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도서정보 : 이대겸 | 2017-05-1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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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왜냐하면 이제 가슴 한편에 넣어 두고 살아야 하니까요.
바람처럼 되어버린 당신에 대한 추억을 꺼내야만 할 것 같아요. 계속 지니고 있으면 힘들어지니까요."

세상을 떠나버린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못 다한 사랑을 표현한 단편 에세이.

구매가격 : 2,000 원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도서정보 : 윤동주 저 | 2017-05-1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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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고자 했던 시인이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의 절절한 소망을 노래하다!

1917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아버지 윤영석, 어머니 김용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시인 윤동주가 살았던 시대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던 암울한 시기였고, 신문이나 서적 등 출판물에 대한 검열이 강화된 시기였기에 문학사적인 측면에서도 문인들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었던 침체기이자 암흑기였다. 이러한 때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지향했던 시인은 일제 강점기라는 ‘바람’ 앞에서 괴로워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며 ‘별’을 노래하였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문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나라를 잃은 망국인의 설움을 극복하기 위해 ‘주어진 길’을 꿋꿋하게 걸어간 민족시인 윤동주!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시대의 아픔 속에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시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문학적 대표작부터 시인의 맑은 영혼이 투영된 동시까지 오롯이 담겨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윤동주 시인의 주요 작품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자아성찰을 통해 고뇌하는 지식인의 모습이 담긴 작품
<자화상>의 ‘우물’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아성찰의 의미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우물 속에 비친 사나이는 시인 자신의 모습이며, 시인은 그런 자신을 들여다보며 암울한 시대에 무기력한 지식인인 자신을 책망하며 미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내 그런 자신에게 연민을 느낀다. 일제 강점기라는 혹독한 현실에 발이 묶여 방황하는 지식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대변해 주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또 <바람이 불어>에서 시인은 ‘바람’으로 상징되는 일제 치하의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의 고뇌를 담았고, <별 헤는 밤>의 ‘별’은 고향에 계신 어머니, 친구들을 나타내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시인은 별을 바라보며 멀리 있는 사람들을 그리워하지만, 어두운 현실을 바꿀 수 없는 ‘나’는 그저 부끄럽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시인은 절망하지 않고 언젠가는 이 어두운 ‘겨울(일제강점기)’이 가고 희망찬 ‘봄(조국의 광복)’이 올 것임을 믿고 있다. <참회록>에서의 ‘거울’ 또한 자아성찰의 도구이다. 시인은 현실 속에서 고뇌하며 그 무엇도 크게 바꿀 수 없는 자신을 책망하며 참회의 글을 쓴다. 밤마다 ‘거울을 닦으며(자아성찰을 위한 행위)’ 자신을 뒤돌아보면 ‘운석(빛, 희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자아성찰을 통해 현실의 한계를 인식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가 드러난 작품이다.

둘째, ‘나’와 ‘또 다른 나’의 대립을 통해 분열된 자아가 드러나는 작품
<무서운 시간> 속의 ‘나’는 자아의 분열과 대립이 극대화되어 있다. 화자는 ‘나’를 부르는 또 다른 목소리에 불쾌함을 느끼며 강경하게 외면하려 하지만 결국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마지막까지 나를 부르지 말라고 엄포를 놓지만 화자는 이미 부름의 소리를 인식하며 응답하고 있다. 힘겨운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수록 화자가 더욱더 현실을 깊고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낼 뿐이다. <또 다른 고향>은 육신을 상징하는 현실적 자아인 ‘백골’과 정신적 자아인 ‘나’가 대립하고 있다. 시인은 ‘백골’과 ‘나’라는 분열된 자아의 대립을 통해 슬픈 현실을 인식하며 눈물짓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가 도래하기를 염원하고 있다. <쉽게 씌어진 시>에서 시인은 암울한 시대의 지식인으로서의 한계를 느끼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그 당시 시인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글이라는 수단으로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모는 일’뿐이었다. 마지막 연에서는 슬픈 현실 속 자아와 이상을 꿈꾸는 자아가 대립하다가 마침내 화해한다. 어두운 현실을 인식하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시인의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셋째, 자기희생적 의지로 극한의 고통을 통해 얻는 깨달음에 대한 작품
기독교 신자였던 윤동주는 <십자가>를 통해, 고통을 감내하면서 행복했던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신에게도 ‘십자가(순교적, 희생적 의지)’가 허락된다면 암울한 현실의 무게를 짊어지고 극복해 나가겠다는 자기희생적인 숭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간肝>은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한국의 구토지설 설화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간’은 ‘생명’을 상징하는데 ‘간을 지키려는’ 의지와 ‘뜯어먹히려는’ 시인의 의지가 대립하고 있다. 간을 뜯어먹으려는 ‘독수리’는 ‘나’의 또 다른 분신으로 볼 수 있다. 화자는 ‘간(생명)’을 내어주는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통해 극한 고통 속에서도 어떤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염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으로 윤동주의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시인은 시작 활동 초기에는 깊이 있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다만 지식인으로서의 한계를 느끼며 소극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암울한 현실과 상반된 아름답고 서정적인 동시를 다수 창작했던 1936년 후반은, 시인이 현실을 외면했다기보다는 문인으로서, 나라를 잃은 설움에 괴로워하는 망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또 다른 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통해 후반기로 갈수록 현실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더욱 예리해지고 깊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앞서 살펴본 주요 작품들 외에도 <병아리>, <바다>, <참새>, <비둘기>, <나무> 등 생동하는 자연물을 소재로 한 시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 <고향집>, 유년 시절 누이와의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빗자루>, <편지>, 어머니, 아버지,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낸 <오줌싸개 지도>, 산문 <투르게네프의 언덕>, <달을 쏘다> 등의 다양한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으니 윤동주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놓치지 않길 바란다.

구매가격 : 6,600 원

고독한 대화

도서정보 : 함기석 | 2017-05-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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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시에 의한, 시를 위한,
시인 함기석의 시산문(詩散文)이자 산문시(散文詩) 208편!
『고독한 대화』

우리 문단의 중견시인임과 동시에, 우리 동시와 동화에 있어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약 속에 있는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을 펴낸다. 『고독한 대화』라는 이 책의 부제는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으로 시인임과 동시에, 수학전공자인 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 모음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정동진 여정

도서정보 : 조규빈 | 2017-05-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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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빛바랜 추억에 빛을 더하는,
지나간 시간을 돌리며 떠나는 기록의 여정!
“기록은, 그래서 필요하다.”

누구나 소중한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흥이든 다른 사람과 있었던 중요한 일이든 살면서 하나 정도 소중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우리는 그런 기억을 추억이라 부르며 기억 한편에 묻어 두었다가, 이따금씩 들춰 보며 그때 느꼈던 감정에 다시 젖어들곤 한다. 그러나 이런 추억은 아무리 소중하고 감동적이더라도 세월을 막지는 못한다. 추억은 언제나 세월과 함께 휘적휘적 걸어가며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느꼈던 황홀한 풍경, 무언가를 보며 깨달았던 것들과 같은 추억은 그렇게 세월과 함께 기억 저편으로 서서히 희미해져 가지만 우리는 그 추억을 쉽게 다시 잡을 수 없어 아쉬움을 더한다.

책 『정동진 여정』은 그러한 추억과 빛바래 가는 기억을 시간을 되돌려가며 그려내고 있다. 정동진을 여행하며 느꼈던 서정으로 시작하는 ‘세월이 지나는 자리’에서는 경험하면서 느꼈거나 무심히 지나온 일을 돌이켜 보며 이야기로 꾸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추억 속에서 찾는 삶의 의미는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치는 많은 일에서 우리 역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은근히 말한다. ‘서정의 갈무리’에서는 추억을 되돌리며 그 속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그려낸다. 그 속에는 누구나 한 번쯤 느껴 보았을 여러 정서가 스며들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정서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그려 내며, 느낌이나 체험을 통해 받는 무한한 서정적인 장면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전한다. 동시에 독자들에게도 빛이 바래기 전에 기록을 남기며 시간을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2002년까지 37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저자는 한빛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하여 『정동진 여정』을 첫 수필집으로 엮었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신인으로 등단하여 수필가로서 활동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황혼기에 접어들어 쓴 글이기에 저자의 경험이 묻어나며 추억의 소중함과 기록의 중요성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따뜻한 기억과 가슴 벅찬 감동,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갈무리하며 저자가 전하는 말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기록은, 그래서 필요하다.”

우리는 추억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추억이 있기에 그 기억을 되돌리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행복하고 감동적이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 기억은 세월을 따라 빛바래고 희미해질 뿐이다. 누구의 기억도 망각의 너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니 감동과 추억을 더 소중하고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기록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기록이 언젠가는 저자와 같이 하나의 책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길 바라 본다.

구매가격 : 8,450 원

생각 속의 통찰력

도서정보 : 카리쓰마 | 2017-05-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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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 두기 전까지 깊이 있는 생각을 하며 살아 온 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도 얕은 생각만을 일삼고 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생각이라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누구나 다 하는 통상적인 사고방식과 정형화된 생각만 하는 인생이었다. 호기심은 없었고 특별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더욱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런 두뇌가 데코레이션인 인생을 벗어나고 싶었다.

매일 우리는 어제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 생각의 98%는 어제와 같고 그저께와 같다. 1년전과도 특별히 다른 점이 없다. 항상 과거의 삶을 살아가면서 풍요로운 미래를 꿈꾼다. 과거의 생각으로는 똑 같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다른 미래를 바라면서 살아간다. 오죽했으면 아인슈타인도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이다.”라고 얘기를 했을까?

매일 한 번만이라도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최소한 1년 후에는 사고하는 힘이 생길 수 있을 것이고 생각의 변화는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하며 정리를 한 에세이이다. 생각을 통해 일상의 에피소드로 생각하는 힘과 통찰력을 키우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지를 못할 것이다.
글을 통해 잠깐 생각하는 시간과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구매가격 : 9,900 원

글러브 vol.1

도서정보 : 창작집단 자발적 글쓰기 | 2017-05-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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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글쓰기 모임의 첫번째 작품집.

작가가 되고자하는, 글을 쓰고싶은, 글쓰기를 배우고싶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첫 번째 책.
주목받지 못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창작집단으로 향하는 첫걸음을 함께하세요.

구매가격 : 500 원

꽃의 지혜

도서정보 : 모리스 마테를링크 | 2017-05-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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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당신처럼 살아가는데,
당신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시인의 가슴으로 공감하다

때로는 묵직한 두드림으로 때로는 은은한 암시로 삶의 발견들을 건네는 지혜와 명상의 말

“침묵이요, 복종이요, 묵상으로 보이는 이 식물의 세계는, 그러나 사실은 숙명에 대한 저항이 가장 격렬하고 집요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 도서 소개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천천히 읽고 오래 음미하는 명상의 말

“꽃이 당신처럼 살아가는데,
당신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우리에게 『파랑새』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시인이자 희곡 작가인 그는 많은 산문을 남겼고, 이번에 출간된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엄선한, 오랜 세월 가장 사랑받은 작품들이다. 『파랑새』를 통해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그는, 희곡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에도 고독과 은둔을 지향하며 스스로 낮추는 삶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자연 속에 살면서 삶의 근원적 가치를 탐색했고, 삶과 죽음, 사랑, 행복, 운명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며 생각의 단상들을 엮어 시적인 문체로 산문에 담았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어떤 철학 사상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자연을 바라보고 삶을 성찰한 결과물로, 우주적 진리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시선과 신비주의적 관점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과학자와 같은 세밀한 관찰이 녹아 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사유 속에서 솟아나는 물음과 대답들을 한 조각씩 이어가며 큰 그림을 완성해간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파편들을 독자들의 손에 쥐어주며 새로운 차원의 사색의 세계로 초대한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속에서 발견한 미시의 세계(『꽃의 지혜』)부터 온 삶과 우주를 아우르는 거시의 세계(『지혜와 운명』,『운명의 문 앞에서』)를 넘나들면서 시인의 영혼으로 써 내려간 아름답고도 장대한 사색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우리 곁의 ‘파랑새’를 알려주었던 그는,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아직도 우리 곁에 ‘파랑새’가 있을지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며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1 ― 꽃의 지혜
때로는 묵직한 두드림으로 때로는 은은한 암시로
삶의 발견들을 건네는 지혜와 명상의 말

과학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시인의 가슴으로 공감하다!

“누구든 작은 꽃 한 송이가 발휘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자신이 맞닥뜨린 역경을 극복하는 데 쏟는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운명을 맞이할 거라고 믿어도 좋습니다.”

태어난 자리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꽃의 운명
그 숙명적인 한계에 맞서 용감하게 살아가는 삶을 배우다

『꽃의 지혜(L'Intelligence des fleurs)』(1907)는 마테를링크의 산문 가운데서도 자연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삶에 대한 통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아름다운 산문이다. 놀라운 점은, 그가 과학자에 버금가는 세밀하고 분석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시적 상상력을 발휘해 삶의 근원까지 파고드는 비유와 직관을 담은 문장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꽃의 지혜』는 가장 수동적인 생명체로 여겨지던 식물을 인간 못지않은 욕망과 지혜를 갖춘 존재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발표 당시부터 그 대담성이 화제가 되었다. 생물학자라면 적자생존 또는 용불용설과 같은 개념어로 간명히 설명해버렸을 이런 자연현상을, 마테를링크는 시인의 가슴과 비전으로 훨씬 더 깊이 껴안았다. 가장 보잘것없는 들풀에게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일련의 생명현상을 들여다보면서 인간의 치열한 생존까지 떠올린다는 것은 분명 실험실의 고성능 현미경만으로는 넘보기 어려운 경지일 것이다.
마테를링크는 태어난 자리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꽃의 숙명적 한계에 주목했다. 그 한계를 극복하여 살아남고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온갖 지혜와 의지를 발휘하는 꽃의 모습은 경이로운 감동을 선물한다. 그리고 마테를링크는 인간을 향해 나지막이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거대한 법칙들 가운데 무엇이 어깨를 가장 무겁게 짓누르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요?”
“꽃이 당신처럼 살아가는데, 당신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길가에 서 있는 한 송이 꽃은 오늘도 지친 인간에게 그렇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 이면의 보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 그것이 바로 우리가 찾는 ‘꽃’이라고 마테를링크는 이야기한다.


◎ 책 속에서

◆ 그토록 평화롭고 다소곳해서 모든 것이 인고요, 침묵이요, 복종이요, 묵상으로 보이는 이 식물의 세계는, 그러나 사실은 숙명에 대한 저항이 가장 격렬하고 집요하게 펼쳐지는 곳입니다. -19쪽

◆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거대한 법칙들 가운데 무엇이 어깨를 가장 무겁게 짓누르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요? 식물에게 그것은 너무나도 쉬운 질문일 것입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한자리에만 붙박여 있게 만든, 바로 그 대자연의 법칙일 테니까요. 아울러 노력을 이리저리 낭비하는 우리 인간보다 식물은 무엇에 먼저 저항해야 하는지 훨씬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뒤엉킨 뿌리의 어둠으로부터 거슬러 올라 스스로를 형성하고 꽃의 광채로 활짝 피어나는 일편단심의 에너지는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오로지 하나의 의지로, 아래로 끌어내리는 숙명에서 벗어나 위로 솟아오르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요. -20쪽

◆ 무겁고 어두운 법칙을 어기고 우회하여 자신을 해방하고 비좁은 공간을 깨뜨려, 스스로 만들든 어디서 구하든 날개를 달고 가능한 한 멀리 도망쳐, 숙명으로 갇힌 공간을 극복하고 또 다른 영역으로 다가가 살아 움직이는 세계로 파고드는 것……. 식물로서 그런 경지에 도달한다는 건, 우리 인간이 운명적으로 부여된 시간을 벗어나 살고 물질의 가장 버거운 법칙에서 해방된 우주로 진입하는 것만큼이나 놀라운 일이 아닐까요? -20쪽

◆ 이제 우리는 꽃이 인간에게 불굴의 용기와 굳은 심지, 기발한 재치의 경이로운 모범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것입니다. 누구든 정원에 핀 작은 꽃 한 송이가 발휘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자신을 괴롭히는 온갖 역경을 극복하는 데 투여한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운명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도 좋습니다. -21쪽

◆ 하지만 자연 만물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무엇이든 인간 스스로 창조해냈다는 말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주장인지가 빤히 드러나지요. 이 지상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우리 인간은 이미 존재해온 것을 다시 찾아낼 뿐이며, 우리 이전에 생명이 걸어간 길을 그저 ‘놀란 어린아이’처럼 뒤밟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43쪽

◆ 생명의 뿌리이기도 한 자신의 꽃자루는 암꽃의 꽃자루만큼 길지 못한 것이지요. 이대로라면 암술과 수술의 결합을 가능케 할 유일한 공간인 빛의 수면 위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연이 벌인 일 중에서 이보다 더 잔인한 상황이라든지 부주의한 과실이 또 있을까요? 눈앞에 빤히 보이는데도 가닿지 못하는 이 숙명,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이 갈망의 드라마가 어떠할지 상상해보십시오! 그건 어쩌면 지상에서 우리 인간이 겪는 비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47쪽

◆ 인간 세상과 마찬가지로 꽃들의 세계에서 역시 새로운 발견이란 똑같은 법칙, 똑같은 좌절, 똑같은 성공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마치 우리의 인내와 끈기, 자존심을 꽃 또한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지성을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의 동일한 수준의 희망과 이상을 좇아 매진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처럼, 결국은 자신들을 돕고야 말 어떤 거대하면서도 무심한 섭리에 맞서 투쟁하는 것 같습니다. -88~89쪽

◆ 꽃을 통해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라든가 상태, 유혹의 방법과 미학적 취향 등은 우리 인간의 그것들과 무척 유사하다는 깨달음 말입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우리 인간 쪽에서 자연의 그런 요소들에 부응해왔다고 말하는 편이 낫겠군요.
사실 인간이 스스로 고유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는 것만큼 부실한 주장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건축학적, 음악적 모티프들, 색과 빛에 관한 그 모든 조화 의식이란 바다, 산, 하늘, 밤, 황혼 등과 같은 대자연의 품에서 직접 빌려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어 우리 내면에 나무의 아름다움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103~104쪽

◆ 나는 지금 땅의 권능이 됐든, 우리 본능의 중요한 근원이 됐든, 우주에 대한 감각이 됐든, 숲속 명상거리로서의 나무 이야기를 넘어 나무 그 자체, 숱한 세월을 푸름으로 지탱해온 한 그루의 고독한 나무까지 더불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존재 안에 평정과 행복의 심연을, 그 투명한 동공을 구성해온 무의식적인 이미지들 중에서 아름다운 나무의 기억에 빚지지 않은 것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104쪽

◆ 그보다는 자연을 움직이는 힘이, 적어도 지적인 차원에서만큼은, 우리 인간의 힘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간다고 믿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우리의 정신은 자연과 더불어 같은 우물을 시용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은 같은 세계에 속해 있으며, 서로 거의 닮은꼴입니다. 우리는 범접할 수 없는 신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처지가 결코 아닙니다. 우호적이되 아직은 적잖은 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자연의 뜻과 더불어 공존해나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것을 밝혀내고 이롭도록 유도하는 일에 인간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입니다. -117쪽

◆ 꽃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만물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기운이 우리 인간을 살아가게 해주는 그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걸 좀더 확신할 수 있게 해줍니다.
꽃과 우리가 서로 닮았고, 꽃이 가지고 있는 것을 우리 역시 가지고 있으며, 꽃의 방법과 습성과 관심과 성향과 욕망이 우리의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때, 우리가 억누를 수 없는 본능으로 희구하는 모든 것은 저절로 그 당위성을 확보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삶의 곳곳에 꽃의 지혜가 만개할진대, 어떻게 그 삶이 악과 죽음, 어둠과 허무에 대한 승리의 몸짓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120쪽

구매가격 : 9,600 원

지혜와 운명

도서정보 : 모리스 마테를링크 | 2017-05-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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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에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우리 삶에서 가장 빛나는 것들을 찾아서

삶이 우리를 밀어내는 사이에 잊어버리고 마는 것들, 지혜, 사랑, 행복을 다시 기억하다!

“다시, 파랑새를 찾아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하라.”




◎ 도서 소개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천천히 읽고 오래 음미하는 명상의 말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에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우리에게 『파랑새』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시인이자 희곡 작가인 그는 많은 산문을 남겼고, 이번에 출간된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엄선한, 오랜 세월 가장 사랑받은 작품들이다. 『파랑새』를 통해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그는, 희곡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에도 고독과 은둔을 지향하며 스스로 낮추는 삶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자연 속에 살면서 삶의 근원적 가치를 탐색했고, 삶과 죽음, 사랑, 행복, 운명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며 생각의 단상들을 엮어 시적인 문체로 산문에 담았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어떤 철학 사상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자연을 바라보고 삶을 성찰한 결과물로, 우주적 진리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시선과 신비주의적 관점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과학자와 같은 세밀한 관찰이 녹아 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사유 속에서 솟아나는 물음과 대답들을 한 조각씩 이어가며 큰 그림을 완성해간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파편들을 독자들의 손에 쥐어주며 새로운 차원의 사색의 세계로 초대한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속에서 발견한 미시의 세계(『꽃의 지혜』)부터 온 삶과 우주를 아우르는 거시의 세계(『지혜와 운명』,『운명의 문 앞에서』)를 넘나들면서 시인의 영혼으로 써 내려간 아름답고도 장대한 사색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우리 곁의 ‘파랑새’를 알려주었던 그는,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아직도 우리 곁에 ‘파랑새’가 있을지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며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2 ― 지혜와 운명
삶이 우리를 밀어내는 사이에 잊어버리고 마는 것들,
지혜, 사랑, 행복을 다시 기억하다!

다시, 파랑새를 찾아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하라!

“지금처럼 불행이 만연한 세상에서 보기 드문 행복을 이야기하고, 불의가 판치는 가운데 정의의 이상을 거론하는 것, 무관심과 증오가 난무하는 가운데 감도 잘 오지 않는 사랑을 역설하는 것 자체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누군가는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해야 합니다.”

삶이 우리를 끊임없이 밀어내는 사이에 잊어버리고 마는 것들, 지혜, 사랑, 행복을 다시 기억하다

『지혜와 운명(La Sagesse et la destin?e)』(1898)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다. 깊이 있는 사유로부터 길어 올린 근원적 가치에 대한 통찰은, 고단한 일상에 지쳐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게 되는 ‘삶의 희망’을 다시 환기시켜준다. 평범한 불행이 삶의 기본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는, 지혜도 사랑도 행복도 희망도 어느새 멀고 먼 이야기가 되고 만다. 마테를링크는, 그런 가치들을 이야기하기에는 우리 삶이 너무도 척박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런 것들을 결코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조금 더 많은 생각과 조금 더 많은 용기, 조금 더 많은 사랑과 호기심, 조금 더 많은 삶의 열정으로 언젠가는 진실과 기쁨의 문이 활짝 열리리라 믿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한 상상은 절대로 허상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고 현명해지기를 얼마든지 희망할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희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보다 지혜로워지는 것이고,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이고, 행복을 행동하는 것이고, 또한 그렇게 되기를 늘 희망하는 것임을, 이 같은 말들이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를 이야기힌다.

“사랑하십시오. 당신은 지혜로워질 것입니다. 지혜로워지십시오. 당신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진심을 다해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를 멈출 수 없기에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운명에 체념하지 않고 저항하게 하는 지혜는, 평범한 사람의 행복을 통해서도 충분히 터득할 수 있다. 마테를링크는, 행복 자체가 배우고 훈련해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삶에서 아름답고 고귀하며 심오한 모든 것은 ‘가장 단순하고 평범한 삶’ 속에서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는 것임을.

“당장 우리가 행복하든 불행하든 오늘은 어제보다 더 강하고 광활하며 아름답습니다.”


◎ 책 속에서

◆ 지금처럼 불행이 만연한 세상에서 보기 드문 행복을 이야기하고, 불의가 판치는 가운데 정의의 이상을 거론하는 것, 무관심과 증오가 난무하는 가운데 감도 잘 오지 않는 사랑을 역설하는 것 자체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내면의 행복과 치유에 관심을 기울이기는커녕 삶의 고뇌와 비참함을 감내할 여유조차 박탈당한 대다수 사람들을 대변하여 목소리를 높여도 시원찮을 판에 인간의 깊은 마음속을 헤집고 다닌다며 평화와 신뢰, 사랑의 동기와 감사의 이유를 찾는 것은 지극히 한가한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8쪽

◆ 질병이 인간의 고뇌이듯 고뇌는 인간의 질병입니다. 질병에 의사가 필요한 것처럼 고뇌에도 의사가 필요합니다. 해부학이 기형과 결함만을 식별하기 위한 학문이 아니듯 철학은 불안과 번민만을 파고드는 사유가 아닙니다. 건강한 인체를 들여다보는 해부학자처럼 철학자는 행복한 영혼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10쪽

◆ 세상 누군가는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해야 합니다. -10쪽

◆ 지금까지 인간은 휴식을 찾아 침대 속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는 환자와도 같았습니다. 그런 그에게 당신은 환자가 아니라고 말해줄 때 그 말이 주는 위안은, 인간이 본래 행복하기 위해, 건강하기 위해 세상에 나온 존재이기에 빛이 나는 것입니다. 불행한 사람에게 행복의 전망을 선사하는 것은 결코 부적절한 행위가 아닙니다. 설사 그것이 오늘내일의 현실이 아니어도 인간의 본능은 항상 행복 속에서 숨을 쉽니다. -18쪽

◆ 조금 더 많은 생각과 조금 더 많은 용기, 조금 더 많은 사랑과 호기심, 조금 더 많은 삶의 열정으로 언젠가는 진실과 기쁨의 문이 활짝 열리리라 믿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한 상상은 절대로 허상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고 현명해지기를 얼마든지 희망할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희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18쪽

◆ 당신은 행복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행복을 만만하게 봐선 안 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용기와 지칠 줄 모르는 자긍심으로 비탄에서조차 행복을 추출해낼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9쪽

◆ 언제나 위대한 발견을 앞둔 사람처럼 세상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희망으로 살아온 자의 발견이란, 설사 희망과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진실을 가져다준다는 이유 하나로 이미 더없이 거창하고 아름답고 위대한 무엇입니다. -20쪽

◆ 거짓말을 해보세요. 세상의 온갖 거짓이 그리로 달려들 겁니다. 사랑을 해보세요. 세상사 다발이 사랑으로 후들거릴 겁니다. 모든 것이 내면의 신호 하나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저녁과 함께 우리의 영혼이 좀더 현명해지면, 잠복 중이던 불행 또한 밝아오는 아침 속에 더욱 신중해지나 봅니다. -33쪽

◆ 사랑의 힘을 갖지 못한 지혜는 진정한 지혜가 아닙니다. 정말로 현명한 사람은 멀리 내다볼 뿐 아니라 멀리 내다보면서 깊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 없이 본다는 것은 어둠을 더듬는 것과 같습니다. -37쪽

◆ 우리가 감히 시도하지 못할 일을 이뤄내는 것은 항상 예상치 못한 미지의 힘입니다. 우리가 경건한 삶의 자세를 갖출 때 비로소 그 힘은 도움의 손길을 내줍니다. -48쪽

◆ 지혜롭다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존재에 대한 명료한 의식을 갖추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지혜가 의식보다 더 심오한 어떤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릅니다. -51쪽

◆ 사랑하십시오. 당신은 지혜로워질 것입니다. 지혜로워지십시오. 당신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진심을 다해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날 수밖에 없습니다. -62쪽

◆ 일상의 우연이 가르치는 모든 것을 끌어안아 내면의 삶을 경영하는 이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역경과 좌절을 겪을수록 정화된 의지가 더 큰 빛을 발하는 이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악에 직면해도 사랑의 횃불만 더욱 활활 타오르는 이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고통과 즐거움을 통해 의식이 성장할 뿐 아니라 의식 자체보다 중요한 무엇이 있음을 깨닫는 이야말로 더없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렇게 내적 삶의 정상에 도달해, 각자의 내면을 비추는 불꽃마저 굽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71쪽

◆ 사실 우리 삶에 모자란 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에 관한 지식입니다. 스스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아무리 행복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가장 작은 행복을 절실하게 실감하는 것이 엄청난 행복을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는 것보다 훨씬 행복한 일입니다. -100쪽

◆ 사랑을 할 때,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수준을 지향하며 사랑합시다. 사랑의 감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동정심으로 사랑하지 맙시다. 정의를 근거로 용서할 수 있을 때, 선의를 남용해 용서하지 맙시다.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때, 위로하는 법을 배우지 맙시다. 아, 사람을 향한 사랑의 질을 끊임없이 향상시킵시다! 동네 우물에서 길어 올린 적선 한 동이보다 산꼭대기 샘에서 담아낸 사랑 한 사발이 훨씬 더 소중합니다. -130쪽

◆ 인간은 지혜로워질수록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행복의 가장 단순한 순간들이야말로 당신을 위해 마련된 행복의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164쪽

◆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의 사유에 보다 넓은 체험의 장을 더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생각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빨리, 더 완벽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머리만이 아니라 전 존재로 하여금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꿈속에서 눈을 감아 현실 속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노력하고, 기다리며, 인내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또한 경청하고, 묵상하며, 침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74쪽

◆ 아무리 완벽한 사랑이라도 두 연인이 누리는 행복은 정확하게 같지 않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더 나은 사랑을 할 것이고, 더 나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할 것입니다. 당신은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서라기보다 당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사랑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201쪽

구매가격 : 11,200 원

운명의 문 앞에서

도서정보 : 모리스 마테를링크 | 2017-05-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촛불의 운명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깨달음에 첫발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우리는 살아 있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침묵과 불안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죽음에 대한 탐구 소멸의 운명 앞에서 삶에 묻다!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
장엄한 침묵의 물음에 대답해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누구에게나 온다.”




◎ 도서 소개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천천히 읽고 오래 음미하는 명상의 말

“촛불의 운명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깨달음에 첫발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우리에게 『파랑새』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시인이자 희곡 작가인 그는 많은 산문을 남겼고, 이번에 출간된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엄선한, 오랜 세월 가장 사랑받은 작품들이다. 『파랑새』를 통해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그는, 희곡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에도 고독과 은둔을 지향하며 스스로 낮추는 삶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자연 속에 살면서 삶의 근원적 가치를 탐색했고, 삶과 죽음, 사랑, 행복, 운명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며 생각의 단상들을 엮어 시적인 문체로 산문에 담았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어떤 철학 사상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자연을 바라보고 삶을 성찰한 결과물로, 우주적 진리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시선과 신비주의적 관점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과학자와 같은 세밀한 관찰이 녹아 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사유 속에서 솟아나는 물음과 대답들을 한 조각씩 이어가며 큰 그림을 완성해간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파편들을 독자들의 손에 쥐어주며 새로운 차원의 사색의 세계로 초대한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속에서 발견한 미시의 세계(『꽃의 지혜』)부터 온 삶과 우주를 아우르는 거시의 세계(『지혜와 운명』,『운명의 문 앞에서』)를 넘나들면서 시인의 영혼으로 써 내려간 아름답고도 장대한 사색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우리 곁의 ‘파랑새’를 알려주었던 그는,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아직도 우리 곁에 ‘파랑새’가 있을지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며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3 ― 운명의 문 앞에서
침묵과 불안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죽음에 대한 탐구
소멸의 운명 앞에서 삶에 묻다!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

“세포 하나하나에는 그 삶을 보장하는 기억이 새겨져 있습니다.
지워지지 않을 시간의 흔적, 자국 같은 것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의 깊이, 그 자체에 대하여
죽음이라는 운명 앞에서 삶에 묻다

마테를링크는 신비주의적이고 영적인 영역까지 넘나들며 사색을 전개했다. 또한 그는 침묵과 죽음, 불안의 극작가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이런 면모들은 희곡 작품들뿐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탐구를 쏟아낸 선집 『운명의 문 앞에서(Avant le grand silence)』(1934)에도 잘 드러나 있다. 마테를링크는 1885년경 파리에 체류할 때 빌리에 드 릴라당을 만나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를 통해 신비와 운명, 저세상에 눈뜨게 됐다. 1911년 스웨덴 한림원이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할 당시 사무총장은 마테를링크의 문학 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기도 했다.

“올해의 노벨문학상을 모리스 마테를링크 씨에게 수여하면서, 스웨덴 학술원은 먼저 통상적인 문학 형태와는 너무도 다른, 그만의 독창적이고 참신한 작가적 재능에 특히 주목했음을 밝힌다. 그가 지닌 재능의 이상주의적인 특성은 실로 보기 드문 영적인 경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거기서 우러나는 신비스런 힘은 우리 내면의 비밀스런 심금에 더없이 섬세한 울림을 준다. 아직 쉰 살이 채 되지 않은 이 비범한 인물은 자기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고집하며 신비스럽고 심오할 뿐 아니라, 대중적인 호소력까지 갖춘 경이로운 작가임에 틀림없다.”

마테를링크는 삶과 죽음을 시간과 운명을 통해 바라본다.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 그에게는 곧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영원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삶과 죽음에 대한 미묘한 함수를 시간과 운명이라는 두 축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낸다.

“지나가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시간 자체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공간과 영원이 그러하듯 시간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시간은 공간이고 영원입니다.”

“오래 살다 죽는 것과 이른 나이에 죽는 것은 같은 죽음입니다. 둘 다 죽음으로써 잃을 것이 ‘현재’ 말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이미 우리의 소유가 아니요, 미래 또한 아직 우리 것이 아닙니다. 소유하지 않은 것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는 현실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진실에 대한 신념을 품고 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현상들 너머에 또 다른 본질이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신비를 구성하는 주요 요건이다. 그런 믿음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의 상태보다 훨씬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심오함이란 이곳과 동떨어져 존재하는 어느 별천지가 아니라, 지금 이렇게 너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깊이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임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운명의 문 앞에서』는 비교적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는 단단히 응축된 사색의 정수가 들어 있다. 신비로운 한 줄 시와 같은 문장들이 담긴 이 선집은 삶과 죽음, 운명에 대해 시공을 초월한 사색의 경지로 우리를 이끈다.

“삶의 고독만큼 죽음의 고독이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완전히 소멸하든, 우주로 흩어지든, 영생을 얻어 부활하든, 지금 이 순간 육체를 떠날 준비가 된 영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책 속에서

◆ 우리가 마음 깊이 사랑한 존재는 누구나 죽어서 신이 되는 법이니까요. -15쪽

◆ 우리는 누구나 여러 번 죽음을 경험한 뒤에야 진정한 죽음의 길로 들어섭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더 많은 경험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더 진지하고 훌륭한 경험을 하느냐입니다. -17쪽

◆ 행동하고 사고하기를 멈춰선 안 됩니다. 설사 우리의 능력 밖에 있다는 걸 충분히 알 때라도, 불가해한 그것을 언젠가는 이해할 수 있을 것처럼 노력해야 합니다. -29쪽

◆ 삶은 왜 삶일까요? 그 밖에 다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기에 삶입니다. 삶은 존재하고 죽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49쪽

◆ 『파랑새』에서 틸틸은 단언합니다, “죽은 사람은 없다”고. 그렇습니다, 죽은 자는 없습니다. 죽은 자는 모두 살아 있고, 산 자는 모두 죽어 있으니까요.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산 자는 죽은 자 속에서 살아 있고 죽은 자는 산 자 속에서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들 사이에 불과 며칠의 간격이 있을 뿐이며, 어느 쪽이든 영구적 파괴는 불가능합니다. ‘죽는다는 건 살기를 중단하는 것’, ‘산다는 건 죽기를 중단하는 것’. 그 둘은 서로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금언입니다. -56쪽

◆ 우리가 불어 끈 촛불의 운명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정신과 영혼, 삶의 깨달음에 첫발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57쪽

◆ 지나가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시간 자체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공간과 영원이 그러하듯 시간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시간은 공간이고 영원입니다. -76쪽

◆ 누군가 죽었다고, 죽은 사람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살아 있으나 우리 눈에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더 정당하고, 진실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실제로 죽은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산 사람이 그 형체를 바꾸었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존재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81쪽

◆ 세포 하나하나에 그 삶을 보장하는 기억이 새겨 있습니다. 지워지지 않을 시간의 흔적, 자국 같은 것들이. -90쪽

◆ 누구나 어느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먼저 떠나간 사람들과 자주 만나는 데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들은 어쩌면 우리 삶의 가장 성실한 친구들일지도 모릅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의지할 수 있고, 그런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들. -96쪽

◆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결코 그러지 못합니다. 그런 의식을 가지려면 스스로에게 자문이라도 해보거나 최소한 자기 몸을 더듬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살아 있음을 의식하지 못하면 그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98쪽

◆ 살아 숨 쉬는 자가 간직한 모든 추억은 그와 더불어 살아 있습니다. 그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파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추억들이 구성해온 나라는 존재 자체가 해체되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면, 그때 그것들은 어디로 갈까요? 주거를 잃은 내 추억의 미립자들은 무엇이 될까요? 무한한 밤의 잔해로 떠돌까요? -101쪽

◆ 아무 희망 없이 끝없는 질문을 늘어놓다가 지쳐, 그만 서둘러 답을 내놓고 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에 의문을 갖는 일에 지쳐선 안 됩니다. -119쪽

◆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은 두 번 죽는 것입니다. 죽음 자체보다 가혹한 죽음입니다. 그것은 죽어서 이름 없는 뼈가 되는 사람의 운명과도 같습니다. -148쪽

◆ 죽음에 대해 말해보십시오. 죽음이 그대에게 뭐라고 말 걸고 어떤 일, 무슨 생각을 하게 만드는지, 그리하여 그대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이야기해주십시오. 그럼 나는 당신과 10년을 함께 산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당신의 삶이 어떤지 알아맞힐 수 있으니. -150쪽

◆ 오래 살다 죽는 것과 때 이르게 죽는 것은 같은 죽음입니다. 둘 다 죽음으로써 잃을 것이 ‘현재’ 말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이미 우리의 소유가 아니요, 미래 또한 아직 우리 것이 아닙니다. 소유하지 않은 것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152쪽

◆ 삶의 고독만큼 죽음의 고독이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158쪽

◆ 우리가 죽으면 영혼이 우리를 떠난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떠나는 것은 삶입니다. 같은 말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후자가 훨씬 명료하고 진실에 더 가깝습니다. 삶이 몸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몸속에서 또 다른 형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아니, 몸이 삶의 형식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159쪽

◆ 죽음을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예전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하기에 이릅니다. 그것은 마치 나의 사유가 내 안에 빚어놓은 어떤 낯선 존재가 죽음을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167쪽

◆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라고 묻는 장엄한 침묵 앞에서 대답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때에 대비해 준비해야 합니다. -175쪽

구매가격 : 10,400 원

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

도서정보 : 이화경 | 2017-05-1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생 전체를 걸고 파득거린 여성 작가 10인의 삶과 문학. 인생의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힌트라도 주는 존재가 있다면 구원받는 기분일 것이다. 《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는 이화경 소설가가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추동력이 되어 준 여성 작가 열 명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에세이다. “불쑥불쑥 치밀고 올라오는 불안과 채울 길 없는 결핍과 알 수 없는 갈망에 미칠 것 같았던” 서른 살에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삼십 세》를 읽고 위로받은 이야기, 글을 쓸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기를 갈망했고, 다른 노동이 아니라 글을 쓰는 노동으로 돈을 벌고 싶었던 시절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통해 힘을 얻었던 이야기 등 삶의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앞서 산 ‘통 큰 언니이자 선배’들을 자신의 삶에 불러들여 뜨겁게 교감한 기록이다. 이 기록은 삶의 심장부에 다다른 것처럼 치열하고 깊어 차라리 육성을 듣는 것에 더 가깝다.

구매가격 : 9,8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