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며 생각하며
도서정보 : 최승범 | 2016-08-1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원로문인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의 글에는 젊은이들이 주는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연륜에서 묻어나는 세월의 지혜를 일깨워준다. 최승범 교수의 에세이 ‘돌아보며 생각하며’ 역시 등단 50년이란 무게를 느끼게 할 정도로 탄탄한 글쓰기가 담겨져 있다. 그동안 도내 언론에 발표한 단상을 한데 묶은 이 책을 통해 노 문인은 “세상살이가 결코 만만치 않지만 살만한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큰 울림이 아닌 나지막한 소리로. 저자가 “그때그때 우리의 세상살이 돌아보며 생각하고 자신 스스로를 챙겨보고도 싶었다”는 서문의 고백처럼 뒷날을 위한 저자의 바람과 더불어 자기 성찰을 겸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저자는 비록 문학의 향기는 미미한 것이라 해도 나의 수필에서 떨쳐버릴 수만도 없는 글들을 기록했다고 말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주변의 사물에 대한 따뜻한 애정 그리고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 그리고 살아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 등을 이어내고 있다. 제 1장에서는 세시풍속에서 만나는 의미를 담담하게 풀어냈으며 제 2부에서는 애국충정의 인물과 예술인 그리고 각종 전시회에서 느낀 감흥을 전달해 놓았다. 또한 3부에서는 전주의 대표적 축제와 문화예술에 대한 단상을 제 4부에서는 도내 천연기념물과 서식하는 나무에 대한 고마움과 제 5부에서는 전주의 먹거리에 대한 저자의 박식함을 실어냈다. 특히 각종 고문헌에 나오는 명구 등을 동반한 글들은 저자가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한 학문정신을 통해 에세이라는 글이지만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던져주고 있어 이즈음 글들에 대한 경종도 울려주고 있다. 70순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현역작가로 활동 중인 그의 끊임없는 문학사랑과 글쓰기에 대한 모범답안을 보여주는 이 책은 한 작가가 바라보는 고향산천에 대한 사랑 그 자체다. /전라일보 기사(이상덕기자)
구매가격 : 7,000 원
내 인생에 부치는 편지
도서정보 : 문금용 | 2016-08-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대한민국의 탄생과 성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팔십여 년의 세월,
우리 역사의 산증인이 전하는 시련과 인고, 희망과 행복의 노래!
※ 본서의 판매로 발생되는 모든 인세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액 기부될 예정입니다.
한민족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역사를 가진 나라도 드물 것이다.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끊임없이 외세의 시달림을 받아 왔으며 우리 민족의 정서는 말 그대로 ‘한限’이 되었다. 특히 지난 100여 년간은 일제강점기와 육이오전쟁이라는 역사상 가장 커다란 비극을 겪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특유의 저력을 바탕으로 금세 밝은 미래를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대한민국의 성장은 기적이라 불릴 만큼 눈부셨으며 이제 원조를 받지 않으면 버틸 수 없던 세계 최빈국은 일류 선진국을 목전에 둘 만큼 발전했다. 대한민국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한 우리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책 『문금용 회고록 내 인생에 부치는 편지』는 그 위대한 국민들 중 하나였던 저자가 팔십여 년 평생의 인생역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왜 우리 민족의 정서가 한이 되었는지 절감할 수 있을 만큼 힘겨운 시기를 보냈던 우리 선조들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대한민국의 탄생과 성장을 두 눈으로 목격해 온 노신사의 일생은, 우리 역사에 대한 생생한 증언은 물론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후대에게 전하는 조언과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누군들 힘겹지 않았을까. 먹을 게 없어 소나무 껍질에 연명하며 살아야 했던 나날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 갖은 질병에 일찍 목숨을 잃어야 했던 사람들. 저자의 삶도 다르지 않았다. 부유하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나 늘 배를 굶주리고 큰 병에 걸려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하고 일본의 패망과 육이오의 참극을 똑똑히 지켜보며 성장했다. 갖은 고생 끝에 결혼도 하고 우체국 정직원이 되었지만 더 큰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백혈병 때문에 세 명의 어린 자녀들을 떠나보내게 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위로 세 놈의 사내아이들을 거듭 날리고 나서부터는 아무런 의욕도 없이 무료하게 한 해를 보냈다. 그러고 나서 태어난 애가 경호(사내아이)였다. 나에게는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다. 새로운 삶의 의욕이 솟구쳤다. 그리하여 생각해 낸 것이 위 두 소원을 이루고 나면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하여 적어도 세 아이의 백혈병을 치료하여 죽음으로부터 구출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했다.”라는 는 저자의 바람은 백혈병어린이재단에 도합 7,100만 원을 기부하면서 이루어졌다. 평생 힘겨운 삶을 살아왔지만 타인의 삶을 위해 노년이 되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귀감이 될 만하다.
지금 우리는 마음껏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것은 물론 늘 풍요로운 삶을 향유하고 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풀 한 포기조차 온전히 자랄 수 없었던 황무지에 어떻게 아름다운 산과 들이 수놓이고 도시에 마천루가 들어서게 되었는지를 우리는 깨달아야만 한다. 대한민국과 함께 울고 웃으며 나라를 위해 평생 삶을 희생해오신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위대하고 고마운 존재인지를,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길 기대해 본다.
구매가격 : 9,750 원
시간 속의 향연
도서정보 : 유철남 | 2016-08-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간 속의 향연』은 기억 속의 한 시절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향수들을 엮은 시집이다. 동시대를 함께해 온 세대들과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지켜온 이야기’를 나누고자 집필된 이 시집은 크게 두 가지의 획으로 나뉜다. “시간 뒤에 남아있는 이야기” 편을 통해서 ‘향수란 것이 지난 시절의 의미 없는 되새김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현실 너머에 있는 꿈과 동경이며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임을 드러내주고 있다. “가벼이 살아가기” 편에서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금 이 순간 펼쳐지고 있는 시대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어 과거도, 현재도 모두 소중한 삶의 과정임을 말하고자 한다.
구매가격 : 7,200 원
나의 사랑, 백남준
도서정보 : 구보타 시게코, 남정호 | 2016-08-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비디오아트의 거장 백남준 추모 10주기
평생의 동반자이자 뮤즈인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들려주는
백남준의 삶, 사랑, 예술에 관한 가장 은밀하고 위대한 이야기
◎ 작품 소개
2016년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1932. 7. 20~2006. 1. 29)의 서거 10주기가 되는 해이다.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이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 천재 아티스트인 그가 떠난 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그의 작품이나 업적이 아닌 입체적인 인간 백남준을 세밀히 그려낸 책은 없었다. 우리는 우리의 ‘백남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장 가까운 곁에서 40여년을 반려자로서, 또한 예술적 뮤즈이자 동지로서 함께해 온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들려주는 ‘인간 백남준’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는 그간 ‘괴짜 천재’ 혹은 ‘TV 예술’에 가려져 있던 그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가난했던 유학 시절 젊은 예술가의 풋풋했던 첫사랑과 치기어린 퍼포먼스, 세상을 뒤집어놓은 파격적인 전시의 뒷이야기, 우연을 인연으로 만든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 등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또한 백남준과 시게코가 가지고 있던 공개되지 않은 사진을 포함한 90여 컷에 이르는 풍성한 사진자료는 이야기에 생생함과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인간 백남준의 찬란하고 위태로웠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그의 광범위한 예술세계를 오롯이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열여덟 나이에 고향을 떠나 세계를 떠돌며 유목민으로 살아온 백남준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되기까지 겪어야 했던 드라마보다 극적인 삶이 여기에 있다.
─ 백 선생님은 예술을 왜 하십니까?
“인생은 싱거운 것입니다. 짭짤하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거지요.”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고 우주처럼 심오한 남자,
백남준의 수많은 모습을 만나다
백남준은 명백한 천재였다. 하지만 그가 남긴 것은 위대한 예술작품들만이 아니다. 그는 삶 자체도 하나의 예술로 생각했다. ‘예술이란 원래 사라지는 것’이라는 자신의 말처럼 백남준은 이 세상을 예술처럼 살다 사라졌다. 그 예술 같은 생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40여년의 세월을 걸쳐 이어진 두 사람의 사랑 사이에 ‘인간 백남준’이 있다. 누구보다도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구보타 시게코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그를 만나볼 수 있다.
아이 같이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백남준, 입바른 말을 모르는 지나치게 솔직한 백남준, 무뚝뚝하지만 은근한 로맨티스트 백남준, 대식가 백남준, 비상한 기억력과 최고의 건망증을 동시에 지닌 백남준, 세상물정 모르는 백남준, 뻔뻔하지만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백남준, 전 세계를 누비는 유목민처럼 살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고향을 사무치게 그리워한 백남준. 우리는 이렇게 수많은 백남준을 만나며 이 위대한 천재 예술가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서로가 서로의 삶이자 사랑이자 뮤즈였던
예술가 커플의 치열한 삶과 사랑, 예술
같은 분야의 예술을 함께하는 예술가 커플이 말년까지 함께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미술사의 많은 사례들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백남준은 놀라운 창의력과 실행력으로 비디오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고 그 이후로도 끊임없이 예술의 지평을 넓혀갔다. 구보타 시게코 또한 백남준처럼 비디오조각을 선보이며 나름의 예술세계를 구축했고, 때로 백남준의 질투를 받을 만큼 뛰어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삶과 사랑, 예술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반자를 만난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축복일 것이다. 시게코가 곁에 있었기에 백남준은 전 세계를 유랑하며 자신의 예술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고, 동시에 든든한 피난처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자신에 대해 미처 기록하지 못하고 떠난 백남준의 생각과 말들을 그를 가장 사랑스럽게 지켜보며 평생을 함께했던 아내 구보타 시게코의 생생한 증언이다. ‘추상’으로 머물던 백남준의 작품세계에 살을 붙이고 온기를 불어넣는, 사랑이 담긴 회고담이다. “남준과 함께 사는 것 자체가 내게는 ‘아트’였다”는 고백처럼, 이 책은 백남준과 시게코의 ?의 이야기 자체로 하나의 아트가 되는 기록이다. 더욱이 구보타 시게코 여사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백남준과 재회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난 지금, 이보다 솔직담백하고 은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 책 속으로
늘 그렇듯 클라이맥스는 마지막에 왔다. 그는 자신이 신고 있던 가죽 구두를 벗어 들었다. 그러더니 그 안에 물을 콸콸 따르고는 단숨에 마셔버렸다. 신발의 고린내가 객석까지 날아오는 듯했다. 보기만 해도 참을 수 없는 욕지기가 목구멍을 타고 스멀스멀 치밀어 올라왔다. 빨아먹듯 구정물을 마셔버린 그는 갑자기 무대 뒤로 사라졌다. 십여 분이나 지났을까. 어디선가 적막을 찢는 듯한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연은 끝났다”고 알리는, 공연장 외부에서 걸려온 느닷없는 전화였다.
1964년 5월 29일, 그날은 내가 기사로만 접했던 남준의 공연을 처음 본 날이었다. 마치 폭풍이 휩쓸고 간 것처럼 파괴적인 공연이었다. 보는 내내 숨이 멎는 것처럼 긴장이 되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참이 지나도록 광기 어린 몇몇 장면들이 공포영화의 잔상처럼 남아 머릿속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 <나의 예술적 이상향, 반항아 백남준> 중에서
드디어 남준의 네 번째 개인전이 열리는 날, 보니노 갤러리를 찾은 평론가와 언론, 관객들은 그의 작품 앞에 몰려들었다. 가부좌한 부처상 앞에 TV가 있고 TV 뒤에는 비디오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화면에 부처의 모습이 나오게 만든 였다. 단순한 배치만으로 부처가 TV 화면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며 깊은 상념에 빠진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제껏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아니 아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독특하고도 복합적인 작품이었다. 평론가들은 동양의 선禪과 서양의 테크놀로지가 만난 기념비적인 비디오아트의 탄생에 열광했다. 남준의 명성이 뉴욕 예술계의 지축을 흔들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중에서
작품 창작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한꺼번에 수백 대의 TV를 사는 것은 제쳐놓더라도 작품을 위해서라면 말 그대로 돈을 물 쓰듯 쓰면서 전혀 아끼지 않았다. 당연히 작품을 만들 때면 뉴욕 최고의 엔지니어와 비디오 에디터를 불러야 직성이 풀렸다. 별달리 모아둔 돈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는 가끔 자신의 이러한 금전적 무절제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그랬어. 돈은 물처럼 써야 한다고.”
당장 밥값, 월세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돈을 물처럼 쓰니 말싸움이 없을 수가 없었다. 내가 가끔 투정이라도 부리면 곧바로 퉁명스런 대답이 날아왔다.
“난 예술가야! 돈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내가 부자였다면 어떻게 예술가가 됐겠어! 당신이 안락한 삶을 원했다면 완전히 잘못 결혼한 거야.”
- <소름 돋는 천재와 세 살배기 아이> 중에서
몇 걸음 더 내딛기도 전에 한 무리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러고는 쉴 새 없이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번 여행 목적은 뭡니까?”
“한국 미인을 만나러 왔습니다.”
남준의 대답에 “와” 하는 웃음이 터졌다.
“한국에 와서 할 일은 계획해 두셨나요?”
“아버지와 어머니 산소에 가고, 가족 만나고, 동창생들도 찾아봐야지요. 내 동창이 서울시장 됐다는데 한턱내라고 할 작정입니다. 유치원 짝도 만나보렵니다.”
“왜 조국을 놔두고 외국에서만 활동합니까?”
“문화도 경제처럼 수입보다 수출이 필요해요. 나는 한국의 문화를 수출하기 위해 외국을 떠도는 문화 상인입니다.”
“백 선생님은 예술을 왜 하십니까?”
“인생은 싱거운 것입니다. 짭짤하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거지요.”
- <34년 만의 금의환향> 중에서
남준이 성공한 예술가가 되어 34년 만에 다시 고국을 찾았을 때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의 정체성을 놓고 혼란스러워했다. 겉모습만 한국인인가? 뉴욕이 활동 본거지고 유럽과 미국에서 더 유명하니 미국인 아닐까? 한국전쟁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을 다니고 일본인 아내까지 얻었으니 반은 일본 사람일 거야…….
그러나 내가 지켜본 바로는 그는 천생 한국인이었다. 김치나 된장찌개를 매일 먹지 않았을 뿐,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한국인의 문화적 유전자와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마음속 보물상자처럼 간직한 채 그것을 작품 속에 녹여 왔다.
- <고향에 가고 싶다> 중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돌변했다. 사회를 보던 조카가 돌연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고인을 위해 마지막 퍼포먼스를 하자”고 말을 꺼내더니, “옆 사람의 넥타이를 잘라 관 속에 넣어달라”고 주문했다.
숙연하던 영결식장 곳곳에서 조문객들의 밝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오노 요코가 가장 먼저 조카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넥타이를 싹둑 잘랐다. 이를 신호로 여기저기서 조문객의 넥타이를 자르는 일들이 벌어졌다. 조문객들은 잘린 넥타이를 들고 줄을 섰다. 그러고는 고요하게 잠들어 있는 남준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 뒤 울긋불긋한 넥타이 조각을 그의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백남준의 고향> 중에서
예술적 감성과 재능, 인간적 매력을 함께 갖춘 이 우주적 천재를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겠는가. 그의 광채가 너무 눈부셔 함께 예술을 하는 아내로서 주눅들 때도 있었지만, 이런 그늘이 또한 나를 예술가로서 더욱 정진하게 하는 자극이 되었다. 가난하던 시절, 돈에 대한 개념이 없이 비싼 TV를 수백 대씩 사들이던 그 때문에 나는 더 가난하게 예술을 해야 했지만, 그의 작품이 하나씩 탄생하는 것을 볼 때마다 너무 경이롭고 신기해 모든 아픔을 잊고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던 나를 발견하곤 했다. 그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옆에서 간호하느라 작품 창작은 아예 손 놓고 있었지만, 그래서 남준이 무척 미안해했지만 나는 후회나 미련이 없다. 남준과 함께 사는 것 자체가 내게는 ‘아트’였으므로.
-<백남준의 고향> 중에서
구매가격 : 14,400 원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도서정보 : 이승희 | 2016-07-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옥과도 같은 북한의 현실, 죽음을 넘나드는 탈북과정을 있는 그대로 고발하다!
희망을 찾아 목숨을 걸고 수차례 탈북을 시도한 한 새터민의 인생역정,
그리고 대한민국에서의 새로운 삶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바로 기적이다.”
우리는 이따금씩 탈북 뉴스를 접한다. 예전에는 뉴스 1면에 소개되고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지금은 그 사례가 빈번해지고 주요한 사건이 아니면 잘 소개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가지만 오늘도 목숨을 건 탈북 시도는 이어지고 있으며 그 실상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서, 대한민국에 와서도 신변이 걱정되어 쉬이 북한의 실태와 탈북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 하는 새터민도 적지 않다. 새터민을 대하는 국민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이제는 탈북인들도 우리의 이웃이고 어엿한 국민의 구성원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책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다』는 2003년 국내에 들어온 한 새터민의 목숨을 건 탈북기와 대한민국에서의 새 삶에 관한 글이 담겨 있다. 여타 탈북 관련 책보다 생생하게 ‘참담한 북한의 현실과 탈북기’을 그려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가족을 잃은 저자의 사연은 보는 이의 마음을 시리게 만든다. 추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통일이라는 대업을 위해서라도 탈북인들의 삶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 책은 일반 대중 및 관련 기관에 중요한 자료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평생 북한 세습체제에 충성을 다했지만, 갑작스런 당의 해고에 정신병자가 된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탈북을 결심한 아버지, 오빠 그리고 두 딸의 두만강 탈출 과정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3일 만에 다시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되는 시련 및 정치범 수용소에서 겪는 이들 가족의 인권 유린과 굶주림은 참혹하다 못해 과연 그럴 수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이다. 창태리에서 우연히 듣게 되는 오빠와 아버지의 비참한 죽음 장면 역시, 탈북자에 대한 북한 보위부의 무자비한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녀가 겪은 두 번의 성폭행과 인신 매매단으로부터의 탈출은, 사회나 국가 폭력 앞에서 한 개인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워질 수 있는지를 깊이 성찰케 한다.
그러한 까닭에 “21세기에 아직도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는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두가 북한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철창 없는 하나의 거대한 큰 감옥이다. 그 속에서 인민들은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며 자유와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 나는 지난날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한 맺힌 절규는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과 아픔,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이 책에 개인적인 탈북기와 함께 대한민국에서의 새로운 삶, 희망 가득한 미래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한다. 목숨을 건 도전 그리고 마침내 이룬 꿈은 그녀 자신이 희망의 증거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는 희망에 그쳐서만은 안 된다. 이 책이 통일이라는 커다란 꿈의 증거가 되고 희망이 되기를 기대하며, 수많은 탈북인들에게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구매가격 : 9,750 원
열남
도서정보 : 김옥열 | 2016-07-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베트남 전쟁, 그 생상의 갈림길에서 써내려간 젊은 병사의 기록!
한반도는 불과 육십오 년 전, 육이오전쟁이라는 참혹한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후 눈부신 성장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거쳐 현재는 선진국으로 도약했으며, 온 국민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월남전에 참전하여 나라의 명예를 드높이고 경제 발전에 큰 보탬을 준 참전용사들은 대한민국의 큰 자랑이다.
책 『열남』은 45년 전 월남전에 참전했던 저자가 당시의 치열한 전쟁 상황에서도 기록으로 남긴 육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실화이며, 전쟁터 속에 느끼는 회한과 감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은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말처럼, 비장한 각오와 굳건한 의지에 몸을 맡긴 채 타국의 전쟁에 참전한 한 청년의 뜨거운 육성은 가슴 깊이 울림을 전한다.
“오늘까지 살아온 스물 몇 해의 삶에서 손톱과 머리카락 몇 올만 남길 수 없었기에, 이 기록에 내 영혼과 육신을 담듯, 살아 숨 쉬는 동안은 그날마다 생각과 생활을 기록할 것이다. 최악의 순간에 내가 이 세상에 남긴 것이 머리카락만이 아니라 나를 대신할 이 기록이 함께 남겨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오늘의 각오로 새기는 이 기록이 어느 순간 끊어질지도 모른다. 그때는 스물 몇 해를 살아온 내 이름 위에 세상 향해 남길 이렇다 할 자랑은 없어도, 목숨과 함께 멈춘 그날까지만이라도 내 삶의 기록을 남기리라.”
- 「서문」 중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이 땅에 태어났다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해야 한다. 그것은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며, 그러한 의지 속에서 철학은 탄생한다. 이 책은 일견 베트남 전쟁의 참혹한 현실과 참전용사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 본연의 고뇌와 절망 그리고 이를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와 도전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렇게 단순한 수기 이상의 가치를 담아냈으며, 곳곳에 등장하는 아포리즘은 이 책에 담긴 글이 문학 작품으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풍요와 편의는 선대先代에게 진 빚이나 다름없다. 그들의 열정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현대 문명의 이기를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발전하였다. 불과 몇 십 년 만에 가장 커다란 성장을 이룬 국가로 손꼽힌다. 바로 우리 국민들의 의지가 이룬 눈부신 성과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희생해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이다. 책 『열남』이 그 계기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구매가격 : 9,750 원
7인 엄마의 병영일기
도서정보 : 최정애 외 6인 | 2016-07-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대한민국 국군 장병을 응원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7인의 어머니가 전하는 생생한 병영체험 수기!
휴전 협정을 맺은 지 6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일견 한반도는 평화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말 그대로 전쟁이 멈추었을 뿐,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여전히 휴전선을 경계로 남과 북은 대치하고 있으며 이따금 발생하는 북한의 무력 도발과 전 세계를 경악시키는 핵실험은 여전히 한반도는 전쟁의 어두운 그늘 아래 있음을 실감케 한다. 그래서 국군 장병들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든든한 존재이다. 하지만 군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불안하기만 한 사람들도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딸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이다.
책 『7인 엄마의 병영일기』는 소중한 아들을 군에 보낸 어머니들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저자인 7명의 어머니는 아들을 군에 보낸 후 ‘군인’에 대해 그리고 군인이 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또한 생각에 그치지 않고 군인들이 하는 일을 직접 체험하며 나라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 가슴 깊이 깨닫는다. 이 책은 군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은 물론, 수십 만 국군 장병들에게 뜨거운 응원의 함성으로 전달될 것이다.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 아들을 군에 보내고 더 강해진 어머니 7명이 모였습니다. 아들 입대를 통해 본 군은 생각보다 다양한 소통 채널이 있고, 여가활동과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집밥 못지않게 안전하고 균형 있는 군 급식 또한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의 마음을 놓이게 했습니다.”라는 발간사에서도 알 수 있듯, 병영생활이 점점 더 좋아진다고 하지만 부모들은 우리 아들들이 군대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 여전히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정애, 김용옥, 김혜옥, 류자, 백경숙, 조우옥, 황원숙 우리 7명의 어머니도 같은 고민으로 병영체험을 하며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써내려갔다. 우리의 아들들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이기에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임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어머니들의 소중한 경험이 담긴 글이 아들을 군에 보낸 다른 부모들에게는 위로가, 그리고 군대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는 소중한 지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구매가격 : 9,750 원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도서정보 : 백영옥 | 2016-07-29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스타일>, <아주 보통의 연애>,<애인의 애인에게>의 작가
백영옥이 우리 곁에 다시 가져온
추억 속 빨강머리 앤의 웃음, 실수, 사랑과 희망의 말들!
★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삽화 수록!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전 <그린 게이블의 앤>을 원작으로 1979년 일본 후지TV가 <명작극장>으로 제작했던 <빨강머리 앤>은 1980~1990년대 유년기를 보낸 한국독자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 작품이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로 시작되는 주제가와 빨강머리 앤이 남긴 수많은 화제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의 출간에 환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삶의 한가운데, 기대를 잊고 실망에 지쳐가는 우리에게,
웃음과 위로를 찾아주는 3『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이 전환점을 돌면 어떤 것이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난 그 뒤엔
가장 ..…
구매가격 : 15,840 원
개구리가 우물을 기억하는 법
도서정보 : 김리뷰 | 2016-07-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구독자 수 47만 페이스북 인기 페이지 <리뷰왕 김리뷰>
흙바닥에서 턴업한 김리뷰의 아주 사소한 고백
리얼리즘보다 더 리얼한 대한민국에서 흙수저로 산다는 것
세상에는 숨길 수 없는 게 세 가지 있다고 한다. 기침, 사랑, 가난. 전쟁통에 먹을 것이 없어 나무뿌리를 캐먹던 보릿고개 세대에게 가난은 보편적이었다. 잘사는 사람보다 가난한 사람이 더 많던 그 시대의 가난은 힘든 일이지만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모두가 중산층인 시대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가진 자에게는 게으름의 상징이 되었고 못 가진 자에게는 창피한 일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서 작년부터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수저 계급론은 금수저, 은수저와 흙수저의 차이에 대한 자각과 자조적인 풍자에 기반을 둔다. 그 예로 온라인에서 한때 유행했던 ‘흙수저 빙고’, 즉 자신이 흙수저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체크리스트에는 ‘집에 TV가 브라운관이거나 30인치 이하 평면 TV이다’, ‘1년에 신발 한두 개를 번갈아 신는다’, ‘집에 비데가 없다’, ‘냉동실에 비닐 안에 든 뭔가가 많다’ 등의 항목이 있다. 이렇듯 흙수저로서의 삶은 우리가 가난을 상상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초가집과 풀뿌리의 이미지가 아닌 금수저는 당연하다고 느끼는 사소한 것의 저사양 버전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아예 없는 삶에서 시작된다.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체감하는 그들과 나의 높낮이 차이는 늘 뻔뻔하게 발뒤꿈치를 들어 조금이라도 키를 맞추게 만든다. 모두가 아파트에 살고 배불리 먹는 세상에서 나만 겪는 가난은 숨길 수 없어도 숨겨야 하는 것이다. 『개구리가 우물을 기억하는 법』은 구독자수 47만 명, 총 조회수 3억 뷰의 페이스북 인기 페이지 <리뷰왕 김리뷰>가 이야기하는 흙수저의 삶을 담은 에세이로 본 투 비 흙수저였던 과거를 현재의 시선에서 담담하게 고백하는 책이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노력하면 힘든 현재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식의 희망적인 이야기가 아닌 거짓말로 숨겨야 하고 남들만큼 사는 척 해야 살아남는 요즘의 가난을 저자 특유의 거칠고 찌질하지만 허를 찌르는 위트로 풀어낸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돈이 많으면 행복할 수 있다는 김리뷰의 잔망스러운 흙수저 이야기는 여느 다큐멘터리보다도 리얼하게 다가온다.
나에게 주어진 것과 내가 갖고 싶은 것
흙수저에게는 안드로메다보다 먼 둘 사이의 거리
『개구리가 우물을 기억하는 법』을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선택이다.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옷장에 옷이 너무 많아 무엇을 입을지 생각하고, 맛있는 음식이 잔뜩 차려진 식탁 위에서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는 것은 행복한 고민이다. 반면 선택지가 적은 삶, 주면 주는 대로 입고 먹어야 하는 삶 또는 더 좋은 것을 알지만 가장 좋지 않은 것밖에 선택할 수 없는 삶은 고민을 할 필요는 없을지언정 행복하지는 않다. 이 책의 저자 김리뷰는 흙수저로서의 자신의 삶을 ‘기호와 선택이 주어지지 않는 삶’으로 바라본다. 일일 한도 6000원의 식비가 제공되는 복지 카드로 하루 양식을 해결하기 위해 머릿속에서 숫자로 이리저리 테트리스를 하는 아이에게 메뉴판 위 그냥 돈가스와 치즈 돈가스의 단돈 1000원 차이는 매순간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게 만드는 거대한 벽이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나라에서 제공하는 복지관, 매일매일 어디선가 싸우는 소리와 알 수 없는 비명이 들리던 동네, 여자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시집을 가거나 공장에 취직하던 곳. 이처럼 가볍게 풀어갈 수만은 없을 것 같은 과거를 배경으로 어둠의 경로로 받은 인터넷 강의, 날아오는 공을 받자마자 터져버린 가짜 야구 글러브, 수년 전 나온 CD 게임도 실행되지 않던 고물 컴퓨터 등 자신의 일상을 둘러싼 사물과 그에 얽힌 찡한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또 어떤 이가 그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또한 저자가 숨기고 싶은 마음의 상처를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웃기게 풀어가는 방식을 보며 수저 계급론에 숨어 있는 자조적 뉘앙스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개구리는 지상에 나와서도 우물을 기억한다
노오력의 신화를 비꼬는 운수 좋은 김리뷰만의 잔망스러운 스웩
이 책은 올해 초 DC인사이드 <흙수저 갤러리>에서 하루 만에 조회수 5만 건에 도달했던 저자의 흙수저 스토리에서 시작되었다. 전동칫솔 사진을 올리며 ‘돈 많으니 XX 좋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잔망스러운 스웩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잘살 수 없을 것 같고, 이제 나빠질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점차 사실로 증명되는 이 시대에 자신은 운빨로 흙바닥에서 기어 올라왔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솔직함은 노력하면 된다는 힐링 신화보다 눈길을 끈다. “밥 굶는 청춘 앞에서 거들먹거리며 고상한 채찍질을 하는 꼰대짓”은 하기 싫다며 우울증 약을 먹고, 외톨이였던 과거의 모습을 드러내는 저자의 용기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공감을 얻고, 그 처지에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타인의 사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개구리가 우물을 기억하는 법』은 아직도 노력의 신화를 믿는 기성세대에게 발칙하고 당당한 빅엿을 날리며 세상의 변두리에 있는 많은 존재들에게 당신도 빛날 자격이 있다고 용기를 준다.
“이제 와서 내가 이렇게 못살았네, 흙수저로 이렇게 고생했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네 같은 얘기들을 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애초에 네 권씩이나 책을 쓰고, 수십만 명 앞에서 글을 쓴다는 게 내 노력과 재능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밥 굶는 청춘들 앞에서 거들먹거리며 고상한 채찍질을 하는 건 꼰대짓이다. 내게 온 행운을 그따위 말을 하는 데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자의 말 중에서
구매가격 : 9,100 원
이탈리아 남부 기행
도서정보 : 민혜련 | 2016-07-2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탈리아에는 로마, 밀라노, 피렌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박한 낭만과 여유가 가득한 또 다른 이탈리아,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 남부를 만나라!
◎ 도서 소개
흔히 이탈리아 남부를 ‘이탈리아의 꽃’이라 부른다. 무엇이 이 지역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 책은 이탈리아 남부 도시 20여 곳에 대한 역사와 문화, 예술과 여행이 어우러진 깊이 있는 지식 가이드이자 여행에세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과거 새로운 문명이 들어오는 통로이자 여러 문명이 어우러져 독특한 향기를 내뿜는 곳들을 둘러보며, 강렬한 태양 아래 자기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지중해빛 ‘카르페 디엠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탈리아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떠나고 싶은 사람, 나만의 특별한 테마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남부 이탈리아는 최고의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정오에 머무는 강렬한 태양과도 같은 곳,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 남부를 만나라!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탈리아 남부를 가리켜 ‘메초조르노(Mezzogiorno)’라 부른다. 이 단어는 ‘정오’라는 뜻으로, 태양이 머리 위에서 강렬하게 내리쬐는 한낮의 시간과 이 지역이 닮아 있다는 의미다. 남부 이탈리아는 예로부터 그리스/로마, 노르만, 이슬람 문화 등 결코 한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다양한 문화들이 섞인 탓에, 이탈리아 중, 북부 도시들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장인의 숨결이 살아 있는 나폴리에서부터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픈, 카루소의 도시 소렌토,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지상낙원 아말피 해안과 아르키메데스의 도시 시라쿠사, 시칠리아의 영혼인 에트나 산과 역설적 아름다움을 뽐내는 팔레르모까지…. 나폴리, 아말피, 시칠리아로 이어지는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에메랄드빛 풍광에 빠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폴리, 아말피, 소렌토에서부터 시칠리아까지 …
비현실적이기에 더 아름다운 남부 이탈리아의 정취
저자에게 남부 이탈리아는 추억과 그리움과 환상에 사로잡힌 곳이었다. 하지만 큰 기대를 안고 훌쩍 떠난 그곳에서 그녀가 본 것은 방치된 듯한 거리 풍경과 낙서, 그리고 빛바랜 아파트 사이로 여기저기 나부끼는 빨래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숨어 있는 얼굴을 하나씩 발견하기 시작했다. 마치 흑백사진 속 거무죽죽한 얼굴이 다시 생기를 얻어 되살아나듯. 그리고 왜 과거 유럽의 최고 권력자들은 이곳을 갖기 위해 전쟁도 불사했는지, 왜 세계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 매혹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되었다.
낙원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싶은 지중해의 해안 도시들, 장인의 숨결이 살아 있는 도시의 작은 골목, 오늘까지도 건재한 고대 도시의 숨결을 느끼며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편견 가득한 시선은 진실을 가린다는 것을 그들의 삶을 보며 온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깊이 있는 이탈리아 여행을 위한 지식 가이드
역사, 문화, 예술, 음식, 여행 정보를 한 권에!
1부와 2부에서는 나폴리와 폼페이 그리고 소렌토, 카프리 등 아말피 해안의 도시들을 소개한다.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픈 소렌토, 지중해빛 보석을 닮은 포지타노, 환상 속 파라다이스 카프리 섬 등 깎아지른 절벽 사이사이 진주를 품고 있는 소도시들의 매력을 화려한 사진과 함께 다채롭게 살펴본다. 초췌한 도시의 외관마저 인생을 달관한 철학자의 주름처럼 보이게 하는 도시, 골목을 돌면 들리는 뜻밖의 아리아 소리에 매혹돼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곳, 벽돌 하나하나에 애잔한 삶이 스며져 있는 듯한 이곳에 가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삶이 극적으로 느껴진다.
3부와 4부에서는 시칠리아를 다룬다. 괴테는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 이탈리아에 대해 생각할 수 없다. 모든 것의 열쇠가 있는 곳은 시칠리아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의 열쇠를 찾기 위해 시칠리아로 떠난 저자는, 그리스의 흔적이 가득한 시라쿠사, 천국의 요새 타오르미나, 시칠리아의 밀라노라 불리는 카타니아 등의 동부 지역과, 북유럽과 지중해 문화가 교차된 팔레르모, 고대 아테네에 온 듯한 아그리젠토, 시칠리아 속 아프리카, 트라파니 등 서부 지역의 도시들을 둘러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칠리아의 역사, 문화 그리고 그들의 삶을 엿보며 비잔틴, 아랍, 노르만, 르네상스, 바로크 등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은 스타일이 이상하리만큼 조화를 이뤄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시칠리아의 매력을 모두 담았다. 이탈리아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떠나고 싶은 사람, 나만의 특별한 테마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남부 이탈리아는 최고의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남부 이탈리아는 황량했다. 폐허가 된 문명 위에 또다시 밀랍처럼 덧붙여서 만든 도시들…. 하지만 이곳을 거닐며 마음이 조금씩 녹아들어 치유되는 느낌을 받은 것은 아마도 이런 덧붙임의 시간 위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회복했기 때문일 거다. 카타니아의 가리발디 문 앞에서 나는 새로 태어나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나의 재로부터 아름답게 부활한다”는 불사조 피닉스의 문구를 읽으며 나는 진정한 의미의 치유를 경험했다.
[프롤로그_7쪽]
지저분하고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폴리의 아름다움과 숨겨진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짝사랑하던 꿈속의 왕자님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인간적인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 도시든 마음을 여는 사람에게만 그 도시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지만, 나폴리만큼 그 편차가 큰 도시도 없는 것 같다. 이 도시는 모든 것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인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길 위의 남루한 집들 사이로 흩날리는 빨래들만 보고 나폴리를 평가해버린 채 가버렸다면 얼마나 서글펐을까.
[나폴리 - 깨진 첫사랑과 다시 사랑에 빠지다 : 35쪽]
벼랑을 깎아 돌아가며 해변부터 산 위까지 형성된 마을과 굽이굽이 올라가는 작은 길들을 보면, 인간의 한계가 어디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파른 해안가의 절벽을 깎아 테라스를 만들며 산꼭대기까지 수직으로 도시를 형성해간 이곳은 집 위에 집이 층층이 쌓여 있는 듯 보인다. (…) 윤동주가 이 경치를 보았다면 “하늘에서 별이 떨어진다”가 아니라 “하늘에서 집이 떨어진다”라고 썼으리라.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이 도시의 모습은 현실감을 상실하게 했다. 포지타노를 ‘천상 해안의 보석’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포지타노 - 지중해빛 보석과 만나다 : 157쪽]
시칠리아에는 모든 것이 공존하다. 그래서 처음엔 조금 혼란스럽지만, 익숙해지면 그 특유의 향과 색이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오래된 사진첩 같은가 하면 비비드(vivid)하고, 지나간 시간과 삶의 부드러움이 있는가 하면 여인들의 고함소리와 시장의 호객소리가 치열한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 리몬첼로의 향기에 가끔은 불쾌한 냄새가 섞이기도 한다. 삶의 어려움은 풍요로운 자연 환경과 좋은 날씨로 감춰져 그들의 표정에는 평화로움이 묻어난다.
[시칠리아 - 모든 것의 열쇠를 찾아서 : 200쪽]
다소 황량하지만 수천 년의 신비를 지닌 섬인 시칠리아는 내게 언제나 꿈이었다. 인류가 오래도록 살아온 흔적 속에는 무언가 삶이 허전할 때 답이 있을 것만 같았고, 신비로운 무언가를 만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두렵지만 항상 옆에 있을 수밖에 없는 에트나와의 동침은 언제나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으리라. 이 시절 피닉스의 큰 날갯짓과 가리발디 문의 글귀는 내 가슴에 커다란 흔들림을 주었다. 이후 나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말을 생각한다. 나는 나의 재로부터 아름답게 부활한다….
[카타니아 - 나는 나의 재로부터 아름답게 부활한다 : 237쪽]
다섯 명 정도가 함께 팔레르모의 밤거리를 걸었다. 밤의 팔레르모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마시모 극장 주변은 마치 홍대 앞이나 이태원처럼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낮에는 생필품과 식료품을 팔던 부시리아와 발라로(Ballaro)의 시장통이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변하는 것이었다. 주체할 수 없는 남국의 어지러운 정열이 발산되어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팔레르모 - 밤의 환락, 낮의 권태 : 288쪽]
"
구매가격 : 14,400 원