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도서정보 : 이시이 모모코 | 2018-12-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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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소개

“인생에는 원래 즐겁고 기쁘고 좋은 일보다
괴롭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 더 많습니다.”

스스로 삶이 괴로워 불교에 입문한 선승이 전하는
처세술 아닌 처생술(處生術)

이 세상에서 사람으로 존재하는 한 고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살기 힘든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이것이 바로 인간의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종교의 목적은 어떠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잘 살기 위한 지혜를 익히는 데 있다. 삶의 괴로움을 해결하고자 20년간 수행한 저자는 삶과 죽음, 자아 발견, 가족문제, 인간관계, 사회 변화 등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근원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해준다.
스스로 삶이 괴로워 불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수행하고, 또 승려의 신분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며 터득한 지혜를 이 책에 담았다. 자신 또한 그러했기에 삶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본능적으로 공감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인생, 괴로운 것은 많지만 어떻게든 살아보자’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주어진, 내던져진, 일방적으로 이름 붙여진 인생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

인간의 괴로움과 고독은 자신과 삶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이 세상에 태어나겠다고 스스로 결정하여 시작한 인생이 아니므로, 자신이라는 존재에 근거가 없어 괴롭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불안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정과 사회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고독과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때때로 폭발하여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한다.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을 선로에 밀쳐 죽이거나, 스포츠클럽에서 총을 난사하거나, 역과 공원에서 무차별 살상을 하는 등 일본에서 ‘묻지 마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도 ‘좀 더 평가받아 마땅한 자신’에 도착적으로 집착하는 나르시시즘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요즘 ‘자기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특별한 자신, 유일한 자신에 대한 강한 욕망을 만들어내며 인간을 괴롭히고 있다. ‘온리 원’은 단지 그곳에 있기만 해도 가치 있다는 것이 아니다. 가치는 비교 속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아무리 혼자 말해봤자 소용이 없다. 이것이 인간을 외롭고 괴롭게 만든다.

진정한 나는 없으며, 인생에 정답도 없다
고통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 - 의심하기, 단념하기

‘진정한 나’를 찾으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나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즉 ‘주어진’ 나에 대한 위화감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처음부터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이며, 사회가 규정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부여받은 역할로 인해 갈등이 생기면, 그런 현실에 위화감을 느껴 어딘가에 진정한 나가 있으리라 착각하게 된다. 하지만 진정한 자신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주어진 자신을 새롭게 받아들이면서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세상이 옳다고 말하는 것,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모두 정답일까? 상식을 의심하면, 세상의 약속을 막연히 따르고 있을 뿐인 자신이 보이고,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도 사실은 별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식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상식을 의심하는 것 외에 배워야 할 점은 단념하기다. 모르는 것은 모르는 채로 두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한 척 말로 표현하면 그것이 어느 순간 진리로 둔갑한다. 또한 목표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인생과 주변을 괴롭히기 전에 단념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자살 자체에 선악은 없다
그럼에도 살아가기로 결정한 선택은 훌륭하다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은 살아 있는 한 원래 즐겁고 기쁘고 좋은 일보다 괴롭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 더 많다. 인간은 그러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도 있고 자살할 수도 있다. 자살하는 사람이나 자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즉, 자살 자체에 선악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로 결정한 사람의 선택은 훌륭하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시점에 스스로 ‘살겠다’고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단이 살아갈 의미를 만든다. 살아갈 의미와 가치는 ‘자살하지 않겠다’, ‘살아가기로 각오했다’라는 것에서 시작된다. 삶이 고귀한 것이 아니라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 고귀하다.

살기 힘든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평범하고 흔한 질문에서 도출한 삶의 지혜

이 책은 불교의 정통적인 가르침을 배우는 책이 아니다. 불교를 깊이 공부한 저자가 ‘살기 힘든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해 나름대로 생각한 것을 쓴 책이다. 사상의 토대에는 불교의 가르침이 있지만, 불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종교를 ‘삶의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그중에서도 사회나 인간을 상대화하는 시점을 부여해주는 불교의 가르침에 집중한다. 이 가르침을 통해 인간을 보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이는데, 그 모습이 더 나은 삶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극히 평범하고 흔한 질문으로부터 불교에 근거한 삶의 핵심에 이르러 삶의 지혜를 도출한다. 출발점이 되는 질문은 “살고 싶지 않다. 어째서 삶은 이렇게 힘든가”, “자신이 있을 곳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계속 슬퍼만 해야 하는가”, “영혼은 있는가”, “진짜의 나는 있는가”, “애국심은 귀중한가”, “자기 결정과 자기 책임으로 OK인가”, “어른이 큰 뜻을 품는 것은 훌륭한 일인가”, “넘버원보다 온리 원의 삶을 추구해야 하나”, “자살은 악인가”, “부모·자식 관계에 본보기는 있는가”, “왕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사형제도는 존속하는 편이 좋은가”, “차별은 왜 안 되는가”, “삶을 바꾸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 등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는 무엇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보다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낙서

도서정보 : 조영규 | 2018-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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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뜰이 없는 집에서 살고 있는 나는 나 자신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이 뛰어놀 수 있는 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빠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아늑한 뜰로 변하여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이 순간만을 생각하며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다.

구매가격 : 8,400 원

신호등 같은 마음

도서정보 : 로닌 | 2018-12-1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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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름답지 않은 곳을 아름답게 보려고 애쓴 당신은 센스쟁이! 온갖 풍파속에서도 깊숙이 뿌리내린 당신의 생존 내공을 인정한다.

구매가격 : 5,500 원

그리움은 그리운 대로 두는 것이다

도서정보 : 김대영 | 2018-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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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글을 쓰고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엮은 시집
- 마음속에 남겨진 그리움을 들여다보다

김대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리움은 그리운 대로 두는 것이다』는 시인이 오래전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는 시집이다.
외로움과 그리움이라는, 인생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감정은 내가 치유할 수도 없고, 타인으로 인해 치유될 수도 없는 것이다. 시인은 어쩔 수 없이 가슴속에 담아 둔 그리움을 이번 시집에서 노래하며 독자들의 공감을 구하고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주제로 한 「교방동 김서기」 「팔순 저 너머를 위하여」부터 사계절을 통과하며 느낀 감정들을 담아 낸 「마지막 봄비」 「그해, 마지막 여름」 「가을 전령」 「겨울비」,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랑’을 노래한 「사랑」 「물어보고 싶은 말」 「사랑과 연민」 등 다양한 소재들을 다룬 시들이 실려 있다.
독자들이 『그리움은 그리운 대로 두는 것이다』를 통해 시인과 함께 울고 웃으며 인생을 되돌아보고, 일상에서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구매가격 : 6,000 원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 (문학동네시인선 112)

도서정보 : 채호기 | 2018-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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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나는 언제나 내가 아니다.”
뜨겁고 아름다운 ‘나’라는 언어의 극한

문학동네 시인선 112번째 시집으로 채호기 시인의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를 펴낸다. 1988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전작 『레슬링 질 수밖에 없는』 이후 4년 만에 펴낸 시집이자 올해로 시력 30년을 가득 채운 거장의 가장 뜨겁고도 첨예한 시 세계를 닮은 일곱번째 시집이다. “몸”의 시인이자 “형이상학적 물질론”의 언어 세계를 펼쳐 보인 시인 채호기. 그의 신작 시집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언어 예술이 보여줄 수 있는 극단에 도전하며, 인식과 상상이 극한에 이르렀을 때 생겨나고 들려오는 침묵과 음악을 받아쓴 흔적들로 가득하다. 그럼으로 부서진 나와 나들을 그러모은 파편-시편들이 반짝이며 쏟아져내린다.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는 총 57개의 시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2부라는 명칭 없이 제목으로만 껴안은 각 파트는 이 시집이 분절될 수 없는 하나의 시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또한 악장으로 나뉘어 찰나의 휴지는 있으나 결국 한 곡으로 들리는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기도 하겠다. “나는 언제나 내가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시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이후가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로 이어지는 제목들은 시인이 도전하는 극한의 주제에 다름 아니기도 하다.

나?
나라고 쓰면서 동시에 갈라진다. 하나는 내 몸을 가리키면서 파고들면서(물결이 배 밑바닥을 지나가면서 배가 일렁이듯) 공명하고(무엇이 무엇에 공명하는 것일까?), 다른 하나는 종이에 덧칠되면서 종이를 긁으면서 표면에 붙으면서 나가 된다.
나는 수많은 갈라짐이다. 쪼개진 자잘한 부분이 나이다. 눈길을 끄는 것들이(얼핏 보았지만 잔상으로 남는 색깔 같은 것이거나, 사라진 뒤에도 남는 냄새, 촉감 같은 것) 있어 그것들을 그러모을 수 있다면 그게 나?
그러나 나. 인. 순간.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진다.
_「나는 누구인가?」 부분

일상을 어떻게 시로 만들까 평소 고민해오던 나는 어제 「잡담」이란 제목의 초고를 썼다. 시를 이렇게 써도 되나? (이걸 합평에 부친다면, “산문이나 소설의 한 부분 같다”는 비판이 날아올걸) 이건 시가 아니라 ‘삽화’라고 멸시받지 않을까? 나는?발표할까, 말까, 이렇게도 한번 써볼까, 그냥 써오던 대로 쓸까?망설인다.
_「삽화」 부분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회집하는 나
그리하여 태어나는 또하나의 새로운 몸

내 안의 수많은 ‘나들’이 들썩이고 괴로워하며 실족하고 무너져내리는 이곳은 채호기의 시가 태어나는 곳이자 한사코 벗어나려 하면서도 결국 되돌아오고 마는 시적 여정의 종착지이다. 자기 안의 자신을 끝끝내 지워내지 못한 실패로서만 존재하는 이 불가능한 사랑은 주체 ‘너머’의 절대적 대상을 갈망하지만, 그러한 갈증이 태어나는 ‘나’라는 욕된 이 자리를 부정하지 않는다.
_이철주(문학평론가), 해설 「저녁의 극한」부분

“물위에 새긴 장면”(「두 장면」), “먼지의 정물”(「먼지의 정물」), “이명을 떨쳐내는 반동으로 자기부상 하는 침묵”(「자기부상 : 석분기자」), “암흑을 바라보는 암흑의 빛”(「돌을 이해하는 법」), “몸안에서 메아리치는 소리 없는 것들”(「자기부상 : 석분기자」), “사랑하는 사람을 산다는 것”(「근데, 시간은 있나?」)에 이르기까지. 시인이 포착한 극도로 섬세한 이미지는 부재하면서도 너무나도 선연하게 다가오고, 이는 도달 불가능한 너머와 무한과 유한을 함께 환기한다.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감각하고 파고들어 가까스로 건져낸 인식들, 그것을 순정한 언어로 펼쳐낸 시편들. 그곳에 닿기 위해, 닿지 못해, 닿았다 착각하는 사실마저 직시하며 “그건 인간의 터무니없는 상상”(「고양이」)이라고 써내는 시인. 그렇기에 너무나 인간적일 수밖에 없는 시인 채호기. 수많은 나들이 속삭이고 웅성거리고 때로는 침묵하는 소리들을 받아 적는 일은 수만 개로 반짝이는 분명한 나들을 목도하는 일이자, 산산조각으로 흩어진 나를 그러모으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그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선보일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는 독자들이 결코 잊을 수 없을 단 하나의 새로운 몸을, 그 몸의 탄생을 함께 지켜보는 일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7,000 원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 (문학동네시인선 113)

도서정보 : 유강희 | 2018-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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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반짝임이 실은 아프디아픈 별의 속엣생피라고…”
―문학인생 31년, 발생적으로 자연에 가까운 유강희의 시세계

1987년 스무 살 나이에 등단해 1996년 첫 시집 『불태운 시집』, 2005년 두번째 시집 『오리막』을 펴낸 유강희 시인. 13년이 지나 66편을 담은 세번째 시집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를 펴낸다. “삶이 자꾸 시를 속이려 들거나/ 혹은 시가 삶을 속이려 들 때마다/ 나는 우두커니 먼 데를 바라본다”라는 이번 시집의 ‘시인의 말’에서 추측해보자면, 자주 ‘우두커니 먼 데를 바라’보기 때문일까. 문학인생 31년, 10년에 한 번꼴로 시집을 묶을 만큼 과작이다. 그를 두고 시인 안도현은 “시인 중에도 자신의 속된 욕망을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애써 가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나는 유강희한테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무한히 착하고, 매사에 지극하고, 자신을 낮춤으로써 상대를 높일 줄 아는 사람이다”라 말한 바 있다. 시인의 시 역시 그러하다. 우두커니 먼 데를 바라보다가 “별들의 반짝임이 실은 아프디/ 아픈 별의 속엣생피라고” “겨우/ 귀엣말”(「시인의 말」)하는 시. ‘겨우’에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아직 던져지지 않은 돌

아직 부서지지 않은 돌

아직 정을 맞지 않은 돌

아직 푸른 이끼를 천사의 옷처럼 두르고 있는 돌

아직 말하여지지 않은 돌

아직 침묵을 수업중인 돌

아직 이슬을 어머니로 생각하는 돌

그리고 잠시 손에 쥐었다 내려놓은 돌

아직 조금 빛을 품고 있는 돌

―「돌」 전문

시집의 문을 여는 시 「돌」의 방점은 일곱 번 반복되는 ‘아직’과 한 번의 ‘그리고’, 또다시 이어지는 ‘아직’에 찍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저절로 된 그대로의 현상’이라는 ‘자연’의 사전적 정의를 일곱 번의 ‘아직’ 속에 시인은 그렸다.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태로서의 ‘돌’. 그것을 바라보던 화자는 그 돌을 ‘잠시 손에 쥐었다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돌에서 ‘빛’을 발견하는 것. 이는 이 시집 전체의 방향과 대상에 대한 시인의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고봉준의 진단처럼, 유강희 시인에게 시적 순간은 “‘빛’을 통해 도래한다. 물론 여기서의 ‘빛’은 광학적(optical) 현상과 무관하게 사물-대상에서 “제 몸안에 오래 가두어두었던”(「기러기의 최후」) 어떤 것이 흘러나오는 존재의 ‘발음’이다. (…) ‘빛=시’가 ‘문명’보다는 그것에 대한 성찰로서의 ‘자연’에 가깝다는 시론(詩論)으로 읽을 수도 있다”. 상기한 서시에서처럼 무심코 집었다가 내려놓은 돌에서 빛을 발견할 때, 가을 아침 나무 아래에서 발견된 매미 사체에서 빛을 발견할 때(「매미의 임종」), 개의 날카로운 이빨에 목덜미를 물려 죽어가는 기러기의 눈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할 때(「기러기의 최후」), 겨울 산골짜기에서 잣 한 송이와 돌 한 개를 발견하고 마음이 반짝거림을 느낄 때(「잣과 돌」), 늦은 밤 시창작 교실에 모인 사람들에게서 빛이 느껴질 때(「밤의 시창작 교실」), 그리고 밤을 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빛나는 밤의 종교”(「아버지가 깎은 건 밤이 아니야」)를 발견할 때.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들이 시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며, 인간 삶의 생래적 비애를 넘어서는 ‘먼 데’로 우리를 잠시 데려간다.

돌의 팔은
얼마나 굵은가

바닥에
저를
내려놓기 위해
―「돌」 전문

잠시 쥐었다 내려놓았다던 그 돌은 사실 화자가 내려놓은 것이 아니었던 걸까. 시집의 첫머리와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배치된 시의 제목 역시 「돌」이다. 결국 유강희 시인의 지난 13년은, 돌 하나를 화자가 쥐었다 내려놓았다는 것에서, 돌 스스로 저를 내려놓았다는 깨달음으로 갈무리되는 것일지 모른다. 이렇듯 욕심 없고 사심 없이 써내려간 시들, 그 뭉근함이 시린 겨울을 맞는 이들로 하여금 ‘저절로 된 그대로의 현상’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따스하게 섞일 수 있는 서정성을 선사하리라.

구매가격 : 5,600 원

이혼고백서

도서정보 : 나혜석 | 2018-1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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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경우와 처지를 생각해 보자. 그때 거기에서 자기를 찾습니다. 사랑을 깨닫습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요구하난 사람을 먼저 자기를 맨들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내심의 자기도 모르는 정말 자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이지도 알지도 못하는 자기를 찾아내는 것이 사람 일생의 일거립니다. 즉 자아발견이외다.
인생은 고통 그것일는지 모릅니다. 고통은 인생의 사실이외다. 인생의 운명은 고통이외다. 일생을 두고 고병(苦病)을 깊이 맛보는 데 있습니다. 그리하야 이 고통을 명확히 사람에게 알리우는 데 있습니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6,000 원

수암이의 일기

도서정보 : 이광수 | 2018-1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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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까만 해수욕복을 입었다. 엄마도 해수욕복을 입고 아자씨와 아주머니도 해수욕복을 입었다. 그러나 엄마는 헤엄칠 줄을 모른다. 아주머니도 아자씨도 헤엄칠 줄을 모른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500 원

새벽바라기

도서정보 : 성병조 | 2018-12-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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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나의 신앙이요, 힘의 원천이다. 건강을 안겨다 주고,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준 위대한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경남 창녕 출생으로 1995년 '촌티 못 벗는 남자''(북랜드 펴냄)로 문단활동을 시작한 성병조 수필가의 세 번째 수필집이다. 2번째 수필집은 '봉창이 있는 집'(선우미디어 펴냄).
지은이는 책머리말을 통해 반세기(50년) 넘게 새벽 4시에 일어난 자신에게 대견하다고 칭찬한다. 중학교 2학년 때 시작한 새벽 기상과 조깅이 환갑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유는 새벽을 사랑하기 때문.
이런 조기기상의 습관 탓에 건강하다. 초·중·고 12년, 총 4천380일의 연속 출석이 건강과 성실성을 뒷받침한다. 12년 개근이 별것 아니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은이에게 큰 자부심이다. 특히 새벽 기상 반세기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다.
수필집 제목 역시 새벽을 바라며 살아온 인생철학이 담겨있다. '바라기'의 사전적 해석은 '음식을 담는 조그만 사기 그릇'을 말한다. 하지만 어떤 단어의 뒤에 붙는 접미사로 활용되면, 그 뜻은 '~을 바라보는 일이나 행위 혹은 그런 사람'을 나타낸다. 새벽바라기는 50년 넘는 세월동안 새벽별을 바라보며, 신체와 정신을 단련하고 꿈을 키운 지은이의 또다른 이름이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2012년부터 문장, 죽순, 대구문학, 수필세계, 신문사 등에 실린 글들을 큰 카테고리별로 묶어 놓았다. 1부는 '노병의 외출'. 나는 명 통역사, 복근이라도 키워야지, 무슨 사연 있기에, 아내의 눈물 등의 소주제들이 있다. 2부는 '꿈이 유죄인 걸'. 성 고문은 싫어, 고추야 제발, 나의 살던 고향은, 테니스가 좋다, 프로의 가치 등의 글이 담겨있다. 3부는 '다시 읽는 군대편지'. 외래어로 작명해야 성공하나, 우리말 겨루기, 재취업 오히려 막는 실업급여제도, 부부가 뭐길래 등의 단편 글을 만나볼 수 있다.
4부는 '팔공산서 만난 행복'. 쓰러진 할머니를 나무라다니, 고놈의 인사성, 위험한 풍등기원, 꽁초 추적기 등 11편의 글이 실려있다. 5부는 '백두대간 협곡열차'. 라오스에서 행복을 읽다, 장가계에서 중국을 읽다, 울릉도 애환, 목포의 눈물, 양자강에서 힐링하다 등 국내외에서 여행을 하면서 느낀 소회나 깨달음을 정리했다. 6부는 '언론이 바라본 나와 가족'. 아해 행복지수는 남편 하기 나름, 좋은 표어 한 줄이 백 마디 글 안 부럽죠, 짧은 문구로 깊은 감동 전해요 등 중앙지 및 지역 일간지, 월간지 등에 실린 칼럼들을 소개하고 있다.
장호병 (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은 '붓 가는 '데'로의 자아화'라는 제목의 추천사를 통해 "성병조 사백의 수필은 자아로의 여행이며, 수많은 중간 기착지는 '붓 가는 데'"라며 "서정수필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 수필 풍토에서 인생의 메시지가 분명한 자아로의 여행을 읽을 수 있는 수필집"이라고 소개했다.(매일신문 권성훈 기자)

구매가격 : 8,000 원

종이 한 장

도서정보 : 박윤효 | 2018-12-1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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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을 수상한 수필가 박윤효가 8년간 쓴 작품을 모아낸 첫 수필집이다. 생계 때문에 서문시장에서 찹쌀떡 장사를 했던 어린 시절부터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뒤늦게 한문공부와 서예를 시작하며 느낀 배움의 즐거움, 돌아가신 아버지나 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삶 속에서 느끼는 잔잔한 기쁨과 작은 깨달음들을 이야기마다 진솔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적어냈다.
남들이 공부할 시기에 생활전선에서 고뇌의 밤을 보냈다는 지은이는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뒤늦게 한자공부를 시작했고, 홀로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문학당을 열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 글쓰기와 서예에 빠졌고, 지은이의 향학열은 문인화로 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번 수필집에는 여백마다 자신이 직접 쓴 서예 작품과 문인화 작품도 함께 담았다.(매일신문 김봄이 기자)

구매가격 : 10,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