 길고양이 네 마리와의 이야기를 담은 일러스트레이터 김이랑 작가의 그림 에세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양이들과 작업실을 나눠 쓰며 입양도 동거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가족적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매일 아침 작업실로 찾아와 늦은 밤 다 같이 퇴근하는 일상은 바깥이 익숙한 고양이들이 직접 선택한 생활 방식이다. 우리에게는 길 위의 생명과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는 데 하나의 힌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정남이, 복남이, 복길이, 막내라는 이름으로 작업실 메이트가 된 고양이들과 사교성 없는 예술가 자매가 함께하는 공유오피스로의 초대장이다.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던 작가의 삶에 불현듯 나타나 “사랑이란 짠한 감정 같다”는 깨달음을 준 작은 생명체들을 만나 보자.

구매가격 : 9,600 원

아! 고구려

도서정보 : 우정태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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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시인의 소리)

건전한 사고방식






우리들의 사고방식에 따라 21세기 세상의 우리나라가 참 많이 다르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각 나라마다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그 나라 국민들의 삶이 아주 다르게 펼쳐집니다. 우리나라도 남북한이 철조망에 가로막혀 있는 분단의 현실에서 누가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다른 양상의 국가가 되어 갑니다. 특히 대통령제하에 있는 우리나라 38선 위의 북쪽에는 누가 집권하고 있나요?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요? 같은 동포의 삶이 한반도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어떻게 그리 다를까요.
그것은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사회주의의 차이와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도 각 대통령을 비교해 보며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못했는지 살펴보고, 어떻게 국민들을 이끌어야 세계에서 으뜸으로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는지를 각자가 차분하게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통령마다 다른 평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대통령 재직 시에 해낸 일이란 걸 알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옷도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마지막 단추까지 끝맺음을 잘할 수 있듯이 자유에 바탕을 둔 법치가 준수될 때에 더욱 발전하는 나라가 되겠지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을 살면서 우리들 최고의 삶은, 각자가 매일매일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삶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실히 일하며 책임지는 사고방식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들의 사고방식은 어떤 편파적인 정보나 언론매체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여, 그 정보가 진실인 양 오래된 사실처럼 끝까지 여겨져, 거짓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살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한번 잘못된 것을 사실처럼 인지하면 그것대로 행동해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이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바른 마음을 갖추는 건전한 사고방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건전한 바른 정신을 가져야 올바른 판단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불교에서 말하는 팔정도(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수단, 바른 정신, 바른 알아차림, 바른 집중)가 떠오릅니다.
건전한 사고방식은 올바른 정신과 견해를 보고 바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한 나라가 잘사는 부강한 나라가 되려면 국민 모두가 건전한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행하여야 행복한 최고의 선진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돈이 아주 중요한 시대이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잘못되었다면 어떨까요? 돈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완전히 달라지기에 돈을 쓰는 사람이 중요하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저도 ‘건전한 사고방식’이란 문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올바른 사고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한번 잘못된 사고에 빠지면 그 틀에서 쉽게 빠져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들이 길을 걷다 보면 두 개의 길이 나오는데 어느 길로 가야 되는지 참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이 길이 옳은가? 저 길이 옳은가? 잘 모를 때는 정확한 길을 물어보고 가는 것과 먼저 알아보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을 바라보면 한쪽으로 기울어진 편협한 사고를 갖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언제 어디서나 사고나 사건이 터지기에 미리미리 예방하는 작은 경각심으로 알아 두면 좋을 듯합니다. 가슴에서 나오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상식이 통하는 제대로 된 사고방식을 갖추는 게 우리들의 할 일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바로 세워서 남과 북, 좌우 서로가 다투지 않고 협력하여 정의, 진실, 공정, 참다움의 목소리가 함께하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한 번쯤, 내 사고방식은 어떤지 물어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 책을 보다 예쁘고 아름답게 빛날 수 있도록 사랑의 마음을 담아 작품 감상의 날개를 달아 주신 자유대한 최고의 큰 스승님이시자,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이며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이신 김완기 선생님께 정말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동시 그림을 예쁘고 곱게 그려 주신 화가 이혜임 작가님에게도 고맙고 감사하단 말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저를 언제나 도와주시고 아껴 주시는 많은 선생님, 지인들, 회사 대표님,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정말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희망과 용기와 사랑의 큰 힘은 내 안에 숨어 있기에 마음껏 꺼내라
우정태

구매가격 : 10,800 원

시월, 함께 걸어요

도서정보 : 김영배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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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가을, 거기에 시월까지
단풍 물들어
날 오라 한다
그대는 누구의 목소리인가?

길을 걷고 싶다.
어느 길을 선택할까?
누구랑 길을 가면 좋을까?
함께 길을 걸어도
끝없이 펼쳐질 너와 나의 인생 이야기
새콤달콤, 쓴맛 단맛, 떫은맛까지.
거기에 사랑의 꿀맛, 은밀한 맛 빼면 무슨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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