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교도관이야? : 편견을 교정하는 어느 직장인 이야기
도서정보 : 장선숙 | 2019-10-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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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교도소로 출근하는 여자, 의정부 교도소 장선숙 교감이교도관에 대한 편견을 교정하는 에세이 『왜 하필 교도관이야?』를 출간했다.
“나는 30년 동안 교도소에 수용 중입니다”로 시작하는 저자의 첫 문장은 철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수용자와 교도관이 입은 옷만 다를 뿐 어쩌면 비슷한 운명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이다.
저자는 30년 동안 교도관으로 재직하면서 ‘교도관은 어떤 사람인가?’ 자문해 왔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힘과 돈에 비굴해진 교도관?‘의 모습이 아니라 교도관은 모든 사람들이 기피하고 싶은 힘든 시간과 공간에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수용자 스스로 성찰하게 도와주는 사람, 또한 사회와 가족들까지 포기하여 세상을 증오하고 좌절한 이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교도관은 가장 어둡고 답답한 곳에서 그 어둠을 탓하기보다 촛불이 되어 희망을 잃은 수용자들에게 빛과 온기로 한 생명이라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때의 잘못으로 교도소에 수용되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수용자들과 그들을 옆에서, 곁에서 온 힘을 다해 돕고 있는 가족과 교정 봉사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교도관들의 노력과 헌신, 소명의식을 자신의 30년간의 경험을 돌아보며 때로는 담담히, 때로는 뜨겁게 이야기하고 있다.
▶ 『왜 하필 교도관이야?』 북트레일러
https://youtu.be/ZTRiJLIDhrk
구매가격 : 10,500 원
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도서정보 : 박한아 | 2019-10-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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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별부터 묻는 세상에서, 과연 우리는 아이 고유의 색을 지켜줄 수 있을까?
핑크와 파랑을 벗어난 아이는 훨씬 찬란히 빛난다!
◎ 도서 소개
보편적인 남자아이와 엄마는 없다!
무례한 세상에서 육아를 외치는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딸이에요? 아들이에요?”
장난감을 사러 가도, 길 가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아이의 성별부터 묻는 사회에서 과연 아이는 본인 고유의 특성대로 자랄 수 있을까? 여자아이라서 얌전하고 남자아이라서 씩씩한, 여자아이라서 핑크색을 좋아하고 남자아이라서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추론은 이 사회에서 대체 언제까지 정답으로 남아있을 생각인지 도통 모르겠다.
이런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무례한 시선은 여성 역시 비껴가지 않는다. 여성 양육자를 개념맘 아니면 맘충으로 취급하는 세상에서 엄마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맘충이 될까 두려워한다. 그런데 이 개념맘의 길은 또 어찌나 험한지 우는 아이를 향한 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와 늘어만 가는 노키즈존 마크를 피해 다니며, 그리고 지나가는 어르신들의 수많은 육아 훈수까지 받아내야 한다. 결국, 오늘도 우는 아이를 등에 업고 화장실로, 또는 건물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을 여성들을 위해 저자 박한아는 펜을 들었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이자 여성 양육자로서 아이와 엄마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무례한 시선들을 짚어내고, 그 안에서 아이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또 세상의 시선에 대항해 지금 시대의 양육자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한다. 뿐만 아니라 박한아는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주어졌던 수많은 콘텐츠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이었는지를 지적하며, 아이들에게 더 다양한 여성 서사를 보여주고자 시작한 동화책, 애니메이션 큐레이션에 관한 수많은 팁을 전한다. 또한 여성 양육자인 자신에게 많은 힘이 되어준 콘텐츠에 관한 정보 역시 아낌없이 소개한다. 이 시대의 양육자들에게 저자 박한아는 지금 우리가 하는 이 고민이 절대 사소하지 않다고 전한다. 이런 무례한 세상 속에서 여자아이, 남자아이를 벗어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공감의 육아 일기를 보낸다.
◎ 출판사 서평
아이들에게 유독 무례한 세상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나답게’ 자랄 수 있기를,
자라서 ‘스스로’가 될 수 있기를!
“애가 어쩜 이렇게 얌전해요? 여자애라고 해도 믿겠네!”
“남자애라 그런지 씩씩하네!”
“아휴, 무슨 여자애가 이렇게 부끄러운 줄을 몰라!”
“넌 남자애가 무슨 인형이야, 인형이!”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다면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해봤을 말들이다. 이 문장만 보면 성별이 아이들에 관해 제공하는 정보가 무궁무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세상엔 과연 사람들이 말하는 보편적인 여자아이, 남자아이가 있는 걸까? 왜 얌전한 남자아이는 ‘남자애치고 얌전한 아이’가 되고, 곰 인형 대신 공룡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는 ‘별난 여자아이’가 되는 걸까? ‘여자답다’, ‘남자답다’의 기준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여자아이라서 핑크색을 좋아하고, 남자아이라서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이 고리타분한 추론은 과연 합리적일까?
저자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가르는 색깔론에 당연한 의문을 품는다. 한 명의 개인은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본인 스스로가 선택하며 본인의 취향을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유독 아이들에게는 성별에 따라 어떤 선택지는 아예 제공조차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태어날 때부터 성별에 맞게 핑크색 이불과 옷, 혹은 파란색 이불과 옷이 준비되어있지 않나? 또 대형 마트의 장난감 코너에만 가도 여아 완구는 알록달록한 핑크색, 남아 완구는 무채색으로 가득해 마치 여자아이는 인형 놀이를, 남자아이는 자동차를 좋아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아이를 향하는 무례한 시선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다들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를 쉽게 만진다는 것. 유아차 속에 조용히 누워 있는 아이를 너무 쉽게 만지는 행동, 또 조금 큰 아이들에게는 뽀뽀 한 번만 해달라고, 손에 쥔 과자를 보며 제발 한 입만 달라고 조르는 등 아이의 의사를 묻지 않고 이런저런 행동을 요구하곤 한다. 그들의 무례한 행동 사이에 아이의 의사는 매번 반영되지 않는다.
저자는 여느 양육자와 같이 아이와 함께 살아가며 자연스레 아이들을 가까이서 만난다. 그때마다 성별이 아이들에 관해 말해주는 것이 정말 많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듯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야 함을 느낀다. 우리가 어른들에게 성별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조심스러운 것처럼, 무언가를 요구하기 전에 항상 의사를 먼저 묻는 것처럼 아이들을 대할 때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성인을 향해 “여자라 핑크가 잘 어울리는구먼!”, “남자가 무슨 춤이야!”라고 말하는 것이 무례하다는 걸 안다면, 이젠 아이들에게도 같은 말을 하지 않는 노력을, 아이들에게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는 노력이 말이다.
남편은 좋은 아빠, 나는 그냥 엄마?
이젠 끝없는 ‘엄마 자격 검증 시험을’ 끝내야 할 때!
★무례한 세상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한 페미니스트 엄마의 외침
이제 막 엄마가 된 여성들은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 급격히 달라진 나의 몸과 마음도 이미 버거운데 엄마를 맘충 아니면 개념맘, 단 두 가지로 정의하는 사회의 시선과 주변 사람들의 무례한 태도에 쌓인 불만은 얼마나 많을까. “젖은 잘 나오냐”라는 말로 인사를 건네고 아이를 키우는 것에 관한 일방적인 지도 편달은 물론, 아이들을 향해 서슴없이 던지는 무례한 말들까지. 인생에 아이 한 명이 더 생겼을 뿐인데, 양육자들에게 세상은 180도 다른 곳이 되어 있었다. 이런 무례한 세상에서 양육자는 어떻게 자신을 지키며 아이와 함께 살아나갈 수 있을까?
아이에게도 여자아이, 남자아이가 여전히 큰 프레임이듯, 이 사회에서 ‘엄마’라는 호칭 속에 숨어있는 잣대는 다른 것들보다 더 냉정하고 무례하다. 아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건 아빠와 엄마로 두 사람인데, 왜 유독 엄마에게만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일까? 식당에서 우는 아이를 달래고 있는 엄마는 그냥 엄마지만, 우는 아이를 달래고 있는 아빠는 좋은 아빠가 된다. 더욱더 재밌는 사실은 엄마가 육아에 있어 어떤 선택을 하든 모든 선택지에 비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아이 이유식과 반찬을 정성껏 만들어 주면 아이 입맛이 까탈스러워진다며 타박하고, 사다 주면 아이가 엄마가 해준 밥도 못 얻어먹는다고 불쌍하다며 혀를 끌끌 차곤 한다. 대체 어쩌란 말이냐! 결국, 엄마를 향한 사회의 시선이란 이런 것이다. 잘하는 게 기본이고,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니 딱히 언급할 필요도, 그 수고를 알아줄 필요도 없는 그냥 엄마. 이젠 잘 생각해봐야 할 때다. 이 사회에서 우리가 엄마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었는지, 그들에게 얼마나 무례했는지를 말이다.
“양육은 결국 모두의 과업”
★모든 아이와 양육자에게는 조금 더 큰 마을이 필요하다
사회가 강요하고 답습해온 성 고정관념을 아이들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는 다짐은 양육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아무리 양육자들이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 한들, 어디서 어떻게 쏟아질지 모르는 타인의 성차별적인 발언들을 다 막아낼 순 없는 노릇이니까. 세상의 그 어떤 부모도 세상의 모든 말로부터 아이를 지켜낼 순 없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 시대에 필요한 조금 더 큰 마을이란 아이가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기성세대의 편견이나 한계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세상 그 누구도 어른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엄마가 엄마로, 또 아빠가 아빠로 태어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양육자가 현실에 부딪히며 엄마, 아빠로 성장해나가듯, 아이 또한 엄마와 아빠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성장’이라는 과업을 묵묵히 해내며 아직 알지 못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배워나간다. 아이들은 그저 왜 식당에서 떠들면 안 되는지, 왜 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누워 울면 안 되는지 아직 모를 뿐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양육자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조금은 관대한 시선으로, 빙그레 웃어주는 무언의 응원이 아닐까. 그들이 어른들의 방식을 몸에 익힐 때까지 말이다.
아이를 통해 다시금 아이의 세계에 초대된 어른, 저자 박한아는 지난날엔 차마 깨닫지 못했던 세상의 무례한 모습들과 그 안에서 고민하고 성장해온 자신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나눈다. 이 무례한 시대에서 오늘도 아이를 키우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이 시대의 모든 여성에게, 이 책은 친구처럼 힘이 되고 또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용기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이렇게 하면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습니다!’에 관한 답은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이 세상의 모든 양육자에게 우리의 고민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고,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은 평등하고 좋아지길 바라는 육아 동지가 여기 언제나 함께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오늘도 고생하고 있을 여성들에게 이 책을 전하며 건투를 빈다.
◎ 본문 중에서
아이는 아직 어떤 말을 흘려듣고 또 귀담아들을지 가늠하지 못한 채로 모든 말을 수집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디선가 들어본 말들을 따라 하며 배우는 중인데, 그런 아이 입에서 “남자들은 안전벨트 매는 거야”라는 말이 나올까 봐 종일 신경이 곤두섰다. 하지만 어쩌겠나. 아이를 내 맘에 들지 않는 모든 말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것도 좀 이상한 일이지 싶다. 아이가 만나는 사람을 내가 다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이에게는 아이의 삶이 있는 거니까. 다만 아이가 무언가를 스스로 판단하고 째려볼 수 있을 때까지는 되도록 편견 어린 말들에서 자유롭도록 돕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열심히 반대쪽에 추를 올려놓는 수밖에.
- 〈낮말도 밤말도 아이가 듣는다〉 중에서
내가 먼저 나서서 아이의 성별을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은 건 직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반갑지 않아서였다. 그저 바당이의 특징이었던 것들이 성별이 밝혀지고 나면 곧장 ‘남자아이’와 ‘아들’의 보편적 특징인 것처럼 연결되는 게 아무래도 이상했다. 어떤 말들은 남자아이일 때만 효력이 있고 또 어떤 말들은 여자아이에게만 맞는 것일까.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 〈딸이에요, 아들이에요?〉 중에서
‘맘충’이니 ‘개념맘’이니 하는 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기시감이 든다. 익숙한 감각이다. 아이를 낳기 전, 결혼하기 전에 나는 ‘된장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된장녀들의 집합소이자 여성우월주의의 본거지로 자주 소환되는 학교를 졸업한 탓에 나는 그 학교 출신 같지 않다는 말을 칭찬으로 들으며 살았다. 명품에는 관심 없고 김밥천국의 소박한 맛을 즐길 줄 알고 스타벅스 커피 한 잔보다 같은 값의 포장마차 우동이 주는 운치를 아는 털털한 여자. 그런 말도 안 되는 기준들에 신경을 안 쓰는 듯하면서도 혹시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나 스스로 검열했다. 누구에게 뭘 그렇게 증명하려고 했는지 모를 일이다.
- 〈개념맘과 맘충, 그 사이에서〉 중에서
사람들은 곧 세상에 나올 아이에 대해 이런저런 바람을 갖는다. 나 역시 그랬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부터 시작된 이 소망들은 생각하면 할수록 끝없이 늘어났다. 하지만 그중에서 단 하나만 꼽는다면 나는 나의 아이가 페미니스트가 되기를 바랐다. 바당이가 모두가 평등한 사회에서, ‘여자답게’ 혹은 ‘남자답게’ 말하고 행동하라는 압박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 〈네? 아들이라고요?〉 중에서
여전히 아이 의견을 묵살하는 어른들 투성이다. 아이가 직접적으로 ‘싫어’ ‘하지 마’라는 말을 해도 왜 그러냐며 계속 장난치는 사람들이 집집마다 꼭 한 명씩 있다. 뽀뽀를 안 해주겠다며 휙 돌아서는 아이에게 “왜 그렇게 비싸게 구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봤고 자신의 의사가 계속 무시당하자 분한 마음에 우는 아이를 보곤 귀엽다며 깔깔 웃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봤다. 이 사람들에게 대체 아이들이란 뭘까 궁금해진다.
- 〈뽀뽀는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거야!〉 중에서
내 아이가 자신에게 가해지는 모든 폭력에 단호하게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아이가 모든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나는 아이가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만큼 가해자 또한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사실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라 믿는다. 아이의 인생에 애초부터 폭력의 역사를 만들지 않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이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일 중 하나일 것이다.
- 〈세상에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 중에서
그때 바당이에게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이 어떻게 들렸을까. 그 자체로는 나쁜 것 하나 없이 바르고 예쁜 말이지만 당장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말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다음번에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도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 〈착한 어린이가 될 필요 없어〉 중에서
‘엄마’라는 직업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나는 언제까지나 바당이의 엄마겠지만 내 노동력을 쏟아야 할 일들은 점차 줄어들 테니 말이다. 나는 나의 정체성이기도 하지만 ‘엄마’라는 것 또한 나의 직업이라는 것을 의식적으로 되새기려고 노력한다. 충실하되 과몰입하지 않고 소진되지 않으려 ‘엄마’라는 말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프로 의식이랄까. 대략 아이가 성인이 되는 시점을 이 직업의 은퇴 시기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이후의 내 인생은 계속될 것이다. 그때 나는 또 어떤 직업인일까 생각해본다. 꿈에서 본 계약서에도 이직은 안 된다고 했지만, 겸직까지 안 된다는 말은 없었으니까. 나는 여전히 나의 세 번째, 네 번째 직업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 〈엄마라는 직업〉 중에서
구매가격 : 11,200 원
마음의 위안을 주는 나의 어릴 적 이바구
도서정보 : 이근후 | 2019-10-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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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재미와 위안을 주는 웰에이징 131 이야기
이근후 박사의 『마음의 위안을 주는 나의 어릴 적 이바구』 출간!
이근후 박사의 세 살 버릇, 영원한 개구쟁이
“삶의 재미와 위안을 주는 80대 장난꾸러기 어린왕자와 손자들과의 힐링 대화!”
이 책은 『마음의 위안을 주는 나의 어릴 적 이바구』는 삶의 재미와 위안을 주는 웰에이징 131 이야기로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박사의 어릴 적 이바구를 통한 삶의 의미와 위안, 재미와 소통이 있는 손자들과의 힐링 대화입니다.
“상담을 전공하시는 상담원들의 아동기 감정양식을 이해하는 사례집으로 이용을 해도 좋을 것 같고 또 다르게는 손자 손녀를 둔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사랑하는 손자 손녀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한번 활용을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저자의 말에서처럼 좌충우돌 엉뚱발랄, 주체성과 창의성의 지금은 80대 할아버지 영원한 개구쟁이, 장난꾸러기 어린왕자다움을 보여 주고 있는데 손자들과의 아주 솔직한 질문과 지혜로운 답변에서 삶의 위안과 기쁨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 이근후 박사의 신작 힐링 에세이입니다.
구매가격 : 9,000 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도서정보 : 권화정 | 2019-10-3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이제는 진솔하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해서 더 힘들고 아팠던 ‘나’의 이야기를 더는 숨기지 않고 들려줄 수 있기를. 꼭꼭 감춰두었던 ‘나’만의 느낌을 더는 감추지 않고 보여줄 수 있기를.
작가는 우울, 슬픔, 무기력, 좌절 등 복잡한 감정들로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글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펴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이 불안하고 심리적으로 괴로운 시기를 겪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힘들고 우울한 마음은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쉽지 않을뿐더러 깊은 우울과 무기력, 무의미한 느낌 등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는 일은 더욱더 어렵다. 작가는 마음이 힘들 때 내 감정을 잘 표현해 놓은 책이 있으면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잘 정리된 책을 선물한다면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더 쉽게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나’의 감정에 충실한 책을 펴냈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의 모든 ‘나’들이 어두운 자신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성적, 진로, 취업, 인간관계 등으로 마음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
◆ 지속되는 우울감을 공감 받고 싶거나 위로 받고 싶은 사람들
◆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중한 이의 마음을 더 알아주고 싶은 사람들
◆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 등등
이 책은 모두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 가족일수도, 친구일수도, 연인일수도, 스치는 인연일수도 있는 ‘너’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공감할지 모를 비밀스러운 ‘나’의 이야기
나는 내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이렇게 괴로운 마음이 드는 것은 아마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 간절함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는 건 나는 온전히 내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일까?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제대로 된 답을 찾기란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그럴듯한 답을 찾기 위해 삶을 여행해보고자 한다.
앞으로의 여행에서 지치고 힘든 순간들이 찾아오더라도 스스로 발걸음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나는 오늘도 내 삶을 살아간다.
그 여행의 끝에서는 멋있는 어른이 되어있기를 바라며
▶ 출간소감문
뿌듯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책을 쓰는 것이라고 할 만큼 내가 쓴 책을 출간하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출간하기까지 원고를 수도 없이 읽고 수정하고,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낍니다.
이 책에 있는 글들은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보여주고자 쓴 글은 아닙니다. 내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답답하고 복잡한 마음에,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자 쓴 글인데 이걸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나와 비슷한 감정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과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고, 힘든 삶을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동료가 생기는 것 같아 위로가 됩니다. 이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힘든 순간에 같이 울어주고, 그 마음을 헤아려주고, 작은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심란할 때는 혼자라는 생각에 더 우울해지고 지치기도 하는데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나를 알아주고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책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문 속으로
내 마음은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
그래서 나 역시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다._42
나를 하나씩 숨기다 보니 이제는 내가 본래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마음껏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내가늘 무표정해 버리는 내가 싫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나를 표현할 줄 모른다.
그래서 혼자만 아는 내 모습이 너무 많다._52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내 자리가 비게 되는 날 누군가 나를 기억해줄까, 그리워해 줄까, 내 존재의 가치를 느껴줄까.
아무도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내가 그들을 사랑해서 배려했던 마음들이 나를 자주 괴롭게 했지만 어쩌면 그들은 내 사랑 따위 없어도 그만이었을지도 모르겠다._61
어릴 때는 이렇게 시시하고 재미없는 어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나 역시도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다.
나는 이 세상을 바꿀 힘 같은 것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_71
그래, 너무 아픈 세월이야.
힘들고 지치고 외롭고 고단하기만 한 세월이지.
그래도 주저앉지는 말자.
잘 안되더라도 일단 해보고 살기 싫어도 그래도 살아보자.
죽을 것처럼 괴로워도 버텨보자._96
이별의 후유증이란 상대가 누구냐의 문제보다 그 사람과 내가 나눴던 사랑, 결국 내가 했던 사랑의 크기와 깊이에 따라서 온다는 것이다.
내가 그 사람을 쉽게 잊지 못하는 건 내 사랑이 너무나 진심이었기 때문이지그 사람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_111
우리는 추억에 얽매인다.
이미 지나간 과거만 붙잡고 서 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_117
이제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럴듯한 꿈을 만드는 법까지도 배워야 할 지경입니다._119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주위를 찬찬히 살피다 보면그 문제의 해답을 찾지는 못하더라도 네가 그 문제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설령 너의 답이 오답이라 해도 다시 그 문제를 풀 때는 쉽게 정답을 찾아갈 수 있을 거야._125
그대 힘들다고 하지 말아요.
나와 아픔을 공유하려 하지 말아요.
내 아픔도 상처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든데._143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누구도 나를 기억해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운명처럼 다가와 줄 사람을 조금 더 기다려보고 싶다._156
내게 상처를 준 너지만 그 아픔을 지워줄 사람도 너뿐 일 거야._157
구매가격 : 13,200 원
쓸데없이 열심입니다
도서정보 : 조기준 | 2019-10-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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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下 / 가성비 上 / 만족도 甲
한줄평: 무엇이든 취미하세요!
인생은 가끔 엉뚱한 곳에 ‘깨달음’을 숨겨 놓는다. 운이 좋은 이들은 직장에서, 또 어떤 이들은 유튜브에서, (최근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어떤 이들은 책 속에서 발견하기도 하는 그것은 하지만 대체로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있다. 뮤지컬배우를 하다가 출판사에 들어가 편집자로 일하다 작가로, 또 인디밴드의 리더로, 그러다 잡지사 기자로 느닷없는 프로필을 채워나가는 인물. 다른 사람들은 직장에서, 책에서 열심히 깨달음을 구해나갈 때 엉뚱하게도 하등 쓸모없어 보이는 ‘취미’에 혼신의 힘을 다하다 깨달음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마지못해, 죽을 것만 같은 심정으로 조기 출근과 숱한 야근을 치러야만 하는 당신. 이로 인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가치 있는 ‘나’가 번아웃이 되어 있다면 진짜 ‘나’를 만나는 지름길이 바로 취미라고 확신시켜주고 싶다. 콜레스테롤로 막혔던 혈관이 뻥 뚫리는 것만 같은 기적 같은 체험이 될 수도 있다._프롤로그 중
《쓸데없이 열심입니다》는 엄마의 등짝 스매싱과 친구들의 놀림을 버티고 또 버텨낸 집념의 취미 수집가가 완성해낸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도대체 왜 그런 걸 하느냐?”라는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특유의 자뻑과 구시렁거림으로 포기의 위기를 가까스로 탈출하고 기적의 논리로 보는 이를 취미 유니버스로 포섭한다.
오늘은 엉망진창이지만
언젠가는 나답게
기왕이면 즐겁게
대중목욕탕에서도 씻어내지 못했던 헤어진 그녀와의 추억을 잊기 위해 시작한 그의 첫 번째 취미 재즈댄스는 첫 직업이었던 뮤지컬배우로 이어졌고, 퇴사를 고민하던 친구가 제안했던 내기에서 지는 바람에 시작했던 열여섯 번째 취미 가야금은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의 공연으로 어찌어찌 연결되었다.
이렇게 작은, 어떻게 보면(아니 누가 봐도) 쓸데없어 보이는 취미들이지만 그렇게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엉뚱한 서른 가지의 취미는 마침내 밥벌이가 되어주고 즐거움이 되어주고 깨달음이 되어주었다.
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뭉게구름이 두둥실 흘러가고 있었다. ‘쟤들도 저렇게 일정하게 끊임없이 움직이다가 언젠가 지금의 나처럼 나뒹굴어버릴까. 그게 주어진 운명일까.’ 그런 생각을 의도했던 것은 아닌데 왠지 철학자가 된 양 깨달음이 마구마구 피어올랐다. 지금 이 순간부터 세상 어려움은 다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도 터져 나왔다. 세상에나. 마라톤이 나를 바꿨어요._두 번째 취미 ‘마라톤’ 중
작가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데프콘이 한 말을 인용한다.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어요. 다만 서로 모르는 척할 뿐.” 취미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수많은 명언들이 있지만 데프콘의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다. 취미 하나 가진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생글생글 웃는 사람이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사람이다.
신난다, 재미난다, 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해, 우연히 홍대 거리를 지나다가 버스킹을 하는 밴드를 보고 드럼이 배우고 싶어진 당신을 위해, 미술관에 갔다가 어릴 적 꿈이 화가였다는 사실이 퍼뜩 떠오른 당신을 위해, 유튜브에서 걸그룹 댄스를 멋지게 커버한 영상을 보고 맘같이 움직이지 않는 팔다리를 허우적거리고 있을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취미하기를 권한다. 무엇인가를 새롭게 해보고 싶다는 자신감과 설렘이 힘들었던 어제 및 오늘과 내일의 삶이 기쁨으로 젖어들 것이다. 어. 쩌. 면."
구매가격 : 9,450 원
책이 아팠던 내 마음을 고쳤어
도서정보 : 이창윤 | 2019-10-2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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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어지러울 땐 책과 시간을 보내라
▶ 책대로 하면 인생이 변한다
나는 실패를 많이 했다.
애니메이션을 하겠다는 꿈도 이루지 못했고,
공무원 시험에도 실패하고, 어학 공부도 실패했다.
하지만 책은 날 살려줬다.
책을 읽는 삶은 나에게 안정감과 미래를 가져다줬다.
책이 시키는 대로 해서 여러 가지 일에 도전했다.
여전히 실패는 많았다. 하지만 성공한 일들도 있었다.
책이 시키는 대로 살면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힘든 사람들에게는
책이 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 실패해도 책으로 일어서면 돼!
여기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던 20대가 있다. 그는 대학교를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로 가지 못했다. 의미를 찾지 못했던 대학을 중퇴하고 애니메이션 동화 회사에 간다. 그에게는 꿈의 직장이었다. 하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자 그는 꿈의 직장에서 나왔다.
아르바이트하면서 꿈을 다시 탐색했다. 3D 애니메이터란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게임회사에서 3D 애니메이터로 일하면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면 애니메이션 기술을 늘리면서 돈을 받고,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생활이 가능해 보였다. 그 이후로 그는 게임회사 3D 애니메이터를 노리며 혼자서 책을 보면서 3D 프로그램을 익힌다. 혼자서는 가망이 없겠다고 느낀 그는 서울에서 학원에 다니며 취업을 노린다.
서울에 있는 학원은 과정이 끝나면 취직을 알선해주는 곳이었다. 그곳을 믿고 서울 생활을 시작한다. 아무런 문제없이 취직까지 성공한다. 하지만 게임 회사에 게임을 전혀 모르는 그가 가서 적응할 수가 없었다.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곳에서 견딜 수 없어서 나왔을 때 자신도 모르게 조현병의 기미가 보인다는 걸 알지 못했다. 계속해서 자신을 밀어붙이다가 지쳐서 다시 부산으로 내려왔다. 집에서 병을 키우고 있다가 결국 그는 발작을 일으킨다. 정신병동에 입원하고 나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조현병이라는 걸 알고 난 뒤부터 자신의 몸에 적응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시 여러 가지 일들을 도전했다. 하지만 손을 대는 족족 실패를 했다.
책에서 위로를 받던 그는 결국 책 읽기와 글쓰기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다. 책이 그를 조현병에서부터 구해줬다. 병을 받아들이고, 병과 같이 지내면서 살 방법을 찾았다.
구매가격 : 9,000 원
미국인 에세이의 옥스포드책.The Oxford Book of American Essays, by Various
도서정보 : Various | 2019-10-2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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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 > 에세이 > 영미에세이
미국인 에세이의 옥스포드책.The Oxford Book of American Essays, by Various
미국의 1700년대에서 1800년대의 유명작가들의 에세이를 수록한 책임. 여기에는 밴자민 프랭크린, 워싱톤 어빙,에머슨,호돈,포우, 등등의 유명작가가 있음.
구매가격 : 22,000 원
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
도서정보 : 이지형 | 2019-10-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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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부엌으로 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였다. 직장에서 일하고, 일과가 끝나면 사람들과 술 한잔 걸치고, 주말이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소파와 한 몸을 이룬 채 TV 리모컨만 이리저리 돌리고……. 그랬던 그가 어느 날 TV를 끄고 거실 소파를 떠나, 식탁을 지나쳐 부엌으로 향했다. 대체 무슨 이유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부처님이 제자 1250명과 함께 있다가 밥때가 되자 제자들을 이끌고 발우를 든 채 성으로 들어가 밥을 얻었다. 그러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 밥을 먹었다. 옷과 발우를 거둔 후 발을 씻고 자리에 앉으니…….”
바로 『금강경』 때문이었다.
1250명의 행렬이 성내를 천천히 돌며 공양을 받는 모습, 다시 거처로 돌아와 밥을 먹고, 그릇을 깨끗이 씻은 뒤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연후에야 정좌하는 그 모습…….
남자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진리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곳이 밥 먹고 설거지하는 일상”이라는 『금강경』의 메시지에 감동하고 감탄했다.
그는 바로 다음 날부터 부엌에 들어가 한 손에 식재료, 한 손에 칼을 들고 거룩하고도 숭고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일상이 되었고, 부엌은 남자에게 신비한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알아차렸다. 부엌이 주는 위로와 안락을.
부엌은 이제 그 남자의 거처가 되었다. 그는 부엌을 통해 잠시라도 삶의 황홀함을 맛본다. 다른 세상인 것처럼.
그래서 날도 채 밝지 않은 새벽. 부스스한 머리를 한 채 허술한 차림에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진입한다. 밤새 누구도 건들지 않은 적막한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남자는 깊은 산속을 헤매는 것도 같다. 이슬 맞은 대나무 잎들 파르르 흔들리는, 단아한 숲의 끝자락에 자리한 산사(山寺)를 향해.
그곳에서 남자는 날마다 선(禪)한다.
칼과 도마와 냄비와 프라이팬을 차례로 바꿔 들고, 갖가지 식재료를 씻고 썰고 익히면서 세상을 관(觀)한다.
그러고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조용히 살피고 찬찬히 맛본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적었다.
『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에는 미역과 홍어, 도다리쑥국과 샐러드, 그리고 기타 등등의 요리와 음식(당연히 술도 포함!)을 통해 달고 시고 쓰고 짠 우리네 삶과 세상을 관조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구매가격 : 9,100 원
내 사랑 백석
도서정보 : 김자야 | 2019-10-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백석, 열렬하고도 슬픈 생애에 신화가 된 사랑 이야기
“오늘부터 당신은 나의 영원한 마누라야.
죽기 전엔 우리 사이에 이별은 없어요.”
백석의 연인, 김자야
“하마터면 놓쳐버릴 뻔했던, 사랑을 실은 흰 당나귀의 아름다운 이야기”
시인 백석, 그의 알려지지 않았던 젊은 시절을 촘촘하게 복원하여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백석의 연인 김자야(金子夜, 1916∼1999)의 산문 『내 사랑 백석』이 2019년 김자야 여사의 20주기를 앞두고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되었다. 『내 사랑 백석』은 20대 청년 백석의 꾸밈없는 모습과 섬세한 마음, 문우들과의 교우관계, 그리고 그의 시가 발산하는 애틋한 정조의 이면 등을 그를 깊이 연모한 여성 김자야의 필치로 전하며,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온 산문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운명>에서는 김영한이 기생 김진향으로 입적할 수밖에 없었던 기구한 성장기와 젊은 시인 백석과의 애틋한 첫 만남을, 2부 <당신의 ‘자야’>에서는 백석으로부터 ‘자야’라는 아호로 불리며 절정의 사랑을 나누었던 3년의 이야기를, 3부 <흐르는 세월 너머>에서는 팔순에 가까워진 노년의 자야의 심경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책 말미에는 김자야 여사의 집필과 출간을 뒷바라지하여 끝내 백석과 자야의 사랑을 세상에 알린 시인 이동순의 발문과 백석 연보를 덧붙였다. 멋쟁이였던 모던보이가 어떻게 토속적인 시를 쓸 수 있었는지, 그의 시에 나오는 ‘나타샤’ ‘고흔 당신’ ‘허준’ 같은 시어에 얽힌 실제 인물들은 누구인지, 그의 성격은 어떠했는지, 교사와 기자로 일하다가 다시 만주로 떠나고 만 이유는 무엇인지 등, 젊은 날의 백석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백석 연구의 서브텍스트로서도 그 의의가 각별하다.
기생 복색을 입고 수필을 발표하기까지
학업의 꿈 놓은 적 없던 ‘문학 기생’의 삶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나를 부러워하였다. 특히 옷 입은 자태가 두드러진다든가, 절하는 맵시가 일품이라든가 하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나를 부러워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말들이 조금도 즐겁지 않았고, 오직 내 가슴속에는 어떻게 하면 공부를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일념뿐이었다. (34쪽, ‘내 나이 열여섯에’)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나의 은인이신 옥중의 해관 선생님을 면회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도 싫어했던 기생의 복색을 다시 입고 함흥권번으로 들어갔다. 왜냐하면 내가 기생이 되어야 커다란 연회 같은 것에 참석할 수가 있었고, 또 그러한 기회에 함흥 법조계의 유력한 인사를 만나서 신선생님의 특별 면회를 부탁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46쪽, ‘마누라! 마누라!’)
1부 <운명>에서는 백석을 만나기 직전 김영한 여사의 성장기와 기생 김진향으로서의 삶이 펼쳐진다. 어린 시절 불우했던 집안 사정, 기생으로의 입문, 일본 유학과 귀국, 백석과의 운명적인 만남까지가 영화처럼 펼쳐진다. 1916년 서울 관철동에서 태어나 일찍 부친을 여의고 할머니와 홀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한 김영한은 친척에게 사기를 당해 집안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되었다. 그녀는 무너진 집안을 일으켜보고자 열여섯의 나이로 조선권번에 들어가 기생으로 입문해 조선 정악계의 대부였던 금하 하규일 선생 문하에서 여창가곡, 궁중무 등을 배우게 된다.
그런 가운데 그는 『삼천리』지에 수필을 발표하여 ‘문학 기생’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다가 1935년, 조선어학회 회원이었던 해관 신윤국 선생의 후원으로 일본 유학길을 떠난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으로 학업을 이어가던 중, 해관 선생이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귀국하지만 면회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함흥 땅에 주저앉는다. 1936년 가을, 그는 궁리 끝에 자신이 그렇게도 싫어했던 기생 복색을 입고 함흥권번으로 들어간다. 오로지 은인이던 해관 선생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기생이 되면 큰 연회 같은 곳에 나갈 수 있고, 그러면 함흥 법조계의 유력한 인사들을 만나서 해관 선생님의 특별면회를 신청할 수 있으리라는 절박한 믿음으로 다시 들어선 길이었다. 결국 해관 선생은 만나지 못했지만, 바로 그곳에서, 1936년 함흥 영생고보 영어교사로 와 있던 백석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그날은 내가 함흥권번에 소속이 되어 함흥에서 가장 큰 요릿집인 함흥관으로 나갔던 바로 첫날이었다. 영생고보의 어느 교사가 이임하는 송별회의 자리인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당신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내 삶의 은인이신 해관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타관 객지에 잠시 와서 머물고 있는 처지였고, 당신 역시 서울에서 그 바람 센 함흥땅으로 부임해와 있는 멋쟁이 시인 총각이었다. 어쩌다 우리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 그렇게도 어이없이 사로잡히고 말았는지.(46쪽, ‘마누라! 마누라!’)
말없이 연거푸 기울어지는 술잔에 용기를 얻은 당신은 술상 아래쪽에서 더덤썩 나의 손목을 잡았다. 꽉 잡힌 내 손목에는 이미 불꽃 튀는 사랑의 메시지가 뜨거운 전류처럼 화끈거리며 전달이 되었다.
“오늘부터 당신은 나의 영원한 마누라야. 죽기 전엔 우리 사이에 이별은 없어요.”
전혀 예상치도 못한 당신의 말이 나의 귀를 놀라게 하고, 또 의심케 했다.(47쪽, ‘마누라! 마누라!’)
문학 기생 김진향의 사랑과 삶의 연대기에는 당대의 상황과 풍속, 일본에 대한 인상, 그리고 기생 개개인의 일상과 내면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특히, 기생 사회의 흥망성쇠, 일제하 기생들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들은 왜곡된 인식에 근거한 기생상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비록 일제의 말살정책에 의해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었지만 당시 기생들은 한국의 전통 궁중 가무의 개척자였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일제에 의해 기생 사회의 미풍양속이 깡그리 압살되어버리기까지, 기생 사회와 조선 역사의 명암을 낱낱이 지켜본 그의 충정 어린 외침이 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백석의 인간적인 면모와
백석 시가 발산하는 애틋한 정조의 기원
2부 <당신의 ‘자야’>는 백석과의 사랑 그리고 이별의 기록이다. 백석이 지어준 ‘자야’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 청진동 시절 자야를 두고 ‘세 번’이나 새로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냉엄한 신분제 시대의 사랑, 거리에서 지인이나 자야의 손님과 마주칠 때마다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이 시인과 기생 커플의 고뇌와 갈등, 백석 집안의 극렬한 반대와 자야의 방황, 자야에게 만주 신경으로 도망가자고 제안하는 백석의 사랑이 영화처럼 펼쳐진다.
조선생이 안절부절못하면서 말을 꺼냈다.
“참 말씀드리기 거북하지만, 백군이 지난해 십이월 이십사일에 집을 나와서 그날 바로 두번째의 장가를 들었다고 하는구려. 그래서 자기는 자야에게 도저히 면목이 없어 집에를 못 들어가겠으니, 나더러 제발 좀 같이 가달라는 것이었어요.”
한마디로 가소로운 웃기는 이야기였다.
조선생은 당신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 친구로서 말할 수 없는 실망감도 느끼고, 또한 놀랍고도 괘씸한 마음에
“여보게! 지금 무슨 말을 하는가? 같이 가면 괜히 나까지도 혼이 난다네!”
하고는 겨우 당신을 떼어놓고, 혼자 달려오는 길이란다.
이 말에 내가 심히 충격을 받아서 얼굴이 핼쑥하게 되자, 그는 나를 위로해주기에 여념이 없다.(163쪽, ‘사랑의 위기’)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들의 연애사를 뛰어넘는다. 자야가 복원한 그들의 사랑과 고뇌, 갈등을 통해 백석과 백석 시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분의 시작품 가운데는 꽃답고 영롱한 두 침자가 고스란히 살아 있고, 청순한 순정과 격렬한 열정의 너그러운 미소가 변함없이 남아 있습니다"(<작가의 말> 중에서)라는 회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백석의 시 「바다」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이렇게 외면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에 흐르는 애틋한 정조의 실체는 그들의 애정전선을 반영하는 거울이기도 했다.
이처럼 백석에 대한 여러 정보와 인간적인 면모가 자야의 회고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는 억양이 짙은 평안도 말을 썼는데 이는 시집 『사슴』에 그대로 쓰이고 있어서, 자야는 “이 시집을 읽으면 꼭 당신의 음성을 듣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고 한다. 또 매사에 깔끔한 성격이었던 백석은 육류보다는 나물 반찬을 좋아했고, 심한 결벽증에 남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한편, 문학에 관한 화제에서만큼은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했다고 한다.
3부 <흐르는 세월 너머>에는 백석의 시를 어루만지며 그들의 젊은 시절과 생사조차 알길 없는 백석을 그리워하는 자야의 애틋한 정이 고여 있다. 여든 살의 청년 백석을 꿈에서 만났는데, 백석이 자꾸만 허기가 지다고 호소하고 돈을 몇천 원만 꾸어오라고 재촉하더라는 대목은 애절하기 그지없다. 더불어 백석 시를 통해 백석을 그려보는 살뜰한 마음, 백석은 ‘월북 시인’이 아니라 ‘재북 시인’으로 보아야 마땅하다는 것, 제 손으로 백석의 시선집을 펴내겠다는 신념으로 동분서주하다가 뜻밖에도 한 후배 시인에 의해 발간된 『백석시전집』을 가슴에 안고 느꼈던 감격, 그리고 백석의 고희를 맞아 쓴 편지 등은 긴 세월이 흘러도 변색되기는커녕 더욱 짙고 단단해지는 자야의 순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꿈을 깨고 나니 비록 꿈일망정 시장하다고 애원하던 표정, 돈을 좀 꾸어오라고 재촉하던 그 처절하고 측은한 모습이 눈에 밟히었다. 그러한 당신의 모습을 생각하니 나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애처롭고 가여운 연민의 정이 끓어올랐다. 내 심정은 그저 뒤숭숭하기만 했다.
이 낭군님은 도대체 어찌하여 밤마다 꿈마다 나의 속을 불로 지지는 듯 시달리게 하는 것인가. 틀림없이 북한에서도 당신의 형편이 좋지 않았을 것이리라.
내 마음은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았다.
측은한 마음으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당신은 아마도 북한에서 실제로 겪은 여러 가지 참혹한 정황을 내 꿈에 나타나서 슬프게 하소연한 것만 같았다. 당신의 몸과 마음은 운명적으로 혈혈단신의 삶이었다.(163쪽, ‘꿈에 오신 당신’)
못다 한 사랑 위로하는 마지막 필생의 사업
팔순 노구로 복원한 시인 백석의 삶과 사랑
우리가 오늘날 백석과 자야의 내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까지, 책의 산파역을 담당했던 이동순 시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책 말미에 수록된 이동순 시인의 발문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족적」을 통해 김자야의 원고 집필과 완성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날 오전 나는 연구실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첫 느낌에도 매우 단정하고 기품 있는 할머니의 음성이었다.
그녀는 백석 시인과 가까웠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언젠가 한번 만나기를 청했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곧 상경하여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자신을 ‘자야’라고 불러달라고 말했다. 이 이름은 백석 시인이 지어준 것이라는 설명과 더불어, 그녀는 백석 시인과 관련된 자신의 생애를 조용히, 그러나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자신의 흘러간 20대 초반, 어여쁘던 처녀 시절에 함경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과 처음 만나 뜨거운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이후 3년간 서울 청진동의 한 작은 집에서 혼례를 치르지 않은 부부로서 함께 산 적이 있노라고.
나는 대뜸 모든 내력을 알아차렸다. 동시에 함흥 시절에 쓴 백석 시의 애틋함과 고뇌와 갈등 따위가 일시에 정돈된 풍경으로 다가왔다. 내가 그토록 존경하고 흠모하던 한 선배 시인의 풍모와 직접적인 체취를 새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회에 나는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버렸다.(이동순 발문,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족적」 중에서)
이동순 시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자야에게 백석과의 사연을 정리해보기를 강력히 권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자야는 이미 1930년대 중반 파인 김동환이 발간하던 잡지 『삼천리』지에 수필을 발표한 바 있었고, 한때 기생 신분이긴 했으나 일본 유학까지 갔다 온 인텔리 여성에다가 1953년 만학으로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까지 졸업한 학구파였다. 김자야가 이 원고에 쏟아 부은 공력과 노고는 대단한 것이었다. 원고 집필은 1992년 봄부터 이후 4년간이나 쉬지 않고 틈틈이 계속되었다. 그렇게 하여 이동순 시인은 200자 원고지 앞뒤에 종서로 빽빽하니 써내려간, 낭군 백석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의 원고를 받아내었다. 그때 김자야는 이미 팔순이 가까운 노구였다. 그는 이 글을 쓰면서 때때로 밤을 새우기가 여러 번, 심지어는 건강에 무리가 왔고, 이로 말미암아 두어 차례 입원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내 사랑 백석』의 완성은 그야말로 난산(難産)이었다.
백석의 시가 “쓸쓸한 적막을 시들지 않게 하는 맑고 신선한 생명의 원천수”라고 말하는 자야는 이 책을 낸 것이 일생일대의 큰 기쁨이라고 하지만, 시인 백석과 백석 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얻게 된 우리 모두의 기쁨이다.
이동순 시인은 “김자야의 문체는 1930년대식 어법과 문형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당시의 진기한 어휘나 고전적 문투 등의 이채로운 언어습관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며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를 짚어준다.
책의 종장에서 자야는 노구를 이끌고 백석과 함께 살던 청진동 집 앞으로 간다. 추억마저 희미해져가는 두 사람의 옛집을 되짚어가다가 문득 터져나오는 자야의 슬픔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
정신을 수습하고 본즉, 그곳은 이미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오랜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쓰고 사라진 옛 기억을 상기시켜줄 뿐이었다. 어디선가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빌딩을 짓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허름한 싸구려 보신탕집이 왼편 옆 모퉁이에 을씨년스럽게 붙어 있었고, 굳게 잠긴 대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곳은 개발지구로서 머지않아 지금의 윤곽마저 아주 사라져버릴 운명에 놓여 있었다. (…)
쓸쓸히 돌아서는 무거운 발길. 나오다가 멈추어 돌아보고, 또 한참을 걸어나오다간 다시 뒤돌아다본다.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그 그립던 우리들 옛사랑의 맞춤의 둥지가 갑자기 곧 두 사람이 함께 묻혀버린 황막한 무덤으로 보였다. 나는 그 착각이 한없이 서러웠다.
그토록 많은 세월은 모두 흘러서 지금쯤 어디를 가고 있는지? 당신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시고, 나는 왜 여기서 이 옛 추억의 골목을 혼자 헤매고 있는 것일까?
이 허망한 내 가슴속을 그 어떤 말로도 나는 표현할 길이 없다. 가눌 수 없는 상실감과 허탈감으로 털퍼덕 그 자리에 주저앉아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은 오열을 나는 겨우겨우 억눌러 참았다.(300~301쪽, ‘당신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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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법
도서정보 : 이희만 | 2019-10-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대한민국은 세계 강대국들에 정치, 경제, 전쟁 등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매번 반복되는 경제위기와 금융위기 그리고 기술의 변화라는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곤 한다. 교통과 통신 그리고 인터넷의 발전은 전 세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놓았다. 그리고 세계화는 그것을 더욱더 촉진시켰다.
최근 세계는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지탱했던 시스템들이 한계점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고령화, 경기침체, 청년실업, 빈부격차, 불안정한 금융시스템, 세계화, 기후변화 등이다.
지금 우리는 기존의 상태에서 새로운 상태로 바뀌어 가는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다.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익숙했던 것과의 결별을 강하게 거부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불안감으로 초조해 하기도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볼 때마다 우리는 너무도 혼란스럽다. 그것은 우리가 눈앞에 펼쳐지는 현상만을 바라볼 뿐, 사건을 만들어 내는 본질, 즉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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